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철 성장소설 『어중씨 이야기』

산지니 58회 저자와의 만남


지난 15일 부산 교대 앞 <책과아이들>에서 최영철 작가의 『어중씨 이야기』로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책과아이들>은 아이들 책을 파는 서점입니다. 서점에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흥미롭게 책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중씨와 잘 어울릴 것 같아, 오랜만에 <책과아이들>를 찾았습니다. 궁금하시다면 아이처럼 방문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날의 이야기를 요약, 발췌해서 담았습니다. 사회는 비평전문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의 편집위원인 박형준 문학평론가가 진행해 주셨습니다. 이가영 그림작가도 함께해 주셨습니다. 아! 물론 이날 날씨는 화창했습니다:)



♪♬ 출연진 소개


『어중씨 이야기』

지은이 최영철   


『어중씨 이야기』

그린이 이가영   

『오늘의문예비평』편집위원 

박형준 문학평론가   






박형준 평론가가 행사 전 준비하는 모습입니다. 그 유명한 몰카! 




뒤에서는 이가영 그림작가가 채색한 그림을 전시했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에 오시면 책을 살짝 할인해 드립니다. 




두 분이 재미나게 웃는 이유는... 

최영철 작가가 자꾸 이가영 그림작가의 그림을 경매로 팔자고 해서지요ㅎㅎ



정말 안 되는 거야?  물론입니다! 선생님!

아마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ㅎㅎ





시작합니다! 총총




박형준   

저도 최영철 선생님의 산문집도 읽고 시도 많이 읽었는데, 오랜만에 성장소설이라는 작품으로 이 책을 읽게 돼서 재밌었습니다. 오늘 이가영 그림작가도 계시는데요. 2대 1이라서 센 질문을 하면, 질 게 뻔하기 때문에 말씀을 많이 듣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 먼저 성장소설로 이 책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최영철    

무엇보다 심심해서죠. 올해는 정신이 없겠지만, 부산에서 오십 년 넘게 살다 처음 도요마을에 갔을 때 너무나 심심했습니다. 다들 해가 뜨면 밖에 나갔다 해가 지면 들어오기 때문에 낮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때는 마누라도 집이 팔리지 않아 부산에 있었고요. 무서울 정도로 적막하고 외로웠는데 그 고독을 견딜 수 없었습니다.


책을 읽어도 무료하고 시를 쓴다고 해도 사실 시는 번개 같은 불길이 일어야 쓸 수 있습니다. 그 불길 같은 찰나를 붙잡아야 하는데 그게 쉽게 오지 않지요.


제가 10대 문청 시절에도 시보다 소설 습작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왜 포기했느냐면 단편 소설을 쓰면 제대로 한 편을 완성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지구력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옛날에 어른을 위한 동화를 두 번 정도 쓴 경험이 있고 그래서 소설도 아닌 동화도 아닌 그 중간에서 가족들 모두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기로 시작했어요.


박형준   

그렇다면 이 이야기를 통해, 문학을 통해 말하고 싶은 성장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최영철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성장이란 말은 물적 팽창이지 않을까요. 그러나 사람의 성장이란 불어나는 게 아니라 비우는 거라 생각합니다. 인간은 비우는 걸 불편하고 불안해합니다. 그러나 인간의 완성은 자각하고 버리는 것, 그것을 깨우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이 소설에 이런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박형준   

어중씨가 도시에서 시골에 온 이유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아서입니다. 생의 상실감을 바꿔 보기 위해 삶의 형식을 바꿔 도시에서 시골로 옵니다. 여기 어중씨의 선택에서 많은 걸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성장과 이 책에서는 말하는 성장의 의미가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도시의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어중씨가 시골에 오면서 다시 사람들을 만나면서부터 어중씨도 다른 사람들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과의 관계 지형을 보여준 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서문에서 이웃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작가가 생각하는 어중씨 캐릭터가 있고, 이가영 그림 작가가 생각하는 어중씨 캐릭터가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어떤 경우는 그림이 글과 민주적으로 잘 결합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림이 글과 조화롭게 어울리는데요.




이가영    

다행히 최영철 선생님과 같은 마을에 살고, 다행히 자주 만날 수 있어 선생님이 보는 도요마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도요마을이 (소설에서) 도야마을로 바뀐 모습을 첨가만 한 게 아닐까 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그림을 그려 달라는 말에 한동안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과 함께 놀면서 교감했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4~5일 만에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어중씨가 10년 전에 집을 샀는데 팔 때는 더 싸게 팔아야지 더 비싸게 파느냐는 말에 어중씨의 삶의 지혜와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최영철    

도시는 타자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가 없습니다. 무수한 사건이 생겨나면서 사소한 사건은 다뤄지지 않습니다. 흐르는 물에는 비춰진 상이 없습니다. 『어중씨 이야기』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은 시골이라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시골이라는 무대는 고인 물로, 거기에 비춰진 낯낯들이 소중하게 보입니다.








박형준   

그림이 종종 글을 보조하는 역할로 있습니다. 그러나 『어중씨 이야기』에서는 그림과 글이 조화가 잘 이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그림이 어중씨가 말하는 비움의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여기 이 그림은(163쪽) 마치 우주 한 공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어중씨의 여백과 잘 어울립니다. 오일장 그림(141쪽)은 복잡하지만 절대 복잡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일장 그림은 어떻게 그리셨나요?


이가영    

이 그림은 실제 삼랑진장 그림이구요, 삼랑진장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제가 본 기억에서 상상을 더해 그려낸 그림입니다.


박형준   

어중씨가 여기 있고요, 상점이 많지만 복잡하거나 바쁘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최영철    

참고로 삼랑진 장은 4,9일 장입니다. (하하)




박형준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주세요.


최영철    

중심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잘 담았는지, 역량 부족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거 쓰면서 책이 잘 팔리면 엉뚱씨 이야기로 2권을 발간하는 게 어떨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하)


이가영    

도요마을에 와서는 그림 그릴 거야 하며 문을 꼭 닫아 놓았습니다. 몇 달 동안 그리기가 잘 안 되서 전전긍긍했는데, 선생님이 이런 그림을 그려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 주셨습니다. 그러는 동안 제 그림을 잠시 놓아두고 글을 읽으면서 글 속에 강변과 산도 보고 사람들과 만나면서 저에게 굉장히 많은 휴식이 되었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비움이 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어중씨와 도야마을을 걷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음이 청명해지는 자리였습니다. 책이 잘 팔려서 엉뚱씨 2권도 발간되었으면 좋겠네요^^이날 참석해 주신 독자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Posted by 동글동글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