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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평범성3

오늘 만나보고 싶은 웃음 cogitamus 우리는 생각한다 웃음 1―어이없음: 요즈음 웃는 횟수가 많아졌다. 뉴스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길을 걷다가도 문득문득 웃는다. 문제는 기분 좋은 일이 있어서 웃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태연하게 일어나고, 그걸 또 밑밥 삼아 별의별 ‘썰’들을 만들어 내어 보도하고 소비하는 걸 보고 있자니 ‘失笑’를 금할 길이 없다. 특히 악의적으로 생산되는 가짜 뉴스들과 그것을 철썩 같이 믿는 주변의 어르신들을 보면서, 미디어 과잉시대의 ‘여론’이라는 것의 허망성을 목도하면서는 더욱 그렇다. (중략) 이때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끌어냈다. 악이란 뿔 달린 악마처럼 별스럽고 괴이한 존재가 아니며, 사랑과 마찬가지로.. 2017. 3. 26.
아이히만의 신문조서 보고 웃었다고?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 마리 루이제 크노트 지음, 배기정·김송인 옮김/산지니·1만4800원 시간이 갈수록 빛난다는 건 얼마나 난망한가? 100원 동전도, 수백만원짜리 골드바도 못해내는 일이다. 그런데, 한나 아렌트(1906~75)가 이 어려운 일을 해낸다. 20세기 대표 지성으로 이미 자리잡았지만, 21세기가 한 해 한 해 더할수록 그를 향한 관심 또한 커져만 간다. 그의 사유의 새로움, 독창성 때문일 거다. 은 아렌트 사상이 생겨나는 과정에 주목한다. 핵심 개념들을 요약하면서, 이를 도출하기까지 어떤 사유 방식을 거쳤는지를 드러낸다. 알튀세르가 마르크스의 사유를 되짚었듯 말이다. 다만 그보다는 덜 사회과학적이고 더 인상비평적인데, 묘한 설득력이 있다. 아렌트가 20세기를 닫고 21세기를 선취할.. 2017. 1. 31.
위대한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내다-『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책소개) 위대한 철학가의 내밀한 삶을 그려내다한나 아렌트와마틴 하이데거 철학가들은 삶 속에서 어떠한 사랑을 나누었을까요? 폴란드 태생의 유태인 저자 엘즈비에타 에팅거는 저자 자신과 마찬가지로 유태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삶에 주목하여 이러한 의문의 답을 풀고자 합니다. 스승이었던 마틴 하이데거와 연인관계였던 아렌트의 사상을 들여다보기에 앞서 그들의 삶을 재조명하고, 사상 이전에 존재하였던 두 철학가의 사고 전개과정 속 실마리를 찾고자 한 것이지요. 저자는 아렌트와 하이데거가 주고받은 서신 속 대화와, 주위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두 철학가의 삶을 구체화하며 한 편의 서사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하이데거보다 아렌트의 삶에 방점을 두었는데, 서술 과정에서 은연중에 아렌트를 향한 자신의 애정을 드러.. 2013.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