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팀이 한겨레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칼럼니스트 공모에 선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한칼' 공모에 접수된 기획안이 339편이고 그 중 9편이 선정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되었는지 짐작이 갑니다. 

▶기사 바로가기 :: ['저널리음'의 시작... '한칼'이 말을 겁니다]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와 산지니는 2020년 12월,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의 출간을 시작으로

[젠더·어펙트 총서] 시리즈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리즈 첫 번째 책 <약속과 예측>에는 페미니즘과 장애학, 문학사와 영화사를 포함하는 근대사,

대중문화와 소셜 미디어, 디지털 아카이브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을 정동적 분석으로 나타냅니다. 

 

이러한 스펙트럼을 따라 열두 편의 원고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1부: (연결)신체의 역사
인간 존엄의 조건으로서의 상호의존과 연결성: 치매인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 (박언주)
우생학의 재림과 ‘정상/비정상’의 폭력: 가족계획사업과 장애인 강제불임수술 (소현숙)
‘보통이 아닌 몸’의 영화 보기에 대하여: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관객의 역사화를 성찰하기 (이화진)
젠더·어펙트 연구에서 연결성의 문제: 데이터 제국의 도래와 ‘인문’의 미래 (권명아)

2부: 공간과 정동

‘여성 공간’과 페미니즘: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배제를 중심으로 (김보명)
한국전쟁과 젠더화된 생존의 기록: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전시(戰時)의 집에 대한 젠더지리학적 고찰 (권영빈)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 (신민희)
야스쿠니신사의 위령과 ‘여성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한 측면 (이시다 게이코)

3부: 미디어와 연결성

모성에 대한 전유와 돌봄의 의제화: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 (최이숙)
‘신파성’ 재론을 위한 시론: ‘신파’에 대한 사회적-관계적 접근 (권두현)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고전소설의 디지털 인문학적 연구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 (김나영)
홍콩의 파열된 시간: 청년, 행동주의, 영토적 충성심 (입이암총)

곧 연재될 젠더·어펙트연구소의 칼럼을 기다리며, <약속과 예측>을 미리 읽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

<약속과 예측> 더 알아보기

 

약속과 예측

젠더·어펙트 총서 1권.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 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

www.aladin.co.kr

 

연구소가 제안한 칼럼의 주제들은 지역에 대한 경험과 실감에 입각해 지역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다른 현재와 미래를 상상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합니다. 지역의 생태, 섭식, 거주, 젠더, 청년, 취업, 제도, 대학, 정동, 교육 등의 키워드로 마련된 젠더‧어펙트연구소의 칼럼은 지방대학 위기, 청년이탈, 고령화, 생산인구 감소로만 상징되는 지역의 현실을 성찰하고 실천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글쓰기를 펼쳐나갈 것입니다.
_<젠더·어펙트연구소 ‘마주침’의 말을 띄우며 中> (출처: 인스타그램 @genderaffect)

 

지역의 소멸, 그리고 지방대학의 소멸이 이야기되는 시대입니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 문을 닫는다는 우스갯소리는 더이상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는 빠져나가는 청년들을 붙잡을 방도가 없고,

대학 내 인문 연구의 실종, 학과 통폐합, 나아가 학교 통폐합이 추진되며

대학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지역의 대학의 무엇으로, 어떻게, 무슨 목소리를 내며 살아가야 하는가. 

그 필요와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이 시대에

젠더·어펙트연구소의 목소리는 가문 땅에 내리는 단비와 같이 반갑기만 합니다. 

 

 '한칼'을 통해 더 넓게 크게 퍼져나갈 그들의 목소리를 기대합니다👍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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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 연구소의 '젠더·어펙트 총서' 첫 번째 시리즈

<약속과 예측>의 온라인 서평회가 3월 10일 수요일 6시 30분에 열립니다. 

 

이번 서평회는 온라인 서평회로, 줌(ZOOM) 화상 회의를 통해서

원하는 독자 분들 누구나 참석하실 수 있어요. 

 

 

'잔혹한 낙관주의'의 한국 사회 앞에 펼쳐진 두 갈래 길: '약속'과 '예측'이라는 주제로 진행될 이번 서평회에서는 

김예란, 박현선, 오혜진, 채효정 4분의 서평자의 발표로 <약속과 예측>을

더욱 풍성하고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려요 😉

***

<약속과 예측> 온라인 서평회 참여 링크

https:://us02web.zoom.us/j/86567726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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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어펙트 연구소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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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과 예측> 신민희 필자의 인터뷰 기사가 게재되었습니다!

 

항구도시 부산, ‘알공장’과 ‘노하우’라는 이름의 여성노동

오랜 역사를 가진 수산가공업은 왜 기록되지 않았을까?

 

“굉장히 추워요” 수산가공업 현장의 여성노동자들

“현장이 굉장히 춥잖아요. 기본적인 온도를 18도, 15도에서 18도를 유지해야 되기 때문에 항상 여름에도 에어컨을 틀어놔서 추우니까. 내 친구는 추위를 너무 많이 타서 난 도저히 못 버티겠다. 그리고 자기는 키가 크고 나는 요 다이(작업대)에 딱(맞고)……” (덕화푸드 생산직 여성노동자 G)

 


▲ 부산광역시 홈페이지에 게시된 사진으로, 국제수산물도매시장과 수산가공선진화단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수산가공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작업 현장은 추위로 감각된다. 특히 명란은 비가열 식품이라, 현장의 적정 온도는 노동하는 이들에게는 춥고, 동시에 자신들이 생물을 다루는 노동을 하고 있음을 잊지 않게 한다.

여성노동자들은 언 몸을 녹이기 위해 작업복 안에 옷을 두껍게 입고, 쉬는 시간에는 탈의실의 뜨끈한 바닥에서 몸을 누이고, 점심시간에는 시간을 내 운동을 한다. 현장의 작업대는 여성노동자들의 평균 나이와, 평균 신체를 통해 만들어졌다.

그래서 수산가공업 현장은 여성노동자의 신체 없이는 불가능한 공간이며, ‘종사’한다는 것의 의미는 고용관계를 넘어 다양한 관계 속에 있다. 이러한 관계성이 지닌 맥락들을 드러내고자, 명란제조업체인 <덕화푸드>에서 근무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풀어내었다.

부산 수산가공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구술 아카이빙을 위해 2019년 10월부터 약 두 달간, 동료 연구자(김만석)와 함께 <덕화푸드> 생산직 여성노동자 열 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 인터뷰에 참여한 명란제조업체 덕화푸드 생산직 여성노동자 10명의 기본정보. 50대~60대 초반이고 경력은 10년~20년 정도다.

 

수산업 중에서도 비가시화된 노동, 지역소멸 담론과 맞물려

수산가공업은 부산의 오래된 산업으로, 종사자 대부분이 여성이다. 하지만 부산에서 이와 관련한 정보를 찾기 어려운데, 그 이유는 부산 산업의 역사 속에서 수산가공업과 수산가공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노동을 인식해온 방식 때문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맥락을 짚어본다면, 먼저 지역소멸 담론을 꼽을 수 있다. 지역소멸 담론은 지역의 역사를 자연사(自然死)로 인식하게 한다. 과거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성장-쇠락’의 인과적 서사 속에서 수산가공업은 자연사할 사양산업으로 인식된다.

수산가공업이 오랜 역사에 비해 노동자 개인의 노하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한계로 지적하며, 다양한 선진수산기술의 함양이 필요한 산업으로 진단된다. 다르게 말하자면 수산가공업은 기술 경쟁력 없이, 전근대적인 노동의 형태를 유지한 채 남아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희박한 산업으로 설정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수산업에서 물류산업과 물류노동에 관심을 가져온 것에 비해, 수산가공업의 가공노동과 이 산업에 종사해 온 여성노동자들은 비가시화되고 있다. 지역소멸 담론은 ‘사양산업-기술력 없음-여성노동’이라는 젠더화된 프레임 안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공간이 ‘수산가공 선진화단지’이다. 부산 서구의 감천항을 중심으로, 수산가공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목적에서 설립되어 201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이 공간의 구축은 수산가공업에서 ‘가공’의 공정은 기술력의 발전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특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산가공업은 아직 기술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산업이기에 선진화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통해 이루어졌다.

 


▲ 2019년 11월 6일 부산시 보도자료 중. 당시 오거돈 시장이 13번째 ‘부산대개조 정책투어’를 서구청 신관 다목적홀에서 진행하는 모습.  *출처: 한국문화정보원, 공공누리(www.kogl.or.kr)

 

수산가공 선진화단지와 국제수산물도매시장의 산업 경관 속에 <덕화푸드>가 위치해 있다. 그런데 주변의 도로 인프라는 물류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반면, 이 공간에서 오랜 시간 노동하는 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사람의 자리를 상상하지 않는 분절되고 고립된 공간화 방식은, 노하우와 역량을 구축해 온 이들의 이야기가 공백으로 남도록 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알 공장’이라는 말이 드러내는 가공 공정

“일단은 선별하고, 선별된 알을 가지고 나와서 계량을 하게 되거든요. 하고 난 다음에 입상. 예쁘게 모양을 성형하는 거죠. 한 다음에 그 다음에 기계로 올라가게 되면, 제가 만든 트레이를 하나하나 내주면 밥을 푸게 됩니다. 밥을 퍼주면 기계 흘러가서 패킹을 하고 기계가 검사를 해주고 나면 라벨기로 흘러가가지고 기계서 올라오거든예. 사람이 확인하고 받아가지고 다시 또 케이스 담고 나면 검사하고. 그게 최종포장입니다. 다시 또 숙성고로 가가지고 거서 보관했다가 출고.”(A씨)

수산가공업에서 가공 공정의 특수성은 “알”이라는 표현에서 드러난다. 명란제조업체라는 명칭이 아니라 “알 공장”이라 일컫고, 명란이라는 말 대신 “알”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완성된 제품의 상태를 명란이라고 부른다면, 명란을 만드는 가공의 공정에서는 알이라는 단어를 쓴다. 명란이라는 완성품과 알이라는 재료를 구분해서 인식한다는 것은, 알이 자신들의 손과 노동의 과정을 거쳐 명란이라는 제품 단계에 이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알이라는 표현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재료가 생물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밥을 퍼주면”이라는 말로 표현되는, 가공 공정에 대한 인식에서 보듯이 생물은 곧 음식의 재료이기도 하다. 식품위생이라는 측면을 넘어 자신의 노동이 누군가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며, 그것이 누군가를 먹여 살리는 일이라는 공통성에 대한 인식 또한 담고 있다.

 

▲ ‘알 공장’(명란제조업체)에서 일한다는 표현에서 여성들의 수산가공 노동의 특징이 드러난다.

 

“색깔을 마차가지고” 노하우가 드러내는 가공 공정

가공의 공정에서 또 다른 측면에는 ‘노하우’가 있다. 인터뷰이들은 현재 <덕화푸드>에서 경력이 오래된 분들로, 적게는 10년, 많게는 20년이라는 시간을 이곳에서 일해 온 역사를 갖고 있다.

노하우에 대한 질문은 선진화 혹은 기술화에 대한 영역이 아니라, 각각 다른 신체의 기억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을 묻는 말이다. 그것은 객관적 수치가 아닌 신체에 굳은살로 자리 잡은 오래된 노동의 시간이자 통증의 후유증으로 남은 것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노하우는 ‘나의 것’이다.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각각의 신체에 누적된 것들로서의 나의 것.

“나만의 노하우가 있으신가요?”

하지만 노하우를 묻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들으면서, 노하우라는 것이 다양한 맥락 위에 놓여 있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나만의 노하우는 일에 익숙해져서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를 갖기도 하고, “나만의 노하우로 일을 잘 할 수 있겠지만,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은 아니다”라는 위치에 놓인 말이기도 했다.

노하우는 “포장반은 (자기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지만, 나는 시키는 대로 한다”라는 말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공정들 사이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알을 선별하고 계량하는 작업에서는 컨베이어 벨트의 기계적인 움직임이 크게 작용하는 반면, 포장반의 공정은 제품의 디자인이 세분화되는 시장의 전환으로 이전보다 세분화된 몸의 움직임이 필요하게 되었다는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

Q: 계량할 때 노하우라든지 뭐 이런 거는 있으십니까. 요거는 요래 딱 하면 되는 일이다..

A: 노하우가 뭐가 있습니까. 우리는 바로 색깔 보고 있다아입니까. 색상이 빨간 게 있고 하얀 게 있고 노란 게 있고 단풍들은 것 같이. 그거에 색깔을 마차(맞춰)가지고..(B씨)

계량 노하우에 대한 질문에서 들은 대답은 어떻게 하면 더 정밀하고, 정확한 수치에 가까워지는지가 아니라, 알의 색을 맞추는 작업에 대한 이야기였다. 명란제조의 공정체계 안에서 색을 맞추는 일은 공정으로 기입되어 있지는 않지만, 노하우라는 방식 안에서 드러나게 된다. 색상을 맞추는 일에 대한 비유에서도 보이듯이, 그 작업은 노동자와 예술가 사이에 존재하기도 한다.

 

▲ 수산가공선진화단지를 둘러싼 경관을 살펴보기 위해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물류의 흐름을 중심으로 공간이 구획되어 있다.  ©신민희


기술력 없는 산업, 기술자가 되는 경험

노하우에 대한 다양한 인식에도 불구하고, 수산가공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노동은 손으로 하는 단순노동이라는 프레임이 반복된다. 이 구조 속에서 여성노동자들은 자신들이 ‘기술자’로 존재했던 과거의 경험을 들려준다.

“그때는 시다라 해야 되나. 보조로 밑에 시다 일을 하다가 신발끈도 자르고. 나도 미싱을 하면서 인자 기술자가 됐지.”(E씨)

현재 수산가공업의 위치뿐만 아니라, 여성노동자들의 삶의 지평을 본다면 부산의 산업구조 안에서 신발산업에 종사했던 이야기들이 드러난다.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혹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를 거쳐 태광산업, 국제상사, 태창기업, 동양고무 등에서 근무하면서 기술자가 되었던 경험을 들려준다. 이러한 경험들은 여성의 노동을 ‘기술력 없음’이라고 규정해 온 프레임의 바깥을 보여준다. 

객관적 지표와 수치로만 남는 ‘기술력’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수치화되지 않는 것으로서 ‘기술자’가 된 경험을 들여다보는 일은 그래서 중요하다. 황지영의 논문 「기술의 역학과 여공의 정동: 1930년대 공장소설을 중심으로」(2020)에서 여공들에게 있어서 기술 습득은 신체의 변용 능력을 증가하는 것이었으며, 여공들의 정동이 기술을 습득할수록 스스로를 비하하던 차원에서 벗어나 부정한 대상을 거부하는 쪽으로 이행했음을 밝히고 있다. 신발산업에 종사했던 이들이 자신을 기술자였다고 여기는 맥락 역시 역량이 강화된 경험으로 남아있다.

Q: 미싱 어렵지 않습니까?

A: 다 하는 거니까. 아니 뭐 다 하는 거니까. 그것도 처음에는 배울 때 좀 바늘에도 좀 찔리고 하니까. 마 하다 보면 (하하하) 그것도 단계별로 있어요. 일자로 쭉쭉 박는 것부터 시작해서 모양 커브 돌고 꼬불꼬불하고 이런 거 있잖아요. 우리가 시험을 치거든요. 한단계씩 올라가는 기능시험이라 해가지고 그렇게 시간을 재서 통과가 되면 시급이 조금 오르면서 한단계 올라가서 그 단계에 미싱을 하고. 현장에 있으면 하는 부서에서 와가지고 우리 하는 거 시간재고 이렇게 하는 거 봐요.

Q: 떨어지는 분도 많으셨나요?

A: 떨어지지는 안해봐가지고. 떨어지는 사람도 뭐 시험이니까 안 있었겠어요. 점심시간에 연습도 좀 하고 그렇게 하니까. 미싱 하는 사람 밑에를 시다라고. 아무래도 시다는 생각하는 게 아무래도 그렇잖아요. 자기 밑에니까 우리가 동등하게 하고 싶으니까 점심시간에 연습도 하고. (K씨)

부산 산업의 역사에서 신발산업은 전성기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역사화되는 동시에, 수공업의 요소에 강하게 의존하고 있었기에 사양될 수밖에 없었던 요인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된다. 하지만 기술자로서의 경험은 이러한 서술과 다르게 자신이 다른 존재가 되었던, 역량이 강화되었던 경험으로 남아있다.

“다 하는 거니까”라는 대답의 의미는 오랫동안 여성들의 노동을 기술력의 차원에서 발전될 수 없는 단순노동으로 불러온 것에 대한 대답일 수 있다. 이어진 질문에 미싱 기술을 익혀 온 단계들을 기억하는 일과, 시다가 아니라 “동등하게 하고 싶”었다는 열망은 기술자로서의 경험과 함께 놓인다.

부산의 신발산업을 역사화해 온 방식은 현재 수산가공업을 사양산업이라고 인식하는 과정에서 반복되고 있다. 수산가공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들의 ‘기술력 없음’에 대한 인식은 여성의 노동을 기술력의 차원에서 단순노동으로 연결시키는 역사의 반복인 동시에, 여성의 노동이 경력 단절을 겪을 수밖에 없는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결혼과 동시에 많은 이들이 경력 단절을 겪었고, 기술자가 되었던 경험을 연결성이 아닌 단절적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기술력 없음, 선진화될 수 없음이라는 결여태로써가 아닌, 기술력으로 수치화되지 않는 노하우와 기술자로서의 경험이 다시 연결성으로 자리매김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바구 떨다

여성노동자들은 대체 이 일(기록)을 왜 하는 것인지, 자신이 하는 말 중 하나도 쓸 것은 없지 않느냐, 앞에 사람들도 다 이런 얘기밖에 안 했을 것인데 괜찮은지 말을 건네셨다. 그 말들을 전해 받으며, 왜 이런 기록들이 필요한지 이야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것은 ‘말하다 보니 재미있다, 이야기하다 보니 또 생각이 난다’며 짓던 웃음들이다.

이바구라는 말이 있다. 경상도 사투리인데, 사전에서는 이야기 정도로 표준화된다. 하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재미있다 라는 말은 인터뷰도 아니고 이야기도 아닌 이바구의 의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낯선 이들을 만나 자신들의 생애를 들려주는 일, 인터뷰가 끝난 뒤에 작업장으로 돌아가 동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전하는 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웃었던 일. 그리고 인터뷰이는 아니었지만 추위에 약해, 키가 커서 일하기가 수월치 않아 떠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는 일. 이런 시공간 속에 있는 것이 이바구는 아닐까.

표준화될 수도 추상화될 수도 없는 여성노동자들의 이바구 기록들이 넘쳐날 수 있기를 바란다.

-이 글은 필자가 쓴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약속과 예측』, 산지니, 2020)과 「로컬산업과 여성노동자의 삶-노동의 구조」(젠더·어펙트 국제학술대회 발표문, 2020)를 기반으로 요약하고 재구성한 것이다.

[필자소개: 신민희. 젠더·어펙트 연구소 특별 연구원. 지역의 문제를 젠더적 관점, 정동적 관점에서 독해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출처: 항구도시 부산, ‘알공장’과 ‘노하우’라는 이름의 여성노동 - 일다

Posted by 부산에서 책 만드는 이야기 : 산지니출판사 블로그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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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어펙트 총서 01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

잔혹한 낙관주의의 한국 사회 앞에 펼쳐진 두 갈래 길: '약속예측

 

한국판 뉴딜‘AI노믹스’, 그리고 여론 예측정치의 지평 위에서 작동하는 오늘날 한국 사회는 (나중을 위해 지금의 잔혹함을 인내하는) ‘잔혹한 낙관주의와 기술적 미래라는 정동적 사실로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위협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여론 예측 정치, ()’의 총합 통치 전략이 바로 정동이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정동은 대안 정치의 핵심 전략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정치가 단순히 공학적인 것이 아니라 신체적이고 인문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정동 이론이며, 이는 젠더 연구의 역사 위에 펼쳐진 것이기도 하다. 정동 이론이 전 지구적 연결의 시대를 사유하는 새로운 방법론이라면, 젠더 연구 역시 연결성과 윤리를 의존, 돌봄, 침해가능성 등의 맥락에서 오래 탐구해왔던 것이다.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공동연구팀 <연결신체 이론과 젠더·어펙트 연구>의 첫 성과로,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가 출간되었다. ‘젠더·어펙트 총서시리즈의 문을 여는 이번 책은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정동적 분석을 담은 열두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역사공간그리고 매체의 범주에 따라 총 3부로 구성된다.

이와 같은 구성은 정동의 근본적인 조건인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더 나아가 공간의 물리적이고 가상적인 차원을 함께 살핌으로써 그 경험의 정치성을 입체적으로 드러내 보이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젠더·어펙트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이 책에서 외부에서 수입된 이론이 아니라 자생적 연구를 통해 젠더·어펙트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정초하고자 하며, ‘연결성을 탐색하는 다채로운 시선과 함께 정동적 전회이후 인문의 미래를 약속한다.

 

 

주체의 역사 다시 쓰기 또는 연결신체의 역사 새로 쓰기

정동(情動, Affect) 이론은 부대끼는 몸들의 반복적인 되기를 탐구한다는 점에서 존재들의 시간성을 뒤쫓아 가는 일이다. 정동 이론이 즐겨 사용하는 약속이라는 어휘는 “pro(/전에)+mittere(놓다, 보내다)”라는 어원을 지니며 미리/앞서 내놓는다는 뜻으로, 현재에 이미 미래에 대한 전망이 기입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동적 약속의 장소 가운데 하나로서 다양한 사회적 힘들이 교차하는 젠더화된 몸이 존재한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여겨지는 예측의 패러다임이 근대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몸을 규율하고 있는 이 시점에 젠더 연구와 결합한 정동 연구는 로렌 벌랜트(Lauren Berlant)가 말하는 잔혹한 낙관주의가 새겨진 약속이라는 개념과 함께 시간과 공간, 그리고 인간과 비인간을 새롭게 연결하려는, 이를 통해 인문의 미래를 약속하려는 시도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문의 방법론으로서의 정동 이론은 신체가 무엇을 하는지, 특히 신체가 언어와 이성이 아닌 힘들에 의해 어떻게 좌우되는지를 묻는다. 욕망하고, 운동하며, 사유하고, 결정하는 신체는 다른 신체들과의 부대낌과 상호 작용(inter-action), 그리고 내부 작용(intra-action)을 두루 거치며 되기를 반복하고 지속한다. 이 과정을 염두에 두었을 때, 개별적이고 내면적인 주체의 역사는 초개체적 차원의 정동과 뒤얽힌 연결신체의 역사로 다시 쓰일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1연결신체의 역사에서는 장애, 돌봄, 기술 등의 범주를 중심으로, 연결신체의 역사를 중층의 연결망으로서 펼쳐 보이고자 한다. 박언주는 치매인을 상호정동적 관점에서 살피며 공유된 존엄(shared dignity)에 대해 논의한다. 소현숙은 장애인의 역사를 되짚으며, 1960~90년대 시행된 가족계획사업의 역사 속에서 이루어진 장애인 강제불임수술을 비판한다. 이화진은 한국영화사를 다시 쓰기 위한 시도로서 장애 관객의 범주를 길어 올린다.

마지막으로 권명아는 미래 예측 시스템을 해킹하는 시간여행자로서의 몸에 주목함으로써 연결신체의 역사와 미래 사이의 연결지점을 마련한다. 과거와 현재, 사회와 물질, 운동과 상태, 수동과 능동 등이 상호 공존하는 공통구조로서의 역사에 대한 검토는 인문의 미래를 연결성의 차원에서 다시 쓰기 위한 토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선험적 범주로서의 공간에서 살된 존재로서의 환경으로

부대낌과 상호작용을 그 조건으로 삼는 연결신체는 자연스럽게 살된 존재(fleshy beings)로서의 환경과 다시 한 번 연결된다. 그 환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동 또는 운동, 흐름을 발생시키고, 또한 다시 그 흐름에 의해 형성된다는 점에서 정동-발생적 공간이라 할 수 있다.

2공간과 정동은 특정한 정동적 영역으로서 공간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김보명은 최근 여성 공간에 대한 접근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트랜스젠더 여성 배제에 대한 논의에서 출발해 페미니즘 공간정치학의 역사와 전망에 대해 고찰한다. 권영빈은 서사화가 아닌 공간화의 관점에서 작가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을 젠더지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또 다른 젠더지리지로서 신민희의 글은 로컬 부산의 성장서사에 의심을 품으며, 여성의 해양노동이 이루어지는 부산의 배후지를 비로소 가시화한다. 이시다 게이코는 야스쿠니신사를 중심으로, ‘남성적내셔널리즘과 여성적위령 행위의 관계를 탐색한다. 2부에서 다루는 다양한 층위의 정동적 공간들은 이처럼 젠더의 범주에서 검토됨으로써, 교차성 및 취약성에 대한 사유를 이끈다.

 

 

 

미디어로서의 신체, 신체의 정동적 형성에 얽힌 미디어라는 포맷

정동적 공간은 물리적 장소로 온전히 환원되지 않는다. 예컨대, 최근 들어 그 용례가 빈번하게 발견되는 피지털(phygital)’이라는 용어는 신체를 둘러싼 물리적 장소와 미디어라는 가상적 장소의 혼종을 사유하게 한다. 이때, 미디어는 단순한 장소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공론장, 아카이브 등 결코 단성적이지 않은 포맷(formats)을 취하며 미디어에 접속된 신체를 정동적으로 형성(formulation)한다. 신체 역시 다양한 힘들이 교차 또는 횡단하는 일종의 미디어임은 물론이다.

3미디어와 연결성은 바로 이러한 사례들, 즉 개인적이고, 집단적이고, 담론적이고, 네트워크화된 신체들이 서로 정동을 일으키고 수정되는 방식에 대한 본격적인 탐구다. 최이숙은 함께 돌봄을 의제화한 정치하는 엄마들의 관계성을 각종 미디어 안팎에 걸쳐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권두현은 동아시아 미디어 문화의 주요한 테마였던 신파(新派)’를 정동체계로서 논의하기 위한 이론적 모색을 시도한다.

김나영은 고전소설이라는 연구대상과 연구자가 디지털이라는 매체적 조건 속에서 연결되는 새로운 양상에 주목한다. 입이암총은 민주화투쟁의 장()으로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홍콩의 사례를 통해 용무(勇武)’라는 정동에 휩싸인 몸을 증강현실적 미디어와 함께 살펴본다. 젠더·어펙트 총서의 첫 번째 책은 이러한 창발적인 논의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 소개

*젠더·어펙트연구소

젠더·어펙트연구소는 정동(情動, affect)과 젠더의 연구방법을 결합하여 주체와 몸, 삶과 죽음, 질병, 장애, 소수자, 포스트휴먼 등에 대한 인문학적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며 연결의존을 둘러싼 사회·문화적 의제를 발굴·연구하고 있다.

 

박언주

동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부교수. 주요 교육 분야는 사회복지실천, 노인복지, 사회복지와 문화다양성, 질적연구방법론 등이다. 가정폭력을 주제로 한 연구와 더불어 여성노인의 구술생애사 연구를 통해 노동, 빈곤, 이주 등으로 연구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여성노인의 구술생애사를 통해 본 1980년대 중산층 국제이주가족의 계층 재생산 전략과 젠더역할의 변화, 가정폭력피해여성의 자녀에 대한 친권자 및 양육권자 결정 경험등이 있다. 공저로 조국 근대화의 젠더정치(아르케, 2015), 가족과 친밀성의 사회학(다산출판사, 2014)이 있다.

 

소현숙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 한국 근현대 가족사, 사회사, 여성사, 마이너리티 역사를 전공했다. 주요 논문으로 “Collaboration au féminin en Corée”, 식민지시기 불량소년담론의 형성, '만들어진 전통'으로서의 동성동본금혼제와 식민정치, 식민지 조선에서 불구자' 개념의 형성과 그 성격, 전쟁고아들이 겪은 전후:1950년대 전쟁고아 실태와 사회적 대책등이 있으며, 저서로 이혼법정에 선 식민지 조선 여성들: 근대적 이혼제도의 도입과 젠더(역사비평사, 2017), 공저로 일상사로 보는 한국근현대사: 한국과 독일 일상사의 새로운 만남(책과함께, 2006), 식민지 공공성: 실체와 은유의 거리(책과함께, 2010), 日韓民衆史硏究最前線(有志舍, 2015) 등이 있다.

 

이화진

연세대학교 매체와예술연구소 전문연구원. 연세대학교와 인하대학교에서 강의하며, 한국의 영화와 극장 문화에 대해 연구해왔다. 주요 논문으로 전쟁과 연예, 더 많은모두를 위한 영화, 할리우드에서 온 왜색영화등이 있다. 저서로 소리의 정치(현실문화, 2016), 조선 영화(책세상, 2005)가 있고 공저로 조선영화와 할리우드(소명출판, 2014), 조선영화란 하()(창비, 2016), 할리우드 프리즘(소명출판, 2017), 원본 없는 판타지(후마니타스, 2020) 등이 있다.

 

권명아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 근현대 문학과 젠더 이론, 정동 연구, 문화 이론 등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연구와 함께 지역의 문화적 실천에도 주력해왔다. 한국과 일본에서의 반헤이트 스피치 운동과 이론에 대한 비교 고찰, 증강 현실적 신체를 기반으로 한 대안기념 정치 구상등의 논문을 썼으며, 주요 저서로 여자떼 공포, 젠더 어펙트: 부대낌과 상호 작용의 정치(갈무리, 2018),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 한국 사회의 정동을 묻다(갈무리, 2012) 등이 있다.

 

김보명

부산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여성학을 전공했다. 페미니스트 역사와 시간성, 인종정치학에 관심을 갖는다. 최근 한국사회의 페미니즘 재부상에 대해 연구하면서 페미니스트 이론과 실천이 갖는 사회문화적 함의에 대한 질문들을 탐색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페미니즘 정치학, 역사적 시간, 그리고 인종적 차이,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등이 있고, 공저로 교차성×페미니즘(여이연, 2018)이 있다.

 

권영빈

젠더·어펙트연구소 특별연구원. 동아대에서 강의한다. 정동과 공간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주로 한국 현대소설을 읽고 분석하면서 젠더화된 신체와 여성의 공간 경험을 젠더지리학의 방법으로 연구한다. 최근 박완서 소설의 젠더지리학적 고찰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논문으로 박완서의 미망에 나타난 ()근대공간의 건축술: 젠더지리학의 관점에서 바라본 개성(開城)의 탄생이 있다.

 

신민희

젠더·어펙트연구소 특별연구원. 경성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후 경성대, 동아대에서 강의하고 있다. 불륜 서사의 문학적 재현 방식 연구(2015)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역의 문제를 젠더적 관점, 정동적 관점에서 독해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시다 게이코(石田 圭子)

일본 고베대학 국제문화학부 준교수. 연구 분야는 미학·예술학·표상문화이다. 오차노미즈 여자대학 문교육학부 외국문학과(영어·영문학) 및 도쿄예술대학 미술학부예술학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미학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요 논문으로 ボリス・グロイスにおけるアートと政治交差について, アルベルト・シュペーアの廃墟価値理論をめぐって, 今日のアートにおける批判とはかー参加型アートを中心にー가 있고, 공저로 Transcultural Intertwinements in East Asian Art and Culture, 1920s-1950s(Freie Universitaet Berlin, 2018)가 있다.

 

최이숙

동아대학교 사회학과 조교수.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미디어 및 언론 현상을 연구해왔다. 주요 논문으로 미투 운동(#Metoo) 관련 TV 보도의 새로운 가능성과 한계, 1960~1970년대 한국 신문의 상업화와 여성가정란의 젠더 정치, 1920년대 동아일보기사에 나타난 이성-감정등이 있다. 공저로 다시 보는 미디어와 젠더(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13), 한국신문의 사회문화사(한국언론진흥재단, 2013), 한국텔레비전 방송 50(커뮤니케이션북스, 2011) 등이 있다.

 

권두현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 동국대에서 강의한다. 미디어와 한국 현대문학/문화의 관계, 특히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와 대중문화를 대상으로 테크놀로지와 정동의 문제틀을 적용시킨 연구들을 주로 수행하고 있다. 텔레비전 현상과 현대 드라마의 미학, 기계의 애니미즘 혹은 노동자의 타나톨로지-1970년대 한국의 테크노스케이프와 생명, 신체, 감각, 관계론적 존재론의 정동학-텔레비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타난 연결과 의존의 문제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김나영

젠더·어펙트연구소 전임연구원. 성신여대에서 강의한다. 한국 고전소설과 설화 등 고전서사 분야를 연구한다. 변신 모티프로 박사학위논문을 썼고 이후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에 관심을 두고 텍스트별 등장인물의 차별화된 특성을 구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 <운영전>의 서사구조에 내재한 비극성: 신화적 서사패턴의 변용과 인간 욕망의 좌절, 노비로 등장하는 정수남과 느진덕정하님의 정체-안사인본 <세경본풀이>를 중심으로, 고전서사에 형상화된 노비의 존재성 탐구등이 있다.

 

입이암총(葉蔭聰)

링난대학교 문화연구학과 방문조교수이자 홍콩 독립미디어 InMediaHK의 공동설립자. 국립대만대학 건축과 도시연구소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연구 분야는 도시학·현대 중국학이다. 주요 논문으로 Becoming a Revanchist City: A Study of Hong Kong Nativist Movement, Political De-politicization and the Rise of Right-wing Nativism가 있고, 저서로 Nativist Right and Economic Right: The Case of an Online Controversy(本土右翼與經濟右翼由一宗網絡爭議說起, jcMotion, 2016)가 있다.

 

 책 속으로

P. 31-32

한국 사회에서 치매에 대한 지식의 축적은 지배적 치매 서사를 통해서 이루어져 왔고, 그 과정에서 치매인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왔다. 지배적인 치매 서사는 치매 증상을 중심으로 획일화하여 기능 상실과 의존을 부각함으로써 치매인의 개별성과 다양상을 간과하고 있고, 돌봄의 대상으로 치매인을 인식함으로써 치매인의 인간 존엄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간을 축소해 왔다. 대안으로 제시된 인간중심접근은 치매인의 인간임을 강조하고 있으나, 그 조건에 해당하는 개별성과 독립성은 인지능력에 기반한 근대적 개인 개념에 근거하고 있어서 상실과 의존으로 표상되는 치매인의 경험세계 속에서 긴장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치매인의 경험세계에서 상실과 의존, 그리고 개별성과 독립성은 어떻게 유지되거나 극복되는지, 나아가 치매인의 인간 존엄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_박언주, 인간 존엄의 조건으로서의 상호의존과 연결성: 치매인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중에서

 

p. 73

적정한 수의 자녀를 출산하는 것과 더불어 건전한자녀의 출산이라 표현되었던 자녀의 은 바로 인구의 자질과 관련된 사안이었다. 이미 인구를 인적 자원으로 간주하는 시선은 일제 말 전시체제하에서 나타났지만, 1960년대 본격적인 산업화와 발맞추어 인력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흐름이 본격화되었다. 실업자를 없애고 완전고용을 이룩하자는 목표가 제시되는 가운데, 인구의 양적인 억제와 더불어 인구의 질적인 향상이 과제로 인식되어 갔던 것이다.

_소현숙, 우생학의 재림과 정상/비정상의 폭력: 가족계획사업과 장애인 강제불임수술중에서

 

P. 114

다양한 손상을 지닌 이들을 하나의 범주로 분류하고 동질화하는 것은 그 집단 내의 다양한 차이를 평준화해버리기 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 관객이라는 범주는 장애와 비장애라는 이분법을 넘어 장애의 다양성과 교차성에 대한 사유로 나아가기 위한 이론적 전략으로서 유효하다. 장애 관객의 범주는 사회적 장애 모델(social model of disability)을 거부하고 장애 그 자체를 본질화하려는 게 아니라, 손상이 있는 몸을 특정한 사회적,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위치시킴으로써 신체적 온전함이라는 보편주의로 환원되지 않는 특수성을 드러내고, 관람 공간이 신체적으로 정상적이고 중립적인공간으로 동질화되는 데 저항하려는 것이다.

_이화진, 보통이 아닌 몸의 영화 보기에 대하여: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관객의 역사화를 성찰하기중에서

 

P. 157

한국 사회는 오래된 잔혹한 낙관주의’(나중을 위해 지금의 잔혹함을 인내하는)와 기술적 미래라는 정동적 사실로서 미래에 대한 낙관과 위협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정동 이론과 페미니스트 정동 이론의 연구가 보여주듯이 몸 없는 미래는 없으며, 미래는 몸으로 온다. 몸 없는 미래를 꿈꾸는 정치적 기획이 엄청난 미래를 예측한다고 해도, 결국 당도하는 것은 죽음 혹은 소멸이다. 사라지는 몸들을 통해 이미 당도하고 있듯이 말이다.

_권명아, 젠더·어펙트 연구에서 연결성의 문제: 데이터 제국의 도래와 인문의 미래중에서

 

P. 203

페미니즘 리부트의 강력한 모멘텀을 제공한 강남역 사건에서부터 미투 선언의 흐름들, 그리고 최근의 n번방 사건과 같은 디지털 성범죄의 현실들은 여성들이 안전권리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여성만의 공간과 연대의 필요성을 말하는 이유가 되었다. 신체적, 문화적 동질성으로 상상되는 여성은 공간이자 공동체이자 집합적 주체로 기능하면서 페미니즘 실천의 안전하고 확고한 터전으로 표상되지만 실제로 이렇게 동질적이고 견고한 실재로 표상되는 여성이 성별이분법과 생물학적 본질주의의 작용 속에서 담론적으로 구성되고 실천되는 범주이자 효과이다. 문제는 이러한 본질주의적 담론에 기대어 여성대중을 페미니즘의 주체와 동력으로 조직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권리와 이해관계를 확보하고자 하는 시도들 속에서 나타나는 페미니즘의 탈정치화와 보수화에 있다.

_김보명, 여성 공간과 페미니즘: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배제를 중심으로중에서

 

P. 219-220

박완서는 등단작 나목을 포함해 전쟁 경험을 환기하고 있는 다수의 작품 속에서 과 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투쟁을 초점화하는데, 이때 집은 가부장 질서에 매어 있는 여성들의 거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 각자가 지닌 지리학의 차원에서 보다 특별한 위상을 갖는다. 박완서의 소설에서 집을 매개로 펼쳐지는 전시의 경험은 그 안에서 부대끼고 시달리는 몸()의 물질성에 각인됨으로써 전쟁이 몸으로 접혀진(fold) 특정한 존재 양태를 불러온다. 집은 더 이상 개인에게 친밀하고 안정된 공간이 아닌 개인 내부 혹은 가족·공동체를 화해 불가능한 존재로 구조화하는 장소가 되며, 이러한 경험은 그것이 체현된 이들 의 물질성과 확실성으로 인해 무엇으로도 재현되거나 환원되거나 분유(分有)되지 않는다.

_권영빈, 한국전쟁과 젠더화된 생존의 기록: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전시(戰時)의 집에 대한 젠더지리학적 고찰중에서

 

P. 253

부산이 도시의 성장서사를 구축하는 과정은 공간의 위계적 분배를 통해 작동해왔다는 것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삼는다. 그 안에서 지역-낙후-낙후된(나이 든) 사업-기술의 발전 없음의 관계는 노동이 젠더화되는 지점과 맞닿는다. 따라서 노동의 공간적 분할과 불균등한 발전의 과정을 시간성·인과성의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적 사유를 통해 노동의 젠더화를 다층적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이는 남성노동자에서 여성노동자라는 자리바꿈이 아니라, 여성노동자라는 주체 역시 단일한 방식으로 상상할 수 없음에 대한 논의이기도 하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배후지를 젠더지리학적으로 검토하는 일이다.

_신민희,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중에서

 

P. 286

영화(<남자들의 야마토>)에선 전우를 위해,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비장한 결의가 남자들의 아름다운 각오로 여기저기서 강조되고 있다. 또 특공으로 인한 죽음의 불합리함을 언급하는 곳이 보이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전쟁에서 패한 일본의 각성, 이를 위한 핑계를 누구라도 납득하도록 만들고 만다. (중략) 이는 야스쿠니에 바쳐진 신부인형이 결국엔 야스쿠니가 말하는 내셔널리즘 신화를 강화하는 데 쓰이고 마는 구조와 유사하다. 전사에 따른 슬픔과 아픔(‘여성적인 것’)은 매우 자연스럽게 내셔널리즘(‘남성적인 것’)의 강화로 이어지고 마는 것이다.

_이시다 게이코, 야스쿠니신사의 위령과 여성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한 측면중에서

 

P. 326

정치하는엄마들이 표방한 당사자 정치는 한국사회에서 돌봄을 둘러싼 정치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함을 보여준다. 이들은 돌봄 책임자로 규정된 여성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가 교차하는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배제를 지적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 전 구성원들이 연대에 기초한 함께 돌봄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 사회적 약자들과의 연대를 지향하는 이들의 정관과 차별에 맞선 다양한 활동은 보살핌의 윤리가 민주주의를 가부장제로부터 구원해내는데 있어 필수불가결함을 보여준다.

_최이숙, 모성에 대한 전유와 돌봄의 의제화: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중에서

 

P. 382

신파성은 법적 정의와 시적 정의, 정의 윤리와 돌봄 윤리, 시장 관계와 돌봄 관계 등 수많은 힘들의 구성물로 볼 수 있다. 그 힘들에 주목할 때, 신파성에 대한 논의는 격동하는 감정으로서의 파토스(pathos)에서 에토스(ethos)로 그 초점을 옮길 수 있게 된다. 에토스는 체계적 양상을 띤다. 에토스는 개인의 본능과 정서의 조직이 문화적으로 표준화된 체계의 표현이다. 따라서 에토스는 사회 미학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한다. 또한 에토스는 윤리 미학과도 밀접하며, 윤리 미학은 또한 윤리 정치이기도 하다. 몸과 힘과 윤리의 문제는 신파를 미감의 문제로서 다루고자 하는 시도를 포함하는 동시에 넘어서면서 정동적 지평에서의 논의를 시도하게끔 한다.

_권두현, 신파성재론을 위한 시론: ‘신파에 대한 사회적-관계적 접근중에서

 

P. 394

현재와 미래의 고전문학 연구의 정동적 실천 방향에 대한 고민 역시 학문 연구에 있어 일정한 혹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연구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도태되지 않고 진전할 수 있는 원동력과 추진력을 발견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종이 문서에 활자화된 텍스트를 대상으로, 연구자의 직관과 통찰을 기본 도구 삼아 이룩되어 온 고전소설 연구가 과학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로 또다른 국면을 맞이하였다는 데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고전소설 텍스트와 연구자[인간] 그리고 기계[컴퓨터]가 어떠한 관계 맺음[연결]으로 어떻게 변화되어 가야 하는지를 짚어보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가 되었음을 인지할 때이다.

_김나영,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고전소설의 디지털 인문학적 연구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중에서

 

P. 450

나는 용무(勇武)가 일종의 젠더화된 정동으로, 진화적 시간 흐름으로서의 민주화가 시간적으로 붕괴하고 교착에 빠졌다는 감각으로 구성되는 다양한 정서들의 집합이라고 주장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힌 젊은 남성 활동가들은 외국인 혐오와 영토적 충성심에 기댄다. 그것은 가까운 미래의 소멸, 단지 남성 활동가 단체에 특유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공유하는 지배적 자각이 증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것은 또한 전세계에 걸친 오늘날의 정치 문화에 중심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_입이암총, 홍콩의 파열된 시간: 청년, 행동주의, 영토적 충성심중에서

 

   목차

서문: 정동적 전회 이후, 젠더어펙트 연구의 시작을 알리며

 

1: (연결)신체의 역사

인간 존엄의 조건으로서의 상호의존과 연결성: 치매인의 경험세계를 중심으로 (박언주)

우생학의 재림과 정상/비정상의 폭력: 가족계획사업과 장애인 강제불임수술 (소현숙)

보통이 아닌 몸의 영화 보기에 대하여: 한국영화사 연구에서 관객의 역사화를 성찰하기 (이화진)

젠더·어펙트 연구에서 연결성의 문제: 데이터 제국의 도래와 인문의 미래 (권명아)

 

2: 공간과 정동

여성 공간과 페미니즘: 트랜스젠더 여성에 대한 배제를 중심으로 (김보명)

한국전쟁과 젠더화된 생존의 기록: 박완서 소설에 나타난 전시(戰時)의 집에 대한 젠더지리학적 고찰 (권영빈)

항구도시 부산과 여성노동자들의 해양노동 (신민희)

야스쿠니신사의 위령과 여성적인 것의 관계에 대해: 현대 일본 내셔널리즘의 한 측면 (이시다 게이코)

 

3: 미디어와 연결성

모성에 대한 전유와 돌봄의 의제화: 정치하는엄마들을 중심으로 (최이숙)

신파성재론을 위한 시론: ‘신파에 대한 사회적-관계적 접근 (권두현)

고전서사 연구에서 연결성에 대한 논의의 현단계: 고전소설의 디지털 인문학적 연구 사례 검토를 중심으로 (김나영)

홍콩의 파열된 시간: 청년, 행동주의, 영토적 충성심 (입이암총)

 

 

 

 

 

 

지은이: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쪽 수 : 528

판 형 : 148*225

ISBN : 978-89-6545-690-2 93300

가 격 : 30,000원

발행일 : 2020년 12월 28일

 

‘젠더·어펙트 총서’ 시리즈의 문을 여는 이번 책은 정동 이론을 젠더 연구와 연결시키고, 이를 ‘젠더·어펙트’ 연구로서 제시하고자 한다. 책에는 물질과 담론, 자연과 문화, 주체와 객체 등 근대적 이원론으로 온전히 포착되지 않는 현실을 드러내 보이는 정동적 분석을 담은 열두 편의 글이 수록되어 있으며, ‘역사’와 ‘공간’ 그리고 ‘매체’의 범주에 따라 총 3부로 구성된다.



 

 


 
약속과 예측 - 10점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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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마지막 날, 

독자 여러분께 따끈따끈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의 첫 번째 '젠더·어펙트 총서',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 입니다.



『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는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공동연구팀 <연결신체 이론과 젠더·어펙트 연구>의 첫 성과이다. 

'젠더·어펙트'라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연구주제는 대안연구모임 '아프꼼(Aff-com)'에서부터 젠더·어펙트연구소에 이르는 부대낌의 역사 속에서 촉발된 결과물이다. 

'젠더·어펙트 총서'는 젠더·어펙트를 이론으로 체계화하고 현실 분석을 위한 방법론으로 구체화하려는 문제의식과 지향을 담고 있다.

_『약속과 예측: 연결성과 인문의 미래』 서문 중에서


『약속과 예측』출간을 기념하여 

젠더·어펙트연구소에서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어요. 

젠더·어펙트연구소 인스타그램

관심 있는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약속과 예측 - 10점
동아대학교 젠더·어펙트연구소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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