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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18 청춘, 권력에 대항하는 자세 :: 사공일 저자와의 만남



여러분은 철학가 질 들뢰즈와 미셸 푸코를 떠올리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시나요? 아직 그네들의 저작을 읽지 못한 저로서는 막연한 어려움이 저자명에서부터 느껴지는데요.. 사공일 저자님은 들뢰즈와 푸코의 철학을 '권력'의 다양한 형태로 현실 상황에 대유해서 쉽게 해설하고 계십니다.


산지니에서 65번째로 진행된 저자와의 만남에서 사공일 저자 선생님은 저서 『천 개의 권력과 일상』이라는 책으로 강연을 진행하셨는데요. 이 책의 제목은 질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의 공저 『천 개의 고원』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높은 고원을 오르는 일은 그만큼 고되지만 천 개에 이르는 다양한 사유들을 통해 높은 지점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을 갖고 있는 책이지요. 사공일 선생님의 책 또한 다양한 권력의 사레를 통해 우리 일상의 모습들을 좀 더 세심하게,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된 숨은 진실 또한 파헤쳐보자는 뜻에서 질 들뢰즈·펠릭스 가타리의 책 제목을 차용했습니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권력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사공일 저자님은 가장 이해하기 쉽게 영화 속의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셨습니다. 바로 영화 <친구>의 내용 중 한 대목인데요. "느그 아부지 머하시노?"라는 명대사, 혹시 기억하시나요?^^




영화 속의 장면에서도 알 수 있듯, 모든 언어는 '권력'을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직장을 선생님이 물으신 까닭도, 그 학생의 혈연관계에 놓여 있는 어떠한 권력 관계를 포착하기 위함이었겠죠?


더불어 책 내용 중 '재현'에 관해서는 김태희와 강남미인을 비교하시면서 설명해주셔서 더 귀에 쏙쏙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재현(再現)은 영어로는 representation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re- 는 '다시', 그리고 presentation은 '보여준다'라는 의미겠지요.


재현은, 말 그대로 다시 보여주지만 원본과는 그대로 같지 않음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동일성을 추구하지만, 실제와는 차이가 있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즉, 동일성을 추구하고 차이를 거부하지요. 재현은 원본을 그대로 따르기에 하나의 권력이고요. 그래서 선생님께서는 들뢰즈를 재현을 거부하는 학자라고 하셨습니다.



 

재현에 관한 철학은 아무래도 르네 마그리트와 관련한 '미조-소피 & 미조-아트'에서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간단한 예로 마그리트의 'Ce n'est pas une pipe.'(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라는 작품을 들 수 있겠습니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라'라는 언어 표현을 통해 미셸 푸코의 철학 중 '재현'에 숨은 권력을 거부하는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사공일 저자 선생님은 미셸 푸코의 규율과 권력/ 생체권력에 대해 말씀하시며 마무리를 지었는데요.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를 통해서 이들 철학에 대해 잘 살펴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 영화는 정신병원에서 보이지 않는 권력에 대항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이곳에서 환자들은 겉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병원 내의 압력에 의해 짓눌려 사는 죽은 인간임을 스스로 깨닫고 병원 탈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살펴보자면, 우리 또한 비록 정신병원에 갇힌 사람들은 아니나, 어떤 잘못된 법 체계나 잘못된 사회 통념들 지배하에 살아가고 있는 죽은 정신의 사람들이 아닐까요? 중요한 건 '권력'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생체권력에 의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이는 기업들이 요구하는 인간자본화와 비슷합니다. 


"시키는 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척척 해오는 노예형 인재"(삼성)

"무덤덤한 인재, 모나지 않고 잘 융화하는 선한 사람"(LG)

"이등병 같이 로보트처럼 움직이고 우직한 인재"(현대)

"젊은 회장님 밑에서 패기 넘치고 말 잘하고 의견 개진 잘하는 인재"(SK)

-출처: news1뉴스(링크)


사람의 성격/ 특성이라는 게 개인의 역사가 쌓인 총체이자 고유한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인재를 뽑을 때, 자신들이 일하기 쉬운 기업문화를 위해 어떤 특정한 성격유형을 찾는다고 합니다. 기업의 인성검사가 바로 그 성격을 나타내는 성격테스트와 같은 지점이 있기도 한데요. 실제도 제 친구도, 그런 기업유형을 파악하고는 인성검사시 본인의 성격과 다른 답변유형을 선택해 구직활동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사람의, 그리고 개인의 '다양성'을 부정시하는 사회현상인 것 같은데요. 기업이 인간의 생체적인 성격을 통제해 감시하고 그러한 능력으로 양성하려는 관리 권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1세기 한국의 현주소가 이렇다니,, 조금 가슴 아프기도 하고요.


이렇게 다양한 영화, 시사적 내용으로 발표자료까지 준비해주신 선생님 덕에 그날 강연회가 더욱 뜻깊고 즐거웠던 것 같아요. 자세한 내용은 책 『천 개의 권력과 일상』에 나와 있으니 많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은 『조금씩 도둑』의 소설가 조명숙 소설가입니다.

21일 목요일, 서면 러닝스퀘어 6시에 진행될 예정이오니 많은 참석 부탁드려요.

자세한 사항은 링크(클릭해주세요) 참조 부탁드립니다.


일시 : 2015년 5월 21일(목) 오후 7시
장소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동보플라자 맞은편 모닝글로리 3층)

대담자: 정미숙 (문학평론가)

문의 : 러닝스퀘어 051-816-9610




상처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살피는 공감의 태도-『조금씩 도둑』(책소개)




천 개의 권력과 일상 - 10점
사공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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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