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판'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3.03.12 '우리 옆의 약자' 구할 수 없나요? (1)
  2. 2010.08.21 절판 (2)

2006년 봄에 출간된 『우리 옆의 약자』라는 책이 있다.

1쇄 천부를 7년 동안 팔고 이제 10여 권이 남았다.

 

수익면에서 보자면 진즉 절판했어야 할 정도로 회전율이 낮았지만

물류 회사에 추가 할증 관리비까지 내면서도 절판시키지 않았다.

마지막 한 권까지 책을 찾는 독자가 있다면 만나게 해주고픈 마음에서다.(이렇게 쓰고 보니 출판사가 왠지 마담뚜인 것 같다.)

 

한동안 주문이 뜸했는데 지난주 교보문고에서 주문이 들어왔다.

몇권 안남은 재고 중 제일 깨끗한 책으로 골라 보내고 일시품절을 걸어두었다. 이제 마음의 준비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런데 어제 교보문고, 알라딘, 반디앤루니스, 송인서적 등에서 주문이 쏟아졌다. 뭔 일이지? 우리 옆의 약자들에 대해 그동안 없던 관심들이 갑자기 생기기라도 한걸까?

 

저녁때 한 독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옆의 약자' 구할 수 없나요?

제가 이 책을 꼭 좀 읽어야 하거든요.

 

교보문고, 서울문고에 주문을 했는데 책이 없다는 답을 듣고 출판사에 직접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알고 보니 고려사이버대학 상담심리학과정의 토론 교재로 채택이 된 것.

 

2006년에 출간된 『우리 옆의 약자』는 이 땅에서 차별받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소수자들 이야기다. 우리 옆에 살고 있으며 우리가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찾아 취재한 생생한 현장 기록이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7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2013년 지금의 현실이 그때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오히려 그때의 '소수자'는 지금 '다수자'가 되었다.

 

 

고국의 가족들에게 안부 전화하는 이주노동자들. 안산 '국경 없는 거리'의 진풍경이다.(본문 23쪽)

 

 

『우리 옆의 약자』

 

차례

 

1장  하인스 워드와 토비도슨, 그리고 단일민족의 신화

아직도 살색 단일민족 신화 속에 사시나요?

'만국 노동자의 단결' 책 속에만 있나?

미혼모,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지랴?

 

2장  누구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장애 해방 세상 위해 차별에 저항하라!

고용차별, 최저임금, 해고불안에서 벗어날 수 없나?

시설에서 지역으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서고 싶다

 

3장  사회적 약자, 소수자들 이야기

반전평화 외치는 현대판 묵가의 부활

일곱 색깔 무지개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의 형태

나는 아프다. 나는 살고 싶다

청춘은 빨리 시들고, 달은 홀로 기우는데

자나 깨나 공부, 우리는 입시기계 아니다

 

4장  주거의 소외, 끝없이 쫓겨나는 삶

구들장도 없지만 우리에게는 궁전이다

독거노인, 장애인, 노숙인 등 쪽방에 의탁한 삶

보증금 돌려주지 않는 악덕 사업주 왜 가만두나

 

5장  유전무죄, 무전유죄

아이 셋과 함께 목숨을 버린 한 여자의 삶과 죽음

갚아도 갚아도 끝없는 빚의 나락

면책 받았으니 홀가분하겠다고요?

 

6장  비정규직 노동자, 어민의 삶

일용노동차 최해용씨 부부 이야기

비정규직 주제에 무슨 결혼이예요

당신 죽는 거랑 나랑 무슨 상관이야

항구에 묶인 배, 갈매기 울음 따라 어부도 운다

덩달아 상인들도 죽을 맛

 

7장  탈북 새터민 이야기

새터민 수용도 못하면서 통일하자고?

 

 

우리옆의 약자 - 10점
이수현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절판

출판일기 2010.08.21 16:01


산지니 첫 책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이 절판되었습니다.
2005년 11월 출간된 후로 만 5년이 좀 못되었네요.
판매속도가 너무 더딘데다 올칼라 책이라 제작비도 많이 들고
2쇄를 들어가기엔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절판하기로 한 것입니다.
아직도 책을 찾는 독자들이 있는데 절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또 첫책이라 아쉬운 마음도 컸구요.
하지만 어쩔 수 없네요.


<영화처럼 재미있는 부산>은 부산의 풍경, 문화, 역사를 소개하는 288쪽의 올칼라 책입니다. 제목때문에 독자분들은 영화 관련 책인줄 오해하기도 했지만, 풍부한 사진과 '부산에 살면서도 모르고 있던 숨겨진 곳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지요.

본문 90쪽에 나오는 '버드나무가 늘어진 회동수원지' 풍경입니다. 저도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몰랐던 곳이었어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가치에 따라 생사의 운명이 갈리는 것이 비단 책만은 아닐 것입니다. 10권 20권소량 제작이 가능한 pod(post on demand) 방식이 있지만 제작 단가가 아직 너무 높습니다. 제작비만큼 책값을 올려야 하는데, 아무리 칼라책이라도 280쪽짜리 여행서를 3~4만원 주고 사볼 독자가 있을까요. 온갖 종류의 할인과 끼워팔기가 판을 치고 책의 정가가 무의미해진 요즘 출판 시장에서말이죠.

어찌됐든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저자, 편집자, 제작자 등 많은 사람들이 쏟아부은 노력을 생각하면 5년이라는 책의 수명은 너무 짧은 것 같아요. 물론 2~3년 살고 죽는 책, 10년 20년 장수하는 스테디셀러 등 책의 운명은 제각각 다르겠지만요. pod 제작비가 얼른 좀 내려서 비록 많이는 안팔리더라도 필요로하는 소수의 독자들을 위해 책을 죽이지 않고 살려둘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봅니다.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