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식 골목상인 분투기1 그 동네에 있던 가게는 어디로 갔을까_출판저널이 선정한 이달의 책 <골목상인 분투기> 그 동네에 있던 가게는 어디로 갔을까 어린 시절부터 다니던 교회 앞에는 ‘우정슈퍼’라는 작은 가게가 있었다. 초등학생이었던 나와 친구들은 예배만 마치면 그 곳으로 달려가 쌩(?)라면을 사서 부셔 먹곤 했다. 작은 크기에, 가게 안은 어두침침했지만, 그곳은 오랜 기간 우리에게 훌륭한 간식 조달처였다. 그러다 교회 아래쪽에 큰 마트가 생겼다. 교회가 가파른 오르막길에 있어서 마트에 다녀오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은 점점 교회 앞의 작은 가게 대신 마트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었다. 마트를 갈 때면 슈퍼 아저씨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다녀오곤 했다. 마트 ‘봉다리’를 들고 올라오다가 우정슈퍼 주인아저씨를 마주치면 왠지 모를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간의 정이고 뭐고 마트의.. 2020. 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