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삶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다시 지역’은 오랜 동어반복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무크지 ‘5·7문학’은 지역이야말로 전 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이며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 올리는 곳이라 말한다.

‘5·7문학’은 현금의 문학 지형에서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을 찾고자 창간되었다.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5·7문학’은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1980년대 이후,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

무크지 ‘5·7문학’이 우연에 가까운 계기로 영감을 얻게 된 ‘5·7문학협의회’는 1980년대에 부산에서 요산 김정한 선생을 필두로 결성되어 진보적인 민족문학의 복원, 문학운동의 탈중앙화를 이끌었던 단체이다. 허나 ‘5·7문학’은 과거의 상징을 절취하여 그에 기대고자 하지 않는다. 87체제 이후의 문학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질 때, 협의회의 문학운동에서 다시 건져내어야 할 가치들이 있음을 인지할 뿐이다.

‘5·7문학’의 편집위원들은 지역의 구체적인 삶에 착목하지만 로컬을 더욱 복잡다단하게 만드는 국가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지금-이곳의 문학을 구성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구모룡 문학평론가는 “세계화라는 추상관념과 자본의 스펙터클이 보다 복잡해진 지역의 문제에 대한 착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하는 문학은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한다는 것이다.

최영철 시인은 “지역은 기회”라고 말하며 “지역이라는 공간에 인간과 세계가 안고 있는 제 문제가 있고 답도 있”다고 역설한다. “정신없이 대세에 휩쓸려가는 중심”과 달리, 시인에게 지역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강동수 소설가는 오늘의 문학이 “시대의 현실과 유리돼 있다는 느낌, 우리 시대의 화두를 회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떨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현실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시 관찰하고 오늘의 화법에 맞게 발언해야 할 때”이다.




만물에게 열려 있는 ‘주막’ 같은 시

<특집> 5·7의 작가 - 최영철 편

무크지 ‘5·7문학’ 창간호의 특집 작가는 시인 최영철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외 4편에서 시인은 특유의 유연함으로 어둠을 직면하며 ‘웃픈’ 현실을 관통한다.

최영철 시인이 가장 최근에 펴낸 시집 3종을 중심으로 한 작가론 「만물이 공존하는 공동체 지향」에서 허정 문학평론가는 ‘시가 현실 속에 있어야 한다’는 시인의 시적 지향이 자연, 사물, 무생물 등 “현실과 무연해 보이는 것까지 끌어안는 양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데 주목한다. 최영철 시인에게 있어 시는 “마지막 남은 재로 흐릿한, 문질러진 자국”이며 동시에 “만만한 주막거리”(「한때 시」)이다. 허정 평론가는 최영철 시인의 시를 만물에게 열려 있어 ‘아무나들’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읽어내며, 무효용성에 뿌리를 둔 시의 힘을 되새기게 한다.



신작 시·소설

신작 시와 소설 부문에는 지역의 대표적 작가 16인의 작품이 모였다. 시 부문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서규정, 고증식, 박서영, 표성배, 조말선, 최정란 시인의 신작 총 22편이 실렸고, 소설 부문에서는 조갑상의 「물구나무 서는 아이」, 강동수의 「언더 더 씨」, 정영선의 「치약거품을 물고 하는 대답」, 허택의 「어깨를 내리다」를 만날 수 있다.

한자리에 모인 지역 작가들의 목소리는 부산·경남 문단 내에 얼마나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의 목소리를 하나로 뭉뚱그릴 수 없음에도 분명한 것은, 이들 작품들이 더욱 굴절되고, 두터워지고, 복잡해진 낱낱의 장소와 사람들의 삶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5·7 작가론: 윤정규와 범죄소설 - 『얼굴 없는 전쟁』 읽기

요산 김정한은 부산의 소설가들에게 강력한 연합의 구심이 되어온 인물이다. 하지만 요산 선생이 오늘날까지 결속과 유대를 촉구하는 정치적 힘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그를 기억하고 증언해온 후배 작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성욱 평론가는 요산 김정한의 ‘2인자’였던 의인(宜人) 윤정규 작가에 주목해 그의 마지막 작품 『얼굴 없는 전쟁』을 범죄소설로 독해했다.


80년대의 부산 경남의 지역문학운동: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에 대하여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는 1986년에 원래 한 뿌리였던 부산·경남 시인들의 길트기를 위해 결성되어 약 10년간 활동했던 단체이다. 뜨거운 애정으로 부산·경남지역 곳곳을 누비던 활동의 발자취를 울산 지역 간사로 활동했던 안성길 시인이 재구성했다.

“한두 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인데 경남과 부산의 젊은 시인들이 너무 따로 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벚꽃 피는 4월에 진해에서 한 번 모입시다”라는 정다운 제안이 씨가 되어 결성된 ‘부산·경남젊은시인회의’의 첫 모임에는 30여 명의 젊은 시인들과 20여 명의 선배 시인들이 함께했다. 이후 회지 <시인회의>와 지역문학 보고대회 등을 열며 젊은시인회의는 지역의 현안들, 노동, 교육, 서민 등의 문제를 문학으로 껴안고자 했다. 부산·경남은 물론 경북, 호남과 연대해 90년대 초반 지역문학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지렛대 역할을 담당한 ‘시인회의’를 기억하는 것은 오늘날 연대와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 데 이바지하는 소중한 일이다.




무크지 5.7 문학의 의의와 앞으로의 발전 방안

5·7문학이 다시 소환하는 ‘지역(local)’은 많은 전회와 변곡을 힘겹게 거치며 여러 의미를 누적해왔다. 이제 로컬은 보편, 균일, 스펙터클, 평면화, 추상화를 거부한다. 서문에서 편집위원들은 5·7문학의 발간이 “단지 작고 단순한 것들을 예찬하려는 것이 아님은 자명하다”고 밝힌다.

아울러 [5·7문학은] 다양성과 차이를 말하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이미 이항대립의 게임도 훌쩍 벗어나 있으므로 ‘지방주의’나 ‘비판적 지방주의’로 환원되길 원치 않는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그러므로 ‘다시 지역’이라는 우리의 소박한 전언은, 귀환장정이 부는 휘파람같이 가볍지만 않다. 앞으로 문학적 수행과 실천을 통해 조급하지 않는 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무크지 ‘5·7문학’을 발간하며」 중에서

5·7문학이 오늘날의 문학지평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다른 지역에서도 지금-여기가 원하는 문학을 향해 가는 길에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편집위원의 말


차례



다시 지역이다: 5·7문학 무크 1

5·7문학 편집위원 엮음 | 필자: 강동수, 고증식, 구모룡, 박서영, 서규정, 성선경, 성윤석, 안성길, 이응인, 전성욱, 정영선, 조갑상, 조말선, 조성래, 조향미, 최영철, 최정란, 표성배, 허정, 허택 | 신국판 260쪽 | 13,000원

2016년 5월 7일 | 978-89-6545-353-6 03810

로컬은 들여다보고 느낄수록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양상이 선명해지는 지점이다. 공허한 담론의 재생산이 아니라 로컬의 특수하고 구체적인 삶의 진경을 표현하고 재현하는 문학적 실천을 천명한다. 창간호에 모인 지역의 대표적 시인·소설가·문학평론가 20인은 오늘날 지역에서 펼쳐지는 삶의 수많은 결들을 섬세하게 대면한다.


Posted by 비회원


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 출간


5·7문학협의회의 정신을 기리고, '5·7의 마음'을 오늘의 지역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는 에너지원으로 삼겠다는 활동이 시작됐다. 5·7문학 무크 제1호 '다시 지역이다'(사진)가 산지니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 무크는 부정기간행물을 뜻한다. '다시 지역이다'를 기획하고 엮은 편집위원은 강동수 소설가,구모룡 문학평론가, 최영철 시인이다. 5·7문학협의회는 소설가이자 민주화운동가 요산 김정한 선생이 주도해 1985년 5월 7일 부산에서 결성한 문인단체이다. 구성원은 모두 부산의 문인이었다. 군부독재가 절정에 이른 시기에 출범한 이 문인 결사체는 민주화운동에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부산작가회의의 뿌리가 됐다. 무엇보다 여기 참여한 문인들은 저항도 했지만, 작품도 잘 썼다. 이렇듯 뜻깊은 참여와 창작의 전통과 정신을 오늘의 지역문학현장으로 가져와서 살리자는 것이 이번 무크지 '다시 지역이다' 발간에 담긴 뜻이다.

편집위원 세 사람은 '1980년대 이후의 문학과 지금-이곳의 문학이 갈 길'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갖고 내용을 책에 실었다. 이 대화는 '5·7문학' 지향과 활동 방향을 보여준다. "전지구적인 위기를 감지하는 곳도 여기고 그래도 놓을 수 없는 희망을 건져올리는 곳도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최영철)

"그것은 피상적인 관념이 아닌 실체요, 구체라는 점에서 지역은 늘 저에게 처음을 되묻고 현재의 당면한 문제를 감지하고 돌파하게 하는 힘의 원천입니다."(최영철)

"5·7문학은 지역성에 토대를 두면서 우리 시대의 화두를 리얼리즘 정신 속에서 새로이 제기하는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합니다."(강동수)

"문학이 구체를 놓치고 추상과 관념을 경배할 때 자기도 모르게 세계의 속박을 용인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구모룡)

"그렇다면 답은 다른 방법으로 찾아야 하는데 그 답이 저는 예전과 같은 소집단 운동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문학은 그렇게 다시 가난해지고 다시 외로워져야 합니다. 그것만이 살길입니다. 문학의 하향 평준화를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최영철)

이 책에는 조성래 조향미 성선경 이응인 성윤석 등의 신작 시, 조갑상 강동수 정영선 허택 소설가의 신작 소설, 최영철 시인론(허정 평론가)과 윤정규의 '얼굴 없는 전쟁' 비평(전성욱 평론가) 등을 실어 새 기운과 읽을거리를 다 갖췄다.

조봉권 | 국제신문 | 2016-05-08

원문 읽기

다시 지역이다 - 10점
5.7문학 편집위원 엮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허정·김남영 문학평론가·오정혜 교사, 신진 시인 작품세계 살펴

치열한 현실 속에서도 자연과의 하나 됨을 추구한 시인 ‘신진’.
 그의 시 세계와 삶을 조명한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학평론가 허정, 김남영과 현직 고등학교 교사인 오정혜 씨가 엮은 ‘자연에 깃든 사람의 시 : 신진론’.
 1부는 허정 평론가와 신진 시인의 대담으로 시작된다.
 허 평론가는 시집을 내용별로 4시기로 나눠, 그의 문학적 세계를 촘촘하게 들여다 본다.
 1기(1시집~3시집)는 청년기의 내면 풍경과 시대의 모순에 맞선 시기이며 2기(4~5시집)는 자연을 지향하고 자연을 통한 인간성 모색이 드러나는 시기이다. 3기(6시집)는 인간관계의 내실을 기하는 시기이며 4기(7~8시집)는 원숙한 노년의 목소리가 완연한 가운데 자발적 망명으로서의 시기다.
 이어 2부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신진의 시를 만나본다.
 문학전문기자 최학림과 시인 송용구는 신 시인의 초기시부터 최근 시까지 밀도 있게 다루고 연출가 이윤택은 그의 시에 나타난 ‘리듬’의 효과를 간취해내면서 시인에게 발전된 세계상을 희구한다.
 정효구는 시인이 추구하는 삶의 진실된 모습을, 김재홍과 박경수는 그의 시를 통해 현대 문명을 비판한다.
 한수영은 그의 시를 통해 ‘말의 길’과 ‘삶의 길’에 관해 평하고 이상옥은 시인이 추구해온 생태학적 상상력을 확대하며 김경복은 시인의 시를 사상적 관점으로 해석한다.
 “내 시적 자아는 자그마하다. 소박한 생활의 주변이나 살피는 근시안이다. 하찮기에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에 쉬이 절망하고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작은 것이기에 크고 높은 근원에 배어들기가 가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나의 시와 시론’ 중)
 3부에서는 신진 시인의 산문을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기울어진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야 했던 유년시절과 시를 쓰고 투고하며 현실과 부딪혀야 했던 청년 시절, 그리고 도시를 떠나 시골에 살면서 자연과 하나 됨을 추구하는 말년까지 그의 생이 오롯이 담겨있다.
 “청년 둘이서/땅을 파고 있다./시멘트 포장을 뜯고/아스팔트를 찢는다./말라붙은 비닐용기, 스티로품 조각/떡이 된 땅을 판다./조각난 유리, 플라스틱 터진 살이/탄광처럼 엉켜 있다./치익칙 독한 냄새가 솟고/드디어 가스가 터져 나온다./시꺼먼 기름 거품을 숨가쁘게 뱉는다./쓰러진 노인이/버즘투성이 다른 노인에게 말했다./여기……, 여기……, 강이 있던 곳이야.”(신진 ‘강-땅파기’ 전문)
 시인의 푸근한 웃음 위로 골골이 패인 주름이 한 가득이다. 그 주름마다 스며든 생의 흔적때문일까. 그가 덤덤하게 읊조리는 시가 마음을 울린다.


이경관 | 경북도민일보 | 2016-03-04

원문 읽기


자연에 깃든 사람의 시 - 10점
오정혜 외 엮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개인주의의 원자화된 삶과 전체주의의 숨 막히는 동일성을 넘어서는 공동체, 차이를 훼손하지 않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 극단을 넘어서서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소개드릴 책은 '세상의 거울'이라 일컬어지는 문학작품을 통해 이같은 방법을 모색하는 책, 바로 '공통성과 단독성(허정 지음, 산지니 펴냄)'입니다.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두 가지 키워드
 
동아대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제목에서 보듯 '공통성'과 '단독성'을 공동체성 회복의 두 가지 키워드로 제시하는데요. 저자는 공통성과 단독성은 양자택일의 선택지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먼저 공통성을 설명하면서 이는 동일성과는 다른 것이라고 지적하는데요. 공통성은 예전의 공동체 형성 기준이었던 동일성처럼 동일한 기준을 공유한 것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이전에 전제된 기준에 따르는 것들이 아니라 차이 나는 것들이 서로 만나는 과정에서 사후적으로 확인되는 것이 바로 공통성이라는 것인데요. 즉, 저자가 말하는 공통성은 '비슷한 것들의 가까움'이 아니라 '낯선 것의 가까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가 보기에 공통성은 동일성보다는 오히려 단독성과 관련을 맺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어온 주체를 비판하고 이로부터 벗어나려는 과정 속에서 공통성이 획득되는 것이며, 또 자기동일성에서 벗어나 자기 바깥의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함께 무언가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공통성이라는 주장입니다.
  
낭시, 블랑쇼, 버틀러, 네그리, 하트 등 유명 학자들의 힘을 빌려 이론적 모색을 마친 후 저자는 이런 관점을 한국문학작품들에 구체적으로 적용해 살펴봅니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 '나마스테'를 통해 말라야 마르파 마을에서 온 사내 카밀과 아메리칸 드림에 사로잡혀 미국에 갔다가 만신창이로 돌아온 신우 사이의 공통성과 소통의 문제를 살피고, 김려령 작가의 소설 '완득이'를 통해서는 한국 다문화주의 문제를 들여다봅니다. 또 후쿠시마 원전재난 이후의 한국시를 통해 무엇이 양국의 공통성으로 포섭됐는지를 살핍니다.
 
저자는 공통성 외에 단독성에 대해서도 특별히 강조하는데요. 저자는 단독성은 타자를 존중하는 윤리적 자세와도 이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타자에 대한 폭력 이면에는 타자의 단독성에 대한 인식 부재가 자리하기 때문에 단독성 인식은 타자와의 대면에 있어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하네요.
 
단독성과 관련해서는 전성태의 소설을 분석해 집단주의에 환원되지 않는 단독성과 소통의 관계를 살핍니다. 또 윤동주의 후기시를 통해서는 집단의 도덕에서 단독자의 윤리로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놓습니다.
 
인간 공통의 것을 수용하는 방법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스템이나 지배와 종속의 관계, 인간 실존의 양태 등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배와 권력의 관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보다 강한 위치에 서게 된다고 하네요.
 
이 책의 가치는?
 
이처럼 저자는 더 나은 공동체의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개념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하고 있는 문학에 대해 분석함으로써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문학의 힘을 간접적으로 긍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이 시대 문학의 존재 의의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저술된 책이라고 하는데요. 저자는 "공통성이나 단독성 같은 부분에서만큼은 문학이 다른 매체보다 뛰어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면서 "특히 현실에서 잘 재현되지 않는 단독성의 경우 문학이 다른 매체보다 훨씬 더 강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문학이 사회에 대한 대응력을 가지고 현실에 바로 맞서는 게 80년대에 가능했다고 한다면, 이 시대의 문학은 다른 매체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공통성과 단독성 포착에 월등한 매체로서 사회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입니다. 그간 문학이 비유, 상징, 상상력 등 현실의 틀 속에 포획되지 않는 그 너머를 드러내기 위한 노력에 그 어느 매체보다도 계속 몰두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역할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저자가 우리가 살아가는 현 사회의 고민에 근접해 저술한 덕분일까요. 각 글이 소논문의 형식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건 없는 사람이건 모두 관심있게 읽을만한 내용인데요. 특히 저자는 공동체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했습니다.
 
"개체의 속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공동체에 대한 열망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또 최근에 다문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하는데 나와는 이질적인 존재, 차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김나볏 | 뉴스토마토 | 2016-02-22
원문 읽기

공통성과 단독성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올해 소개하는 마지막 신간입니다. 간단히 편집 후기를 덧붙이자면,

이번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저자와 처음 직접적인 인연을 맺었습니다. 책 작업은 늘 조심스럽지만, 처음 인연을 맺은 저자와 진행하는 작업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원고를 읽고, 저자의 연구 깊이가 느껴진다고 할까요. 꼼꼼하고 단단하게 쓰인 원고 덕분에 원고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었습니다. 연구서라고 해서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한국문학을 통해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수자를 다룬 한국문학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웠습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책 소개 할게요. 말투가 바뀌었다고 놀라지 마세요. 보도자료도 편집자가 쓴 거랍니다 하..하... 간혹 서점에서 써주는 거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그럼 올 한해 마지막 신간 소개. 응원의 의미로 글 마지막에 있는 하트도 꾹 눌러주세요.





개인주의와 전체주의를 넘어 공통성과 단독성을 사유하다

                                                                 


경쟁에 내몰려 원자화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 감각의 회복이 중요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전작 『공동체의 감각』(산지니, 2010)에서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의 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봤다. 『공통성과 단독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사유에 필수적인 공통성과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의 고민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


인종, 국가, 민족, 계층 등 자신을 구분 짓는 틀에서 벗어나 서로가 가진 공통성을 깨닫는다면, 다른 존재와 만나 소통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공통성을 찾기 위해서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타자에 대한 폭력은 타자의 단독성에 대한 인식 부재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단독성은 차이를 인정하고 소통을 발생하게 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한다. 지금과는 다른 대안적 사유도 모색할 수 있다.


저자는 추상적일 수 있는 논의를 시, 소설, 이론비평 등 다양한 텍스트를 통해 설득력 있게 펼친다. 『나마스테』, 『완득이』, 『로기완을 만났다』, 윤동주, 하종오 시 등 최근 한국문학 작품으로 한국사회의 담론을 심도 있게 고찰했다. 더불어 낭시, 랑쇼, 네그리, 하트 등의 이론을 바탕으로 공통성을 비교 분석하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문학을 통해 본 공통성

                                                                 



1부에서는 공통성을 유한성이나 취약성과 같이 결핍의 관점에서 논의했다. 박범신 소설『나마스테』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인 카밀과 미국에서 무적자 신세였던 신우는 신분은 다르지만 서로의 공통성을 확인하면서 소통의 문을 연다. 김려령 소설 완득이에서 난쟁이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완득이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을 살필 수 있다.


2부에서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면서 이 고통이 우리에게도 열려 있음을 시사한다. 조해진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에서 소설 속 주인공이 ‘로’를 찾는 과정에서 자신과 주변 인물의 상처를 돌아보고 공통된 폭력과 지배관계를 인식한다. 「후쿠시마 원전재난 이후 한국시」는 고리원전, 밀양송전탑 관련 시를 다루며 두 사이에 있는 공통된 정서를 살펴본다.


                                     

단독성에 대한 인식을 심화    

                                                                 



집단주의는 개체들의 단독성을 제거하고 그들을 집단에 종속된 이들로 만들어버린다. 이러한 예속의 상태에서 개체는 타자와 소통할 수 없다. 자신에게 부여된 위치 바깥에 존재하려는 단독자의 탈자화하는 행위 속에서 차이와의 조우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_「전성태 소설에 나타난 단독성과 소통의 전제」, 301쪽


3부에서는 단독성에 대해 심도 있게 다뤘다. 저자는 전성태 소설을 분석하며 단독성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켰다. 개인 고유의 단독성을 제거하는 집단주의의 폭력과 거기에 예속된 개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윤동주 시가 민족 저항의 시로 머물러 있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며, 집단에서 벗어나 자신의 행위에 책임지는 단독자의 자세에 주목했다.



소수자를 다룬 한국문학 작품 주목

                                                                 



한국문학에서 이주민, 탈북자, 다문화가정 등 소수자를 다룬 작품을 다수 분석했다. 저자는 우리보다 소수자들이 못한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한 점을 꼬집으며, 이는 식민주의를 살아온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모습이라고 말한다. 혹시 우리가 가해자의 지배 방식을 답습하고 억압과 종속의 관계를 확산하고 있는 게 아닌지 스스로 점검해보길 권하다. 


공통성과 단독성에 대한 인식이 지배와 종속 관계로 이루어진 식민주의 관계에서 벗어나는 하나의 방법이라며,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실천하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 소개   허정                                            

1971년 경남 의령에서 출생하여 초등학교 5학년 이후 부산에서 살고 있다. 1996년먼곳의 불빛」을 『창작과비평』에 실으면서 문학평론 활동을 시작하였고, 2008년 동아대학교에서 임화 시 연구라는 제목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먼곳의 불빛공동체의 감각이 있다. 


차례





공통성과 단독성


허정 지음 | 문학 | 신국판 456 | 30,000

2015년 12월 14일 출간 | 978-89-6545-326-0 93810


경쟁에 내몰려 원자화된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공동체 감각의 회복이 중요시되고 있다. 저자는 이미 전작 『공동체의 감각』(산지니, 2010)에서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의 감각에 대한 문제를 살펴봤다. 『공통성과 단독성』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공동체 사유에 필수적인 공통성과 타인의 차이를 인정하는 단독성의 고민을 집요하게 다루고 있다.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 중입니다.


공통성과 단독성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공동체의 감각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동글동글봄


퇴락한 문학의 자리에서

여전히 타협하지 않는 중견 비평가들에게 주목한다

근대 문학의 종언이 선언된 시대에, 비평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1991년 발간되어 25년간 결호 없이 독자들과 만나온 국내 유일의 비평전문 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이 국내 중견 비평가들에 주목하는 책을 펴냈다. 위기를 맞았다면 비평의 미래가 될 신인 평론가들에 주목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왜 하필 ‘중견’ 비평가인가? 이러한 의문에 필자들은 명료하게 답한다.

“패기 넘치는 젊은 비평가들의 열의도 인정해주어야 하지만, 여전히 도저한 비평가의 자의식으로 활력 넘치는 중견 비평가들의 존재론은, 그 자체로 어떤 강력한 반시대적 전언이다. 우리가 주목하고 귀 기울이고자 한 것이 바로 그 전언이었다.” 

_머리말 중에서

여성문학에 천착해온 비평가들에서부터 진보적·자유주의적 성향의 평론가들까지, 『비평의 비평』은 여전히 문학의 장에서 활약 중인 진중하면서도 타협 없는 ‘불한당’들의 궤적을 포착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한국 비평의 지형도를 그리며, 새로운 상상력을 싹틔워낼 우리 비평의 탄탄한 기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에서 젠더로 이행한 페미니스트 평론가 김미현

변화할 수 있는 세계 보여주며 대중과 소통하는 김용희

도입부에서는 여성문학과 신세대문학을 깊이 연구해온 두 비평가, 김미현과 김용희 평론가를 다룬다. 김경연의 「변온과 항온, 혹은 유동하는 ‘사이’의 비평」은 여성문학에 ‘올인’해온 김미현 평론가의 궤적에 주목한다. 2008년작『젠더 프리즘』에서 김미현은 페미니즘 ‘다시-보기’를 시도하면서 스스로의 비평행위를 심문한다. 여성에서 젠더로, 페미니즘에서 페미니즘 ‘이후’의 페미니즘으로 이행하며 김미현은 “현실을 민감하게 감각하면서 그 변화에 스스럼없이 몸을 내맡기”고 있다.

김필남은 김용희 평론가의 글을 「환(幻)의 글쓰기」라 정의한다. 현실·이성과 대립하는 ‘환’의 글쓰기는 독자를 “환상적인 세계, 꿈의 세계, 유혹에 빠지게” 한다. 대중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김용희는 문학 평론은 물론 영화 평론, 소설 집필까지 나아갔다. 낡은 틀을 넘어서려는 소통의 노력을 통해 발견한 ‘환의 글쓰기’로 그녀는 완성된 형태가 아닌,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는 세계를 보여준다.


체제의 바깥을 꿈꾸며 문학의 전위에서 활동해온 

조정환, 김명인, 권성우

전성욱의 「유죄로서의 욕구, 이론과 신념」은 평론은 물론 노동해방문학 운동, 출판, 정치철학까지 다양한 활동을 해온 조정환에게 주목한다. “지금도 나를 가장 강하게 사로잡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끔찍한 현실에서 벗어날 길을 알고자 하는 욕구”라는 조정환의 글을 인용하며 전성욱은 조정환에게 욕구란 “절대적으로 긍정적인 활력”이라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조정환의 비평이란 어떤 ‘론’이 아니라 이론과 신념 사이, 그 “생성의 틈”에서 분출해 나오는 것이다.

「혁명의 좌절, 비평의 악몽」에서 박대현은 80~90년대를 거쳐 오면서 줄곧 비평적 주체의 긴장을 풀지 않고 있는 김명인을 살피고 있다. 그 작업이 “한국 민중문학의 한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한 것은, 비평이 민중으로부터 멀어졌거나 처음부터 변혁의 주체와 떨어져 ‘악몽’을 꾸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명인의 평론을 통해 박대현은 오히려 비평이 “악몽의 순간을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가장 절망적이고 비참한 순간에야말로 비평은 (…) 단단한 정신적 좌표가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도출해낸다.

「미혹과 비판, 성찰과 망명」에서는 전성욱이 권성우 평론가에 대해 썼다. 전성욱이 말하길 “비평의 아름다움은 문장의 유려함이나 해석의 치밀함보다는 ‘비평가의 자의식’이라는 내면의 섬세한 무늬”로 드러난다. 권성우의 경우 그 자의식은 건조하고 상투적인 논문 투의 비평문체로부터 ‘나’를 전면에 드러내는 개성적 비평으로, 주류화된 문학의 장르 구분을 넘어 변두리 양식의 가치를 발굴하는 ‘외부’의 비평으로, 문단제도의 불합리한 권력 행사를 거부하는 자유로운 탈주의 비평을 통해 ‘망명의 비평가’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문화적 좀비’상태를 ‘비판적 사유’로 돌파하는 도정일

당대 문학의 맥을 짚는 모더니스트 황종연, 이광호

서정이라는 ‘정공법’ 통해 시의 미래를 구상하는 유성호

박형준의 글 「르네상스 정신의 비평적 발현」은 이미 고전이 된 『시인은 숲으로 가지 못한다』의 저자 도정일을 “우리 시대의 르네상스인”으로 명명한다. 문화적 좀비가 된 시민사회의 사유 정지 상태를 인문적 가치, 특히 ‘비판적 사유’를 통해 돌파하고자 하는 도정일은 “탈이성에 마취되어 있던 90년대를 ‘차가운 정신’으로 묵묵히” 관통한 예외적인 비평가이다. 박형준은 인간 개개인의 가치와 무한한 잠재성을 신뢰하는 그의 비평에서 계급 모순에 대한 사유가 부재하다고 지적하지만, 이를 근거로 그의 인문주의를 간단히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근대 문학 이후를 탐색하는 모더니스트」와 「‘무중력 공간’에 갇혀버린 ‘미적 근대성’」에서 손남훈은 모더니즘 문학에 집중해온 두 평론가 황종연과 이광호를 다룬다. 이 두 평론가에 대한 손남훈의 공통된 비판은 모더니즘-리얼리즘 이분법을 따르고 있다는 점인데, 황종연은 리얼리즘에 대한 비판을 통해 모더니즘 진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으며, 이광호는 이 이분법을 부정하면서도 한국 문학사를 도식화하여 이 대립을 재생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근대 문학 이후…」에서 손남훈은 황종연의 “정치한 문학적 방법론과 거시적인 인식이 근대 이후를 지향하는 또 다른 문학의 지형도를 창출”할 가능성을 발견한다. 「‘무중력 공간’…」에서는 이광호 평론의 장점은 “성실한 텍스트 해석과 더불어 이를 당대의 맥락과 관련시켜 의미화하는” 데 있다고 짚으며, 이 두 평론가들이 꾸준히 만들어갈 비평의 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지막으로 허정의 유성호론 「서정과 현실의 역동적인 교섭」은 시가 근대문학 종언론의 축에 끼지도 못하고 이미 퇴물로 취급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한다. 미래파와 전통 서정 간의 대립구도도 시들해진 지금, 유성호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가 서정 개념의 갱신을 통해 이 시대 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왔기 때문이다. 서정이라는 ‘정공법’의 의미를 확대하여 시의 미래를 구상하는 유성호를 허정은 “철저한 현실 대면의식과 대안 세계에 대한 고갈되지 않는 희망을 중시해온 비평가”로 정의한다.


적극적 독해를 통해 이루어지는 창조적 행위, 

‘비평’의 확장을 꿈꾸며

머리말에서 지은이들은 비평을 “적극적 독해를 통해 이루어지는 창조적 행위”라 정의한다. 그 ‘적극적 독해’가 문학 작품이 아니라, 비평의 길을 앞서 걸어온 선배 평론가들의 궤적을 읽어낼 때, 그 행위는 “신화도 전설도 아닌, 한 사람의 중견 비평가”를 비추어낸다. 물론 ‘비평에 대한 비평’은 자칫 문학장 내부로만 국한된 ‘찻잔 안의 태풍’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비평의 비평』은 새삼 ‘읽고 쓴다’는 행위에 요구되는 용기와 섬세함, 그리고 타자와의 열린 대화가 이루어질 때의 짜릿함을 전하는, 우리 ‘읽고 쓰는 사람’ 모두에게 화두를 던지는 책이다.

『비평의 비평』을 엮은 『오늘의문예비평』은 내년 봄 100호를 발간한다. 지난 25년간 국내 유일의 비평전문 계간지로서 꿋꿋이 문학의 마중물 역할을 해온 만큼, 이 잡지 또한 ‘중견’이라 불릴 만한 깊이를 갖추게 되었다. 한국 문학 비평의 지형도인 『비평의 비평』을 통해, 『오늘의문예비평』또한 동료들을 여전히 긴장하게 만드는 ‘중견’의 모습으로 근대문학을 넘어서는 문학, 그리고 더 넓은 비평의 장으로 나아갈 원동력을 나누고 있다.


엮은이: 오늘의문예비평



지은이:



비평의 비평: 우리 시대의 중견 비평가론

오늘의문예비평 엮음 | 김경연 외 지음 

| 국판 292쪽 | 15,000원

2015년 10월 15일 | 978-89-98079-10-9 03810 

국내 유일의 비평전문 계간지 『오늘의문예비평』이 국내 중견 비평가들에 주목하는 책을 펴냈다. 여전히 문학의 장에서 활약 중인 타협 없는 ‘불한당’들의 궤적을 포착하여 우리나라 비평의 지형도를 그린다. 



차례


비평의 비평 - 10점
김경연 외 지음, 오늘의문예비평 엮음/해피북미디어

Posted by 비회원

 27일, 백년어서원에서 허정 교수님과의 저자와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얼마 전에 한 포털사이트에서 소개했던 부산의 모습 중에 40계단이 있던 것을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게 백년어서원 바로 옆에 있었을 줄이야. 여러모로 설렜습니다. 백년어서원도 처음 가 봤는데 아늑하니 좋더군요^^
 

이번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인 허정 교수님은 1996년 「먼 곳의 불빛 - 나희덕 론」으로 제3회 창비신인평론상을 수상했고, 문화평론집으로는 『먼 곳의 불빛』(2002)이 있습니다. 현재는 『오늘의문예비평』편집주간을 맡고 있으며, 부산대학교 인문학연구소 HK연구교수로 재직중입니다.


 『공동체의 감각』은 2000년대의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공동체에 대한 의식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의 공동체가 가지는 억압적인 것을 덜어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공동체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고 있답니다. 
 허정 교수님은 "공동체는 함께한다는 측면이 강하고 기존의 것과는 다른 것이어야 한다"며 "다른 것들과 만나면서 만들어지고 복원이 아닌 공통적인 것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책에서도 나타나지만 흔히들 '이주민'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움을 줘야 할 존재'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리고 각종 매체에서도 그런 모습들을 부각시키고 있기도 하구요. 허정 교수님은 여기서 정작 중요한 한국인과 이주민간의 벽을 허무는 문제라던가 이주가 갖는 정치적인 면모 등은 제대로 나타내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하십니다.

 묘하게 어렵지요? 강의실에서 교수님의 수업을 들었을 때도 느꼈지만 교수님은 굉장히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계십니다. 단순히 문학에서 알려주고자 하는 면모만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그 문학을 뒤집어 보고 옆으로도 보고 위에서도 보면서 실질적인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죠. 물론 제가 거기까지 도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사유를 해야겠지만요.(생각만 해도 엄청 머네요.)

 이렇듯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이번 저자와의 만남에는 만덕에서 왔다는 학생도 있었구요. 어머님들도 몇 분 오셔서 참석해주셨어요. 꽤 더운 날이었는데도 말이죠.^^
 처음 가 본 백년어서원은 아무래도 조금 자주 찾게 될 것 같습니다. 지하철 역에서도 가깝더라구요. 다음 저자와의 만남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찻값만 있으면 좋은 얘기들이 솔솔 흘러나오는 곳이니까요!

공동체의 감각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산지니출판사와 인문학카페 백년어서원이 함께하는 <저자와의 만남>.

이번 7월 <저자와의 만남>에서는 『공동체의 감각』을 집필하신 허정 평론가를 만납니다.
평론, 하니 딱딱하고 뭔가 지루할 것 같죠. 하지만 이번에 함께 나눌 이야기 주제는 우리 모두가 한번은 공유해보아야 할 문제라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더구나 소문에 의하면 대학에서 수업하실 때도 재미있게 하시고 인기도 짱이라고 하시니 평론에 대한 지리함~ 뭐 이런 선입견은 버리고 오셔도 될 듯 합니다.

그동안 허정 선생님은 공동체의 감각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셨다고 합니다. 우리가 속한 공동체라는 것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자기중심적이고 배타적이고 억압적인 데가 많습니다. '주체와 타자, 중심과 주변, 국가와 민족, 인종과 계층, 남자와 여자, 인간과 자연'  등 무수한 이분법적 틀에 갇혀 있죠. 이런 공동체의 문제를 2000년대 한국문학을 대상으로 살펴보고 또  이를 통해 기존 공동체가 가진 억압적인 성격을 덜어내고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공동체에 대해 모색하고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이들 참석하셔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새로운 공동체 형성에 대한 의견 나누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시: 2010년 7월 27일(화) 저녁 7시
장소: 백년어서원((T.465-1915)

* 참가비는 없으며 찻값(5,000원)만 준비하시면 됩니다.



 

공동체의 감각 - 10점
허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