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으며

대한민국 제헌 헌법의 모델이 된 '바이마르 헌법'

 

 다가오는 2019년, 바이마르 헌법 제정 100주년을 맞아

헤르만 헬러의 주요 저작과 논설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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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헤르만 헬러 지음 | 김효전 옮김

 

 

 

  독일 현대 정치학의 아버지 헤르만 헬러의 저작과 논설을 담은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이 출간된다. 이 책은 총 5편으로 구성되어 바이마르 헌법, 국가이론, 정치 사상 등을 다룬다. 번역을 담당한 김효전 동아대 명예교수는 “헤르만 이그나츠 헬러는 한국의 헌법학이나 정치학에서 그리 알려진 편은 아니지만 바이마르 독일이 고뇌하고 경험한 민주주의 실험과 헌법 현실의 경험은 현재의 우리들에게 어떤 교훈과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라고 말한다. 바이마르 헌법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혁명으로 독일 제정이 붕괴되고, 보통·평등·비례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민의회가 의결하고 공포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으며 각국의 헌법 제정에 큰 영향을 미쳤고, 대한민국 제헌 헌법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9년은 바이마르 헌법 제정 100주년으로, 이 책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와 헌법, 그리고 국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왜

바이마르 독일헤르만 헬러를 불러내야 하는가?

 

  2017년, 우리가 다시 바이마르 독일과 헤르만 헬러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효전 교수는 “지금까지 한국 헌법학이 독일의 특정 몇몇 학자들의 이론에만 의지해온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의 헌법학은 게오르크 옐리네크, 한스 켈젠, 카를 슈미트, 루돌프 스멘트 등 일부 공법학자의 이론과 연방헌법재판소의 판례를 그대로 답습해왔다.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은 보다 비판적인 시각으로 독일 공법학자들에 대한 소개와 연구를 바라보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들의 연구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흡수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한다.

또한, 헤르만 헬러의 정치적, 사회학적 국가학의 태동은 국법 실증주의를 비판하고, 새로운 사회적 법치국가의 시발점이 된다. 우리는 이를 통해 1920~1930년대 독일이 직면했던 사회민주주의 투쟁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외국의 제도와 사상을 공부하는 것, 그것은 결국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바이마르 독일이 고뇌하고 경험한 민주주의에 대한 실험과 헌법 현실이 오늘날 이념, 지역, 계층 간의 갈등이 존재하는 우리 사회에 울림 있는 메시지를 던져줄 것이다.

 

 

 현대적 헌법의 효시, 바이마르 헌법

왜 실제적 효과를 가질 수 없었는가?

 

‘독일제국은 공화국이다.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바이마르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

 

  대한민국 헌법은 바이마르 헌법 체계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졌다. 그러다 보니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 바이마르 헌법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헌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당시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렇다면 현대적 헌법의 효시가 된 바이마르 헌법은 당시 왜 사라지게 되었을까?

  독일은 패전의 혼란 속에서도 1919년 1월 19일 제헌 의회 선거를 실시하고, 같은 해 8월 헌법을 공포했다. 바이마르 헌법은 크게 국가의 구조와 과제, 독일인의 권리와 의무로 구성되어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으로 20세기적 사회국가의 이념이 더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역사적 의의에도 불구하고, 바이마르 헌법은 실제적 효과를 가지지 못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높은 실업률과 치솟은 물가는 정상적인 헌정 질서를 유지하기 어렵게 했고, 전쟁 이후 혼란스러운 사회를 수습하기에 바이마르 헌법은 너무나 이상적인 헌법이었다. 이런 와중에 나치당을 중심으로 한 극우세력들은 극단적 민족주의, 반유태주의, 반공산주의를 기치로 하여 베르사유 조약의 파기와 독일의 재무장을 주장하여 극심한 경제적 고통과 사회적 혼란을 당하고 있던 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그 후 1933년, 히틀러의 나치스 국민혁명이 성공하고, 나치스가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서 바이마르 공화국과 바이마르 헌법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왼쪽부터) 무솔리니와 히틀러

 

헤르만 헬러

 

사회적 법치국가의 창시자이자 나치스에 대항한 투사

헤르만 헬러의 정치사상과 헌법

 

  헤르만 헬러는 바이마르 독일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연방공화국을 뒷받침하는 ‘사회적 법치국가’의 창시자이자 나치스에 대항한 투사로서 재조명 받게 된다.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은 헤르만 헬러의 중요 저작과 논설을 번역하여 옮긴 것으로 독일 현대 정치학, 나치스에 대항한 이론적 토대 등을 만날 수 있다. 제1편에는 「기본권과 기본의무」를 비롯해 7편의 논문과 논설을 싣고 있다. 볼프강 아벤트로트는 헬러를 ‘바이마르 헌법의 정통적인 해석자’로 평가하는데 이 책을 통해 바이마르 헌법과 민주주의 대한 헬러의 강력한 신념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제2편에서는 법과 국가이론을, 제4편에서는 헤르만 헬러의 정치사상을 만날 수 있다. 국법학과 국가학의 탈정치화, 현실에서 유리된 위기감 등을 다루고 있는데 특히 현실과 유리된 국가이론가들에 대한 그의 반발은 법실증주의 비판, 사회학의 비판적 수용, 헤겔 비판, 마르크스주의 비판, 파시즘 비판 등으로 특징된다.

 

 

 어느 사회민주주의자의 고뇌 속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국가론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에서는 법치국가와 독재 사이에서 고뇌하는 헤르만 헬러를 엿볼 수 있다. 제3편 「의회주의냐 독재냐?」에서는 총 10편의 논문을 수록하고 있는데, 이는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시대의 정치상황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대두된 파시즘을 다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헤르만 헬러가 독재의 위기 속에서 ‘사회적 법치국가’라는 개념을 최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의 사회주의에 대한 태도는 마지막 장인 제5편을 통해서 살펴볼 수 있다. 헬러는 바이마르 공화국에 대한 보수 세력의 공격에 대해 바이마르 민주주의는 비독일적인 것이 아니라 근대 독일 고전철학의 정치사상을 정당하게 계승한 것임을 사상사적으로 논증한다. 그는 바이마르 공화국을 존속시키기 위해 무엇보다 사회주의와 국민주의의 화해와 통일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전한다.

  헤르만 헬러는 조직론에 의하여 종래의 독일 국가학의 결함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바이마르 헌법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민주주의 운동에 그 이상적 원리인 민주주의 국가론을 제공하려 하였다. 그가 그려낸 이상적인 사회와 국가, 그리고 이를 규정하는 헌법.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은 사회민주주의자 헤르만 헬러가 내란과 독재를 피하고 독일을 국민의 국가로서 재생시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저자 | 역자 소개]

 

 

글쓴이 헤르만 헬러 Hermann Heller

  킬 대학 사강사. 라이프치히시 성인교육국장. 1927년 『주권론』의 출판으로 당시 이미 이름을 떨치던 카를 슈미트, 한스 켈젠, 루돌프 스멘트와 함께 제1급의 공법학자이자 정치학자로서의 반열에 오른다. 베를린 대학 조교수(1928~1932), 이어서 프랑크푸르트대학 정교수(1932~1933)가 된다. 그는 군주제의 부활을 비롯하여 공산주의・파시즘 그리고 나치즘의 위협을 받고 있던 바이마르 공화국을 옹호하기 위해서 목숨을 걸고 투쟁한다. 1933년 나치스가 정권을 장악하자 스페인으로 망명하지만 4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헬러는 법실증주의에 대한 예리한 비판자, 바이마르 헌법의 수호자, 파시즘과 나치즘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맨몸으로 투쟁한 투사, 독일 사회민주당의 이론가, 사회민주적 국가학의 대표자, 사회적 법치국가의 제창자, 독일 현대 정치학의 건설자 등으로 불린다.

 

 

옮긴이 김효전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부터 2010년까지 동아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법대학장,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역임하였다. 그동안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초청교수, 미국 버클리대학 방문학자, 한국공법학회 회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학술원 회원이자 동아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저자는 근대 한국 헌법의 발전을 수용사와 개념사라는 시각에서 천착하여 한국법학의 연속성과 정체성의 확립에 주력하였다. 또한 독일 공법이론의 주요 문헌들을 한국어로 번역하여 한국헌법의 이론적 토대를 공고히 하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주요 저작으로는 『서양헌법이론의 초기수용』, 『근대한국의 국가사상』, 『근대 한국의 법제와 법학』, 『헌법』 등이 있으며, 번역으로는 G. 옐리네크의 『일반 국가학』, C. 슈미트의 『정치신학』, 『헌법의 수호자』, E.-W. 뵈켄회르데의 『헌법・국가・자유』, 『헌법과 민주주의』, G. 옐리네크외, 『독일기본권이론 이해』, H. 헬러의 『주권론』등 30여 권이 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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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실제 모습이 궁금하시다면?! 

 

▶ 신간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커버를 벗겨보았습니다 (어머 >.<!!)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헤르만 헬러 지음 | 김효전 옮김 | 46판형 | 994쪽 | 70,000원

 | 978-89-6545-392-5 93360

 

 

독일 현대 정치학의 아버지 헤르만 헬러의 저작과 논설을 담은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이 출간된다. 이 책은 총 5편으로 구성되어 바이마르 헌법, 국가이론, 정치 사상 등을 다룬다. 바이마르 헌법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민주적인 헌법으로 평가받으며 각국의 헌법 제정에 큰 영향을 미쳤고, 대한민국 제헌 헌법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다가오는 2019년은 바이마르 헌법 제정 100주년으로, 이 책을 통해 오늘날 한국 사회와 헌법, 그리고 국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바이마르 헌법과 정치사상 - 10점
헤르만 헬러 지음, 김효전 옮김/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 경       축 *

서요성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2016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유월에 들어서서 산지니 식구들이 가장 기다린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2016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결과 소식!!

 

지난 봄, 세종도서 학술부문에

산지니에서 출간된 우수한 학술서들을 신청했거든요.

 

지난 30일(목) 드디어 결과 발표가 났습니다.   

 

 

결과는? 두둔!!

 

 

 

서요성 선생님의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

철학/심리학/윤리학 분야에 선정됐습니다!

 

이 책은 지난 5월 한국과학기술도서상 저술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는데요.

올 상반기에만 벌써 2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서요성 선생님, 정말 축하드려요 : )

 

 

 

서요성 선생님의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현대 뇌과학은 물론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그리고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연구서입니다.

 

  이 책은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하는데요, 저자 서요성 교수는 철학적 망설임과 과학적 실증을 아우르는 새로운 뇌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기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 ‘가상현실 시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와 뇌라는 물질에 대한 필수 지식을 축적하고 이에 대한 신선한 사유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사진출처: 구글 

세기의 대결이 끝났습니다.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 사이의 바둑 대결 말입니다.

알파고가 3연승을 하면서 승부는 이미 결정되어 있었지만 

네 번째 경기에서는 이세돌 9단이 승리했지요.


이 대결에 대해, 누군가는 이세돌 9단이 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 했고

누군가는 당연히 이세돌 9단이 이길 것이라고 했지만

4:1 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온전히 표현할 수 없는, 아무도 생각지 못한 결과들이 나오면서 

인공지능이나 인간의 능력에 대해 간단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게 된 것 같습니다.


1: '뇌 vs CPU'인가, '정신 vs 물질'인가


난생 처음 바둑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지난 몇일간 가슴 졸이며 뉴스를 찾아보곤 했는데요. 

인공지능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전무하다 보니 

승부와 별개로 이 대국에 대한 언론의 보도 방식이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대국이 '인류 대표'와 '기계 대표' 사이의 대결로 다뤄지면서

알파고는 감정적·체력적 동요가 없는 차가운 확률가로 묘사된 반면


한겨레 신문의 기사


이세돌 9단의 경우에는 창의성, 감정, 도전정신이 강조되었습니다.


출처: 문화일보



한 기사에서는 이세돌 9단이 첫 승리를 거두고 "인간적으로 정말 기뻐했다"고 하기도 했지요.

인간적으로 기뻐하는 건 어떻게 기뻐하는 건가요?ㅎㅎ

출처: 세계일보


그런데 이세돌 9단의 1승 이후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던 단어가 '정신'인 것 같습니다. 


"인간만이 가진 불굴의 도전정신" (해럴드경제)

"인공지능은 보여줄 수 없는 ‘도전정신’과 ‘투지’" (경향신문)

“이세돌, 승패를 떠나 인류 정신력의 승리” (연합뉴스


"이세돌 정신력에 기계 무릎 꿇었다" (한국일보)


'도전정신'에서 '정신력'까지, 인간의 '뇌'보다 '정신'에 주안점이 두어진 것은

극히 일부분의 기능뿐이라지만 이미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따라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물질 대 물질, 즉 '뇌 vs CPU'라는 접근보다 '정신 vs 물질' 구도가 돋보였습니다. 

실제로 '정신'은 고대에서부터 인간과 다른 동물들(또는 동물로 여겨졌던 다른 인간들)을 

구별해주는 특징으로 여겨져왔지요.



2: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날이 올까?

출처: 수퍼리치


창의력의 영역으로 여겨왔던 바둑에서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상대로 승리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 또한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런 'AI 포비아'는 머지않아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미래가 올 수도 있겠다는 추측에 기반하고 있는데요. 

국내 저자로서는 최초로 뇌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해 이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스마트폰과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 속으로 어느때보다 깊숙이 들어온 오늘, 

현대 뇌과학은 물론 고대철학과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책입니다.


3: 뇌 =/= 정신


뇌와 정신, 이 둘은 동의어로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에서는 뇌를 ‘의식의 요람’으로,

그리고 정신은 ‘의식의 지향점’으로 정의합니다. 

이러한 개념적 정의를 바탕으로 뇌와 정신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고찰하지요.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요?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를 통해 조작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지요. 

워쇼스키 자매의 대표작인 이 영화는, 

뇌의 원리를 이해하면 인간 의식이나 외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합니다. 



<매트릭스>는 진짜와 가짜의 인식론적 문제뿐만 아니라 의식에 관한 전반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의식의 시작은 물질의 창발적 요인에 있다. <매트릭스>에선 정신이 프로그램의 규칙적인 알고리듬과는 다른 무정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음을 암시한다. 따라서 기계적 요소의 집합체인 인공생명은 단백질이나 DNA의 분자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유기체인 인간과 같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고, 뇌지도가 광활한 정신세계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도 있다. 즉 뇌에 대한 물리학적 접근만으로 정신활동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상현실과 <매트릭스> 그리고 뇌」 중에서


20여 년간 의식과 뉴런 활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온 크리스토프 코흐 박사 또한 

정신을 뉴런의 방전으로 밝히려 했던 크릭과 자신의 시도가 

벽에 다다랐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합니다. 

뉴런의 전기활동은 객관적으로 분석이 가능하지만, 

감각은 그 자체이지 다른 어떤 것에서도 유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출처: The Drunken Odyssey


"의식이 발현 현상이라면 궁극적으로 신경세포들의 상호작용으로 환원될 수 있으며, 몇몇 동물은 의식적이고 그 외의 동물은 의식이 없다고 밝혀질 것이다. (…)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주관성은 물리적 기반에서 일어난 발현 현상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종합해 아래와 같은 주장을 합니다.


의식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궁극적 실체인 “모나드”다. 코흐는 고급한 정신은 물론이고 초기 의식에 대한 정체성 해명 작업마저도 신경상관물에 근거한 물질적 접근만으로 부족함을 자인한다. 따라서 마지막 장에서 본 연구자는 신경생물학자들이 말하는 의식의 신경상관물을 넘어 정신이 구체화된 몇 가지 경우를 소개할 것이다. 정신은 뇌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아니다.

―「가상현실과 <매트릭스> 그리고 뇌」 중에서



4: "정신은 뇌가 조종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이 아니다" 


출처: http://www.olssongerthel.se/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헤겔 철학의 '정신' 개념을 되새깁니다. 

뇌에는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여 있고 이 세포들 사이에서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만, 

헤겔에 따르면 뉴런 활동은 ‘의식’이지 ‘정신’은 아니라고 합니다

의식이 감각과 학습 활동을 지칭한다면 

정신이란 자의식, 이성, 절대지라는 비물질적 영역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 인간의 뇌를 똑같이 재현할 수 있게 되더라도

인간의 정신까지 기계가 지배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일 것 같습니다. 


5: 사람스러운 인공지능?


1승 후 활짝 웃고 있는 이세돌 9단.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세돌 9단이 4국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정신력'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기계 대표' 알파고에게서 

우리가 '사람'의 면모를 읽어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알파고가 기존 바둑 격원에 어긋나거나 불리해보이는 결정을 내렸을 때, 

많은 사람들은 "알파고가 실수를 했다"고 말했는데,

승률을 계산해 바둑을 놓는 알파고에게 '실수'라는 말은 사실 성립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세돌 9단 또한 알파고가 "집중력에서는 우위"라며 알파고를 의인화했고,

'알 사범'이라는 별명이 나타나는 한편 한국기원에서는 '명예 9단증'을 발급하는 등 

알파고와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점차 알파고에게 '사람 대우'를 하고 있지 않은가, 

알파고가 사람 같아지지 않았나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람과 기계의 차이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편집자로서 국어대사전을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요 의미만 정리해보았습니다.



사람[사ː-]  

「명사」

「1」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8」뛰어난 인재나 인물.

「9」어떤 일을 시키거나 심부름을 할 일꾼이나 인원.



기계06(機械)[-계/-게]  

「명사」

「1」동력을 써서 움직이거나 일을 하는 장치. 

「2」생각, 행동, 생활 방식 따위가 정확하거나 판에 박은 듯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자기 뜻이 아닌 남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우리는 사람에게서 기계를 보기도 하고

알파고와 같은 기계를 사람으로 읽어내기도 합니다.


사람이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이라면, 

우리는 어쩌면 이미 인공지능과 함께 사회를 이루어 살고 있지 않을까요. 


인공지능을 알고자 한다면 사람의 뇌를 깊이 파악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뇌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전문화되어 이해하기 어렵지요.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하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 여러분의 삶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 | 학술 인문 | 신국판 384 | 28,000

2015년 12월 15일 출간 | 978-89-6545-323-9 93100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저자는 현대 뇌과학은 물론 스피노자 철학,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언론스크랩] 

오감과 관찰에서 현실에 개입하는 정신에 이르기까지 (교수신문)

플라톤에서 매트릭스까지 담론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하다 (경기신문)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책을 말하다_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산지니|384쪽|28,000원

감각, 지각, 오성은 물질적 의식에 속한다. 이때 뇌의 뉴런 활동이 감각 및 학습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의식, 이성, 절대지는 뇌로 소급할 수 없는 정신이다. 자의식이 점차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자아가 생긴다. 자아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식을 펼쳐 나가는데, 이것이 사유이다.


이 책은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 1편(1999)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기획된다. 그 공상과학영화는 이미 특수효과, 음악, 편집 부문에 아카데미상을 받았고, 후속편도 기획되고 있던 차였다. 개인적으로 학위논문에서 문학과 공연의 경계 장르인 연극에 천착하면서, 학문의 정체성 및 월경을 흥미롭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이후의 학회논문에서도 이성과 감정, 물질과 정신의 상관성은 물론이고 연극과 철학, 역사와 예술, 과학과 인문학 등 학문의 통합적 이해에 관심을 뒀는데, 마침 학계에서도 학제간 개념이 유행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매트릭스」는 기상천외한 활극이 아닌 철학적 알레고리로 다가왔다. 주인공 앤더슨은 아바타가 돼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던가, 복제 프로그램이면서도 인간과 같은 외양, 지능, 언어를 구사하는 스미스 요원은 로봇의 진화된 버전이며, 뇌를 복제하고 정신세계를 완전히 파악한 전자 뇌세포의 가상인물을 비유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었다. 극한으로 발전된 과학기술 시대에 매트릭스의 설계자 아키텍트의 예언대로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가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는 갓 태어난 아기가 성장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세계로서 가상현실을 상상한다. 매트릭스 시스템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모든 인간의 목덜미에 장착된 바이오 포트(bio port)를 통해 뇌에 접속한다. 그 섬세한 전선들이 대뇌피질에 수천 개의 작은 전극으로 자리를 잡으면, 매트릭스 컴퓨터에서 주는 신호만을 인간이 지각하게 된다. 이처럼 뇌만 장악된다면, 인간은 없다는 것이다.
가상현실이 끝내 현실을 완전히 대체하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영화에서 이런 디스토피아적 유토피아에까지 다가가지 못한다. 가상현실은 완벽해 보이지만, 네오나 모피어스와 같은 돌연변이의 출몰을 막을 수 없다. 주인공들은 지난날 가축처럼 사육돼온 자신의 진짜 모습에 전율하며, 매트릭스라는 속박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들은 해방을 꿈꾸며 실제하지(exisieren) 않는 실재(Realitaet)를 자신의 이상으로 상상한다. 그들은 매트릭스에서 벗어나 진짜 인간들이 사는 세계를 건설하려 하며, 그런 저항 앞에 매트릭스의 꿈은 실패로 돌아간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인류를 구해낸 정신은 무엇일까. 아키텍트의 체념적 고백처럼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 활동을 모방한 기계 환경에 불과하며, 인간의 정신은 뇌로 간단히 환원될 수 없다. 인류의 저항, 희생, 관용, 배려 등과 같은 이타심은 비물질적 정신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것이다.
철학자 헤겔은 주저 『정신현상학』 (1807)에서 의식(감각, 지각, 오성)이 정신(자의식, 이성, 절대지)으로 고양되는 과정을 따라간 적이 있다. 의식은 궁극적으로 절대지로 향한다. 의식 및 정신 활동은 역동적이기 때문에 감각, 지각, 오성 단계를 거치고 자의식을 지나 이성을 넘어 진리로 고양되는 것이다. 의식이 정신으로 변신하여 자신의 심층부를 드러내는 일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감각, 지각, 오성은 물질적 의식에 속한다. 이때 뇌의 뉴런 활동이 감각 및 학습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의식, 이성, 절대지는 뇌로 소급할 수 없는 정신이다. 자의식이 점차 뚜렷해지는 과정에서 자아가 생긴다. 자아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의식을 펼쳐 나가는데, 이것이 사유이다. 사유는 외부의 대상에 대하여 독자성을 드러낸다. 사유를 통해 대상은 개념으로 다가온다. 그럼으로써 자아는 대상과 통일된다. 
특히 헤겔은 이성의 단계에서 이성이 관찰하는 정신 활동에만 머무르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성은 주어진 현실에 개입하는 정신(Geist), 즉 행위하는 현실적 의식으로 도약한다. 정신은 기존의 도덕과 관습 등을 받아들이면서 현실에 적응할 뿐만 아니라 현실을 고쳐나가는 능동적인 의식이다. 정신은 현실과 모순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때로는 일탈적인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 정신은 주어진 환경을 변혁하고 모든 가치관 수용 문제를 개인의 존엄성으로 환원함으로써, 자의식을 현실세계에 대치시킨다.


이때부터 개인은 개체가 아닌 세상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 재탄생한다. 그는 생물학적인 존재의 한계성을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자신의 정신을 드러낸다. 자아는 정신의 단계에서 비로소 타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대방과의 통일을 의식하면서도 보편적인 의식을 갖게 되는 것이다.
처음에 개별 의식으로 드러났던 이성은 세상과 고립된 의식이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통일을 가능하게 하는 의식임이 밝혀진다. 이제 정신은 개별과 보편, 부분과 전체를 매개하는 중간 의식으로서 이해된다. 자의식 단계에서 보였던 타자와의 부정적인 관계는 긍정적인 관계로 바뀌고, 대립적 관계들은 지양된다.
정신에서 모든 대상의 제약은 극복된다. 존재는 개념이나 사유로 파악되고, 사유는 존재가 되며, 현실도 직접적인 존재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말하자면 신과 인간의 통일이 이루어진 절대지에서 감각과 지각이라는 대상적 의식이 완전히 극복된다.


이처럼 의식은 절대지로 향하는 과정에서 점차 물질이라는 조건으로부터 벗어난다. 헤겔은 정신을 단일한 현상으로 파악하지 않고, 다양한 의식 양태가 지양된 결과로 보고 있다. 말하자면 이후 단계의 의식이나 정신이 이전 단계의 의식이나 정신의 특성을 보존하면서도 그것과 같지 않으며, 볼륨이 보다 커지면서 절대지에 접근한다. 헤겔은 정신이 감각적 지각의 상태에 머물기보다 이성적 상태로 나아가면서, 궁극적으로 뇌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인류를 분석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헤겔은 뇌가 관장하는 의식과 뇌가 상관하지 않는 정신에 관한 이론을 선취하고 있다. 뇌는 정신 활동의 계기로 작동하지만, 정신 모두를 설명할 수 없다. 그의 주장은 현대 신경과학이 분석한 의식의 탄생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


의식의 근원지는 뇌는 유전자, 원자, 분자, 세포, 혈액 등과 같은 물질들로 이루어진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인 곳이다. 그들 사이에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신경생물학자 코흐는 뇌에서 가장 발달한 물질이 의식일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이성에서 정신이 최고점에 도달한다는 헤겔의 정신현상론과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위대한 관념론은 사변 담론이 아니라 근원과 법칙을 설명하는 과학적인 진술과 동일한 위상을 누린다. 헤겔의 철학은 표현 수단이 다를 뿐, 신경과학적 측면에서 ‘명예’ 과학의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사료된다.
현대 철학자 들뢰즈도 철학과 과학을 예술과 더불어 사유의 세 가지 형식이라고 말한다. 철학, 과학, 예술은 첫째, 보이는 것을 다시 재현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점에서, 둘째, 세 가지 사유는 각각의 제한된 형식을 통해서 무한한 우주의 본질을 규명하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교수신문 | 2016-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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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서요성 대구대·독어독문학과
필자는 독일 빌레펠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브레히트학회 편집위원장으로 있으며, 공연예술과 문예학, 모더니티, 과학과 인문학의 상관성에 관한 논문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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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서요성|산지니|384쪽|2만8천원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와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돼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도전하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현대 뇌과학은 물론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그리고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연구서다.

총 6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한다.

1장 ‘정신과 물질에 대한 표상들’에서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신, 물질, 뇌의 여러 담론을 종합적으로 제시한다.

고대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뇌는 일원론적 혹은 이원론적 토대보다 물질과 의식의 특징을 동시에 지닌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현대 과학계가 주도하는 철학과 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에 대한 여러 경우들을 간과할 수 없다.

2장 ‘데카르트와 헤겔의 관념론’에서는 뇌와 정신을 통합적으로 이해한 첫번째 학자인 테카르트의 융합적 철학을 분석한 후 헤겔의 정신현상에 대해 논의한다.

3장 ‘19세기의 뇌: 정신의 순수성에 대한 의심’은 뇌가 그 자체로 본격적인 관심을 받게 된 19세기의 연구 환경을 서술함으로써 뇌과학 이론의 타당성을 타진한다.

의식은 뇌의 방대한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에서 발생한다. 이런 주장은 고전물리학을 성찰하게 하고, 철학적 관념론을 비판한다. 뿐만 아니라 뇌 연구의 순수성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담론도 언급돼야 한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신경과학 이론의 반석은 무엇일까? 이것은 4장 ‘20세기의 뇌와 정신: 양자물리학+뉴런 신경과학+인지 신경과학+감정 신경과학’에서 언급된다.

5장 ‘가상현실과 매트릭스, 그리고 뇌’에서는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교차 지점을 뇌의 차원에서 다룬 영화 ‘매트릭스’를 분석하며, 마지막 6장에서는 물질의 지배를 넘는 정신의 초월성과 순수성을 언급한다.

저자는 책 뒷편 ‘나가면서’를 통해 이같이 말한다.

“양자물리학, 뉴런, 인지, 감정 신경과학에서 생산된 각각의 담론들은 대단히 논쟁적이지만, 아직 뇌와 정신을 통합적으로 해명하는 데 필요한 결정적인 결과물을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의 뇌과학은 철학자의 저서와 개념을 단순 인용이나 수사학적 근간으로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철학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통해 뇌와 정신의 큰 상관 지도를 그렸으면 한다. 그럼으로써 뇌는 물론이고 정신의 실체에도 가까이 접근할 수 있으며, 그 이후에야 비로소 자유나 평등의 조건을 가릴 수 있다고 사료된다.”

김장선 | 경기신문 | 2015-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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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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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현대 뇌과학과 스피노자 철학, 영화 <매트릭스>를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이러한 근원적 질문에 도전하는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과 정신의 긴장된 관계 속에서 축적된 여러 담론을 융합한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은 현대 뇌과학은 물론 플라톤, 데카르트, 헤겔, 스피노자 철학, 그리고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에 대한 세기에 걸친 사유를 독자의 삶 가까이로 끌어오는 연구서이다. 이 책은 뇌과학 연구를 풀어쓰는 데 그치지 않고 학문의 역사적 변화를 추적하며, 정신에 대한 철학 이론을 과학적 발견과 연관해 새롭게 해석한다. 저자 서요성 교수는 철학적 망설임과 과학적 실증을 아우르는 새로운 뇌 연구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인공지능과 스마트 기기가 생활 속으로 들어온 ‘가상현실 시대’,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자유의지와 뇌라는 물질에 대한 필수 지식을 축적하고 이에 대한 신선한 사유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미지: Russell Shorto. Descartes' Bones 출처: 위키피디아


정신과 물질의 이분법 거부하는 뇌를 인지하고

‘이원론자 데카르트’ 편견 깨는 융합적 함의를 발견하다

만물을 정신이나 물질, 두 가지 중 하나로 환원하려는 시도는 세기에 걸쳐 이루어져왔다. 정신은 불가분하고 그 정체가 무한한 반면, 물질은 세포나 미립자 등의 요소들로 쪼개지면서 결정론적인 성향을 띤다. 이러한 이분법의 틈에서 의식 활동과 관련된 물질로 지목되어온 뇌는 사유와 지성의 장소로 여겨지고, 심지어 정신과 동일시되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뇌 담론을 종합하며, 저자는 뇌는 의식과 물질의 중간적 존재, 아니 정신의 자율성과 물질의 결정성의 특징을 모두 포함한 제3의 존재로 가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주장은 데카르트 철학의 재발견으로 이어진다. 데카르트는 이원론의 대표적 철학자로 비판받아왔지만, 저자는 데카르트가 영혼(정신)을 물질과 구분하면서도 정신과 신체를 연결하는 뇌의 송과선과 같은 매개 기관을 중요시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데카르트 철학을 평가할 때 항상 거론하는 이분법적 특징이란 세밀하지 않은 편의주의적인 틀일 수 있다. 왜냐하면 그의 저서에서 이분법적 언급은 일관성을 띠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 물질은 의식과 대립하지만, 이성과 신체(심장과 같은 기관), 정신과 뇌의 구분은 선명하지 않다. (…) 본 연구자는 신체와 뇌를 대립적인 정신이나 물질 범주로부터 따로 떼어냄으로써 이분법에 대한 성찰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를테면 만물을 영혼(정신), 물질, 신체(심장), 뇌로 구분해볼 수 있다. 여기서 신체(심장)와 뇌는 영혼과 물질 사이를 매개하는 항으로 보면 된다. 그러므로 데카르트 철학은 뉴턴 물리학보다 의식을 강조한 양자이론과 관련시킬 필요가 있다. (65~66쪽)

저자는 섬세한 독해를 통해 데카르트 철학이 현대 뇌과학에 가지는 함의를 발굴하고, 복합적 성격을 가진 뇌를 일원론 또는 이원론에 끼워 맞추기보다 새로운 사고방식을 통해 인지하고 있다.



정신의 순수성에 도전한 19세기 생리학, 심리학

자유의지를 인정한 20세기 양자물리학

물질 결정론이 지배적이었던 17세기를 지나, 19세기에 생리학과 심리학은 철학적 이원론과 과학적 일원론 사이에 가교를 놓는다. 정신과 물질은 이제 고립된 실체가 아닌 상호관계에서 이해되기 시작한다. 생리학은 정신을 신체(물질)의 기능으로 이해한다. 심리학은 인간 행동에 대한 과학적 해명을 표방하며 행위의 근원이 영혼인지 무의식인지에 대한 논쟁을 일으킨다. 생리학자들이 신경학적 관점에서 뇌를 ‘영혼이 없는 기계’로 여기게 되면서, 인간의 행동은 신경계의 상호작용 결과뿐이라는 설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20세기에 새로운 과학 분야가 등장하면서 뇌와 정신에 대한 분석은 좀 더 섬세해진다. 예를 들어, 양자물리학은 자연에 연속성이 아닌 불연속성이 있음을 발견하고, 실재를 객관적인 존재가 아니라 주관과 상호작용하는 존재로 설정한다. 그렇다면 뇌의 심리 과정을 물리적 메커니즘으로 연구하더라도, 정신 활동의 주관적 성질이 있기 때문에 이를 물리학적 법칙 내에서 완전히 파악할 수 없다. 인과적 틀을 넘어서 물질과 의식의 관계를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저자는 뉴런·인지·감정 신경과학과 같은 새로운 학문의 성과들을 서술하는데, 과학과 문학을 함께 다뤄 전문적 지식이 없는 독자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논의를, 셰익스피어의 『맥베스』와 감정 신경과학 연구를 엮어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과학적 성과들을 흥미진진하게 서술한다.



출처: 영화 <매트릭스>


컴퓨터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까?

물질을 초월하는 ‘정신’을 되새기다

블록버스터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의 뇌가 컴퓨터를 통해 조작되는 미래를 상상하고 있다.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의 교차 지점을 다룬 이 영화는, 뇌의 원리를 이해하면 인간 의식이나 외부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다. 이제 인공지능, 유전자 조작, 로봇 등의 기술 발전은 공상을 실제로 만들고 있다. 컴퓨터 과학기술은 생물학적이고 시공간적인 한계를 뛰어넘어 인류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저자는 헤겔 철학의 ‘정신’ 개념을 되새긴다. 뇌에는 신경세포 40억 개가 모여 있고 이 세포들 사이에서는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만, 헤겔에 따르면 뉴런 활동은 ‘의식’이지 ‘정신’은 아니다. 의식이 감각과 학습 활동을 지칭한다면 정신이란 자의식, 이성, 절대지라는 비물질적 영역이다.

뇌에 대한 연구는 갈수록 전문화되어 해당 학계 밖에서는 접하기도 이해하기도 어려운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 인문학과 뇌과학의 융합에 기여하는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이 더욱 가치 있는 연구서인 이유이다. 그동안 단순 인용 정도에서 그쳤던 학문 간 교류에 깊이가 더해진다면, 우리는 뇌와 정신의 실체에 접근함으로써 비로소 자유나 평등의 조건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서요성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대학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에 유학하여 빌레펠트 대학교(Universität Bielefeld) 언어문예학과에서 독일현대연극 논문으로 박사학위(Ph.D)를 취득하였다. 귀국 후 2007년 9월부터 대구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5년 독일 마인츠대학 독일연구소(Deutsches Institut) 객원을 역임했고, 한국브레히트학회 편집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공연예술의 초대』, 공저로는 『하이너 뮐러의 연극세계』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도축장의 성 요한나』가 있다. 그밖에 연극과 문예학, 문화비평, 모더니티, 과학과 인문학의 상관성 등 학문의 통합적 이해와 관련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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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의식세계에 개입하는 과학과 새로운 인문학적 사유

서요성 지음 | 학술 인문 | 신국판 384 | 28,000

2015년 12월 15일 출간 | 978-89-6545-323-9 93100

‘의식의 요람’이라 불리는 뇌, 그리고 ‘의식의 지향점’인 정신. 이 둘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 것일까? 인간을 동물과 구별해주는 결정적 요소로 여겨져온 정신은 신경세포들의 전기화학적 활동만으로 설명되는가? 저자는 현대 뇌과학은 물론 스피노자 철학, 고전문학과 영화 <매트릭스>까지 넘나들며 뇌와 정신의 상관성을 해명한다.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 - 10점
서요성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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