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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12.31 2019년 산지니가 선정한 올해의 책 (5)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산지니 구성원들 각자 올해의 책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각자 선정한 책 이외 많은 책이 산지니를 빛내 주었고

또 산지니가 이 책을 빛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산지니는 열심히 책 만들며 행복하고 즐겁게 일하겠습니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오래전 이국환 교수님이 책 소개하는 라디오 방송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아마 이때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밖은 연말이라 소란스러웠지만 저는 특별한 약속이 없었습니다. 방구석에 앉아 라디오를 듣는데 교수님의 책 소개가 따뜻한 위로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책 만드는 편집자가 되었고 좋은 인연이 닿아 이국환 교수님의 책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책에 담긴 삶의 철학과 분위기를 독자에게 잘 전달하고 싶어 고심을 많이 했고, 고민 끝에 제목을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라고 짓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처럼,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가 되기를, 2020년에는 걸어가는 길 곳곳에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올해의 책으로 이 책을 선정합니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불안을 끌어안고 우리는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 불안 속에 삶의 의미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처럼 또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근데 한 권만 선정하면 조금 아쉽잖아요? 어제도 작가님과 연락을 주고받았네요. 한해 가장 많은 연락을 주고받은 정상천 작가님. 저자가 발로 뛰며 열정으로 집필하신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도 올해의 빛나는 책으로 선정하고 싶습니다. 내년에도 정상천 작가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이외 많은 작가님들과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_와이 편집자


                                                                                     

홍콩 산책

 

올해의 책을 생각하자니 편집했던 모든 책이 다 눈앞에 어른거리지만, 그중에서도 홍콩 산책이 가장 또렷이 떠오릅니다. 홍콩 산책은 홍콩의 정체성에 대해 30년간 꾸준히 연구해온 홍콩학 교수류영하 교수의 인문 여행 에세이집입니다. 홍콩에 대한 내공 깊은 시선이 드러나지만, 동시에 유쾌한 투로 집필되어 있어 홍콩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입니다.

1월에 출간되어 화기애애하게 북투어를 다녀온 게 엊그제 같은데 이후 홍콩사태가 불거져 더욱 마음이 쓰이는 책인 것 같습니다한 책만 뽑으려니 힘드네요...! 사실 책을 뽑는 것이 아니라, 책이 저자 선생님으로 기억되어 더 고르기 힘든 것 같습니다.

홍콩 산책의 저자이자 항상 세계인의 마인드를 일깨워주시는 류영하 교수님을 시작으로 밝은 미소로 편집자를 배려해주셨던 김문주 작가님, 늘 철두철미하게 원고를 보내주셨던 박원용 교수님, 긴 시간 공들여 번역하신 작품의 마지막을 함께해서 영광이었던 김영옥 역자님, 멀리 LA에서 날아와 2주간 함께했던 유쾌한 크리스틴 펠리섹 기자님, 단어의 맛 하나까지도 살려서 잘 번역해주신 이나경 역자님, 미팅마다 즐거웠던 조세현 교수님을 비롯한 부경대학교 사학과 교수님들, 소설가의 삶에 함께해서 뜻깊고 감사했던 정우련 작가님, 항상 산지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구모룡 교수님,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던 류장수 교수님, 정광민 이사장님까지. 모두 다 감사했습니다!

곧 출간될 마르크스 책을 편집하면서는 함께 사는 사회와 일의 가치, 행복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편집자는 모든 걸 공부할 수 있는 감사한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좋은 책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없지만 2020년은 그렇게, 더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조금 더 고군분투하며 힘차게 살아가기를 다짐해봅니다. _실버 편집자


                                                                                      

골목상인 분투기

골목상인 분투기는 저자와 가장 많은 소통을 했던 책으로 기억이 남습니다. ‘열정 만수르인 이정식 작가님의 에너지에 오히려 제가 숨을 헐떡거리며 쫓아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님의 열정은 단순히 내 책을 내보겠다하는 마음이 아니라, 벼랑 끝에 몰린 중소상공인들을 향한 간절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확고한 신념과 가치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건 참 아름답고, 멋지다는 걸 이정식 작가님을 보며 느꼈습니다. 항상 열정 가득한 작가님의 반짝반짝한 눈빛이 기억에 남네요. 이 책이 올해에만 3쇄를 찍은 효자 책이라는 자랑을 끝으로, 조심스레 외쳐봅니다. “2020년엔 <골목상인 분투기> 4쇄 가즈아~!” 

상인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을 다녔습니다. 그들의 고통스럽고 처절한 삶을 글로 쓰는 일은 고민스럽고 어려웠습니다. 여전히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그들의 사연에 많이 울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벼랑 끝에 매달린 상인들을 방치하는 세상이 야속하기만 합니다.”_날개 편집자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의 식탁 내가 선택한 일터싱가포르에서

 베를린 육아 1』 유방암이지만 비키니는 입고 싶어 

올 한 해 동안 작업한 책 중에 가장 생각나는 책을 뽑아보라면 역시 읽을 때 재밌었던 책과 만들 때 힘들었던 책을 후보에 올리게 됩니다. 그럼 이 둘을 짠하고 합치면? 표지 작업할 때마다 쓰러져 울게 되는 일상의 스펙트럼 시리즈가 나옵니다. 누군가에겐 일상이지만, 저에겐 좀 특별하고 남다른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내 일상 어느 한구석도 남들에겐 재밌는 이야기인 걸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불어 몇 번째 시리즈쯤 되면 아~ 표지 일러스트요? 에이~금방 되죠~ 하는 말이 나올까 하는 생각도요. _좀비 디자이너


                                                                                       

잊지 못할 에피소드도 추가합니다!

신불산』 제목은 어디에

부장님! 방금 샘플책 확인했는데 표지에 제목이 없어요. 담당 편집자의 연락을 받는 순간 심장이 쿵! 심쿵은 이럴 때 쓰는 단어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표지에 뭐가 보이나요. 오른쪽 상단에 빨치산 구연철 생애사라는 조그만 문구가 있어요.

중쇄본 제작하면서 제목이 빠져 있는 먹박용 초판본 파일을 잘못 보낸 탓이다. 제목이 없는데 표지 인쇄하면서 이상하지 않았냐고 애먼 인쇄소를 탓해봤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다행히 소량 제작해서 큰 손실은 없었지만 재발주 내고 서점에 나간 책 반품받고 재인쇄 해서 다시 보내야 한다. 수습하는 데 만만치 않은 품이 든다.

출판 일상은 참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준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초등학생 때 열심히 그려낸 불조심 포스터의표어가 새삼 떠오른다. 최종 파일도 다시 보자! _권디자이너



 

Posted by 동글동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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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실버_ 2019.12.31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두모두 올 한 해 고생 많으셨습니다 ♡

  2. BlogIcon Peace21 2019.12.31 15:1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2019년 중간 즈음부터 함께하는 바람에 '올해의 책' 선정에서는 한발 물러섰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며 산지니의 책, 저자, 그리고 직원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 부마민주항쟁 40주년을 맞아 펴낸 <다시 시월 1979>에 댓글로나마 한 표 보내봅니다~ :)

  3. 날개 2019.12.31 1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 신불산 표지를 처음으로 오픈한 장본인이 바로 접니다 하하.
    표지를 보고, '응..? 으응..? 새로 찍으시면서 표지를 좀 심플하게 바꾸셨나...?' 등등 찰나에 많은 생각이 샤샤샥 지나간 기억이 납니다.ㅎㅎ
    그런데 제목 빠진 심플 버전도 꽤 나쁘지 않았다는 사실! ^^

    • 동글동글봄 2020.01.02 09:14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랬나요?ㅎㅎ 저도 부장님이 보내주신 글을 받고 참 크게 웃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