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과학의 달! 알고 계셨나요?



저는 4월을 며칠 남기지 않고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과학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닌데.. 왜 그랬을까요. (흑)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 없지요.

과학의 달에 소개해드리는, 산지니의 과학 책! 


1. 인문학자가 뇌와 정신을 탐구하는 방식!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서요성 지음 | 2015년 출간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으로 어느때보다 깊숙이 들어온 오늘, 

현대 뇌과학은 물론 고대철학과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책입니다.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이후,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까?" 라는 질문에 

뇌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해 대답하는 책이라고 소개 드렸었죠 :)

번역서가 아니라 국내 저자의 뇌과학+인문학 융합서라 더욱 특별합니다. 




2.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 토마스 헉슬리의 윤리 선언

진화와 윤리

토마스 헉슬리 지음 ∣ 이종민 옮김 | 2012년 출간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주의 과학인 토마스 헉슬리가 죽음을 두 해 앞두고 옥스퍼드대학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다윈의 불독'이라고도 불렸던 헉슬리는  다윈의 진화론을 비판했을까요? 

"자기주장이 가장 센 최강자는 최약자를 짓밟아버립니다. 그러나 사회 진화에 끼치는 우주 과정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문명은 더욱 원시적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 윤리 과정의 목표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의 생존입니다.

경향신문에서는 "헉슬리는 진화론의 옹호자였지만 ‘적자생존’ ‘약육강식’ 논리만 강조한 사회진화론을 부정했다 (…) 헉슬리와 다윈의 관계, 다윈의 도덕관념을 연관해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라고 서평이 실렸어요. 




3. 돌과 땅이 품고 있는 흥미진진한 사실

박맹언 교수의 돌 이야기 

박맹언 지음 | 2008년 출간

돌이 그림이나 예술 조각품 같고 역사책이나 시와도 같다는 생각을 하는, 

인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지질학자가 풀어내는 돌 이야기! 

우리나라처럼 국토 면적에 비해 다양한 시대의 암석이 산출되는 나라는 드물다고 합니다. 땅 전체가 지질박물관이라고 불릴 만큼 태고의 지층에서부터 신생대에 이르는 각 지질연대의 암석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고 해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4. 자연과학·사회과학적 관점이 고루 담긴 단 하나의 입문서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 

김옥현 지음 | 2015년 출간

인류 공동의 위기, 기후변화.  

얼마전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기후 변화는 전 인류와 동물을 위협하는 가장 긴급한 사안이고, 

힘을 합쳐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디카프리오가 말하듯 기후변화는 이제 외면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어디서부터 알아보고 행동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신사회계약은 사회발전 연구자가 쓴 책이라, 

과학 울렁증이 있으신 분들도 편안하게 읽으시고 

일상 속에서 변화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5. 인간의 몸을 통해 우리의 존재를 읽는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 


박만준 외 10인 지음 | 2008년 출간


생물로서 인간의 몸은 시간의 중첩이 빚어낸 두터운 기억들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시간의 흐름 속에서 수 없이 잘려나가고 지워지고 했을 것이지만, 

축적된 긴 시간의 흔적이니만큼 외연의 폭 또한 무척 넓습니다. 

그래서 수만, 수천 년이 지났건만 

인간의 몸은 우리의 존재를 읽어내는 텍스트로서 손색이 없지요. 

사회생물학은 바로 이 텍스트를 인간 이해의 소중한 자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책의 1장을 써주신 최재천 선생님의 글도 만나 보시죠.

사회생물학이란 기존의 자연사 연구에 진화론적 체계와 개체군생물학(population biology) 및 유전학(genetics)의 연구방법론을 도입하여 재정립한 것이다. 같은 방법으로 사회과학에도 진화유전학적 사고와 개체군생물학적 정량화를 도입하면 이름하여 진화사회과학이 탄생할 수 있다. 진화사회과학은 전통적인 사회과학에 비해 훨씬 더 역사학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진화사학적인 관점에서 정량적인 분석을 주로 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근래 새롭게 등장한 학문 분야인 진화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6. 과학혁명을 통해 새로운 중국을 창조할 것인가?

과학과 인생관

천두슈 외 19명 지음 ∣ 한성구 옮김 | 2016년 출간 

 

중국근현대사상 총서의 세 번째 책인 『과학과 인생관』은 

20세기 초 중국 사상계를 흔든 과학과 인생관 논쟁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19세기 말 중국은 밖으로는 서구열강의 침략을 여러 번 겪었고, 

안으로는 태평천국의 난과 의화단의 난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습니다. 

청말 지식인들은 부강해진 서양의 원인을 발전된 과학혁명과 기술에서 찾았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베이징대학 교수 장쥔마이가 

1923년에 ‘인생관’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합니다. 

청년들이 과학을 기초로 한 인생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내용이었지요. 

이에 서양의 과학문화와 물질문화를 통해 중국을 개혁하려는 지식인들의 반격이 

일어났고, 당대 각 분야의 지식인들이 논쟁에 대거 참여함으로써 

‘과학’과 ‘인생관’ 논쟁이 본격화되었습니다. 

1년 넘게 지속된 이 논쟁 이후,

중국 문화운동은 과학적 세계관을 중시하는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몇일 남지 않은 4월, 과학의 달을 만끽하셨길 바랍니다.


다음 달에 또 뵐게요 :)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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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별과우물 2016.04.29 09: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산지니에 과학과 관련한 책이 아주 많았네요! 저도 디카프리오의 수상 소감을 인상 깊게 봤었는데 같이 언급이 되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2. BlogIcon 온수 2016.04.29 09: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산지니도 과학 관련 책이 많네요^^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3. BlogIcon okkim 2016.05.01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학이 일상이 되고 일상이 과학적으로 구성된다면 적지 않은 것들이 효율적으로 되겠네요.
    물론 지식이 지혜와 감성을 다 포함하지는 않지만요.

[기억할 오늘: 6월 29일]


토마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이종민 번역, 산지니)는 그의 영국 옥스퍼드대 로마니스 강연 원고집이다.(로마니스 강연은 진화론자 로마니스가 1892년 만든 연례 강좌로 헉슬리는 두 번째 강연자였다.) 책에는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 토마스 헉슬리의 윤리 선언’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번역자인 경성대 이종민 교수는 해제에서 왜 그를 ‘멘토’라 했는지 설명했다.

“19세기는 흔히 과학의 세기로 불리지만 사회 정치 교육 법률 그리고 종교 분야의 논의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고되어야 하고,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통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인 헉슬리의 존재가 없었다면, 아마도 진정한 과학의 시대는 다음 세기로 연기되었을지 모른다.(…) 헉슬리의 정력적인 활동 덕분에 과학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의 인정을 받는 학문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후배 과학인들은 이러한 지적 풍토의 전환 속에서 과학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과연 헉슬리는 중세의 신앙적 열정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믿었고, 또 맹렬하게 전도했던 과학자였다. 진화론 옹호는 특히 유별나 스스로를 ‘찰스 다윈의 불독’이라 부를 정도였다. 1860년 옥스퍼드대에서 열린 영국과학진흥회 학술대회에서 ‘진화론의 적(敵)’ 윌리엄 윌버포스(성공회 주교이자 조류학자, 당시 진흥회 부회장)와 맞선 일화는 유명하다. 논쟁이 격해지면서 윌버포스가 “당신 조부모 중 어느 쪽이 유인원과 친척이냐”며 조롱했고, 헉슬리는 “과학적 토론을 하면서 상대를 조롱하는 데 자신의 재능과 영향력을 사용하는 인간보다는 차라리 유인원을 조부모로 택하겠다”고 대꾸했다는 이야기. 기록된 바 없어 진위를 의심받는 얘기지만, 당시 논쟁의 양상과 분위기를 짐작하게 한다.

토머스 헨리 헉슬리(1825~1895)는 해양동물 형태학, 비교해부학 등을 연구한 생물학자였다. 51년 26세에 영국 왕립학회(Royal Society) 회원이 됐고, 이듬해 ‘왕립학회 메달’을 받았다. 그는 당대의 자유주의 과학자들과 더불어 과학과 이성의 미래를 신뢰했고, 신의 존재처럼 증명될 수 없어 과학적 지식으로 수용될 수 없는 주장들을 불신했다. ‘불가지론(Agnosticism)’이란 말을 처음 쓴 학자로, 또 ‘멋진 신세계’의 작가 올더스 헉슬리의 할아버지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세상에는 진위를 알 수 없는 명제들도 존재한다고 여긴 선구적 불가지론자로서, 그는 절대적이며 완벽한 진실을 믿는 교조주의에 맞섰다.

‘진화와 윤리’는 그의 말년(1893년), 즉 자본의 탐욕으로 진보의 이상이 흔들리던 시기에 적자생존의 우주 진화에 맞서 윤리의 진화를 옹호하고 촉구한 강연(책)이었다. 그는 “윤리(적 진화)과정의 목표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의 생존이다”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은 물론 ‘과학’이 아니었다.

그가 100년을 더 살았다면, 아마도 맹렬한 비관론자가 됐을 것이다. 그가 1895년 6월 29일 별세했다.


최윤필| 한국일보ㅣ2015-06-29


원문 읽기


진화와 윤리 - 10점
토마스 헉슬리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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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흔치 않은 번역서를 가지고 독자들을 만났습니다.

<진화와 윤리>라는 책은 19세기 영국의 과학사상가 토마스 헉슬리의 저작으로, 경성대 중국대학 이종민 교수가 이 책을 번역하셨습니다. 

이종민 교수께서는 이 책을 중국 사상가 엄복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윈의 불도그라고까지 불리던 진화론자 토마스 헉슬리가 윤리의 문제를 제기해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19세기에 영국에 유학하고 있던 중국 사상가 엄복에 의해서  <천연론>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에 소개됩니다. 그리고 그 책이 당대 중국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쉰도 그 책의 영향을 받았다고 하니까요. 하지만 엄복은 당시 중국사회에 이 책을 소개하면서 헉슬리가 제기했던 윤리의 문제보다는 진화의 입장에서 의역을 했습니다. 당대 중국사회 발전의 필요에 의해서였지요.

우연한 계기로 엄복의 <천연론> 번역팀에 합류하게 된 이종민 교수는 그런 엄복의 입장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하네요. 토마스 헉슬리가 당시 로마니즈 강연에서 이 내용을 가지고 강연을 할 당시 영국사회는 산업혁명 이후 과학기술과 자본의 발전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과도한 노동착취가 이루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한 사회적 배경하에서 헉슬리는 윤리의 문제를 제기하였던 것이지요. 이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현대 한국사회에서 벌어지는 상황과 맥을 같이하는 측면이 있고, 따라서 원서를 제대로 다시 번역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고전입니다. 세계화와 양극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작금의 시대에 약육강식의 논리에서 벗어나 진화와 윤리의 접점을 찾고 있으니 말입니다.

등단한 시인이시기도 한 이종민 교수가 시 두 편을 낭독해주셨습니다.

이문재 시인의 <식탁은 지구다>라는 시와 본인이 직접 쓰신 <진보는 품이다>라는 시입니다.

 

식탁은 지구다

이문재

중국서 자란 고추

미국 농부가 키운 콩

이란 땅에서 영근 석류

포르투갈에서 선적한 토마토

적도를 넘어온 호주산 쇠고기

식탁은 지구다

 

어머니 아버지

아직 젊으셨을 때

고추며 콩

석류와 토마토

모두 어디에서

나는 줄 알고 있었다

닭과 돼지도 앞마당서 잡았다

삼십여 년 전

우리집 둥근 밥상은

우리 마을이었다

 

이 음식 어디서 오셨는가

식탁 위에 문명의 전부가 올라오는 지금

나는 식구들과 기도 올리지 못한다

이 먹을거리들

누가 어디서 어떻게 키웠는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었는지

누가 어디서 어떻게 보냈는지

도무지 알 수 없기 탓이다

 

뭇 생명들 올라와 있는 아침마다

문명 전부가 개입해 있는 식탁이다

 

식탁이 미래다

식탁에서 안심할 수 있다면

식탁에서 감사할 수 있다면

그날이 새날이다

그날부터 새날이다

 

진보는 품이다

이종민

진보는 고난 속에서

바다를 찾아가는 강물이다

강물은 흩어진 듯 이어져

세상 구불구불 돌아다니다

바다로 들어가는 하구에 이르러

흐르지 않는 강물은

생명을 품어 들이지 못하고

바다에 덥석 안기는 강물은

물살을 잉태하지 못한다

진보는

강물의 품이 커져

스스로 바다가 되는 것이다

 

중심도 주변도 자살로 내몰리는

궁핍한 삶의 시대

품이 좁은 진보는

강물 거슬러 부는 바람도

물결 가로막는 여울목도

제 속으로 감싸지 못하고

바다에 이르기도 전에

물살을 빼앗겨

절로 거친 바닥이 드러난다

바다는

큰 품이 없는

이성과 목소리의 강물을

진보라 부르지 않는다

 

진보는 품이다

세상 푹푹 빨아들여

바다의 활력 흐르게 하는 품

목마른 세상 구석구석

넉넉히 적셔주는 품

진보는

그 품들이 모여

바다가 되는 강물의 흐름이다

 

오늘따라 많은 미모의 여인들이 함께 자리해주시니 백년어서원이 환해졌습니다  ㅎㅎ

 

진화와 윤리 - 10점
토마스 헉슬리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아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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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 저자와의 만남은 이종민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이종민 교수님은 올 초, 산지니에서 토마스 헉슬리의 『진화와 윤리』를 국내 첫 완역 출간하였습니다. 



『진화와 윤리』는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자들의 멘토이자 다윈의 '불도그'라 불렸던 토마스 헉슬리가 죽음을 두 해 앞두고 옥스포드 옥스포드 대학의 로마니즈 강연에서 연설한 원고내용입니다.



이 원고에서 토마스 헉슬리는, 자신이 주장했던 진화론과 모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윤리를 적극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연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생존경쟁과는 달리, 인간사회에서는 윤리적 과정이라는 방식의 질서가 요구된다는 것을 새로이 인식한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19세기 후반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이 약육강식, 적자생존을 주장하는 사회진화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토마스 헉슬리의 후손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토마스 헉슬리의 이러한 변화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이종민 교수님은 엄복의 『천연론』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번역하게 되었다고 하셨는데요, 19세기 말 제국의 침략에 맞서 새로운 사상을 필요로 했던 엄복의 위기의식은, 같은 역사를 겪은 우리와 비슷한 사상적 궤도를 그리고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과 함께 아울러,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서는 '과학'과 '윤리'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33회 저자와의 만남은
2012년 3월 22일(목) 저녁 7시, 백년어서원(중앙동)
에서 열립니다.



▶백년어서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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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과 암살자가 진화의 산물인 것은 자선가가 진화의 산물인 것과 같습니다.…… 우주의 진화 자체가 우리에게 이전보다 더 선해져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여, 선이 악보다 바람직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해주지는 않습니다.(본문97쪽)"



▶ 과학과 윤리의 문제를 제기한 고전 「진화와 윤리」의 최초 완역판

「진화와 윤리」는 19세기를 대표하는 자유주의 과학인 토마스 헉슬리가 죽음을 두 해 앞두고 옥스퍼드대학의 로마니즈 강연에서 연설한 원고 내용이다. 19세기를 빛낸 명문장으로 알려진 「진화와 윤리」는 로마니즈 강연 원고에 헉슬리가 ‘프롤레고메나(Prolegomena)’를 달아 기초적이고 개괄적인 몇 가지 문제를 보충하여 설명하였다. 최초 출간된 지 100여 년이 지나 현대과학은 더욱 발전하였지만 「진화와 윤리」를 통해 과학과 윤리 문제를 제기한 토마스 헉슬리의 문제의식은 아직도 유효하다. 아니 2011년 일본 원전 참사에서도 경험한 것처럼 과학이 발전할수록 그의 지적은 더욱 날카롭게 현대사회의 폐부를 찌르고 있다.

 



▶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 토마스 헉슬리

19세기는 흔히 과학의 시대라고 불리지만 사회, 정치, 교육, 법률 그리고 종교 분야의 논의가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사고되어야 하고,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통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 과학인 헉슬리의 존재가 없었다면, 아마도 진정한 과학의 시대는 다음 세기로 연기되었을지 모른다. 이러한 맥락에서 헉슬리를 19세기 자유주의 과학인의 멘토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헉슬리의 정력적인 활동 덕분에 과학은 19세기 후반에 이르러 사회의 인정을 받는 학문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후배 과학인들은 이러한 지적 풍토의 전환 속에서 과학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리게 되었다. 헉슬리는 칼럼을 통해 과학이 영국 사회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을 설득하였고, 그의 강연은 예리한 비유와 종합 능력을 구사하며 쉽지 않은 과학적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명강연으로 알려졌다. 

 

▶ ‘다윈의 불도그’라고 불리는 진화론자가 윤리를 말하다

사실 토마스 헉슬리는 ‘다윈의 불도그’라고 불릴 정도로 일생 동안 사회 발전을 위해 과학지식, 과학적 사유방법 그리고 기술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실천했는데, 이 강연에서는 그와 상반되어 보이는 윤리의 문제를 제기하여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헉슬리는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인간사회에 적용하여, 콩이 자연계의 생존경쟁을 통해 거대한 콩나무로 성장하는 과정은 인간이 자기주장, 동물적 본성 등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여 자연계에서 이루어지는 생존경쟁에서 승리하는 과정을, 거대한 콩나무가 만든 하늘의 세계는 인간이 건설한 고도의 문명사회로 비유하였다. 그런데 인간사회 내부에는 자연 상태에서 생존경쟁을 벌이던 시절의 우주적 본성이 잔존하여 현재의 문명사회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 수가 있는데, 이런 위기적 상황을 방지하고 문명사회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자연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생존경쟁 방식과 차원을 달리하는 인간사회의 윤리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던 것이다.


"자기주장이 가장 센 최강자는 최약자를 짓밟아버립니다. 그러나 사회 진화에 끼치는 우주 과정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문명은 더욱 원시적 상태에 머물게 됩니다. 사회 진보는 매 단계마다 존재하는 우주 과정을 억제하여 이른바 윤리 과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리 과정의 목표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의 생존입니다.(본문 99쪽)"


근대 과학문명이 발전하고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세상은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듯 보였지만, 당시 유럽의 국가들에서 해방된 노동자들의 삶은 이전 시대 농노들보다 평균 수명이 줄어들 만큼 힘겨웠을 뿐 아니라 신분도 프롤레타리아라는 도시 극빈층으로 전락했으며, 소년 소녀들은 성인의 1/3도 되지 않는 급여를 받고 착취를 당하는 등 18세기의 낙관적 기대감 속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가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과학의 진화와 발전이 인류의 이상 실현과 항상 발을 맞추는 것은 아닌 것이다. 과학을 단순한 실용적인 수단을 넘어 인간의 삶과 사회를 의미 있게 만들어나가는 문화로 인식하는 헉슬리가 윤리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었다.



▶ 자유방임적 진화를 내세운 자본의 폭력으로부터 인간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윤리 선언

"윤리적 실천은 검투사적인 생존 이론을 부정합니다.(본문100쪽)"


 
「진화와 윤리」는 유럽사회의 거대한 전환이 일어나던 19세기 후반, 자유방임적 진화를 내세운 자본의 폭력으로부터 인간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윤리 선언이었다. 그것은 자신이 일생 헌신하던 과학과 진화의 세계가 적절한 통제와 반성 없이는 오히려 인간사회를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슬픈 자기고백이었다. 그러나 헉슬리는 진보에 대한 열망과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그 순간이 인간사회의 우주 과정에서 하강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 하더라도, 인간의 윤리적 본성이 그에 저항할 수 있다는 데 대한 일말의 기대마저 놓아버리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헉슬리는 그러한 과정을 윤리의 진화라고 믿었던 것이다. 

  

▶ 동아시아 근대사상을 선도한 엄복의 『천연론』 저

중국의 근대사상가 엄복(嚴復, 1854~1921)은 1898년 이 책을 번역하여 『천연론』으로 출간한 바 있고, 그의 『천연론』은 중국 및 동아시아 근대사상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으며, 당대 중국 지식인들에게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세기 말 제국주의 시대 엄복은, 인간사회의 변화를 추동하는 생존경쟁의 힘을 신뢰하며 위기에 처한 중국 민족과 국가를 부강한 상태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있었고, 따라서 이 책을 번역함에 있어서도 『천연론』이라는 제목을 사용하여 윤리보다 진화의 측면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생존경쟁과 우승열패의 진화원리가 인간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오늘날에는 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신자유주의적 무한경쟁만이 강조되어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생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 보호망마저 위태로운 실정이다. 오히려 지금은 엄복의 시대에 비해 생존경쟁은 더 냉혹해지고 사회적 결속을 위한 윤리의식은 더 희박한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성취가 핵무기의 발견으로 이어졌듯이 윤리의식 없는 과학의 발전은 대재앙의 전조가 될 수 있다. 일본 원전 참사를 겪은 21세기 이 시대에, 100여 년이 지난 고전 『진화와 윤리』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이다. 아울러 『진화와 윤리』는 국내에서 선집 형태로 번역 출간된 적은 있지만 완역본 출간은 처음이다.




 글쓴이 : 

토마스 헉슬리(Thomas Henry Huxley, 1825∼1895)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사상가로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된 이후 전개된 진화론 논쟁에서 다윈과 진화론 옹호에 적극적으로 나서 다윈의 불도그로 불렸다. 1860년 옥스퍼드의 영국왕립협회에서 벌어진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에서 사무엘 윌버포스 주교에 대항하여 인간의 조상은 원숭이라고 주장하였다. 1878년 ‘evolution’이란 용어를 영국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처음으로 게재하여 오늘날의 진화의 의미로 사용하게 되었다. 1880년대에는 도시 빈곤층이나 노동자의 임금 문제와 같은 영국 제국 내부의 정치적 사회적 갈등, 외국과의 무역이나 식민지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1893년 옥스퍼드 대학 로마니즈 강연은 헉슬리의 이러한 삶의 여정 속에서 마지막으로 진행된 강연이었다. 로마니즈 강연 원고인 「진화와 윤리」가 자신의 총서 마지막 권을 장식하며 출판된 다음 해인 1895년 6월 29일 헉슬리는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 : 이종민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밭대학교 중국어과 교수를 거쳐 현재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경수도사범대학 교환교수, 홍콩 링난대학 방문학자, 중국현대문학학회와 현대중국학회 이사 및 『중국의 창』 편집인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근대 중국의 문학적 사유 읽기』, 『글로벌 차이나』, 『한국과 중국, 오해와 편견을 넘어』(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천연론』(공역), 『중국소설서사학』,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공역) 등이 있다.


 

  진화와 윤리 고전오디세이01

 

 지은이 : 토마스 헉슬리

 옮긴이 : 이종민

 쪽수 : 192쪽

 판형 : 신국판 양장

 ISBN : 978-89-6545-170-9 94100

 값 : 15,000원

 발행일 : 2012년 1월 31일

 십진분류 : 191.9-KDC5  171.7-DDC21 


 

 관련기사  "다윈 진화론의 옹호자가 사회진화론의 윤리를 비판하다"


 
진화와 윤리 - 10점
토마스 헉슬리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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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여강여호 2012.03.15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윤리가 담보되지 않는 과학의 진보가 얼마나 파괴적 현실을 만들어내는지
    수도 없이 보아온터라 새삼 고전읽기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되네요.
    읽으면서 인터넷 서점에 접속해 장바구니에 담아뒀습니다.

    • BlogIcon 박변덕 2012.03.16 11: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헉슬리는 윤리도 진화할 것이라고 했지만, 100년 뒤의 사람인 제가 보기엔 헉슬리가 틀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책의 '프롤레고메나'가 재밌었습니다. 근대과학의 발전과 식민지개척의 연관성을 볼 수 있거든요. 고전은 역시 고전인가 봅니다.

    • BlogIcon 박변덕 2012.03.16 1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혹시 부산에 계시면 다음주 목요일 <저자와의 만남>에 오세요! 이종민 교수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 마련하였습니다.^^


진화와 윤리 ㅣ 토마스 헉슬리 지음 ㅣ 이종민 옮김 ㅣ 산지니 ㅣ 15000원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사상가인 토마스 헉슬리(1825~1895)는 ‘다윈의 불도그’라고 불렸다. 헉슬리는 <종의 기원>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을 썼고, 진화론과 다윈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이런 별명이 붙었다. 1860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열린 <종의 기원> 찬반 토론에서 “그 원숭이는 할아버지 쪽인가, 할머니 쪽 조상인가”라는 옥스퍼드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의 말에 “원숭이가 내 조상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주교처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도 사실을 왜곡하는 사람과 혈연관계라는 점이 더 부끄럽다”고 반박한 일화가 유명하다.



    헉슬리는 진화론의 옹호자였지만 ‘적자생존’ ‘약육강식’ 논리만 강조한 사회진화론을 부정했다. 자유방임적인 생존경쟁을 주장한 스펜서 식의 사회진화론을 광신적 개인주의라고 비판했다. 헉슬리가 자신의 진화론과 모순된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적극 강조한 것이 윤리다. 죽기 2년 전 옥스퍼드 대학의 ‘로마니즈 강연’에서 연설한 원고를 묶은 <진화와 윤리>는 ‘진화에서 윤리’로 귀결된 헉슬리 사상의 핵심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은 노동자가 이전 농노보다 못한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하고, 소년 소녀까지 착취당하는 극악한 노동현실에 전쟁이 끊이지 않던 19세기 후반 시대 현실에서 나왔다. 헉슬리는 약자의 생존을 침탈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훼손하는 현실에 개탄했다고 한다.


    헉슬리는 <진화와 윤리>에서 당시 현실을 이렇게 서술했다. “사회 속의 인간들 역시 우주과정의 지배를 받습니다. 다른 동물들처럼 끊임없이 번식을 진행하고 생존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한 경쟁을 벌입니다. 생존경쟁은 생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자들을 도태시킵니다. 자기 주장이 가장 센 최강자는 최약자를 짓밟아버립니다.” 


    헉슬리는 ‘최적의 생존자’란 표현에 녹아 있는 “윤리적 존재로서 사회 속 인간도 자연과 동일한 과정을 통해 완전성을 이룰” 것이란 주장을 반박한다. 헉슬리는 지구가 다시 추워지기 시작하면 결국 미생물만이 최적의 생존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윤리가 진화할 것이란 주장엔 모순도 있다. 비도덕적 감정 역시 도덕 감정과 마찬가지로 진화한다. 도둑과 암살자나 자선가가 진화의 산물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진화와 윤리>는 끊임없는 전쟁과 함께 어린 소년들이 열악한 공장에서 긴 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19세기 후반의 참혹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여과없는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우주과정’이란 무엇인가. 동서양 철학·역사, 종교 고전을 아우르며 간결하고 쉽게 핵심을 전달하는 헉슬리는 고대 비극의 한 사례를 예로 든다.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의 남편이 되어 그의 백성들을 황폐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을 급작스레 몰락하게 만든 것은 사건의 자연스러운 순서-우주과정-였습니다.” 헉슬리는 “사회 진화에 끼치는 우주과정의 영향력이 클수록 그 문명은 더욱 원시적 상태에 머물게 된다”고 말한다. 자연은 도덕에 무관심하며, 우주는 윤리학의 법정 앞에 서면 유죄를 받아 마땅한 존재라고 봤다.


    “윤리적 실천은 검투사적인 생존 이론을 부정합니다.” 우주자연의 과정을 인간사회의 과정에 대입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헉슬리는 자연상태에서 이루어지는 생존경쟁 방식과 차원을 달리하는 인간사회의 윤리적 과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사회진보란 것도 “매 단계마다 존재하는 우주과정을 억제하여 이른바 윤리과정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윤리과정의 목표는 “주어진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사람들의 생존”이라고 규정했다. 자연상태를 극복한 인간사회의 현 상태를 문명사회라고 할 때, 이 문명상태를 지속시키는 동력이 바로 윤리과정이다. 헉슬리는 사회의 윤리적 진보는 우주과정을 모방하거나 도피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과정과 투쟁하는 활동에 의지하는 것이라는 점을 각별히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윤리적 본성은 (우주과정이라는) 집요하고 강력한 적과 부딪쳐야 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헉슬리는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리학 같은 과학과 심리학, 윤리학, 정치학이 윤리적 실천이라는 위대한 혁명을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화와 윤리>를 두고 헉슬리와 다윈의 미묘한 차이를 말하는 이들도 있다. 다윈도 “인간이 하등동물과 다른 것은 무엇보다 도덕관념 양심이 있기 때문이다. 도덕관념이야말로 인간특성 중 가장 고귀하다”고 했다. <종의 기원>에서 생존경쟁과 더불어 공존의 논리도 전개했다. 헉슬리와 다윈의 관계, 다윈의 도덕관념을 연관해 읽으면 더 좋을 듯하다.


경향신문 김종목 기자의 기사 바로 보기


진화와 윤리 - 10점
토마스 헉슬리 지음, 이종민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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