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산지니1 1만원짜리 박수근(?) “내가 홍제동 대양서점에서 아무개 도록을 만 원에 샀는데 그게 정가가 10만 원이더라구.” 내가 아무런 말이 없자 직설적으로 나온다. “정가 10만 원짜리를 만 원에 샀으니 여기 박수근 도록은 정가가 5만 원이니까 만 원에 주면 되겠구먼.” 손님에게 얼굴 찡그리기 싫어서 그저 웃으면서 대답했다. “어르신 죄송합니다만, 그 가격에는 팔 수가 없습니다.” 군말을 안 하고 담담하게 그렇게 말하자 손님은 대화를 오래 끌지 않고 그냥 갔다. 물론 책을 살 때는 가격 흥정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의 가치를 모르고 그저 모든 책을 종이 뭉치처럼 본다면 책을 소유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책은 숨 쉬는 생명이고 하나하나가 모두 귀하다. 책은 사람 아래 있지 않다.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른다. 책과 그 안에 들어앉은 글.. 2010. 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