부산 구석구석, 이상섭 팩션집

『거기서, 도란도란』

 

 

 

 

▶ 부산을 발견하는 새로운 글쓰기, 이상섭 팩션집

 

 소설은 허구라는 상식은 여전히 유효할까? 최근 독특한 글쓰기로 부산의 장소를 다루기 시작한 작가 이상섭의 작업들은 소설의 정의를 확장시킨다. 이번에 출간되는 『거기서 도란도란』은 부산의 장소성을 ‘팩션’이라는 장르로 녹여냈다. 해운대, 사직종합운동장, 대저 적산가옥, 정과정공원 등 부산의 역사가 깃든 몇몇 장소들은 작가가 그려낸 ‘허구’의 서사를 통해 16편의 이야기 속에서 재탄생했다.


 “부산의 역사나 장소성을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작가의 말」중에서)의 일환으로 창작된 ‘팩션집’의 출간에서 주목할 점은, 부산에서 살아가는 한 개인의 가감 없는 경험과 안목의 기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야기’를 통해 부산을 발견하는 창작행위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지속적으로 ‘부산’이라는 장소에 천착하며 본격 소설로 편입되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통해 ‘허구’의 글쓰기를 시도하는 작가의 작업은 역사적 실체이자 삶의 장소인 부산을 발견하는 다채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 시공을 가로지르는 복원의 드라마, 열여섯 편의 부산 소묘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이상섭 작가는 부산의 몇몇 공간을 배경으로 인물과 사건을 도입하여 말 그대로 ‘팩트-사실’로서의 공간에 ‘픽션-허구’로서의 서사를 덧입혀 16편의 ‘팩션들’을 선보인다. 소설과 같은 듯 다른 미묘한 팩션이라는 장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과 정서가 스며든 상징화된 부산의 장소를 서사의 배경으로 삼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 서사 속의 서사라는 이중 구조를 통해 역사 ․ 문화적으로 고유명사화된 장소의 내력을 하나둘씩 들춰내 보여주는 것이 팩션의 묘미라고 할 때, 이상섭 작가의 이번 팩션집은 근현대의 시공간이 가로놓인 부산이라는 상징화된 장소가 품은 역사적 이력에 대한 흥미로운 주석으로 읽힐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팩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접하는 즐거움 또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작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상상력의 산물로서 드러나는 소설 속 장소와는 달리, 팩션 속 장소는 실재 공간과 사건이 진행되는 허구 속 공간이 이중으로 겹쳐져 환상성이 가미된 현실적 공간으로 모호하게 드러난다. 16편의 이야기 속에서 나름의 역사를 품은 부산의 장소들은 작가 이상섭이 버무려낸 허구의 기술을 통해 다채롭게 감각된다.

 

 

 

 

▶ 물결 따라, 바람 따라, 사람 따라

흘러가는 삶의 실감을 포착하는 기록의 힘

 

 이 책의 1부에서 다루고 있는 ‘오륙도’, ‘해운대’, ‘일광과 기장’에서부터 ‘우암동’, ‘용호동’, ‘영도구의 동삼동’ 등의 장소가 드러나는 방식에 먼저 주목해보자. 작가는 부산에 실재하는 상징적 공간들을 배경으로 인물과 사건을 도입함으로써 한 편씩의 고유한 서사들을 만들어낸다. 인물들의 만남을 통해 빚어지는 사건은 배경이 되는 특정 공간에 시대의 감각을 덧입혀 화려하고 북적이는 천편일률적인 공간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단편 소설을 접하는 기분으로 가볍게 읽어내려 가다 보면 어느새 익숙했던 만큼 잊혀지기 쉬웠던 부산 속 삶의 장소들이 하나, 둘 드러난다. 허구 속 인물의 일상과 더불어 그들이 발붙인 장소에 스며든 기억과 정서들이 이곳 나의 일상과 겹쳐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3부로 구성된 16편의 이야기 속에는 동시대의 현실과 더불어 근현대의 시공간이 두루두루 배치되어 있어 팩션을 읽는 묘미는 배가된다. 캐나다 참전용사 허시형제 이야기를 통해 이방인의 시선으로 감각되는 6․25의 참상(「영원히 함께」), 일제강점기의 상징적 공간인 대저동 적산가옥을 배경으로 재구성해낸 여성의 지난한 삶(「마지막 숨바꼭질」)에서부터, 유적지 정과정 공원을 배경으로 문학적 지식을 곁들여 고전시가 <정과정곡>의 내력을 풀어낸 이야기(「아리아리 아라리」)까지 부산을 기점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해나가며 ‘기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작가의 고백이 고스란히 옮아온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팩선집을 통해 선보이는 이상섭 작가의 허구적 글쓰기는 상징적 장소에 정박된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독자들을 초대한다. 역사적 실체로 놓여 있는 부산의 ‘장소’들에 기억과 정서를 간직한 ‘인물’이 들어가 그려내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부산은 어떤 모습일까.

 

 


책속으로 / 밑줄긋기                                              

 

 

 

저자 소개                                                        

 

 이상섭 李相燮
 1998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02년 창비신인소설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으로 『슬픔의 두께』 『그곳에는 눈물들이 모인다』 『바닷가 그집에서, 이틀』 『챔피언』이 있으며, 르포집 『굳세어라 국제시장』『을숙도, 갈대숲을 거닐다』를 썼다. 2010년 백신애문학상, 2013년 봉생문화상을 수상했다. 현재 해운대관광고교 국어 교사로 근무 중이다.

 

 

목차                                                                 

 

 

 

 

 

거기서, 도란도란

 

이상섭 지음 | 240| 14,000원 2018년 4월 16일 출간

"부산의 역사나 장소성을 담아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으로 창작된 '팩션집'『거기서, 도란도란』은 부산에서 살아가는 개인의 가감 없는 경험과 안목의 기록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이야기'를 통해 부산을 발견하는 창작행위로 이동했다. 지속적으로 '부산'이라는 장소에서 천착하며 아직 소설로 편입되지 않은 새로운 장르를 통해 역사적 실체이자 삶의 장소인 부산을 발견하는 다채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거기서, 도란도란 - 10점
이상섭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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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전복라면입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저희 산지니도  10월 가을독서문화축제에 부스 참가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곧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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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헤라자드의 침실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창립총회에 다녀오다

 

 안녕하세요, 산지니의 막내 전복라면 인사드립니다. 엄청나게 훌륭한 편집자가 되어 라면에 전복을 넣어 먹는 호사스러운 생활을 영위하겠다는 세속적이고도 원대한 꿈을 필명에 담았답니다. 다음날 열어보기 부끄러워서 일기도 잘 쓰지 않는데 블로그에 글을 올리려니 몹시 긴장되지만 앞으로 전복같이 알찬 글 쓰겠습니다.

 
4월 17일 화요일에는 사장님, 동료 편집자 엘뤼에르 씨과 함께 부산 교대역 근처 국제신문사에서 열린 <(사)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 발기인 대회 및 창립총회>에 다녀왔습니다.

 
임진왜란,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 산·강·온천·바다를 낀 사포지향(四抱之鄕), 트로트, 등대 등 부산에는 발굴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 요소들이 무궁무진한데요.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는 이러한 이야기 보고로서의 부산을 재조명하며, 부산을 비롯한 지방의 스토리텔링 산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신문과 42개의 관련 기관·단체가 함께 만든 협의회입니다.


 이날은 임시의장과 임원을 선임하고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심의하는 등 가장 기본이 되는 회의를 했습니다.

앞으로 위와 같은 일들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홈페이지도 생기고 여러모로 홍보가 많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부산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만드는데 동참했으면 좋겠네요.

 
 
 ‘스토리텔링’ 혹은 ‘이야기’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면 저는 가장 먼저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헤라자드를 떠올립니다. 무려 천 일동안 쉬지 않는 이야기로 그녀는 자신과 동생은 물론이고 죽을지도 몰랐던 다른 여자들의 목숨까지 살려냈죠. 부산스토리텔링협의회가 많은 사람들을 살리고 또 행복하게 만드는 이야기가 가득한 세헤라자드의 침실이 되길 바랍니다.

 
 
사족: 만약 제가 둔야자드였다면 밤마다 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모아 그 누구보다도 빨리 책을 출판하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서 인세로 매일 전복라면을……이크, 그전에 목이 먼저 달아났을지도 모르겠네요.

 

국제신문 기사― 부산의 스토리가 세계를 바꾼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300&key=20120418.22001213010

국제신문 기획기사― ‘스토리 시티’를 연다
http://www.kookje.co.kr/news2011/asp/list.asp?kwd='스토리 시티'를 연다

<신화창조 프로젝트> (제2의 세헤라자드를 꿈꾸는 산지니언이라면 총상금 4억 5천만원이라는 국내 최대 규모의 스토리 공모전에 도전해 보시길! 부산과 관련된 스토리라면 더욱 좋겠죠?)
http://story.kocc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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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랑비 2012.04.18 2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름이 재밌네요. 세속적이고도 원대한 꿈 이루시길... ㅎㅎ

    • 전복라면 2012.04.19 09:18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가랑비님! 전복라면을 매일매일 먹으려면 그전에 먼저 엄청나게 훌륭한 편집자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갈길이 멀답니다ㅠㅠㅠ
      오늘은 비가 온다는데, 때마침 가랑비님이 블로그에 와주셔서 신기한 기분!ㅋㅋ 자주자주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