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면서 종종 지하철 근처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곤 한다.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신간 정보를 파악하는 편이지만, 따끈한 온기가 배어 있는 실제 책을 보면 소장하고 싶어지는 마음도 저절로 생긴다. 도서관에서 빌려 볼까 한참 고민하다가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계산하고 나오기까지 서점 주인은 고객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1980년대 대학교 앞 서점 주인은 말도 잘 걸고 책도 잘 추천해 주었는데 요즘 동네서점에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다.


단골 미용실·빵집과 같은 동네 서점


사회학자 정수복의 '책인시공(冊人時空)'에서 프랑스 파리에서 동네 서점이 살아남는 이유를 소개하는 부분이 인상이 깊었다. 파리지엔들의 구매 습관과 파리 서점 주인들의 적극적 역할을 예로 든 부분이다. 파리 사람들에게는 단골로 가는 약국, 미용실, 빵집, 과일가게와 마찬가지로 단골로 다니는 서점 역시 있다. 책을 사면서 자신의 취향과 기호를 알리고, 바캉스 다녀온 이야기 같은 사생활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서점 주인들은 자부심을 가지고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면서 독자에게 어울리는 책을 전달하는 것을 자신들의 일로 삼는다는 것이다. 파리 사람들에게 서점은 꼭 사야 할 책이 있을 때만 가는 장소가 아니라, 지나가다가 심심하면 들러보는 곳이다.


이처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은 서점이 도시의 중요한 문화공간으로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서점을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상업적 공간으로 보지 않고, 책의 소비재와 문화재라는 양 측면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공공성에 방점을 두면서 도시의 중심 지역에 서점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대료를 지자체와 정부가 지원한다. 미국 지역서점들은 대형서점처럼 수익사업을 다양화했다. 독자 특성에 맞춤한 서점 전문화와 감성적 접근을 유도하는 카페화로 대형서점에 맞서고 있다. 또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폭넓게 활용해 서점이 지역 독자에 밀착되게끔 한다. 다른 나라의 적극적인 서점육성 정책과 서점들의 자구 노력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지역 서점들이 생존하려면 지역 사회에서 '지역 제품을 먼저 구매하는 운동'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 지역에 사는 사람이 지역신문을 보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구입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영국의 '책은 나의 가방 안에(Books Are My Bag)' 캠페인이 있다.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다. 유명 작가와 연예인들이 서점과 일터, 혹은 거리에서 홍보 가방을 메고 다닌다. 캠페인 이미지는 다운로드 받아 서점과 지역 미디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서점이 추천목록을 만들어 이를 홍보하면 지역민들이 적극 호응하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지역서점에서의 책 구입으로 연결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서점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 시작되었다. 함부르크의 펠릭스유트(Felix Jud)는 1923년에 문을 열었으며 반스앤노블(Barnes and Nobles)은 1917년 뉴욕에서 문을 열었다. 파리의 지베르(Gibert)는 세느강변의 가판대에서 2년간 헌책을 판매하다가 1888년 매장을 얻어 이전했다.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는 서점이 문구점이나 정부 간행물과 교육 출판물을 발간하고 종교 텍스트를 판매하는 곳으로 발전했다. 인도 마드라스의 하긴보탐즈(Higginbothams, 1844년 설립)나 호주 시드니의 앵거스앤로버트슨(Angus and Robertson, 1884년 설립)과 같은 회사의 오랜 역사는 문자 문화의 중요성이 얼마나 컸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역 제품 구매 운동 확산되기를


1997년 5천407개이던 서점이 2011년 1천752개로 급격히 축소된 게 한국 실정이다. 국회의 도서정가제 개정 입법과 함께 생존에 허덕이는 지역 서점 육성도 무엇보다 필요하다. 2009년 동보서적 폐업으로 지역 서점 육성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다가 최근에는 지지부진한 느낌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동 책방골목, 어린이 전문서점 '책과 아이들', 지도 전문서점으로 유명한 '문우당서점',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공간을 자랑하는 '영광도서', 모두가 소중한 공간들이다. 지역 서점에 대한 부산시민의 많은 관심이 정책적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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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출근해보니 산지니 블로그 주말 방문자 수가 폭증했습니다.

주말은 다들 바쁘신 관계로 방문자가 평일보다 적은데 지난 주말엔 무

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몇일 전 문을 연 산지니 페이스북 덕분인가?
페이스북 페이지 하나 개설했다고 방문자가 이렇게 는단 말이야?
이게 SNS의 위력인가?
다들 의견이 분분했죠.

 

바로 확인 들어갔습니다.


1월 2일에 포스팅한 '출판이 살아야 문화 살고 나라 산다' 조회가 유

입경로의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출판이 살아야 문화 살고 나라 산다! :: 산지니 대표 문광부 앞 1인 시위

 

2013년 희망찬 새해의 시작과 함께 터진 두 서점의 부도소식에 사람들이 검지손가락을 움직인 것이죠.

 

니, 출판계의 우울한 소식에 이렇게 사람들이 공감해주다니. 약간의

감동이 밀려왔고 저희는 고무되었죠. 

 

그런데 더 깊이 확인해보니 실상은 저희의 기대와 조금 달랐습니다.

신림동 고시촌 내의 광장서적 부도에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독자들이

꽤 많더군요.

서점주인과 무슨 개인적 원한이라도 있었는지 광장서적 망한 것을 오

히려 기뻐하는 이들도 있었구요.

 

 

오프라인 서점들의 계속되는 부도는 출판계의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그 많던 동네서점 다 어디로 갔을까

 

책을 팔 공간이 없어지면 출판사도 힘들어집니다. 자본력이 없는 영세

출판사가 먼저 타격을 입겠지요. 큰 출판사들은 버티겠지요(오히려 수

익이 늘어나겠지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미국처럼 몇몇 거대자본

출판사가 출판계를 독점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출판 콘텐

츠의 다양성이 점점 사라질 것이고, 수익 위주의 팔리는 책들만 세상

의 빛을 보겠죠. 소수 독자층을 가진 수익성 없는 (그러나 의미는 있

는) 책은 나올 꿈도 못꾸겠죠.

 

이런 세상이 올까 두렵습니다.

 

출처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http://blog.naver.com/khhan21?Redirect=Log&logNo=110149307536&from=post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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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향토서점인 문우당서점이 다시 문을 열었다네요. 작년 10월 경영악화로 인해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안타까웠는데 정말 잘됐습니다. 위치도 맞은편으로 옮기고 규모도 많이 줄였다고 합니다.

요즘 출판계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문을 닫는 서점이 많은데요, 서점 폐업시 고의부도를 내는 곳이 많습니다. 또는 폐업 공지는 했지만 지불금을 조금이라도 떼고 주려고 갖은 애를 쓰는데, 문우당은 뒷단위 몇십원까지 정확하게 보내주어 좀 놀랐고 고마웠거든요.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말이지요. 앞으로 문우당서점이 오래 버텨주면 좋겠습니다. 남포동 나가면 꼭 한번 들러봐야겠어요. 떠난 뒤에 휘회 말고 있을 때 잘해야지요.

아래는 문우당에서 보내온 소식입니다.

문우당서점입니다. 항상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문우당서점이 맞은편 장소로 옮겨 계속 영업을 하고 있답니다! 예전에 비교해 규모는 많이 작아졌지만 해사도서와 지도센터 전문서점으로 56년 역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일반 도서도 있습니다.예전 문우당서점 맞은편2층에 있으니까 찾기도 쉬울것입니다. 남포지하상가 11번 출입구 바로앞에 있답니다.(051-241-5555)

문닫은 부산 문우당 서점, 전문서점으로 부활 (헤럴드경제 기사)
 

건물 2층에 자리잡은 문우당서점. 규모는 작아졌지만 위치는 더 좋아졌네요. (사진: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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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문화도 산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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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중구 남포동 | 문우당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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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대표서점인 동보서적과 문우당서점의 폐업소식은 부산시민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부산지역 대표신문의 P이사는 너무너무 답답한 현실이라고 우울한 심정을 필자에게 토로하기도 하였다. 부산일보 10월 30자는 1면에서 3면에 걸쳐 “동네 책방을 추억하다”라는 분석기사를 실었다. 창원KBS 방송국에서는 특집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위해 부산을 방문하고 향후 대책을 질문하기도 하였다. 늦었지만 지역의 언론은 마음이 짠해진 독자들의 ‘정겨운 사랑방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요’라는 정서를 충실히 전달하였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필자에게 요청한 주제는 2010 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문화도 산다는 내용이다. 출판생태계가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역출판과 지역문화를 고민하고 있는 필자에게 작은 대책이라도 이야기하라는 주문일 것이다. 며칠을 고민하여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서점신문 제238호 장기영 한국전자출판협회 사무국장의 글은 암울한 현실을 진단하고 있었다. 지역서점이 인터넷서점, 초대형 서점과의 힘겨운 경쟁, 지속적인 종이책 소비 감소라는 환경에 앞으로 예상되는 디지털교과서 등장으로 인한 참고서 시장의 축소라는 3중고에 직면한 현실.

그래서 부산지역에서 <책과아이들>이라는 어린이전문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수, 강정아 대표와 차를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강정아 대표는 완전한 도서정가제를 첫 번째 대책으로 이야기하였다. 또한 서점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을 이야기하였다.

<책과아이들>의 예를 들면 할머니한테 옛이야기 듣기, 시 감상을 통한 노래 배우기, 음악과 어우러진 빛그림 감상하기 등의 프로그램, 그것 말고도 3세부터 7세까지 연령대 별로 있는 그림책 교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년별 독서프로그램, 올해 시작한 초등 그림책 읽기 교실, 한반 아이들이 오는 서점 나들이 프로그램까지 어린이 책을 중심에 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책만 팔아서는 적자이고, 서점을 먹여 살리는 건 이런 프로그램들이라고 강 대표는 이야기하며, 비관적 현실에서도 15년을 버틴 비결은 책에 애정과 열정이었고 돈만 생각한다면 서점을 그만두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였다.

'책과아이들' 서점 안 풍경.

서점 입구


동네서점이 사라지고 지역문화에 구심적 역할을 하는 대표서점이 무너지는 현실에서 위기를 돌파할 힘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서점인들의 소통과 연대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점이라는 소중한 공공적 공간에 대한 재인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의 공정한 규칙의 정립(완전 도서정가제)도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만 절망스러운 현실의 개선의 힘은 서점인들의 자부심회복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사회에 요구해야 한다. 동네 슈퍼와 동네 서점은 다른 것이라고. 서점은 문화가 살아 있도록 하는 나무이며 여기에서 공기가 나온다고. 생태계가 파괴되면 삶이 황폐화된다고

지역서점이 죽으면 지역문화가 선순환할 수 없다. 대형 온라인서점과 지역서점은 가는 길이 다르다. <책과아이들> 대표의 이야기로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문화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대형서점이나 온라인서점으로 획일화되어서는 좋은 책을 뒤적이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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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1 : 유통

지역에서 출판을 하다 보면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가 유통이다. 익히 알려진 출판사의 책이나 베스트셀러는 전국 어느 서점에서나 환영받는다. 그렇지 않은 책은 잘해야 한두 권, 그마저도 거절당하기 일쑤다. 이런 현상은 작은 서점일수록 두드러진다. 서점에 책이 공급되었다고 해도 독자들의 눈에 잘 띄는 매대에 책을 진열해 놓는 경쟁에서 지역출판사는 밀릴 수밖에 없다. 정기적으로 서점을 방문하여 자사 출판물을 관리할 수 있는 영업사원을 두기 힘들기 때문이다. 서점에 출판사의 인지도를 높이려면 최소 한 달에 2∼3종의 신간을 출간해야 하고, 이것이 어느 정도 팔려야 그나마 영업사원 한 명이라도 둘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지역 출판사로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2009 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서울의 서점은 474개에서 380개로 줄었다. 광주는 197개에서 116개, 대전은 192개에서 121개로 각각 줄었다. 이 가운데 작은 서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03년 914개이던 전국의 10평 미만 서점이 2007년에는 138개로 급감했다.

이처럼 전국의 작은 서점이 연평균 200개 가까이 사라지는 데 반해 2004년 전체 도서시장(2조 3485억원) 매출의 15.9%를 차지하던 인터넷 서점의 매출은 2008년에 전체 시장(2조5840억원)의 31.9%로 크게 늘었다. 오프라인 서점 가운데서도 교보문고와 같은 큰 서점 하나의 시장 점유율이 17.3%를 차지할 정도로 양극화가 심해졌다.

필자가 지역서점이 살아야 지역경제도 지역문화도 산다(서점신문 1010년 4월 9일 제231호 - 관련글 링크)는 글에서 말한 것처럼 한국의 출판유통은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소수 과점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미래의 한국독자들에게 한국출판의 괴멸로 나타날 것이다. 지역서점들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다. 지역서점들이 건재해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문화에 투자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독자들이 구매하는 이유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고 할인 및 마일리지를 용인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는 것이 지역출판사와 지역서점이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다.

단기적으로 지역출판사가 전국적으로 유통을 하려면 하나의 총판에 일원화를 통해 유통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 직거래 서점수의 최소화는 발행부수를 줄이고 제작비용을 최적화하는 시발점이다. 전국의 모든 서점과 위탁거래를 하기보다 필요할 경우 현금거래를 하는 것도 힘이 약한 지역출판사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다. 전국적으로 존재하는 유통의 구조를 먼저 인정하고 지역의 거점서점과 지속적으로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2 : 출판미디어로 독자와 소통하기

먼저 미디어는 표현수단임과 동시에 전송수단을 가리킨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출판미디어는  책이라는 전송수단을 넘어 더 확장된 전송수단을 획득하게 되었다. 과거라면 라디오와 텔레비젼의 사업영역이던 오디오 콘텐츠와 동영상 콘텐츠가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출판미디어의 사업영역으로  전환되고 있다.

한편 콘텐츠란 다양한 매체에 의해 전달되는 텍스트를 일반적으로 가리킨다. 여러 콘텐츠가운데 출판콘텐츠는 독자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지식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책이라는 공간에 한정된 지금까지의 출판방식을 ‘공간의 출판’이라고 한다면 다른 미디어와 자유자재로 결합하고 분리하는 앞으로의 출판방식을 ‘흐름의 출판’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공간의 출판이란 공간적 구획을 통해 내부와 외부를 확고하게 가르며 작동하는 폐쇄적인 출판시스템을 말한다. 특히 흐름의 출판에서 출판은 일방향의 표상적인 미디어여서는 안 된다. 출판미디어는 다양한 종류의 활동이 결합되어 콘텐츠를 함께 생산해내는 쌍방향적 생성의 미디어야 한다.

백년어서원에서 열린 '4월 저자와의 만남'

출판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 패러다임이 급속히 변화되고 있다. 변화의 방향을 요약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쌍방향성 변화이며 둘째는 다양성 변화이며 셋째는 장기성 변화이다. 이런 변화는 지역출판인들에게 온라인에서 적극적인 블로그 활동과 오프라인에서 독자와 만나는 활동의 중요성을 환기시킨다. 그것은 소수의 대규모 자본으로 과점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출판 현상 속에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지역출판사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산지니의 경우를 예를 들면 지역에 있는 인문학 카페 <백년어서원>에서 매달 저자와 독자가 만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블로그를 통해 온라인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3 : 지역사회와 연대 및 소통

무엇보다 지식산업의 핵심 주체인 출판사들의 내부에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지금까지 출판사는 책만 잘 만들어내면 경쟁력이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출판사는 콘텐츠를 생산, 유통, 소비하는 중심거점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출판사는 책을 펴내는 곳이기도 하고 서점이기도 하며 도서관이기도 하고, 미디어이기도 하고, 지역문화 창달의 커뮤니티이기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지역에 존재하는 작은 도서관과 결합하고 공공도서관 사서들과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지역의 신문과 방송 등 지역 언론과 인적, 물적으로 결합하여야 한다. 서울과 달리 부산에서는 이런 활동이 수월한 편이다. 산지니의 경우 지역의 미디어 종사자를 저자로 결합하여 출판한 경험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조금 더 전략적으로 바라보며 의식적으로 결합하고자 더 노력하여야 하는 과제도 있다. 또한 지역정부에 정책적인 제언을 통해 지역정부가 출판정책을 만들도록 계속 촉구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지역출판미디어의 과제 4: 출간목록의 업데이트와 적극적 홍보

출간 목록 만들기는 출판사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면서 출판사의 신뢰와 명성을 쌓는 과정이며 효과적인 생존과 단계적인 성장의 길을 여는 과정이다. 김학원(휴머니스트 대표)은 <편집자란 무엇인가>라는 책 11장 도서목록을 어떻게 개발하고 확장하는가에서 한국출판에서 소홀히 평가되고 있는 출간목록의 중요성을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목록 만들기가 왜 필요한가를 정의하면 아래와 같이 요약 정리할 수 있다.
 

① 출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② 저자 섭외에서 경쟁적인 우위를 가질 수 있다.
③ 일정 수준 이상의 원고를 잡을 수 있다.
④ 서점의 진열과 홍보, 판매, 수금에 유리하다.
⑤ 비용, 투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⑥ 충성도가 높은 고정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다.
⑦ 안정적인 경영, 예측 경영이 가능하다.
⑧ 기획, 편집, 홍보, 마케티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다.
⑨ 편집장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

산지니의 경우도 출간목록을 만들어 메일로 발송을 하기도 하고 오프라인독자에게 제공을 하기도 한다. 물론 책 만들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출간목록은 분기에 한 번씩 업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 출간목록의 전략적 중요성에 출판사 식구들이 인식을 같이하고, 지난 5월에 체계적으로 정리된 목록을 만들기도 하였다. (산지니 출간목록 링크)


글을 마치며

기존질서에서 불이익을 받는 집단이 변화를 주도해 기존의 게임법칙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만 한다. 특히 세상의 변화는 중심이 아니라 약한 고리인 변방에서 일어나지 않았나. 지역출판미디어도 서울중심의 출판을 극복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일본의 성공한 지역출판미디어의 공통점은 산지니를 비록한 지역출판미디어의 나아갈 방향에 참조가 될 것이다. 첫째, 창업이념과 원칙을 지킬 것. 둘째, 틈새시장을 찾아 공략할 것. 셋째, 가능한 일과 불가능한 일을 냉정히 판단하고 대응할 것. 넷째, 사람과 그 인연의 소중함을 잊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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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아들 녀석은 노빈손의 팬이다.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는데, 지난 설에 세뱃돈을 받아 새로 나온 노빈손 책 한 권을 사들고 들어왔다.

“대영아, 책 어디서 샀니?”
“이마트요.”
“이마트? 거 참…….”
혀를 끌끌 차고 있으니 아이가 의아하다는 듯이 묻는다.
“왜요?”
“좀 더 내려가면 서점 있는데, 서점에 가서 사지.” 하면서 왜 동네서점이 살아나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다.

잘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는 “그렇구나.” 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나서 며칠 후, 제 엄마랑 같이 서점에 가서 문제집을 사왔다. 새학기가 되어 전과목 문제집을 사니 제법 무거운데도 낑낑거리고 들고 왔다.

서점신문의 원고 청탁을 받고 도서관에서 한국서점에 대한 책을 조사해보았다. 2000년에 발행된 『우리에게 온라인 서점은 과연 무엇인가?』(한기호 저)라는 책 등 소수의 책만이 비치되어 있었다. 서점신문 제230호 기사(소외 받는 서점, 서점인은 외롭다)에 나오는 현실 그대로였다.

대부분의 동네 서점은 높은 도서매입률때문에 할인을 할 수 없는 처지인데, 이를 모르는 일부 독자는 서점이 폭리를 취한다고 비판한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의 한 서점.(출처:서점신문 230호)



한국의 출판유통은 온라인 서점의 급성장과 오프라인 서점의 몰락으로 표현되는 소수 과점 화에 직면하고 있다. 이런 현실은 미래의 한국독자들에게 한국출판의 괴멸로 나타날 것이다.

2005년에 부산 지역에서 출판사를 시작하고 지금까지 직거래 서점의 부도 세 번을 직접 경험하였다. 대구의 제일서적(2006년), 부산의 청하서림과 면학도서(2008년)의 경험이었다.

2006년에 맞은 대구 제일서적의 부도는 그나마 출판사의 피해가 적었다. 출판사 창업 후 몇 년 되지 않은 시점이라 출간 종수도 적었고, 무엇보다도 서점 측의 협조로 위탁 도서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부산의 청하서림과 면학도서는 달랐다. 부도 사실을 미리 알려주지도 않았고, 책을 찾으러 갔을 때는 직거래 서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매상에서 책을 모두 싹쓸이를 해간 탓이다. 손해는 고스란히 출판사로 돌아왔다.

부도의 경험을 통하여 출판사와 유통업체의 관련성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되었다. 그동안 부산지역은 영광도서와 동보서적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서점들이 건재한 편이었다. 하지만, 2월 22일부터 인터파크와 알라딘의 부산지역 당일 배송 실시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인터넷 서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 교보문고 센텀점을 비롯해 대규모 서점들의 부산 공략이 시작된 것이다.

지역 서점들의 몰락은 지역문화를 죽이는 일이다. 지역서점들이 건재해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문화에 투자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는 이유는 완전한 도서정가제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고 할인 및 마일리지를 용인하기 때문이다.

지역서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 지역서점에서 책사기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지 않을까? 지역의 작은 서점들이 10년 안에 모두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 서점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지역의 서점이 공기와 같은 공공재로 역할을 하도록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에서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의 배분을 요청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국회에도 무대책으로 방관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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