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만남'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19.09.17 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 (1)
  2. 2018.11.16 [저자와의 만남]『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
  3. 2018.10.02 [행사알림]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작가와의 만남
  4. 2018.09.01 [후기] 84회 저자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소설가
  5. 2018.04.25 [행사알림]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작가와의 만남 (1)
  6. 2018.04.24 [유마도 북콘서트] 조선통신사의 옛길을 따라간 대마도 여행 (3)
  7. 2017.11.28 [행사 알림] <당당한 안녕>의 저자 이기숙 선생님과의 만남
  8. 2016.07.26 [저자인터뷰] 『토스쿠』, 정광모 작가와의 만남 (6)
  9. 2016.07.11 또 다른 나와의 만남 -『토스쿠』서평 (6)
  10. 2016.07.05 문학과 음악이 함께한 수요일 밤 - 정광모 장편소설 『토스쿠』 (3)
  11. 2016.06.24 조갑상 장편소설 『밤의 눈』 저자와의 만남 - 어린이책 시민연대 (2)
  12. 2016.04.26 문학 톡(talk)! 톡(talk)! ::『내 안의 강물』김일지 작가 (2)
  13. 2016.04.25 제7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성선경『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2)
  14. 2016.03.25 제7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신정민『나이지리아의 모자』
  15. 2016.02.17 제7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마르타』 공지 (2)
  16. 2015.06.11 『폐교, 문화로 열리다』출간 기념 저자와의 만남 현장 답사기
  17. 2012.05.02 <34회 저자와의 만남> 조명숙 선생님의 댄싱맘
  18. 2011.02.18 생생한 사람 사는 이야기 들으러 오세요-김곰치 저자와의 만남
  19. 2010.09.29 저자와의 만남-<발트3국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슬픔> 이상금 교수
  20. 2010.07.28 저자와의 만남 - 『공동체의 감각』 허정 평론가
  21. 2009.08.27 영도다리 아래서 바라보는 부산항 - 임성원 (3)


안녕하세요. 

태풍이 온다고 하네요.

비 피해 없으시길 바래요.


10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일기 여행』의 김창호 역자와 만나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일시: 2019년 9월 18일(수) 저녁 7시

공연: 김창호 역자의 해금 연주가 있습니다.

장소: 산지니x공간


부담없이 놀러 오세요:)



일기 여행 - 10점
말린 쉬위 지음, 김창호 옮김/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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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구는 2019.09.17 22: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정보 잘보고 갑니다 !!

 

드러낸 발목에 제법 찬 바람이 부는 11월입니다. 그러나 어제 산지니X공간은 사람들이 뿜어낸 열기로 가득했는데요. 바로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참여했던 행사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작가님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1115산지니X공간에서 있었던 <유산>의 저자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박정선 작가님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수필가, 그리고 소설가인 작가님은 오늘 많은 청중 앞에 소설가 박정선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이날 행사의 진행은 김대성 문학평론가가 맡아주셨습니다. 평론가다운 날카로운 질문들로 궁금증을 해소해주셨습니다.

 

  

 

행사를 시작하기 전 작님께선 이날 참여한 청중 모두를 소개해주셨습니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부터, 교회 목사님까지. 산지니X공간 의자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이 참석해주셨는데, 모두의 이름과 근황을 물어보시고 소개해주시는 작가님을 보며, 독자에 대한 애정을 느꼈습니다. 제게도 물어보셨는데, 제가 너무 당황해서 작가님 팬이에요라고 말하지 못한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날 행사는 스포일러와의 전쟁이었습니다. <유산>10월 말에 나온 신작이다 보니 아직 책을 읽지 못한 청중이 많았습니다. 독서의 재미를 반감하는 게 아니냔 고민이 있었지만, 행사의 진행을 위해 과감히 간략한 줄거리를 공개했습니다.

 

줄거리 소개에 이어, 김대성 평론가의 질문과 박정선 작가님의 답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날 있었던 답변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만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Q.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반드시 써야겠다는 작가의 소명에서 시작됐다. 일제 강점기 당시 친일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면, 현대사회에 와서는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죄송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었다. ‘누가 읽어줄까’ ‘대중적으로 반응이 좋을까라는 계산은 하지 않았다. 작가인생이 길어야 사오십 년이다. 이 '한정된 시간 동안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혼신을 쏟고 싶다.'는 생각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인간을 죄어오는 여러 속박들이 있다. 불편한 이데올로기, 흑백논리, 갈등 모두 여기에 속한다. ‘이런 속박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란 고민 없이 작가라 불릴 순 없는 것 같다.

 

Q. 작품 속에서 주제를 명백히 드러낸 데 이유가 있는가

A. 좋은 소설은 목적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것이란 걸 안다. 그럼에도 소설 전면에 목적을 드러낸 것은 이 소설은 모든 걸 드러내기 위해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독자층도 넓게 잡았다. 어쩌면 한계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사실 몇 권 분량으로 늘여 쓸 수도 있는 내용이다. 한 권 내에 담기 위해 조금 단순화한 경향이 있다.

 

Q. 작품 전체에서 종교적 색채를 느낄 수 있었다

A. 크리스천이다. 그렇다고 다른 신도처럼 교회에 봉사를 자주 가거나 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작품에 기독교적 색채가 묻어난다면 내 한계거나(웃음) 배제할 수 없는 운명이라 생각한다. 이 작품에서 종교가 나온 이유는 따로 있다. 김준호는 무지 가난한 인물이다. 가난한 인물이 공동체적 만족감을 쉽게 얻는 방법은 당연히 종교라 생각했다.

 

 

 

박정선 선생님은 날아가는 새의 날개를 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든다고 하십니다. 두 날개의 균형이 맞아야 하늘을 날 수 있는 새처럼 인간의 삶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좌우논리'라는 맹목적 단어는 왜 우리 사회에 빼놓을 수 없게 된 것 일까요? 작가님께서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하셨습니다.

 

▲ 의자가 모자랄 정도로 많이 찾아와주셨던 청중들

 

박정선 작가님은 화려한 공모전 수상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미 안정적인 작가 궤도에 올랐지만, 여전히 공모전에 도전하는 이유는 '나를 확인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여전히 도전의 긴장감이 두렵고, 결과의 압박에 고통받는데, 그 속에서 자신을 확인한다는 작가님의 말에 놀라면서도, 본받아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유산>은 작가의 말의 다른 책에 비해 매우 긴 작품입니다. 작가님께서는 작가의 말은 '쓴 것'이 아니라 '써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의도한 바 없이 문장이 본인을 끌고 갔다고 합니다. 아마 이 소설로 전하고픈 말이 많았기 때문이겠죠. 일부러 Q&A도 스포일러가 없는 내용으로 골라 소개했습니다. <유산>을 읽으며, 직접 작가님이 전하고자 했던 마음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유산 - 10점
박정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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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대학, 정치를 배우다』의 저자 정천구 작가님과 함께합니다.

 

정천구 작가님을 모시고 대학을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많은 참석부탁드립니다.

 

 

 

 

일시 : 10월 10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장소 : 산지니X공간

         (부산 해운대구 센텀중앙로 97, 센텀 스카이비즈 A동 710호)

 

 

대학, 정치를 배우다

정천구 지음ㅣ산지니ㅣ420쪽

 

고전오디세이 8권. 성리학자들이 『예기』의 한 편에서 독립시켜 경전의 반열에 올린 『대학』은 1700여 자의 한문으로 이루어진 매우 짧은 고전이다. 사서에 대한 저자의 오랜 연구와 강의의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책 『대학, 정치를 배우다』에 저자는 중국의 역사서에 담긴 풍부한 역사적 사실들을 끌어와서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사례를 통해 문자의 의미를 역사의 교훈에서 직접적으로 전달해주고 있어 누구나 쉽게 고전을 읽을 수 있게 한다.

 

 

정천구

 

1967년생.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국유사를 연구의 축으로 삼아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문학과 사상 등을 비교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대학 밖에서 ‘바까데미아(바깥+아카데미아)’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강좌를 열고 있다.
저서로 『논어, 그 일상의 정치』, 『맹자독설』, 『삼국유사, 바다를 만나다』, 『중용, 어울림의 길』 등이 있고, 역서로 『차의 책』, 『동양의 이상』, 『밝은 마음을 비추는 보배로운 거울』, 『원형석서』, 『일본영이기』, 『삼교지귀』 등이 있다.

 

 

 

 

대학, 정치를 배우다 - 10점
정천구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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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수), 제84회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주인공은 장편소설 <생각하는 사람들>의 정영선 선생님이었는데요.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한국사회에 편입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지요.

 

선생님께서는 2013년부터 2년간 하나원(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 내 청소년 학교에서 근무하셨는데요. 그곳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느꼈던 시간들을 토대로 한 권의 소설을 집필하셨어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김대성 문학평론가님의 진행으로 구모룡 문학평론가님과 정영선 선생님의 대담으로 이뤄졌는데요. 많이 이야기들을 담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밀도 높은 행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모두 옮기면 좋겠지만, 그중 몇 가지 이야기들만 정리에 아래에 실었습니다, 혹, 시간이 되지 않아 오지 못하신 분들께 아쉬움을 달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녹취를 푼 것이라 실제 대담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정영선(이하 '정') : 비가 안 와서 사람들이 많이 왔네요. 고맙습니다. 아마 마이크를 가슴 가까이에 대면 쿵쿵 소리가 날 껍니다. 이 자리에 앉으니까 두렵고, 많이 떨립니다. 책을 석 달 전에 냈는데 오늘 이렇게 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앉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책을 몇 권 냈지만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 첫 책 이후 두 번째입니다. 그래서 특히 더 긴장되는 것 같아요. 양 옆에 평론가가 있어서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어쨌든,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모룡(이하 '구') : <생각하는 사람들>은 북을 이탈해서 한국 사회로 온 사람들의 이야기지요. 그런 사람들이 3만 천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분단체제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분단사회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분단 문제에 가장 최전선에 놓여 있는 사람이 바로 한국에 와 있는 북한 이탈주민이고, 그래서 그들에 대한 접근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 <생각하는 사람들>과 같은 장편소설이 나와서 굉장히 반갑게 생각합니다. 그럼 제일 먼저 제목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생각하는 사람들'의 뜻이 무엇인가요?

 

: 말 그대로입니다. 우리가 '북한' 사람이라고 하면 생각하는 되는 것들이 있지요. 서울사람이라고 하면 하지 않는 생각들 말입니다. 또 북에서 온 사람들은 한국에서 와서 늘 끊임 없이 자신의 출신지에 대한 생각을 지우려고 합니다. 그렇게 남과 북, 모두가 생각하고, 생각하는 것들이 슬프게 다가오더라고요. 그래서 제목을 생각하는 사람들로 붙이게 됐습니다.

 

 

 

: 작가의 말을 보면 '허구'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소설이라는 것을 아는대도 다시금 허구인 것을 강조한 이유가 있습니까?

 

: 현실이 바탕이 되긴 하나 어디까지나 소설이고 허구입니다. 독자들이 읽었을 때, 이것이 허구인가 진짜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을 접하게 될 북한 분들이 '이건 소설이다, 소설이기 때문에 예민하게 생각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을 만들어놓고 싶기도 했습니다. 책에 나온 내용들이 사실일지라도, 그것은 우연일 뿐이지 저는 소설을 쓴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소설을 통해서 탈분단적 주체를 만들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이 이 소설에 있는가에 대한 생각을 하기도 했고요. 더불어 굉장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데요, 그 인물들의 배치와 스펙트럼에 대해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고민을 많이 한 부분입니다. 하나원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은 모두 달랐습니다. 공통된 조건을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한에서 꿈꾸는 삶 또한 그랬습니다. 너무 다양하고 달랐어요. 제가 청소년학교에서 근무했던지라 아이들, 청소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하나원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에 대해 매우 고마워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 어쩌면 자기 검열일지도 모르는 그것을 거치지 않은 사람, 그런 인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만들어낸 캐릭터가 병욱이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자기의 삶을 개척하려고 하는 사람, 적응해가는 사람, 비판해가는 사람 등 다양한 인물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게 제가 본 모습이기도 했으니까요. 극단의 선택을 하는 사람, 어떤 큰 이야기를 가진 사람보다는 우리 옆에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의 다양한 삶을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 그래서 그런가요. 여러 편의 단편, 장편으로 발전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남북한 사회를 통합적으로 극복해내는 인물을 기대했었는데, 결국 분단 이데올로기 문제가 가족사로 봉합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는 가족 이야기로 봉합했다고 생각하진 못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죽음이라는 결론을 향해가거나, 강하게 밀어붙여서 얻는 결말은 사실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탈분단'이 사실 가족이 아닐까요? 개인으로 본다면 가족이 헤어진 것이 분단이고, 가족을 만난다는 게 굉장한 일이 되어버렸으니까요. 힘든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족이데올로기라고 생각하지 않고, 남북으로 나눠지지 않은 채 가족이 만나는 모습이야 탈분단적인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김대성 : 지금 분단체제에 대한 온도차는 세대차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들은 탈북민 청소년들이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지 관심이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탈북민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들을 대변하는 관점으로 볼 수도 있고, 아니면 조직 논리에 휘둘리는 구성원들의 비애를 중심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다양한 관점들이 독자들을 만나면서 '탈분단적인 주체가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일까?' 하는 고민을 해나가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독자들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죠. 더불어 정영선 선생님께서 책임의 무게를 많이 느끼면서 이 소설을 쓰지 않았나 싶어요. 한국사회에서는 분단과 관련해서 사실을 말하는 것이 긴 시간 동안 금지되어 왔었잖아요. 조갑상 선생님, 박완서 선생님의 소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말이죠. 그런 역사적 강박같은 게 우리 몸에 있는 것 같은데요, 정영선 선생님께서 하나원에 근무하면서 본 것들을 그대로 쓰는 것이 옳은 것인지, 선별하여 허구적 장치를 넣는 것이 옳은 것인지 등등 목격하고 증언했었을 때 어떤 효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어느 소설을 쓸 때보다 무겁게 가지고 계셨을 것 같아요. 그것을 소설에 전면적으로 드러낸 것 같진 않고요. 소설 속에 책임의 무게가 스며 있어서 그런 부분들을 감지하고 함께 고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4부에 있는 '선주 씨의 글' 은 어떤 효과로 배치한 것인가요?

 

: 선주 씨의 글에서 개인적인 부분은 삭제하고 거의 그대로 실었습니다. 선주 씨의 글을 보면서 제 글은 글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탈북민에 대해 고민하고 소설을 쓴다고 해도 선주 씨의 글을 넘을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북한 사람들이 남한에 오면 진짜 자기 검열을 많이 하게 됩니다. 소설에 실은 이 글은 스스로를 검열하기 전에 쓴 글이고, 처음 워드로 써본 글이기도 했어요. 저는 이런 글이 많이 읽혔으면 좋겠습니다. 책에 실은 건 그런 바람이 들어 있기도 하고요. 음, 탈북민들을 보면서 제일 슬펐던 건 이 사람들이 과거를 기억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거예요. 그렇게 만드는 사회가 정말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요. 선주 씨의 글은 이 사회에 와서 삭제되지 않은 정말 순수한 글이라 생각했습니다. 이 글을 실기 위해 소설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제가 전하고픈 이야기가 선주 씨의 글에 다 녹아 있기도 하니까요.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에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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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는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독자와 소통하는 행사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노루똥』의 저자 정형남 작가를 초청해 박명호 소설가와 함께 대담 형식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일시: 2018년 4월 26일 (목) 오후 6시

 

장소: 부산콘텐츠콤플렉스 (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40) 4층 카페테리아

 

 

 

도서 노루똥
해피북미디어 | 2017년 11월 30일 출간 | 소설 | 232쪽 | 13,000원   

정형남 작가의 소설집. 전작에서 일관되게 보여준 산천의 사계와 고향의 정경, 그리고 그 속의 사람들이 그려내는 지난 세월의 풍경들은 담았다. 여덟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노루똥』은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시골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작가의 모습을 십분 담고 있다. 작품의 인물들 또한 복잡한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고향으로 성큼 다가서고, 고향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이제는 오랜 이야깃거리가 된 한 많던 시절의 이야기는 오랜 향수와 만나고 인물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저자 정형남 

조약도에서 태어났고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나왔다. 『남도(6부작)』로 제1회 채만식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창작집 『수평인간』 『장군과 소리꾼』 『진경산수』, 중편집 『반쪽 거울과 족집게』 『백 갈래 강물이 바다를 이룬다』, 장편소설 『숨겨진 햇살』 『높은 곳 낮은 사람들』 『만남, 그 열정의 빛깔』 『여인의 새벽(5권)』 『토굴』 『해인을 찾아서』 『천년의 찻씨 한 알』 『삼겹살』(2012년 우수교양도서) 『감꽃 떨어질 때』(2014년 세종도서)를 세상에 내놓았다.

 

 

 

 

고향, 사람, 산천, 세월 등 정형남 소설가의 따뜻한 이야기가 가득할 

산지니 <81회 저자와의 만남 - 정형남 편> 행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Posted by 실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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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4.10 10:4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고향과 산천, 사람과 인연, 말만 들어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지난 주말(4/21~4/22), 소설 <유마도>의 작가 강남주 선생님과 함께하는 대마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한일 교류의 흔적이 남아 있는 유적지와 조선통신사의 옛길, 그밖에 대마도 대표 관광지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진행됐는데요, 무엇보다 강남주 선생님의 해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더욱 의미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강남주

•장편소설 <유마도>의 저자 / 2013년 '문예연구' 신인 소설상에 당선, 늦깎이 소설가로 등단

•<가고 싶은 수렵시대> 등 시진 9권과 평론집 4권을 출간

•전 부경대학교 총장, 부산문화재단 대표이사 역임
•조선통신사 기록유산 유네스코 등재 한일학술위원회 한국 측 위원장등
•근정훈장 청조장, 부산시 문화상, 봉생문화상 등 수상 

 

 

 

1일차 ----------------------------------------------------------------------

 

 

① 도노쿠비 유적

 

 

 

부산을 떠나 가장 먼저 갔던 곳은 '도노쿠비 고분'이었습니다. 이현주 문화재청감정위원님으로부터 도노쿠비의 고분이 한일교류를 말해주는 귀한 유적이란 설명을 듣고 난 후, 유적지를 살펴봤습니다. 이 고분은 청동기 고분 유적으로 피장자를 남북으로 매장한 3기 석관식 고분으로 이곳에서 발견된 청동기 유물은 중구계 청동인 대형 동모 1점 이외에는 대부분 우리의 것과 같은 형식을 띠고 있다고 하네요.

 

② 사스나 마을

 

 

 

"사스나항은 조용했다. 환영행사도 없었다. 사행선이 도착하는 것을 예상하고 있던 주민들만 저무는 부두에서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_ <유마도>, 「첫 기항지 사스나항에서」 중에서

 

부산항에서 출발한 조선통신사의 첫번째 관문이었던 마을의 모습입니다. 맑은 날이여서 바다 또한 잔잔하게 느껴지네요. 조선통신사는 사스나 항을 시작으로 하여 와니우라 → 니시도마라우라 → 이즈하라 → 본토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③ 조선인 조난자 위령비

 

 

 

 

"배가 바다 아래로 곤두박질칠 때는 천 길 물 아래로 내려가 다시는 솟아오르지 못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어떻게 솟아오른 배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 물밑과 하늘 위를 오가면서 죽음과 삶이 되풀이되는 것만 같았다."

_<유마도>, 「멀고도 험한 대마도 바닷길 」중에서  

 

 

 

④ 와타즈미 신사와 에보시타케 전망대

 

 

아소만[浅茅湾] 입구에 있는 해궁[海宮]으로 바다의 수호신으로 여겨지는 도요타마히메노미코토[豊玉姫命]를 신으로 모시는 신사입니다. 바다에서 신사의 본전(本殿)까지 다섯 개의 도리이[鳥居]가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죠.

 

 

위의 사진은 에보시타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소만의 절경입니다. 이곳은 대마노 내에서 유일하게 360도 동서남북 사면을 모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수많은 섬들이 만들어내는 전형적인 리아스식 해안의 경관을 보여줍니다.

 

 

⑤ 만제키바시

 

 

 아소만과 미우라만 사이에 개착된 만제키세토라 불리는 운하에 놓여 있는 다리로, 1900년 일본해군이 함대의 통로로써 인공적으로 굴삭한 해협입니다. 러 ·일전쟁 때 일본 함대가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함으로 조선 침략 단초가 된 곳이기도 하죠.  

 

⑥ <유마도> 북콘서트

 

 

 

 

90분 정도 이어진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소설 <유마도>를 통해 화가 변박과 조선통신사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특히 역사적 고증에 의한 부분과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부분들에 대한 질문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변박의 문하생과 관련되는 부분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허구라지요?!) 이날 참석해주신 독자 여러분들의 감상과 나름의 메시지들을 접할 수 있었어서 더욱 의미 있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2일차 ----------------------------------------------------------------------

 

 

서산사

허락을 받지 않은 곳이라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과거 조선통신사가 대마도를 방문할 때마다 숙소로 사용했던 곳으로 조선 중기의 시인 학봉 김성일의 시비가 건립돼 있는 유적지입니다. 현재는 현지 주민에 의해 유스호스텔로 변경되어 이용하고 있습니다.

 

 

 금석성 터와 덕혜옹주 결혼봉축비

 

 

663년 나당연합군에 패배한 일본군이 신라의 대마도 진출 방어를 위해 축조한 성으로, 실제 축조한 사람들은 백제 유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백제산성으로 불리기도 한다고 하네요.

 

 

 

고종의 왕녀 덕혜옹주는 쓰시마 번주 소 타케유키(宗 武志)백작과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이 비는 두 사람의 결혼 축하의 뜻으로 대마도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에 의해 건립된 것인데요, 현재 우리가 만나는 이 기념비는 2001년 11월에 복원된 것이라고 하네요.

 

 

⑨ 반쇼인

 

 

1615년 20대 대마도주 요리나리가 父 요시토시를 위해 세운 사원입니다. 요시토시는 왜란 이후 조선통신사의 초청을 성사시킨 인물이지요.

 

 

⑩ 나카라이토스이 기념관

 

 

 

 

박진규 시인의 해설로 나카라이토스이 기념관을 둘러봤습니다. 나카라이토스이는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부친을 따라 부산에서 생활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1882년 춘향전을 번역해 아사히 신문에 20회 가량 연재를 하기도 했죠. 

 

 

⑪ 도요포대

 

 

 

1934년 방위를 위해 설치된 세계 최대 크기의 박격포 유적지입니다. 현재, 포는 없으며, 콘크리트로 만든 포대 유적만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⑫ 한국 전망대와 조선역관사순국비

 

 

 

 

대마도에서 한국(부산, 거제)를 볼수 있는 곳이죠. (이날은 오후에 날이 흐려지는 바람에 부산은 보이지 않았어요.) 설계 단계부터 탑골공원의 정자를 모델로 국내 전문가 초빙, 한국산 재료로 건축된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한국전망대 앞에는 조선통신사의 역할을 했던 조선역관사(통역사)들의 령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1700년 폭풍으로 부산에서 대마도로 가던 배가 침몰하여 180면 전원 사망함) 최복룡 부산외대 역사관광학과 겸임교수님의 설명으로 통해 또한번 조선역사관들의 업적을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1905년 일본해군이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침 시키고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도노자키 언덕과 아름다운 모래사장으로 유명한 미우다 해변을 들러 여행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소설 <유마도>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 글은 동래의 화가 '변박'의 삶과 그의 그림 '유마도'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

 

이번 대마도 여행은 소설 <유마도>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번 여행의 아쉬움을 소설 <유마도>의 책장을 여는 것으로 달래며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유마도 - 10점
강남주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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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동글동글봄 2018.04.25 09: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날의 현장이 생생하게 전해집니다

  2. 아니카 2018.04.25 11:5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대마도 여러 번 가봤지만 이런 여행도 의미가 있겠네요.^^

  3. 여행자 2018.05.15 14: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대마도 여행을 다시한번 기획하고 계시면 가고싶습니다.

 

 

죽음의 마지막 문지방을 선하고 존엄하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넘어가고 있다고 여기자. 아픈 몸들은 죽어야 낫지 않겠는가? 훗날 우리는 모두 ‘죽어야 낫는 병’에 걸릴 것이다. 그래서 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또 다른 행운이다. _ 본문 중에서

 

 

 

*

행복한 인생 후반전을 위해

우리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가

*

 
죽음에 대한 에세이 『당당한 안녕: 죽음을 배우다』

이 책의 저자이자 한국다잉매터스 대표를 맡고 있는 이기숙 선생님과 함께 '잘 죽는 것(웰 다잉, well-dying)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우리는 왜 죽음을 생각해야 할까요? 


이에 대해 심리학자 카스텐바움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죽음 공부는 죽음이 아닌 삶을 다루는 것"

 

 

 

삶의 가장 마지막 과제인 죽음.
이기숙 선생님과 함께 노년기의 준비와 죽음을 통해

현재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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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판다입니다.

 

 지난 7월 19일 화요일, 『토스쿠』의 저자 정광모 작가님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설렘으로 가득찼기에 발걸음은 가볍게 구서역으로 향했습니다. 작가님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소설에 관하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어색함을 점차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근처 카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토스쿠』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는데요.

  

 


 

 

 소설 『토스쿠』는 컴퓨터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순익, 정밀 가공업체 사무직원이었던 장욱, 연기자였던 주연 그리고 목적지 없는 무인도 여행의 선장이 된 태성.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돌연 '토스쿠'를 만났다는 메일을 끝으로 사라져 버린 장박사를 찾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여정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판도라 상자를 열며 '토스쿠'의 존재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 책을 많은 분들이 즐겁고 재미있게 읽고, 독자분들도 자신만의 '토스쿠'를 만나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는데요. 작가님과 함께 『토스쿠』에 대해 어떤 것들을 이야기 나누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와 함께 확인해보시죠.

 

 

 

 

 소설의 배경인 '필리핀'에 가보지 않고 소설을 집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 네, 필리핀은 아직까지도 가보지 못했네요. 생각하기에 여러 인물이 무리 지어 다니고, 요트와 큰 바다를 소재로 사용함에 있어서 필리핀이 적합했었어요. 한국과의 거리를 생각했을 때도 괜찮다고 생각이 되었구요. 처음 『토스쿠』를 집필할 때는 원래 '자살'에 관한 소설이었어요. 관광지인 필리핀에 자살하기 위해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었는데, 다른 작가분들과 합평을 진행하면서 '자살'이라는 소재는 줄어들고 그 반대로 '토스쿠'의 비중이 늘어나게 되었어요.

 

 '토스쿠'라는 단어 자체를 작가님께서 지으셨는데, 만들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나는 이제 아즈카반을 탈출했어."에서 감옥을 아즈카반이라고 얘기하는 것처럼 무엇을 상징하는 다른 단어를 만드는 것이 작가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토스쿠'라는 단어를 만들게 되었어요. '토스쿠'는 도플갱어나 평행우주론과 비슷하지만 조금 달라요. '토스쿠'는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나'이자 '또 다른 문'을 뜻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각각의 인물들이 가지고 있는 힘이 크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인물들의 집합소를 로봇을 만드는 장박사의 '목공치료소'로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 사연을 가진 인물들이 인생의 고비를 거치면서 집결할 장소가 필요했었어요. 그리고 그들이 장박사와 모이게 되는 고리도 필요했었구요. 그래서 그들의 집결 장소를 장박사의 집으로 정했어요. 로봇을 만드는 장박사, 첨단과학은 목공과는 거리가 있죠. 목공은 현대와는 대척점에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그러한 점 때문에 그렇게 설정을 한 것 같아요. '자연과학공부'를 하는 모임이 있는데, 이것이 현대세계의 상징으로 들어온 것 같아요. 그래서 소설 속에서 인물들이 과학적이기도 하고 미신적이기도 하게 그려진 것 같아요.

 

  저는 '순익'이라는 인물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습니다. 아마 죽음이라는 선택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리고 가장 자아가 흔들리고 있었던 인물이지 않았나 생각이 됩니다. 그렇다면 작가님께서 가장 애착이 가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 제가 생각했을 때, '장박사'가 가장 주인공적인 인물이면서, 가장 아쉬운 인물이에요. '장박사'라는 인물은 소설 속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어요. 그렇지만 그들이 여행을 떠나는 계기를 마련하는 등 장박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요. 처음 원고에서는 인물들마다 이야기가 많았고, 장박사역시도 이야기가 많았어요. 하지만 원고를 수정하면서 장박사의 이야기가 줄어들고, 비중 역시도 작아졌어요. 그래서 그를 조금 더 부각시키지 못한 게 아쉬워요.

 

 두 번째로는 '순익'인데요. 순익이라는 인물은 과학에 대한 확신이 가득 찬 인물로, 미신은 믿지 않죠. 하지만 장박사를 찾는 과정에서 믿고 있던 세계관이 흔들리다가 플라스틱 바다에서 회의감을 품고 좌절을 맞이하는데요. 특히 그가 좌절하고 죽게 된 동기가 상징적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순익'이라는 인물은 장박사를 보지 못했다는 것에 깊은 좌절을 느끼고, 비극적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반면, 함께 온 장욱과 주연은 장박사를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큰 아쉬움이 없어 보였습니다. 항해동안 자신들의 아픔을 나누고 함께 하는 시간들 또는 시선에 초점이 많이 둔 것으로 보였습니다.

 

- 원래 초고에서는 그들도 '토스쿠'를 만납니다. 장욱은 부동산업자가 된 자신의 모습을, 주연은 화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살할 마음을 접고 다시 돌아와서 사는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이 역시도 수정 과정에서 순익에 조금 더 초점을 맞추어서 쓰다 보니 이야기들이 사라지고 순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띠게 되었어요.

 

 힘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을 하고 있었는데요. 소설에 있어서 많은 인물들을 한 가지의 주제로 이끌어가는 것이 힘든 일인데, 작가님께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데 많은 인물들 때문에 힘드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 저는 뼈대만 가지고 바로 글을 쓰는 타입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유롭게 쓸 수 있었지만 반대로 이어나가기는 힘들었어요. 그래서 글을 여러 번 다듬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힘든 부분은 없었고, 완성되고 난 뒤 아쉬움이 큽니다.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그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더 풍부하게 만들지 못한 게 아쉬워요. 장박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도 많고, 장박사와 토스쿠, 그 후 돌아와서 이야기 등 아직 할 이야기가 많아요. 마음 같아서는 다시 한 번 더 소설을 내고 싶네요.

 

 

 

 

글에서 눈의 맹점, 시각에 대한 요소가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믿으면 보이리라',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란 믿을 게 못 된다.'처럼 상반되는 느낌을 내포하고 있었는데요.

 

- 첫 번째로는 리얼리즘, 현실이라는 것은 꿈속일 수도 있고, 게임 속일 수도 있고, 거대한 거인의 꿈속일 수도 있고, 우리가 캐릭터일 수도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을 알기는 어려워요. 그리고 그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지만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고, 자기가 살고 있는 현실을 규정하기 어려워요. 시대 역시도 마찬가지죠.

 

 두 번째로는 내가 태어나고 살아가는 시대를 선택하는 게 아니기에 알 수 없죠. 그런 의미에서 현실은 유령적이에요. 그것을 지배하는 것이 시각이구요. 시각 매체는 우리 삶에 50%를 차지하는데, 사실 눈은 흠이 많은 감각수단이라 보이는 것을 착각하기도 하고, 왜곡하기도 하죠. 그래서 눈이란 것이 참 애매합니다.

 

 그래서 저는 애매한 현실을 시각, 눈을 통해 눈의 맹점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던 것입니다. 시각은 왜곡될 수밖에 없으니 눈으로 본다고 해서 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순익이라는 인물은 그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그것이 가짜임을 알고 있는 현실적인 인물처럼말이죠.

 

 '내가 내 마음의 작은 일부만을 알고 있다면 나머지는 도대체 뭐란 말일까?' 라는 구절이 글을 읽으면서 제 마음에 꽂혔던 문장인데요. 아마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가장 모른다고 생각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그 나머지는 '토스쿠'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수가 없어요. 사실, 자기를 안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각도에서 자신을 본다는 게 불가능하니까요. 자기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은 영원한 소재이며, 영원한 숙제입니다. 사회와 교육이 일상의 다양한 측면들을 억누르는 것이 일상의 매커니즘인데 인간을 규격화시켜야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에 우리는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것이 영원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

 

'가상은 때로 현실보다 더 훨씬 현실적인 법이다.'라고 하신 말처럼 이 글도 '플라스틱 바다', '내적자아' 등의 요소들, 현실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기존의 로맨틱이나 가족의 이야기들은 드라마 같은 이야기들처럼 달달한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넓은 의미로는 작위적일 수도 있죠. 하지만 리얼리즘의 리얼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현실을 몇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면 굉장히 소설적이에요. 소설 같은 현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가상과 현실의 구분을 짓지 않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렇게 하면 소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소설의 재미나 가치 역시도 살릴 수 있구요.

 

 소설적 사건과 현실적 사건은 달라요. 그래서 현실의 참담함이나 암담성을 상징적인 것으로 만들어 그 속에 내포해야 독자들에게도 쉽고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영화 '반지의 제왕'처럼 절대반지가 권력을 상징하는 것처럼 말이죠.

 

 

 

 

 작가님께서는 굉장한 독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작가님꼐서 내신 『작가의 드론 독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는데요. 방학을 보내고 있는 20대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으신 책이 있으신가요?

 

-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작가는 지식인의 대열에서 권위를 조금 잃어버린 것 같아요. 저는 책을 많이 읽는다고는 생각 안 해요. 그저 독서를 통해 제 연못의 크기를 넓혀가는 것이죠. 작가는 소재를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고, 소설에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눈을 가지기 위해 독서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문학을 공부하는 친구들에게는 장편을 계속 읽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읽는 것도 중요해요. 독서를 통해 글을 이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좋겠어요. 알고 있는 소설을 원작의 축소판을 읽기보다는 원작을 읽으면서 자신의 연못을 넓혔으면 좋겠어요. 연못이 말라버리면 쓸 것이 사라지니까요.

 

 일반 친구들에게는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자연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전반이 자연과학 쪽이라 반드시 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끔 다양한 분야들을 읽었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간단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즐겁고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실 모든 이들이 자신만의 토스쿠를 다 한 번씩 만나봤으면 좋겠어요. 특히 고문실에서는 자신의 토스쿠를 만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스톡홀름 증후군처럼 말이죠. 그래서 독자분들도 토스쿠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토스쿠를 만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와 같은 생각을 계속 생각하며 읽으면 더 좋겠죠.

 

 

 

 작가님의 저서인 『작화증 사내』를 선물 받았습니다. 책과 함께 소중한 경험을 저는 선물 받았는데요. 잊지 못할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곧 작가님의 중편 소설이 나온다고 하니, 그 전에 『작화증 사내』를 빨리 읽고 기다려야겠습니다. 그리고 장편 소설을 읽으면서 저도 저의 연못을 넓혀볼까 싶네요.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작화증 사내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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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7.26 14: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알찬 인터뷰였네요. 수고많으셨어요~

  2. 권디자이너 2016.07.26 2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사진에서 미소짓고 있는 두 분 모습을 보니
    모두들 즐거운 시간을 보내신 것 같아요.^^

  3. BlogIcon 온수 2016.07.27 09: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깔끔한 질문과 답변이네요^^ 더불어 독서가 자기 연못을 늘리는 일이라니 멋진 말이네요

  4. BlogIcon 단디SJ 2016.07.27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날이 많이 더워서 고생 많으셨죠?! 인터뷰 정리가 참 잘 되어 있어서 마치 함께 정광모 선생님과 인터뷰를 한 느낌이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

  5. 점삼 2016.08.18 17:5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화증 사내때부터 관심있던 작가님이었는데 훌륭한 인터뷰 감사합니다 ^^

  6. 하하하 2016.08.18 19:0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개인의 아픔을 풀어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해서 오랜만에 책 한권을 금세 읽었네요^^ 인터뷰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산지니 새로운 인턴 판다입니다.

 

 며칠 전만 해도 비가 쏟아지더니, 이제는 완연한 여름이 찾아오는지 밖은 벌써 무더위가 펼쳐지고 있네요. 여러분들은 다들 어떻게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저는 출근 5일 차, 첫 인턴일기를 쓰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었답니다. 지하철 구석에 자리 잡고 읽어 내려갔던 정광모 작가의 장편소설 『토스쿠』를 읽으며 저에게 몇 가지의 질문들을 던져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여러분께 그 질문을 던져볼까 합니다.

 


 

 

 컴퓨터 회사의 소프트웨어 개발자였던 순익, 정밀 가공업체 사무직원이었던 장욱, 연기자였던 주연 그리고 목적지 없는 무인도 여행의 선장이 된 태성. 장공진 박사를 찾기 위한 그들의 무모한 일주일 동안의 항해가 시작됩니다.

 

『토스쿠』책 표지

 

 각자 아픔을 가지고 있는 그들이 모인 곳, 바로 장박사의 목공심리치료소였습니다. 그들은 장박사와 함께 나무를 만지며 자신들의 말 못 할 아픔을 치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장박사는 보라카이로 휴가를 떠나고, 돌연 '토스쿠'를 만났다는 메일을 끝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그들은 사라진 장박사를 찾기 위해 뒤따라 필리핀으로 향했고, 그 여정 동안 그들도 '토스쿠'의 존재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토스쿠』는 필리핀의 바다, 보라카이 섬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항해 속에서 잔잔한 바다 뒤에 숨겨진 이면을 만나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 혹은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 경험 속에서 마음 깊은 곳에 넣어두었던 자신만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 다른 이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기도 합니다. 과연, 그들이 마주친 그들의 '토스쿠'는 무엇이었을까요?

 

 

 토스쿠는 '또 다른 문' 즉 저 세상으로 넘어가는 문이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그러니까 토스쿠는 또 다른 문에서 만나는 낯설면서도 친숙한 존재다. 그런데 토스쿠를 만난 사람은 아주 큰 행운이나 불운에 부닥치게 되지만 어느 쪽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 본문 中 81P

 

 

 태성은 연못 건너편, 야자수의 그림자와 달빛 그리고 연못이 만들어낸 환영을 마주하게 됩니다. 희미한 모습이었지만 그 환영은 태성을 그의 젊은 시절 어딘가로 떠나가게 만들었고, 그 종착지는 그가 보호시설을 퇴소하던 날이었습니다. 그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는 멈춰서는 버스에 쉽사리 발을 내딛지 못하고 자신을 지나쳐 가는 버스를 바라만 볼 뿐이었습니다.

 

 순익은 결국 장박사를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에 꿈을 꾸게 됩니다. 꿈에서 순익은 어린 소년에게, 키가 좀 더 자란 소년에게, 소년티를 벗은 남자에게, 마지막으로 순익의 모습을 똑같이 하고 있는 성인이 된 남자에게서 질문을 받습니다. '넌 뭘 기다리니?' 순익은 의자에 앉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요트 선장인 태성은 가슴 아픈 순간의 태성을, 장박사를 찾던 순익은 목표가 사라진 순익을 마주하게 됩니다. 두 사람 모두 친숙한 자신의 모습에 한발 다가서지만, 판도라의 상자에 갇힌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겸손해야 합니다. 토스쿠는 다른 세계의 또 다른 자신인데 그가 뭘 하는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에 대해 우선은 마음을 비워야 해요."   - 본문 155P

 

 

 '토스쿠'를 만나고 로봇이 시시해져 버린 장박사는 어떻게 하든지 정체를 찾고자 하였습니다. 결국 장박사는 노력 끝에 '토스쿠'를 직접 만날 수 있었고, 대화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토스쿠'와의 만남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지 못했습니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어떨까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장박사와는 달리 그가 만난 '토스쿠'는 살인자였다. 장박사 역시도 익숙한 자신의 모습이었으나 생각지 못한 모습에 '토스쿠'를 부정하게 되어버립니다.

 

『토스쿠』책 뒷면

 

 '토스쿠'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들은 실제로 보기 전까지는 믿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그들 스스로 가상의 존재, 환영이라 단정 지어버립니다. 그저 장박사가 '토스쿠'라는 것에 미쳐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었습니다.

"시신경이 만들어 내는 감각이란 믿을 게 못 된다."

 

 익숙했으나 낯선 것들에 대해 그들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장박사를 찾으러 갔다 우연하게 '토스쿠'를 만난 그들도, '토스쿠'와 대화까지 나눈 장박사도 모두 실제로 보았으나,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을 부정하였습니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에는 수많은 또 다른 나가 살고 있다. 또 다른 나는 살인자이거나 독재자일 수도 있고 광신도이거나 예술가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작가의 말처럼 '토스쿠'는 인간의 내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선과 악을 전부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선함을 추구하던 자아가 악이라는 내면을 만났을 때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상당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장박사의 선택도, 선욱의 선택도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조심스레 이야기해봅니다.

 

 인물들은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아픔들을 치유해간다고 하지만, 사실 제가 생각하기에 인물들은 자신의 아픔들을 그저 가슴 속에 묻어둔 체 그저 꺼내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다른 이와 공유하면서 지난 일이라 이야기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내면인 '토스쿠'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혹시, 그들은 '토스쿠'를 만나기 무서웠던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어보시고 '토스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만약 '토스쿠'를 만난다면 어떤 질문을 하고 싶으신가요?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미지의 섬에서 마주친 또 다른 나:: 장편소설 『토스쿠』

 

문학과 음악이 함께한 수요일 밤 - 정광모 장편소설 『토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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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단디SJ 2016.07.08 16: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각기 다른 아픈 과거를 가진 4인방이 장 박사를 찾아가는 이야기 속에서 현대인의 우울과 누적된 상처를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노란판다 님의 글을 읽으니 나의 '토스쿠'(또 다른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2. 권디자이너 2016.07.08 17: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 지하철에 앉아서 책을 읽다니
    출판사 인턴다운데요.^^

  3. BlogIcon 동글동글봄 2016.07.11 15: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보라카이를 가지 않고 이런 상상의 소설을 쓰시다니, 결국 내면을 여행하는 게 토스쿠를 만나는 첫걸음이겠네요. 산지니 인턴 환영해요:)

 

지난 629(), 

73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에 함께한 작가는

장편소설 토스쿠』의 정광모 선생님이십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정광모 선생님께서 직접 행사를 기획하셨는데요

참석하신 많은 분들이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클라리넷 연주와 피아노 트리오 공연까지 준비했습니다.

 

저자와의 만남 행사 시작 전,

산지니 도서목록과 행사 안내문을 준비하고

오늘 오실 손님 분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정광모 선생님께서 사오신 호두과자도 보이네요~ 냠냠!)

 

 

 

 

얼마 지나지 않아 관객석이 꽉 찼군요 +_+!!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더 좋았던 저자와의 만남이 아니었나 싶어요~)

 

시인 최정란 선생님의 진행으로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참석해주신 소설가 유연희 선생님과 부산북앤북스 회장님으로부터

토스쿠의 작품평에 대해 들을 수 있었어요.  

 

유연희 선생님은 함께 소설을 쓰는 사람으로서

꾸준히 작품을 읽고 쓰는 것에 대한 놀라움,

작품 속 배경과 인물에 대한 시선 등을 이야기해주시면서

바다가 배경으로만 존재해 해양소설의 면모로는 아쉬운 점이 있다는

솔직한 감상평을 전해주셨습니다.   

 

▲소설가 유연희

 

 

토스쿠독자들을 대표(?)하여 감상평을 이야기해주신

부산북앤북스 회장님께서는

'토스쿠'라는 말에 대해 깊은 놀라움을 전하셨습니다.

이 말은 저자가 지은 말로 '또 다른 자신'을 표현한 언어인데요,

작가가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독자들에게 그 의미를 전하는 방식에서

신선함과 궁금증이 동시에 일었다고 하셨어요.

 

 ▲부산북앤북스 회장 

 

 

이어 '클라리넷 연주' (츠츠미 마유미)

'피아노 트리오'(피아노 정금련, 바이올린 김충만, 첼로 박영주연주가 있었습니다.

 

문학과 음악이 함께해서 그런가요?

이 날 행사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던 것 같습니다.

 

 ▲클라리넷 - 츠츠미 마유미

 

 ▲바이올린 - 김충만

 

 ▲첼로 - 박영주

 

 ▲피아노 - 정금련

 

 

>> 동영상으로 함께 감상해보시죠 <<

 

 

 

 

끝으로 '저자와의 만남' 행사의 하이라이트!

정광모 선생님과의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토스쿠'라는 단어, '바다'라는 배경, 인물 각각의 '또 다른 나'

중심으로 소설 토스쿠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선생님께서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보라카이에 가보지 않으셨다는 부분에서 조금 놀랐습니다. 소설 속에 펼쳐진 보라카이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셈이니까요. 멀지 않은 곳인데 왜 가보지 않고 배경으로 쓰게 됐냐는 어느 독자의 질문에 "직접 가보면 글이 써지지 않을 것 같았다. 내가 그려나가는 소설의 모습에 실제의 풍경들이 들어오는 것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제 작품이 나왔으니 (보라카이에꼭 가보려고 한다. 아마 내가 그린 그 모습과 비슷하게 펼쳐질 것 같다."라고 답하셨습니다 

 

 

 

 

 

 

독자의 질문 중

"정광모 작가 본인의 토스쿠 (또 다른 나)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한 답변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 )

 

 

"사실 우리는 힘을 얻기 위해 독서해야 한다. 독서하는 자는 극도로 활기차야 한다. 책은 손 안의 한 줄기 빛이어야 한다. (Properly, we should read for power. Man reading should be man intensely alive. The book should be a ball of light in one's hand.)" -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시인, 평론가)

 

이날 함께한 많은 이들로부터 맑고 건강한 무언가를 본 것 같습니다.

아마 에즈라 파운드의 말처럼 독서하는 자가 가지는 활기참,

책이 주는 한 줄기의 빛 덕분이었겠지요.

다음 74회 저자와의 만남을 기약하며, 

모두들 책과 함께하는 여름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 행사가 끝나고, 정광모 선생님의 작은 팬사인회가 열렸습니다 ㅎㅅㅎ

 

 

 

 

 

토스쿠 - 10점
정광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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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7.05 15: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정말 참신하고 다양하게 진행되었죠^^
    그만큼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기뻤습니다.

  2. 권디자이너 2016.07.05 17: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책 배달하느라 북콘서트 뒷부분만 보았는데
    생생한 현장스케치 잘 봤어요.

  3. 온수 2016.07.05 17:3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광모 선생님의 섬세한 기획이 돋보이네요! 책과 음악과 바다가 함께한 시간이었네요. 생생한 현장스케치로 저도 잘 봤습니다:)

 

어린이책 시민연대 동부지회에서 주최한 저자와의 만남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6.25전쟁 당시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국민보도연맹과 관련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소설 『밤의 눈』

이 책의 저자이신 조갑상 선생님과 함께 저자와의 만남을 진행했습니다.

 

 

소설 『밤의 눈』은,

2013년 만해문학상을 받는 작품으로, 그 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죠.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둔중한 인식을 바탕으로 어둠과 침묵 속의 두려움, 슬픔, 공포를 건져올리며 그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말을 읽고 기억을 저지당했는지 보여줍니다.

 

이 날 행사에서 잔혹하고 고통스런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차분한 문체와 어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조갑상 작가의 이런 어법이 주체하기 힘든 두려움을 더 극대화하고, 외면하고 싶은 대목에서도 책장을 넘기게끔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민간인 학살과 처형. 그 현장에서 살아남은 '한용범'을 통해 망각되어가는 역사와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습니다. 

 

* 더 자세한 책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 )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이 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신 분들은 모두 책을 읽고 오셔서 그런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밤의 눈』에 대한 감상과 저자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진정한 '저자와의 만남'이 아닐런지요)

모든 내용은 아니지만,

이날 주고 받은 이야기 중 인상 깊은 내용을 중심으로 여기가 옮겨볼까 합니다.

 

 

● 소설은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밤의 눈』이라는 작품을 읽었을 때 현실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쓴 작품인 것 같다. '보도연맹'이란 소재로 글을 쓰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전쟁을 보는 눈은 세월과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물론,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쟁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근현대사의 비극이라 할 수 있는 6.25전쟁,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 그 지점에서 시작된 소설이 『밤의 눈』이다. '보도연맹'이라는 소재는 이 소설 외에도 여러 다른 작품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같은 소재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6.25 전쟁이 일어남에 따라 반대편에 설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을 처형하는 것, 전선이 무너질 때마다 이어진 학살. 이를 통해 '무언가를 보여줘야겠다',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이) 전쟁에 이런 일이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 현실을 다루는 작품을 집필할 때의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다.

 

아무래도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검열에 대한 부분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역사의 내용을 가져올까'부터 시작해서 인물, 배경, 스토리를 구성하는 데 스스로 검열을 많이 하게 된다.

 

 

● 한 작품을 쓰기 위해서 많은 발품을 팔아 취재를 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밤의 눈』은 실제 사건을 다룬만큼 취재하는 작업이 녹록치 않았을 것 같다.

 

책 가장 앞에 있는 '이슬람의 어느 이야기꾼과 청중들의 대화'를 넣었다. 그 이유는 『밤의 눈』이 진짜도 가짜도 아닌 이야기라는 점을 전하고 싶어서였다. 이것은 어느 곳에서 있었던 일을 재구성하여 쓴 것이 이 소설이다. 즉, '어느 곳에 있었던 일' 이것은 진짜가 될 것이고, '재구성' 하였단 것은 가짜가 될 것이다. 소설을 쓰기 전 가장 고민한 것은 '진짜'에 대한 부분이었다. 알아야 쓸 수 있고, 재구성 할 수 있으니까. 과거사를 정리하기 위해 책자와 같은 큰 자료들을 많이 이용했다. 여기에 남아 있는 기록들을 내가 어떻게 소설에 앉힐 것이가 하는 부분이 관건이었다. 마산에서 희생자의 자제 분을 만나 취재하기도 했는데 사실 이 작품을 쓰는 데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고, 오히려 재구성하여 가짜를 만드는 부분에 있어 불편한 부분도 있었다. 지역 답사는 따로 하지 않았다. 대진읍이라는 가상의 공간을 머릿속에 그려서 소설을 이끌어가도록 했다. 

 

 

● 유족회가 만든 무덤을 파헤치는 장면이 있는데, 그 대목에서 너무 충격적이고 심장이 턱턱 막혔다. 국가의 폭력에 말없이 꾸역꾸역 살아내야만 하는 사람들(희생자의 가족)의 모습이 읽기가 힘들었던 점도 있다.

 

인상 깊게 봐주셨다니 감사하다. 정말 아무도 모르게 희생된 역사 속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 소설을 쓰면서 작가 본인도 쓰기 힘들었던 대목이 있는지 궁금하다.

 

글을 쓸 때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무래도 나도 사람인지라 그게 쉽지 않을 때가 있다. 『밤의 눈』에서는 노인과 손녀가 나오는 대목이 있는데, 그 부분을 쓸 때 감정이 들어가다보니 좀 힘들었던 것 같다.

 

 

● "전쟁이 난 뒤 대진에서 예비검속을 당한 민간인들의 첫 처형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또한 그 자리에 있었던 이들 모두 전쟁이 전방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걸 실감하는 첫 순간이기도 했다" (p.45) 이 구절이 인상적이다.

 

말 그대로다. 전쟁은 군인들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후퇴를 하면서 잠재적으로 반대편이 될 수 있는 이들을 학살했는데 이 사건 하나만 봐도 전쟁이 일반인들의 삶 속에 들어온 것이다. 전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비극이지만,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전쟁이 전선에서만 일어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어느 순간 전쟁은 마을로 들어가 있었다.

 

 ● 끝으로 여자들만 있는 공간(조갑상 작가님은 청일점이셨습니다ㅎㅎ)에서 행사를 진행했는데 어떠셨는지.

 

매우 즐거웠다. 오늘 함께한 분들이 모두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 것 같아 보기가 좋았다. 독자들과의 만남이 자주 있었으면 좋겠다.

 

 

 

+ 행사 뒷 이야기

저자와의 만남이 끝나고,

조갑상 작가님의 작은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밤의 눈 - 10점
조갑상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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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온수 2016.06.24 15: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꽃밭에 계신 조갑상 선생님^^ 진정한 독자와의 만남이네요. 이런 모임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정말 즐거운 자리 같아요.

  2. 권디자이너 2016.06.27 11: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게요.
    이렇게 열심히 책을 읽고 와서 질문하는 독자들.
    작가라면 꼭 만나고 싶을 것 같아요.

 

 

월요병을 문학의 힘으로 이겨내고자

김일지 선생님과 소설집 『내 안의 강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학 톡! 톡!'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먼저 행사에 들어가기 전,

『타란툴라』 이후, 8여 년 만에 선보이는

김일지 소설집 『내 안의 강물』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1986년 <동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김일지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내 안의 강물

 

정서적 결핍을 앎고 있는 현대인들을 보다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는 이번 소설집은 가족의 유대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근원적 고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표지 안에 현대인들의 아픔과 고통이 담긴 소설들이 있답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

 

총 다섯 편의 소설들은 불안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상처 입은 과거와 만나게 하면서 불안한 현재를 넘어 삶에 대한 의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 책소개 :: 떠도는 섬 같은 현대인의 모습-내 안의 강물(책소개)

 

 

김주현 문학평론가(이하 김) : 8년 만에 내는 소설집이라면 느낌이 남다를 것 같은데요. 오랜만에 만나는 김일지 소설가의 작품이라 그 이야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오늘 그 결의를 담아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 (웃음)

 

김일지 작가(이하 김) : 너무 무섭게 하지 마세요. 호호.

 

: 아휴~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첫 번째 질문으로 바로 넘어갈께요. 이번 소설집에는 1인칭 화자들이 대부분입니다. 1인칭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감정이입을 시키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반면에 소설이 단조로워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선생님께서 특별히 1인칭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면요?

 

: 특별히 1인칭을 고집하는 건 아니예요. 최근 소설을 읽지 않는 시대이기 때문에 독자와의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1인칭으로 소설을 많이 쓰기도 하는데 저는 그런 이유는 아니고, 그냥 쓰다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3인칭 시점의 소설들도 있습니다.

 

 

: 작품 속 인물들이 굉장히 젊어요. 그리고 인물들이 관계 맺기에 굉장히 서툰 모습을 보입니다. 이런 인물들은 모두 매우 선하게 그려지지만 그 이면에 가정적 문제, 가족사에 대한 두려움, 고통이 너무 짙게 나타나지 않았나 싶어요. 관계 맺기에 어려워 하는 근원적인 부분 역시 이 가정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 해설을 맡아주신 정미숙 선생님도 그런 이야기를 하셨는데... 저는 상처 때문에 관계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소설까지는 굉장히 젊은 분위기를 풍긴다고 많이들 말씀하시더라고요. 보통 소설은 자신의 체험을 밑바닥에 두고 작업을 하신다던데 저는 제 경험을 바탕에 두고 새로운 미학적 구조가 만들어지지가 않아요.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데 그러다 보니까 주인공들이 좀 젊어진 것 같습니다. 제가 나이가 좀 많거든요. 좀 지나치게 많은데~ (웃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상처들은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 나이가 되고 세월이 지나면서 가족이 남긴 상처들이 잊혀지지가 않는 거예요. 어렸을 때 우리 어머니가 저를 몹시 힘들게 했어요. 학교도 안 보내려고 하고 막 그랬거든요. 그런 기억들을 젊었을 때는 이해를 했어요. 이해를 하려고 노력한 거겠죠? 그런데 제가 아이를 낳고 보니 우리 어머니가 절대 이해되지 않는 거예요. 아이는 희망인데, 그렇게 모질 게 할 수 있는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세월이 지나면 상처가 저절로 없어진다?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아요. 그런 내재적인 아픔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소설의 한 방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영선 작가 (이하 정) : 이 소설집에는 자식을 버리는 어머니들이 대부분인데요, 김일지 선생님 본인은 어떤 어머니라고 생각하시나요?

 

: 그런 말이 있잖아요. 하느님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어머니를 보냈다. 저는 우리 아이들에게 하느님이 되고 싶어요. 우리 아이들의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고, 설령 삶의 실수를 했다 하더라고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줄 것입니다.

 

: 이 이야기를 들으면 순간적으로 자식에게 잘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 어떻게 20년만에 첫 작품집을 낼까? 어떻게 8년만에 두 번째 작품을 낼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시간 작품을 모아왔고 또 오랜시간 작품을 떠나 있기도 하셨는데요, 『타란툴라』에서 『내 안의 강물』에 오기까지 8년 동안 선생님의 소설에 대해 변화된 생각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 첫 작품을 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 것은 사는 것에 힘을 썼고 또 다른 일들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그러면서 소설을 꼭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노는 데 바빴던 거죠. 그러다 문득 어릴 때부터 가졌던 문학에 대한 꿈을 생각하게 됐고 그렇게 첫 번째 작품집을 냈습니다. 그리고 8년이 지났죠? (웃음) 사실 어떻게 시간이 이렇게 빨리 가나 싶어요. 호호. 그 시간동안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좀 바뀌었을 것이고 조금씩 삶의 변화들이 있었겠죠. 하지만 저는 소설이라 하면 미학적 구조를 꼭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 구조가 아름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름다움을 따라가다보면 주제가 약화되기도 하는데 그게 저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저도 압니다. 하지만 아름답지 않은 건 쓰고 싶지가 않더라고요. 그 생각은 8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 「내 안의 강물」은 중편입니다. 남녀가 동거를 하지만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요,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 주인공이 청혼을 할 것 같은 분위기를 보이며 끝이 나는데요. 그것이 안정적인 느낌을 주진 않아요. 소설을 읽으면서 선생님께서 도시인들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 시선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내 소설 속의 인물들이 그러한 것이지 제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이 꼭 긍정적이고 바른 모습이여야 하는가 생각해 보았을때 꼭 그렇게 나아가야 하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저는 굉장히 책임감이 강한데요, 제 소설 속 인물들은 저와는 다른 모습으로 그려보고 싶었고, 이들도 세상을 살아가는 저 나름이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 선생님 소설 주인공들이 하위층이라 생각되는데 살고 있는 곳은 너무 아름다운 겁니다. 광안대교가 보이거나 광안리 바다가 보이거나 하는 식으로. 피부 관리사, 백화점 점원, 화장품 가게 점원 등 인물들은 굉장히 사회적으로 힘들 것 같은데 풍경은 매우 아름다워요. 풍경 때문에 이 사람들의 누추한 삶이 오롯히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어요.

 

: 추악한 현실을 소설에서까지 그대로 보여주고 싶진 않았어요. 저는 좀 더 아름답게, 문장 하나도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서 그렇게 썼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그래서 주제가 좀 약화되는 부분도 있죠. 제 약점입니다만 호호호.

 

 : 개인적으로 「내 안의 강물」 안에 있는 대화에 참 놀랐습니다. 더 보탤수도 뺄 수도 없이 정확한 대화였거든요. 공을 많이 들였다는 표현도 모자랄 정도로 글을 다듬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처음 문학을 시작한 게 시로 시작을 한 영향으로 군더더기 없이 글을 쓰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날 김일지 선생님께서 세 번째 작품집은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작업을 하겠다고 이야기 하셨는데요,

많은 독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김일지 선생님의 세 번째 작품도 기대해봅니다.

 

▲ 이날 연극 무대를 꾸며준 배우분들과 함께

 

▲ 문학 톡! 톡!에 참가해주신 분들과 함께

 

 

내 안의 강물 - 10점
김일지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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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6.04.26 22: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표지에 쓸 광안대교 선화를 만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작년 일이 되었네요.
    블로그 글로 책과 작가님을 다시 만나니 참 반갑습니다.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7 09: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추악한 현실을 소설 속에서까지 그대로 표현하고 싶지는 않았다는 부분이 작가님의 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연극도 있어서 볼 거리가 많은 행사였을 것 같네요. ^^

 

 

 

지난 4월 20일(수) 제72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 저자와의 만남은 성선경 시집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로 꾸며졌는데요, 

시만큼 위트가 넘치는 성선경 선생님의 입담으로

한 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저자이신 성선경 시인과 최학림 부산일보 논설위원의 대담으로

진행된 이날의 행사는 시 속에 들어 있는 의미와

그 의미를 통해 시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날 이야기한 여러 시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몇 편을 옮겨 볼까하는데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많은 분들도 시의 의미와

시란 무엇인가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성선경 (이하 성) : 먼저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라는 제목에서 '명태'는 '명예 퇴직'이라는 의미가 겹쳐지도록 만든 말입니다. 그리고 '조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는 왠지 말이 안되잖아요. 명태 씨 정도 됐으면 느긋느긋 일어나서 '석간신문'을 읽어줘야 폼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웃음)  사실 저는 올해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제가 꿈에도 그리던 전업 작가가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저는 큰 꿈을 꾸지 않아요. 소박한 꿈, 누군가 들어줄 것만 같은 그런 꿈만 꾸는데요. 명예 퇴직을 하고난 뒤에 제가 하는 일이 화분에 물 주는 일입니다. 아주 즐겁게 하고 있는 일이죠. (웃음)

 

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기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는 우리 귀에 들리지 않지만

세상에서 제일 사소한 일은 화분에 물 주기

그저 시간이 나면 관심을 가지는 척

물 조루를 들고 어디 새잎이 났는지

어디 마른 잎사귀는 없는지 살펴보는 일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서

내가 하는 일 가운데 가장 귀한 일이

화분에 물 주는 일 바싹 마른 화분에 물 조루를 들고

해봤자 표 나지 않는 일에 진지하게

시간을 내는 일 화분에 물 주는 일

세상에서 제일 큰 소리도 우리 귀에 들리지 않지만

세상에서 제일 귀한 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일

누가 봐도 그저 그런 사소한 일

해봤자 표 나지 않는 일 화분에 물 주는 일

아들과 둘이서 무슨 대화를 나누나 싶게

그저 시간이 나서 마주 않아 차 한잔 마시듯

아무 말도 없이 물 조루를 들고 서성거리는 일

세상에 제일 중요한 대화는 말로 하는 게 아니지

그저 눈빛으로만

너도 여기 좀 봐!

응 새잎이 났네!

고개를 끄덕끄덕 다시 화분을 옮기고

물 조루를 들고 해봤자 표 나지 않는 일에

진지하게 시간을 내는 일 화분에 물 주는 일

아들과 함께 화분에 물 주는 일

세상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귀한 일

 

 

최학림 (이하 최) : 이 시를 읽으면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별 것 아닌 것의 대단함. 우리가 살면서 도달해야 하는 지점이 이런 생활 속의 어떤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감사합니다. (웃음) 옆에 있는 최학림 기자는 오래된 벗입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이렇게 일년에 두 번 꼭 부산에 와서 술을 먹고 가곤 하는데 그때마다 늘 최학림 기자와 함께 했어요. 그런 인연으로 이번 시집의 뒷표지에 표4를 적어주셨는데요. 이 표4가 참 재밌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둘러앉은 사람들 모두가 순간적으로 말이 없어지는 진공상태를 '천사가 지나가는 순간'이라고 한다. 이제 명태 씨의 이야기들을 알게 된 내 앞에서는 천사가 함부로 지나가지 못하리라. 일찍이 김종삼은 '내용 없는 아름다움'을 말했지만 우리는 명태 씨에게서 '내용 있는 구수함'을 맛본다. 골계와 해학의 입담! 거기에 구성진 리듬과 가락이 있다. 이야기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흥겹게 놀고 있다."

 

  : 저는 이 시집의 앞부분은 인생에 대해 허허롭게 이야기하는 원숙한 시들란 생각을 했고, 시집 제3부의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와 들어가노' 이후, 뒷편의 시들은 좀 재밌는 시들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재미삼아 하는 농담이나 잡설까지도 포함하여 시를 쓰고 있는데요, 과연 이런 것들이 생을 통찰하는 시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가 묻고 싶습니다. 

 

: 저는 지금까지 너무 진지하게만 살아왔습니다. 우리가 흔히 야구를 잘하려면 어깨에 힘을 빼라고 하죠? 시도 마찬가지로 힘을 빼야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졸업식을 마쳤을 때가 기억납니다. 그때는 가난한 집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다는 것은 참 벅찬 일이었죠. 그래서 졸업식이 끝난 뒤 새우깡에 소주를 막 마셨어요. 그 다음날 그 모습을 모두 본 삼촌이 저희를 불러서 어제는 왜 그랬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졸업식이 끝나서 그랬다고 변명을 하다가 친구 중에는 교복을 찢다가 상처난 애도 있다고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삼촌께서 '갸 가죽은 안 버렸나?'라고 하시더라고요. 사람에게 난 상처를 '가죽을 버리다'라고 이야기하신 거죠. 그 위트, 꾸중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날의 위트 있는 한 마디가 더 깊게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어요. 시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시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에서 벗어나는 것이 그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는 한 방법이라 생각해요.

 

: 이번 시집에서는 풀어해치고 허허롭게,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시가 되냐고 물었고, 이것이 시가 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이 시점이 성선경 시인이 와 있는 지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돈은 늘 남의 말을 하고

 

거북이가 아주 급한 걸음으로

급한 걸음으로 엉금엉금 기는데

이를 보는 사자가 하 기가 차서

심술궂게 한 말씀 하시는데

"너! 토끼와 경주에서 또 졌다며"

옆으로 와 다정히도 놀리는데

거북이는 만사 귀찮다는 듯이

아주 급한 걸음으로 엉금엉금 기는데

사자는 따라오며 또 놀리는데

다정하게 붙어서 놀리는데

"야! 너 가방이나 벗고 뛰지 그랬니?"

아주 다정히도 놀리는데

거북이는 너무 화가 나서

그 자리에 멈춰

척 허리 버팀을 하고

거기 사자를 보고 한 말씀 하시는데

"야! 이년아 머리나 좀 묶고 다니지?"

한 말씀 던지고 뒤도 안 보고 가는데

엉금엉금 빨리도 가는데

이를 보고 사자가 하 기가 차서

"야! 너 정말 가방 안 벗을 거냐?"

심술궂게 또 딴죽을 거는데

거북이는 제 갈 길이나 꾸벅꾸벅 가면서

"미친년! 머리나 좀 묶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꾸벅꾸벅 가면서

엉금엉금 꾸벅꾸벅 가면서

혼잣말로 중얼중얼 엉금엉금.

 

: '사돈은 늘 남의 말을 하고' 이 시를 보면 이번 성선경 시집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 언어유희, 말장난 말놀이를 참 많이 했는데요. 말장난의 범위가 단순히 낱말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 구조 전체로 넓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말놀이가 한 구절에 국한될 필요가 있느냐는 거죠. 전체가 장난이 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더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성서의 말씀도 우리를 감동시키지만 더 오랫동안 우리에게 기억되는 것은 이솝 우화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꼭 기억되어야 할 진리는 떠도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은 친구들과 농담하다가, 술자리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시를 만들어 보았는데... 다른 분들도 재밌었으면 좋겠습니다.

 

: 그렇다면 시의 힘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 제가 마산에 사는데요. 어느 날 길을 지나가다가 어느 노조에서 써 붙인 것같은 플랜카드를 봤어요. 임금 인상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시급이 몇 십원 정도였나봐요. 그래서 표어처럼 떡 하니 붙여놨는데 "10원도 돈이냐 쭈쭈바도 100원이다"라고 돼 있는 거예요. 이야, 엄청 감동적이었어요. 임금 인상 백 번 이야기하는 것 보다 저 문구 하나가 더 강력하게 와 닿더라고요. 급할수록 에둘러 가라는 말이 있죠. 에둘러 가는 것, 그것이 문학이 아닐까 싶어요. 시는 무기가 될 수도 혁명이 될 수도 없지만, 시가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에둘러 가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시는 원형을 만들어 가는 작업이라 생각해요. 제 세 번째 시집이 <서른 살의 박봉 씨>인데 서른 살 하면 뭐가 떠오를까요? 저는 '박봉'이 떠올랐어요. 나이가 60이 다 되어 가는 사람은 뭐가 떠오르겠습니까. 명예 퇴직, 즉 '명태 씨'죠. 그런 식으로 하나의 원형을 만들자는 꿈을 가지고 장난을 친 것입니다. 

 

: 그런 것 같네요. 그래도 이것은 지적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재밌는 말을 가지고 부려 먹는 것과 그 속에 내가 있는 것, 강인한 시대적 배경이 있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염두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속담, 격언들은 늘 서사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것이 시대와 맞아 떨어질 때 통쾌함을 느낄 수 있죠.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것 중에 재밌는 사실 하나는 아이들에게 제가 무엇을 가르쳤는지는 남아 있지 않아요. 하지만 수업 시간에 제가 농담한 것은 다 기억하더라고요. 실질적으로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눈 파는 것'인 것 같아요. 일탈, 이것이 삶에서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성선경 시인의 태도는 이런 것 같습니다. 삶은 누추할지 모르지만 그 장면이 언어로 통과되면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인생의 여러 국면들이 있는데 이것을 말로서 건들일 수 있는 것이 생의 절정이 있는 것이라 표현하는 것 같아요. 성선경 시인은 언어에 대해 굉장히 각별한 마음이 가진 것 같습니다.

 

 : 명명되고, 이름 불리어지는 것, 그것은 참 특별한 힘을 가진 것 같습니다. 제가 늘 책을 내면 어머님께 한 권씩 전해드리는데 어머니는 늘 한 쪽에 밀어두시더라고요. 그러다 제가 산문집을 하나 냈을 때였어요. 산문집 속에 어머니 이야기도 있고 해서 책의 맨 앞에 어머님의 성함을 정성껏 적어서 드렸어요. 다른 책은 다 던져버리시는데 이 산문집은 화장대 위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더라고요.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의 의미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예정된 시간이 되자 성선경 선생님께서

 "자! 이제 술 먹으러 갑시다"

라고 하시며 웃음으로 제72회 저자와의 만남을

마무리 지어 주셨습니다.

 

시를 보며 웃고

이야기를 나누며 웃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어요.

 

멀리 마산에서 와 주신 성선경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이날 대담을 이끌어 주신 최학림 부산일보 논설위원을 비롯하여

참가해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소박하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

 

그럼 산지니 제73회 저자와의 만남에서 또 뵙겠습니다.

다음은 누구일까요? (두둥!)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 10점
성선경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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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잠홍 2016.04.26 12:3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읽으면서도 미소가 지어지는 글이네요. "시도 힘을 빼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마산에서부터 독자들을 찾아오신 성선경 선생님께 감사드려요~

  2.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7 09:5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처음 참여해본 저자만남이었는데요. 성선경 선생님이 재밌게 강연해주셔서 즐거웠습니다.^^ 좋은 말씀도 정말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어제였죠?

3월 23일(화) 제71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이번의 책은 산지니 시인선 열두 번째 작품인 신정민 시집 『나이지리아의 모자』였는데요,

저자 신정민 시인과 문학평론가 구모룡 선생님의 대담으로 진행됐습니다.

 

 

오늘 행사의 포문을 열어주신 잠홍 편집자님!

『나이지리아의 모자』 중에서 <좋아한다는 말>을 읽고 식곤증을 이겨내셨다는데요.

'좋아한다'는 말이 '전어를 죽이고, 회 한 접시를 만들어낸다'라는 시를 보면서

제목과는 또 다른 반전이 숨어있는 시집이라고 이야기해주셨어요.

 

 

사실 이 날의 행사는 시인과 문학평론가의 '대담'이라기 보다

함께 시를 읽고,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보는(혹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편의 시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그 중 기억에 남는(저의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주관으로~) 

시와 이야기들을 옮겨볼까 합니다.

 

<색깔빙고>

 

무지개의 본질은 흑백이므로

 

회색분자들이여

무지개를 그려보자

 

그림자가 우리를 속일 수 있게

 

옷장을 열어보자

새빨간 거짓말 코트를 입어보자

말만 번지르르한 헛소리 흰색으로 칠해보자

 

알래스카의 무지개는 삼원색으로

아프리타 인디언의 무지개는 스물하나 크레용으로

 

검은색은 현상일 뿐

검은 것 아닌 검은색 가까이 다가가 보자

 

가다 만난 회색으로

흰 것 아닌 흰색 멀리 도망쳐보자

도망치다 만난 무지개를 그려보자

 

모든 색을 다 쥐고 있는 태양

 

바다가 갖지 못한 푸른색으로

빨간색만 빼고 나머지 색을 다 감춰버린 원숭이 엉덩이로

익어버린 망고가 내놓지 않은 노란색으로

 

싸우는 자들의 본색이 드러나게

흉내 낼 수 없는 흑과 백 사이의 일탈을

 

구모룡 문학평론가(이하 구) : 눈으로 본다는 것은 문화입니다. 부시맨은 모래를 오십 가지를 구분하는데 호주사람들에게 모래는 딱 한 가지 밖에 없다고 합니다. 우리는 그것밖에 보지 않았다는 거거든요. 우리가 보는 눈이라는 감각이 그런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색깔빙고>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신정민 선생의 시를 보면 우리가 보는 것이 진실이 아니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이 시를 쓰실때 어떻게 착상을 했습니까?

 

신정민 시인(이하 신) : 우리는 보통 흰 것 아니면 검은 것으로 이분을 하잖아요. 이분된 것 안에는 수만 가지의 또다른 것들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굉장히 복잡미묘한 무언가가 있을텐데, 우리는 그저 너는 너고 나는 나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회색분자여서 검정도 흰 것도 아닌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아프리카 무지개가 24가지 색이라는 거예요. 저는 무지개가 12가지라고 생각했는데, 색과 색 사이에는 무수히 많은 다른 색이 존재하는 거죠. 저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아!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시는 그러한 지점에서 시작한 시입니다. 그런데 그것만 가지고는 시가 될 것 같지 않아서 빙고게임을 가지고 왔어요. 같은 색이 되어야 빙고!를 외칠 수 있는 게임인데, 이 시에서는 빙고가 되지 못하는 색깔빙고가 되겠네요.

 

: 시를 쓰실 때 어떤 방식으로 쓰시는지요? 예컨데 제목을 나중에 쓴다던가 한 문장 한 문장 고심을 해서 글로 옮긴다던가.

 

: 저는 생각은 오래하고, 쓰기 시작하면 득달같이 쓰는 타입이에요. <색깔빙고>도 평소에 했던 제 생각들이 불쑥 나온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 참 재밌는 착상이고, 재밌는 시네요. 우리는 빙고라고 외칠 수 없는데 빙고라고 외치고 있진 않나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방추상회>*

 

내 머릿속에는 얼굴을 지워주는 가게가 있다

 

배꼽 근처의 타투를 지우듯

당신이 누구였는지 알아볼 수 없게

생전 처음 보는 얼굴로 바꿔주는 곳

 

놀러오세요

구경만 하고 가셔도 됩니다

불편한 호객 따위 하지 않는 곳

 

그래서 나는 언제나 당신을 처음 보고

 

두부 대신 사 온 커다란 양배추 주머니의 속의 붉은 두더지들

 

스물일곱 번의 꿈을 꾸고서도 단 하나의 꿈도 생각나지 않는

잔인한 농담을 처리해주는 곳

 

당신이 버린 얼굴들의 매립지

버린 것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조금 전까지 읽고 있었던 책을

감쪽같이 보관해주는 곳

 

아름다운 건 늘 처음 보는 것

 

생각날 듯 끝내 생각나지 않는

화이트 아웃 혹은 블랙아웃을 포장해주는 집

 

다양한 이목구비

헤어지면서 잊어버릴 수 있게

부위별 깜짝 구매가 가능한 곳

 

방바닥에 귀를 대고 아래층 소리를 엿듣는

목요일이었던 남자를 읽는 깊은 바까지

기어이 잊어주는 곳이 있다

 

(* 뇌 중에 얼굴을 알아보는 기능을 하는 곳)

 

: 제가 기억력이 정말 없어요. 점점 더 기억력이 약해지는 것 같아서 백과사전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백과사전에 방추상회라는 것을 보는 순간, '아! 참 재밌겠다'란 생각을 하게 됐죠. 그때 마침 <목요일의 남자>라는 소설도 읽었어요. 사람의 이름을 목요일이라고 명명하는 게 참 재밌는 거예요. 그게 방추상회와 만난 게 이 시가 아닐까 싶어요. 나는 잊어버리지만, 그 기억들은 어딘가에 저장이 되고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에서 시작해서 방추상회라는 시가 완성됐죠. 착상이 참 재밌었던 시입니다.

 

: 의식이나 기억들이 지워지고, 오히려 최초의 기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면서도 의미있는 말인 것 같아요. 시에서 '아름다운 건 늘 처음 보는 것'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것이 이러한 의미를 잘 보여주지 않나 싶습니다.

 

 

 

<나이지리아의 모자>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모자를 뜬다

빈곤이 만들어낸 심연과 굴욕에 씌워줄

빼앗긴 대지에 씌워줄 무늬 없는 모자

뉴욕만큼 비싼 물가와

사하라 사막에서 날아온 모래먼지의 나라

노예가 되기 위해 태어나는 아이들

강제 노역과 매질에 필요한

강한 바람과 우기의 천둘에게 씌워질 모자

회색의 열풍

나무에 매달린 채로 발아하는

맹그로브 숲의 씨앗들에게 씌워줄 모자를 뜬다

시만 있고 사랑이 없다면

단어들만 있고 그리움이 없다면

내일은 오겠지만 당신이 없다면

어머니가 되기 좋은 나라에서 온 편지

답자 대신 모자를 뜬다

시는 사랑이 쓰는 거라서

그리움만이 단어를 찾아 떠나고

당신이 없다면 내일도 없다고

손끝에서 태어나는 모자

생명과 두려움

그 둥근 실타래를 풀어 뜬다

태어난 날 사망하는 나이지리아의 체온

작고 검은 얼굴에 어울리는 푸른 햇살로

모자를 뜬다

한여름 나이지리아의 고무단이 촘촘하다

 

표제작인 <나이지리아의 모자>에 대해 이야기해봐야 겠죠?  이 시에서의 지향점은 인류애, 타자에 대한 이해인데 이는 시인들의 지향점이라고도 보입니다. 

 

: 우리 딸아이가 아프리카로 보낼 모자를 항상 만들어요. 시집도 안 간 이 친구에게는 13살짜리 아들이 아프리카에 있고 그래요. 그걸 보면서 생각했어요. 이렇게 멀리서도 사랑을 줄 수 있는거구나.  이 아이가 뜬 모자를 통해 한 생명이 살 수도 있는거구나. 시집의 제목을 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요. 이 시가 가장 편하고 솔직하다고 생각했어요. 먼 곳에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하나쯤 나올 수 있다고도 생각했고요.

 

 

: 시를 함께 읽으면서 이야기를 나누니 신정민 시인의 창작 방법이 궁금해요. 저는 이 시집을 보면서 제목을 먼저 보고, 시를 읽고 다시 제목을 보게 되더라고요. 그만큼 제목이 참 재밌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수께끼 문제를 푸는 것 같은 느낌도 있고.

 

: 이 시집에는 시를 먼저 쓰고 제목을 붙인 것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제목부터 정하고 시를 썼는데요. 가령 <헝그리 복서>, <새로운 신앙>과 같은 작품은 시부터 쓰고 제목을 붙였어요.

 

: <선글라스 선글라스>, <라면은 슬프다>, <뿔> 이런 작품들을 보면 이미지들을 결합하여 하나의 시로 완성했더라고요.

 

: 연상에서 비롯되어 의미를 만드는 시들이 많죠. <마리오네뜨>라는 시는 경험에서 시작해서 여러 연상을 통해 완성한 시인데요. 버스 기사 아저씨가 동전 떨어지는 소리만 듣고 저 승객이 돈을 덜 냈는지 아는 거예요. 그래서 막 소리를 치시는데, 이 승객은 돈이 모자랐는지 어쨌는지 버스 손잡이를 잡고 흔들리며 서 있는데 그 모습이 마리오네뜨 인형처럼 느껴졌어요. 우리는 바삐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지만, 그것이 어쩌면 누군가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쓴 시죠.

 

 

 

끝으로 구모룡 평론가 님께서 <중심>이라는 시를 낭독해주셨습니다.

 

<중심>

 

귀앓이 때에는 귀가

치질 도졌을 떈 똥구멍이

사랑니 솟구칠 떈 잇몸 가장 깉은 곳이

가장 아픈 곳이

 

가장 아픈 곳이 '중심'이라는 이 시의 말처럼

현재 우리를 지치고 힘들게 하는 부분들의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날 봄이라는 계절이 무색할 만큼 날이 많이 추웠는데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함께 시를 읽을 수 있어서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신정민 시인, 구모룡 문학평론가 님을 비롯하여

참석해주신 모든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72회 저자와의 만남에서 또 만나요 : )

 

 

나이지리아의 모자 - 10점
신정민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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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70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 -『마르타』 공지 ※

 

2016년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의

 첫 포문을 열 책은

바로바로~

뚜둔!

 

엘리자 오제슈코바의 『마르타』입니다.

 

 

 

뜨거운 언론의 관심과

(멘트에 MSG를 좀 쳤습니다)

 

열화와 같은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담당편집자의 바람이라고나 할까요...☜)

  

『마르타』 저자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이 책을 번역해주신 '장정렬 선생님'과 함께  

 

엘리자 오제슈코바의 작품 세계에서부터

이 시대 마르타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는,

풍성한 대화의 장을 될 것 같습니다!

 

 

● 일시 - 2월 18일 (목) 늦은 6시 30분

 장소 - 영광도서 문화사랑방 (4층) 

 

 

 

 

마르타와 함께 불목(!!)을 보냈으면 합니다.

 

많이 놀러와주세요~

 

.

.

.

 

저자와의 만남에 가고 싶지만,

『마르타』를 읽지 않아서 못 오시겠다고요?

 

함께 읽고 저자와의 만남에 참석하면 가장 좋지만,

그러지 못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 저자와의 만남에 오기전 워밍업

 

STEP1. 책소개 읽기 

 “이 세상에서 여자란 무엇인지 너 자신에게 물어본 적 있어?” - 『마르타』(책소개)

 

 

STEP2. 언론스크랩 읽기

[해외문학]감옥에 가기로한 메르타 할머니·작은것들의 신·다 잘된거야·마르타 (뉴시스) 

 

유럽·미국 여류작가들의 신작 출간 잇따라 (연합)

 

STEP3. 북트레일러 보기

 

 

 

읽고, 보다보니

완전 읽고 싶으시죠? 으흐흐~

 

 

 

가까운 서점에서 절찬 판매중 !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2월 18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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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부전1동 397-55 | 영광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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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2.01 21:0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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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공간으로 살아난 전국 폐교 답사기

폐교, 문화로 열리다

출간 기념 '저자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 -)(_ _) 꾸뻑!

오늘은 6월 10일(수)에 있었던 『폐교, 문화로 열리다』 출간 기념 저자와의 만남 행사 이야기를 전해드릴려고 합니다!

 

먼저, 오늘의 주인공 『폐교, 문화로 열리다』의 저자 백현충기자님을 잠깐 만나보시죠!

 

 

 저자와의 만남은 저녁 7시부터 였는데, 30분 전부터 이미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백현충 기자님께 사인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인을 하고 계시는 백현충 기자님의 모습입니다. 많은 분들의 이름을 일일이 써 주시고, 그 밑에 기자님의 사인을 해 주셨는데요, 이날만은 유명 연예인 못지 않은 아우라(?!)가 느껴졌습니다 : D

 

 

영광도서 문화사랑방에 놀러 오신 많은 분들 덕분에『폐교, 문화로 열리다』저자와의 만남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여름의 저녁과 어울리는 기타 소리와 노래로 저자와의 만남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폐교, 문화로 열리다』 내용(폐교 사진)으로 만들어진 영상을 시청한 뒤, 백현충 기자님의 폐교 문화공간과 취재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자님은 4년 전, 폐교사랑모임을 통해 폐교 문화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고 하셨는데요, 사적인 관심으로만 그치지 않고 조금 더 깊게 고민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1년여간의 전국 폐교 문화공간 취재를 시작하게 됐다고 합니다. 

 

 앞서 본 영상을 언급하며, "사실 책 내용, 폐교 문화공간은 이 영상처럼 아름답지만은 않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만큼 죽은 공간을 문화의 공간으로 바꿔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매우 힘든 것이겠지요. 기자님께서 실제로 총 방문한 폐교는 50곳 이상이었지만 책에 실린 곳은 40곳 정도 입니다. 직접 취재하며 생각보다 활성화 되지 못한 경우나 실패인 공간들이 있었다는데요, 이 부분을 이야기하시며 폐교 문화공간 운영에 있어 '마인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폐교의 주인은 결코 운영자도, 지자체나 교육청도 아니며 그 공간을 즐기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하나의 문화 공간이 그 지역 마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 문화 혜택을 줄 수 있을 때 함께 상생해 나갈 수 있다고 전하셨습니다. 

 

 백현충 기자님께서는 폐교 문화공간이 가장 활성화된 도시로는 '영월'을 꼽았습니다. (영월은『폐교, 문화로 열리다』의 마지막 장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인구 4만 명의 소도시인 영월에는 23개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산의 박물관, 미술관은 10개가 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정말 부러운 일이지요.) 특히, 이 중 11곳이 폐교를 문화공간으로 바꾼 사례인데요, 재밌는 것은 운영자들이 모두 영월 사람이 아닌 타지에서 온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영월일까? 기자님께서는 영월군의 폐교 무상 임대 및 수리, 보수와 같은 많은 행정적 지원을 꼽았습니다. 그렇다보니 콘텐츠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오게 되고, 사시사철 관광객이 찾게 되는 도시가 된 것입니다. 백현충 기자님께서는 이 점을 강조하며 폐교 문화공간을 만들고 지켜 나가는데 있어서의 행정적 지원의 중요성도 언급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휴일을 이용해 취재를 하면서 가족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점에 있어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고, 간혹 밤에 폐교 문화공간에 찾아 갔는데도 흔쾌히 취재에 응해주셨던 분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하셨습니다. 이어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꼼꼼히 읽을 필요도, 차례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며 폐교 문화공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고, 많이 방문하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하셨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을 마치며 백현충 기자님과 사진을 찍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졸업한 초등학교도 문을 닫았단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이 책이 뭔가 더 진하게 와 닿았는데요. 『폐교, 문화로 열리다』에서 소개한 폐교 문화공간 중 놀러 가고픈 곳들도 벌써 몇 군데 찜! 해뒀습니다. 

 

이날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다음 행사에도 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폐교, 문화로 열리다 - 10점
백현충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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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안 여러분 안녕하세요, 갑자기 자주 인사드리는 전복라면입니다. 26일 목요일 저녁, <34회 저자와의 만남>을 위해 중앙동 백년어서원으로 갔습니다.

앉으면 발등이 덮이는 긴 치마를 입고 오신 선생님은 책날개의 프로필 사진에 안경만 씌운 딱 그 모습이시더군요. 사회자는 <댄싱맘>의 해설을 써주신 김경연 평론가님이십니다.

 

*아래 대담은 후에 대화의 주제와 흐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언 순서와 내용이 임의로 보충, 수정, 생략되었습니다. 또한 전작들보다 신작에 대한 이야기를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저자와의 만남에 꼭 방문해 주세요^^

화가의 방을 보다
선생님은 서울 시립미술관의 천경자 전에 전시된 ‘화가의 방’을 보고 흥미로우셨다고 합니다. 그즈음 글의 주제나 형식의 새로움을 찾고 계셨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림에 관심이 가셨고, 그러다 6년의 과정을 거쳐 댄싱맘이 탄생했습니다. 그림을 끌어온다는 건 작가에게 모험이었다고, 주제나 구성이 흐려지거나 그림에 글이 부속적으로 따라갈까 봐 많은 걱정을 하셨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책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그림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하는데, 그림과 같이 읽든 별개로 읽든 독자에게 맡기시겠다 하셨습니다.

소설처럼 살다가 시처럼 죽는다
댄싱맘 속 인물들은 어딘가 결핍되어 있고, 소설의 분위기는 어둡습니다. 그리고 글 속의 그 남루함을 윤리적으로 감싸 안아야 하는 책무나 성찰은 없습니다. 선생님에게 있어 인간은 불완전합니다. 소설가는 그러한 문제적 인간을 그립니다. 선생님의 개인적인 이상형에 따르면, 완전한 인간은 자유로운 인간입니다. 노숙자를 보고 느끼신 감상이라고 합니다.(^^) 그처럼 다 놓아버린 상태, 마음대로 살다가 안 되면 휙 죽고 싶은 욕망을 내비치기도 하셨습니다. 물론 그 말씀을 하신 선생님은 비롯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웃었습니다.


똑같은 걸 반복하기 싫다!
김경연 사회자께서는 조 선생님을 ‘유목민의 소설가’라 칭하셨습니다. 선생님의 50년 삶 중 글을 쓰며 보내신 시간은 20년입니다. 긴 시간동안 편안한 한 군데 정박하지 않은 선생님. 무엇이 좋은 소설가인가? 라는 질문에도 새로운 것을 성실하게 쓴다, 는 답을 내셨습니다. 그림과 소설을 엮은 형태를 시도한 이유에는 본격적인 소설에서 벗어나려는 일탈의 의도도 있었다고 하십니다.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민하시며,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보고 있다는 선생님.
 
<독자 질문>
Q: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아무도 애도하지 않는 죽음이 낯설었습니다. 의도가 무엇인가요?
A: 사실 그건 우리들의 참 모습이 아닐까요. 동정을 드러내는 것은 제 소설과는 다릅니다.  19세기 소설처럼 어떤 공식이 생긴다면 편하겠지만, 저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줄 뿐입니다. <까마득>의 마지막에서 버려진 흐엉의 치마를 바람이 흔들고 지나갑니다. 그 바람이 뭘까요? 독자들은 소설가에게 너무 많은 희망을 바라는 것 아닐까요?

Q: 단편 중에서 영감을 얻어 차기작이나 연작 소설을 쓰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없습니다. 산지니가 대박날 수 있는 작품을 써야 할 텐데요^^

Q: <비비>의 그녀가 엄지손가락을 이마에 올리는 그 포즈는 어떤 포즈인가요? 보여주실 수 있으신가요?
A: 어이구, 저는 못합니다. 젊고 예쁜 아가씨가 해야죠.


<그냥투표>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리며 산지니 여섯 식구를 대상으로 한 앙케이트.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그러고 싶어서 딱 골랐습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요.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1. 소설에 사용된 그림 중 좋았던 것은?
바람꽃 (3표)   버스 (2표)

2. 좋았던 단편은?
까마득 (4표)   댄싱맘 (1표)   거꾸로 가는 버스 (1표)

3. 그럼 별로였던 단편은?
바람꽃 (1표)   나쁜 취미 (1표)   댄싱맘 (1표)   없음 (1표)

4. 마음이 가는 인물은?
바람꽃의 상희 (1표)   비비의 그녀 (1표)   어깨의 발견의 케리 (1표)   댄싱 맘의 셋째 자식 (1표)
까마득의 흐엉 (1표)

 

5월 24일, <35회 저자와의 만남>에는 '지식의 윤리성에 관한 다섯 편의 에세이'의 저자 윤여일 선생님과 함께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댄싱 맘 - 10점
조명숙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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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월 저자와의 만남은 『지하철을 탄 개미』의 저자이신 김곰치 선생님입니다.
『지하철을 탄 개미』는 『발바닥, 내 발바닥』 이후 6년 만에 나온 르포·산문집인데요. 12편의 르포와 소설가 김곰치의 감성을 흠뻑 느낄 수 있는 13편의 산문이 담겨 있습니다.

『지하철을 탄 개미』 소개 보기

김곰치 선생님은 본업은 소설가이지만 꾸준히 르포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소설이 언어예술로서 완성도가 생명인 반면 르포는 감성적 자아를 솔직히 드러낼 수 있어 시사문제를 다루는 데 보다 효율적이고 적합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랍니다.

이번 책에 담긴 르포는 그동안 ‘녹색평론’과 ‘인권’ 등 잡지에 기고해왔던 정말 발로 뛰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생생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요.
원폭피해 2세로서 반핵 인권 평화운동을 벌이다가 2005년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김형률 씨의 이야기, 은평뉴타운이 들어서면서 사라져버린 한양주택 주민들의 이야기, 기름 유출로 절망에 빠진 태안 지역 사람들 이야기 등 우리 주변 이웃들과 사회의 비주류라고 할 만한 소수자와 약자들 이야기를 정말 가슴 저리게 담고 있습니다.



이번 백년어 <저자와의 만남>에 오시면 그 생생한 이야기를 직접 들으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저희가 준비를 좀 많이 했습니다.^^ 관련된 사진 슬라이드도 보여드릴 예정이고 『엄마야, 어무이요, 오 낙동강아!』의 저자이신 박정애 시인님의 시낭송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오셔서 우리 주변 사람들 이야기 같이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시: 2011년 2월 24일(목) 저녁 7시
장소: 백년어서원(부산 중앙동, 051-465-1915)

지하철을 탄 개미 - 10점
김곰치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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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0일(목) 저녁 7시 백년어서원에서 이상금 교수님을 모시고 저자와 만남의 자리를 갖습니다. 이상금 교수님은 부산대 독어교육과에 계시는데, 독일문학에서 시작하여 독일발트문학으로 연구 범위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제는 발트 전문가가 다 되셨습니다. 겨울에 있을 국제학술대회 준비로 한창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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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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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백년어서원에서 허정 교수님과의 저자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얼마 전에 한 포털사이트에서 소개했던 부산의 모습 중에 40계단이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백년어서원 바로 옆에 있었을 줄이야. 여러모로 설렜습니다. 백년어서원도 처음 가 봤는데 아늑하니 좋더군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인 허정 교수님은 1996년 「먼 곳의 불빛 - 나희덕 론」으로 제3회 창비신인평론상을 수상했고, 문화평론집으로는 『먼 곳의 불빛』(2002)이 있습니다. 현재는 『오늘의문예비평』편집주간을 맡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중입니다.


 『공동체의 감각』은 2000년대의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공동체가 가지는 억압적인 것을 덜어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공동체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답니다. 
 허정 교수님은 "공동체는 함께한다는 측면이 강하고 기존의 것과는 다른 것이어야 한다"며 "다른 것들과 만나면서 만들어지고 복원이 아닌 공통적인 것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책에서도 나타나지만 흔히들 '이주민'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각종 매체에서도 그런 모습들을 부각시키고 있기도 하구요. 허정 교수님은 여기서 정작 중요한 한국인과 이주민간의 벽을 허무는 문제라던가 이주가 갖는 정치적인 면모 등은 제대로 나타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십니다.

 묘하게 어렵지요?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을 때도 느꼈지만 교수님은 굉장히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단순히 문학에서 알려주고자 하는 면모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 문학을 뒤집어 보고 옆으로도 보고 위에서도 보면서 실질적인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죠. 물론 제가 거기까지 도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사유를 해야겠지만요.(생각만 해도 엄청 머네요.)

 이렇듯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는 만덕에서 왔다는 학생도 있었구요. 어머님들도 몇 분 오셔서 참석해주셨어요. 꽤 더운 날이었는데도 말이죠.^^
 처음 가 본 백년어서원은 아무래도 조금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지하철 역에서도 가깝더라구요. 다음 저자와의 만남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찻값만 있으면 좋은 얘기들이 솔솔 흘러나오는 곳이니까요!

공동체의 감각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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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부산을 거닐다>를 쓴 임성원 저자를 북카페 백년어서원에서 만났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촌이라 부르는 지역 부산에서 출판을 하고 있는 산지니와 과거의 화려했던 명성이 점점 퇴색해가는 원도심 중구의 40계단 옆에 자리한 백년어서원이 함께하는 <제2회 저자와의 만남> 자리였습니다.

북적이는 카페 안


저녁 6시 55분. 시작 5분전입니다. 아무도 안오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아담한 까페 덕분에 안이 꽉 찼습니다. 카메라가 허접해 모두 앵글에 담지는 못했지만 왼쪽, 앞쪽에 앉아계신 카메라에 안잡히신 분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백년어 주인장 김수우 샘의 사회로 드디어 시작. 시작 전이라 본모습을 감추고 무게를 잔뜩(^^) 잡고 계신 임성원 저자님.

저자와의 만남은 부담없는 자리입니다. 책을 읽고 오면 할 얘기가 많아서 좋고, 안 읽고 온대도 그 누구도 구박하지 않는 자리입니다.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나누다 마음이 동하면 아주 착하고 부담없는 할인가로 오늘의 책을 구매할 수도 있구요. 커피값 5,000원으로 정말 재밌고 뜻깊은 90분을 보내실 수 있답니다.

산지니 강수걸 대표님의 한말씀. "이렇게들 와주져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임성원 저자께서 짤막하게 자기소개를 한 후 "자 제 소개는 이쯤하고 질문 있으시면 받겠습니다." 라고 얘기하자
순간 카페안엔 침묵이 흘렀습니다. 이런 만남에선 보통 저자가 길게 얘기하고 끄트머리에 참석자들에게 짧은 질문을 하는 것이 의롄데, 갑자기 그것도 초반에 질문을 당하니 다들 당황했던 거지요. 제목인 <미학, 부산을 거닐다>와 부제로 달려있는 '부산의 예술문화와 부산美 탐색'에서 책이 무슨 내용인지 대충 감은 잡겠는데, 그래도 아직 책을 안읽어본 독자 입장이라면 무슨 질문을 해야하나 좀 난감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음~ 의미심장한 이 포즈는...

드디어 첫 질문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 어딘가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임성원 샘께서 답했습니다.
"그야 물론 백년어서원이지요"

(ㅎㅎㅎ 모두 웃음)

"죄송합니다. 농담이구요, 부산에서 그런 곳을 꼽으라면 저는  음~ 영도다리입니다.  다리 밑 점바치 골목과 물레방아 횟집에서 바라보는 부산항의 풍경. 지금은 점집이 서너군데 밖에 안남아있지만 과거 6.25 동란 시절 갑작스런 전쟁으로 기약없이 가족과 뿔뿔이 흩어져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하염없이 엄마나 형, 누이들을 다리위에서 기다리며 가족의 안부를 물었을 다리 밑 점집들. 그 당시엔 6~70군데나 될 정도로 점바치 골목이 번성했다고 합니다"

영도다리 끄트머리에는 현인 선생의 노래비가 있는데, 비석 위의 버튼을 누르면 '눈보~라가 휘나~ㄹ리는 으로' 시작하는 구슬픈 음색의 <굳세어라 금순아>가 흘러나온다고 합니다.(참, 요즘은 다리가 공사중이라 노래가 안나온다네요) 혹 누군가 이 글을 보고 다리 위를 지나갈 때쯤이면 수리가 다 끝나있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오늘만 만 원에 특별 할인(정가 15,000원)

<미학, 부산을 거닐다>는 부산이라는 도시를 미학(Aesthetics)이라는 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최초의 책이다. 2007년 9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1년이라는 시간의 한 허리를 베어내어 부산의 공간과 예술문화, 그리고 부산美를 7가지 장르(영화, 미술, 춤, 음악, 문학, 연극, 대안예술)를 통해 탐색한다.

부산 사람들의 감성적 기질은? 각양각색의 풍경과 절경이 있겠지만 부산 사람들은 그 절절 끓는 열정과 야성이 예사롭지 않아 거칠게 말하면 절경 쪽에 가깝다. 그리고 개항과 일제, 한국전쟁과 60~70년대 산업화시대를 거쳐 근대도시로 부상한 부산은 신산스러운 도회적 삶을 살았고, 그 부산을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신산스럽기는 마찬가지여서 그 유전자 또한 예사롭지 않다. (본문 중에서)

<미학, 부산을 거닐다> 책소개 더보기


진지하고 흥미로운 표정들. 열심히 메모를 하는 사람도 보이구요.



(질문) "요즘 대전, 대구, 광주 등 큰 도시들을 보면 부산도 마찬가지지만 그 지역만의 특색이 없이 점점  획일화되는 경향을 보이는데 미학적인 관점에서 부산의 특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부산의 특색은 민중미(민중성), 실질미(실질성), 저항미(저항성), 개방미(개방성) 등 네 갈래 범주에서 두드러지는데

민중미는 부산에서는 들놀음인 동래야류, 수영야류 등 민속예술이 크게 발달하는 등 민중들의 기층문화가 지배계급의 고급문화를 압도한 곳이기에 나타나는 부산美다. ‘생고기 배 따 먹고’ 살던 부산에서는 민중문화가 발달했고, 1876년 개항 이후 전국 팔도에서 먹고 살기 위해 부산을 찾아온 민중들의 역사가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60~70년대 고도 성장기를 두루 관통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중미는 민속놀이를 비롯하여 대중가요, 영화, 불꽃놀이 등 대중문화 쪽으로 나아갔다.

실질미는 부산 사람들의 언어와 실생활에서 잘 드러나는데, 거칠지만 실질을 좇는 경향이 강하다는 데서 비롯한다. 부산에서는 “됐나?” “됐다!”, 이 짧은 말이면 모든 게 통하며, “밥 문나” “단디해라” “니 내 존나” “만다꼬” 등에서 보듯 말의 효율성이 무척 높다. 그리고 산이 많아 일찍이 부산(富山)으로 불려온 부산에는 산복도로가 많은데 이 산복도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어찌 보면 팍팍해 보이지만 좁은 골목과 길들이 잘도 소통하는 실질성을 보여준다. 이 실질미는 부산 문화예술인들의 기질로 녹아들어 부산 예술문화의 거칠지만 박력 넘치는 힘으로 나아갔다.

산 허리를 휘감아 도는 부산의 산복도로


저항미는 부마항쟁과 6월 항쟁 때 보여준 부산 사람들의 화끈한 저항적 기질을 말하는데, 이는 늘 왜구의 침입에 시달리던 역사가 내면화하면서 외부의 적들에 대해 보다 강력하게 저항적 기질을 발휘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부산의 저항성은 문학과 언론 등의 비판정신에서 잘 드러나며, 언더나 인디를 비롯한 비주류예술이 발달한 데서도 잘 나타난다. 저항성이 독립예술, 비평문화로 나아간 것이다.

개방미는 바다를 끼고 있는 국제 항구도시로서 부산만큼 국제성과 해양성을 강조하는 도시도 드물다는 데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부산에는 유난히 ‘국제’라는 이름을 단 문화행사가 많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무용제, 부산국제음악제, 부산국제연극제,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부산국제힙합페스티벌 등등 적어도 ‘국제’라는 말 정도는 넣어야 행사를 할 수 있는 혹은 행세를 할 수 있는 도시다. 그리고 용두산공원이 한국 비보이의 성지이듯 다원문화도 발달했다. 개방성은 국제행사와 다원문화로 나아간 것이다.




(질문) 책은 영화, 미술, 춤, 음악, 문학, 연극, 대안예술 등 7가지 분야를 통해 부산의 미학을 들여다보는데, 왜 7가지를 택하셨나요? 

그게 바로 이 책의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많은 것을 얘기하려다 보니 깊이 얘기하지 못했습니다. 기자의 리포트식 글쓰기를 넘어서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지요. 대신 모자라는 부분은 분야별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충했습니다. 미학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주제지만 쉽고 편하게 읽히는 것은 장점입니다.

(질문) 부산대에서 미학을 공부중인 걸로 아는데 준비하고 계신 논문 주제는 무엇인가요?

가르켜 드리면 저 따라하려고 그러시는거 아닙니까?
(^^ 모두 웃음)
제가 쓰고 있는 논문 주제는 ○○○입니다. 지도교수님께서는 늘 저보고 "논문을 쓰랬더니 왜 맨날 기사만 쓰고 있냐"고 타박하십니다. 

(질문)  "지금은 기자로 일하고 계신데 다시 태어나면 가지고 싶은 직업 혹은 하고 싶은 일은요?"

별로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은데요.
(^^ 모두 웃음)
그냥... 저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없음(無)'의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 싶습니다.

분위기는 무르익고...


전문적인 질문부터 아주 사적인 질문까지...  
묻고 대답하고, 웃고 얘기하는 사이 어느새 약속된 1시간 30분이 후딱 지나가버렸네요.

책에 저자 사인도 받고...


특별 서비스 '얼음 매실차'



다음 달을 기약하며, 시작 전 서먹했던 분위기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소개도 하고 명함도 돌렸습니다. 백년어 주인장 김수우 샘께서 오늘만 특별히 제공하는 매실차와 산지니가 드리는 쫄깃
송편으로 허기를 달래며
<제1회 저자와의 만남 - 임성원 편>은 여기서 끝.



제3회 저자와의 만남 - 최영철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동백꽃, 붉고 시린 눈물 - 10점
최영철 지음, 박경효 그림/산지니

2000년 <일광욕하는 가구>로 제2회 백석문학상을 수상한 최영철 시인이 오랜만에 선보인 산문집. 부산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을 갖고 있는 전국 독자들에게 부산의 멋과 깊이를 전달하며, 외지에 살고 있는 부산 출신에게는 아련한 향수를, 부산에 살고 있는 분들에게는 부산의 진면목을 깨닫게 해주는 책. 1부 「풍경들」은 부산의 풍경에 관한 접근이며 2부「작품들」은 부산을 제재로 한 문학 미술 영화 노래 등에 관한 내용.

일시 : 9월 29일(화요일) 저녁 7시
장소 : 백년어서원(T.465-1915)



 

Posted by 산지니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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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참석자 2009.08.28 19:0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늘 임성원 저자와의 만남에 관한 재밌는 기사가 <문화저널21>에 올라 있습니다.
    이복남 선생님의 맛깔스런 글입니다. '굳세어라 금순아' 2절도 나와 있구요.
    http://www.mhj21.com/sub_read.html?uid=17219&section=sc120&section2=[이복남]복지문화

  2. BlogIcon adios 2009.09.17 23: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작 알았으면 갈텐데.. 너무 늦게 보게되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