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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 김명시를 만나다_『김명시』경남도민일보 언론소개

by ellelitunlivre 2023. 11. 21.

<경남도민일보>에 『묻힐 뻔한 여성 항일독립영웅: 김명시』가 소개되었습니다.
이번 기사는 책의 저자인 이춘 작가와의 인터뷰를 담고 있는데요,
이춘 작가가 이 책을 쓰기까지의 삶과 시민활동을 하며 김명시를 알게 된 후  책을 쓸 수밖에 없었던 과정,
오늘날 우리가 왜  『김명시』를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상세히 나와 있습니다.

저 또한 책을 편집하며 김명시라는 인물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그런 인물을 발굴해내 삶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또 대단한 일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작가 인터뷰를 통해 그 지난한 과정의 일부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독립운동가 김명시 소환한 시민활동가 "역사 제대로 기억 안 하면 공동체 붕괴"

 

김명시 장군 생애 다룬 책 펴내
시민활동가 이전 학생운동 참여
2년 넘게 수감되는 등 고초 겪어

생계 이유로 사회 문제서 멀어져
민간인 학살 문제 다룬 영화 본 뒤
지역 시민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김명시 삶 통해 우리 미래 고민해야"

 

마산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명시 장군 생애를 기록한 책 <묻힐 뻔한 여성 항일독립영웅 김명시>가 지난 23일 발간됐습니다. 이 책에는 김명시 일대기뿐만 아니라 그가 나고 자랐던 1910·1920년대 마산 이야기와 일제 탄압 아래 김명시를 비롯한 독립운동가들이 사회주의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까지 촘촘하게 기록돼 있습니다.

얼핏 보면 김명시를 오랫동안 연구·추적한 학자나 전업 작가가 썼을 법한 책입니다. 하지만 김명시 생애를 기록한 이는 경남지역 시민단체 ‘열린사회희망연대’에서 활동하는 이춘(60) 씨입니다. 그는 지역의 크고 작은 시민사회 활동에 매번 얼굴을 비추는 성실한 시민이자 활동가입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펜을 들었습니다. 어떤 계기로 기록으로만 존재하던 여성 독립운동가를 소환했을까요. 제사 지내는 마음으로 써내려갔다는 책을 통해 시민사회에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요. 반짝이는 눈으로 김명시를 설명하던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춘 작가를 만나고자 지난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에 있는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을 찾았다. 오동동은 김명시 장군 생가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희망연대 사무실에 들어서자 김명시 장군 흔적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1925년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나기 전 동생 김형윤과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부터 이번 책 표지에 들어간 독사진까지 곳곳에서 김명시가 느껴졌다.

이 작가는 이내 커다란 백과사전 같은 책을 들고 나타났다. 2004년 발간된 <3.15의거사>였다. 책은 빼곡하게 적힌 메모와 페이지마다 붙여 놓은 작은 쪽지로 가득했다.

이춘 작가가 지난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에서 김명시 장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학생운동 최전선에서 보통 시민으로 = 이춘 작가 이력은 독특하다.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지만 태어난 곳은 부산이다. 초등학교 6학년 서울로 이사가 대학까지 남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후 창원으로 거처를 옮긴 지 30년이 넘었지만 시민사회활동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다.

그는 수산업에 종사했던 아버지 덕에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 부모 지원 속 학업에만 집중했던 그는 1982년 고려대학교 독문학과에 입학했다. 잔잔하던 그의 삶은 1980년 광주를 만난 뒤 물결쳤다. 그전까지 보이지 않았던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광주에서 온 친구들에게 1980년 그날에 대해 듣는데, 내가 알고 있던 모든 것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현실은 목소리조차 내기 어려운 분위기였습니다. 선배들이 학교 안 도서관에서 개 끌려가듯 잡혀가는데 아무도 말릴 수 없었지요.”

그럼에도 그는 인문학 연구모임에 가입하는 등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부채의식 때문이다. 학교 곳곳에 깔린 사복 경찰들 감시 탓에 저항이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1983년 12월 전두환 정권이 ‘학원 자율화’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시위에 뛰어들기도 했다. 결국 1985년 3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2년 3개월 넘게 수감됐다.

그는 구치소와 교도소에서도 침묵하지 않았다. 단식투쟁은 기본이었고 함께 갇힌 학생들과 감옥 투쟁도 벌였다. 뭐라도 해야 한다는 감각은 여전히 그를 움직이게 했다. 그는 김명시 장군 관련 책을 쓰면서 그날의 감각을 다시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명시 장군도 1932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7년간 감옥에 갇혀 모진 고문을 당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데 과거 안동교도소에서 함께 고문받던 주변 친구들의 비명이 다시 들렸어요. 지우고 산줄 알았는데 아니었지요. 저는 그때 인간이 무너지는 게 어떤 감각인지 경험했는데 김명시 장군도 그랬겠구나 싶었지요.”

그는 6월 항쟁 이후 1987년 7월 14일 출소했다. 전두환 정권의 ‘6.29 항복 선언’ 직후였지만 석방 학생들에 대한 감시는 여전했다. 이 작가는 같은 해 10월 경찰을 피해 구미 공단으로 향했다. 여성 노동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노동자 조직을 결성하기 위해서였다.

호기롭게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위장취업을 한 까닭에 신분을 밝히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일만 하기에도 벅찼다. 결국 그는 1990년 결혼과 동시에 공장을 떠났다. 남편 역시 학생운동을 함께 하던 선배로 그 당시 창원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 작가는 남편을 따라 창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결혼과 동시에 남편이 입대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렇게 그는 먹고사는 문제를 걱정하는 평범한 시민이 됐다.

이춘 작가가 지난 24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열린사회희망연대 사무실에서 김명시 장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평범한 시민에서 활동가로 = 창원에 거처를 마련한 그는 곧바로 학원 사업에 뛰어들었다. 학생운동 이력 탓에 일반 기업체에서 일하기는 어려웠다. 2000년부터는 학원 사업을 확장해 영어 학원과 영어 도서관을 운영했다. 창원에만 학원이 3곳이나 됐다. 하지만 순항하던 사업은 어느 순간 정체됐고 2017년 모든 사업을 정리했다.

먹고사는 일에 치여 외면했던 사회문제를 다시 마주한 것은 2018년 무렵 구자환 감독이 제작한 <레드 툼(Red Tomb)>을 보면서다. <레드 툼>은 경남지역에서 벌어진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렇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억울한 죽음을 위해서 내가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경남지역에서 열리는 민간인 학살 위령제를 열심히 쫓아다녔지요.”

그는 이후 노치수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장 권유로 유족회에서 민간인 희생자 유족 구술 작업에 참여했다. 이를 계기로 경남지역 1세대 공익활동가 삶을 기록한 책 <인향만리> 인터뷰 작업에 합류했다.

이때 인터뷰 대상으로 김영만 전 상임고문을 만나면서 희망연대에 합류했다. 2020년 본격적으로 시민사회 활동에 뛰어든 셈이다.

이춘 작가가 쓴 <묻힐 뻔한 여성 항일독립영웅 김명시> 책 표지.

◇시민활동가 이춘, 김명시를 만나다 = 그가 희망연대에 들어와 처음 맡은 일은 김명시 장군 서훈 재심 신청이었다. 김명시 장군은 세 차례 서훈 신청 끝에 지난해 8월에야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김명시는 지역에서 무명 독립운동가였다. 그러던 중 김명시 장군 벽화가 훼손되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 작가를 비롯한 희망연대는 김명시 장군을 온전히 기억·기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책 출판을 계획했다. 책 집필은 그간 김명시 장군 관련 자료 조사·정리를 담당했던 이춘 작가가 맡았다.

“역사는 역사학자가 기록하고 정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평범한 시민이 만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가 역사학자도 아니고 전문 작가도 아니지만 김명시 장군을 기록하겠다고 나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명시 장군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 지도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가는 김명시 장군은 2023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하는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을 비롯해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역사 왜곡에 맞서려면 제대로 된 역사를 치열하게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범도 장군 같은 분의 흉상도 하루아침에 치워집니다. 정말로 무도한 사회입니다. 무도한 사회의 결말은 각자도생이고 공동체의 붕괴입니다. 적어도 미래세대에게는 이런 사회를 물려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기사 출처: 2023년 10월 31일 자 <경남도민일보> 박신 기자

 

독립운동가 김명시 소환한 시민활동가 "역사 제대로 기억 안 하면 공동체 붕괴" - 경남도민일보

마산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 김명시 장군 생애를 기록한 책 가 지난 23일 발간됐습니다. 이 책에는 김명시 일대기뿐만 아니라 그가 나고 자랐던 1910·1920년대 마산 이야기와 일제 탄압 아래 김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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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시의 삶과 활동을 더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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