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

오늘은 지난 화요일, 산지니X공간에서 진행되었던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 『모자이크, 부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지난 10월 말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이죠. 『모자이크, 부산』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테마 소설집 입니다. 

'부산'이라는 도시는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많은 이에게 인식되며 기억되고 있는데요, 이 책의 각 소설은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합니다.

 

작품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흘러 간 만큼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전, 아직 책을 읽어보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각 작가님의 소설에 대해 짧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내용이 궁금하신 분은 아래의 더보기를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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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혜 작가님의 <다락방의 상자>는 우연히 발견된 상자로 하여금 하야리아 부대가 주둔했던 부산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주인공 진교는 시민공원 인근 주택으로 이사해 집수리를 하던 중 다락방에서 정체 모를 상자를 발견합니다. 상자 속에는 90년대에 한국 여성과 미군이 주고받은 러브레터, 사진 등이 들어 있었고, 그는 소중한 물건을 되찾아 주고 싶다는 생각과 상자에 얽힌 사연에 대해 알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힙니다. 과연 상자를 어떤 역사를 머금고 있을까요?

박영해 작가님의 <콘도르 우리 곁에서>는 부산진성이 있었던 증산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LA에 살던 나는 고국에 들러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증산공원으로 갑니다. 부산진성이 있었던 그곳은 임진왜란 후 공동묘지로 변했고, 동물원 공사가 시작되자 무덤들이 이장되었습니다. 완성 단계에 있었으나 개원하지 못한 동물원 우리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에서 나는 오래도록 힘들어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 희미하게나마 그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합니다.

조미형 작가님의 <귀부인은 옥수수밭에> 주인공 모자이크 아티스트 나백은 부산 임랑 바닷가의 엔진 없는 낚싯배 ‘귀부인’에서 홀로 생활합니다. 말미잘 매운탕 가게를 하는 우봉과 서핑 샵을 하는 도욱은 예술을 하는 나백에게 SNS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나백에게 말미잘 매운탕을 먹을 것을 강요하고, 그들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더해갑니다. 광란의 밤이 흐르고 아침이 밝아오자, 나백은 자신만의 기이하고 파괴적인 작품 창작을 시작합니다.

오영이 작가님의 <아무도 모른다>는 폭력 중독을 이야기하며, 양모의 폭력에 희생된 다섯 살 여자아이의 죽음을 다룹니다. 해운대 바다를 안마당으로 거느린 초고층 아파트 안에서였습니다. 태어나 한 번도 친구를 만들어보지 못한 양모는 폭염이 심한 날 아이를 차에 방치하고 벽에 머리를 박습니다. 병아리처럼 유약한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피투성이가 되어갑니다. 폭력이란, 이유 따위 없이도 시작될 수 있고 그렇게 중독되기도 합니다. 아무도 모르게.

장미영 작가님의 <끝나지 않은 약속>은 오래전 죽은 엄마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다룹니다. 아내인 수진이 뇌종양으로 죽은 뒤 나는 이끌리듯 돌산마을로 오게 되는데요 돌산마을은 수진과 내가 함께 자란 곳입니다. 어느 날 딸 채영이 배가 불룩한 아줌마가 집 앞에 서 있다 갔다는 말을 합니다. 그날 저녁 채영이는 아줌마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하며 아줌마랑 돌산마을에도 간다거나 말없이 사라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합니다. 나는 수진의 집, 벽화 앞에서 실체 없는 아줌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채영을 발견하고, 채영이의 생일날 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합니다.

안지숙 작가님의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는 용서와 화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중년에 이른 나는 이혼 위기에 맞닥뜨리고, 노모가 고관절 부상을 당하자 간병을 핑계로 부산 집으로 내려옵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오로지 걷는 것으로 삶을 버텨온 나는 매일 온천천변을 걷는데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동해선 둘레길을 걷게 됩니다. 동해선 둘레길은 철도원이었던 아버지와 인연이 깊은 장소입니다. 그리고 둘레길에 들어선 나는 고슴도치 가죽을 덮어쓴 도깨비를 만나게 됩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당일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저희 산지니도 부산에 자리잡고 있는 지역 출판사이기 때문에 '부산'을 테마로 하는 책이 출간되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도 부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쭉 살고 있는 부산 토박이인데요, 그래서인지 작가님들과 함께 나눌 '부산' 이야기가 정말 기대되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제가 아는 부산의 지역이 비치면 참 들뜨더라구요. 문학에 있어서도 서울이 중심이 되어가는 현재에, 제가 익히 잘 아는 시민공원, 센텀시티, 온천천 등이 소설의 배경이 되니 굉장히 반갑기도 하구요. 

이런 의미 깊은 자리인 만큼 여섯 작가님을 모두 모시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를 집필하신 안지숙 작가님께서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불참하셨고(작가님 언젠가 꼭 뵈어요!) 저희는 다섯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북토크에 가까웠는데요, 이 책을 누구보다 잘 아는! 담당 편집자 제나님께서 질의응답 형식으로 이끌어주셨습니다. 

오늘 저는, 소설만큼 개성이 뚜렷한 다섯 작가님들의 진중하기도 유쾌하기도 했던 답변들 중 몇 가지를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특히 저는 '부산'에 대해 전해드리고 싶어요.

 

Q. 이 소설 속 배경지들은 널리 알려진 부산의 모습보다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장소인 부산에 집중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작가님들은 어떤 생각으로 각각의 장소를 택하게 되셨나요?

장미영(문현동 돌산마을): 이 곳은 제가 출퇴근을 하면서 늘 지나치는 곳입니다. 한 때는 벽화마을로 유명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재개발로 인해 그 마을이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에 대한 중독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조미형(임랑 바닷가): 제가 살고 있는 곳이 기장이기 때문에 근처의 일광, 임랑 바닷가를 염두에 두고 있었어요. 제가 정관에서 3년을 살았는데 그 곳에 살다가 일광으로 다시 돌아오니 바다가 주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닷가에서 사는 사람들만의 독특한 정서가 있을 것이다, 바다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바다에 중독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영해(증산공원): 마음에 품은지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어렸을 적 증산공원 아래에 산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곳에 대한 중독 때문에 삶이 좀 편해지고 난 후에 자주 그곳에 가고는 했습니다. 어느 날은 일본인 기자들을 마주쳤는데, 그들은 청소년의 역사의식 재고를 위해 취재를 왔다고 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첫 패전지였던 이곳에 대해 우리는 잊고 싶어 하는 역사이기도 하죠. 우리도 패전지라고 해서 망각의 터로 버려두어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영이(센텀시티): 장소를 선정하기에 앞서 작가가 왜 글을 쓰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정인이 사건이 일어났어요. 최소한의 자기표현도 하지 못하는 존재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거죠. 그리고 제가 살고 있는 부산, 고층건물이 들어선 화려한 센텀시티 속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생각했습니다.

김민혜(시민공원): 제가 부산진구에 살고 있는데 항상 보는 시민공원에 대해 써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야리야 부대에서 시민공원으로 변하기 전 임시개장 시기에 출근하며 그 거리를 지나다니기도 했어요. 역사를 일깨워주고 의미가 와닿는 장소라 언젠가 소설화해보고 싶었어요.

 

작가님들의 답변에는 '나의 삶'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역시 작가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데 있어서 삶의 터전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쩐지 저도 제가 살아가는 장소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더라구요. 같은 부산이라도 모두가 살아가는 곳이 다르니까 이렇게 다양한 배경의 작품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저에게는 조금 생소한 증산공원이나 돌산마을이라는 새로운 장소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또한 제가 자주 다니는 센텀시티나 시민공원이 가지는 장소성이나 역사성에 대해서도 곱씹게 되었습니다.

박영해 작가님이 '이 곳에 대해 절실하게 쓸 사람은 나밖에 없는 것 같았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모든 장소에는 역사가 있고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장소에 대한 기억은 로컬의 노력 없이는 쉽게 사라져 버리죠. 그 기억이 잊히지 않게 글을 써주시는 지역 작가님들에게 감사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Q. 부산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쓰시고, 지역의 역사와 현재를 기록하시는 만큼 작가님들의 부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에게 '부산'이 어떻게 기억되었으면 하시나요?

김민혜: 부산하면 외지인들에게는 바다와 관광지로서 기억되고 있잖아요. 이제 부산을 고유성과 역사성, 문화가 있는 도시로 기억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문학적으로도 좋은 작가들이 많은 도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영이: 책의 제목이 『모자이크 부산』인데, 모자이크라는 것이 다 같이 모였을 때 새로운 그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부산의 특징 중 하나가 피라미드의 도시라는 것, 그야말로 모자이크 상황인거죠. 저는 이 부산이라는 곳이 예기치 않게 모인, 피라미드의 도시라는 것을 도시의 상징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영해: 저는 부산이 역사의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패전의 역사도 있지만 우리 경제성장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거든요. 성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요즘, 우리 과거의 어두운 역사에도 관심을 가지고 그 어둠이 어떻게 성장의 배경이 되었는지에 대해도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미형: 저는 개인적으로 부산을 자유와 치유, 행복한 새로운 시작의 도시로 느끼고 있어요. 제가 바다를 그렇게 생각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어떤 상처를 가진 사람이 해운대 바닷가에서 밤을 꼬박 새우고 일출을 보게 된다면, 상처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날 것이다. 그래서 부산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힘을 주는 도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장미영: 역사성이나 이야기, 문화적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문화적인 것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면에서도 부산의 지역성과 다양성이 공존하는 문학의 도시라고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들의 답변에서 부산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죠. 내가 살아가는 도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기록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지역민으로서 정말 기쁜 일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지역 문학인들의 활동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작가님들의 바람처럼 부산이 문학의 도시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상, 저는 작가님들과의 자리에서 오간 담화의 일부분을 짧게 전해드렸지만 사실 저희는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모이게 되신건지, 지역성과 더불어 메인 키워드로 '중독성'이 나온 계기, 집필 도중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책 속의 작가님들이 직접 찍으신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했으니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유튜브 채널 산지니에 업로드된 풀영상을 확인해주세요!

영상 보시면서 꼭 부산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 그리고 지역의 문화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또 찾아올테니까요, 다음 행사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저희 금방 또 만나요!

Posted by __so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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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자이크, 부산 = 김민혜·박영해·조미형·오영이·장미영·안지숙.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테마소설집이다. 6명의 작가가 부산에 살아보지 않으면 모를 '부산의 공간'을 소환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6편의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삼았다. 부산의 정경과 함께 각 장소가 지닌 슬픔,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 등을 조명한다.

산지니. 232쪽. 1만5천 원.

 

▶ 출처: 연합뉴스

 

[신간] 마음의 심연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 마음의 심연 =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남주 옮김.

www.yna.co.kr

 

 

[신간] 모자이크, 부산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부산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담긴 테마소설집이 나왔다.

책 '모자이크, 부산'(산지니)은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등 작가 6명이 부산을 배경으로 쓴 소설을 묶었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되어 왔다. 이 여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작가들은 이 책에서 로컬이 아니면 알기 힘든 부산의 공간을 소환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장소마다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한다.

김민혜의 '다락방의 상자'는 우연히 발견된 상자로 하여금 하야리아 부대가 주둔했던 부산의 모습을 그려낸다.

박영애의 '콘도르 우리 곁에서'는 부산진성이 있었던 증산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조미형의 '귀부인은 옥수수밭에'는 부산 임랑 바닷가의 엔진 없는 낚싯배 '귀부인'에서 홀로 생활하는 주인공 모자이크 아티스트 나백의 이야기다.

오영이의 '아무도 모른다'는 양모의 폭력에 희생된 다섯 살 여자아이의 죽음을, 장미영의 '끝나지 않은 약속'은 오래전 죽은 엄마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다룬다.

안지숙의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는 용서와 화해에 관해 이야기한다.

 

▶출처: 뉴시스

 

[신간] 모자이크, 부산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부산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가 담긴 테마소설집이 나왔다

www.newsis.com

 

[신간 돋보기] 부산의 숨겨진 이야기 조명

모자이크, 부산 - 김민혜·박영해·조미형·오영이·장미영·안지숙 지음/산지니/1만5000원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돼왔다. 잠깐 머무는 곳으로의 부산과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부산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부산의 과거 또는 현재를 그리며 로컬로서의 부산을 표현한 6개의 소설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등을 배경으로 한다. 아름다운 부산의 정경을 담으면서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과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도 조명한다. 배지열 기자

▶ 출처: 국제신문

 

[신간 돋보기] 부산의 숨겨진 이야기 조명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자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돼왔다. 잠깐 머무는 곳으로의 부산과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부산은 다른 의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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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부산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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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부산

 

 

부산을 무대로 불러오다

로컬에 시선을 둔 여섯 작가의 부산 이야기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설집에는 로컬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부산의 공간을 소환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섬세한 눈으로 미시적인 분석을 할 때, 우리가 사는 도시의 도처는 매우 새롭고 두껍게 서술될 수 있다. 어느 마을에 살든지 그 삶의 구체를 이해하려는 섬세한 정신의 작가가 있다면 멋진 소설 작품을 인양하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_구모룡(문학평론가)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되어 왔다. 이 여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흩어진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부산을 만들다

 

김민혜의 <다락방의 상자>는 우연히 발견된 상자로 하여금 하야리아 부대가 주둔했던 부산의 모습을 그려낸다. 진교는 시민공원 인근 주택으로 이사해 집수리를 하던 중 다락방에서 정체 모를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 속에는 90년대에 한국 여성과 미군이 주고받은 러브레터, 사진 등이 들어 있었고, 그는 소중한 물건을 되찾아 주고 싶다는 생각과 상자에 얽힌 사연에 대해 알고 싶은 열망에 사로잡힌다. 진교는 상자를 둘러싼 역사를 추적하며 시민공원을 배회한다.

 

박영애의 <콘도르 우리 곁에서>는 부산진성이 있었던 증산공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LA에 살던 나는 고국에 들러 예전에 살던 동네에 있는 증산공원으로 간다. 부산진성이 있었던 그곳은 임진왜란 후 공동묘지로 변했고, 동물원 공사가 시작되자 무덤들이 이장되었다. 완성 단계에 있었으나 개원하지 못한 동물원 우리에는 집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 살았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에서 나는 오래도록 힘들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지금 희미하게나마 그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다.

 

조미형의 <귀부인은 옥수수밭에> 주인공 모자이크 아티스트 나백은 부산 임랑 바닷가의 엔진 없는 낚싯배 귀부인에서 홀로 생활한다. 말미잘 매운탕 가게를 하는 우봉과 서핑 샵을 하는 도욱은 예술을 하는 나백에게 SNS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나백에게 말미잘 매운탕을 먹을 것을 강요하고, 그들의 요구는 날이 갈수록 더해간다. 광란의 밤이 흐르고 아침이 밝아오자, 나백은 자신만의 기이하고 파괴적인 작품 창작을 시작한다.

 

오영이의 <아무도 모른다>는 폭력 중독을 이야기하며, 양모의 폭력에 희생된 다섯 살 여자아이의 죽음을 다룬다. 해운대 바다를 안마당으로 거느린 초고층 아파트 안에서였다. 태어나 한 번도 친구를 만들어보지 못한 양모는 폭염이 심한 날 아이를 차에 방치하고 벽에 머리를 박는다. 병아리처럼 유약한 아이는 이유도 모른 채 피투성이가 되어 숨을 거두고 만다. 폭력이란, 이유 따위 없이도 시작될 수 있고 그렇게 중독되기도 한다. 아무도 모르게.

 

장미영의 <끝나지 않은 약속>은 오래전 죽은 엄마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다룬다. 아내인 수진이 뇌종양으로 죽은 뒤 나는 이끌리듯 돌산마을로 오게 된다. 돌산마을은 수진과 내가 함께 자란 곳이다. 어느 날 딸 채영이 배가 불룩한 아줌마가 집 앞에 서 있다 갔다는 말을 한다. 그날 저녁 채영이는 아줌마와 대화를 나누었다고 말하며 아줌마랑 돌산마을에도 간다거나 말없이 사라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한다. 나는 수진의 집, 벽화 앞에서 실체 없는 아줌마와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채영을 발견하고, 채영이의 생일날 수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한다.

 

안지숙의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는 용서와 화해에 대한 이야기다. 중년에 이른 나는 이혼 위기에 맞닥뜨리고, 노모가 고관절 부상을 당하자 간병을 핑계로 부산 집으로 내려온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오로지 걷는 것으로 삶을 버텨온 나는 매일 온천천변을 걷는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동해선 둘레길을 걷게 된다. 동해선 둘레길은 철도원이었던 아버지와 인연이 깊은 장소다. 둘레길에 들어선 나는 고슴도치 가죽을 덮어쓴 도깨비를 만나게 된다.

 

부산을 머금고 새롭게 나아가는 문학적 공간

 

잠깐 머무는 곳으로의 부산과 살아가는 삶의 터전으로서의 부산은 다른 의미를 지닌다. 거주지라는 것은 그곳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지역의 분위기를 머금게 된다. 그 지역의 과거를 알든 알지 못하든 우리는 지역의 역사를 발 디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지역의 역사를 새로이 만들어 나간다. 여기 세상으로 뻗어나가는 부산에 관한 여섯 개의 소설이 있다. 부산의 과거를, 또는 현재를 그리며 로컬로서의 부산을 표현한 이 소설들이 부산의 분위기와 역사를 머금고 부산이라는 문학적 공간의 새로운 장을 만들어나갈 수 있길 바란다.

 

 

💙 첫 문장

진교는 집 마당의 화단 턱에 걸터앉았다.

 

💙 책 속으로

p.9 다락방 도배하는데 이게 나왔어예. 버릴까예그는 의아스런 눈빛으로 상자를 받아 들었다. 상자는 먼지로 뒤덮여 있었다. 박 소장이 목장갑 낀 손으로 먼지를 털어내자 회색 먼지들이 소르르 일어나 햇살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밝은 햇살에 섞인 먼지 입자들이 기묘한 색으로 반짝이며 조금씩 퍼지며 날아갔다. 상자 위에는 ‘Made in U.S.A.’ 라는 글자가 찍혀 있었고 잠금 고리를 열어 보니 사진, 편지, 손목시계, 향수, 카세트테이프, 전자기기 등 잡다한것들이 들어 있었다.

p.50 나는 밤마다 꿈속에서 움찔대는 검붉은 입술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그러나 공동묘지 아랫동네에 살면서 겪은 일이나 부산진성 부근의 유령에 대해서는 자신에게조차 섣불리 발설하고 싶지 않았다. 표현하기 힘든 내밀한 감정을 말로 내뱉으면 내가 뜻한 것과 다른, 유치한 무엇으로 변해버릴 것 같았다. 그럴 때면 내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의 경계에 고립된 채 홀로 서 있는 것 같았다.

p.91 ‘귀부인이 정박해 있는 옥수수 밭 땅주인이 도욱이다. 밭에 쑥쑥 자라고 있는 옥수수는 말미잘 매운탕 가게를 하는 전우봉 소유다. 가게 앞에 가마솥을 걸어 놓고 옥수수를 삶아 팔고 있다. 무슨 일인지 우봉이 이른 아침부터 밥 먹자고 가게로 불렀다. 나백은 찜찜했지만, 마땅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우봉이 하는 매운탕 가게에서 바닷가 쪽으로 쳐다보면 귀부인이 한눈에 보인다. 낡은 배에서 하루 종일 배 안팎을 돌면서 뜯었다 부쉈다가 접착제를 바르고 조각을 붙이는 작업만 하는 나백의 일상을 주변 사람들은 다 안다.

p.136 그러다 어느 날인가부터 나를 올려다보는 아이의 그 말간 눈이 싫어 배를 걷어차거나 머리를 벽에 처박았다. 커갈수록 제 엄마를 닮아가는 그 눈이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기라도 한 것 같아 화를 주체할 수 없어지면 나도 나를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럴 땐 눈앞이 하얗게 표백되면서 뇌 속에 주파수 높은 소음이 가득 찼다.

p.174 책꽂이에서 미니 앨범을 꺼냈다. 채영이 아기 때 사진을 몇 장 넘기니 나와 수진이 얼굴을 맞댄 채 찍은 사진 한 장이 보였다. 달랑 한 장 남은 사진이 기억의 조각들을 수집한다. 배가 둥근 달처럼 불룩한 것만 빼면 긴 머리에 안경, 큰 키, 보조개, 수진의 모습이 그림 속 여자의 모습과도 비슷했다. 채영이 그림을 보고 난 뒤의 후유증일까, 제대로 설명되는 게 없었다. 지금 상태로 봐서는 내가 병원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았다.

p.216 기억이 났다. 세상의 끝을 지나 걸어가던 그곳. 주변이 마을이었는지 논밭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옆으로 하천이 흐르던 길에서 아버지를 만난 일이 또렷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나를 덥석 안았다. 아부지. 울음을 터뜨린 건 내가 아니었다. 젖은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은 아버지가 허엉 울음을 터뜨렸다. 아버지가 우는 바람에 놀라서 나도 따라 울었다. 아버지가 축축한 손수건을 꺼내 내 얼굴을 닦고 코를 풀어주었다. 그날 아버지 손을 잡고 비를 맞으며 걸어간 곳이 거제리 시장통이었다. 시장통에서 아버지와 나는 국밥을 먹었다. 국밥 냄새에 체리 세이지의 초콜릿 향이 섞여들었다.

 

💙 작가 소개

 

김민혜

2015월간문학』 『동리목월문예지로 등단. 금샘문학상 수상, 소설집 명랑한 외출, 장편소설 너의 우산2021년 청소년 북토큰도서 선정

박영해

199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당선. 2008년 부산소설문학상, 2009년 들소리문학상 수상. 소설집 네 사람이 누운 침대, 우리가 그리는 벽화, 종이꽃 한 송이

조미형

2006국제신문신춘문예로 등단. 소설집 씽푸춘, 새벽4, 장편동화 해오리 바다의 비밀. 2019년 현진건문학상 추천작 각설탕선정. 2021해오리 바다의 비밀중국 청광출판사 판권 계약

오영이

2009문예운동, 2012한국소설, 2015동리목월신인문학상 수상. 2019년 성호문학상(본상) 수상. 소설집 별들은 이제 섬으로 간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현재 경성대학교, 동명대학교, 해양대학교 외래 교수.

장미영

2012년 천강문학상 우수상, 201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

안지숙

2005년 신라문학상 수상,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 데린쿠유. 2019년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 차례

더보기

 

다락방의 상자 - 김민혜

콘도르 우리 곁에서 - 박영해

귀부인은 옥수수 밭에 - 조미형

아무도 모른다 - 오영이

끝나지 않은 약속 - 장미영

거제리역에서 도깨비를 만나 - 안지숙

 

후기: 비대면 시대의 호출

 

 

 

모자이크, 부산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 232쪽 | 135*200 | 978-89-6545-756-5 03810 | 15,000원 | 20211021

국내도서 > 소설//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테마소설집.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되어 왔다. 이 여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모자이크, 부산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

www.aladin.co.kr

 

Posted by 제나wp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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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오늘 이렇게 제가 나타난 이유는 PPL 이 아니구요!

여러분 혹시 노트 좋아하세요? (뜬금포)

저는 문구류, 그중에서도 노트 모으는 걸 정말정말 좋아하는데요! (뜻밖의 덕밍아웃) 그렇다고 아무 노트나 막 사들이지는 않는답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저만의 기준이 있지요! 

제가 노트를 사는 기준은 ‘표지’인데요, 저는 표지를 마주했을 때 순간적으로 오는 느낌에 따라 그 노트를 살지 말지 결정한답니다. 표지의 질감이 재생지라든가, 표지의 캐릭터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든가 하면 (쓸지 안 쓸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사고 보게 된다는!! 저의 노트 철학이었습니다. ㅎㅅㅎ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하잖아요!!! (나름의 항변)

 

 

사실 노트 뿐만이 아니죠. 뭐든 겉포장이 그럴싸해 보이면 한 번이라도 눈길이 가기 마련입니다. 책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오늘은 순전히! 오로지! 순도 100%!!! 저의 주관대로 표지가 예쁜 책을 찾아왔답니다. 그 이름하여 ‘다이어리 표지 같은 책 BEST 7 모음전’이죠! 꺄라라락!ㅅ!

(이 글은 2.5주차 인턴 우파jw의 주관과 의식의 흐름이 200% 반영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책을 찾자 책을 찾자~ 보물찾기 시작!)

 

 

 

 

첫 번째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폭식 광대』입니다! 표지의 색감도 그렇고 너무 예쁘지 않나요? 거기다가 실제 크기는 손바닥만한 앙증맞은 사이즈! 심지어 나온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신간이기까지 하다니! (속닥속닥) 처음 이 책이 사무실에 왔을 때 저는 처음에 예쁘게 디자인된 다이어리가 온 줄 알았답니다. (그만큼 소장욕구가 뿜뿜!) 산지니 식구들도 모두 표지를 보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

 

 

 

 

『폭식 광대』▶ 제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권리의 첫 소설집 『폭식 광대』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집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집필한 작품들을 모은 것으로, 환상적 기법을 통해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한국사회의 현실을 심각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 블랙코미디로 녹여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폭식 광대 책 소개

 

폭식 광대 기사

 

 

폭식 광대 - 10점
권리 지음/산지니

 

 

 

 

 

 

 

 

 

 

두 번째는 『그 사람의 풍경』입니다! 표지에 써있듯이 ‘화가’ 선생님의 산문집입니다! 그리고 표지의 그림은 이 책을 위해서 선생님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이라고 하네요! 책에도 선생님의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리신 그림까지 수록되어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웬만한 다이어리 저리가라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답니다! 거기다가 놀라지 마시라,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에 부산의 자랑 김춘자 선생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아주 고급스런 호텔에서, 그것도 무료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저자와의 만남 이벤트'를 클릭해보세요!!

 

 

저자와의 만남 이벤트

 

 

『그 사람의 풍경』▶ 47편의 산문을 통해 작품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일상과 사색을 담고 있다. 생명의 숭고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일상의 찰나에서 움트는 삶의 의미를 포착하여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생각들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진실한 아름다움에 대한 어느 화가의 동경과 고뇌를 만날 수 있는 산문집 『그 사람의 풍경』, 화가 김춘자가 전하는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삶의 의미를 만나보자.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그 사람의 풍경 책 소개

 

그 사람의 풍경 기사

 

 

그 사람의 풍경 - 10점
김춘자 지음/산지니

 

 

 

 

 

세 번째는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저는 어릴 때 이정도도 못 그렸던거 같은데... (급우울) 아, 이 책은 주의사항이 하나 있답니다. 바로 배고플 때 보면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은... 그것은... 바로 부산의 음식과 맛집을 모은 책이기 때문이죠! 맛집이라는 말에 침이 고이네요. (방금 밥 먹고 온 1인) 귀여운 표지에, 알찬 정보까지! ‘맛집을 기록한 다이어리’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팁 아닌 팁 하나! ‘두 번째 이야기’라는 것은 첫 번째 이야기도 있다는 뜻이겠죠?ㅅ?)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약 350만 명, 한 해 관광객 약 200만 명. 부산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즐기는 도시로, 특히 바다, 산, 강 등 다양한 자연 환경에서 비롯한 신선한 재료, 지역성이 살아 있는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부산의 맛과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부산의 음식과 맛집을 모았다. 넘쳐나는 맛집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맛 전문 기자 2인이 직접 발품을 팔고, 맛본 음식 중 최고만을 골라 그 위에 스토리를 입혔다. 또한 칼럼 ‘음식만사’를 삽입해 맛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음식문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아냈다. 부산의 맛과 이야기를 전하는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 이 책은 진정한 맛의 가치를 전하는 맛집 큐레이터(Curator)가 될 것이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북콘서트'를 클릭해주세요!)

 

 

부산을 맛보다 책 소개

 

부산을 맛보다 기사

 

부산을 맛보다 북콘서트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 10점
박종호.박나리 지음/산지니

 

 

 

 

 

네 번째는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거리 민주주의』입니다! 책 표지부터 아주 강렬하죠? 이 표지는 실제 시위의 한 장면을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마치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듯 선명한 색감이 ‘이게 사진이라고?’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지만, 네, 실제 사진이라고 해요. 제 다이어리는 아주 아주 심플한 검은색인데... 제 다이어리도 이렇게 화장 시켜줘야 할까 봐요. (다이어리야 미안해)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 가까운 중국에서부터 미국, 유럽, 중동까지 세계 전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시위 현장 모습을 일곱 가지 주제로 묶어 소개한다. 특히 각 시위 현장의 모습을 담은 79개의 사진은 독자들이 짤막한 글만으로는 그려보기 힘든 사람들의 ‘변화를 위한 창의적인 행동’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거리민주주의 책 소개

 

거리민주주의 기사

 

 

거리 민주주의 - 10점
스티브 크로셔 지음, 문혜림 옮김/산지니

 

 

 

 

 

다섯 번째 책은 『내 안의 강물』입니다! 앞의『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이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이었다면, 『내 안의 강물』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감을 자랑하고 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스텔톤 같이 부드러운 색감을 더 선호한답니다! 안 물어봤다구요? 죄송해여 ㅠㅅㅠ) 이 색은 ‘2016년 올해의 컬러’인 '로즈쿼츠&세레니티'와 매우 유사하네요! 이 책이 발간된 년도가 2015년인데, 트렌드를 앞서가는군요! 대단해요, 짝짝짝!

 

 

 

 

『내 안의 강물』▶ 1986년 「동서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김일지의 소설집. <타란툴라> 이후 8년 만에 출간된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정서적 결핍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을 보다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가족의 유대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근원적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그린 김일지의 <내 안의 강물>. 각기 다른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불안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상처 입은 과거와 조우하게 하면서, 불안한 현재를 넘어 우리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어떻게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작가와의 만남'을 클릭해주세요!)

 

 

내 안의 강물 책 소개

 

내 안의 강물 기사

 

내 안의 강물 작가와의 만남

 

 

내 안의 강물 - 10점
김일지 지음/산지니

 

 

 

 

 

여섯 번째는 귀여운 병아리를 연상시키는 노란 바탕의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입니다! 노란 바탕하며 글씨체 또한 아기자기하니 귀엽지 않나요? 저도 이런 글씨체 가지고 싶어요 ㅠㅅㅠ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사람과 사회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가 오영이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은 첫 소설집 출간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현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로 풀어내며 밝음 속 아이러니한 어둠을 그려낸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저자인터뷰'를 클릭해주세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책 소개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기사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저자인터뷰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마지막은 『폭식 광대』보다 더 최근에 발간된 신간! 『해운대 바다상점』입니다! 처음에 저는 표지보고 머핀을 쭉 나열해놓은 줄 알았답니다. (머핀 얘기하니까 머핀 먹고 싶어졌네요. 퇴근하고 집 가는 길에 사가야겠어요.)

 

 

 

 

『해운대 바다상점』▶ 해운대 바다 쓰레기, 다시 태어나다.

‘바다쓰레기, 폐파라솔의 새로운 탄생에 얽힌 이야기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해운대. 그곳에 자리잡은 바다상점은 바다쓰레기를 재활용해 예술작품화한 상품(업사이클링)으로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 『해운대 바다상점』은 ‘생태의 가치가 메아리치듯 방방곳곳에 울려 퍼지길 희망한다.’ 는 에코에코(Eco Echo)협동조합의 이모저모와 ‘바다상점’이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한다.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산지니 만화'를 클릭해주세요!)

 

 

산지니 만화

 

 

해운대 바다상점 - 10점
화덕헌 지음/해피북미디어

 

 

『해운대 바다상점』은 정말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이라서 아직 그 정체가 수수께끼! 저희도 책 소개를 언제 올려드릴지 몰라요~ 그 조개껍질 같은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저희 산지니 출판사 블로그를 매일 매일 확인해보세요! 어느 순간 책 소개가 뙇!! (그리고 ‘해운대 바다상점’과 관련된 행사가 8월 말쯤에 있다고 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채널~ 아니, 블로그~ 고정!

 

해운대 바다상점 책 소개

 

해운대 바다상점 행사 안내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예쁜 표지만큼이나 그 내용도 기대가 되지 않나요?ㅅ? 궁금함을 못 참는 저 우파jw는 지금 당장 이 책들을 봐야겠어요!!! 후하후하

이상 우파jw의 주관이 듬뿍듬뿍 담긴 의식의 흐름에 따른 글이었습니답~!ㅅ! 감사합니당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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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산그늘12 2017.08.17 17: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을 고르는 다양한 시각이 있는데 표지도 중요하게 작용하지요?
    예쁘거나 멋있는 책들오 참 많지요?
    출판문화의 꽃은 읽는 게 아니라 사는 거라고 이야기한 유시민씨의 말에 공감하시는 분들 책 사세요~.무슨 책이든 자기가 마음에 들어하는 책을 사면 참 뿌듯하지요.읽고 나면 더 그렇고.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편집자 기획노트]

 

우리 시대의 민낯을 마주하다
오영이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산지니 정선재 편집자

 

영화나 드라마는 편집이라는 과정이 있다. 극 중 주인공이 고난과 역경을 마주한 시간들은 편집을 통해 ‘몇 년 뒤’라는 자막과 함께 빠르게 흘러가버리고, 이내 성공과 기쁨의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우리네 삶에도 이러한 편집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의 삶은 두 시간짜리 영화가 될 수 없다. 기쁨의 시간을 걸어가는 만큼 슬픔의 시간도 오롯이 우리가 걸어가야 할 몫이다.

 

오영이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의 소설들은 영화로 치자면 편집되거나 빠르게 지나갈 법한 고단한 삶의 이야기들로 이뤄졌다. 마치 ‘이게 진짜 우리 시대의 민낯이야’라고 이야기하듯 말이다. 이번 소설집은 총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청소년, 청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현실을 보여주며 우리 사회의 문제점들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독일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오게 된 고급 프라이팬이 그것을 구입한(혹은 주운) 사람들의 기구한 사연을 목격하게 되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돼 한국 사회의 그늘을 응시한다. 「황혼의 엘레지」는 공원의 노인들에게 박카스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안동댁의 이야기로, 한때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노인의 삶과 복지의 취약성을 고발하는 가운데 노인의 성(性)이라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단편「마왕」과 중편 「핑크로드」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상처가 한 인간의 삶을 서서히 얼룩지게 만들거나, 오랫동안 이어져온 사랑이 윤리적 금기를 넘어서 헤아릴 수 없는 심연 속에 놓이게 한다.

 

빛이 사그라지지 않는 도심의 밤, 그 화려한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둡고 우울한 이 이야기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위로와 따뜻함을 얻는 건 왜일까? 나는 그것을 작가 오영이만의 독특한 관찰력과 문체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원고를 봤을 때도 이 점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우리 사회의 음지를 바라보는 따뜻한 관찰력과 이를 풀어내는 재기발랄한 문체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도 쉬이 읽히도록 하며 무겁지만 가벼운, 혹은 가볍지만 무거운 오늘날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결국 인생이란 주방의 사소한 요리 하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_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중에서 (p.12)

 

오늘도 손에 쥔 핸드폰 속으로 세상의 온갖 이야기들이 쏟아진다. 엄지손가락으로 스크롤을 몇 번 내리다 핸드폰의 전원을 껐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보니, 폐지를 가득 실은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 꺄르르 웃으며 쉼 없이 재잘거리는 여학생들, 부채로 휘휘 파리를 쫒는 과일가게 아저씨가 보인다. 크고 화려한 세상의 이야기 속에서 작고 소박한 사람들의 일상을 바라보는 것, 어쩌면 이것이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전하는 사소하지만 진짜 삶의 이야기가 아닐까?

 

 

 

『출판저널』 2016년 9월호

「<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기획노트」에 게재되었습니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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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9.09 09: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만든다고 수고했어요 짝짝^^!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9.12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수고 많으셨어요~ ^^

 

프라이팬에 닿은 한국사회의 냉혹한 현실

오영이 두 번째 소설집 발간…'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낙관보단 불편한 진실 그려

오영이(사진) 소설가가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산지니)을 펴냈다. 이 소설책에는 표제작인 단편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을 비롯해 '황혼의 엘레지' '마왕', 중편 '핑크로드'가 실렸다. 오영이의 소설에는 사정없이 몰아붙이는 힘 같은 게 내장돼 있다. 이는 소설가에게 성능 좋은 무기다.

 

그런데 이번 소설집에 한정해서 그의 작품세계를 보면 가난한 채로 늙어가는 인생, 연인의 순애보 같은 사랑, 가난한 이에게 허용될 법한 희망 등에 관해 오영이 소설가는 낭만적인 낙관주의를 허락하지 않는다. 냉혹한 현실을 냉혹하게 그린다. 쉽게 손에 들어오는 희망이란 없다.

당신이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을 펼쳤다면, 경우의 수는 두 가지일 것이다. 푹 빠져서 끝까지 읽거나, 불편해하거나. 매력과 불편함이 교차하는 이 소설집에서 표제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매력 요소가 확실히 더 크다. 다 읽고 나서, 이 소설이 더 이어지지 않고 이렇게 짧게 끝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이 작품은 사물이 주인공이다. 독일 베른데스사(社)에서 태어난, 벌집 모양으로 다이아몬드 코팅 처리가 된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바로 그 사물이다.

독일은 한때 한국 광부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해가며 탄을 캤던 나라다. 거기서 태어난 프라이팬은 한국으로 수출된다.

   
프라이팬은 수험생이 사는 중산층 가정으로 팔려갔다가, 부잣집 딸과 사귀는 가난한 청년의 손에 들어가고, 이어 폐지를 수집하며 연명하는 극빈층 할머니의 품에 안긴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목격한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수십 년 전 독일 광산에서 한국 광부들이 그토록 애타게 캐내려 했던 행복은 어디에도 없다. 오영이 소설가는 그 모습을 흡인력 강한 문체로 풀어낸다.

'마왕'도 강렬한 단편이다. 쇼핑을 하면 잠깐이나마 기분이 고양되고, 삶의 주인이 된 듯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게 나쁜 쪽으로 굳어버린 게 쇼핑중독이다. 심각한 쇼핑중독은 당사자에게도 치명적이지만, 관계를 파괴하고 타인의 삶도 망치기 십상이란 점에서 개인 문제가 아니다. 유년 시절 정신적 상처와 사회에서 체험한 압박감이 겹쳐 쇼핑중독에 빠져든 젊은 여성 앞에 조건 없는 고귀한 사랑을 바치는 남성이 나타난다. 그 고결한 사랑은 여성을 구원할 수 있을까. 쇼핑중독을 소재로 우리의 우울한 자화상을 그려낸, 인상 깊은 단편이다.

'황혼의 엘레지'는 생존을 위해 추해지는 노년을 그리고, 중편 '핑크로드'에서는 급기야 사회적 금기인 근친의 애정행각과 파멸을 다룬다. 조봉권 기자

 

 

2016-08-21 | 조봉권 기자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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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이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사람과 사회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가 오영이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은 첫 소설집 출간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현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로 풀어내며 밝음 속 아이러니한 어둠을 그려낸다.

  문학평론가 정훈은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에 대해 “우리 시대의 민낯을 소설로 형상화한”다고 전하며, 작품 속 인물들에 관해 “외면상 선진국의 문턱에 다다르고 각자 개성을 뽐내며 서로에게 ‘사랑’과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다가가지만, 실상은 의지와는 무관하게 서로에게 상처와 절망을 안긴 채 겨우 숨을 쉬며 살아가는 목숨붙이들”이라고 말한다. 표제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에서 독일에서 한국으로 온 프라이팬이 만난 세 명의 사람들이 모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재기발랄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소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를 되짚으며 공터에 누워 있자니 끔찍한 장면이 자꾸만 떠올라 나는 괜히 몸이 떨린다. 그런데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난 걸까, 아니면 충격을 덜기 위해 이런저런 기억들을 조합한 내 착각일까? 나는 순간 움찔한다. 프라이팬에게 기억이라니. 하지만 내겐 기억이 있다. 매순간을 고스란히 다 떠올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분명 기억이 있고, 내가 기억하는 사건들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

 

_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중에서 (p.10)

 

 작가 오영이는 이번 소설집에서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현실을 보여주는 데 몰두한다. 사회와 인간이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양상과 개개인의 내면적 심리들을 기어이 소설 속 현재로 끌어와 우리를 집중시킨다. 소설집 네 편의 작품들은 꼬여버린 세계에 놓인 다양한 세대와 계층의 인물들을 통해 한국 사회가 야기하는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비춘다. 독일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오게 된 고급 프라이팬이 그것을 구입한(혹은 주운) 사람들의 기구한 사연을 목격하게 되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돼 한국 사회의 그늘을 응시한다. 「황혼의 엘레지」는 공원의 노인들에게 박카스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안동댁의 이야기로, 한때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노인의 삶과 복지의 취약성을 고발하는 가운데 노인의 성(性)이라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단편「마왕」과 중편 「핑크로드」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하는데,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상처가 한 인간의 삶을 서서히 얼룩지게 만들거나, 오랫동안 이어져온 사랑이 윤리적 금기를 넘어서 헤아릴 수 없는 심연 속에 놓이게 한다.

 이번 소설집에서 눈여겨볼 것은 오영이만의 독특한 관찰력과 문체다. 우리 사회의 음지를 바라보는 따뜻한 관찰력과 이를 풀어내는 재기발랄한 문체는 다소 무거운 주제들도 쉬이 읽히도록 한다. 무겁지만 가벼운, 혹은 가볍지만 무거운 오늘날 우리 시대의 이야기들이 오영이의 소설들에 녹아 있다.

 

 

"이제 또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디스토피아를 살아가는 우리를 감싸는 따뜻한 시선

 

이럴 때 안동댁은 기어이 알콜병동에서 사망소식을 전해 온 아들이 그저 원망스럽다. 어미는 제가 질러 놓고 간 새끼 키워 볼 거라고 육십이 넘은 나이에 박카스를 들고 뭇 사내들의 손을 타고 있건만, 젊은 것들은 새끼 버리고 나가 알콜 중독에 행방불명이라니.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안동댁은 얼른 집을 나설 채비를 한다. 이럴 때마다 주문처럼 입으로 뇌는 말이 있다. 어쨌든 산 사람은 살아야지.

_ 「황혼의 엘레지」 중에서 (P.58)

 

  「황혼의 엘레지」의 안동댁은 결코 긍정할 수 없는 방법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이다. 공원 노인들의 추태를 받아주며 박카스를 파는 안동댁을 향해 동네 주민들은 “나이가 들면 나잇값을 해야지” 혹은 “동네 창피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인다. 표면적으로는 부정한 행동임이 틀림없지만 작가는 안동댁의 그럴 수밖에 없는 속사정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젊어서 청상과부가 됐고, 아들은 알콜 중독으로 죽었으며, 며느리가 집을 나간 뒤 손자만 데리고 살아가는 노인. 안동댁의 구구절절한 사연은 그녀가 왜 공원에서 박카스를 팔아야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나잇값을 못하며 창피한 안동댁의 행동에 대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그녀 개인의 고달픈 삶과 오늘날 우리 시대 노인 문제에 대한 생각의 스펙트럼을 넓히게 한다.

  「황혼의 엘레지」에서 보이는 사람과 이야기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표제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에서도 드러난다. 이 소설은 프라이팬을 주인공으로 하여 세 가지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입시전쟁 속의 아들과 엄마, 팍팍한 현실에 사랑을 잃은 청년,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년 등 각 세대가 겪어내고 있는 현실의 그늘을 짚어낸다. 특히 프라이팬의 마지막 기억인 폐지 줍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화려한 도시 한편의 어둠을 지고 살아가는 이 시대 노년들의 삶을 담담하게 그리며 작가 특유의 따뜻한 시선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마법의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다"

결핍과 욕망으로 얼룩진 개인의 일상

 

「마왕」은 외로움과 상처가 그릇된 욕망이 되어 개인의 삶에 번지는 서글픈 작품이다. 어릴 적 “저녁마다 루주를 바르고 집을 나서는 엄마”에게서 버림받은 주인공은 자신의 결핍을 쇼핑으로 채우기 시작한다. 백화점의 고급스런 조명을 받으며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신상들을 입으면 마치 자신이 ‘여왕’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녀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이 그로 하여금 백화점에 진열된 옷들에 대한 집착으로 외면화된 것이다. 쇼핑 중독에 빠진 여자, 사회적 문제로 치부되는 이와 같은 소재를 작가는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가 파헤친다. 소설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우울한 성장사, 쇼핑중독, 사채 등 소설을 이루는 요소들이 촘촘히 연결되어 거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단자화된 현대인들의 자화상을 그려낸다.

 

“한순간 사랑에 눈이 멀 수도 있지. 달콤하니까. 하지만 달콤함이 필요하면 보리차에다 설탕을 타서 마시면 돼. 뇌수가 눅진해지도록 듬뿍 말이야. 사랑이 달콤한 건 달콤함을 즐길 준비가 된 인간들에게나 그런 거야. 도대체 우리가 사랑한다 해서 달라지는 게 뭔데”

_ 「핑크로드」 중에서 (P.194)

 

  「핑크로드」에서는 나와 외사촌 지간인 여자 사이에서 벌어져서는 안 되는 격정적 사랑을 보여준다. 사촌 누나를 향한 성스러운 사랑을 간직한 나와 사랑을 오래 전에 유행이 지난 “웃기지도 않은 농담”이라 말하는 여자의 위험한 관계는 어쩌면 처음부터 파국으로 향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작가는 오랫동안 사랑을 간직한 주인공의 시선으로 사랑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이 시대에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반문한다. 사랑이 사회적, 윤리적 금기와 부딪쳐 욕망으로 변질된 것인지, 애초부터 사랑의 감정 속에 꿈틀대던 욕망이 폭발한 것인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사회를 이루는 거대한 울타리 속에 들어가지 못하는 애처로운 감정이 소설 속에 퍼져 읽는 이에게 전달된다.

 

 

▶ 지은이 : 오영이

 

 

  부경대학교 대학원 석·박사 과정(국어국문학과)을 마치고 현재 동서대학교와 경성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문예운동』 소설 신인상과, 『한국소설』 신인상, 그리고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소설집으로 『별들은 이제 섬으로 간다』(2011)가 있다.

 

▶ 차례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황혼의 엘레지

마왕

핑크로드

 

해설 | 비창(悲愴), 스러지는 사랑과 윤리의 사회학 - 정훈(문학평론가)

작가의 말


 


 

 

 

 

 

 

오영이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오영이 지음 | 국판 | 153,000원

978-89-6545-363-5 03810  | 2016년 7월 15

 

사람과 사회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가 오영이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은 첫 소설집 출간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현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로 풀어내며 밝음 속 아이러니한 어둠을 그려낸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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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온수 2016.07.22 09: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재밌어서 지하철에서 금방 읽었어요. 독일산 삼중 바닥 프라이팬이 제일 신선했어요

  2. 온수 2016.07.25 09: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네 왕복하니까 다 읽었어요ㅎㅎ 지하철에서 읽기 좋은 장르는 소설인 것 같아요!

  3.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7.25 16: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독일산 삼중 바닥 프라이팬이 제일 재밌었어요. ㅎㅎ
    아무래도 소설집이라서 한 편씩 끊어 읽으면, 금방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4. BlogIcon 권민희 2016.08.26 1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 좋은글 읽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일산 프라이팬이 바라보는 우리 시대의 민낯

오영이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출간



(서울=포커스뉴스) 사람과 사회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가 오영이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은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오영이 작가는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로 풀어내며 밝음 속 아이러니한 어둠을 그려낸다. 

독일에서 만들어져 한국으로 오게 된 고급 프라이팬이 그것을 구입한 사람들의 기구한 사연을 목격하게 되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먼저 '황혼의 엘레지'는 공원의 노인들에게 박카스를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안동댁의 이야기다. 한때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해 노인의 삶과 복지의 취약성을 고발함과 동시에 노인의 성(性)이라는 또 다른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단편 '마왕'과 중편 '핑크로드'는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어린 시절의 외로움과 상처가 한 인간의 삶을 서서히 얼룩지게 만들거나 오랫동안 이어져온 사랑이 윤리적 금기를 넘어서 헤아릴 수 없는 심연 속에 놓이게 한다. 

오영이 작가는 '문예운동' 소설 신인상과 '한국소설' 신인상, 그리고 '동리목월'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소설집으로 '별들은 이제 섬으로 간다'(2011)가 있다. 산지니. 1만3000원.

포커스 뉴스 ㅣ 조승예 기자 sysy@focus.kr ㅣ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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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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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판다입니다.

 

 저번 주,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데 바로 이 책이 출판사에 도착했었어요. 시선 집중시키는 표지의 색에 이끌려 자연스레 손을 뻗어 책을 집었던 것 같아요. 새 책만이 풍기는 향에 취해 따끈따끈한 이 책의 분위기에 흠뻑 도취되어 하루 만에 책을 읽어나갔습니다. 하지만 읽고 난 후에는 가슴 한 켠이 먹먹해지더군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책 표지

 

 오영이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네 가지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그것들은 현실이라는 단어에 서로 엉키고 묶여있다. 어쩔 수 없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 그 끝은 무엇일까요.

 허구의 공간에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이 책은 읽은 독자들에게 가슴 한 켠의 먹먹함을 선물로 건네는 듯 보인다. 빠르고 쉽게 읽혀 가볍다고 착각할 수 있으나, 이 책은 그 어떤 책보다 무겁고 아픕니다.

 

 

 

 

 안동댁은 이야기를 듣는 내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평생 수절하고 지낸 년이나 평생 가랑이를 벌리고 산 년이나 늘그막에 이게 무슨 꼴인지. 저년 말대로 늙지도 젊지도 않은 이 나이에 도대체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지, 가슴이 먹먹해 견딜 수가 없었다.     - 본문 中 81p

 

『황혼의 엘레지』는 안성댁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세상을 떠난 아들과, 행방불명된 며느리 그리고 하나밖에 없는 손자 태주를 키우기 위해 안성댁은 오늘도 공원에 나가 노인들에게 박카스를 팔며 생계를 유지합니다. 박카스를 파는 것이지만 사실상 자신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갑자기 나타난 한 여자에 의해 안성댁은 불안감을 느끼고, 결국 여자와 갈등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안성댁은 여자와 동질감을 느끼고, 여자와의 대화로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한 때 '박카스 아줌마'가 이슈되면서 노인의 복지문제에 대해 목소리가 커졌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황혼의 엘레지』에서도 박카스를 파는 안성댁을 캐릭터로 설정해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박카스에서 가지쳐서 나온 노인의 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을 보면서 여섯 살의 나는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도록 치맛자락을 그러쥐고서라도 절대 울지 않는 것이 외로움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외로움을 안다는 것이 체념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 본문 中 101p

 

『마왕』은 쇼핑중독에 걸린 여성의 시점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누군가의 빈자리에 쓸쓸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여자는 또다시 백화점으로 향합니다. 밤마다 밖으로 향하는 어머니를 기다렸고, 결국 어머니에게 버림받은 여자는 그것이 트라우마로 남아 마네킹에 입혀져 있는 치마들을 구매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백화점 내에 있는 네일샵에 직원인 여자는 결국 사채까지 빌려 자신의 빈자리를 채워 넣습니다.

 카드를 만들면서 자신의 삶이 이렇게 되었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사실 여자의 삶은 누군가의 빈자리에서부터 시작되어 충동구매와 빚이라는 자본주의인 현 상황의 결론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을 삽입하여 악마의 속삭임을 여자의 삶에 그리고 있는 점이었습니다. 여자 속에 내포되어 있는 이상심리들이 작용하여 그녀 스스로 삶에 혼란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자는 그녀가 만들어낸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오지 못합니다.

 

 

 그때 그녀는 세상의 무엇이 그토록 추웠던 걸까. 파래진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난 왜 이렇게 늘 춥지, 라고 하면서 안겨 울 때 그녀의 세상이 왜 추운지를 나는 왜 물어보지 않았던 걸까.    - 본문 中 179p 

 

 『핑크로드』는 사촌 누나를 마음에 품게 된 남자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각자의 삶을 살던 남자와 여자는 시간이 흘러 다시 재회합니다. 하지만 그것의 결과는 환영받지 못한 사랑이었습니다.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면서 그들은 파국에 치닫습니다. 이미 예상한 결과이지만, 그 끝은 그들에게 상처만을 남길 뿐이었습니다.

 만남 속에는 언제나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지만, 그들에게는 본능이 먼저인 듯 보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사촌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으나, 남자의 초점에 집중해서 읽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초반부는 여자를 향한 남자의 육체적인 사랑이 우선시 되어 나타납니다. 하지만 후반부로 향하면서 사라진 여자를 찾기 위한 남자의 심리가 드러나는데, 이때 여자의 아픔이나 외로움을 남자는 생각하고 뒤늦은 것에 대해 후회합니다. 여자를 멈추게 하지 못한 자책과 이미 늦어버려 되돌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드러납니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은 뒤스부르크에서 만들어진 프라이팬이 한국으로 넘어와 자신을 구입하거나 주운 사람들의 모습들(입시전쟁 속의 엄마와 아들, 팍팍한 현실에 사랑을 잃은 청년,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부부)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감정과 생각을 지니고 있는 프라이팬의 시점은 사람들의 아픔을 더 가슴저리게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기분 좋은 모습으로 자신이 사용되지 못함을 프라이팬은 안타까워하지만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의 삶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불행했다. 나는 왜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집에 한 버내도 있어 보지 못한 건지, 왈칵 슬퍼진다    -  본문 中 40p

 

 

 책을 다 읽고 덮은 뒤 잠시 동안은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습니다. 가슴 한 켠에 먹먹함과 안타까움이 자리 잡은 채 그들 삶을 계속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는데요.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따위 생각할 틈이 없었습니다. 이야기 중간중간 다른 이들이 자신을 향해 아니꼬운 시선을 보내지만 들은 체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것보다는 삶을 이어가는 것이 더 급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습들에서 소설의 강점인 현실반영이 여실히 보여지고 있어 더 가슴에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삶에 해답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읽은 독자에게 더 진한 씁쓸함을 남겨주는 이유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쩌면 어쩔 수 없이 절벽 끝으로 내몰린 그들은 지금도 외로운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마지막 발버둥을 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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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7.14 17:2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제목 좋네요!
    '안타까움 한 스푼'

  2.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07.14 17: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내가 만난 사람들은 한결같이 불행했다.' 라는 부분이 마음에 와 닿네요. 책의 내용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문장이기도 한 것 같구요. ^^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16.07.15 10: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읽었는데 역시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제일 재밌더라구요. 작품이 다양한 느낌이 들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어요

  4. BlogIcon 단디SJ 2016.07.19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구절을 잘 뽑아주신 것 같아요~ 하나같이 다 와닿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