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바람, 코로나19

문선희 소설집



 나는 사랑함으로써 죽음을 이기고 싶었다.” 

 광풍처럼 불어오는 재난 속에서도, 우리는 사랑해야 한다

1986<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부문 당선으로 등단한 문선희 작가의 첫 소설집. 이번 소설집에는 월간 문예사조소설 신인상을 받았던 작품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을 포함하여, 작가의 연륜과 진심이 깃든 총 8편의 작품을 담았다.

전염병이 세상을 휩쓸고, 사람들 사이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문선희 작가는 이런 세태 속에서도 인간의 내면 탐구를 멈추지 않는다. 그의 소설은 각박한 현실 아래 상실되어 가는 절대가치의 회복을 주장한다. 때로는 일상 속에서, 때로는 특별한 사건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발견하고 삶의 긍정적인 부분을 환기한다. 지친 현대인에게 사람과 사람 사이 이루어지는 소통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표제작 바람, 바람, 코로나19는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된 코로나19의 광풍 속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주부의 삶을 그린다. 재난 속에서도 삶은 지속되고, 혼자가 가장 안전한 상황이더라도 내 옆의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는 건 바뀌지 않는 진실이다. 소설은 코로나19가 드러낸 세상의 민낯을 꼬집으면서도, 봄을 데려오는 우아한 바람의 존재를 역설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함을 깨닫게 한다.

 

 형태와 빛깔이 다른, 저마다 고유하게 빛나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물안개는 사랑과 용서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숨기고 싶은 과거를 갖게 된 삼례댁은 전쟁에서 한쪽 다리를 잃은 상이군인 남편을 만나 오순도순 살아간다. 남편이 전처에게서 얻은 자식들도 살뜰히 살펴 키워냈다. 어느 날 남편의 전처가 돌아오고, 삼례댁과 남편의 사이는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선물의 집은 작은 선물가게를 운영하는 은수가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경로를 그리고 있다. 은수는 자신의 가게 맞은편 전자상회 직원 무호와 짧은 교제를 끝내고 혼란을 겪는다. 우연히 가게에 방문한 손님 할머니는 그런 은수에게 자신의 한 수를 가르쳐주겠다며 가게에 들른 할아버지에게 즉석만남을 시도한다. , 하고 웃음이 터지는 사랑스러운 장면을 보며 은수는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 누구일지 스스로 답을 찾아간다.

봉선화 꽃물 들이는 시간은 어느 요양보호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노년의 사랑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다. 파킨슨병과 치매를 앓는 두 노인이 서로의 인생을 반추하며 새로운 사랑을 쌓는 모습을 봉선화 꽃물을 들이는 장면을 통해 섬세히 보여준다.

내 안에 있는 나라는 상처를 지닌 두 인물이 내면의 어둠을 극복하고 서로 연대하여 새로운 에덴을 창조해내는 이야기다.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괴로움에 엇나간 모녀관계를 갖게 된 민경은 엄마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선을 본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우설에게도 결핍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서로의 상처를 직시하게 된 두 사람은 학대받는 두 아이를 입양하여 새로운 사랑을 만들어 간다.


 


 이해할 수 없는 타인들 사이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은 긴 복도에 설치된 난해한 현대미술을 감상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는 여성 화자를 내세운다. 이복 오빠와 새엄마에게 학대를 받으며 자란 는 타인의 애정을 모르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미에게 버림받은 아기 고양이를 거두게 되면서 는 처음으로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게 정을 쏟기 시작한다. 그런데 고양이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병원에서 만난 의사가 에게 뜬금없는 치과치료를 권유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몇 가지 환상적 장치를 통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물질주의와 동물성을 비판하고 인간성의 회복을 그리고 있다.

구름골짜기에 사는 그 남자, 그 여자에서 신내림을 받고, 가정이 있는 남자와 혼외자식을 낳은 그 여자는 정체 모를 아파트 소음에 시달린다. 이웃에 따져도 보고 관리기사를 불러 하소연도 해보지만,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관리기사는 오직 그녀에게만 견딜 수 없는 소음으로 들려오는 고유 진동수의 문제일 수 있다는 답변만 들려준다. 이해할 수 없는 소음 탓에 이웃과 마찰을 빚는 여자를 이해해 주는 것은 14층 여자뿐이다. 그녀와의 만남 이후, 여자는 변화를 맞는다.

물과 불을 지나는 미국에 잠시 체류하게 된 한국인 중년 부부의 이야기다. 그들은 현지의 집을 렌트하면서 집주인 홀리, 에드와 사사건건 부딪힌다. 홀리는 미국문화에 서툰 현서 부부를 가르치려 하는데, 현서는 그들의 간섭과 과도한 요구사항들이 불쾌하다. 중첩되는 갈등 속에서 우리는 타인의 불가해함을 느낀다. 그러나 소설은 사람과의 관계맺음이 어떤 피로를 불러오는지만을 말하지 않는다. 끝내 소통부재를 극복하고 피어난 유대의 소중함을 성실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연결의 기쁨을 선사한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만나고 살아야 할 것인가. 소설 속 인물들은 오해 속에 난관을 맞닥뜨리고 힘겨워 하지만, 그럼에도 소통과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소설을 읽으며 우리는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관찰하고 그 안에서 나의 일면을 포착한다. 소설집 바람, 바람, 코로나19는 자꾸자꾸 앞으로 나아가라고, 세상에 너를 이해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지 않겠느냐고 우리에게 다정한 말을 걸고 있다.

 

 첫 문장 

혹시 남편의 체온이 느껴지나 싶어 옆자리를 더듬어보았지만 곁에 누워 있어야 할 사람 대신 온기 없는 싸늘한 이부자리가 만져졌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25      간밤의 꿈이 생각난다. 꿈속에서 누군가가 삼례댁에게 다가와 귓속말을 속삭였다. 그럴 때의 삼례댁은 언제나 열아홉살이었다. 당신을 사랑해. 돌아보니 남편이었다. 언제나 그랬다. 꿈속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꿈속에서 산을 오르고 손을 붙잡고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그리고 돌아보면 상대는 언제나 남편이었다. 꿈속에서조차 상대는 남편이었다. 매번 그랬다. 삼례댁은 그 남자, 남편밖에 몰랐다.

 

P.73      왜 진즉 말하지 않았어요?라고 묻지 않았다. 여기까지 와야만 들을 수 있는 마음 아픈 이야기였다. 아픈 이야기일수록, 깊은 동굴 속에 꼭꼭 숨어 있는 거다. 그날 늦은 오후, 1층 노부부의 안방에 있던 오동나무 반닫이는 2층 아들네 방으로 옮겨졌다. 진즉 그랬어야 했던 반닫이였다. 노인은 중년의 아들에게 미안해서 깨끗한 앞마당을 자꾸 쓸었다.

 

P.226     나는 사랑함으로써 죽음을 이기고 싶었다. 미움을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것이 무엇인지 체험하고 싶다. 내가 사람이니까, 사람이라면 이런 희망쯤은 품고 살아야 당연하다. 그렇게 내 운명에 길들여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건 어쩌면 내 나름의 살아가는 방법이었을 것이다.

 

P.93      내 상처 입은 영혼아. 내게서 떠나가라. 나는 새로운 나의 주인 희망을 맞아들였다. 나는 희망에게 복종할 것이며, 새로운 두 생명을 책임질 것이다. 나는 사랑할 것이다. 내 불쌍한 영혼아. 미련 없이 내게서 떠나가라.

 

 저자 

문선희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했으며 울산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평생학습원에서 현대 영문학 디플로마 및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1986동아일보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되고, 1996년 월간 문예사조에서 단편소설 신인상을 수상했다. 쓴 책으로는 창작동화집 말하는 거북이』 『벙글이 책가게 단골손님』 『나의 분홍 삼순이, 전기문 광복회 총사령 박상진, 청소년장편소설 장다리꽃, 장편소설사랑이 깨우기 전에 흔들지 마라등이 있으며 현재 울산에서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물안개

바람, 바람, 코로나19

구름골짜기에 사는 그 남자, 그 여자

선물의 집

물과 불을 지나

봉선화 꽃물 들이는 시간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

내 안에 있는 나라

 

작가의 말



 




『바람, 바람, 코로나19』

문선희 지음|264쪽|978-89-6545-687-2|15,000원|2020년 12월 07일|한국소설


1986년 <동아일보신춘문예에 동화부문 당선으로 등단한 문선희 작가의 첫 소설집이번 소설집에는 월간 문예사조》 소설 신인상을 받았던 작품 긴 복도가 있는 미술관을 포함하여작가의 연륜과 진심이 깃든 총 8편의 작품을 담았다.








바람, 바람, 코로나19 - 10점
문선희 지음/산지니



Posted by _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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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때문에 반년 넘게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여전히 마스크 쓰는걸 깜빡깜빡합니다 ㅠㅠ

(저만 그런거 아니죠?)


다들 답답하겠지만 코로나19 종식까지 마스크 꼭 쓰고다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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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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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첫 번째 에세이집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산지니)를 펴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있는 남도(광주·전남)를 중심으로 보고 느낀 이야기와 함께 4차산업혁명시대, 코로나19 팬데믹 등에 관한 단상을 전한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과 저서.

 

저자는 전라남도 화순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인돌 유적지를 언급하며 ‘확장’의 역사를 떠올린다. 예로부터 인류는 사람 공간 자원을 확보하는 것을 곧 국가의 성장이자 발전으로 간주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문명’을 만들어 왔다. ‘확장’의 다음 단계로는 보이지 않는 연결인 ‘네트워크’에 눈을 떴고, 현재 ‘초연결’을 지향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가장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초연결’ 사례라고 저자는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시신 처리에 애를 먹는 미국, 환자 집계를 팩스로 받아 처리하는 일본 등 각 국가 시스템이나 시민의식 등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사회’에서는 ‘디지털’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교육, 의료, 상거래, 회의 등 일상의 업무가 디지털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지금까지 인류 역사의 발전 방향이 ‘확장’ ‘연결’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세상의 핵심가치는 ‘신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다. 디지털 연결이 주가 되는 상황에서 상대방, 서비스, 거버넌스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소통이 어려운 까닭이다.

근대화 과정에 관한 개인적 관심을 확장해 4차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서도 풀어놓는다. 저자는 기존의 1·2·3차 산업혁명이 사회·물리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했다면, 4차산업혁명은 ‘비연속’이라는 디지털적 기술 특성을 토대로 사이버 공간에서 일어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의 중심도시로 성장하고자 한다면 기존 인프라에 얽매이기보다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전략적 안목과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솔루션, 의지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김 원장은 부산MBC 기자, KNN 방송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국제신문 민경진 기자 / 기사 바로가기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 10점
김석환 지음/산지니
Posted by Peac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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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SNS, 인터넷서점 등의 산지니 콘텐츠에서 최근 눈에 띄는 게 있는데,

(평소 산지니 소식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전에 없던 게 보이더라,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바로 신간과 함께 소개하는 카드뉴스입니다.

 

편집을 마치고, 제작까지 완료한 책을

도서관이나 서점에만 보낸다고 해서 독자들이 알 수 있는 건 아니죠.

당연히 보도자료를 써서 열심히 홍보하고,

여러 콘텐츠에 업로드하고,

독자의 반응을 살피는 수고(?)가 뒤따라야 합니다.

 

이때에도 책의 특징과 내용 등을 집약적으로 보이기 위해

내용부터 디자인까지 열심히 구상하는데요.

9월 신간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에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는 제목만큼

카드뉴스에서도 책의 키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작했습니다.

물론 표지와의 어울림까지 생각한 색깔 구성도 그렇고요.

 

 

이 책은 기자와 방송본부장, 방송국 대표이사 등을 지내고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재직 중인 김석환 원장의 첫 번째 에세이집으로 

단단한 돌덩이의 형상과 전자 회로를 연상하게 하는 표지 이미지, 그리고 책의 제목처럼

과거와 현재, 옛것과 새것,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진흥원이 있는 나주를 비롯하여

광주, 화순, 염암 등 남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

그리고 4차산업혁명 시대와 최근로 코로나19 등에 관한 단상이

정보통신기술, 빅데이터, 디지털 혁신 등의 키워드와 함께 전개됩니다.

 

고인돌 축조 당시 시작된 '확장'의 역사부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잇는 '연결',

그리고 언택트(디지털 컨택트) 사회의 '신뢰'까지.

 

저자가 느끼는, 세상의 핵심가치와

남도의 역사와 풍경, 코로나19 시대의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

 

Posted by Peac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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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에서 만난 역사와 풍경, 정보통신기술에 관한 이야기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남도에서 만난 사연에서 코로나19까지

기자와 방송본부장, 방송국 대표이사 등을 지내고,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석환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언론과 미디어의 이론과 실무 등에 관한 저자의 전작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주로 남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와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와 최근의 코로나19 등에 관한 단상을 전한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고인돌 축조 당시에 관한 언급과 함께 확장의 역사를 말한다. 사람과 공간과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곧 국가의 성장과 발전으로 간주된 것처럼 인류는 인구를 늘리고 길을 확장하고 영토를 넓히면서 문명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역을 넓혀나가는 다음 단계는 연결이른바 네트워크이고, ‘연결은 다시 초연결을 지향한다.

이제 세상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로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가 초연결세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가장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초연결 사례로 대표되는데. 남도의 역사, 자연과 함께 펼쳐나갈 언택트(Untact) 사회의 거버넌스 시스템과 시민의식 등에 관해 서술해 나갈 본문의 내용이 새삼 궁금하다.

 

 

남도의 추억과 ICT 한국을 관통하는 레거시 미디어를 소회하다

제목에서 이미 과거와 현재, 옛것과 새것,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떠올리게 하는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과거, 옛것, 아날로그의 감성은 주로 전반부에 녹아 있다. 1남도에서 만난 사연들에서는 고려와 조선 시대 부유한 고을이었던 나주와 일제강점기의 슬픈 사연을 간직한 고흥,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도시 광주 등 남도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인 사건과 그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전한다. 2남도에서 만난 풍경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화순, 일본에 천자문을 전해준 것으로 유명한 왕인박사의 출생지인 영암, 아기자기한 단풍잎으로 잘 알려진 내장산국립공원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글의 중반부로 가면 현재, 새것, 디지털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3ICT 세상에는 지방(地方)’이 없다에서는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가운데 새로운 일상이 된 언택트(비대면) 사회에서 겪은 일들과 그에 대한 단상을 읊고, 4이식된 근대, 제거된 불온에서는 인쇄, 영상, 정보통신 등 다양한 미디어 속에 투영된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5남도에서 레거시 미디어를 읽다에서는 앞에서 다룬 주제를 종합적으로 전개한다. 남도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가 언론과 미디어,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인 저자의 시선과 함께 펼쳐진다.

 

언택트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앞으로의 세계는 BC(Before Corona)AC(After Corona)로 나뉠 거라는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프리드먼의 말이 결코 과언이 아닌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언택트(untact) 사회는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고립된 삶이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연결이 메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언택트(untact)’의 다른 말은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이나 의료, 상거래, 회의, 일상적인 업무처리 등 많은 부분이 디지털 연결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_들어가며중에서

저자는 다시, 지금까지 인류와 역사의 발전 방향이 확장에서 연결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디지털 컨택트 세상의 핵심가치는 신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연결이 중심을 이루는 상황에서 이제는 상대와 서비스와 거버넌스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과거에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아니 미래 사회를 예측한 다양한 가설 중에서도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세상에 살고 있다.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새로운 정책과 기술 등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새롭게 적응해야 할 때다. 한국이 AC(After Corona) 사회의 표준이 되어가는 ICT 기술 시대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더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첫 문장

조선시대의 남도(南道)’왕궁이 있는 경기이남을 총칭하는 단어였다. 

 

책 속으로

P.11 우리는, 100년 전 조선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한국이 AC(After Corona) 시대 세계의 표준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ICT 기술의 발달과 민주적 정부, 성숙한 시민의식이 결합한 새로운 국가사회모델의 출범 말이다.

P.39 매화는 이른바 색(), (), ()를 모두 갖춘 꽃이다. 그럼에도 때가 되면 매화는 훌훌 털고 계절을 따라 떠난다. 우리 삶도 그렇게 떠날 때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P.85 전남 담양에는 그림자도 쉬어 가는 곳이라는 멋진 이름의 식영정(息影停)’이 있다. 식영정 앞을 흘러가는 하천은 여름이면 배롱나무꽃으로 붉게 물든다. 그래서 배롱나무를 일컫는 자미탄(紫微灘)이라고도 했다. 국문학 사상 불후의 가사 작품 중 하나인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은 바로 식영정과 이 일대의 경치를 노래한 것들이다.

P.148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나와 종교가 다르면 외세를 끌어들여서라도 타도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랑과 온유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다양성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그래서 같은 편이 아니면 바로 증오와 타도의 대상이 되는 곳에서 혁신을 위한 경쟁과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을까?

P.159 코로나19’ 사태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 것이 위치정보기술이다. 현재 한국의 위치정보산업 시장은 18천억 원, 전대미문의 재난은 역설적으로 위치정보산업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확실하게 증명해주었다.  

P.263-264 어둠이 가장 짙은 날인 동지를 맞아 나주 목사골 전통시장에서 팥죽 한 그릇을 하며 문득 한 생각들이다. 꽁꽁 얼어붙은 강 아래로 졸졸거리며 물이 흐르듯 어디쯤엔가 봄은 오고 있을 것이다. 제비들의 날갯짓이 그래도 희망이다.

 

저자 소개

김석환 현재 한국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재학 중 부마민주항쟁과 12·12사태, 5·18민주화운동을 겪었다. 1983년 부산MBC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95PSB부산방송으로 이직했으며, KNN 방송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상과대학을 나와 언론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미디어와 인문학’, ‘콘텐츠 비즈니스론등의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저서로 디지털 시대 지역방송 편성, 스마트 시대 지역방송 생존과 저널리즘등이 있다.

콘텐츠와 언론기업들의 문제에서부터 산업혁명 이후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세계와 한국의 근현대사, 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등 4차 산업혁명과 ICT까지 폭넓게 관심을 두고 세상을 읽는 독자적 시야(Insight)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차례

들어가며

1부 남도에서 만난 사연들

천자문과 두 거인의 겸손 | 오래된 미래, ‘39-17 마중’ | 꽃이 피면 잎은 지고-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벼슬 팔아 집안일에 쓴 고종 | 너무 쉽게 잊힌 사람들 | 미망(迷妄)을 끊어야만 건널 수 있는 곳 | 매화는 추위에 떨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 소설 태백산맥과 국가보안법 |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 타이포그래피와 문자향서권기 | 재벌오너의 3, 욕심과 의심과 변심 | 임권택 시네마테크에서 본 한국영화 | 세 번 죽는 죽음들 |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천지자연의 글이 있다 | 달아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2부 남도에서 만난 풍경들

마라난타가 와서 부처를 만나다 | 날짐승도 길짐승도 제집에서 머물거늘 | 연못으로 변한 삼국시대의 국제항 | 왕건이 탐낸 쌀 | 근대가 있는 골목 풍경-광주 양림동 | 그림자도 쉬어 가는데 | 10.27 법난(法難), 백양사의 가을 단풍 | 춘향전과 광한루, 홍종우와 김옥균 | 세 번 피어나는 고창 선운사 동백 | 4월은 잔인한 달,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 보릿고개와 청보리밭의 경관농업 | 무등은 우열을 다투지 않는다 | 창조는 단지 연결이다 | 삼별초, 반역자와 충성스러운 신하 사이에서 | 세연정과 혹약암, 내려놓은 것과 놓지 못한 것 | ‘엄니산에서 키웠던 변혁의 ’ | 저수지로 변한 호남의 벽골제

 

  •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지은이 : 김석환

    쪽 수 : 298

    판 형 : 국판 변형 140*210

    ISBN : 978-89-6545-671-1 03810

    가 격 : 16,000

    발행일 : 20200910

    분 류 :

    에세이 > 한국에세이

    사회과학 > 언론/미디어 > 언론인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 10점
김석환 지음/산지니

 

Posted by Peac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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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벽이 없는 세계』

인턴 이승은

 

최근 문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발표했다. 코로나 19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이다. 한국 외에도 다수의 국가가 코로나 19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19는 국가 단위의 재난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시대로 부상하기 위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이를 극복해내는 국가야말로 차세대 국제정치의 선두주자가 될 테다.

왜 우리는 국제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개인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못할 것 같은 세계는 우리 삶의 사소한 것까지 숨결을 불어 넣었다. 가령 먼 나라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름값이 폭등하기도 하니, 국제정치는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생각해보라. 우리들 대부분은 현재 평화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소셜 미디어를 검색하는 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이나 여행 경험을 공유할 기회도 있다. 그러한 번영은 안전한 환경이 보장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혜택들은 만약에 정부가 국제 분쟁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질 수 있다.

―『벽이 없는 세계』 서문 중 일부

 

국제정치는 마치 거대한 인간관계와 같다. 그들은 실리를 쫓아 움직이기에 국익을 위해서라면 어제의 적과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지만, 때론 타민족에 대한 반감 하나로 국가 전체가 움직이기도 한다. 이성과 감정이 혼재된 이들은, 지구를 지배하는 거인이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세계 속에선 아시아라는 이름 아래 중국과 일본을 끌어안지만 막상 그들과 마주하면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니. 올림픽, 월드컵 등 세계인의 축제에서 우리의 모습이 그러하지 않았는가.

 

『벽이 없는 세계』는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세계를 면밀한 시각으로 저술하고 있다. 보통 정치학·지정학을 다루는 책들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패권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정세를 살핀 것에 비해 『벽이 없는 세계』는 중심과 변방을 한데 아우르고 있는 연결고리에 초점을 둔다. 이로 인해 독자는 국제정치에 밀도 있는 접근을 하게 된다. 세계는 단순한 이유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리와 주변국과의 관계, 혹은 운까지 현재를 완성하는 데 영향을 끼친다.

수많은 원인으로 완성된 현재의 국제정치를 해독하기 위하여 책은 세 가지 열쇠를 독자에게 건네준다. 이는 권력, 지정학, 정체성 정치학, 총 3가지로 세계정세를 해독할 주요 키워드가 된다. 세 키워드는 책을 넘어서 2020년 현 정세의 흐름을 살피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저자가 거듭해서 강조하는 것은 ‘지리’이다. 땅이 없으면 국가 또한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리는 국가를 보호하기도 하고 위협하기도 한다. 약소국이더라도 지정학적 이점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는 강대국에 대항할 무기가 된다. 역으로 강대국임에도 지리적 약점으로 인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패를 내어줄 때도 있다. 지리는, 운명이다.

 

싸우는 운명은 운명을 거부한다는 의미입니다. 변화하는 운명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입니다.

지리적 맥락에서, 지리적 운명을 거부하는 국가들은 지리적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그들의 능력과 역량을 넘어 행동하는 국가들입니다. 반면에, 운명을 바꾸는 국가들은 그들의 강점과 약점에 기초하여 지정학을 만들어 내는 국가입니다.

―『벽이 없는 세계』 저자 인터뷰 중 일부

 

국가는 절대 홀로 존립하지 못한다. 세계와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 고립은, 죽음을 야기할 뿐이다. 전우와 적이 공존하는 이 전쟁터 속에 꼭 최강의 무기를 지닐 필요는 없다. 나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무기만 있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약소국이 패권국을 상대로 거래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점에 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하던가. 중요한 것은, 쥐에게도 자신을 보호할 이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벽이 없는 세계』는 멀리 보는 책이다. 패권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동, 동남아까지 넓고 공정한 눈으로 정세를 파고든다. 책은 여러 국가의 전략을 날카롭게 파악하여 그것의 득실을 추려낸다. 그러나 그곳에 저자의 견해는 교묘하게 빠져있다. 미래를 향한 모든 판단은, 오로지 독자만의 영역인 것이다.

이 책의 독자의 역할은 자신의 조국이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말레이시아 국민이라면 말레이시아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방향을 떠올려내야 한다. 국가는 국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가가 올바른 길로 부상할 때 당신의 삶이 지켜진다.

우리 역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문제를 품고 있다. 넓게는 오랫동안 지속해왔던 북한 문제가 존재하고, 좁게는 현재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부동산 문제, 부산 침수 이재민 발생 등이 존재한다. 이것들은 단순히 우리나라 안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세계롤 나아가는 기로가 될 것이고, 또 세계의 문제를 해결함이 우리나라 내부 문제 해결에 대한 단서가 될 것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한 공동입장 출처 게티이미지 코리아

 

속담에 있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라는 것이 한국의 운명이다. 그것은 "두 마리 코끼리가 싸우면 중간에 낀 쥐사슴은 밟혀 죽는다"라는 말레이시아 속담과도 비슷하다. 한반도의 지리적 상황이 말레이반도와 똑같이 보이는가?

지리는 운명이다. 같은 지리는 같은 역사적 경험을 형성한다. 따라서 그것은 같은 지정학적 의식을 생산하게 된다.

―『벽이 없는 세계』 44장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 중 일부

 

대한민국 역시 세계로 발을 뻗은 지 오래임에도, 여전히 그 시각은 패권주의 국가나 인접 국가에 머물러 있다. 세계는 넓고, 변화무쌍하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이는 단순히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닌, 국민인 우리에게도 포함되는 사항이다. 우리 또한 이 변화에서 생존할 필요가 있음으로.

타국의 정치를 비판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국제정치를 보는 눈은 이해에서 시작된다. 세계는 벽이 없다.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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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일상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일 것입니다. 2019년 겨울부터 시작된 마스크 착용은 2020년 여름, 현재는 필수가 되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이 힘들지만, 비말을 차단하는 가벼운 재질의 마스크가 상용되어 마스크 착용에 어려움이 다소 해소됐지요.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등장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 보관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자 마스크 목걸이도 만들어졌습니다. 주목할 만한 아이디어는 투명 마스크의 발명과 상용화가 아닐까 합니다. 투명 마스크는 독순술로 소통하는 청각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투명 마스크를 착용에 동참해야겠지요.

 

사진 출처: BBC NEWS, http://bitly.kr/gXJPTv73tcs

 

 

코로나바이러스: 청각 장애인을 돕는 투명 마스크

노스요크셔에 사는 한 여성은 청각 장애가 있고 독순술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투명 마스크를 만들어왔다.

해로게이트 출신의 조안 로버트는 청각 장애인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조안은 “(투명)마스크는 듣기에 어려움이 있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인류 내에서의 의사소통의 중요성 때문에 저는 모든 사람이 이러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 출처:BBC NEWS 2020715일 보도, http://bitly.kr/gXJPTv73tcs

 

  코로나19로 변화한 일상에 적응하기도 전에 수돗물 유충 사태, 기록적인 폭우까지 재해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앞으로 공동체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입니다. 이제는 자본주의적 물욕에 경도되어 있었던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반추하고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정성진의 21세기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지적하는 자본주의와 생태위기는 현재 문제를 진단하는데 참고할만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는 생태위기의 와중에서도 공해 처리 산업 등 녹색산업의 성장을 통해 이윤을 얻고 축적을 계속할 수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과잉축적 이윤율 저하 경제위기 환경적 조정의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지구 환경은 회복 불가능한 지점까지 파괴된다. 자본주의에는 환경 파괴, 생태위기에 대처하는 조절 메커니즘이 결여되어 있으며, 생태에는 경기순환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환경 파괴와 생태위기는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다. 정성진, 21세기 마르크스 경제학, 219-220쪽.

 

자본축적의 모순으로부터 비롯된 생태위기는 다시 경제위기를 야기하거나 격화시킬 수 있다. 지구온난화와 산성비, 지하수의 염수화나 유해 폐기물, 토양 침식 등은 인간과 삼림, 호수와 같은 자연뿐만 아니라 자본의 이윤율도 위협한다. 또 착취적 비인간적 노사관계는 협동 능력을 약화시키고 커뮤니티와 가족생활을 파괴하고 사회 환경의 적대성을 증대시켜 생산의 인간적 조건인 노동력도 손상시킨다. 즉 자본축적은 자본 자신의 조건을 손상 파괴하고 이윤과 생산 및 축적 능력을 약화시킨다. 아무 규제도 받지 않고 마구잡이로 진행되는 경쟁적 자본축적은 모든 생산형태를 지탱하는 공유 자원인 노동력과 토지의 파괴를 위협한다. 정성진, 21세기 마르크스 경제학, 220쪽.

 

  우리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나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드라이빙 스루, 워킹 스루 검체채취 방식과 투명 마스크 개발처럼 위기 때마다 생존을 위해 지혜를 발휘했던 것처럼, 코로나19의 위기를 건강한 인류의 미래,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서 환경문제를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지혜로운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21세기 마르크스 경제학 - 10점
정성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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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없는 세계에 필요한 지정학 전략

 벽이 없는 세계 

 

 


▶ 복잡한 국제 정세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 지정학 전략
  책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국제 정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거대한 전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지금까지 지정학과 국제 관계는 대개 서구의 관점에서 논의되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아이만 라쉬단 웡은 말레이시아의 외교관이자 지정학 연구자로, 미국, 중국, 터키,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의 지정학 전략을 통한 국제 정세를,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난 새로운 측면에서 분석한다. 말레이시아 외교관이 본 지정학 전략은 한국 독자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줄 것이다.

 

▶ 국제 정치를 해석하는 나침판: 권력, 지리학, 정체성
자는 이 책에서 국제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권력, 지리학, 정체성의 요소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권력의 축과 이동, 힘의 균형에 대해 설명한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국제법이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강대국의 이익을 옹호하는 데 흔히 사용된다. 예를 들어,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전 세계가 이 사건을 비난했고, 일부 국가들은 더 폭력적인 수단으로 이라크를 징벌했다. 반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는 어떤 나라가 미국을 벌할 수 있었는가? 강자만이 살아남는 국제 정치에서는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국가와 연합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듯”이, 권력과 힘의 이동을 파악하고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두 번째, “지리는 운명이다”라고 할 정도로 각국의 지리적 요건을 이해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지리적 배경이 있다. 인접 국가들은 비인접 국가보다 더 위협적이고, 종종 내륙의 이웃 국가들이 해상의 이웃 국가들보다 더 위협적이기도 하다. 지리적 근접성으로 인해 프랑스와 독일은 서로에게 매우 적대적이었고, 결국 이로 인해 두 번의 세계대전이 발발하였다. 즉, 외교 정책과 전략을 수립에 있어서는 가치뿐만이 아니라 지정학적인 요소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세 번째, 정체성이다. 정체성은 지정학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국가의 일원이 되고자 했다가 이슬람 의식을 가진 국가로 바뀐 터키의 정체성 변화는 그들의 정치적 나침판을 유럽에서 중동으로 바꿈으로써 지전략의 변화를 가져왔다. 미국은 서방 문화의 핵심국가이고, 러시아는 동방정교, 중국은 중화문화, 인도는 힌두의 핵심국가이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 아프리카, 이슬람들의 국가는 그들 문화권에 중심 국가가 없어 중심 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분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 국제 정치는 각 문화권의 중심 국가들의 정체성 확립과 핵심국가가 되기 위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 강국들에 둘러싸인 한반도의 운명
책에서는 또한 강국에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정세에 관해서도 언급한다. 특히  「트럼프식 정치」, 「바람직하지 않은 한국의 통일」, 「김정은과 핵 벼랑끝 전술」, 「미스터 선샤인, 문재인 대통령」, 「일본 되찾기」 등은 한반도의 미래와 동북아 정세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내용이다.
저자는 햇볕정책을 추진한 김대중 대통령부터 현재 문재인 대통령까지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짚어본다. 또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지도자의 만남에 대해 분석하면서 둘의 만남으로 한반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급한 기대이며, 김정은은 서방 국가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해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조금 냉정하게, 한반도는 700년간 세 개의 왕국으로 분할되어 있었고 이에 비추어볼 때 70년은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이라고 말한다.

 

▶ 국제 정세와 정치를 역사와 함께 쉽고 간결하게
‘벽
이 없는 세계’에는 강대국들뿐만 아니라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비교적 조명 받지 못한 아시아의 여러 나라도 포함된다. 이 책을 읽으면 필리핀은 왜 중국에 적대적인 지, 베트남은 왜 중국과 애증의 관계인지, 북극 주변국가로 구성된 북극이사회(Arctic Council)에 왜 적도 근처에 있는 싱가포르가 참여하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국제 정세와 정치를 다루고 있지만, 독자는 선호에 따라 책에 담긴 50개의 주요 이슈 중 가장 관심 있는 분야를 선택적으로 읽어도 무방하다. 오늘날 국제 정치 현상을 과거의 역사적 연원에 대한 설명에 기초하여 분석해놓았기 때문에, 국제 정치, 외교, 국제 관계를 공부하는 대학생과 청소년에게도 외교정치를 이해하는 입문서가 될 수 있으며, 시사문제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첫문장

2018년에 국제관계 학자들과 대외정책 결정자들 사이에 철저하게 논의되고 논쟁되었던 한 가지 이슈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붕괴였다.

 

책속으로/ 밑줄긋기

P.29  결론적으로, 오늘날 강자의 부상은 국민들에게 혜택을 준다고 알려진 자유주의적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해 국민들이 느끼는 좌절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민주주의가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할 때, 독재주의가 대안으로 부상한다.
 
P.33  자유주의적 국제주의자들의 한 가지 중요한 실수는 그들이 현실보다는 아이디어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당위의 세계와 현실의 세계를 혼동하고 있으며 현실이 그들의 이상과 일치하지 않을 때에는 적응할 수 없다. 그들은 현실을 바꾸려고 노력하였으나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인류는 기존의 국제 정치를 만들었던 자연의 법칙을 결코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을 바꾸려는 노력은 결국 물거품으로 끝날 것이다.
  
P.73   미국과 중국 사이의 충돌 지역은 냉전시기와 똑같은데, 이는 이들 강대국들의 위치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외부에서 밀어붙이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내부에서 밀어붙이고 있다. 양자는 서로 상대방을 유라시아 장기판에서 없애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좋든 싫든, 두 진영 간에 있는 국가들은 그들의 힘 싸움에 끼어 있다.

P.149  신장(Xinjiang)이 없다고 상상한다면, 중국의 양 대양 전략은 어떻게 작동될 수 있을까? 신장 통치권 문제는 중국에게 생사의 문제이다. 따라서 신장 문제는 중국에게 매우 민감하고,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이다. 위그르족에 대한 인종청소 주장이 사실이든, 또는 범터키주의(터키와 위구르) 감정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려고 하는 터키나, 내외부에서 중국을 방해하려는 일본과 같은 이해 관계국들이 만들어 낸 것이든, 중국은 결코 신장 문제에 대해 타협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제는 중국이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위구르 정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식을 찾을 때까지 중국을 괴롭힐 것이다.

 


저자소개

아이만 라쉬단 웡Ayman Rashdan Wong


레이시아 국립대 국제관계학과에서 학사과정을, 말레이 대학 전략 및 방위 학과에서 석사과정을 이수한 이후 열정적으로 지정학 연구에 몰두해 왔다. 그는 2020년 2월 현재 13만 명의 팔로워가 있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지정학적 관점에서 시사문제를 공유하고 있다. 비록 연방정부를 위해 일하는 행정관료이자 외교관으로 잘 알려 있지만, 조지 프리드먼이나 로버트 캐플란처럼 인문학 분야에 대해 논평을 하는 독립된 지정학 분석가로 알려지기를 더 선호한다. 지정학 외에도, 다양한 언어에 대한 애호가이다.

 

역자소개

정상천


북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제1대학(팡테옹소르본느)에서 역사학 석사(DEA)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부터 상공부와 통상산업부에서 근무했고 1998년부터 외교통상부에서 15년간 외교관으로 근무하면서 한국과 프랑스 관계 연구에 매진했다. 이후 다시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쳐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한불통상관계』(파리 출간), 『불교 신자가 쓴 어느 프랑스 신부의 삶』, 『나폴레옹도 모르는 한-프랑스 이야기』, 『한국과 프랑스, 130년간의 교류』,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가 있다. 

 


 

 

 

목차


 

 

벽이 없는 세계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정상천 옮김/304쪽/148*220/978-89-6545-662-9 03330/20,000원/2020년 7월 15일

 이 책은 자유주의적 국제 질서의 붕괴와 포퓰리즘 부상을 필두로 한 50개의 주요 이슈를 통해 국제 정치 현안을 다룬다. 현재 국제 정치는 중국과 미국의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다툼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양국의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거대한 전쟁으로 치닫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점점 벽을 쌓아가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러한 복잡다단한 국제 정치 현상을 심도 깊게 분석하고 지정학의 세 가지 주요 열쇠인 권력(power), 지정학(geopolitics), 그리고 정체성(identity) 등을 오늘날 국제 정치의 주요 현안과 관련시켜 풀어낸다.

 

벽이 없는 세계 - 10점
아이만 라쉬단 웡 지음, 정상천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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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4월 약 2개월에 걸친 초강력 사회적 거리두기로 바이러스 확산세가 감소했다.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감수하고도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많은 이들의 노력 때문이다. 정신적 접촉이 우리 삶에 중요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고 있다.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당분간 마스크와 함께하는 일상, 직접 만남을 최소화하는 일상이 계속될 것이다. 물리적 거리 두기 속에서 정신적 연대를 도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할 듯하다. 책도 소통의 대안이 된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을 하면서 일본과 영국은 도서 판매 매출이 상승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소통의 매체로서 책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산지니에서 출간한 에세이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가 지난 2월 원 북 원 부산 선정도서로 뽑혔다. 이 책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을 저자의 경험과 인문학적 시각으로 해설했다. 잔잔한 위로를 전하기도 하고 문제를 파악하고 대처할 방향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책이다. 대면 소통이 어려운 요즘 같은 시기에 책 너머에 있는 저자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대인 간 물리적 접촉을 자제하는 것이다. 사람과 대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독서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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