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에서 열리는 이름도 귀여운 '한우랑 사과랑' 축제에

귀농 에세이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가 대표도서로 전시된다고 해요.
축제 가서 한우, 사과도 드시고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보면 아는 체 해주셔요. :)

 

 

 

 


 

 

장수군 ‘한우랑 사과랑 축제’ 내달 6일 개막

 
지난해 열린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에서 ‘토마토 속 황금반지를 찾아라’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토마토 속에 들어 있는 반지를 찾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장수군 제공

 

한우와 사과, 오미자 등 빨간색의 청정 농축산물을 주제로 한 제13회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가 9월 6일부터 사흘간 전북 장수군 의암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장수 한우랑 사과랑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육성 축제와 2019년 전북도 최우수 축제로 지정됐다. 

올해 축제는 전통과 현대 미래가 어우러진 지역 개발형·체류형 문화 관광 축제를 비전으로 7개 분야 70개 프로그램으로 짜였다. 담백하면서도 육즙이 풍부한 한우를 맛볼 수 있는 ‘장수 한우마당’과 1박 2일 체류형 프로그램인 ‘적과 동침’, ‘한우 곤포 나르기 대회’, ‘토마토 속 황금반지를 찾아라’ 등이 있다.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프로축구 전북 선수들이 첫날인 6일 오전 11시 다목적체육관에서 팬 사인회를 갖는다. 인기 그룹 코요태와 노라조가 축제의 막을 열고 7일에는 싸이, 면도, 블랙나인, 최서연 등이 참여하는 ‘장수 락 페스타’가 축제를 절정으로 이끈다. 8일 폐막식에는 트로트 가수 박상철, 금잔디, 박혜신, 설하윤 등이 출연한다.

이 밖에 행사장에서 판매하는 한우를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셀프식당도 운영돼 질 좋은 장수 한우를 저렴한 가격에 현장에서 맛볼 수 있다.

장수군 관계자는 “지난해 32만 명이 축제를 찾아 112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올렸다”며 “생산자와 소비자가 수확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기사 원문 바로가기 

Posted by 실버_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징그럽게 깔끔한 도시여자가 무진장(무주·진안·장수) 먼 산골짜기로 들어가더니 5년 만에 완전 깡촌 여자 ‘장수댁’이 되었다" 책 뒤편 추천사부터 범상치 않은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산지니·1만5,000원)’의 저자는 조혜원(43)씨. 장수군 번암면 터를 잡은지도 어느새 6년차에 이른 조혜원 작가는 남편과 텃밭농사를 지으며 밤에는 일상 속에서 느낀점을 올리는 ‘주경야페’의 삶을 살고 있다. 시골 생활의 녹록치 않음과 그럼에도 즐거운 삶이 페이스북에서 지면으로 실린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녹음의 향기가 가득하다.


조혜원 작가는 서울 토박이자 ‘여성신문’ 기자, 출판사 편집장을 지냈다. 시골의 텃밭 앞에서는 그간의 경력이 무색하게 근육과 경험으로 겪어야 하는 일에 대해 난감해하며 그 과정을 풀어썼다. 4개의 목차로 이뤄진 이 책은 4계절의 정취가 깊게 배었다. 산골의 봄은 도시보다 늦고, 겨울은 쉽사리 빠르지만 계절마다 작가가 직접 농사를 시도하고 망치고 그럼에도 결과를 얻는 과정은 도시의 삶에서 결여된 ‘노동의 자연스러운 현장’이 배어있다.

쑥과 고사리, 으름과 산딸기, 호박과 고구마, 시래기와 김장, 소리만 들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이 수확과정은 절대 녹록치 않다. 고라니와 뱀, 벌의 위협과 노동의 과정에서 상처도 뒤따른다. 잡초와의 싸움은 농사철 내내 끊이지 않는다. 허나 일상의 사소한 행위, 빨래, 장담그기, 나물캐기, 전부치기 등에서 작가는 불평보다 감사를 얘기한다. 웃음과 아픔이 공존하는 내용들이 독자를 작가가 겪은 현장으로 얽는다.

도시를 ‘극복’하게 되었다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이제 작가의 뿌리가 옮겨심겨졌다는 것을 드러낸다. 치과예약을 위해 2시간 일찍 집을 나서고, 서울 국립극장에서 추억을 더듬으며 신나는 마당놀이를 즐기지만 결국 작가는 집으로 돌아와 자신을 위해 만들어준 작은 컵을 잡는다. 이 손동작으로 작가의 마음이 산골에 확연히 뿌리를 내린 것이다.

시골 생활 동안 직접 찍은 사진이 글 사이서 맛을 돋우는 점도 포인트다. 사진의 각주 속에서 작가의 멘트를 찾아 읽다보면 숲 사이서 발견하는 과일 같은 매력이 담겨있다.

 


 


작가는 인터뷰에서 “지금도 텃밭에서 다품종 소량으로 텃밭을 일구고 있으며 가을쯤에는 책과 함께 머물 수 있는 북스테이를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시골의 좋은 점은 이곳에 머물면서 기타를 치고 노래하는데 눈치를 안 보게 되었다. 예전에는 밤에는 외로움과 헛헛함이 어딘가에 남아있었지만 지금은 밤마저도 사랑스럽다”고 답했다.

연극배우이자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인 김성녀 씨는 “세상을 바꾸겠다는 정렬로 뜨겁던 그녀가 농촌에서 행복함과 평온이 느껴지는 모습에 진정으로 사람사는 것 같다”며 “혼란스러운 사회에서 귀촌의 삶을 설계하는 용기에 감동했다”고 평했다.

귀향과 귀촌의 삶이 궁금한 사람, 시골살이에 대해 꿈꾸는 사람이라면 페이지를 열어 마지막 페이지가 닫힐 때까지 멈추지 않을 매력을 지닌 이번 에세이는 전북의 광활한 자연의 내음이 잉크 사이마다 스몄다.


출처 : 전북도민일보(http://www.domin.co.kr)
원문 바로보기☞ http://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6282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 10점
조혜원 지음/산지니

Posted by 에디터날개

댓글을 달아 주세요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 

정우련 작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산지니 2월 인턴 봉선2 입니다. 

『이야기를 걷다 - 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서평에 이어, 이번에는 직접 작가님을 뵙고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라는 자리에서 작가님과 만나기 전 떠올랐던 단상과 함께, 기억에 남았던 작가님의 대답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첫 소설집 『빈집』(2003)이후, 오랜만에 산문집으로 돌아온 정우련 작가와의 만남을 소개합니다!   

 

내가 침묵의 언어를 이해하게 된 건 순전히 S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나랑 열쇠고리처럼 붙어 다니기 시작한 아이였다. 그 아이는 나와는 달리 방울처럼 활발했다. (중략)어느 날부턴가 S가 결석을 했다. 선생님의 부탁으로 그 아이 집을 찾아갔다. 몇 조각인지 모르게 쩌억 갈라져 테이프를 붙여둔 그 집 유리창문이 생각난다. 나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라 웃음기를 싹 거두어가던 곤혹스런 표정까지. 찢어지게 가난한 제 집 형편을 들켜버린 때문일까. 그 뒤로 학교에 온 S는 말이 없었다. 나는 그 아이 속에 있는 슬픔을 보았다. 그전보다 더 그 아이에게 살갑게 굴었다. 그 아이는 그럴수록 더 입을 꼭 다물었다. 슬픔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송정 연가」,  『구텐탁, 동백아가씨』 중에서 

  

 ▲구텐탁, 동백아가씨 표지

 

책을 읽기 전에 문득제목이 궁금했다<구텐탁, 동백아가씨>. 한국말로 하면 안녕하세요, 동백아가씨쯤 되겠다. 2013 10, 파독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이미자, 조영남, 아이돌 가수 2PM이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공연을 했다. 음악회는 성황리에 끝이 났고, 공연을 보며 눈물 짓는 교민의 모습에 그들의 서러움과 애환,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에세이집들은 화려한 제목으로 독자를 유혹한다. 구텐탁 동백아가씨가 방영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나는 북 콘서트나 강연 등으로 다양한 작가를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책을 읽고 그 책을 쓴 작가를 만나보며 느낀 점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는 문체와 성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정우련 작가도 그랬다. 담백하고 조곤조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특유의 솔직함으로 가슴을 퉁, 하고 울리는 그녀의 문체는 독자의 마음 속에 감동을 일으킨다. 정우련 작가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내가 상상했던 대로 온화하면서 솔직했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다.  


▲창 밖을 바라보는 작가님


1. 『구텐탁, 동백아가씨』가 출간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2003년 소설집 『빈집』(하늘연못)을 출간하신 이후 정말 오랜만에 산문집을 내셨는데요. 출간 이후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책이 나오고 난 뒤, 주위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글을 써야 하는데 제 글이 청승맞다 보니깐(웃음) 산문집을 읽고 울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2. 책을 엮으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소설은 허구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을 설정할 때 별 문제가 없지만 산문은 실제 인물과 사실을 그려내야 하니까 원고를 묶을 때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딸은 자기를 그렇게 냉혈한으로 만들 수 있냐고 원망하더군요. 「민달팽이가 간다」에서 책을 버렸던 친구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런 반응을 들으면서 , 이게 산문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소설은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잖아요.

 

3. 부산일보에 「그림에세이」, 「미술기행」등을 연재하시기도 했고, 오늘 이야기 나눌 책 『구텐탁, 동백아가씨』에서는 '4부 그림이 있는 풍경'에서 따로 미술 관련 산문들을 모아 엮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 미술 관련 에세이를 쓰시게 되셨는지, 그 계기는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청탁 때문이죠. 저 같은 게으른 사람은 이렇게 꾸준히 못써요. (웃음)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할게요. 2003년에  『빈집』이라는 첫 단편집이 나왔어요. 표지는 박병재 화가의 <빈집>이라는 작품이에요.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했는데 이미 팔렸다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포스터라도 한 장 구해서 집에 붙여놨죠. 그렇게 벽에 붙여 둔 작품을 떠올리며 쓴 단편이 빈집이에요. 책 표지를 정할 때, 딸이 작품<빈집>을 넣는 게 어떠냐고 물었어요. 그 당시에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후회하죠빈집에 <빈집>이라뇨. (웃음) 그리고 얼마 안 지나서 한 기자에게서 차 한 잔 마시자는 연락이 왔어요. 제 책에서 미술에 관하여 서술 한 것을 봤는지 미술 에세이를 한번 써보자고 제안하더군요. 자신 없었지만, 한 편만 쓰고 그만 두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쓰기 시작했어요.


4. 책에 안 실린 글은 아까워서 어떻게 하나요?

 이후에도 청탁이 들어와서 <LA 미술 기행>코너를 맡기도 했어요. 책을 내자는 제안도 종종 들어왔지만 출판사와 성격이 맞지 않아서 거절한 적도 있지요. 이번 산문집에는 짧은 미술 에세이를 모아서 부를 나누어 실었어요. <LA 미술 기행>은 어느 정도 분량이 있기 때문에 이후 책으로 엮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5. 소설가로 등단하셨지만, '미술 작품'이 작가님께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 살다 싶이 했어요. 책 읽다가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종종 안 읽힐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땐 화집을 읽었어요. 그 버릇이 습관이 되다 보니 미술사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흐름을 알게 되었어요. 조지아 오키프가 이런 말을 했어요. 화가란 세상에서 감동받을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마지막 인간이라고요. 대상을 보고 아무런 감명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고 싶겠어요? 대상 앞에서 감정이 불편하거나 감동할 때 무엇인가 그리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이 화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이나 그림, 음악 같은 예술은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지 같은 감동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6. 『구텐탁, 동백아가씨』 속 산문들을 읽으면서 울컥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엄마와 딸」에서 고추자루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는 어머니를 볼 때,  「남원사람」에서 아재가 호마이카 밥상을 짊어지고 시골장을 떠돌아 번 돈을 받아 등록금을 냈을 때도 마음이 아렸습니다. 이 작품들 이외에도 주로 감정적으로 와닿았던 글들이 대부분 '1부- 아침 숲길을 걸으며', '2부- 세상 속으로', '3부- 장소와 사람'에 집중되어 있었는데요. 여기 담긴 글 속에서 작가님은 유년 혹은 개인적인 경험을 에세이의 소재로 삼고 계십니다. 일기를 포함하여 자전적인 에세이 쓰기와 소위 '허구'의 장르로 일컬어진 소설 쓰기와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소설과 산문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소설과 산문의 차이는 '인물 묘사'에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있는 인물을 주제로 잡고 글을 쓴다고 할 때 소설은 있는 그대로 쓸 수가 없어요. 소설은 완벽하게 작가가 개입할 수 있잖아요. 인물에게 살을 붙이고 이야기를 끌고 가다보면 어느새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기 때문이죠어느 것이 진실이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소설이라는 장르에서는 '진실'이냐 아니냐, 라는 문제보다는 작가가 얻은 깨달음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산문은 허구가 끼어들 수 없죠. 해석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에 작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어요. 감동은 산문이 더 짙겠지만. 저에게는 소설 쓰는 게 더 재미있어요. 인물을 이리저리 주무르고 놀 수 있잖아요. 놀이 치고 이만큼 재밌는 게 있을까요? (웃음)

 

                                         작가님이 작업하시는 카페에서 바라본 광안리 전경

 

7. 「호떡 한 개의 위안」처럼 작가님은 글을 통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그마한 사건을 애정 어린 시선과 담담한 문체로 표현해주십니다. 요즘에는 주로 어떤 것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일상적인 곳에서 소재를 얻기도 하고, 역사적 사건이나 신문기사를 가지고 소설을 쓰기도 해요. 산문 「우리들의 아름다운 선장」속에서 다룬 전재용 선장님 이야기를 장편으로 쓰고 있어요. 1985년은 폭압적인 정권의 시대였잖아요. 전 선장님은 참치를 가득 실은 만선을 이끌고 부산으로 오는 중에, 베트남에서 탈출한 보트 피플을 만나게 되요. 전 선장은 난민들의 삶에 관여하지 말라는 회사의 지침을 무시하고 96명의 난민을 구출하고 해고를 당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어요. 저는 이 사건을 가지고 뭐라도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어렵사리 전재용 선장님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당시 상황을 되짚어가며 취재를 했어요


- 그럼 조만간 선생님 신작 소설을 만나 볼 수 있는 건가요? 

 네 그렇죠. 열심히 가다듬고 독자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8. 「꽃, 페미니즘을 말하다」,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에서는 각각 이전까지 남성 위주였던 미술사에서 독자적 세계를 펼친 조지아 오키프와 1910년대 조선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문필가, 여성 운동가로 활동한 나혜석의 비극적 삶을 조명해주셨습니다. 이 글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홍승은'이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젊은 여성 작가인데, 유년 시절부터 부조리에 맞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책으로 엮었는데 놀라웠어요. 공감되는 말이 많더라고요. 저는 나혜석에서 홍승은까지 왔다고 봐요. 나혜석은 1913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 교육을 받고 그림을 그려요. 나혜석이 외친 것은 단 하나에요.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것. 홍승은이 말하는 것도 그거잖아요. 여성 남성의 젠더에 따라 차별받는 삶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문제에요. 나혜석의 주장은 당시에 공론화되지 못하고 단순한 가십거리로 묻히고 말았어요. 세월이 흘러 21세기엔 여성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나혜석과 조지아 오키프와 같은 선각자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돼요.

 

9. 현대에 와서도 페미니즘 운동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차별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미투(MeToo)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문단 내에서도 오래 침묵 속에 묻혀졌던 성폭행 및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 애석한 일이에요. 고은 시인이 젠더 의식이 부족했던 시대의 사람이라고 해도, 대중적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불리는 사람이 왜 세계의 흐름을 못 읽어내는 것일까요. 함석헌 선생이 그랬잖아요. 해방이 도둑같이 왔다고. 지식인들은 해방이 올 거라는 것을 몰랐어요. 가령 친일 행위를 한 자를 두고 그 때 시대가 그랬으니까 용서를 해야 하느냐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그 시대에 저항한 사람들을 무엇이 되나요? 고은 시인 성추행 사건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미 시인이 방송에 나온걸 보고, 모 시인이 최영미 시인의 과거사를 언급하면서까지 비난했는데요. 그 소식을 듣고 얼굴이 붉혀졌어요.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는 경우잖아요. 문제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인데 그 이야기는 희석시켜 버리고, 최영미 시인을 비난하면 안 되잖아요.

 

10. 작품 활동이 뜸했지만, 지금부터 부산에서 열심히 글을 쓸 것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송정연가」, 「고향마을로 가는 마실등 여러 작품에서 작가님께서는 아름답고도 변해가는 쓸쓸한 부산의 모습을 묘사해 주셨는데요. 소설가로서 부산은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작가들에게 고향은 작품의 원천이에요. 대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유년의 기억이 많이 작용해요. 작품을 낼 때 프로필을 보면 출생 연도와 출생지가 빠지지 않아요. 이것으로도 작품과 작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제가 태어난 '영도구 대평동'이라는 공간은 제 문학의 우물이에요. 퍼내도 마르지 않은 우물 같은 것이죠. 그 공간의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면에는 고향을 많이 떠올려요. 저한테는 이 공간이 제가 유년의 상처, 슬픔, 아픔, 사색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고 머물렀던 소중한 곳이에요. 이곳 광안리에서 글을 쓰지만 광안대교가 주는 공간의 기운이 글 속에 어떤 식으로든 스며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하죠.


11. 「읽는인간에서 영화가 원작에 못 미치는 이유는, 영상 언어가 그 촘촘한 문학 언어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상상력을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다만 대중은 문학보다 영화나 다른 매체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문학이 가지고 있는 호소력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문자언어가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일으키는 힘은 대단해요. 문학은 작가가 만든 인물과 화자, 사물과 소도구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문학은 어머니고 영화는 아들이라고 한다면 요즘 세상은 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잖아요. (웃음) 조지아 오키프는 <독말풀 꽃>이라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어요. "독말풀 꽃은 서늘한 저녁에 핀다. 달빛이 비치는 어느 저녁, 나는 그 꽃을 125개까지 세어 보았다. 그 꽃들은 뜨거운 낮에는 죽는다. 꽃의 고운 향기를 떠올릴 때면 나는 그날 저녁의 신선함과 달콤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이 문장을 영상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영상 언어가 짚어낼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어요. 저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문학을 각색한 한 영화는 아무리 봐도 원작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웃으세요. 찍습니다. 하나 둘' 


12. 이제 곧 봄이 올 건지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산문이 어렵거나 고민을 하면서 읽는 글이 아니에요. 삶을 살면서 떠올리는 미련이나 일상의 이야기에요. 편안하게 읽으면서 자신의 삶과 유년을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생은 천 번을 살아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는 말이 있습니다. 천 번 말고 만 번을 살아도 인생은 아름답죠. (웃음) 저에게 대단한 독자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글이라도 읽고 감상을 전해주는 독자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동안 게으르게 썼지만 열심히 활동해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정우련 작가님과의 만남, 어떠셨나요? 첫 인터뷰라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기분 좋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인터뷰를 통해 작가님과의 따뜻한 만남이 되었길 바랍니다. 책 읽기 좋은 봄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봄,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와 함께 기분 좋은 시작을 하는 건 어떨까요?   

 

구텐탁, 동백아가씨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권디자이너 2018.02.21 12:5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인터뷰 정리하느라 고생하셨네요.
    아직 책을 전부 읽지 못했는데 인터뷰 글을 보니
    얼른 읽고 싶어지네요.^^

  2. BlogIcon 산그늘12 2018.02.23 10: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기대 되네요.
    특히 난민들을 구하고 해고당하셨다는 선장님 이야기가

  3. 로미오 2018.09.29 13: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우련 선생님 잘계시나보네요...
    부산외대 학부전공 떠나서 1학년 2학기
    영역 교양 글쓰기 과목중에 독서와 글쓰기
    과목으로 통해서 선생님과 연을 맺었는데
    오랜만에 이렇게 소식을 접하네요...
    정말 순수하시고 정이.많은 선생님이셨던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 잘계시죠...
    세월이 흘렸네요 여러모로 저도 서른중반
    중심이 되었네요 ㅎㅎ 스무살 초반에
    선생님을 뵙고 수업듣던시절이..

반갑습니다! 동면곰이에요 :) 4월 중순이 넘었는데도 날씨는 여전히 겨울 같습니다. 봄이 와서 따뜻할 법도 한데 웬 걸, 찬바람이 옷을 여미게 하는 날씨가 계속되고 있네요. 오늘은 찬바람에 더해 비까지 주룩주룩 그치지 않고 내리고 있습니다. 언제쯤 따뜻한 봄볕을 느낄 수 있을지, 빨리 제대로 된 봄을 맞고 싶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4월의 화요일 오후, 2013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선포식이 시청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시청으로 향했습니다.


행사 준비 전, 간단한 행사 소식을 말씀해 주시는 '황범' 사회자님의 모습입니다. "부산을 대표하는 책을 선정하고 선포하는 뜻 깊은 자리" 라고 하셨는데요, 뜻 깊은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서 너무 기뻤습니다.


이번 선포식에서 부산을 대표하는 얼굴이 된 책은 최광현 작가의 <가족의 두 얼굴>이었습니다. 가족 사이의 갈등과 아픔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유방법을 안내하며 가족관계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심리 안내서입니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가족관계회복 심리안내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3시가 되고 뜨거운 박수를 신호로 공식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먼저, 원북원부산운동운영위원장이신 이국환 교수님의 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화면으로 나오는 이름은 행사에 참석해주신 분들의 이름입니다. 화면을 위해 조명을 어둡게 했더니 이국환 교수님의 모습이 잘보이지 않네요. 하하. 8월부터 시작된 책선정이 대장정을 거쳐 2013년 4월 23일! 오늘 선포가 되는 것입니다. 정말 오랜 시간이군요.


임혜경 부산광역시교육감님과 허남식 부산광역시장님의 말씀이 이어졌습니다. 두 분 모두 최광현 작가님에 대한 축하와 책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이명관 부산일보 사장님의 축사도 이어졌는데요, 원북원운동이 2004년부터 시작해 이번이 10회째! 10주년이라고 하네요.와우!


드디어 선포! 주체기관과 후원기관의 대표분들, 축사를 해주신 세 분과 성세환 부산은행장님 총 네 분이서 입을 맞춰 선포문을 읽어주셨습니다. 미리 연습도 안하셨다는데 딱딱 정말 잘맞더라구요.


원북도서 기증식. 성세환 부산은행장님께서 임혜경교육감님께 원북도서를 기증하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기증금액이 무려 1500만원이라고 합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기쁜 자리에 음악이 빠질 수 없죠? 부산 메트로폴리탄 팝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20분 가량 이어진 연주는 웅장하면서도 신났습니다. 가요부터 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클래식으로 만나볼 수 있는 시간. 순간 연주회에 왔나 착각이 들었답니다.

식의 하이라이트죠. 최광현 작가님의 초청강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행사시간이 조금 오버되면서 제한시간 15분을 가지고 말씀을 하시게 되었는데요, 15분에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말씀을 너무 재치있고 위트있게 잘하셔서 이야기가 끝날 때가 되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가족의 두 얼굴>이라는 책은 가족이라는 구성원에서 나타나는 딜레마, 두개의 모습에서 시작한다고 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힘든 순간을 겪을 때 가족과 함께 했던 소중한 기억을 꺼내 그 순간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을 가장 큰 상처를 준 상대가 가족이 되기도 합니다. 이 두개의 모습에서 결국 가족 안에서는 진정한 가해자도 피해자도 없다는 걸 깨닫게 되죠. 이 딜레마의 문제점을 넘어 힐링을 제안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라고 합니다. 여기서 힐링의 방법은 바로 '소통'입니다. 소통을 통해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님은 이 소통을 '보물'이라고 표현하시며 보물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소통, 살면서 가족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꼭 필요로 하는 인간관계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나를 위해 그리고 남을 위해 오늘 한 번 '소통'을 시도해보는 것 어떨까요. 지긋지긋하던 타인의 모습이 오늘은 아름다워 보일지도 모릅니다.:) 



가족의 두 얼굴 - 10점
최광현 지음/부키




**함께 읽으면 좋을 산지니 책**

짬짜미, 공모, 사바사바 - 10점
최문정 글.그림/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엘뤼에르 2013.04.24 15: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우 벌써부터 이렇게 따끈따끈한 취재로 발빠른 포스팅! 동면곰님 산지니의 새싹으로 앞으로의 활약 기대할게요~~^^ 인턴생활 화잇힝!
    그리고 포스팅도 재밌게 잘 읽었어요. 늘 곁에 있으면서도 소통의 부재로 반목과 화해를 거듭하는 가족의 의미를 곱씹게 되는 책인가 봐요. 사실 아직 안 읽었지만,^^;; 궁금합니다. 읽어봐야 할 도서리스트에 올려둘게요!

    • BlogIcon 동면곰 2013.04.29 23: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사실 저도 앞부분만 조금 봐서 아직 내용은 잘 모르지만 지금 읽던 책을 다 읽고 꼭 읽어보려구요. 지금은 조갑상작가님의 '밤의 눈'을 읽고 있는데 너무 흥미진진합니다. 강추예요!!

  2. 권 디자이너 2013.04.24 23: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반가워요. 동면곰님.
    앞으로 한 달 가량 같이 지내게 되었네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이 경험하고 배워가길 바랍니다.

  3. 전복라면 2013.04.25 11: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면곰씨 반가워요! 포스팅 잘 읽었어요ㅎㅎ 앞으로 잘 부탁해요.

    • BlogIcon 동면곰 2013.04.29 23: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 포스팅은 처음 해보는 거라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자주자주 하면서 실력을 늘려보겠습니다.잘 부탁드립니다!

  4.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4.26 09: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동면곰 씨 반가워요!!^^ 아이디가 귀여워요. 어떤 의미인지 또 심층탐구해야겠네요^^ 소통은 보물이다라는 말이 마음에 와닿네요. 짦은 시간이지만 산지니 식구가 된 것을 환영합니다.

  5. BlogIcon 왕경태OO 2013.05.04 12:4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지만 한 번도 마주치지 못한 동면곰씨..ㅋㅋ 앞으로 인턴생활 화이팅이에요!! ^-^

"당신의 사랑은 무사한가요?"

 

  4주간의 인턴을 마무리하며 제가 만난 분은, 바로 짬짜미, 공모, 사바사바의 저자 최문정 선생님입니다. ^^

 

인터뷰 약속을 잡으며 선생님과의 첫 통화에서부터 긴장에 숨통이 막히는 것이 무엇인지 실감할 정도였습니다. , 만나기 전날 밤은 질문을 얼마나 되뇌었는지. 평소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선생님과 교보문고에서 만나려다 이른 시간인지라 백화점 앞에서 만나 가장 가까운 카페였던 스타벅스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 문을 열면서부터 제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과 이곳(스타벅스)에 와도 되는 건가... 더 나은 장소를 섭외했어야 하는데 벌써부터 실수를 저질러버렸습니다. ㅜㅜ  
  타 지역에서 부산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인터뷰 약속으로 씻기만 하시고 얼른 나오셨다는 선생님의 말씀에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며 저는 살며시 선생님께 고백했습니다.

  “사실..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도 되고, 질문도 재미없을 수도 있어요.(ㅜㅜ)”
흑흑흑... 선생님의 따뜻한 얼굴에 고백을 해버렸습니다.

  선생님은 그럴 줄 알았다며 긴장한 것 같았다고, 또 재미없으면 패스해버린다고 제 긴장을 풀어주셨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했던 질문은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하셨는지였습니다.

  선생님의 주된 업무가 상담이니 만큼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이다 보니 점점 말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졌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이야기 될 때도 있고, 또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하고. 그래서 선생님은 할 말을 다시 생각하다보니 말 할 타이밍을 놓치게 되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답답함에 내가 살려고 쓰기 시작했어요.”라고 하셨습니다. 취미로 하던 블로그에 글쓰기로 마음을 치유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책과 같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알려줘야겠다.’라고 생각해서였습니다. 회원들의 후원을 받아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라고 생각해 어떤 사람이 왔고,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부터 적기 시작하셨답니다.

  그래서 본인은 이야기를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있었던 일을 그대로 옮겼을 뿐이니 작가는 아니라 글쓴이가 맞다고 하십니다. 거기에 인간이니만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은 아니라 내 생황에 맞게 글을 썼다고 하시고는 다시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이렇게 한 것 맞지?" 라며 확인을 받으셨다고 합니다. ^^

 

  그리고 사투리가 정말 매력적이었다고 대사가 너무 생동감 있었다며, 인물들이 살아있다고 흥분해서 말했었습니다.(인터뷰 잘하는 법을 배워갔음에도 흥분하고 말았습니다.ㅜㅜ) 그러자 나는 가공할 능력이 없다며 사투리 또한 꾸며내지 않은 것이라고 쑥스러워하십니다. 그리고는 서울말도 잘해요!”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면 그림과 시도 눈에 띄는데 그림까지 직접 그리신 것을 알고 놀랐다고, 어떻게 하시게 된 것인지 물어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원래는 글만 써 왔다고 하시고는 그러다 다른 단체에 일하시는 분께서 글 좀 써달라고 하셨는데 나는 작가가 아니라서 겪지 않은 이야기를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답답할 때 그림을 그리고 옆에 작게 글을 쓰던 때가 생각나서 그림 그리는 것을 시작했고, 그림과 글을 함께 실었다. 그게 1mm의 발견이다. 개인의 이야기, 살면서 느낀 것들을 썼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렸다. 컵을 그리면 컵에만 집중했다. 그림을 그릴 땐 다른 복잡한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림에만 집중했다.’

   

 

  그럼 강의는 어떻게 하시게 됐는지 물어보니 강의는 센터에 다닐 때에도 하고 있었고, 센터를 그만두고 나서도 부탁이 끊이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복지관, 자활센터에서 주로 일을 하시는데 기초수급자들의 상황에 따라 어떤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왜 그런 혜택을 주고 왜 그 금액이 나오는지, 의료나 주거에 관련해서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려주십니다. 이 내용은 어려운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 사람들까지 해당되는 것들입니다. 물론 대부분 잘 모르고 넘어가는 내용입니다. 선생님은 일이 터지기 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런 강의를 하는 사람들이 없으니 부탁이 들어오면 되도록 하려고 한다고 하십니다. 이런 강의 시스템이 단체들과 연계가 되어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찾을 수 있을 텐데, 잘 모르는 사람들도 가장 좋은 대안을 찾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표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강의는 어떠시냐는 물음에 강의는 재미있다. 불특정 여러 사람과의 이야기하는 것 또한 재미있다. 하지만 불안하다.”하십니다. 너무 딱딱하지 않게 해야 하며, 상처가 많은 사람들이니만큼 조심스럽다고 하셨습니다. ‘불안하고, 조심스럽다.’라는 말과 주춤하시는 모습에서 선생님께서 어떻게 임하시고 계신지, 그 진실 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의하다보면 사연 있는 사람이 보인다. 긴 얘기를 해줘야 할 것 같은데 깊이 해 줄 수 없어서 안타깝다.”며 끝나고 상담을 원하거나 질문을 할 경우 항상 함께 이야기 했다고 하십니다. “강의는 해 놓으면 사람들이 어쭙잖게라도 알고가면서 주변에 알리는 역할을 해준다며 조금이나마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다. 그래도 얘기는 할 수 있는데,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이 미안하다.

 

  어느 블로그에서 이 책을 읽고 힐링도서라고 쓴 글을 보았다고 했더니 킬링이 아니고?”라고 하시더니, 얼른 댓글을 달았어야지!” 하십니다.^^ (, 정말 인터뷰 내내 선생님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조심스럽게 말씀하십니다. 상담을 하고나면 일할 힘이 생긴다. 사는데 감사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사람들을 이용해서 내가 내 행복을 확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땐 되게 미안하다. 남의 불행을 이용해 나를 확인하고 나는 괜찮아, 잘하고 있는 거야.’라고 생각이 들 때는 어쩔 때는 안하고 싶기도 하고, 또 다시 생각하면 이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에는 갖고 싶고 원하던 것이 많았는데 이젠 그런 것도 별로 없다. 그저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힐링이자 킬링인 것 같다.

  사실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 줄은 몰랐습니다. 저 역시 따뜻한, 읽고 나서 반성하고 나를 돌아보는 힐링도서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죄송한 마음이 확 다가왔습니다. 선생님은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며, 본인은 깊이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셨지만 그 말에서 오는 무게가 대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지를 어쭈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늘 바쁘게 산다. 해야 할 일도 많다. 우리 주변에는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좋은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많이 놓치고 산다. 껍데기만 사는 것 같을 때도 있다. 내 것을 조금 놓치더라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남의 이야기를 관조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여유가 생겼으면 한다. 그때서야 내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생기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왔고 어떻게 살 건지.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 내 옆의 이웃과 함께 살며 편하게 이해하고 생활할 수 있는 여유. 혹시 몸은 빨리 가는데 내 영혼은 저 뒤에 있지 않은지,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이거 한번 해봐야지.’라고 드는 생각이 있으면 해봤으면 좋겠다. ‘재밌겠다, 해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 있다면 다 해봤으면 좋겠다. 정상적으로 가는 길에서 나는 조금 돌아서 왔다. 그런데 남들과 그 길이 너무 차이나면 내가 힘들어 질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 갈 수가 없다면 남들 가는 방식으로 가되, 나머지 시간에 다른 것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24시간 동안 그 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똑같은 시간, 하나만 생각할 수 없지 않겠는가. “내가 조금 더 바빠지면 되잖아.”

 

  토요일 오전 10,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한 시간이 넘는 선생님과의 인터뷰를 통하여 그 어떤 시간보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일대일로 하는 인터뷰여서인지 선생님의 이야기에 더 몰입했고저와 비교해 보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선생님의 용기 있는 선택이 너무 부러웠고, 그 용기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보여서였을까, 선생님은 인터뷰가 끝날 때 까지 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하게되면 월급은 적더라도 주변에서 오는 선물들이 더 많다. 월요일 출근이 부담스럽지 않고, 사람들 간의 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아직 어린나이이니 만큼 자기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청춘, 그 빛나는 시간은 아직 진행중입니다.
당신의 청춘을 응원할게요.

 

  선생님, 인터뷰 감사합니다.^^ 인터뷰라기 보다 정말 제가 힐링을 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은 곧있을 2월 저자의 만남이 준비되어있습니다!!
  함께 뜨겁고, 따뜻한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제목은 선생님의 사인 문구에서 가져왔습니다^^)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BlogIcon 게임리뷰1번지 2013.01.25 23: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되세요 ㅎ

  2. BlogIcon 온수입니까 2013.01.28 10: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와 즐거운 인터뷰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글로 보니 더욱 생생하게 다가오네요. 꼼꼼한 기록 잘 읽었어요- 방학을 만끽하다 시간되면 저자와의 만남 때도 놀러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