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붉은 제주,

시대의 격랑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한국 현대사를 다룬 여러 소설 중 69년 전 오늘을 기억하며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소개해드립니다.

 

#4월3일 #제주에 #무슨일이 #김유철 #장편소설 #한국현대사 #Red_Island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산지니

 

 

●●●


한국 현대사에서 어느 달인들 평온하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특히 4월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장편소설 <레드 아일랜드>는 해방 전후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대의 폭력과 상처, 그리고 그 속에서 변해가는 사람들의 운명을 다루고 있습니다. 소설 속 인물들을 통해 외면하고 싶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상처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미 김유철 작가는 제주 4·3 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추리 소설 「암살」을 네이버 장르문학에 공개하여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죠!


작가는 "4·3사건을 공부하면 할수록 '과연 우리는, 우리 스스로 과거사 문제를 공정한 태도로 바라보고 청산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여전히 대한민국은 분단 상태에 있으며 좌우 대립은 극단적이다. 2015년의 정치·사회적 상황이 1948년의 제주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 글을 쓰는 내내 나를 절망스럽게 만들었다"고 전했다.(김동일 기자 | 제민일보)


알게 하는 것, 기억하게 하는 것은 문학의 큰 역할입니다. 소설은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 놓인 인물들과 현실적인 구성을 통해 1948년 4월 3일 제주를 다시금 바라보고자 합니다.


 

 

4월 3일, 여러분들에게는 어떤 봄이었나요? (4)

1948년 4월, 비극의 섬을 보다 (제민일보)

4월의 붉은 제주, 그 속에 휩쓸린 이들의 이야기 -『레드 아일랜드』(책소개)

 


레드 아일랜드 - 10점
김유철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

오늘은 6월 10일.

1987년 6월 범국민적 민주화운동이 일어난 날이며
<밤의 눈> 5쇄본 출간일이기도 합니다.

29년 전 나라가 들썩이던 그때 고1이었던 저는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밖에서 함성 소리가 들리고 아무리 공부가 학생의 본분이라지만 '내가 이래 여 앉아 있어도 되나?' 속으로 질문했던 기억이 납니다.

『밤의 눈』은 가상의 공간 대진읍을 배경으로, 6·25전쟁 당시 벌어진 보도연맹 사건을 비롯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장편소설입니다.

2012년 12월 출간 후 2013년 28회 만해문학상을 받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지요. 수상을 기념하고 홍보도 할 겸 산지니 소설 중 처음(단행본 중 두번째)으로 띠지를 인쇄해 두르기도 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질문
지금까지 나온 산지니 단행본 중 띠지 두른 책이 딱 두 권인데
처음 띠지를 두른 책은 무엇일까요?
힌트 : 저자가 일본인이며 2003년 막사이사이상(평화 및 국제이해 부문) 수상

 

 

[작가 돋보기] 시대를 회상하는 소설가, 조갑상 (3)

『밤의 눈』 2013 만해문학상 수상! (5)

 “호롱불 킬 시간도 없이 일어난 일이라.”-『밤의 눈』(책소개)

첫눈과 함께 출간된 <밤의 눈>

 

 

Posted by 산지니북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손경하 시집




인생의 ‘갓길’에 밀려난 노년의 현재를

문명비판적 시선과 자의식의 프리즘으로 바라보다

1950년대 초반 전후 한국문단의 선도적 동인지였던 『신작품』의 동인, 손경하 시인이 신작 시집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로 돌아왔다. 이 책은 1985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인동의 꿈』 이후 삼십 년 만에 발간된 두 번째 시집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자연과 현대문명과 신에 대한 물음 및 현실비판적 주제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갖고 있는 노년에 대한 상실감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리고 있다. 표제작 「그대 홀가분한 길손에서」는 작별을 고하며 반추하는 생애를 삶과 죽음의 상징으로 풍경 속에 교차하여 그려냈다. 그러나 허무감과 쓸쓸함의 정서로 일관하기보다 지나온 생을 초연하고 아름답게 되돌아봄으로써 아름다운 노년의 작별을 마무리 짓고자 하는 정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노년의 지금에서 과거로 떠나는 기억여행

일렁이는 황홀한 과거/ ――폐쇄된 미래/ 입력불능의 생소한 현재의/ 그 단절된 회로 사이를/ 뒷걸음치며/ 홀로 배회하는/ 늙은 미아――.

-「미아」 부분


『그대 홀가분한 길손에서』의 많은 시들은 노년에 접어들며 인생의 갓길로 밀려난 시인의 옛 기억을 다양하게 변주하고 있다. 치매 노인에 대한 묘사이자 기억 장애를 겪는 노년의 모습을 그린 「미아」는 노년의 두뇌 작용을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빗대고 있는데, 기억이 소멸되는 현재를 마치 컴퓨터 바이러스에 의해 정보가 지워져버리는 것처럼 묘사한 점이 특징이다. 이 시의 “뒷걸음치며” 떠나는 기억여행에 관한 모티브는 다른 시편들에서도 볼 수 있는 중요한 시적 자의식이며, 기억과 망각을 주된 소재로 하는 이 시집의 중요한 테마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기억 여행에서 시인은 때로는 어린 시절에 살았던 시골 마을의 풍경이나, 하나둘 장성하여 품을 떠난 자녀들의 빈자리를 발견하고 죽은 친구를 재회하기도 하는 등 상실과 부재의 이미지 속에서 다양한 기억의 불씨를 피운다.


한국 현대사의 다양한 국면을 담아

근 사십여 년 넘어/ 찾아온 광주/ 낯선 충장로를 걷는다/ 낯익은 다방도 주점도 책방도/ 보이질 않네/ 독재에 항거하는 함성도/ 낭자하던 핏자국도 사라지고/ 서울의 명동, 부산의 광복동 같은/ 화려한 금남로를 걷는다/ 아름다운 청춘들이 출렁이는/ 빛나는 물결 속을/ 성성한 백발이 둥둥/ 억새꽃처럼 떠밀려 간다/ 박봉우, 박성룡, 주명영, 이수복/ 백시걸이 그리고/ 김현승 선생, 박용철 시인의 미망인……/ 다들 저승으로 이승으로/ 민들레꽃처럼 흩어져 찾을 길 없네/ 낯익은 먼 무등산이 물끄러미/ 흐린 내 눈앞을 가리네.

-「다시 광주에」 전문

손경하 시인의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목도한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이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맞이하던 무렵의 장면이나, 6·25 전쟁 직후의 삶에 대한 기억, 혹은 군부독재와 싸우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회상이 등장하기도 하며, 1980년대 이후 도시의 인구 집중으로 달라진 삶의 풍경이 포착되기도 한다. 이는 격변의 20세기를 살아온 시인이 우리 현대사에 대한 개인적·시대적 애증을 담아 여러 시편에 녹여낸 것으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함께 흘러가는 사회적 변화를 시인의 다양한 시각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추락한 현대문명 안에서 외치는 인간성 회복에 대한 의지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자본주의를 맞이하면서 크나큰 풍요를 경험했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물질적 풍요 뒤에 인간적인 면모를 상실하면서 얻은 부정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이처럼 시인은 지나온 세월에 대한 기억여행을 단지 노년의 향수에만 머무르지 않고 문명비판적 시각을 담아 「고발」, 「곤돌라」, 「아파트」, 「캐나다 이민」, 「경고」 등의 시편에 묘사하고 있다. 시인은 삶의 인간다운 영역이 효용의 잣대로 폐기되어 밀려나는 물질문명의 디스토피아적인 측면에 주목하여, 과거의 시간 속 버려진 가치들을 되짚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리하여 물신숭배의 기계문명에 저항하는 가냘픈 저항을 꾀하며 ‘인간다움’을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그저 암울하게만 바라보기보다는 자연과 인생과 자라나는 새 세대에 대한 희망을 동시에 품어내고자 하였다. ‘인간성’이 증발한 사회 속에서도 “사랑하는 어머니”를 담은 “한” 많은 “한의 바다”(「한의 바다」)를 꿈꾸며 인간 정신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믿고자 한 시인의 의지가 두드러진다.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 손경하 시집

손경하 지음 | 문학 | 국판 변형 | 224쪽 | 12,000원

2015년 8월 24일 출간 | ISBN : 978-89-6545-311-6 03810

1950년대 초반 전후 한국문단의 선도적 동인지였던 「신작품」의 동인, 손경하 시인의 시집. 1985년 출간된 시인의 첫 시집 <인동의 꿈> 이후 삼십 년 만에 발간된 두 번째 시집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해방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자연과 현대문명과 신에 대한 물음 및 현실비판적 주제를 드러냈다. 동시에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이 갖고 있는 노년에 대한 상실감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판의식을 그리고 있다. 



글쓴이 : 손경하(孫景河)

1929년 경남 창원시 진북면에서 태어났다. 마산상고(1950), 부산대학교 졸업(1955). 『신작품(新作品)』·『시조(詩潮)』 동인(1953). 『시연구(詩硏究)』(1956), 『현대시학』에 작품 발표(1972). 부산시인협회 기관지 『남부(南部)의 시(詩)』 창간 동인. 청마 시비 건립 대표, 고석규비평문학상 운영위원 역임, 현재 최계락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 시집으로 『인동(忍冬)의 꿈』(1985)이 있다.


차례

더보기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 10점
손경하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뭐를 이렇게 이쁘게 찍소?"


신간 소개를 하기 위해 『치우』를 찍고 있으니까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들 한마디씩 묻습니다. 그렇게 한두 명 모인 아저씨들끼리 또 서로 말을 모읍니다. 아무래도 조용한 거제리 동네에 책 사진을 찍고 있으니 신기한가 봅니다. 『치우』 앞에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전 소설과 잘 어울리게 우리 삶이 묻어나오는 곳이면, 날것처럼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아...아..점점 마음만 커집니다. 


이번에 소개할 신간은 이규정 소설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치우』입니다. 원고를 검토할 때, 뭐야 왜 이렇게 재밌어 하며 혼자 발길질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하. 보도자료 쓸 때 마지막에 "기자님들! 재밌습니다" 라고 쓰고 싶었지만 차마 쓰지 못했네요. 


아! 책 제목이 궁금하실 텐데요. 치우는 '어리석은 친구'라는 뜻입니다. 왜 어리석은 친구라고 했는지, 소설을 읽어보시면 놀라운 반전과 함께 알 수 있어요.


선생님! 『치우』발간 축하드려요:) 

독자님들! 많이 읽어 주세요 후후


 



 



한국 현대사의 상처를 한 인간의 생애에 담아

사람다운 삶을 묻는 이규정 소설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인의 간고한 삶을 인간주의 시각에서 회복시킨 이규정 소설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 소설가 이규정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 조총련과 간첩단 사건, 보도연맹, 연좌제, 반공주의 등 한국 현대사의 상처들을 한 인간의 인생 속에 끄집어내어 현재의 자리를 다시 살펴보게 한다. 그 시대 국가의 운명이 한 사람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으며,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보존하는 것 자체에 생명을 건 시대에 사람다운 삶이 어떤 것인지 이규정 소설가는 집요하게 묻는다.


「치우」와 「폭설」의 작중 인물들은 한국 현대사의 압축이라 할 만큼 그 시대의 인간상을 실감 있게 창조했다. 해방 이후 우리의 삶 속에 여전히 존재하는 역사의 상처를 이규정 소설가는 소설 속에서도 외면하지 않고 자신만의 문제의식을 『치우』에서 끈질기게 풀었다. 또한 등단 이후 37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온 작가의 진중한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 구원의 서사로 암울한 현실에서 영혼의 안식을 구한다


『치우』에서는 오랫동안 가톨릭 신자로 살아온 이규정 소설가의 구원의 서사를 담았다. 「희망의 땅」은 캄보디아에서 이복형을 찾아 떠나는 김필곤의 여정을 그린 소설로, 캄보디아 학살문제, 에이즈 문제 등 캄보디아의 잔인한 현실 속에서 형의 순교활동을 그린 작품이다. 「작은 촛불 하나」는 마흔이 다 된 정신지체 장애 아들을 둔 아버지의 내적 갈등과 죄의식을 다룬 소설로 두 작품 모두 가톨릭 종교를 모티브로 삼았다.




소설 속에서 종교는 단순한 종교라기보다는 작중 인물들 앞에 펼쳐진 암울한 현실 속에서 영혼의 안식과 평온을 갈망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 읽을 수 있다.

신앙은 한 종파의 형식 개념이 아니고 인간의 삶과 우주의 총체적 가치 개념이다. 이규정은 이 가치에 원숙하게 소통하고 있다. 삶의 여정이 겪는 운과 불운의 계기는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비극적 숙명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은 본질적으로 ‘한계’를 지닌 존재로서 각자가 자신을 인식해야 할 문제다. _구중서(문학평론가)




● 노년의 삶 속에 놓인 죽음을 성찰의 고리로 삼는다


이규정 소설가는 노년에 이르러 죽음과 마주하면서 죽음 역시 생의 한 단면임을 통찰력 있게 보여준다.

「풀꽃 화분」은 노년에 이르러 맞이하는 배우자의 투병과 죽음에 대한 문제를 절절하게 묘사하고,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는 교수로 있다가 퇴직하고 아내와 황혼에 별거에 들어간 남자의 전형적인 곤궁을 잘 드러내면서 아내와의 관계와 파국에 이르는 과정들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노년의 삶에서 죽음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화두지만 두 작품 속에서 죽음은 불안의 요소가 아니라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고리가 된다. 작가는 작중 인물들을 통해 죽음 앞에서 혹은 허무한 세월 앞에서 그래도 삶을 살아가는 일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날도 종하는 여느 날과 같이 아내가 있는 병실로 먼저 올라갔다. 아내도 어느 정도 마음의 정리가 됐는지, 다른 날보다 얼굴이 평온해져 있었다. 삶에 대한 미련, 더 살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를 제어하면서 이룩해 낸 저 평온, 저 담담함. 그 뒤에 숨어 있을 슬픔과 한탄과 절망을 생각하니 종하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치솟아 올랐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과 그 감정이 물든 눈으로는 도무지 아내를 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러고는 무심코 창문턱의 풀꽃 화분에 눈을 주었다가 깜짝 놀랐다. 이럴 수가 있는가! 어제저녁까지만 해도 시들시들 힘이라고는 없던 보라색 꽃송이들의 꽃잎이 마치 풀을 먹인 헝겊처럼 빳빳해져 있는 게 아닌가. _「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중에서



글쓴이 : 이규정


경남 함안 출생. 1977년 단편 「부처님의 멀미」를 월간 『시문학』에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 시작. 이후 소설집 『부처님의 멀미』 등 8권과 장편, 동화집, 이론서, 산문집, 칼럼집 등 20여 권의 책을 출간했다. 부산시문화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요산문학상, PSB(현 KNN)부산방송 문화대상, 가톨릭대상 등을 받았다. 




『치우

 이규정 지음


소설 | 신국판 | 242쪽 | 13,000원 | 2013년 9월 30일 출간 

ISBN : 978-89-6545-227-0 03810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온 한국인의 간고한 삶을 인간주의 시각에서 회복시킨 이규정 소설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 소설가 이규정은 해방 이후 한국전쟁, 조총련과 간첩단 사건, 보도연맹, 연좌제, 반공주의 등 한국 현대사의 상처들을 한 인간의 인생 속에 끄집어내어 현재의 자리를 다시 살펴보게 한다.




● 전국 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



치우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온전치 못한 역사의 빈틈 메우고 싶었어요"
'부산·경남 빨치산' 관련 책 2권 출간한 안재성 씨

 

안재성 (출처 : 부산일보)

부산 경남에서 활약한 빨치산의 역사를 구술한 서적 두 권이 잇따라 나왔다. 하나는 지난 4월에 나온 '신불산'이고, 다른 하나는 이달 출간된 '나의 아버지 박판수'다.

두 책은 부산 출판사(산지니)에 의해 출간됐지만 정작 저자는 지역과 인연이 없는 작가, 안재성(51) 씨다. 지역에서조차 주목받지 못한 빨치산 구술서를 경기도 이천에서 농사 짓던 그가 애써 펴낸 까닭이 뭘까?

"노동운동사에 줄곧 관심을 뒀습니다. 특히 일제시대 노동운동을 오래 탐구했는데, 노동자들이 해방 후 심하게 탄압 받는 과정에서 빨치산이 된 경우가 많더군요."

그의 지적 호기심은 그렇게 시작됐다. 하지만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구술 작업은 경기도∼부산의 거리감부터 좁혀야 했다. "고속철도 덕택에 반나절 거리가 됐다고 하지만 수시로 부산을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신불산'의 주인공인 구연철 선생으로부터는 하루 2∼3시간씩 10여 차례 구술을 받았다. 이 때문에 올 초에는 아예 한 달을 부산에서 보냈다. 현장 확인을 위해 구 선생을 따라 신불산을 찾은 것도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그래도 구 선생 작업은 수월했습니다. 발품만 팔면 됐으니까요." 문제는 '나의 아버지 박판수'의 박판수 선생이었다. "지난 1992년 작고하셨어요. 그의 아내인 하태연 선생도 치매에 걸려 구술을 받기가 불가능했습니다." 다행히 큰딸(현희)의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딸의 기억만으로 책을 완성할 수는 없었다.

"대전의 국가기록원을 수시로 들락거렸습니다." 하지만 빨치산 기록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가족이 아니면 열람이 불가능했다. 가족을 대동해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생각보다 자료가 많지 않았어요. 빨치산 재판기록은 아예 남아 있지 않고, 그나마 수감 중 탈옥한 직후의 재판기록이 있었지요."

처음에는 4명을 선정했다. 그러나 작업이 너무 힘들어 두 명은 지금 포기한 상태라고 했다. "혹 여력이 된다면 지역에서 관심을 가져 주세요."

그는 빨치산 구술이 과거를 단순히 기록하는 차원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념 때문에 온전하지 못한 역사의 빈틈을 메우는 데 이들의 육성이 어느 정도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고 믿었다.

"정치적 신념에 따라 일생을 바친 현대사의 증인들 입니다. 지역사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고요." 그는 생존한 빨치산이 전국적으로 30여 명에 불과한 것도 구술 작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잘 팔리는' 작가는 아니다. 그러나 그가 쓴 10여 권 중 어떤 책도 절판된 것은 아직 없다. 그만큼 주제가 무겁고 오랫동안 곱씹을 책이라는 얘기다. 사실 노동을 주제로 그처럼 일관된 글쓰기를 해 온 작가도 드물다. 소설 '파업'(1989), '경성 트로이카'(2004), '한국노동운동사 1, 2'(2008), '이현상 평전'(2007), '박헌영 평전'(2009) 등이 죄다 그랬다.

"빨치산을 미화하려는, 그들의 사상에 동조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무엇인가를 기록해야 할 의무가 있지요."

그는 다음 주제로 한진중공업의 전 노조위원장인 고 박창수를 다룰 생각이라고 했다.

<부산일보> 백현충 기자 기사로 바로 가기


신불산 - 10점
안재성 지음/산지니

나의 아버지 박판수 - 10점
안재성 지음/산지니

Posted by 산지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