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미조구치 유조'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던 것은 지난 여름입니다.

세계적인 중국 연구자의 책이라는 소개와 함께 책을 한 권 건네받았는데, 표지를 봐서는 별달리 알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세계적 석학의 저서'라는 찬사와 함께 출간되는 책들의 표지는 대부분 이러한 저자의 프로필을 부각했기 때문일까요? 

흰 바탕에 검은 글씨. 상당히 절제된 느낌의 이 책이 『방법으로서의 중국』원서였습니다. 



호기심에 '미조구치 유조'를 검색해봤으나 국내 자료는 몇 없었습니다. 몇 권 번역되어 있는 저서의 저자 프로필에는 학력과 저서가 나열되어 있을 뿐이었지요. 


국내 출판된 미조구치 유조의 몇몇 저서들


중국 사상사, 그리고 사실상 중국학을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름이 미조구치 유조이고, 누구나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이 『방법으로서의 중국』이라고 들었는데, 

중국학에 문외한인 저는 딱히 미조구치 유조가 누구인지, 왜 중요한 사람인지 알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미조구치 유조는 2010년에 타계하기 전까지 동아시아 지식인의 교류를 선도하며 왕후이, 쑨거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고, 중국에서는 사후에 전집이 출간될 정도로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일본 학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사진출처: 한겨레

천광싱 대만 자오퉁대학 교수는 미조구치 유조를 기리는 글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지난 한 세기 넘게 유럽과 미국의 역사발전 경험과 그에 따라 형성된 지식틀이 아시아 학계에서 유일하게 참고하는 대상이었다. 하지만 이 틀로는 더이상 유럽·미국과 그밖의 여러 지역의 역사경험을 해석할 수 없다. 이제 참고할 대상을 어떻게 확대해 다원적 좌표를 만들고 새로운 지식의 방식을 창조해낼 것인지가 전세계 학술계가 마주한 공동의 문제이다. 그 다른 길을 찾는 여정에서 우리는 미조구치가 이미 그 길 위에 서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줄곧 외롭게 그 길을 걸어왔다.

미조구치가 1980년대 제기한 명언인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것은 세계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는 당시 일본 지식상황에 대한 비판이었다. 이전까지는 ‘세계’를 방법으로 중국을 가늠했다. 하지만 이 ‘세계’는 실제로는 유럽과 미국이었다. 중국을 방법으로 하는 것은 더이상 유럽을 기준으로 타인을 가늠하지 않는 다원적인 구성이다. 유럽, 중국,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모두 이 세계를 구성하는 원소다. 즉 중국의 역사를 입구로 라틴아메리카를 바라보고 아프리카 역사에서 출발해 유럽을 보는 것처럼, 다원적 진리의 대화 과정에서 더 높은 수준의 세계의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인식을 가져야만 이론상에서 ‘제국주의’를 피할 수 있다." 


'중국을 방법으로 하여 세계를 보는 것'에 대한 미조구치의 시각이 선명하게 정리되어 있는 곳이 바로 그의 첫 저서,『방법으로서의 중국』입니다. 1989년 일본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중국에서 '공사公私'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본에서의 의미와 비교해 명확히 드러내기도 하는데요. 이렇게 미조구치가 훗날 더 깊이 파고들게 되는 주제들에 대한 열정적 논의를 엿볼 수 있습니다. 



50년 넘게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미조구치가 중요하게 여긴 것은 또한 동아시아 지식인 간의 교류였습니다. 그는 중국의 저명한 학자 왕후이, 쑨거 교수에게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중국 사회과학원의 쑨거 교수와는 1990년대에 함께 ‘중·일 지식인 회의’를 이끌었고 "스무살이 넘는 나이 차이와 국경, 전공을 넘어 친구"로 지냈다고 합니다. 쑨거는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미조구치 유조의 '방법으로서의 중국'을 언급했지요. 



“어떤 국가든 사회든 인식 상대를 나와 관계 없는 외재적인 개체라고 생각하면, 상대를 숭배하거나 무시하게 되어 ‘평등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다케우치 요시미나 미조구치 유조(1932~2010) 같은 일본의 사상가들은 일본인이 일방적으로 미국을 숭배하는 현상을 보면서 어떻게 중국이나 아시아를 방법으로 삼아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 고민했죠.” 

같은 인터뷰에서 쑨거 교수는 미조구치의 이론을 차용해 '방법으로서의 한국'을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미조구치의 이론은 『방법으로서의 중국』이 출간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동아시아적 탈근대론을 모색하는 연구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노년의 미조구치 유조. 사진출처: 이와나미쇼텐


그러나 재미있는 점은 미조구치 본인이 자신은 이론가가 아니라고 말했다는 점인데요. 미조구치의 제자 이토 타카유키에 의하면, 그는 줄곧 "나는 이론가가 아니라 장인(職人)"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목공이 물건을 만들듯이, 담론을 만드는 일도 현실에 발을 디디고 있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어떤 실체를 구성하는 작업이란 말일까요. 

온라인 번역기의 도움을 빌린 의역입니다만, 이토 타카유키의 이야기를 잠시 읽어보시죠. 

"[미조구치에게는] 현장 감각을 가진 사람 같은 모습이 있었다. 그러면서도 광맥을 찾아내, 시대적 사조와도 겹치는 동물적인 육감 같은 것을 느끼게 했다. [그에게는] 한때 사정이 있어 가업을 잇고, 그 약진이 경제지에 취재된 것이 자랑거리였다. 일본에 온 해외 연구자 때문에, 자가용으로 가재 도구를 나르기도 했다.  『주자 어류(朱子語類)』의 강독 세미나에 참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윤독회에는, 사망 반년 전까지 건강 악화를 무릅쓰고 발걸음해 그것이 사는 보람처럼 되어 있었다."


미조구치의 '현장 감각'은 가업을 이었던 경험에서 온 것일까요? 땀을 뻘뻘 흘리며 동료의 이사를 돕는 학자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2010년 타계 직전까지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의 모습은 '장인'의 꾸준한 수련을 연상시키네요. 


///

이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방법으로서의 중국』 담당하게 되었을 때는 막막한 느낌뿐이었습니다.

그런데 번역되어 세상에 나온 책을 만나니 동네방네 자랑하고 싶네요ㅎㅎ

"故 미조구치 유조의 대표작이 드디어 한글로 나왔어요!"


『방법으로서의 중국』을 통해 더 많은 분들이 

새로운 중국, 그리고 새로운 세계와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책소개 읽기


참고자료

서구의 틀을 벗어나 세계를 보다 (한겨레, 천광싱

“사람들이 상식으로 여기는 인식 방식 없애는 게 내 역할” (한겨레, 쑨거 인터뷰)

中国思想のエッセンス』 소개글 (이와나미쇼텐)


방법으로서의 중국 - 10점
미조구치 유조 지음, 서광덕.최정섭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2014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그중에 산지니에서 출간된 책으로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이종민 교수님의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 선정되었네요.



중국인 담론과 중국문학작품 속에 내재된 당대 사회상을 잘 그려낸 이 책은

출간 당시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비롯한 유수의 언론에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초학술분야의 연구 및 저술활동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제정된 대한민국 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 제도는 매년 시행되어, 각 연구소와 도서관에 책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인 담론에 천착하여 꾸준한 연구성과에 결실을 거둔 것 같아

저자이신 이종민 교수님께 우선 축하를 드립니다.

저희도 책을 만들고 좋은 책이 인정받게 되니 무척이나 기쁘네요.^^


『흩어진 모래』에 대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관련 포스팅을 참조해 주세요.

루쉰과 위화 등 중국 소설가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최근 조정래의 『정글만리』를 재밌게 읽고, 중국의 심층에 대해 더 궁금해 하실 독자분들도 재밌게 읽어볼만한 좋은 책입니다.^^


『흩어진 모래』 관련 포스팅::

  1. 2014/02/21 중국몽에 이르는 길-이종민의 <<흩어진 모래>>
  2. 2014/01/13 중국의 국민성, '흩어진 모래'에서 복지사회의 실마리를 얻다:: 이종민 저자와의 만남
  3. 2013/12/20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흩어진 모래』(책소개)
  4. 2013/12/17 고뇌하는 중국, 어디로 가야 하나/ 이종민, 『흩어진 모래』
  5. 2013/12/16 조정래 『정글만리』의 소설과 계몽 사이
  6. 2013/11/07 중국모델은 신자유주의체제의 대안이 되고 있는가? (1)


**흩어진 모래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흩어진 모래'에서 복지사회의 실마리를 얻다


전성욱             그동안 중국에 관해 문학적 측면만 바라보다가, 20세기 초반부터 왕후이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상사가 집약되어 있는 이 책을 통해 중국사상사를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종민 교수님은 중국 문학 연구자, 그중에서도 중국 근현대문학 연구자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선생님뿐만 아니라 중국 문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문화쪽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특히 사상사 분야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는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중국학의 범위가 넓어진 것 같습니다. 이종민 선생님께서 지금까지 몇 권의 중요한 저작들을 번역하시고, 저서도 출간하셨는데 아마 중국 근현대 사상사에 대한 연구로는 본격적으로 나온 첫 저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선생님의 연구방향 속에서 이 책이 가지는 의미를 설명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종민                 첫 질문부터 어렵네요. 일단 바쁜 시간 내서 와주신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해 드립니다. 제 딸이 중2인데 앞으로 어떻게 진로를 정해야 할지 고민이 많더라고요. 아빠는 어떻게 중국문학을 전공했느냐면서…. 제가 86학번인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중국이 대세는 아니었습니다. 막연히 중국으로 가서 무슨 일을 하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가 문학을 전공하고 연구해왔지만,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나 책읽기를 좋아하던 것은 딱히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께서도 활동적인 일, 이를테면 신문기자나 경영 쪽을 전공하는 게 어떻겠냐고 많이 반대를 하셨지요.


1992년도에 한중수교가 이루어져 본격적인 연구도 하고, 유학생활도 시작했습니다. 이어 한국으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중국문학이라는 연구 분야와 학생들이 원하는 실용적인 교육에서의 괴리를 절감했고요. 학생들은 주로 사회과학, 정치, 경제 같은 중국문화 공부를 원하고, 이를 문학과 연결시켜야 하는데 가르치는 저로서는 잘 연결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사회과학과 관련된 부분을 전문적으로 연구하자, 나중에 다시 문학으로 돌아와 사회·인문학적 관점으로 중국을 접근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과 작업들이 결국 이 책 『흩어진 모래』까지 오게 되었죠. 이 책은 주로 문학 얘기가 아닌 문학, 사학, 정치·경제학 등으로 작성되었고, 쓰고 나서 제가 다시 보니까 내공 있는 사기꾼이 통섭해놓은 이야기 같네요.(웃음) 그러니까 초보적인 사회·문학적 관점에서 중국 문학을 바라보는 시도였던 것 같습니다.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이종민 교수.


중국, 중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를 담다

전성욱            제목을 보면 학술서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제목 같습니다. 보통 학술서는 딱딱한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말입니다. 지금껏 ‘흩어진 모래’라는 용어는 중국의 국민성, 공공의식, 공동체의식의 결여라는 서양인들 혹은 중국 내 지식인들이 중국 국민성을 비판적으로 인식하여 사용하던 의미였으나, 이종민 선생님의 의도는 이 의미를 역전시켜서 중국의 나아갈 방향이나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려는 맥락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 『흩어진 모래』라는 제목과 개념을 통해서 전달하려는 맥락을 듣고 싶습니다.



이종민               제가 사회과학적 중국 연구를 진행해왔지만 애초에 저는 문학 연구자로서 문학을 초점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중국인들이 20세기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정치적 변화 속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등, 제 관심은 늘 중국인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중국인을 공부하면서 근대 이전의 전통적인 중국관에서 벗어난 계기가, 아편전쟁 이후에 중국에 서구라고 하는 새로운 세력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중국 정체성이 만들어지면서부터입니다. 그 속에서 중국인들의 근대 국가를 만들어 가기 위한 고민들이 시작되는데, 사실 서양인들의 시선으로 파악되는 중국인들은 흩어진 모래처럼 자기의 이기적인 생존만 알고 국가를 위해서 단결할 줄 모르는 사람으로 비춰졌습니다. 


흩어진 모래라는 말을 처음으로 서양인들이 영자신문에 게재하게 되어, 이를 본 중국지식인들이 중국의 문제점들이 흩어진 모래처럼 단결하지 못하고 개인의 생존만 추구하는 것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됩니다. 그 말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면서 지금에까지 이르는데, 서양의 근대적이고 자본적인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한국이나 중국 같은 농경사회를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민들의 삶의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국가라는 타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흩어진 모래’는 비하적인 이미지의 용어를 썼던 것이고, 근대 중국 지식인들도 중국의 여러 가지 낙후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국민성을 개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으며, 그중 흩어진 모래로 대변되는 모래알 같은 사람들을 시멘트와 같은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인 중국 지식인들의 고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21세기 와서 중국의 이미지가 많이 나아졌지만 실제로 개개인,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말할 때는 문명인이라고 하지는 않을 겁니다. 국가는 부강할지 모르지만 아직 국민 하나하나는 성숙된 문명의식을 바탕으로 성장해야 합니다. 그러면 흩어진 모래와 같은 중국의 국민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고민도 제 나름대로 해봤는데, 중국인들이 굉장히 개인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넉넉하고 여유 있는 국민성 또한 갖고 있습니다. 어떤 고난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은 낙관적이고 인내가 강한 속성도 상당히 있었고, 그런 속성이 어떻게 보면 흩어진 모래라고 하는 이미지와 맞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비오는 날 모래밭을 바라본 적이 있는데 옆에 흙이 많은 부분은 진흙탕처럼 되는데 모래밭은 물을 다 빨아들이면서 오히려 가는 길을 푹신푹신하게 하더라고요. 모래 하나하나는 작고 흩어져 있는 것 같은데 그 틈새와 여유 덕분에 훨씬 큰 힘을 발휘하고 포용적인 차이를 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흩어진 모래가 이들의 생존만 추구하는 게 아니라 인생을 낙관하면서고 여유 있게 포용할 수 있는 이미지로 흩어진 모래로 쓸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바라본 국민성담론

전성욱 문학평론가. 오늘의 문예비평 편집위원.

전성욱            그래서 나오는 게 아무래도 중국의 국민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제가 읽으면서 우리나라에도 춘원 이광수 같은 계몽사상가들이 우리에게 전통이라고는 없다 하는 반전통주의에 입각해서 새 시대 의식을 외치는데, 여기에도 국민성 담론이라는 것이 중국 근 현대사에서 주기적으로 나왔다 사라지고 하는 흐름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컨대 변법유신파들이 계몽을 내세울 때도 신민 개념이 나오기도 하고, 신문화운동세대는 서구적인 자유주의적 개인의 맥락에서도 새로운 주체-국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1980년대 개혁개방 이후에는 신 계몽주의 지식인들에 의해서 새로운 국민성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국민성담론이라는 것이 중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맥락에서 나왔다가 사라지고 하는 것이 책에서도 중요한 키워드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국민성 담론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말해주십시오.



이종민               사실, 국민성 담론은 서양인이 만든 이론입니다. 근대사회를 이루거나 자본주의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주체로서 국민의식과 공명의식이 있어야 하고, 또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합리성을 수용할 수 있는 그런 국민의식이 있어야 자본주의가 가능하고 근대사회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당시 20세기 중국 지식인 사이에서는, 서양에는 프로테스탄티즘에 입각한 기독교 정신이 있어왔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서양에 비견될 만한 종교의식이나 문명의식을 가진 국민 또한 없기 때문에, 낙후된 당면의 문제를 개혁하기 위해서는 국민성 개혁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하게끔 됩니다. 실제로 문화대혁명도 인민개조를 통해서 중국을 발전시키겠다하는 차원을 보면 국민성개조론하고 맞아떨어지는 얘기입니다. 그러니까 20세기 전체가 어떻게 중국 국민성을 개조할 것인지, 중국사회를 개조하는 것이 바로 근대국가로 건설하는 것과 같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기로는 일시적인 의식개혁만으로 국민성이 쉽게 변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는 것이죠. 오랜 시간 문화적, 경제적, 사회적인 프로그램 속에서 바뀌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훈련이 되면서 그 속에서 의식이 변화되는 것이 더 맞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중국인들의 20세기 국민성 담론 운동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여겨지고, 개혁을 해도 이건 정신개조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경제개혁을 통해서 점차 성장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이제는 이러한 개혁보다는 문화운동을 통해서 문명화된 시민 주체를 중국이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새로운 과제고 거기에 맞는 개혁 프로그램들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국민 개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한 사회 조건, '복지'

전성욱            우리가 혁명을 이야기하거나 사회변혁을 이야기할 때 흔히 그 사회변혁을 이끌어가는 주체가 중요하냐 아니면 그 사회변혁을 이룰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중요한가, 그래서 다른 말로 주체냐 구조냐 하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 책을 보면 분명히 그 두 가지 요소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면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1부 같은 경우는 사상담론적인 차원, 국민성 담론 같은 것을 다루고 있고 2부에서는 대안을 제시하면서 좀 더 구체적인 현실문제,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이야기가 많이 다뤄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사회변혁에 있어 주체와 사회 조건, 그 관계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종민               서구식 자유주의 개념에 입각한 현 글로벌 사회에서는 똑똑한 개개인 하나하나가 문명시민에서 출발하여 주체적으로 사회를 형성하고 또 정치리더를 구성해서 국가를 이뤄나가는, 이것이 바로 주체론에서 접근한 시각인데 실제 서양의 근대국가 건설과정 속에서 보면 한 개인이 중심이 돼서 결국 대중이 행복한 사회라고 볼 수는 없어요. 전략적으로 국가를 건설할 때 개인이 중심이 돼서 사회국가를 확장하는 국가건설 전략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사회가 건설된 것인지를 역사적으로 살펴본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답이 나오고, 중국은 오히려 제국주의로부터 침략된 시기였기 때문에 주권국가를 어떻게 건설하고 그 건설 속에서 각 사회와 공적인 사람들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하는 하향식의 국가건설 논리들이 나오는 것이죠.


그래서 중국식으로 국가 정부와 공적인 리더가 건설한 사회는 저열한 결과를 낳는다는 관점은 실제로는 잘못됐다는 것입니다. 이제까지 서구 자유주의 입장에서는 이게 맞았는데 중국이라는 거대한 새로운 사회가 등장하면서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니고 그 나라에 적합한 사회조건과 주체역량에 따라서 국가건설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결론으로 귀착됩니다.


그러면 출발을 상향식으로 시작했더라도 결국 개개인이 행복해지는 사회를 어떻게 나아갈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중국은 국가에서부터 나아갔지만 이제는 개개인으로 갈 수 있는, 지금까지 국가와 민족이 부흥하게 했다면 이제는 인민 개개인이 행복하고 자유로운 사회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 하는 점이 고민으로 남습니다. 지금껏 국가가 우선이기 때문에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제한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중국의 가장 콤플렉스였던 주권국가가 이미 형성되었기 때문에 개개인이 행복하고 사회적인 권리를 가지면서 인간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국의 다음 과제입니다. 이제는 정치프로그램도 개인 중심으로 가게 되고 실제 2049년을 기준으로 중국식 사회복지 초급단계는 가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한국보다 복지수준이 훨씬 높은 단계죠.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시민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가진 어떤 사회 원동력을 가지고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의 복지모델, 해답은 없는가

전성욱             책을 보면, 중국 근현대사의 사회구조적인 조건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국민성담론에 대한 주체 부분에 대한 논의가 쭉 이어지다가 결국 대단원에서 선생님이 제시하고 있는 어떤 대안이나 방향이라고 하는 것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용을 자세히 보면 북유럽식의 사회민주주의의 복지정책 쪽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논쟁이 많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15억 인구를 가지고 있는 중국의 모델로써 북유럽식 모델을 하나의 지향점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이종민               제가 복지국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글로벌 차이나』 책을 쓰기 전입니다. 이 시점과 『흩어진 모래』의 시점과도 연관되는데, 중국사람들을 흔히 흩어진 모래라는 표현으로 이기적라고 평가하지만, 그들은 또한 단결을 잘합니다. 흩어진 모래에서 비판하고 있는 것은 국가단위의 단결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지역별 회담이나 동업자 관계는 좋습니다. 개인 중심의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만들 것이냐가 중국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관건이라고 하듯이 이해관계에 있으면 잘 모이는데, 국가에 대해서는 단결이 잘 안된다고 하는 문제, 다시 말하면 국가가 중국 인민 개개인의 생존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소속된 지역 집단이나, 혈연 집단, 동업자집 단에서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해주니까 그렇게 이기적으로 다니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것이죠. 그런데 국가단위로 봤을 때 똑같은 논리로 한다면 ‘흩어진 모래’라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이 국가 단위의 사회 안전망인 복지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하느냐에 따라, 공적인 의식을 가진 중국인으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되지 않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북유럽식 복지 사회라고 하는 그 맥락과 중국이 흩어진 모래에서 공동체 윤리를 가진 사람으로 가는 그 힌트를 얻었던 것이고요.


사실 북유럽식 보편적 복지사회로 중국이 가고자 하려면 시기상 백년 이상 걸립니다. 예를 들면 중국 같은 경우는 국가단위에서 공공복지 서비스를 해줘야 하는데 지금 중국은 국가가 복지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아니고 기업단위로, 지방단위로 책임이 전가되고 있습니다. 중국이 돈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재원이 없어서 복지서비스가 약하다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국가 정책의 방향을 아직도 자본가들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본가들이 돈을 내놓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죠. 사회복지의 가장 일차적인 조건인 국가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에 대한 정립이 필요하고 지역단위에서 복지예산을 확립해서 맞는 서비스를 해나가는데 이게 지금 큰 틀이 안 잡혀있고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아직은 성장을 우선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일차 분배 중심,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에 복지를 맡기는 방식인데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복지 서비스를 받습니다. 그럼 결국은 복지가 소득 재분배를 위해서 만든 것인데 이렇게 되면 역분배가 되어버리는 거죠. 이 부분을 빨리 고쳐서 정상적인 궤도로 가도록 만드는 것이 중국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인데, 이건 어찌보면 권력 투쟁인 거죠. 돈 문제와 관련된 일이니까. 그런데 정부에서도 쉽게 그쪽으로 가지도 않고 비판적 지식인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그런 복지사회 비전들을 계속 얘기하면서 비판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제가 여기서 쓰는 것이 복지사회주의라는 개념이니까요, 그 시각을 좀 더 비판해 주는 것이 당분간 유용한 척도가 되지 않겠나, 이런 생각이 듭니다.





왕후이에 대한 비판적 사고

전성욱            선생님께서는 아마도 중국 모델을 통해서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제일 마지막에 왕후이에 대한 비판적 분석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것을 두 번 정도 읽어봤는데, 맨 처음 읽을 때는 왕후이를 비판한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읽어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왕후이를 긍정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보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왕후이가 가지고 있는 생각, 다시 말해서 사회변혁을 이루기 위한 기획이라는 부분과 그것을 현실에 실현시키는 부분이 분리되어있다는 부분을 문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중국모델이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되려면 어떻게 돼야 되느냐, 경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정치가 우선이다, 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부분이 사회변혁의 중요한 고리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왕후이의 측면을 동의하고 있는 것 같고, 세밀하게 들어가면 그런 부분이 잘못되고 있는 부분인데 그런 복잡한 측면들을 설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종민                왕후이에 관한 비판적 사고를 하면서, 한국 사람들은 중국문제를 바라볼 때 왕후이의 글을 보면서 중국을 이해해요. 왕후이 시각이 가져오는 문제점을 비판해주는 것이 결국은 한국인이 가져오는 중국 시각에 대한 비판과 연결되어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왕후이는 신좌파라고 얘기되어왔고 모택동의 인민민주사회를 현 당대에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하는 논점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인민민주정치를 굉장히 강조를 합니다.


그래서 왕후이의 글을 열심히 분석해서 지금 당국가 체제와는 다른 인민민주정치라고 하는 그 사회의 대안적 세계로써 왕후이가 쓰고 있는지를 열심히 살펴봤죠. 만약 있다고 하면 신자유주의의 대안모델이 될 수 있는데 그런 내용은 실상 없어요. 왕후이는 당국가라고 하는 이 체제를 인정하면서 인민민주주의를 어떻게 성립해야 하느냐를 두고, 서양식 직접 투표제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 현 공산당 중심의 당국가 체제와 왕후이가 구상하는 인민민주체제와 거의 차이가 없다고 보는 것이죠. 중국 같은 체제에서는 국가의 역할은 중요하고 그것을 어떻게 부정할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근데 아까 사회 복지라고 하는 전체적인 큰 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듯이 국가 정책과 경제 건설 사이에서의 프로그램 청사진을 제시하면서도, 국가만의 역할을 주도하도록 해야 하는데 왕후이는 복지국가사회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이 없어요. 이념적으로 이렇게 해야 한다고 하고 있지, 실제로는 그런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 이것이 관념화된 국가주의가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이렇게 해가지고는 중국사회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들었습니다. 왕후이의 기본 관점에는 동의를 하지만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이건 이념에서만 멈춘다는 것입니다.




지식인이 갖고 있던 계몽과 환멸에 대한 고뇌를 담다-『광인일기』

전성욱            네, 저는 지금까지 이런 저런 사상적인 중국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4장에 있는 글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으면서 중국 근현대사 통사를 읽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유기적으로 잘 짜여 있는데 4장의 광인일기를 분석한 부분은 제가 비평을 쓰는 입장에서 선생님의 문학적 피를 속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학연구자로서 또 비평가로서 굉장한 글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체라든지 문장자체가 여기 실린 기존의 다른 글들과 아주 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을 읽어나가는 질감이 아주 좋은 글이었거든요. 그래서 여기 실린 10편의 글들하고는 다른 어떤 사연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종민               역사를, 큰 흐름을 얘기하다보면 마음속에 생각하는 것은 잘 안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마음의 얘기를 엿볼 때는 문학 텍스트를 동원해서 글을 씁니다. 그 국민성 담론이 지나치게 지식인 중심이나 엘리트 중심인 것을 비판했듯이 루쉰의 『광인일기』가 제가 고민하고 있던 것을 그 작품에서 적확하게 표현했다고 봤습니다.


계몽자로서의 지식인들이 현실 우위적 입장에서 대중들을 어떻게 계몽할 것인가를 고민할때 대중들은 계몽대상이기 때문에 우매하고 흩어진 모래의 이미지처럼 인식되는 거예요. 그러면 서구적 지식을 가진 지식인들은 대중들을 두고 문제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그런 과정 속에서 계몽하는 사람과 계몽된 대중 간의 의사소통이 안 되면서 괴리가 일어나고, 광인은 계몽을 시도하다 실패하면서 스스로 좌절하고 환멸에 빠지는 것이죠.


계몽과 환멸의 과정, 이건 전 역사적으로 비슷한 순환인 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서 살펴보려고 했던 것은 계몽자의 우위적 입장에서 가지 말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의식과 방법이 무엇인지 그걸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이 장을 쓴 건데 대충 보니까 그렇게 해석해도 충분히 될 것 같더라고요. 대중과 현실에서 떨어진 세상 변화가 아니고 사회와 계몽자 속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현실의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가능성을 관련해서 활동하자, 그것이 지식인이 해야 될 일이 아닌가, 그 이야기를 문학 비평을 통해서 시도한 겁니다.


전성욱            다른 글들하고 다르게 이 글은 시각도 굉장히 참신하고 독특했지만 내용과 형식이 동떨어지지 않는다는 아주 좋은 정보를 보여주는 글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저도 루쉰의 『광인일기』를 읽어봤고 『광인일기』에 관한 글들을 읽어봤는데 굉장히 독특하고 재밌는 글이라 꼭 일독을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역량을 충분히 볼 수 있는 그런 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을 많이 써주셨으면 합니다. 그럼 이제 청중석에 질문하실 것이 있으면 질문해주십시오.







다양한 '중국모델'들과 중국 내 지역서비스 편차

청중                 지금 현대 중국에 대해서 여러 가지 말씀 하셨는데 중국은 워낙 크고 인구가 많은 국가이지요. 2013년 현재 중국 속에서도 백년, 이백년 가량 차이나는 시스템들이 상존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예를 들자면 상하이 같은 경우에는 80세 이상에게 제공되는 복지 시스템 같은 건 우리보다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고 봅니다. 교통비라든지 의료비라든지 심지어는 매일 우유를 배달해준다든지. 또한 90세 이상 되면 국가에서 매일 한 번씩 파견해 케어를 해준다든지…. 이런 정도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 이렇게 동시대에서의 어떤 편차가 나는 시스템을 현재 중국이 갖고 있는 것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이종민               예, 맞습니다. 국가 공공 서비스라는 큰 틀은 국가가 잡아야 되고 그 다음 각 지역별로 광동모델이라든지 그 지역 특색에 맞게, 어차피 중국은 지역 정치를 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재원이라든가 리더에 따라 지역 특색을 살리는 시스템상의 편차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금 중요한 것은 국가가 공공 서비스를 어떻게 해나갈 것인가 이 부분이 안 잡힌 것이 제일 크고요. 아마 당분간도 계속 이러한 편차 속에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구비자산이 많은 충칭모델의 경우 국가 주도의 어떤 산업경제 절차라고 할 수 있는데, 광동모델 같은 경우는 이미 국유재산들이 상당정도 민영화되어 있거나 혹은 토지 같은 사유권들이 이미 매각되었기 때문에 충칭모델로 광동모델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오히려 생산력 복지사회라고 하는 이 시스템 속에서 만약 광동 자체를 개혁해나간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선진화되고 산업생산력이 우수한 광동지역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그렇게 국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광동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나올 것 같은데, 말씀하신대로 지역별로 나뉜 큰 틀과, 이에 따른 생활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렇게 보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저자 사인 중이신 이종민 교수님^^*



전성욱            그런 지역과 중앙에 대한 문제도 책에 언급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질문이 없으면 오늘 정리를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 흩어진 모래는 제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맥락에서 인문주의적인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되고 앞으로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에서 나온 저자의 저서로서, 어떤 큰 맥락을 잡고 하나의 기획을 보여주는 좋은 책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참석하신 분들께서도 한 번 읽어주시면 아주 큰 시각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책이 아닌가 생각되고요. 마지막으로 오신 분들에게 크리스마스고 하니까 좋은 말씀 가볍게 하시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종민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북경에서 한 4주 동안 있을 생각인데 다음 고민은 어떤 책을 써야할지,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독한 시간을 좀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시간을 성공적으로 보낸다면 다음 공부계획과 삶의 계획이 나올 것 같습니다.



***더 깊은 내용이 궁금하다면,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다음 저자와의 만남 안내>>>

2014년 1월 14일 화요일 저녁 6시, 부경대 더 밴드


규슈백년의 

BOOK CONCERT에 초대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링크 참조


Posted by 비회원




중국인 담론과 문학작품을 통해 바라본

20세기 초 중국 지식인들의 고뇌


흩어진 모



세계대국으로 부흥한 중국은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국가주석 시진핑이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면서 인민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21세기 중국몽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 이종민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을 통해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20세기 중국의 모습과 더불어(1부)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2부)에 대해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루쉰


루쉰, 타자의 거울로 중국을 들여다보다

미국 선교사 신분으로 20여 년간 중국에 머무르며 중국인의 복합적인 성격을 체계화한 아더 스미스의 저서 『중국인의 성격(Chinese Characteristics)』은 중국인의 결함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을 저술한 중국인 담론서이다. 평생 국민성 문제에 대해 성찰한 루쉰은 누군가가 아더 스미스의 『중국인의 성격』을 번역해주길 유언처럼 남겼는데, 서양인들의 중국 담론 속에 내재하는 오리엔탈리즘적 응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루쉰이 이런 유언을 남겼다는 점에 저자는 주목하였다. 이는 루쉰이 중국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시각을 두고서 중국인 내부의 결함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결국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점을 루쉰이 타자의 거울로서 『중국인의 성격』을 통해 사유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량치차오


량치차오, 주체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다

오늘날 구국을 논하는 자는 국민 능력의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국민은 양성의 객체이기 때문에 국민을 양성하는 주체가 더욱 시급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아무리 국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룰 수 있는 길이 없다. 주체는 어디에 있는가? 강력한 정권이나 대다수의 백성이 아니라 사상을 지닌 중등사회에 있다. _2장 「흩어진 모래에서 신민으로」, 89쪽.


근대 입헌국가 건설을 위해 고뇌하던 지식인인 량치차오는 정치소설 『신중국미래기』와 신민의 문제를 제기한 『신민설』을 통해 외부세계와 무관하게 자족적으로 살아가는 중국민이 세계열강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꿈꾸었다. 그는 『신민설』을 통해 중국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분석한 뒤, 우수한 타 민족의 장점을 수용하여 중국인의 결함을 개조해나간다면 중국인이 국민의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였다. 특히 신민이 되기 위해 새롭게 양성해야 할 덕목을 나열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공덕(公德)’을 지닌 신민의 양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아더 스미스가 논한 ‘공공정신 결핍’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며 근대 중국인들의 사회를 이끌어갈 만한 공적 주체가 부재함을 지적한 것으로, ‘흩어진 모래’처럼 구속 없이 살아가는 중국인의 방임적 자유의 문제점을 논한 것이다.




계몽의 근원적 실패, 소설 『광인일기』와 『아Q정전』

중국 대중과 계몽주체로서 신문화운동 세대 사이의 소통의 위기가 루쉰의 소설 『광인일기』에 잘 나타나 있다. 저자는 루쉰이 『광인일기』를 통해 중국의 유교사상이 지배와 피지배의 불평등한 권리를 정당화하고 공고화한다며, 이를 ‘식인의 역사’로 정의내린다. 또한 이러한 점을 중국인 국민성 중 계몽해야 할 구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소설 『아Q정전』을 통해서는 중국인의 ‘무신경함’과 ‘구경꾼 본능’ 대한 중국인의 비인간성을 비판했는데, 루쉰이 중국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뇌를 앓았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위화


개혁개방 이후 중국사회

중국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을 때, 중국의 노동자들은 변함없는 저임금을 받으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90년대 도시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촌과의 소득격차가 벌어지자 도시로 이주하는 농민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바로 농민공(農民工)이다. 특히 저자 이종민 교수는 개혁개방 이후 부자의 꿈과 군상들의 타락과정을 파헤친 소설인 위화의 『형제』를 예로 들며, 인간의 본성을 잃고 물질문명에 집착하는 중국인과 개혁개방 이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어떻게 중국사회가 사회적 불평등이 조장되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본다. 개혁개방 이후부터 경제가 성장함과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해지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차원의 다양한 민생정책이 시행되어왔지만, 저자는 단지 정책제도의 시행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내부의 공동체 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세기 중국몽(中國夢) 앞에 놓여 있는 거대한 도전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G2로 굴기한 중국에 대해 세계는 영미식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으며, 칭화대학 교수 왕후이는 중국의 개혁모델이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발전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정의와 평등을 구현하는 새로운 정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특정 계급의 이익을 보호하고 인민 통치 기구로 전락한 국가기구를 비판하며 정치의 사회민주주의적 기능을 회복하자고 하였다. 이처럼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21세기 중국몽의 실현 방안으로는 이를 추진할 정치적 주체와 복지 재원 마련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바라본다. 20세기에서 현재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인민 공동부유 사회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흩어진 모래』는 근대 중국지식인들의 고뇌를 넘어, 현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21세기 중국몽을 통해 중국 사회가 갖고 있는 현주소를 공정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사유의 결과물이다.

 

아시아총서 09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이종민 지음
인문 | 신국판 양장 | 320쪽 | 28,000원
2013년 12월 19일 출간 | ISBN : 
978-89-6545-235-5 94800

중국인 담론과 문학작품을 통해 바라본 20세기 초 중국 지식인들의 고뇌. 이종민 교수의 저서로,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20세기 중국의 모습과 더불어(1부)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2부)에 대해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글쓴이 : 이종민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밭대학교 중국어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 베이징대 중문과에서 고급진수 과정을 수료하였고, 2001년에는 베이징수도사범대학 교환교수, 2009년에는 홍콩 링난대학 방문학자를 역임하였다. 2003년 중국전문잡지 『중국의 창』을 창간하여 편집인으로 활동했으며, 중국현대문학학회와 현대중국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된 연구 관심은 중국 근현대 사회사상과 문화 분야이며 아울러 복지사회주의의 관점에서 21세기 중국의 길과 그 전망에 대해 비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글로벌 차이나』, 『근대 중국의 문학적 사유 읽기』, 『한국과 중국, 오해와 편견을 넘어』(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진화와 윤리』, 『중국소설의 근대적 전환』,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공역), 『천연론』(공역)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눈사람의 품』을 출간하였다.



차례

더보기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칭화대 왕후이 교수.(한겨레 제공)


이종민 경성대 중국대학 교수의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 산지니의 아시아 아홉 번째 총서로 출간되었습니다. 

2000년대를 앞두고, 미국 스탠퍼드대학 석좌교수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사회주의에 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우월성을 언급하며 '역사의 종언'이라 명명한 바 있습니다. 유럽식 역사로 재편된 세계사에서 '서구문명의 확산'을 자유민주주의의 승리로 바라본 것입니다. 그러나 십수 년이 흐른 지금,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고수하며 중국경제의 급부상을 보여왔습니다. 미국에 도전할만큼 세계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처럼 서구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반한, 현 시대의 중국사회를 한국의 중국학자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이종민 교수는 현 중국사회를 바라보기에 앞서 근대 중국의 지식인들이 가졌던 '중국몽(中國夢)'과 그들의 사상에 주목했습니다.

루쉰은 타자의 거울로서 중국민족의 성격을 분석하고, 그에 내재한 오리엔탈리즘적 시각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끊임없이 자민족의 문제점을 파악하려 애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루쉰뿐만 아니라, 쑨원, 천두슈, 량치차오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자국의 존망에 대해 고뇌했던 근대 중국인들의 고뇌와 꿈은 위화와 왕후이에 이르는 현대 중국인의 고뇌로도 이어집니다.

개혁개방 이후의 중국사회와 앞으로의 중국사회, 그리고 서구중심의 세계사에 벗어난 아시아를 이해하는 방법을 이종민 교수의 신간 『흩어진 모래』를 통해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길 바랍니다.






흩어진 모래-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이종민 지음 

산지니·2만8000원

중국이 존망의 위기에 처했던 20세기 초, 개혁가 량치차오는 <신중국 미래기>(1902)라는 미래정치 소설에서 60년 뒤 세계의 중심 대국이 된 입헌공화국 중국을 상상했다. 중국 근현대 사회사상과 문화분야, 복지사회주의적 전망에 대한 비평작업을 해 온 이종민 경성대 중국대학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에서, 비록 50년쯤 더 걸렸지만 량의 꿈(중국몽)이 실현된 게 아니냐며 놀라워한다.

‘흩어진 모래’(散沙)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 문헌은 <신중국 미래기> 발표 1년 전인 1901년 량치차오가 쓴 또 다른 글이다. 그때 영국·미국의 앵글로색슨족이 성취한 근대 국민국가를 부러워한 량은 중국이 영국·미국이 되지 못하는 이유를 국민(민족)성의 결함에서 찾았다. 중국 국민성 개조를 꾀한 그가 고치려 했던 핵심 문제는 공공정신의 결핍이었다.

우매하고, 나약하고, 모호하고, 비겁하고, 더럽고, 시끄럽고, 고집스럽고…. 이런 부정적 이미지와도 결합돼 있는 ‘흩어진 모래’는 량이 만든 말이 아니다. 중국인을 깔보던 서양인들이 사용하던, 인종주의적 편견에 가득 찬 이 말은 20세기 내내 중국인들을 괴롭혔다. 쑨원, 차이위안페이, 천두슈, 루쉰, 리쩌허우 등 이 책 제1부 ‘중국인은 무엇이 문제인가’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평생 추구한 것도 ‘흩어진 모래’ 함정의 탈출 내지 극복 방안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흩어진 모래를 민중대연합의 구상 아래 민족주의로 통합하여 ‘거대한 사막’으로 만든 이가 바로 마오쩌둥이었다고 지은이는 썼다. 이 책 제2부 ‘중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는 마오의 전략과 성과, 한계 및 과제에 대해 논한다. 마오의 신민주주의론은 중국의 근현대사를 반제반봉건의 역사로 해석하며, 계몽과 구망(救亡)을 근대 중국의 양대 실천 과제로 인식했다.

신민주주의론이 중국의 주요 모순을 민족 모순으로 설정하여, 반제 애국혁명운동을 우선적 과제로 삼는 바람에 반봉건 문제가 부차적인 것으로 밀려났다고 비판하면서 20세기 중국사를 ‘계몽과 구망의 이중 변주’ 과정으로 해석한 사람이 리쩌허우다. 계몽은 봉건적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유·평등·민주·민권 등 인간성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것이고, 구망은 풍전등화의 중국을 제국주의 침략으로부터 구해내려는 저항 및 구국운동을 가리킨다. 개혁개방이 본격화한 1980년대에 일군의 비판적 지식인들이 20세기 중국혁명 전체를 집단주의, 근대 자본주의적 발전을 거치지 않은 봉건주의의 산물이라며 낡은 전통에 대한 반성과 서구 근대적 가치의 수용을 통한 근본적 개혁, 즉 반전통주의와 서구적 근대화의 길을 추구했다. 바로 신계몽주의다. 리쩌허우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지금까지 계몽과 구망은 조화롭게 변주되지 못하고 계몽이 구망에 압도당했다며 주변부로 밀려난 계몽을 실천하는 것이 현재의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흩어진 모래>의 기본 줄기가 바로 이 계몽과 변주를 둘러싼 공방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설가 위화가 졸부가 됐지만 광적인 물질적·육체적 욕망, 극단적 부의 편재, 인간성과 생태 파괴가 난무하는 오늘의 중국을 압축적으로 그린 <형제>의 세계도 리쩌허우 식 문제의식의 반영일 수 있다.

그러나 신좌파의 기수였던 왕후이(사진) 칭화대 교수가 제시하는 해법은 리쩌허우의 것과는 다르다. 왕은 개혁개방 이전의 중국 사회주의를 부정해야 할 봉건주의로 규정하고 ‘서구 자본주의적 현대성’의 길을 추구한 1980년대의 신계몽주의가 1990년대에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로 분화돼 간 것은 필연적이었다며, 중국 사회주의의 유산과 경험을 활용한 ‘반현대성의 현대성’의 실천을 주장한다. 이는 중국 사회주의를 세계적 자본주의 비판운동, 그 대안 모색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반현대성의 현대성은 “중국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더 정확하게는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중국적 특수성일 뿐만 아니라, 아울러 비자본주의적 발전을 통해 3대 차별(노동자와 농민, 도시와 농촌,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을 일소하여 사회 정의와 평등을 구현한다는 보편적 측면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그러나 중국 현실이 보여주듯 왕이 추구하는 ‘새로운 인민 민주의 정치’에는 폐쇄적 당-국가체제 의존 등 문제점이 많다며 북유럽 사회민주주의를 대안으로 권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615426.html

한겨레 | 2013.12.15 문화면


저자와의 만남 안내>>>

이번 주 금요일, 저자와의 만남 행사가 서면 러닝스퀘어에서 열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링크 참조해주세요~**

많은 참여 바랍니다.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 『흩어진 모래』 저자와의 만남에 초대합니다.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입니다:-D

아직 출간되지 않은 따끈한 신간, 『흩어진 모래』의 이종민 교수님이

2013년 12월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네요.


오늘날 신흥강국 G2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한국인들의 이미지는 과연 어떠한 것일까요?

기존에 제가 알고 있었던 중국에 대한 이미지란 사회주의 정치체제 국가이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취하고 있는, 세계의 공장이라는 피상적인 정보들의 나열에 불과했습니다.

중국사회에 대해 깊게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근시안적으로 최근 신문지상에서 나온 중국에 대한 정보만을 습득하려 해서일까요.


중국통인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의 저자 이종민 교수는

중국사회에 대한 이해의 답을 근·현대 중국인들의 사유를 통해 찾고자 합니다.

루쉰에서 량치차오, 위화에서 왕후이에 이르기까지 소설가와 사상가들이 그려낸

중국인담론과 중국사회의 문제점을 이 책은 그려내고 있습니다.


중국 현안에 대해 끊임없이 고뇌하고

단순한 G2를 더 커다란 21세기 '중국몽(中國夢)'을 일궈내기 위한 중국인들의 과제,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서 깊게 사고하고 그들을 학습하고자 합니다.

 

그럼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흩어진 모래』가 어떤 책인지 잠시 알아볼까요?


이 책 『흩어진 모래』는 부제에서도 엿볼 수 있듯, 중국의 사회문화상을 문학작품과 근대지식인들의 사상서를 통해 들여다보고 있는 중국문화(문학) 비평서입니다. 세계대국으로 부흥한 중국은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국가주석 시진핑이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면서 인민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21세기 중국몽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자 이종민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을 통해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20세기 중국의 모습과 더불어(1부)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2부)에 대해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습니다.


2013년 올해를 마감하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12월 20일 금요일 저녁 7시,

부산지하철 1·2호선 환승역 서면역 러닝스퀘어에서 있을 예정이니

많은 참석 바랍니다.(참가비는 무료입니다^^*)


흩어진 모래 - 10점
이종민 지음/산지니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부전2동 | 러닝스퀘어 서면점
도움말 Daum 지도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