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경, 제 지인 중 한 사람이

조르조 모란디의 전시전을 보고 온 감상을 들려준 적이 있어요.


평생 집 안에 있는 그릇을 두고 이리저리 배치하여

병과 그릇에 관한 정물화만 그렸던 이탈리아 화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밀조밀하게 놓여진 모란디의 그릇 그림을 바라보며

물건 하나에, 우주의 모든 비밀이 담겨 있는 것을 새삼 느꼈다고 한 그의 말이 떠오르네요.

 


그의 이야기를 접하며 처음으로 모란디의 그림을 하나하나 인터넷으로 살펴보았습니다.

화려하진 않은 색감으로 어울린 그릇을 보며 고요한 느낌에 갖은 생각을 하며 머뭇거리게 되었네요.


 

그리고 얼마 전, 책 그림은 위로다를 읽으며 다시금 모란디를 만났습니다.

요란한 것을 싫어하는 한 개성 있는 화가에 대해,

저자는 좁고 깊게 일상을 바라본 화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혼도 않은 채 평생 어머니와 누이들과 함께 살아가며 생을 마감한 모란디는

삶과 마찬가지로 그림 세계 또한 단조롭고 심플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무엇보다 평생 하나에 집착해서 그것만 꾸준히 연구해 왔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시쳇말로, 그릇 덕후(?) 같은 사람일까요?ㅎㅎ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에서 추상을 만드는 화가라고 모란디를 부르기도 하는데요.

지극히 현실적인 그림 속에서

누군가는 서로 밀고 당기는 사물 간의 관계가 담긴 우주의 신비를 통찰해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긴 주둥이를 갖고 있는 병 그릇에서

우리가 맺고 있는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해 말하기도 합니다.


비록 많은 사람과 관계 맺지는 않더라도

소수의 사람들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 사는 곳이

그림과 닮아 있다고 말이죠.

 

새해를 맞이하며, 저 또한 지난 관계를 돌아보았습니다.

새로운 저자와의 인연을 맺기도 하고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일련의 과정들을요.


특별히 작년 말 즈음에 한 화가의 에세이를 계약해서

그림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높여보자는 마음가짐을 가져 봅니다.


보내주신 원고 속에도 모란디의 글이 실려 있어 반가웠네요.

 



한 화가가 삶을 살아가며 인생을 돌아보고 예술을 논하는

아름다운 사색이 담겨 있는 원고여서 검토하면서 따뜻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편집하면서 아마 즐거운 작업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올 한 해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좋은 책을 편집하는 편집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보겠습니다. :)



**함께 읽으면 좋을 책

그림은 위로다 - 10점
이소영 지음/홍익출판사

그림과 그림자 - 10점
김혜리 지음/앨리스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 10점
신옥진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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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글찌 2016.01.08 13: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란디라는 화가에 대해 소개받고 갑니다~^^

  2. BlogIcon 단디SJ 2016.01.08 14: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음 조르조 모란디 그림을 봤을 때, 동양의 화가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탈리아 화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랬었어요! 오늘 날도 찹찹한데, 오랜만에 모란디의 작품을 보니 마음 한켠이 훈훈해지는 것 같아요~

  3. BlogIcon 온수 2016.01.15 11: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릇을 이리저리 옮기는 화가의 느리고도 단정한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림과 어우러진 선생님의 글 기대됩니다:)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40년 화상(畵商)의 구수한 입담으로 푼 미술계


 "화상(화商)은 장(場)을 마련하는 사람이다. (미술인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바로 화상이다. 미술품 거래에서 단순 이익만 노리는 사람은 화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림 장사꾼일 뿐이다." 

화상들이 한 번쯤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40년 가까이 부산에서 화랑을 운영해 온 신옥진(65·사진) 부산공간화랑 대표가 최근 펴낸 산문집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산지니)에 담겨 있는 내용의 일부분이다. (중략)

그는 "지난 37년간 화랑을 경영해오면서 지인들에게 직접적으로 그림을 권유한 적이 거의 없다. 다만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그런 작가들을 선별하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밝은 그림만 찾는 요즘 세태도 꼬집는다. "그림을 장식품처럼 수집하는 요즘의 세태는 고뇌가 서린 어두운 색채의 그림을 회피한다(중략). 우리는 지금 그림을 수용하는 자세가 본궤도를 벗어나서 한쪽으로 잘못 치우친 것 같다."  

책 2부 '화상이 느낀 작가세계'에서 저자는 개인적 견해라는 전제를 단 후, "이중섭이 천재적 작가라면 박수근은 위대한 작가"라 했다. 또 장욱진에 대해서는 "세계에서 그 유형이 없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인 달관에 이른 차원"이라 극찬하고 있다. 과연 누가 최고인가? (중략)

다시 그의 말이 기억난다. "화상은 그 지역 그 시대 미술의 흐름이 왜곡되지 않게 길을 잡아주는 '바람잡이'이다." 

부산일보 2012-01-05 정달식 기자 [원문보기]
 
 

고(故) 장욱진 화백은 술에 얽힌 일화가 많다. 술자리 참석자는 미리 정해지는데, 그림을 받으려는 이들이 뜬금없이 합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 그 사람이 자리에 앉아 술잔을 기울이게 될지, 단번에 쫓겨날지는 좌중을 웃기는 능력에 달려 있었다. 

장 화백은 웃기지 못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잘라 말했다. “사업 바쁠 텐데 먼저 가보슈.”

신옥진 부산공간화랑 대표가 쓴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산지니, 1만5000원)는 현대 한국 미술계 현장 기록이라고 할 만하다. 다방 형식으로 시작해 36년간 화랑을 운영해온 신 대표의 화랑 경영 경험, 장 화백을 비롯한 미술계 인사들과의 만남에 얽힌 에피소드가 구수한 필치로 그려져 있다. 미술계 흐름이나 미술품 유통시장의 변화, 신 대표 개인의 삶에 대한 생각도 읽을 수 있다.


한국경제 2012-01-05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원문보기] 

 
 
 
화랑을 운영하는 저자가 부산에서 36년간 상업화랑을 경영하며 쌓은 경험과 인연을 맺은 미술계 인사들과의 만남을 기록한 산문집.

현재 미술계의 흐름이나 미술품 유통시장의 변화, 위작과 관련된 미술품 감정의 진실 등 오늘의 미술계를 다각도로 살펴본다.

또 장욱진, 박고석, 유영국, 황염수, 전혁림 등 미술계 거장들과의 인연과 이우환 화백과 작품에 얽힌 이야기 등도 소개한다.

산지니. 280쪽. 1만5천원.

연합뉴스 2012-01-05 박인영 기자 [원문보기]
 





『레고나라』 
 

 

■ 새해 아동문학 출간 잇따라

방송작가 김윤경 첫 동화집
부산화가 박경효와 호흡

있김윤경 씨는 자신의 첫 동화집 '레고나라'(그림 박경효· 산지니 펴냄)를 내놓았다.

김 작가는 대구에서 태어나 방송작가 등으로 일했으며 현재 경기도 고양에 살면서 동화모임 숲과 나무에서 동화를 쓴다. 이 책에는 부산의 화가이자 동화작가인 박경효 씨가 그림을 그려 아동문학인들끼리의 협력이 눈길을 끈다.

책에 실린 이야기 4편 가운데 '레고나라'는 레고를 좋아하지만 엄마가 사주지 않아 속이 상한 준호와 동생 재호가 나온다. 준호는 우연히 놀이터에서 레고인형을 말견한다. 놀랍게도 레고인행이 준호에게 말을 걸어오고, 밤에 꼭 쥐고 자면 레고나라에서 놀 수도 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레고나라에서 놀고 온 날 아침이면 힘이 없고 몸이 아프다. 왜 그럴까. 동화책을 좋아하는 하은이의 모험을 그린 '나의 왕자님은 어디에 있나요?' 등을 함께 실었다.

국제신문 2012-01-04 조봉권 기자 [원문보기]


 




『근대 동아시아의 종교다원주의와 유토피아』

 
 

 장재진 지음 ㅣ 산지니 ㅣ 448쪽 ㅣ 30,000원

근대기 동아시아의 사상가들의 사상을 비교 고찰하는 이 책은 최제우, 강증산, 홍수전, 강유위의 유토피아니즘에서 참담과 질곡을 구원과 재생으로 바꾸어줄 실천 윤리를 제시하고 있다.

출간저널 1월호 






『파미르의 밤』


 

칭핑 외 지음 ㅣ 김태만 옮김 ㅣ 산지니 ㅣ 224쪽 ㅣ 13,000원

쟝타오, 시뚜, 시촨, 양샤오빈, 칭칭 짱띠, 쟝하오, 황찬란 등 21세기 중국 최고 시인 여덟명의 시를 편선하고 번역한 것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로 이어져 오는 시사적 궤적 과 시작품 변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출간저널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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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계가 궁금한가.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는 미술세계의 알맹이를 딱딱한 이론이 아니라 구수한 입담으로 들려줄 것이다. 미술에 대한 전문지식을 미리 갖추지 않아도 우리 미술계의 현주소와 여러 가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신옥진은 현대 미술사의 살아있는 기록이다. 서양화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었던 1975년에 처음으로 서양화 전문 화랑을 표방하며 화랑을 시작하였고, 현재까지 36년간 오직 화랑 경영 한길만 바라보며 걷고 있는 천생 화상(畵商)이다. 그동안 화랑을 경영하며 쌓은 경험, 수많은 미술계 인사들과의 만남은 그 자체로 현대 미술사의 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옥진
1947년 부산출생

내가 기억하기 어려운 어린 시절에는 집이 부유했다고 얼핏 들었으나 기억할 수 있는 시절부터는 굶기를 밥 먹듯 늘 빡빡한 생활의 연속. 청소년기를 결핵으로 몽롱한 삶을 이어가다 회복기에 김종식 선생을 만나 수많은 날 술 마시고 서상환 선생에게 유화를 익히다 1975년 다방형식으로 화랑 시작, 외상 찻값이 과도하게 밀려 2년 만에 폐업. 다방 손님으로 출입한 수많은 문화계 사람들과 폭넓은 교유를 체험하게 된 것은 미래를 위한 큰 소득. 일탈해서 수행 삼아 엉뚱한 취지 아래 부산시립, 경남도립미술관 등에 작품 800여 점을 기증하는 등 열정적 삶을 지향해쓰안 지병에 의해 번번이 죄절. 그 와중에도 평생을 목구멍 풀칠하는 문제로 전전긍긍하다가 50세 때쯤부터 다른 건 몰라도 밥걱정은 벗어났다 생각했는데... IMF, 미국의 서브프라임, 동일본 대지진 등을 거치면서 소박한 바람의 노후 생활은 산산조각이 나고 다시 밥걱정 쪽으로 뒷걸음질치다. 결국 죽기 전에는 보장이 안 되는 천형의 목구멍 문제에 인생이 다시 포박되다.  

-1987년 한국화랑협회 초대 미술품 감정위원장. 1989년 부산청년미술상을 제정, 현재까지 20년간 시행 중. 2009년 시 전문 월간지 『심상』신인상으로 때 늦은 턱걸이 문단 등단. 밀양시 명예시민, 경상남도 명예도민, 해운대포럼상, 자랑스러운 화랑인상, 부산시 문화상, 문화훈장(화관장).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화상이 본 미술세계」
현재 미술계의 흐름이나 미술품 유통시장의 변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변화된 미술품 제작 환경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좋은 컬렉터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이라든지 실제 현장에 있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위작과 관련된 미술품 감정의 진실 등도 엿볼 수 있다. 미술계가 편협한 민족주의에 얽매여 시대를 역행하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기도 하고 현재 2년마다 같은 해에 열리고 있는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의 문제점도 지적하며 여러 각도에서 현재의 미술계를 살펴보고 있다.


2부 「화상이 느낀 작가세계」

2부에서는 화사들과의 애정행각을 담고 있다. 다방 손님으로 출입하던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를 튼 이후 온갖 문적박대와 타박을 견디며 당대 거장들과 스스럼없이 사귀기까지 겼었던 에피소드, 장욱진, 박고석, 유영국, 황염수, 전혁림 등 미술계 거장들의 색다른 면모, 세계적 거장인 이우환 화백과의 작품에 얽힌 야기 등 평생에 걸친 그림쟁이들과의 예술, 사랑,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부 「화상의 주변 이야기들 」
개인 신옥진의 고민, 삶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놓고 있다.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허무감, 버림과 비움에 대한 실천, 요즘 세태의 변화 등 인생 후반부에서 바라본 세상사 고민과 사색의 흔적을 담고 있다. 수십억 원어치가 넘는 미술품을 호기롭게 기증하고 나서 몇 날 며칠을 끙끙거리며 왜 그랬을까 불면의 밤을 보낸 에피소드는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기도 한다. 


4부 「인터뷰」
마지막 꼭지는 국제신문 이선정 기자와의 인터뷰를 담았다. 산문으로 미처 다 풀어내지 못한 미술계의 이모저모를 예리한 질문과 화상의 솔직담백한 답변으로 담아내고 있다. 현대 상업미술계의 변천사, 미술품 투자에 대한 조언,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 미술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조언 등 미술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미술계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정보의 장
사람과 미술이 만나는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변화해 나가고 있는지 궁금한가.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는 현장에서 발로 뛴 사람만이 알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미술계 입문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정보의 장이 될 것이다.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 - 10점
신옥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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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해찬솔 2012.01.04 13: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술계 입문자만이 아니라도 재미난 이야기네요. 메모하고 갑니다. 메모해서 나중에 구매해서 저도 읽어보려고요. 감사합니다. 산지니출판사 여러분들도 새해에도 늘 건강한 웃음 가득한 하루 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BlogIcon 박변덕 2012.01.05 09: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책에 관심 보여주시니 매우 기쁘네요! 책도 재밌지만 신옥진선생님은 더 재밌으시죠. 책에 있는 이야기 직접 들으면 더 재밌을텐데요! 해찬솔님도 올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