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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갑상110

21세기 지역출판인으로 살아가기 1. 펴낸 책보다 창업 그 자체가 더 뉴스가 되는 지역출판사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출판에 입문할 때 난 매우 불안정하였다. 편협한 독서와 좁은 인맥으로 책을 만들 수 있을까 전전긍긍하며 집 근처 도서관과 서점을 배회하였다. 출판사 근무 경험도 없는 내가 어떻게 기획을 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책을 읽고 또 읽었다. 출판기획은 무엇인가, 이 땅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책과 출판하고자 하는 책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정리가 덜 된 질문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출판 창업을 결심하였다. 1년간 도서관에서 책을 보며 생각을 정리한 결과물이 지금의 산지니 출판사이다. 먼저 서울에 올라가서 창업을 할 것인가, 내가 나고 자라고 지금까지 생활해온 부산 지역에.. 2010. 4. 20.
크고 작은 빈틈들을 생각합니다. 2009년도가 채 열흘도 남지 않았습니다. 서면 뒷골목은 여느 때보다 고기 굽는 연기로 자욱합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봐야 할 얼굴들을 보느라 그럴 테지요. 영광독서토론회가 열린 서점 앞도 북적거립니다.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봐야 할 책 한 권을 꼽는다면 어떤 책을 고르게 될까요? 우리 안의 크고 작은 ‘빈틈’을 채워줄 한 권의 책이 절실해지는 때입니다. 영광도서 앞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부산 시민들 제138회 독서토론회의 대상도서였던 은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읽기 좋은, 우리 안의 ‘빈틈’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아내를 두고’라는 소설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옵니다. “나름대로 단단하게 쌓았다고 믿는 삶의 제방을 언제든 무너뜨릴 수도 있는 크고 작은 빈틈을 눈여겨보지 않고, 그간 살아.. 2009. 12. 24.
바람의 언덕, 테하차피 “인디언을 만나러 갔던 거 아닐까요? 그들의 혼령이 불렀는지도 모를 일 아닙니까.” “허허,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차상열의 우스갯소리를 영감님이 받았다. “테하차피라는 이곳이 본래 인디언들 성지였어요. 한국식으로 말하면 기가 모인 곳이고, 명당이지요. 절을 지을 때 일주문 앞의 물줄기만 조금 돌려놓았다고 그러지요.” (211쪽) 소설을 읽다 보면 이야기 속 배경과 인물들을 상상하게 된다. 지난 10월에 나온 조갑상 교수님의 신작 「테하차피의 달」을 읽다 보니 테하차피가 있는 미국 모하비 사막의 풍경과 황량한 사막 한가운데 자리한 태고사란 절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다. 테하차피는 미국 LA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지역인데, '바람의 언덕'이라는 뜻의 인디언 말이란다. 과거에 인디언이 .. 2009. 12. 17.
도요마을 북콘서트 햇볕 따사로운 주말 오후. 김해 생림 도요마을에서 북 콘서트가 있었는데, 아이와 함께 나들이 삼아 다녀왔다. 김해는 부산 바로 옆도시이긴 했지만 도요마을은 김해에서도 한참을 들어가는 곳이었다. 제법 높은 산세를 자랑하는 무척산 옆을 돌아 낙동강을 끼고 돌아가니 아담한 도요마을이 보였다. 폐교된 분교를 고쳐 만든 도요창작스튜디오 안에 극단 의 연습실이 있고, 작은 도서관과 가 명패를 달고 있었다. 많은 문학인, 문화 예술인들이 참여한 이번 행사는 넘어가는 저녁 햇살 아래 조용하고도 부드럽게 진행되었는데, 을 쓰신 조갑상 교수님께서도 참석하셔서 아버지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조갑상 교수님의 부친께서는 공무원을 하셨는데 퇴임을 하실 적에 연금을 한꺼번에 받는 걸로 선택을 하셨다고 한다. 교수님께서는 그러.. 2009. 11. 2.
소설은 국화꽃 향기를 타고~ : 조갑상 에 갈 때마다 ‘숨은 물고기 찾기’ 놀이를 하게 됩니다. 탁자 위에, 책꽃이 구석에, 커튼 자락에 못 보던 물고기들이 하나둘 늘어나 있기 때문이지요. 물고기만 보면 백년어 생각이 난다는 사람들이 가져다 놓았다고 하네요. 재료도 모양도 가지각색인 물고기들을 구석구석에서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오늘따라 나리와 국화꽃이 그윽한 향을 뿜어내고 있어 공간은 더욱 농밀한 느낌을 줍니다. 조갑상 선생님께서 10여 년 만에 새 작품집을 출간하셨기 때문일까요? 독자들과 언론관계자, 동료 작가 선생님들과 제자들께서 자리를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자리가 없어 돌아가신 분도 계셨을 정도니, 이날의 뜨거운 열기를 짐작할 만합니다. 물고기와 꽃, 그리고 사람들로 빽빽이 들어찬 가운데 『테하차피의 달』의 저자이신 조갑상 선생님.. 2009. 10. 30.
테하차피의 달 아침 저녁 제법 선선한 10월입니다. 오는 27일 저녁 7시, 동광동 40계단 옆 백년어서원에서 을 갖습니다. 매달 저자 한분을 모시고 책 이야기, 사는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이번에 만날 저자는 부산의 대표적인 중견작가 조갑상 소설가와 소설집 『테하차피의 달』입니다. 책과 소설을 좋아하는 분, 책읽기는 싫어하지만 사람 만나기 좋아하는 분, 먹고사는 일만으로는 왠지 마음이 허전하신 분들, 모두모두 초대합니다. *참가비는 따로 없고 커피값(3천~5천냥)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테하차피의 달』책소개 더보기 일시 : 2009년 10월 27일(화) 저녁7시 장소 : 백년어서원(T.465-1915) 『소설로 읽는 부산』(1998), 『한국소설에 나타난 부산의 의미』(2000), 『이야기를 걷다』(2006) 등.. 2009. 10.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