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1 행인우선(行人優先) 아침 출근길 모처럼 맘 먹고 일찍 집을 나섰다. 버스도 빨리 와줘서 출근 1등은 못해도 2등쯤은 할 수 있겠지 부푼 꿈을 안고 버스에 올랐다. 마침 빈 자리도 있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연두빛 어린 잎을 달고 반짝거렸다. 사직운동장 사거리를 지나는 커브길에서 빵빵 경보음이 몇 번 울리더니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들렸다. 잘 가던 버스가 정류소도 아닌 곳에 급청차를 했다. 사람들이 상황파악을 하느라 웅성웅성거렸다. 스마트폰에 열중하며 걷던 보행자는(당연히 걷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버스가 기다려주겠거니 하고 길을 건너려 했고, 경보음을 울린 버스 기사는 보행자가 멈추겠거니 하고 가던 길을 가려고 했다. 다행히 부딪히지는 않았지만 자칫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둘은 몹시 놀랐고 .. 2013. 4.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