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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53

그녀의 뒷모습에서『조금씩 도둑』을 읽고 그녀의 뒷모습에서 조명숙 소설집 『조금씩 도둑』독서후기 '이 단발머리 여자는 누굴까?' '그녀가 읽고 있는 저 책을 뭘까?' '그녀는 무엇 때문에 고개를 돌렸을까?' 『조금씩 도둑』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참 단순하게도 표지의 여자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햇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한가로이 책을 읽고 있던 여자. 창밖에 일어난 어떠한 일(사건)로 하여 순간 고개를 돌린 듯한(그녀의 단발머리가 흔들렸거든요!) 모습은 평화로운 여자의 시간이 깨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잔잔한 삶에 예고 없이 다가온 어떤 사건, 그리고 그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 제게『조금씩 도둑』의 첫인상을 그러했습니다. '블라인드를 올리고 밖을 내다본다' 「점심의 종류」의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나와 상관없이 창밖의 풍경들은 시간에 몸을 .. 2015. 6. 9.
상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의 조각들 -『조금씩 도둑』의 저자 '조명숙' '상실, 그 이후에도 이어지는 삶의 조각들' 이번 대담자로 나서 주신 정미숙 문학평론가는 이 카피가 조명숙 작가님의 작품을 잘 나타낸다고 말했습니다. 소담스럽게 차려진 작품들 안으로 비치는 삶의 민낯들은 아프고 치열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조명숙 작가의 따뜻한 시선은 계속해서 삶을 이어갈 희망과 이상을 만나게 해줍니다. 6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아프지만 따뜻했던 소설집『조금씩 도둑』의 조명숙 작가님과 함께 했습니다. 저자: 조명숙 1958년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국어국문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1996년 『진주가을문예』와 2001년 『문학사상』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창작집 『헬로우 할로윈』, 『나의 얄미운 발렌타인』, 『댄싱 맘』(2012 향파문학상 수상)과 장편소설 『바보 이랑』, 『농담이 사.. 2015. 5. 22.
상처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살피는 공감의 태도-『조금씩 도둑』(책소개) 조명숙 소설집 조금씩 도둑 상처 입은 여성들의 마음을 살피는 공감의 태도2012년 소설집 『댄싱 맘』 이후 3년 만에 중견소설가 조명숙이 네 번째 소설집을 출간했다. 어둠을 식별하는 감각적 문체와 정주하지 않고 유목하는 글쓰기 행보를 보였던 그가, 이번 소설집에서는 상처 입은 여성들의 세심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들로 돌아왔다. 특히 『조금씩 도둑』에서는 ‘세월호 사건’을 소재로 한 최근작 「점심의 종류」가 수록되어 있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우리 사회와 현대인의 상실감을 엿볼 수 있다. 소설에 나타나는 다양한 소품들인 가정과 국가 폭력, 친구와 연인, 그리고 예술 안에서 조명숙 소설 속 인물들의 어두운 삶의 파편이 조각조각 드러난다.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 우물물 길어올리듯 상처의 흔적들을 포.. 2015. 4. 9.
서정아소설집 『이상한 과일』독서후기 '이상한 과일' 서정아 지음|산지니 관계를 화두로 한다고 소개되었던 글을 읽은 후 이 소설집이 궁금해졌다.줄곧 디자인하게 되는 원고가 아닌 이상 산지니의 책을 따로 본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노력없이는 계속 그럴것 같아 표지에 끌려 궁금했던 소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은, 풍뎅이가 지나간 자리이상한 과일내 방에는 달팽이가 산다나를, 알아?꿀벌의 비행해산빙하로 가는 날엔잎이 삼킨 것들 이렇게 총 여덟편의 단편소설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이야기들은 모두 묘하게 닮은 분위기였다. 각 소설속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관계로 인해 생기는 문제, 갈등 속에서 그것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거나 모른 척 흘려보내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을 받았을 지도 모르겠다. 소설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었으며, 배경도 가정과 직장.. 2014. 12. 31.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더듬는 남편의 여정-『청학에서 세석까지』(책소개) 청학에서 세석까지정태규 평론집 지리산 청학동에서 세석평전에 이르기까지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을 더듬는 남편의 여정1994년 출간된 이후, 중견소설가 정태규의 작품세계의 원형을 이룬 첫 소설집 『집이 있는 풍경』의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소설집 『길 위에서』와 산문집 『꿈을 굽다』를 통해 굵직굵직한 주제의식으로 작품활동을 전개했던 작가였으나, 첫 소설집의 절판으로 책을 찾는 이들의 안타까움이 있었다. 『집이 있는 풍경』의 개정판 『청학에서 세석까지』는 표제작품을 비롯하여 열세 편의 소설을 담아, 새로운 얼굴로 재출간되어 독자를 맞는다. 양부가 죽기 전에 남긴 유서에서 친부에 대한 사연을 읽고 아들이 지리산을 오르는 표제작 「청학에서 세석까지」를 비롯해, 젊음의 상처라는 통과제의의 과.. 2014. 10. 29.
관계가 불러오는 불안을 포착한 서정아 소설집-『이상한 과일』(책소개) 오늘 소개할 책은 서정아 소설가의 『이상한 과일』입니다. 서정아 소설가의 첫 책이라 조금 더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떤 설명보다 이번 책 재밌습니다. 진~짜! 관계가 불러오는 불안과 고독을 포착한 서정아 첫 번째 소설집“모든 일들은 용서받을 수 있거나 모른 척 지나가게 될 것이다” 2004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서정아 소설가가 세상에 내놓은 첫 번째 소설집. 이번 소설집은 관계를 화두로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남편과 아내, 엄마와 딸, 친구와 애인 등 인간관계가 불러오는 불안과 고독을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로 드러내고 있다. 유부남과 만나는 친구, 엄마에게 받은 상처로 괴로워하는 나, 권태를 숨기고 사는 부부 등 작중인물들에게 인간관계는 더 이상 세상에 안전장치가 .. 2014.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