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주의와 중국 문학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탐구


루쉰은 1922년 역사소설 『부주산(不周山)』을 집필하면서 “프로이트학설을 가지고 인류와 문학의 창조의 내원을 해석하였다”고 하였다. 중국 문예미학 사상에 대한 프로이트의 영향은 1920년대에 이미 상당히 광범위해서, 루쉰과 저우줘런, 특히 궈모뤄가 대표하는 낭만주의파 이론가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프로이트학설을 접하고 차용하여 문학을 설명하고 해석하였다고 한다. 프로이트는 작가의 내부, 심리구조로부터 예술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강조하였는데, 이는 개성을 고양하고 표현을 중시한 ‘신문학’의 낭만주의 문예사상과, 예술을 ‘고민의 상징’으로 본 루쉰과 정신적으로 공명했다.
중국의 저명한 문화학자, 커뮤니케이션학자인 칭화대학교 인훙(尹鴻) 교수가 집필한 『배회하는 유령-프로이트주의와 20세기 중국 문학』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프로이트주의가 중국 문학에 끼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탐구하였다. 비교문학의 연구방법을 통해 20세기 중국 문학이 어떻게 프로이트주의를 수용하고 선택하고 개조하고 변환시켰는가를 살펴보았고, 프로이트주의가 중국문학에 어떠한 문화적 소질을 가져왔는가를 관찰하였으며, 프로이트주의가 중국문학에 영향을 미친 특수한 방식과 복잡한 과정을 파악하였다.


20세기 중국 문학의 무대 위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는 프로이트

『배회하는 유령』은 20세기 중국 문학에서 프로이트주의의 위치를 비유한 말이다. 개방, 폐쇄, 개방이라는 20세기 중국의 역사적 과정과 보조를 같이하여, 중국에서 프로이트주의 전파 역시 고조, 침체, 고조의 굴곡을 겪었다. 서방과는 달리, 프로이트주의는 중국 문화와 문학 속에서 보편적으로 수용되고 공개적으로 승인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그것은 유령과도 같이 중국의 20세기 문학의 무대 위에서 오랜 기간 배회하였다. 1920년대가 프로이트주의가 중국에 수입되고 만연한 시기라고 한다면 1930~1940년대는 비판과 퇴조의 시기였으며 1950~1970년대는 적막과 단열의 시기였고 1980년대 이후는 부흥과 반성의 시기가 되었다. 부침이 거듭되는 동안 프로이트주의는 중국의 현대 사상문화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는데 이러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바로 문학―문예미학 이론, 문학비평 실천 및 문학 창작―에 대한 영향이었다.


궈모뤄(郭沫若)의 「『서상기』 예술에 대한 비평과 그 작자의 성격」과 저우쭤런(周作人)이 위다푸(郁達夫)의 소설집 『침륜』을 평론한 문장이 맨 먼저 중국에서 정신분석학설을 사용해 중국 전통문학과 중국 신문학을 비평하였다. 궈모뤄는 일본에서 의학을 배울 때 심리학을 섭렵한 바 있고 프로이트의 꿈의 이론, 변태심리학, 아동심리학에 대해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의 창작과 문예미학 사상에 영향을 끼쳤을 뿐 아니라 그의 문예비평에도 영향을 끼쳐, 그로 하여금 『서상기(西廂記)』의 삼촌금련(三寸金蓮)에 대한 묘사 속에서 왕실보(王實甫)의 심리적 변태를 발견하도록 하였고, 굴원(屈原)이 독신이었다는 점으로부터 『초사(楚辭)』 속의 미인 방초(芳草)의 은유적 의의를 찾아내도록 하였다. 그리고 당시 일찍이 정신분석학의 영향을 받았던 심리학가 엘리스(H. H. Ellis)를 특별히 경배하였던 저우쭤런은 위다푸의 소설 속의 성적 묘사를 억압된 색정의 “비자각적 발분”으로 보면서, 『침륜』은 바로 “승화된 색정”이라고 믿었다.

 -「6장 중국에서 정신분석학 비평의 영향」 중


아마도 정신분석적 비평 모델을 참조해 중국 현대문학을 연구하는 데 가장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란디즈(藍?之)라고 말해야 한다. 근년에 들어 그는 앞뒤로 「현대 작가 창작의 무의식 경향 고찰」, 「루쉰 소설 창작의 무의식 경향」, 「『낙타상자』 창작의 수수께끼의 시험적 해석」 등의 글을 집필하였고, 프로이트학설이 제공한 열쇠를 빌려 “그것을 가지고 예술 창작의 과정과 예술가가 깨닫지 못한 의도 및 허구적 인물의 동기를 들추어내는 것”을 시도하였다. 

-「6장 중국에서 정신분석학 비평의 영향」 중



사상과 창작과 비평의 흥미로운 관계도를 그리다


중국과 서방 문화 사이의 충격과 융합은 20세기 중국의 중요한 역사적 특징이다. 현대 서방의 철학, 미학, 심리학, 윤리학과 문학예술은 분명 당대 중국 문학에 영향을 주었지만 이는 중국만의 고유한 특징이라기보다 동아시아 전반에서 나타나는 서구화, 근대화의 경향이므로 서방 이론인 프로이트주의가 중국 문학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일은 한국 문학, 한국 문화와 프로이트주의의 관계를 바라보는 데에도 유의미한 관점을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이미 문화 해석과 비평의 한 틀로서 활발히 작동하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기존의 서구적 관점이 아닌 동양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접근하게 하며, 문학적으로는 사상과 창작과 비평의 삼각관계의 흥미로운 교차관계를 보여줄 것이다.


▶지은이 · 옮긴이 소개 : 인훙(尹鴻)

저자: 인훙(尹鴻)

중국의 저명한 문화학자이자 커뮤니케이션학자로 중국 칭화대학교 교수, 저널리즘과 커뮤니케이션학원 상무 부원장 겸 영상커뮤니케이션연구센터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 처음으로 프로이트주의가 중국 문학에 끼친 영향을 체계적으로 탐구하여 1989년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베이징영화가협회 부주석, 중국영화가협회 이론평론위원회 회장, 중국대학영상학회 부회장, 중국방송협회 드라마 연출자위원회와 시나리오위원회 지도위원을 겸임하고 있다. 《영화예술(電影藝術)》, 《중국 방송 저널(中國廣播電視學刊)》, 《언론계(新聞界)》, 《중국 커뮤니케이션 저널(Chinese Journal of Communication)》(영국), 《커뮤니케이션과 사회연구 저널(傳播與社會硏究學刊)》(홍콩) 등 학술간행물의 편집위원으로 있으며 『백년을 뛰어넘어: 글로벌화 배경하의 중국영화(百年跨越:全球化背景下的中國電影)』, 『중국 영상문화 연

구의 길』(한국) 등 20여 종의 저서가 있고 《중국사회과학(中國社會科學)》, 《당대영화(當代電影)》 등에 근 300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중국 국무원으로부터 특출한 공헌이 있는 전문가 예우를 받는다.


역자: 이용욱

칭화대학교 언론학부에서 문학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옮긴 책으로 『문예심리학』(근간), 『가치철학과인식론』(근간), 『지식과 문화』(근간), 『사상과 사회』(근간) 등이 있다. 대륙의 중화민국 시기 문학예술 외 인문학 분야의 중요한 무의식 연구물들을 모아 엮어 『중국과 프로이트-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꿈』으로 출판을 준비한다.


▶차례



배회하는 유령 프로이트주의와 20세기 중국 문학

인홍 지음 | 이용욱 옮김| 신국판 384쪽 | 30,000원


프로이트주의와 중국문학예술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탐구한 중국 최초의 책. 비교문학의 연구방법으로 20세기 중국 문학이 어떻게 프로이트주의를 수용하고 변환시켰는지, 프로이트주의가 중국문학에 어떠한 문화적 소질을 가져왔는지 그 특수한 과정을 파악하였다.




배회하는 유령 - 10점
인훙 지음, 이용욱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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