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일기'에 해당되는 글 174건

  1. 2018.04.25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발간 (1)
  2. 2018.03.09 부산에서 출판하는 사람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서평 (1)
  3. 2018.02.28 인문에서 문학까지 여성의 날 산지니 추천도서 best 8
  4. 2018.02.24 불교학이 유럽에서 왔다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김영진 저자와의 만남 (2)
  5. 2018.02.14 [저자인터뷰]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정우련 작가 인터뷰 (2)
  6. 2018.02.02 부산을 깊게 보는 법『이야기를 걷다』서평 (2)
  7. 2018.01.29 [인턴일기] 1부작 인턴일기 (4)
  8. 2018.01.26 [저자와의 만남] '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꽃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2)
  9. 2018.01.23 [작가와의 만남] '우리'라는 이름으로- 황은덕 작가 인터뷰 (4)
  10. 2018.01.05 나, 너 그리고 우리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서평 (2)
  11. 2017.08.28 안지숙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서평 (8)
  12. 2017.08.19 [저자인터뷰] 화가 김춘자 산문집『그 사람의 풍경』, 김춘자 선생님과의 만남 (4)
  13. 2017.08.17 다이어리 표지 같은 책 BEST 7 모음전 (1)
  14. 2017.08.08 김춘복 장편 소설 『칼춤』 서평 (1)
  15. 2017.08.04 강기화 동시집『놀기 좋은 날』<여우콩> & 동시노래상자『내 머리에 뿔이 돋은 날』 (1)
  16. 2017.08.03 이규정 현장취재 장편소설 『사할린』서평 & 강연 역사와 인권 <사할린 한인의 역사> (4)
  17. 2017.07.31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서평 (4)
  18. 2017.01.24 부산의 이색 서점 겸 카페, <마들렌 책방> (인터뷰) (3)
  19. 2017.01.18 산지니를 통해 알아보는 출판! - 강수걸 대표님 강의 (1)
  20. 2017.01.16 『가을의 유머』의 박정선 작가님과의 인터뷰. (1)
  21. 2017.01.11 나의 겨울의 시작과 함께 한 소설, 『가을의 유머』서평 (8)
  22. 2016.08.26 [저자인터뷰]『역사의 블랙박스, 왜성 재발견』- 김영동 기자님 (3)
  23. 2016.08.26 어중씨 이야기 가사집을 통해 본『어중씨 이야기』 (3)
  24. 2016.08.25 61년 전통 부산의 향토 서점, 문우당 서점 (5)
  25. 2016.08.25 온천천거리의 작은 인디서점, 책방숲 (4)


5월 5일은?
5월 5일 하면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가장 먼저 어린이날이 떠오르실 겁니다.  5월 5일은 어린이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카를 마르크스'가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마르크스는 1818년 5월 5일 독일 트리어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렇기에 2018년, 올해가 마르크스가 태어난 지 딱 200주년이 된 해입니다.

 

 

공산주의 혁명가, 역사학자, 경제학자, 철학자, 사회학자,

마르크스주의 창시자인 카를 마르크스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학술회, 공연 등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고향인 독일 트리어와 영국 등 유럽 곳곳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대표적으로는 런던에서 '마르크스 200‘ 학술회가 열릴 예정이고, 베이징에서는 ‘마르크스 전시관’이 개관했습니다.

 

 

▲ <청년 마르크스> 포스터

 

 

문화계에서도 마르크스 200주년 관련 작품들이 선을 보일 예정입니다. 특히 오는 5월 17일에는 영화 <청년 마르크스>가 개봉됩니다. 이 영화는 1844년, 아내 예니와 함께 프랑스 망명길에 오른 26세의 카를 마르크스가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함께 노동운동을 주도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청년 마르크스를 세기의 사상가로 이끈 사랑과 우정! 그 뜨거웠던 시절을 영화로 만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마르크스의 노년기는 어땠을까요?

 

산지니가 발간할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 책은?
 산지니 역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6년 출간했던 마르셀로 무스토의 저서 L'ultimo Marx 1881-1883. Saggio di biografia intellettuale의 영역본(가제 The Last Marx(1881~1883): An Intellectual Biography) 번역본을 출간할 예정입니다.

 

그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나서는 연구를 그만두고 휴양지에서 정신적 안정을 취하다 세상을 떠났다는 말이 있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부족하지 않을까하고 의심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르크스의 말년 원고들은 그러한 의심을 불식시켜줍니다. 실제로 마르크스는 자신의 연구를 계속 진행했을 뿐만 아니라 연구의 관심을 새로운 분야로까지 확장했습니다.

 

 

스윈튼은 1880년 혁명가이자 철학자에게 다음과 같은 숙명적인 질문을 던졌다.

“(존재의 법칙은) 무엇입니까?”

스윈튼은 마르크스가 '포효하는 바다와 해변을 떠도는 사람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이 잠시 동안 요동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침내 마르크스는 낮고 엄숙한 목소리로 “투쟁이죠!”라고 대답했다.

 

(책 서문 발췌)

 

 

1881년부터 2년간 마르크스는 인류학에서의 최근 발견과 자본주의 이전 사회의 공동 소유 형태, 농노제 폐지에 따른 러시아의 변화, 그리고 근대 국가의 탄생 등에 대해 매우 깊이 있게 연구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국제 정치에서 일어난 주요 사건들을 면밀히 관찰하였는데, 아일랜드 해방 투쟁에 대해 단호한 지지를 표명하고, 인도, 이집트, 알제리에 대한 식민지 탄압에 완강히 반대한 그의 서신들을 통해서도 이를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에서 볼 수 있듯이 ‘마르크스의 노년기’는 가장 인간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으면서 계속 투쟁을 이어갔고, 자신에 대한 의심을 회피하지 않으면서 이에 공개적으로 맞섰습니다. 또한, 자기 확신에 안주하거나 최초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보내는 무비판적인 찬사를 덥석 받아들이기보다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고자 했습니다.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은 마르크스가 그의 말년에 인류학과 수학으로 학적 관심을 확장했다는 것(『민족학 노트』와 『수학 수고』 집필)을 보여주고, 유럽만이 아니라 비유럽 국가까지 포함하는 세계정세에 매우 폭넓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2장은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는 반드시 자본주의를 경유해야 한다는 자칭 마르크스주의자들의 ‘단일 경로 역사주의’를 그가 러시아 사회를 분석하면서 어떻게 불식시켜 나갔는지를 보여줍니다. 

 

3장은 유럽에서 서서히 커져간 『자본』에 대한 관심과 이에 얽힌 공방들을 다루고, 아내 예니의 죽음 속에서도 진행한 세계사 연표노트인 『연대기적 발췌』의 주요 내용을 개괄해 보여줍니다.

 

4장은 마르크스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떠난 요양지들에서 목도한 것들과 그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알제에서 본 유럽 식민지 개척자들의 횡포와 잔혹함, 도박에 기반한 모나코 경제의 불안정성에 대한 그의 신랄한 비판 등을 살펴볼 수 있으며, 프랑스 노동운동가들에 대한 그의 우려와 비판 또한 담고 있습니다.

 

마지막 부록에는 책을 읽으면서 참고하기 좋게 마르크스가 입안에 참여한 프랑스 노동당의 ‘사회주의 노동자의 선거 강령’ 전문이 실려 있으며, ‘마르크스 연보: 1881~1883년’과 ‘마르크스 가계도’를 따로 정리하여 실어두었습니다.

 

 

마르크스의 대가 무스토 교수
이 책의 저자인 마르셀로 무스토 교수는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모든 저작뿐만이 아니라 각종 초고와 서신, 발췌문 등을 방대하게 수록하고 있는 『마르크스-엥겔스 전집』(MEGA²)을 기초로 한 연구들로 잘 알려진 학자입니다.

 

 

▲ 마르셀로 무스토 캐나다 요크대 교수 

 

 

그는 신세대 마르크스 연구자로, 마르크스의 미출간 원고, 발췌 노트, 편지 등 모든 저작을 담은 ‘MEGA10’에 근거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그는 마르크스 관련 논문 100편을 썼으며, 영국의 유명 인문사회과학 출판사 루틀리지(Routledge)에서 책 『마르크스의 그룬트리세 150년 이후』와 『오늘날을 위한 마르크스』를 발간하였습니다.

 

 

“무스토 교수는 마르크스주의를 구시대 유물로 여기는 상황에서

마르크스의 생명력과 장래를 보여준다”


-정성진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원장-

 

 

 

지금까지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노년기'를 담은 책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을 소개해드렸습니다. "빵과 장미를 위한 투쟁 속에 우뚝 서 있었던 혁명가 카를 마르크스, 그의 마지막 투쟁"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Posted by 작운펭귄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에서 3월부터 인턴으로 일하게 된 작운펭귄입니다.

 이번이 첫 서평이자 첫 포스팅이어서 어색하네요. 하지만! 힘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목을 보시고 들어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오늘 적을 서평은 산지니 출판사의 지향점과 일상을 잘 녹여낸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입니다. 산지니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죠.

 

 

 

 여덟 명의 산지니 직원들이 쓴 책으로 2015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산지니는 2005년 2월에  설립되었으며, 산지니의 뜻은 산속에서 자라 오랜 해를 묵은 매입니다. 출판사의 지향점은 세 가지로 첫 번째는 문화와 지역화와 문화 민주주의의 심화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사람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는 것입니다.

 

 

 

 여러 에피소드를 모은 산문집인『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는 총 5개의 파트와 53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파트 별로 산지니의 지향점, 편집, 출판 등에 대하여 서술하였습니다.

 

 

 

 

1. 씨앗과 물 바람 햇빛

   에피소드 7. 왜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야 돼요?

 

 지역 출판사의 일상과 업무가 대부분 에피소드를 차지하며 중간중간에 출판사는 어떠한 방향을 지향해야 하나 하는 고민을 넣어 재미뿐만 아니라 책에 대하여 한 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줍니다. 저는 평소에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만 항상 작가의 고충만 생각했지 출판사의 노력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를 읽으면서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책이 하나의 나무라고 가정한다면 작가는 씨앗이고 출판사는 물과 햇빛 바람이라는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짧은 에피소드가 모여 있는 책이다 보니 술술 읽혔습니다. 하지만 짧다고 해서 내용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출판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출판 과정에서 했던 실수, 느낀 점 등이 적혀있어 알찬 정보를 많이 얻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니 마치 제가 산지니의 일기를 훔쳐본 느낌이 들었습니다.

 

 

 

 

 

2. 책은 책을 부른다.

 

  에피소드 20. '브라질을 통해 산지니에 입사한 사연

 

 

 글을 읽다 보면 산지니가 출판했던 책이 소개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른 책에 흥미를 느끼게 합니다. 그중 제가 가장 읽어보고 싶은 책은 스무 번째 에피소드의 브라질 : 광고와 문화였습니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강렬함과 백인화를 원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열망이 느껴졌달 까요?

 

 

 

 

 

3. 좋은 구절은 바람을 타고...

 

 

 

 박물관에 놓인 나비를 보며 인간의 운명이 떠올랐다고 하더군요. 왼쪽 날개를 과거로, 오른쪽 날개를 미래로 본다면 나비의 몸뚱아리는 곹 인간이 정박해 있는 현재에 해당한다며, 원래는 애벌레였고, 누이고치였을 나비의 운명이 마치 인간의 삶과 같았다고 하였습니다.

 

 

미르차 커르터레스쿠는 나비와 같은 우리네 인생 또한 날개가 접혀 있을 때는 마치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삶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천천히 날갯짓을 해나간다면 그것이 바로 인생이 되는 게 아니겠냐고 하더군요.

 

 

 

                                                 -P 187

에피소드 47. 양 편집자, 스웨덴 예테보리 도서전을 떠나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들이 많았는데, 그중 위의 말이 가장 인상이 깊었습니다. 작가의 말들은 한마디 한마디가 참 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작가의 지식을 조금 엿볼 수 있는 독자와의 만남 행사를 출판사가 왜 주최를 하는지, 사람들이 왜 관심을 가지고 참석하는지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는 저에게 책의 중요성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으며, 지역 출판사라는 한계점을 딛고 일어난 산지니를 알게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지역과 출판이 상생하는 방법과 행복하게 출판하는 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서평이 여러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여 책을 많이 구매하게 되길 희망합니당! 짧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올라올 작운펭귄의 글을 기대해주세요!!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 10점
강수걸 외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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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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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작운펭귄

인문에문학까지 여성의 날

추천도서 best 8



안녕하세요~! 봉선2입니다. 

여러분, 얼마 전 국회에서 새로운 법정 기념일을 제정한 사실을 아시나요우리나라에는 수많은 기념일이 있습니다. 3·1절광복절과 같이 나라의 경사를 기리기 위해 지정된 국경일과 식목일, 6·25 전쟁일같이 그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지정된 법정기념일이 있습니다


국회에서 3 8일을 여성의 날(법정기념일)로 제정했다고 합니다여성의 날은 1975년에 UN에서 세계 여성들의 지위 향상을 위해서 지정했습니다. 1908 3 8열악한 환경 속에서 작업 하다 화재로 숨진 여성 노동자를 기리고, 지속된 성차별과 인간의 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해서 ‘we want bread, but roses, too!’ ‘우리는 빵을 원한다그리고 장미도 원한다!를 구호로 노동운동을 했어요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인간답게 살 권리인 인권을 뜻한다고 합니다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당한 사실을 밝히면서 시작된 'ME TOO운동'을 계기로대학예술 언론계 등에서 대한민국에 깊게 뿌리박힌 성폭력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되면서 이번 기념일은 더욱 의미 있는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여성의 날을 맞이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그중에서 쉬우면서 깊게 다가갈 방법이 책 읽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중에는 수많은 페미니즘 도서가 있죠. 여성의 날에 읽기 좋은 책을 고르고 골랐습니다. 산지니에서 추천하는 여성의 날 권장도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인문



집요한 자유

섬세한 감각의 논리로 젠더의 다양성을 탐문하는 정미숙의 첫 번째 평론집

페미니즘에서 젠더로이성애에서 동성애로 그리고 여성소설과 남성소설을 아우르며 우리 사회에 다수가 아닌 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주목한다들뢰즈는 성적 소수자들이 오히려 ‘소수자-되기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 소수자들은 자신의 몫을 배분받지 못하고 살아 있으나 그 존재를 주장할 수 없는 삶을 산다. 그 삶이문학과 같은 예술 형식을 통해 어떻게 목소리를 얻게 되는지 정미숙은 치밀하고 섬세한 필체로 선보인다. 정미숙은 “자신이 취한 ‘자유는 작가와 텍스트에 대한 정확한 독해와 온전한 해석을 실현하는 길, ‘문학평론가로 사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문학 속 주체와 자신의 삶 속에서 구축하려고 했던 자유를 이 첫 번째 비평집에 담았다.

                 

집요한 자유 - 10점
정미숙 지음/산지니

<집요한 자유> 자세히 보기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재 한국 사회는 세계 최저의 출산율과 최고의 자살률최장의 노동 시간과로사 같은 문제로 시름을 앓고 있다이같은 디스토피아의 도래는 오로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경제논리인 ‘개발 지상주의가 큰 역할을 했다. 

이 책은 생태계 보존의 문제와 여성/젠더의 문제를 동시에 분석하는 한편개발도상국 여성이 겪는 고통에 대한 풍부한 사례와 함께 개발 이면에 감춰진 문제점들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가까이에 있으나 잘 알지 못했던 각국의 상황을 다양한 시사적 내용과 더불어 연구조사를 통해 나온 통계와 자료를 통해 알아볼 수 있어국제·사회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나 다문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많은 이들에게 울림이 큰 책이 될 것이다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 10점
우르와쉬 부딸리아 지음, 이광수 옮김/산지니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자세히 보기

 

 


 

 

빼앗긴 사람들 - 아시아 여성과 개발

이 책의 저자, 우르와쉬 부딸리아는 인도의 여성운동가로서, 아레나의 젠더 프로젝트에 관여해왔다. 아시아 각국의 여성과 아이들이 개발 한가운데서 어떻게 권리를 빼앗기고 희생당하는지 사례 연구와 통계로 보여준다생태계 보전의 문제와 여성·젠더의 문제를 동시에 분석하고, 개발도상국 여성이 겪는 풍부한 사례와 함께 개발 이면에 감춰진 문제점의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 책은 이처럼 전보다 가까워진 아시아권에서 일어난 개발 이면의 상처와 아픔을 잘 드러내고 있다자원 수탈, 주민들의 대규모 이주, 정체성과 역사 말살, 지식과 생명체의 약탈, 상품화, 여성의 착취와 억압 등 개발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을 파악하고자 한다.


빼앗긴 사람들 - 10점
우르와쉬 부딸리아 엮음, 아시아여성학센터/산지니


<빼앗긴 사람들> 자세히 보기 


 

 

문학



나는 나

이 책은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아내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이다. 그녀는 일본과 조선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다 사회주의 사상에 심취하여 조선인 무정부주의자 박열과 같이 생활하고 옥중에서 결혼하였으며, 천황과 황태자의 암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사형선고를 받아 수감되어 있던 중 23살의 나이로 우쓰노미야 형무소에서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지금은 경북 문경 박열의사기념관 옆에 잠들어 있는 그녀의 불꽃 같은 삶은, 국내에서 관련 도서나 KBS 스페셜등을 통해 발표된 적이 있다. 723, 가네코 후미코 사망 86주기에 맞춰 발간된 이 수기는 어린 시절부터 박열과의 동거까지를 다루고 있다. 독자들은 가네코 후미코가 무슨 생각으로 이 짧은 생을 살았는지, 무엇이 그녀를 이렇게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 - 10점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산지니 


<나는 나> 자세히 보기

 

 

 

 


 

마르타

마르타는 스물다섯의 젊은 과부 마르타의 자립을 위한 노력과 불행한 운명을 그리고 있다이 소설의 주인공 마르타는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본 적은 없지만공무원인 남편과 어린 딸과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다그러나 남편이 병으로 죽고스물다섯에 젊은 과부가 된 마르타는 딸아이와 함께 살아나가야 했다소설은 여성이 교육과 노동에서 소외된 당시의 사회 시스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사회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의 존재를 보여준다. 노동 착취와 부당한 임금임을 알면서도 직업을 위해 받은 교육이나,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인식 등의 걸림돌로 인해 이 일을 계속 할 수밖에 없는 마르타를 통해 당시의 여성과 노동자의 불행한 삶을 유추해볼 수 있다.


마르타 - 10점
엘리자 오제슈코바 지음, 장정렬 옮김/산지니



<마르타> 자세히 보기


 

모녀5세대

모녀5세대는 한국의 근현대사자그마치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 녹아 있는 여성의 삶을 다루었다. 1900년대에 출생한 외할머니부터 2000년대생 손녀에 이르기까지그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혹은 살아갈 삶을, 비록 양상을  달리하고는 있지만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딱딱한 역사책이 아닌손녀이자 딸이자 엄마이자 외할머니이자, 그리고 자기 자신인 삶과가족들의 인생을 추억하는 것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역사의 주안점은 여성보다는 남성에지방보다는 수도권에 두었으며 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의 틀 속에서 다루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하지만 모녀5세대는 다르다. 100년이라는 시간 속에 모계를 중심으로 한 5세대가 부산에서그리고 가족이라는 따뜻한 울타리 안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주거·교육·직장생활·가족관계 등 일상에 맞닿아 있는 것들을 소재로 삼은 것도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이 책이 수많은 독자들로부터 주목받을 것이라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기도 하다.


모녀 5세대 - 10점
이기숙 지음/산지니


<모녀 5세대> 자세히 보기

 

 


 


쓰엉    

3회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고 문단에 등단한 서성란 소설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사회에서 소외되고 고립된 사람들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자주 내세웠던 서성란 소설가가 이번에는 베트남 여인을 소설 한가운데로 불렀다흑갈색 눈동자와 검은 피부의 베트남 여인 쓰엉, 젊고 건강한 그녀는 한국 시골 마을에서 국제결혼중개업소에서 만난 김종태와 결혼해서 살고 있다. 상상했던 결혼 생활과 달리, 시어머니와 갈등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남편은 시어머니와 자신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화를 모른 척한다.

시골 마을에 또다른 이방인 소설가 이령과 문학평론가 장규완, 이들은 도시에서 이사 와 하얀집을 짓고 살지만 좀처럼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적막한 시골 마을에 나타난 이방인들, 그리고 쓰엉을 향한 장규완과 이령, 김종태와 벙어리 사내 등 서로 다른 시선과 사랑, 욕망을 서성란 소설가의 섬세한 필체로 그려진다


쓰엉 - 10점
서성란 지음/산지니


<쓰엉> 자세히 보기






여기까지 여성의 날 맞이 산지니 추천도서 였습니다.

늘 포스팅을 끝으로 인턴업무의 마지막 활동이 끝이 났습니다. ㅠ.ㅠ... 

짧은 한 달이 벌써 지나가 버리는군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산지니 식구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갑니다. 앞으로도 잊지 않을게요.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불교학이 유럽에서 왔다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김영진 저자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여러분들과 다시 만나게 된 봉선2라고 합니다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2월도 추위와 함께 끝나가고 있네요. 오늘은 지난 목요일 저녁에 있었던 따끈따끈한 강연 소식을 전해 드릴까 합니다.

얼마 전 산지니에서 출간된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의 저자이자 김영진 선생님과의 뜻깊은 만남이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1970년 경남 삼천포에서 출생하셨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중국 근대사상가 장타이옌의 불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셨어요. 『중국근대사상과 불교』 등 여러 저서를 쓰시고 현재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불교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십니다~!

 

 

이날 강의는 선생님의 최근작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으로,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불교와 불교학>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열띤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이렇게 좋은 강의를, 그것도 무료로 말이죠!늦은 밤이었지만 강연을 찾아주신 분들과 설레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 . . 어떤 강연이었길래 방청객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는지, 저와 함께 이제부터 알아보도록 할까요?



▲ 산지니에서 주관하는 제 79회 저자와의 만남의 주인공은 김영진 선생님이십니다.


여러분! 불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제 기억 속에서 불교는 '두려움'데요. 어릴 때 부모님 따라 절에 간 적이 있어요. 입구에서 마주친 사대천왕을 보고 무서워서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때 이후로도 어두운 곳에 안치된 불상이나 향냄새, 주문을 읊조리는듯한 불경을 생각하면 오싹했던 기억이 되살아나곤 했습니다. 저처럼 불교에 대해서 잘 몰랐던 분이라면 한번씩 이런 경험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요. 김영진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불교'에 대해 이제까지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지고, 나아가 불교학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이 주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종교로서의 불교 혹은 학문으로서의 불교학에 관련된 책이라면 딱딱하고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 수도 있는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먼저 선생님의 강연을 조금 엿보도록 할까요?



▲ 2월 22일(목)에 열렸던 강연 들여다보기



▲어려운 내용을 재미있게 풀어서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 >_<


선생님께서는 <중국 근대 불교학>을 중심으로 한 권의 책을 집필해 주셨지만, 이번 강연에서는 '학문'으로서의 불교, 즉 '불교학'에 초점을 맞추셨다고 합니다. 

불교와 불교학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불교'는 붓다의 가르침을 기초로 해서 긴 세월에 걸쳐 이룩한 종교체계를 말합니다. 세계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종교'로서의 불교는 그 모습도 전통도 다양하죠. 그런데도 그것을 '불교'라고 간주할 만한 하나의 정체성으로 모아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 모두를 가리켜 '종교'로서 '불교'라고 부릅니다. 


이번 강연은 우리가 만나는 종교로서의 불교가 아니라 그것을 대상화한 연구 활동, 즉 불교학의 성립과 전개를 다뤘습니다. 물론 고대부터 불교 전통 내부에도 불교 연구는 존재했지만, 현재 우리가 행하는 불교학은 근대 유럽에서 형성된 학술전통이라고 합니다. 종교로서의 불교와는 다르게 불교 지식의 많은 부분은 어쩌면 혼혈의 것이고, 그것을 가공한 기술은 유럽산일지도 모릅니다! 


'(Modern Buddhist studies)'이란 말은 근대시기 유럽의 학문 방법론에 기반들 두고 형성된 불교 연구를 가리킨다. 유럽에서 고전 연구를 할 때 사용한 문헌학이나 역사학이 방법론으로 주로 동원됐다. 물론 유럽에서는 '근대불교학'이 아니라 그냥 '불교학(Buddhist studies)'이었다. 하지만 동아시아처럼 전통적인 불교연구가 존재한 지역에서 그것은 기존 불교연구와 구분된 '근대불교학'이었다. '근대' 혹은 '근대적'이라는 표현은 18세기 이후 서구가 창안한 문명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유럽이 생산한 근대를 전면적으로 받아들인 동아시아에서 현재 작동하는 거의 모든 학문이 '유럽적'이고 '근대적'이다. 


- 「근대학술과 불교학 방법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17페이지 참고. 



▲강의 중간마다 질문이 톡톡 튀어나올 정도로 흥미진진했답니다,

 

선생님께서 계속 강조하신 부분은 불교학과 신앙은 다르다는 점 이었습니다. 이 논제는 어떻게 보면 불교와 불교학의 차이일 수도 있겠는데요. 선생님은 불교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불교학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어느 유명한 스님으로부터 부처님의 진리를 전해 들은 스님 A와 불교학자 B가 있었습니다. 


A가 진리의 말씀에 진심으로 감동해 있는 중에 B가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그 당시에 그런 말씀을 하셨다니, 이상하지 않아?" 


A는 분노합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의심하다니 불경스럽다고 화를 내기 시작합니다. 


A의 말을 묵묵히 듣고 있던 B는 유명한 스님께서 말씀하신 진리를 찾기 위해 산스크리트어를 배워 부처님의 말씀을 해석한 결과 그 진리의 말씀은 출처도 없는 불경을 잘못 번역해서 일어났다는 것을 밝혀내게 됩니다. 



▲동아시아 최초의 불교학 유럽 유학생 가사하라 겐주(좌)와 난조 분유(우) 


이야기의 핵심은 진리를 찾기 전에 사실을 먼저 찾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진리가 거짓이라면 그것은 더이상 진리가 아닌 게 되는 거죠. '사실에 기반을 둔 진정한 진리는 무엇일까'는 의문은 유럽의 학자에 의해 제기되었고, 선구자에게 교육받은 동양의 유학생에 의해서 아시아에 급격히 퍼져나가서 중국 근대의 불교학이 형성 되었습니다. 



▲늦은 저녁이었지만 많은 사람이 방문해 주셨답니다.


짧은 글과 영상이었지만 어떠셨나요. 근대 불교학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지 않나요? 1시간 30분으로 약속된 강의였지만 2시간을 훌쩍 넘긴 생님의 강의를 듣고 있으니 즐기며 강의를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에는 는 어제 있었던 강의내용부터, 중국의 근대 불교학까지 더 세밀하고 꼼꼼하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위의 책은 산지니 출판사와 온, 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 10점
김영진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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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 

정우련 작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산지니 2월 인턴 봉선2 입니다. 

『이야기를 걷다 - 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 서평에 이어, 이번에는 직접 작가님을 뵙고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인터뷰라는 자리에서 작가님과 만나기 전 떠올랐던 단상과 함께, 기억에 남았던 작가님의 대답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첫 소설집 『빈집』(2003)이후, 오랜만에 산문집으로 돌아온 정우련 작가와의 만남을 소개합니다!   

 

내가 침묵의 언어를 이해하게 된 건 순전히 S 때문이었다. 언젠가부터 나랑 열쇠고리처럼 붙어 다니기 시작한 아이였다. 그 아이는 나와는 달리 방울처럼 활발했다. (중략)어느 날부턴가 S가 결석을 했다. 선생님의 부탁으로 그 아이 집을 찾아갔다. 몇 조각인지 모르게 쩌억 갈라져 테이프를 붙여둔 그 집 유리창문이 생각난다. 나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라 웃음기를 싹 거두어가던 곤혹스런 표정까지. 찢어지게 가난한 제 집 형편을 들켜버린 때문일까. 그 뒤로 학교에 온 S는 말이 없었다. 나는 그 아이 속에 있는 슬픔을 보았다. 그전보다 더 그 아이에게 살갑게 굴었다. 그 아이는 그럴수록 더 입을 꼭 다물었다. 슬픔은 나누어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 「송정 연가」,  『구텐탁, 동백아가씨』 중에서 

  

 ▲구텐탁, 동백아가씨 표지

 

책을 읽기 전에 문득제목이 궁금했다<구텐탁, 동백아가씨>. 한국말로 하면 안녕하세요, 동백아가씨쯤 되겠다. 2013 10, 파독 근로자들의 애환을 달래기 위해 이미자, 조영남, 아이돌 가수 2PM이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공연을 했다. 음악회는 성황리에 끝이 났고, 공연을 보며 눈물 짓는 교민의 모습에 그들의 서러움과 애환,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에세이집들은 화려한 제목으로 독자를 유혹한다. 구텐탁 동백아가씨가 방영된 지 5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문예창작학과에 재학 중인 나는 북 콘서트나 강연 등으로 다양한 작가를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책을 읽고 그 책을 쓴 작가를 만나보며 느낀 점이 있다. 대부분의 작가는 문체와 성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정우련 작가도 그랬다. 담백하고 조곤조곤하게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특유의 솔직함으로 가슴을 퉁, 하고 울리는 그녀의 문체는 독자의 마음 속에 감동을 일으킨다. 정우련 작가는 그녀의 글을 읽으며 내가 상상했던 대로 온화하면서 솔직했다. 광안대교가 보이는 카페에서 작가를 만났다.  


▲창 밖을 바라보는 작가님


1. 『구텐탁, 동백아가씨』가 출간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습니다. 2003년 소설집 『빈집』(하늘연못)을 출간하신 이후 정말 오랜만에 산문집을 내셨는데요. 출간 이후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책이 나오고 난 뒤, 주위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어요.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글을 써야 하는데 제 글이 청승맞다 보니깐(웃음) 산문집을 읽고 울었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2. 책을 엮으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소설은 허구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을 설정할 때 별 문제가 없지만 산문은 실제 인물과 사실을 그려내야 하니까 원고를 묶을 때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딸은 자기를 그렇게 냉혈한으로 만들 수 있냐고 원망하더군요. 「민달팽이가 간다」에서 책을 버렸던 친구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런 반응을 들으면서 , 이게 산문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소설은 그런 부분에서 자유롭잖아요.

 

3. 부산일보에 「그림에세이」, 「미술기행」등을 연재하시기도 했고, 오늘 이야기 나눌 책 『구텐탁, 동백아가씨』에서는 '4부 그림이 있는 풍경'에서 따로 미술 관련 산문들을 모아 엮어주시기도 했습니다. 언제부터 미술 관련 에세이를 쓰시게 되셨는지, 그 계기는 무엇인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청탁 때문이죠. 저 같은 게으른 사람은 이렇게 꾸준히 못써요. (웃음) 재미있는 일화를 하나 소개할게요. 2003년에  『빈집』이라는 첫 단편집이 나왔어요. 표지는 박병재 화가의 <빈집>이라는 작품이에요. 갤러리에서 작품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했는데 이미 팔렸다는 거예요. 하는 수 없이 포스터라도 한 장 구해서 집에 붙여놨죠. 그렇게 벽에 붙여 둔 작품을 떠올리며 쓴 단편이 빈집이에요. 책 표지를 정할 때, 딸이 작품<빈집>을 넣는 게 어떠냐고 물었어요. 그 당시에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후회하죠빈집에 <빈집>이라뇨. (웃음) 그리고 얼마 안 지나서 한 기자에게서 차 한 잔 마시자는 연락이 왔어요. 제 책에서 미술에 관하여 서술 한 것을 봤는지 미술 에세이를 한번 써보자고 제안하더군요. 자신 없었지만, 한 편만 쓰고 그만 두자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계속 쓰기 시작했어요.


4. 책에 안 실린 글은 아까워서 어떻게 하나요?

 이후에도 청탁이 들어와서 <LA 미술 기행>코너를 맡기도 했어요. 책을 내자는 제안도 종종 들어왔지만 출판사와 성격이 맞지 않아서 거절한 적도 있지요. 이번 산문집에는 짧은 미술 에세이를 모아서 부를 나누어 실었어요. <LA 미술 기행>은 어느 정도 분량이 있기 때문에 이후 책으로 엮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5. 소설가로 등단하셨지만, '미술 작품'이 작가님께 특별하게 다가온 것 같습니다.   

 어릴 때부터 도서관에 살다 싶이 했어요. 책 읽다가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종종 안 읽힐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땐 화집을 읽었어요. 그 버릇이 습관이 되다 보니 미술사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흐름을 알게 되었어요. 조지아 오키프가 이런 말을 했어요. 화가란 세상에서 감동받을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마지막 인간이라고요. 대상을 보고 아무런 감명이 없으면 그림을 그리고 싶겠어요? 대상 앞에서 감정이 불편하거나 감동할 때 무엇인가 그리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이 화가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이나 그림, 음악 같은 예술은 표현 방식이 다를 뿐이지 같은 감동을 표현한다고 생각해요.

 

6. 『구텐탁, 동백아가씨』 속 산문들을 읽으면서 울컥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엄마와 딸」에서 고추자루를 머리에 이고 걸어오는 어머니를 볼 때,  「남원사람」에서 아재가 호마이카 밥상을 짊어지고 시골장을 떠돌아 번 돈을 받아 등록금을 냈을 때도 마음이 아렸습니다. 이 작품들 이외에도 주로 감정적으로 와닿았던 글들이 대부분 '1부- 아침 숲길을 걸으며', '2부- 세상 속으로', '3부- 장소와 사람'에 집중되어 있었는데요. 여기 담긴 글 속에서 작가님은 유년 혹은 개인적인 경험을 에세이의 소재로 삼고 계십니다. 일기를 포함하여 자전적인 에세이 쓰기와 소위 '허구'의 장르로 일컬어진 소설 쓰기와는 차이점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 생각하시는 소설과 산문의 차이가 궁금합니다.

 소설과 산문의 차이는 '인물 묘사'에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있는 인물을 주제로 잡고 글을 쓴다고 할 때 소설은 있는 그대로 쓸 수가 없어요. 소설은 완벽하게 작가가 개입할 수 있잖아요. 인물에게 살을 붙이고 이야기를 끌고 가다보면 어느새 전혀 다른 인물이 되어 있기 때문이죠어느 것이 진실이냐는 질문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특히 소설이라는 장르에서는 '진실'이냐 아니냐, 라는 문제보다는 작가가 얻은 깨달음을 어떻게 독자들에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반대로 산문은 허구가 끼어들 수 없죠. 해석은 독자의 몫이기 때문에 작가가 개입할 여지가 별로 없어요. 감동은 산문이 더 짙겠지만. 저에게는 소설 쓰는 게 더 재미있어요. 인물을 이리저리 주무르고 놀 수 있잖아요. 놀이 치고 이만큼 재밌는 게 있을까요? (웃음)

 

                                         작가님이 작업하시는 카페에서 바라본 광안리 전경

 

7. 「호떡 한 개의 위안」처럼 작가님은 글을 통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그마한 사건을 애정 어린 시선과 담담한 문체로 표현해주십니다. 요즘에는 주로 어떤 것들을 주의 깊게 바라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일상적인 곳에서 소재를 얻기도 하고, 역사적 사건이나 신문기사를 가지고 소설을 쓰기도 해요. 산문 「우리들의 아름다운 선장」속에서 다룬 전재용 선장님 이야기를 장편으로 쓰고 있어요. 1985년은 폭압적인 정권의 시대였잖아요. 전 선장님은 참치를 가득 실은 만선을 이끌고 부산으로 오는 중에, 베트남에서 탈출한 보트 피플을 만나게 되요. 전 선장은 난민들의 삶에 관여하지 말라는 회사의 지침을 무시하고 96명의 난민을 구출하고 해고를 당해요. 이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났어요. 저는 이 사건을 가지고 뭐라도 쓸 수밖에 없었던 거죠. 어렵사리 전재용 선장님과 만나 인터뷰를 하고 당시 상황을 되짚어가며 취재를 했어요


- 그럼 조만간 선생님 신작 소설을 만나 볼 수 있는 건가요? 

 네 그렇죠. 열심히 가다듬고 독자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8. 「꽃, 페미니즘을 말하다」,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에서는 각각 이전까지 남성 위주였던 미술사에서 독자적 세계를 펼친 조지아 오키프와 1910년대 조선 최초의 서양화가이자 문필가, 여성 운동가로 활동한 나혜석의 비극적 삶을 조명해주셨습니다. 이 글을 쓰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홍승은'이라는 작가를 아시나요? 젊은 여성 작가인데, 유년 시절부터 부조리에 맞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해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책으로 엮었는데 놀라웠어요. 공감되는 말이 많더라고요. 저는 나혜석에서 홍승은까지 왔다고 봐요. 나혜석은 1913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 교육을 받고 그림을 그려요. 나혜석이 외친 것은 단 하나에요.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것. 홍승은이 말하는 것도 그거잖아요. 여성 남성의 젠더에 따라 차별받는 삶이 아니라 같은 인간으로 살고 싶다는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문제에요. 나혜석의 주장은 당시에 공론화되지 못하고 단순한 가십거리로 묻히고 말았어요. 세월이 흘러 21세기엔 여성들이 연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요.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나혜석과 조지아 오키프와 같은 선각자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잊으면 안 돼요.

 

9. 현대에 와서도 페미니즘 운동은 계속되고 있는데요. 더 이상 차별에 침묵하지 않겠다는 미투(MeToo) 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문단 내에서도 오래 침묵 속에 묻혀졌던 성폭행 및 성폭력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 애석한 일이에요. 고은 시인이 젠더 의식이 부족했던 시대의 사람이라고 해도, 대중적으로 세계적인 작가로 불리는 사람이 왜 세계의 흐름을 못 읽어내는 것일까요. 함석헌 선생이 그랬잖아요. 해방이 도둑같이 왔다고. 지식인들은 해방이 올 거라는 것을 몰랐어요. 가령 친일 행위를 한 자를 두고 그 때 시대가 그랬으니까 용서를 해야 하느냐고 누군가 물어온다면, 그 시대에 저항한 사람들을 무엇이 되나요? 고은 시인 성추행 사건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영미 시인이 방송에 나온걸 보고, 모 시인이 최영미 시인의 과거사를 언급하면서까지 비난했는데요. 그 소식을 듣고 얼굴이 붉혀졌어요.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을 보는 경우잖아요. 문제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문제인데 그 이야기는 희석시켜 버리고, 최영미 시인을 비난하면 안 되잖아요.

 

10. 작품 활동이 뜸했지만, 지금부터 부산에서 열심히 글을 쓸 것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송정연가」, 「고향마을로 가는 마실등 여러 작품에서 작가님께서는 아름답고도 변해가는 쓸쓸한 부산의 모습을 묘사해 주셨는데요. 소설가로서 부산은 어떠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작가들에게 고향은 작품의 원천이에요. 대게 우리가 글을 쓰는 이유는 유년의 기억이 많이 작용해요. 작품을 낼 때 프로필을 보면 출생 연도와 출생지가 빠지지 않아요. 이것으로도 작품과 작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요. 제가 태어난 '영도구 대평동'이라는 공간은 제 문학의 우물이에요. 퍼내도 마르지 않은 우물 같은 것이죠. 그 공간의 이야기를 쓰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이면에는 고향을 많이 떠올려요. 저한테는 이 공간이 제가 유년의 상처, 슬픔, 아픔, 사색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고 머물렀던 소중한 곳이에요. 이곳 광안리에서 글을 쓰지만 광안대교가 주는 공간의 기운이 글 속에 어떤 식으로든 스며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기도 하죠.


11. 「읽는인간에서 영화가 원작에 못 미치는 이유는, 영상 언어가 그 촘촘한 문학 언어의 구체적이고 섬세한 상상력을 따라잡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다만 대중은 문학보다 영화나 다른 매체를 선호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문학이 가지고 있는 호소력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문자언어가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일으키는 힘은 대단해요. 문학은 작가가 만든 인물과 화자, 사물과 소도구를 가지고 이야기합니다. 문학은 어머니고 영화는 아들이라고 한다면 요즘 세상은 아들이 판을 치는 세상이잖아요. (웃음) 조지아 오키프는 <독말풀 꽃>이라는 그림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어요. "독말풀 꽃은 서늘한 저녁에 핀다. 달빛이 비치는 어느 저녁, 나는 그 꽃을 125개까지 세어 보았다. 그 꽃들은 뜨거운 낮에는 죽는다. 꽃의 고운 향기를 떠올릴 때면 나는 그날 저녁의 신선함과 달콤함을 다시 느낄 수 있다." 이 문장을 영상 언어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영상 언어가 짚어낼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어요. 저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문학을 각색한 한 영화는 아무리 봐도 원작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 웃으세요. 찍습니다. 하나 둘' 


12. 이제 곧 봄이 올 건지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는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제 산문이 어렵거나 고민을 하면서 읽는 글이 아니에요. 삶을 살면서 떠올리는 미련이나 일상의 이야기에요. 편안하게 읽으면서 자신의 삶과 유년을 반추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생은 천 번을 살아도 좋을 만큼 아름답다는 말이 있습니다. 천 번 말고 만 번을 살아도 인생은 아름답죠. (웃음) 저에게 대단한 독자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글이라도 읽고 감상을 전해주는 독자들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그동안 게으르게 썼지만 열심히 활동해서 독자들과 소통하는 계기를 만들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정우련 작가님과의 만남, 어떠셨나요? 첫 인터뷰라서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기분 좋게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인터뷰를 통해 작가님과의 따뜻한 만남이 되었길 바랍니다. 책 읽기 좋은 봄이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봄,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와 함께 기분 좋은 시작을 하는 건 어떨까요?   

 

구텐탁, 동백아가씨 - 10점
정우련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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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부산을 깊게 보는 법

 『이야기를 걷다 - 소설 속을 걸어 부산을 보다』를 읽고 

 

 

 

 

 

 안녕하세요~!

산지니 출판사에서 1월 한 달을 알차게 채워 주신 인턴 '으나' 씨에 이어 2월 한 달 동안 산지니 인턴 활동을 하게 된 '봉선2' 라고 합니다. 2월 1일, 첫 출근과 함께 처음 만나게 된 책은 조갑상 소설가의 에세이집  『이야기를 걷다』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부산'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화려한 해운대?   아니면, 돼지국밥이 떠오르시나요?

그게 무엇이든, '부산'이라는 도시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도시 임에 틀림없습니다.


 


 

 

기억할 공간이 없다면 지나간 시간도 무화된다.

우리 인간이 기억함으로써 존재한다는 걸 믿는다면 공간과 같이 시간이 사라지는 모습은 안타까움 이상의 마음을 갖게 한다. 

                                                - <책 머리에> 중에서  

 

 

부산을 소개하는 수없이 많은 책이 있습니다. 가까운 서점에 들러 여행 서가 앞에서 '부산'에 관한 책을 찾아 읽어 보면, 맛집부터 여행 코스까지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죠. SNS나 유튜브를 활용해서도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죠. 하지만! 조갑상 소설가의 기행 산문집이라 불릴 만한 이 책은 단순히 부산을 소개하는 책과는 그 결이 많이 다릅니다. 산지니 책들이 가득 꽂힌 사무실에 앉아 제가 읽어 본 <이야기를 걷다>를 통해 그 이유를 알아보도록 할까요?

 

 


                            (사진출처 :국제신문)


 

 

 조갑상 작가님은 부산에서 태어나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동아대 대학원에서 「김정한 소설연구」로 문학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혼자웃기」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부산을 기점으로 글을 쓰며 활동하시기에 부산과 관련된 책을 많이 써 주셨는데요.   

 

『소설로 읽는 부산』(1998), 『한국소설에 나타난 부산의 의미』(2000), 공저 『춘향이 살던 집에서 구보씨 걷던 길까지』(2005) 등 조갑상 작가님은 부산에 관해서 누구보다 많이 읽고, 쓰고, 걸으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야기를 걷다』는 염상섭의 「만세전」, 김정한의 「모래톱 이야기」, 김동리의 「밀다원시대」등의 소설 속에서 배경으로 등장하는 '부산'의 모습을 작가의 시선을 따라 걸어보는 에세이입니다. 또한 단순한 에세이라기 보다는 '기행 문학'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006년에 산지니에서 처음 출간되었습니다. 세월의 흐름과 함께 '부산'이라는 장소와 이야기는 새로워지고 두터워지기 마련이니, 지금과 달라진 장소의 결들을 담아 11년 후, 지난 해 2017년 12월 29일에 개정판으로 새로이 출간되기도 했죠.

 

 



 

 

우측이 개정판입니다. 한눈에 봐도 두툼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온 지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저는 마치 할아버지가 들려주시는 옛 이야기인 양 작가님이 들려주시는 부산의 옛 장소 속 숨은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따라가며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자신이 살았던 당대를 정확하게 읽어내려는 소설가 염상섭의 묘사정신이 무섭기도 하지만 시간을 붙들어 매고 있는 장소가 참 힘이 세다 싶다.

                                                                                            -73p 


역시 국제시장도 재래시장의 한 곳일 뿐이다.

세월 앞에 무엇이 온전할 것인가.

특히나 돈이 움직이는 시장바닥일 바에야.

                                                                                             -89p 


나혜석은 시집살이를 복천동에서 했다.

그녀의 눈에 산골에 지나지 않게 보이던 동래가

그래도 이곳에서 태어난 이들에게는 세계의 중심이었다.

                                                                                            -139p


 


 책을 읽으며 조갑상 소설가와 함께 부산의 구석구석을 여행했습니다. 저는 특히 '금강원'이 기억에 남았는데요. 이곳은 어릴 적부터 소풍 장소 1 순위로 꼽히는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생 대회, 가족 행사에도 빠지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제 기억 속 유년 시절을 함께한 뜻깊은 곳이기도 하네요. 

 

 책 속에 나온 김정한의 작품 굴살이」나 이주홍의 선도원일지를 통해 지금은 쇠퇴해버린 금강원의 옛 영광을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억 너머로 사라지는 것에 대한 쓸쓸한 감정이 들기도 했지요. 특히 작가님이 말씀하신 '시간은 흘러도 공간은 남는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습니다. 

 

 작가의 관점과 시선을 따라가는 기행 에세이 『이야기를 걷다를 통해, 이 책이 아니었더라면 알 수 없었을 '부산'이라는 장소와 그 속에 담긴 '이야기' 속으로 깊이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계기로 조갑상 작가의 또 다른 책들, 특히 픽션이지만 당대 현실을 자세하고 치밀하게 묘사하는 소설들이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부산의 변천과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당신! 근대문학에서 현대문학까지 소설에서 드러난 '부산의 이야기'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야기를 걷다 - 10점
조갑상 지음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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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여러분! 인턴 으나입니다.

 

산지니 출판사 인턴으로 2018년을 시작했는데,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아마도 이 포스팅이 산지니 인턴으로서 올리는 마지막 포스팅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한 달을 돌아보니 '조금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 아쉬운 마음을 가득 담아 짧은 인턴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보았는데요. 저의 겨울, 저의 1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니 산지니 가족 여러분들도 즐겁게 감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인턴 기간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비회원

'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안녕하세요, 여러분! 산지니 인턴 으나입니다. 찬바람이 매서웠던 최강 한파가 찾아온 1월 24일 수요일, 많은 독자 분들과 『우리들, 킴』의 저자이신 황은덕 작가님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도 그곳에 다녀왔는데요, 겨울 추위가 무색할 만큼 따뜻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 부산콘텐츠콤플렉스 4층 카페테리아에서 진행된 저자와의 만남

 

"오늘 너무 추워서 저도 제 일이 아니었으면 안 나왔을 것 같아요." -황은덕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의 말에 모든 이들이 웃음을 지었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행사장을 찾아주셨는데요, 황은덕 작가님은 이곳에 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과 함께 대담의 형식으로 『우리들, 킴』에 대한 이야기 꽃을 피우셨습니다. 정영선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모두 부산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작가 분들이시죠. 특히, 정영선 작가님은 지난 2010년에 장편소설 『물의 시간』을 저희 산지니 출판사를 통해 출간하셨다고 합니다.

 

▲사진 왼쪽부터 정영선 작가님, 황은덕 작가님, 배길남 작가님

 

정영선 작가님과 배길남 작가님께서는 『우리들, 킴』을 읽은 한 명의 독자로서 그리고 함께 소설을 쓰는 동료 소설가로서 황은덕 작가님께 여러 질문을 하셨고, 황은덕 작가님은 질문 하나하나에 귀 기울이시며 솔직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꽃 피웠는지 잠시 살펴볼까요?

 

배길남 작가님: 일단 전작 『한국어 수업』에서 『우리들, 킴』까지 황은덕 선생님은 '입양 전문 작가'라는 별칭이 붙을 것 같은데요, 우리들, 킴』에 수록된 소설들을 보면 입양에서만 끝나는게 아니라 「엄마들」 같은 경우에는 입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그 사람들의 아픔과 입양의 과정들이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제가 궁금했던 부분은 「우리들, 킴」에서 비서 킴의 이야기와 「해변의 여인」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두 작품이 미묘하게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장편으로 엮으면 주제적인 측면이 더 강조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혹시 『우리들, 킴』 속 이야기를 장편으로 구상할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황은덕 작가님:우리들, 킴」과 「해변의 여인」은 상관 관계가 있는 소설인데요. 원래는 이걸 연작처럼 쓸까 생각했어요. 나중에 마음을 바꿔서 각각의 작품으로 썼어요. 또 다른 입양인의 이야기인 「글로리아」가 있는데 이 작품을 처음에 장편으로 쓰려했죠. 하지만 제 역량이 부족해서 장편으로 쓰지는 못했어요. 미국 경찰이나 사법 시스템을 깊이 취재를 해야하는 부분이 있는데 다시 미국에 체류를 하면서 취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 같아요.

정영선 작가님:『우리들, 킴』에 총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어느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드셨나요? 그리고 황은덕 작가는 이 작품들 중 가장 마음에 두고 싶은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배길남 작가님: 불륜을 다룬 「불안은 영혼을,」이라는 작품이 입양에 관한 직접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황은덕 선생님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이 단일화 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불안은 영혼을,」 속에 등장하는 남성의 모습은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해변의 여인」이나 「열 한 번째 아이」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생각이나 적극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작품 자체가 잘 읽혔습니다.

황은덕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들, 킴」이 아닐까 싶어요. 왜냐하면 제가 입양인의 문제를 오랫동안 다루기도 했고 지금도 제 주변에 있는 많은 입양인들과 교류 하고 있어요. 「우리들, 킴」은 제가 알고 있는 킴을 모델로 제 상상력을 보태서 쓴 작품인데 이런 역사가 있다보니까 저한테는 「우리들, 킴」이 가장 마음에 남죠.

정영선 작가님: 총 7편의 작품이 있는데 배길남 선생님은 「불안은 영혼을,」과 「해변의 여인」이 좋으셨다고 하고, 작가 본인은 「우리들, 킴」이 좋다고 하시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열 한 번째 아이」와 「환대」가 가장 좋았습니다. 「열 한 번째 아이」는 입양과 상관없이 누군가를 양육하는 할머니의 삶, 「환대」는 정신병원에 있는 친구를 이해해 가는 40대 중년 여성의 모습을 그렸는데 꼭 입양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서사가 많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입양'이라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서 사람들마다 좋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다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들, 킴』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 느꼈던 느낌들 그리고 작품에 대한 궁금점까지 다채로운 내용을 담은 작가님들의 대담으로 풍성하고 알차게 시간이 채워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은덕 작가님은 우리나라 해외 입양의 역사와 그 현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셨는데요, 특히 단편 「글로리아」에 실제 모티브가 된 '멜린다 더캣' 사건을 이야기 해주시며 연대의 힘 강조하시기도 했습니다.

 

▲ 저자와의 만남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

작가님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 경청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작품들이 주로 여성의 시각에서 서술되다 보니 황은덕 작가님께서는 이 책을 읽은 남성 독자분들의 반응을 궁금해 하셨는데요, 『이야기를 걷다』의 저자이신 조갑상 작가님께서 황은덕 작가님의 궁금증에 답을 해주셨습니다.

 

"『우리들, 킴에 수록된 「열 한 번째 아이」의 경우에는 남성, 여성 이런 것을 떠나서 읽는데 참 재밌더라고요. 선생님이 쓰신 소설이 여자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다라고 생각합니다. 책에 자세히는 나오지 않지만 주인공의 이복오빠의 모습을 보면 우리나라 장자의 점잖은 모습을 그려내고 있더라고요. 잘 그리시고 있습니다" - 조갑상 작가님

 

 

'잘 그리시고 있다'라는 조갑상 작가님의 말씀처럼 『우리들, 킴』 속 이야기들은 해외 입양아 혹은 그 사람들이 처한 현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미처 깊게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에 황은덕 작가님은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계셨는데요, 그 관심과 애정이 『우리들, 킴』이라는 작품으로 피어난 것 같습니다. 저자와의 만남을 통해 '책은 읽는 것만이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책을 통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황은덕 작가님의 『우리들, 킴』을 통해 '입양', '여성' 등 미처 보지 못했던,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이야기의 꽃을 피우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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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라는 이름으로

- 황은덕 소설가 인터뷰

 

안녕하세요. 산지니 인턴 으나입니다. 오랜만에 겨울비가 내린 아침을 뒤로하고, 흐린 기운이 가실 무렵 저는 황은덕 작가님을 만났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긴장감으로 굳어 있던 저에게 환한 미소를 지어주셨는데요 덕분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황은덕 작가님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 바로, 그 대화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환한 미소를 지어주시는 황은덕 작가님

 

 

# 질문 하나

 2009년 첫 소설집 『한국어 수업』 이후, 8년 만에 신간 『우리들, 킴』으로 독자와 만나시는 기분이 어떠신가요?

 - 우선 '부끄럽다.', '회한이 남는다.' 이 두 감정이 먼저 떠올랐어요. 소설가로서 조금 더 열심히, 성실하게 했어야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반성을 많이 했죠.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새로운 다짐의 계기가 되었어요. 책을 묶는 게 그런 과정인 것 같아요. 반성을 하고 앞으로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도 하는 그런 계기요.

 

 

#질문 둘

 공백기 동안 어떤 활동을 하며 지내셨나요?

 - 지역에서 활동하는 소설가로 사는 게 참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사실 『우리들, 킴』을 8년 만에 내기는 했지만, 공백기라고 하기보다는 작품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어요. 2009년에 첫 창작집을 내고 난 이후 지금까지 소설 청탁이 온 것을 한 번도 거절한 적이 없는데, 모든 걸 소화하면서 책을 내는 데까지 이 정도 시간이 걸린 거죠. 물론, 어떤 작가들은 청탁 상관없이 열심히 써서 각종 문예지 투고를 한다든지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작가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청탁이 들어오면 습작하고 있던 것들을 다듬어서 작품으로 발표했죠. 1년에 한 편 정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던 셈인데, 이것도 다른 지역 작가에 비하면 운이 좋았던 편이죠.

 

 

#질문 셋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을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하셨는지, 혹시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꾸셨나요?

 - 소설이나 시, 문학 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어릴 적에 '책 읽기'를 다들 즐겨하셨을 거예요. 물론 저도 그랬고요.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썼죠. 소설보다는 시에 더 관심이 많았고 또 많이 읽기도 했어요. 제가 전라남도 광주 출신인데 대학을 전남대로 진학했어요. 전남대에 문학 써클, 지금 말로 하면 문학 동아리가 딱 하나 있었어요. 이름이 '용봉 문학회'였는데 (전남대가 용봉동에 있어서 '용봉 문학회'라고 불렀어요.) 저는 거기에 가서도 시를 썼죠. 시를 쓰고, 시화전도 하고. 그때가 80년대였고 시가 강세인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계속 시를 썼던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없었어요. 등단을 하더라도 시로 등단을 하겠지, 생각했죠. 대학 졸업하고 바로 서울에서 방송작가 생활을 했어요. 5년 정도, 그러니까 항상 글을 쓰는 생활을 했던 것 같아요. 대학 때 문학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긴 했지만 전공이 영문학이었어요. 서울 MBC 라디오 국에서 방송작가 일을 하면서 번역도 하고 멘트를 다 썼죠. 책 읽고 글을 쓰는 게 늘 일상적인 일이었어요. 미국에 8년 정도 체류하면서 공백이 있었죠. 그러니까 어릴 적부터 소설가를 꿈꿨다기보다 사실은 시인이 되고 싶었죠. 시인이 되려다 소설가가 된 거예요.

 

 소설가가 아니라 시인이 되셨어도 굉장히 잘 어울리셨을 것 같아요. 그럼 언제 '소설을 써봐야겠다.'라고 생각하셨나요?

- 제 생애 첫 소설은 대학교 4학년 때 나왔네요. 계속 시를 쓰다가 졸업 직전에 난생 처음 단편소설이라는 것을 썼어요. 그 이후로 방송작가 생활을 하면서 소설 쓰는 것을 잠시 접었죠. 방송작가를 하면서도 계속 시로 등단하고 싶었어요. 미국에서 8년간 지낸 후, 귀국을 앞두고 '이제 한국 가서 소설을 써 봐야겠다.'라고 그때 처음 생각했어요. 그게 98년이었죠. 제 등단작이 「한국어 수업」인데 그 소설 첫 문장이, 미국에서 귀국하기 직전에 노트에 써 둔 구절이었어요. '자 다시 한 번 따라해 보세요.' 이 문장이거든요. 아직도 그 문장이 적힌 노트를 들고 있어요. 98년도 여름에 부산에 와서 2000년에 등단을 했으니까 실질적으로는 1년 만에 소설로 등단한 거죠. 그러니까「한국어 수업」이 '소설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쓴 첫 소설이고, 완성한 후에 9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투고했는데 이게 덜컥 당선이 되서 소설가가 된 거죠.

 

 그 당시 신춘문예에 당선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한국어 수업」은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강사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라 제게는 일상적인 이야기 였거든요. 당선이 되고 나서 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했나봐요. '나에게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구나.' 라고 그때 처음 생각하게 됐죠.

 

 저도 작가님의 데뷔작「한국어 수업」을 읽어 보았습니다. 해외 입양아나 그 입양아들이 처한 사회 현실을 담아낸 작품이 그 이전에는 없다보니, 당시에는「한국어 수업」이라는 작품이 낯설기도 하고 굉장히 새로웠을 것 같습니다.

 

 

 #질문 넷

『우리들, 킴』 속 총 7편의 단편소설 중 절반 정도가 '입양', '미혼모' 등 한국 사회에서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담담한 어조가 오히려 한국 사회의 현실을 강조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작품을 쓰시는 과정에서 이러한 민감한 사회 문제를 다루시는 데 큰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 제가 비 입양인이잖아요, 비 입양인로서 입양 문제를 다루는 것에 대한 큰 심적 부담감이 있어요. 왜냐하면 내가 직접적으로 체험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죠. 저는 2000년 등단작  「한국어 수업」부터 입양인의 삶을 다뤘어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 소설은 실제로 미국에서 한국어 강사 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인데, 제 수업에 한국 입양인 여학생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한국어 수업」에 등장하는 크리스틴의 모델이죠. 그 이후로도 계속 입양인의 삶에 관심을 가져 왔어요. 그러다보니까 2000년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GOAL'이라는 단체에서 통역 자원봉사일을 몇 년 했어요. 입양에 관심이 있고, 등단작에서도 입양인들의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에 제가 현실적으로 도움이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말하자면 제가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부분들은 저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인 거예요. 그러니까 민감한 사회 문제라기보다는 제 주변에 이런 분들이 많기 때문에 저한테는 가까운 문제였던 거죠. 이게 막 민감한 소재구나라는 생각은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럼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이야기나,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내셨다는 말씀이시네요.

- 그렇죠.

 

 

#질문 다섯

 실제로 미국 생활을 하시고 귀국 후에 입양 단체에서 일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경험들이 작품 창작에 영향을 끼쳤나요? 

- 엄청난 영향을 끼쳤죠. 소설 속 인물들도 물론 제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인물이긴 하지만 실제 경험에서 온 부분들이 많았어요. 실제로 부산에 계신 작가 분들 중에 몇몇 분은 10여 년 동안「한국어 수업」이 제 이야기인 줄 아시더라고요. "부모님 없이 어렵게 살았는데..."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제 이야기는 아니구요. 미국에서의 경험들이 소설 속 배경을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거죠. 입양 단체에서 일을 했을 때는 가까이에서 직접 입양인을 만났고요.『우리들, 킴』에 등장하는 많은 입양인이 있는데 물론 이들의 모습이 현실과 백 퍼센트 맞지는 않지만 제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온 경우가 많죠. 미국 생활이나 입양 단체에서 일을 한 경험이 제가 소설을 쓰는 데 많은 영향을 주었어요.

 

 그렇군요.『우리들, 킴』을 읽으면서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인물들의 상황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설정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는 작가님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주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질문 여섯

『우리들, 킴』의 첫 문을 여는 단편「엄마들」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인상 깊습니다. 마치 시의 수미상관 형식처럼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플랜카드의 문구로 소설이 시작되고 끝을 맺는데요. '나'가 아이를 보내고 '가슴이 아렸다.'라는 부분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 상황에서 플랜카드의 문구가 참 이질적으로 느껴졌는데요, 소설 속 '나'의 상황과는 별개로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이 문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입양은 기쁨일까요?

- 소설 속 '나'의 상황에서 본다면 입양은 기쁨이 아니라, 현실에서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리는 경우죠. 소설 속 '나'의 상황과 별개로 이 문구에 대해 생각했을 때는 일단 국내입양, 국외입양 두 가지 측면으로 살펴 봐야 할 것 같아요. 'GOAL(해외입양인연대)' ,'뿌리의 집(해외입양인보호 비영리민간인단체)', 'TRACK(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입양인 권익단체들의 입장을 보면, 해외입양을 반대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입양 활동가이자 작가인 'TRACK'의 대표 정 트렌카 씨(정경아 씨)가 <한겨레 21>에 기고를 한 게 있어요. 중심 주제가 '아기 살 돈으로 친엄마를 지원하라.' 인데요. 이 말을 지금 누구한테 하고 있냐면 해외 입양 부모들에게 하고 있어요.「우리들, 킴」을 보면 해외에서 입양 부모가 아이를 입양할 때 지불해야 할 돈이 나오잖아요. 그렇게 입양을 하지 말고 차라리 고국에서 친엄마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지원을 하라는 의미죠. 입양인 당사자들이 계속해서 이런 목소리를 내고 있었던 거예요. 친가족, 친모, 친부가 아이를 스스로 키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인거죠. 더 나은 복지라든지... 예전보다 상황은 좋아지고 있어요. 그래도 아직까지는 미혼모나 한부모가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긴 하지만요. 결론적으로 입양은 기쁨이 아니죠.

 

 '입양은 기쁨입니다.'라는 표현은 오히려 역설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그렇죠.

 

 

#질문 일곱

「우리들, 킴」 속 마지막 부분에서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라는 문장이 인상 깊습니다. 입양이라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나쁜 경우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요, 소설 결말부에서 이 문자잉 가진 의미는 무엇일까요? 특별히 이 문장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하고 싶으신 것이 있으셨나요?

-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 라는 말은 입양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을 위로하면서 하는 말이죠. 수록작 「글로리아」에서는 이 문장에서 말하는 더 나쁜 경우가 실제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말 자체가 굉장히 양날의 검 같은 말인데 입양인 당사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 예를 들어서 입양 부모의 경우 입양아를 학대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입양 부모가 아이한테 이 말을 쓴다는 거죠. '내가 너를 구원했어. 내가 널 입양하지 않았더라면 더 나쁜 상황에 직면했을 거야.' 라는 식으로요. 누가 이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것 같아요. 입양인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역설적인 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더 나쁜 경우가 될수도 있었어.'라는 말을 듣는 해외 입양인의 입장인에서 생각해보면, 그들에게는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 자체가 이미 나쁜 상황일수도 있을 텐데, 이런 말로서 그들의 삶 자체를 수긍해버리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우리가 보통 비 입양인으로서 입양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극단적이에요. 하나는 아주 유명한 입양 성공 사례가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아주 비극적인 사례가 있어요.  최근까지도 해외 입양아들이 한국에 와서 고독사를 하고 자살을 하는 경우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죠. 하지만 우리가 조금 더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 뭐냐면, 이 극단적인 두 사례들의 가운데에서 정말 평범하게 살아가는 입양인이 많다는 거예요. 제 주변에도 이런 분들이 많고요. 물론 그런 분들이 치명적인 트라우마는 가지고 있죠. '버려진 아이' 라는... 이건 결코 가려져선 안 되는 거죠.

 

#질문 여덟

 「글로리아」를 읽고 마지막 각주를 살펴보다, 이 소설이 2006년 미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한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몰랐던 부분이라 충격이 컸는데요, 기존에 발생했던 사건을 창작 배경으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지 않을까 합니다.

 - 2006년에 실제로 미 플로리다 주에서 일어났던 사건인데, 이 당시에 제가 미국에 있었어요. 2005년에서 2006년까지 잠깐 미국에 체류를 했었는데 그때 신문에서 이 사건을 접했죠. 굉장히 충격적이었고 미국 사회에서도 큰 이슈였어요. 언론에서도 계속 보도가 되었고요. 정말 아주 비극적인 케이스죠. 이 사건이 아직까지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어요. 입양인 멜린다 더캣과 그녀의 아이 트랜튼 더캣의 이야기. 아직도 아이는 실종 상태고, 당시 범인으로 멜린다 더캣이 제 1용의자로 지목 됐었죠. 근데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미국 언론이 21살 한국인 출신 입양아 멜린다 더캣을 마녀사냥으로 확 몰아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글로리아」를 보면 CNN 방송국에서 주인공을 인터뷰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도 거의 실제 있었던 일을 활용해서 썼죠. 제가 미국에서 오래 살았지만, 우리가 여기서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심한 인종차별이 존재하거든요. 해외 입양이 나쁜 이유 중에 하나가 특히, 인종 간 입양이 이루어질 경우 백인 사회에서 노란 피부의 아이가 혼자 살아가야한다는 거죠. 얼마나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겠어요. 누구나 이 아이가 입양인이라는 것을 아는 거죠.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 입양아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이 사건의 핵심인데 결국은 이런 편견들이 멜린다 더캣을 자살로 내몬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이 사건 이후 입양인 권익단체에서 한 입양인이 인터뷰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멜린다 더캣이 다른 입양인과 같이 있었다면, 다른 입양인들과 연대를 했다면 그렇게 혼자 죽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하더라고요. 「우리들, 킴」에서 입양인들이 서로 돕고 연대하는 모습을 그렸다면,「글로리아」를 통해서는 연대 없이는 이런 비극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했어요.

 

 연대 너머의 다른 모습에 집중해서 「글로리아」를 쓰신 거네요?

 - 그렇죠. 가장 비극적인 경우인거죠.

 

 

#질문 아홉

『우리들, 킴』 속에는 '입양'과 '미혼모'에 대한 내용 이외에도 남녀 간의 사랑 혹은 우정을 표현한「불안은 영혼을,」과 「환대」와 같은 단편도 수록되어 있는데요 특히「환대」에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진숙 그리고 은희의 관계가 인상 깊습니다. 두 인물의 경우 친구 사이지만 친구 이상의 유대감을 나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그런 사이라고 해야 할까요? 은희의 남편, 진숙의 오빠처럼 주인공에게 상처를 주는 대상이 남성이고 비슷한 상처를 가진 여성들이 서로 위로하고 위로받는 이러한 인물 관계를 설정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 사실 「환대」는 진숙과 은희가 서로 서로를 환대하는 내용이에요. 비록 한 친구는 정신병원에 있고 한 친구도 바깥 사회에서 생활하지만 행복하지 못한 상황이죠. 제한된 공간, 면회실 같은 곳에서 밖에서 사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고 산책하는 이 정도의 만남이지만 서로에게 엄청난 위안을 주는 사이죠. 사실 이러한 과정은 우정에 관한 이야기인 거예요. 엄청난 상처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상처가 사회적인 시스템 안에서 남성들의 권력으로 인해 비롯되었다는 점이 이 두 인물의 공통점이죠. 이걸 연대라고 말한다면 정말 힘없고 나약한 연대죠. 끊어질 듯 너무나 가느다란 연대긴 하지만, 삶의 순간들을 시간이나 양으로는 볼 수 없잖아요. 어떤 한 순간이 평생을 위로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죠.「환대」를 통해서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들, 킴』을 보고 계시는 황은덕 작가님

 

 

# 질문 열 

 작가님의 소설을 보면 주인공이 거의 여성인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해 특별한 이유가 있으시다면요? 소설을 쓰실 때 좀 더 몰입하기 위함이신가요?  

- 다른 작가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소설을 쓰면서 뭘 쓸까라는 고민을 할 때, 가장 먼저 나에게 절실한 것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내가 관심이 있고, 나에게 가장 절실한 것. 저에게는 이런 이야기들이 가장 절실했던 거죠. 이 소설집에서 남성이 나오는 부분은 「불안은 영혼을,」 에서 정수라는 인물이 나오고, 그 외의 다른 단편들에서는 주인공이 다 여성인데요, 제가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쓰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당분간은 아마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쓸 것 같아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완전히 여성, 남성으로 가를 수는 없잖아요. 같이 살아야 하니까. 제가 남성에 대해 더 이해하게 되면 남성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쓸 것 같아요. 아직 남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못 쓰는 이유가 가장 크죠. 잘 아는 것을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쓰는 사람이 몰입하는 것,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먼저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질문 열하나

 사람의 이름과도 같은 소설의 제목, 이 제목이 주는 힘이 한 편의 소설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우리들, 킴』도 제목 자체가 주는 힘과 분위기가 있는데요, '우리'라는 범주와 '킴'이라는 단어 자체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혹시 '우리들, 킴'이라는 제목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요?

- 단편 「우리들, 킴」은 복수화자가 주인공이죠. '우리'가 주인공인 거예요. 소설 내에 화자가 나오는데 '비서 킴'도 아니고 '화가 킴'도 아닌 '킴들' 중에 한 사람이 이야기하고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많은 킴들 중에 한 명이 화자인거죠. 킴 중에 한 명이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른 킴의 이야기를 하는 구조인데, 여기서 킴은 해외 입양인을 상징하는 보통명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입양인들은 서로서로 아낌없이 돕거든요, 저는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요. 사람들이 연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2년에 '입양특례법'이 개정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입양 권익단체들의 힘이 굉장히 컸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이 연대의 힘을 「우리들, 킴」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들, 킴」이 표제작인 된 이유도 이 연대의 힘을 조금 더 집중해서 표현하기 위함이신가요?

 - 그렇죠, 「우리들, 킴」을 제외한 다른 단편들은 입양을 전후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요. 「엄마들」같은 경우에는 미혼모 이야기를 담고 있고 이 과정에서 입양아가 발생하기도 하고요. 「글로리아」도 마찬가지고, 「해변의 여인」은 입양인을 둔 큰엄마의 이야기잖아요. 「열한 번째 아이」도 결국 아이 양육에 대한 문제고, 「불안은 영혼을,」과 「환대」는 여성이 굉장히 힘들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고 있죠. 이 소설집 전체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우리들, 킴」인거죠.

 

 

#질문 열둘

 소설 속에서 주로 다루셨던 '입양'이나 '미혼모' 와 같은 이런 사회적 사안에 대해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요?

 - 요즘은 미혼모라는 표현보다 '한부모가정'이라고 하죠. 사실, 입양 자체를 발생시키지 않기 위해서 미혼모나 미혼부가 아이를 충분히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나가야하죠. 지원정책 같은 경제적인 여건이 탄탄하게 형성되어야 하고, 또 '입양'과 '한부모가정'을 바라보는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나 시선도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결혼을 하지 않아도 아이를 낳아 충분히 잘 양육할 수 있다.' 라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해요. 사회적인 낙인을 없애야 하는 거죠. 더디기는 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제를 가정 밖으로 끌어내서 공론화하는 게 시작인 것 같아요. 다 쉬쉬하고, 덮고 그들을 그늘에서 살아가게 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 거죠. 오늘 우리가 이렇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중에 하나예요.

 

#질문 열셋

 황은덕 작가님에게 '소설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 『우리들, 킴』 작가의 말에 '소설을 쓰면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썼는데,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요즘 소설이 영상이라든지 미디어, 웹, 웹툰 등에 밀리면서 그 힘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에요. 문학이 주는 힘도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을 쓰면서 항상 '어떻게 살아야하지' 라는 삶의 방식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소설이 삶의 방향성을 많이 가르쳐주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열심히 써야겠죠.

 

#질문 열넷

 마지막 질문입니다. 저도 작가님처럼 글을 쓰면서 살아가고 싶은 문청들 중에 한 명인데요, 소설가(혹은 작가)처럼 글을 쓰고자 하는 문청(문학을 하는 청년)에게 전하고 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 이 시대의 문청들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가장 어려운 질문 같아요. 참 힘든 길을 가려고 하는구나, 돈도 안 되는 길을 가려고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죠. 제가 문학을 시작했던 80년대에는 문학이 사회를 바꿀 수 있고, 사람들에게 의식의 전환점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영화나 다른 미디어들과 나누고 있는데 특히, 그 속에서 문학은 입지가 좁아진 상태죠. 그렇지만 아직까지 문학만이 가지고 있는 힘은 여전히 남아있는 것 같아요.

 

 ▲ 책에 정성스레 사인을 해주시는 황은덕 작가님.

처음에 이름을 물어보시곤 "이름 뒤에 뭐라고 쓰면 좋을까요?"라고 물어보셨다.

 

 

 

『우리들, 킴』을 통해 황은덕 작가님을 만나 본 인터뷰, 끝까지 잘 읽어 주셨나요? 작가님을 만나 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저 역시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품 속에 묻어 있던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과 대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실제로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영광이었습니다. '한 작품은 작가 그 자신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가 만난 『우리들, 킴』은 황은덕 작가님 그 자체였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많이 부족하고 어리숙했지만 질문 하나하나 귀 기울여주시고 답변해주신 황은덕 작가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또 작가와의 만남이 있기까지 도움을 주신 산지니 출판사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나, 너 그리고 우리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첫 서평 #낯섦 #설렘

안녕하세요, 저는 1월 한 달 간 산지니 출판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 으나입니다. 정신없는 출근길이 아직 낯설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렘으로 하루하루 보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책을 만나는 것도 그 설렘 중 하나인데요, 첫 출근을 한 날 저는 황은덕 작가님의 신간 우리들, 을 만났습니다.

 

 

#우리들, #표지 속 여자아이 #어디를_바라보는_것일까?

표지에서 우리들, 이라는 제목과 함께 텅 빈 눈빛으로 어느 한 곳을 응시하는 여자아이의 모습이 저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슬픈 표정도 아니고 그렇다고 웃고 있는 것도 아닌 아이의 표정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이 책문을 두드렸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읽어 나갔습니다.

 

 

 

#황은덕 #신춘문예 #두 번째 단편소설집

우리들, 200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데뷔한 황은덕 작가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입니다. 첫 번째 단편소설집 한국어 수업이후 8년 만의 신간인데요. 표제작인 우리들, 을 포함해 엄마들, 글로리아, 해변의 여인, 열한 번째 아이, 불안은 영혼을,, 환대까지 총 7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는데 각 단편들마다 황은덕 작가의 개성과 문체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야기의 환상성보다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현실성이 황은덕 작가 소설의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담아내는 작가의 문장과 문체는 담담합니다. 사람과 사람 혹은 사람과 사회가 부딪히며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담담한 어조로 풀어냄으로써 오히려 소설 속에 나타나 있는 여러 사회 문제(입양, 미혼모 등)에 대한 작가의 문제의식이 더 강조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작가의 문제의식은 소설의 주제로 이어집니다.

 

  #입양 #여성 #나, 너 그리고 우리

지구촌 곳곳에 우리와 다르지 않은 고단한 삶이 존재하더군요. 나라와 피부색에 상관없이 사회로부터 소외받고 마음 깊이 상처 입은 그런 아픈 존재들이 있어요.”

"경험 없이 상상력에만 의지하는 성미가 못 돼요. 소설 속 많은 부분이 어쩌면 나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주인공이 대부분 여성인 것도 그들의 삶이 내게 절박하게 다가왔기 때문이에요

                                              - '황폐한 삶 "지구 반대편도...', <부산일보>기사 중에서

 

  황은덕 작가는 1990년 초 결혼을 하면서 11년 정도 미국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은 입양아나 이민자 혹은 유학생이었습니다. 이들의 삶이 자신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되면서부터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입양을 중심 내용으로 한 소설이 탄생하게 됩니다. 우리들, 』속 7편의 단편 소설 중 절반 이상이 입양을 다루고 있습니다. 18세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한 소녀의 이야기 <엄마들>, 어린 시절 다른 나라로 입양 보내진 들의 이야기인 <우리들, >,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 보내진 글로리아가 사라진 아들을 찾는 이야기 <글로리아> 그리고 <우리들, >의 숨겨진 이야기인 <해변의 여인>까지황은덕 작가는 입양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우리 주위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도 황은덕 작가는 미국에서 귀국 후 입양 관련 단체에서 통역사로 일을 한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녀의 소설의 많은 부분은 작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황은덕 작가의 소설이 주는 실제와 같은 생생한 느낌들은 작가의 체험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라고 생각합니다.

 ‘입양이라는 소재와 더불어 황은덕 작가의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소설 속 주인공들이 주로 여성이라는 점입니다. ‘입양여성’. 이 두 가지는 서로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상황을 경험하는 주체는 주로 여성입니다. 우리들, 을 읽으며 입양’의 상황에서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견뎌내는  책임의 무게가 특히 여성에게 많이 지어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평소에 입양에 대해 쉽게 간과한 부분이 많았는데, 우리들, 을 읽으면서 미처 생각지 못한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입양에 대한 사회적 편견 그리고 그런 편견에 놓인 많은 사람들, 이들을 위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황은덕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 입양이라는 것이 단순히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하는 문제임을 전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의 메시지와 더불어 저는 이들에게 작은 관심을 가지는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각의 여운이 오래 남는 황은덕 작가의 우리들, 이었습니다.

 

 

우리들, 킴 - 10점
황은덕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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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제가 출근하고 처음으로 『거리 민주주의』의 서평을 올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판사 출근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ㅠㅅㅠ 한창 인턴활동을 할 때는 출퇴근마다 지하철 2호선의 양 끝에 위치한 저희 집과 산지니 출판사를 오가며 힘겨워했었는데, 오늘은 마지막 근무 날이라 그런지 힘겹기는커녕 아쉽기만 하네요. 시간이 이리도 빠르게 흘러가 버릴 줄이야...

 

 

오늘은 산지니 블로그에서의 마지막 포스팅이자 서평,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까지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죠! ㅎㅅㅎ 아자 아자! 자, 그럼 7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안지숙 선생님의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2005년 「바리의 세월」로 신라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안지숙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작가는 스토리텔링 업체나 외주 업체에서 ‘을’의 입장에서 일한 경험, 수개월째 월급이 밀렸지만 결국 받지 못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에 녹여냈습니다. 당연했고 만연했기에 지나쳤던 일상의 고통과 상처를 소설에서 가감 없이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각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소설집은 「놀래미」,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각다귀들」, 「청게」, 「스토커의 문법」, 「티눈」, 「바리의 세월」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7개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다 다른 사람이며, 그들이 지닌 사연 또한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모두 가정이나 사회에서 상처 입은 여성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놀래미」의 주인공 ‘여경’은 스토리텔링을 해주는 문화마케팅 회사의 실장직을 맡고 있던 사람이지만, 그녀가 일하는 곳의 본부장과 대표 부부는 자신들의 마음대로 회사를 운영하며 여경의 자리를 박탈하고, 회사의 대표 스토리 역시 거짓으로 지어냅니다.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의 주인공 소영은 관청에서 외주를 받는 사설 문화재단의 스토리텔러로, 강의를 듣거나 단기간의 일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려고 하지만 비정규직인 자신의 처지에 대해 늘 불안해하는 삶을 살고 있는 여성입니다.

「각다귀들」의 주인공 영숙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만 믿고 사업을 벌이는 최 국장 아래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그녀는 몇 개월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청게」의 주인공 ‘나’는 부모님의 이혼과 사망으로 사촌의 집에 얹혀사는 인물로, 많은 상처를 받고 후에는 ‘청게’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토커의 문법」의 주인공은 한 남자에게 집착하는 장애를 가진 ‘나’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티눈」의 주인공 ‘나’는 먼 친척 조카를 아들로 삼은 부모님과, 그 아들에 의해 상처받은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리의 세월」의 주인공 바리는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딸로, 부모에게도 버림받고, 후에는 자신의 딸들에게도 외면받은 비련의 주인공입니다.

 

 

 

 

주인공 모두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삶은 살지 않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불행하고, 기구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삶을 살아온 여성들. 심지어 「놀래미」와 「각다귀들」의 주인공인 여경과 영숙의 상황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그려낸 것이라고 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그저 소설이길.’하고 바랐던 상황들이 사실은 현실이라니.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의 모습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여경의 비참함이, 미홍의 밝음이 없는 소영의 바쁨이, 영숙의 절망감이, ‘청게’가 느낀 공포에 의한 잔혹함이, 근골무력증을 앓는 여자의 집착이, 양자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친딸의 상실감이, 피붙이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바리의 외로움이. 사실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여경은, 소영은, 영숙은, 청게는, 집착하는 여자는, 모든 것을 잃은 여자는, 외면당한 여자는 우리의 바로 뒤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무심했기에,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했던 것은 아닐까요.

 

 

 

 

바다에 나갔다 오는 아버지의 배에는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청게의 발이 흩어져 있었다. 아버지가 갑판을 정리하고 그물을 거두어 내린 뒤에도 청게의 끊어진 발이 갑판위에서 벌벌 움직였다. 그물망태기에서 용케 빠져나온 청게들은 벌벌 움직이는 발들을 타고 넘으며 뱃전으로 기어올랐다. 무심하다는 것은 그런 거였다. p.115쪽

 

 

저 밖에서 보면, 우리는 다정한 연인 같아 보일까요? 아니면 연기가 서툰 배우들이 말아먹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을까요. p.158쪽

 

 

 

 

이 사회를,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서로의 눈에는 서로가 어떻게 비춰질까요?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 같아 보일까요? 아니면 가면을 쓴 채 자신의 삶을 ‘연기’하고 있는 무대 위의 피에로 같아 보일까요?

 

 

어디에 닿은들 하마 끝은 있을 거구만, 하늘에 닿을라나 억장에 닿을라나. p.224쪽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이렇게 저의 마지막 서평이자, 포스팅이 끝이 났습니다.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 실제 출판사에 투입된다는 긴장감으로 산지니 출판사에 들어섰던 저를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신 산지니 식구들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본격적인 출근을 하고 나서 주위 친구들에게 다들 정말 잘해주신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고 다녔었어요!) 사실 기업체에서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 인턴에게 업무를 준다는 것은 기업체 입장에서는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출판사에 출근하기 전까지는 잡무만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저의 바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출판사의 꽃인 원고의 교정·교열도 해보고, 원고의 보도 자료도 작성해보는 등 실제 출판사 업무를 해봄으로써 경험도 쌓고, 막연했던 저의 진로 고민에 관련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참 부족한 실력이었음에도 다들 싫은 기색 한 번 비치시지 않고 저에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셨었답니다! 친절보스 산지니...(심쿵)러분 산지니가 이렇게 좋은 곳입니다. (마지막 깨알 대놓고 홍보)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부족한 인턴을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대해주신 산지니 식구 모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제 가지만, 언제나 산지니를 잊지 않을 거예요! 산지니 파이팅!ㅅ!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제가 산지니 출판사의 인턴으로 일한지도 벌써 2주가 지났는데요, 시간이 어찌 이렇게 훅훅 가버리는지 이러다가 개강이 훅-하고 다가올 것만 같아 겁나요ㅠㅅㅠ

8월 셋째 주는 비오는 날로 일주일의 시작을 알렸죠... 저는 거센 빗방울을 뚫고 18일 금요일 이터널저니에서 열리는 <김춘자 화가의 이야기가 있는 그림전> 강연을 맞이하여, 김춘자 선생님과의 저자 인터뷰를 하고 왔답니다~ 저자와의 만남은 난생 처음이라 많이 떨렸고,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었는데, 선생님께서 너무나 편안히 대해주셔서 수다를 떠는 듯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인터뷰를 진행했었답니다!

 

 

 

 

선생님께서 손수 커피도 타 주시고, 맛있는 과자까지! 단 것을 너무나 좋아하는 저는 입을 틀어막고 감격했었다지요... (먹을 거 주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람이라고 그랬어욥. 우물우물)

 

 

본격적인 선생님과의 인터뷰에 앞서 선생님께서 제게 질문을 몇 가지 먼저 하셨는데요, 순식간에 바뀌어버린 상황에 잠시 당황하기도 하였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굉장히 의미있는 순간이었습니다.

 

 

 

Q. 인터뷰를 어디에 씁니까?

 

 

매 학기 여름, 겨울 방학마다 저희 학교 학생들이 산지니 출판사로 인턴활동을 하러 오는데, 그때마다 작가님 한 분 한 분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었습니다. 진행된 인터뷰는 산지니 출판사 공식 블로그의 ‘인턴일기’ 탭에 내용을 기록해놓습니다.

 

 

Q. 왜 내 책을 선택하게 되었어요?

 

 

아무래도 인터뷰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작가님들의 일정이 우선이고, 책도 옛날 책보다는 최근에 출판한 책으로 진행하는 게 좋기도 한데 이렇게만 해도 범위가 좁혀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이 8월 휴가철이라 대다수의 작가님이 부산에 안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웃음)

 

 

아 그래서 나를 선택했구나?

 

 

저도 정확하게는 대리님께 김춘자 선생님의 책을 받아보고, 인터뷰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 거라... 저는 선택권이 없는 인턴입니다. (웃음)

 

 

Q. 전체적으로 내 책을 읽었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이 책이 선생님의 그림과 더불어서 산문집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산문집을 수필로 해석했습니다. 저도 과에서 수필 쓰는 활동을 2년 동안 했었는데요, 그러다 보니 수필에 관심이 많이 가고, 제 나름대로 수필에 대한 철학(?)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수필은 너무 구구절절하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선생님 같은 경우는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서 이렇게 책을 만드셨고, 읽으면서 ‘아 보통 화가라고 하면 뭔가 예술적이고, 우리는 함부로 범접할 수 없을 거 같은데, 선생님의 이야기는 굉장히 인간적으로 다가왔고, 화가분도 글을 쓰시고, 또 이런 인간적인 면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습니다.

 

 

화가도 글을 쓰는 경우가 있어요. 책을 내는 경우는 다른 문학 작가들보다 월등히 적어서 많이들 모르시는데, 화가들은 글을 좀 잘 쓰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글로도 표현할 수 있는 거죠.

 

 

안 그래도 선생님의 글을 읽는데, 장면 장면이 그림으로 상상이 갔었습니다. 글이 되게 추상적인데도 어떤 것인지 머릿속에 그려지고, 그 색감이 너무 생생해서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나도 나중에 책을 보니까 ‘그림 같은 글이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글을 따라서 그림이 떠오르는.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까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선생님께서는 뭔가 그림 그리듯이, 쓱쓱 붓칠하듯이 글을 쓰신 것 같아서 어떻게 하면 글을 이런 식으로 쓰실 수가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볼 때, 또는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할 때나 길을 지나가거나, 어디에선가 낯선 것을 볼 때 그런 게 감각으로 다가와요. 무감각하게 스쳐볼 수도 있는데, 그게 나한테는 글감이 되고, 그것이 내 안으로 들어와서 그림의 형식으로 글로 쓰이는 거죠. <노숙자의 미소>도 그 사람의 행동을 그림 그리듯이 서술해나가면서, 명상이라는 단어 두 개로 이렇게 구조를 만드는 거죠. 이렇게 내 일상에서 보이는 것들이 낚싯밥에 딱 걸려들듯이 나도 모르게 걸려들어요. 그런 것들이 수첩에 글감으로 기록되는 거죠. 소재와 제목, 포인트, 내가 느낀 것들을 다 적어놔요. 그러면 나중에 글을 만들 때 내 생각을 집어넣고 빼고 집어넣고 빼고 이렇게 하면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거죠.

 

 

자, 이제 저의 본업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제가 준비해간 질문을 바탕으로 선생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답니다!

 

 

 

 

Q. 책 표지부터 쓰여있듯이 선생님은 화가이신데 어떻게 글을 쓰시게 되셨는지, 또, 더 나아가 이렇게 산문집을 내실 생각을 하셨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문학이나 그림이나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다 보니까 작업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청탁을 받아요. 그림 전문지에서도 글이 필요한 경우가 있어서 글을 요구할 때가 있고요. 그럼 내가 글을 쓰게 되고, 이런 거를 신문사에서 보게 되고, 신문사는 글이 필요하고, 또, 그림을 하는 사람이 글을 쓰는 것을 원하고. 이러다 보니까 내가 자꾸 글을 쓰게 된 거예요. 그러다 이렇게 문학의 하나의 묶음으로 나오는 그런 결과가 나온 거죠.

 

 

그림을 글로 표현하다 보니까 이렇게 산문집까지 내시게 된 거네요.

 

 

그렇죠. 신문에 나온 글을 보시고 강 대표님이 기자님과도 이야기해보시고 책을 내자 하셔서 책을 내게 되었습니다.

 

 

그만큼 대표님 눈에 ‘아 이 글이다!’하고 꽂혔었나 봐요.

 

 

그냥 그림 하는 사람이 글을 쓴 경우는 부산에는 지금 없어요. 없다 보니까 출판사로서도 좀 다양한 글이 필요했겠죠? 그러다 보니 눈에 띈 거 같아요. 근데 뭐 별로 팔려야 말이지 자기들한테. (웃음)

 

 

Q. 저도 작년까지 수필을 썼었는데요, 창작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아이디어도 한 번에 떠오르지를 않고요. ㅠㅅㅠ 선생님께서는 평상시에 글이나 그림의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글의 경우에는 일상에서 보고 느낀 것이 나한테 들어오면, 어떤 시간 동안의 숙성이 필요해요. 1~2년 정도 여행을 갔다온다든지. 계속 그걸 생각하면서 느낀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 보면 하나의 글로 쓸 기회가 되어요. 그러면 이제 구조를 맞추고, 앞뒤를 생각해서 글이 되는 거죠. 그래서 일상이 낚싯바늘 걸리듯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한테 들어와요. 왜 들어오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해서 글이 되고요. 그림 같은 경우는 <어머니의 날>에 나와 있듯이 아주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렸는데, 그것이 나를 표현하는 것이었죠. 그러다 내가 임신을 했을 때 태동을 통해서 굉장한 전율을 느꼈어요. 생명체, 생명성. 나한테 어떠한 굉장한 진동이 와서 그때부터 생명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생명체, 형상, 생명체들의 신비, 생명체들의 삶과 죽음의 관계 등 여러 가지를 굉장히 많이 그렸어요. 그냥 내 속의 것을 풀어내듯이, 우물에서 물을 퍼내듯이 마구마구 그려댔어요. 그러다 보니까 ‘아, 이게 자연에서 오는 거구나. 나도 자연이고, 내 눈에 보이는 모든 자연이 생명인데, 이 생명이라는 공통성을 가진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하는 사실이 떠오른 거죠. 그래서 제일 시초가 된 건 태동, 생명. 그게 그림이 된 거예요.

 

 

Q. 책 제목이 『그 사람의 풍경』인데, 저는 글을 쓰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은 것이 바로 제목 짓기라고 생각하는데요. 제목 후보 역시 여러 가지를 떠올려 고민하셨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혹시 제목을 <그 사람의 풍경>이라고 지으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작가의 말에 보면 크레파스 사나이의 이야기를 인용해놨는데, 이 사람이 내 생활에 어느 순간 보이게 되면서 그 사람이 내 속에 있던 어떤 것과 만나게 된 겁니다. 그 사람과 한 번도 만나서 얘기해본 적은 없지만, 내 나름대로 그 사람의 초상을 만들게 되었어요. 황폐해진 이 세상에서 굉장히 다른 사람이 현실과 어울리지 않는 모습으로 그렇게 보이는 거예요. 나는 이미 세속인이니까 어디서나 잘 어울리고, 사실 나도 적응을 잘 못 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일반인들도 다 그렇게 살고, 그런 많은 사람들 틈 속에서 내 눈에는 그 사람이 달리 보이는 거예요. 그게 아마 내 안에 있던 순수한 인간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크레파스 사나이 글을 쓸 때만 하더라도 제목이 안 떠올랐어요. 그래서 출판사와 의논을 하고 그랬는데, 어느 날 꽃나무 밑에 그가 앉아 있는데, 정말 꽃과 자연과 이 사람이 하나의 풍경으로 나타났을 때, 그것은 내가 바라는 사람의 가장 완성된 순수한 인간의 모습이다. 이렇게 해서 이 제목으로 하게 된 거에요. 자연과 함께 있는 인간, 그래서 자연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많고, 그를 통해 인간을 자연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런 ‘사람’이 현실로 있는 사람. 그게 바로 이 크레파스 사나이고, 그 사람이 자연 속에서 꽃과 함께 하나의 풍경적인 모습으로 있을 때, 그게 가장 순수한 사람의 모습이라 해서 이 제목을 만든 거에요. 그래서 제목에 맞게 표지에 있는 그림도 그린 거예요.

 

 

Q. 선생님의 블로그를 쭉 보면서 선생님의 그림을 전부 살펴보았었는데요, 선생님은 주로 ‘생명’이나 ‘자연’을 주 소재로 잡고 그림을 그리셨다고 들었고, 실제 그림에서도 그것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혹시 다른 주제 중에서도 이 두 가지를 주요 소재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그림 그리기는 나를 발견하는 도구다>라는 글이 있죠? 거기서 더 나아가 이야기를 해보자면, 그림을 그리다 보니까 자연에 관심이 많아지고, 심지어는 내가 정말로 자연화가 되고 싶은 그런 느낌을 강렬하게 받았어요. 그러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이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내가 인간이면서도 너무나 자연이 되고 싶구나.’ 그게 이 글을 통해서 훨씬 더 분명해진 것 같아요. 즉, 글을 쓰면서 그림도 더 명확히 그리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거나 글을 쓰는 거나, 그것은 결국 나를 발견하는 도구구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내가 너무나 자연을 좋아하고, 그 단계를 넘어서 상상적으로 그림을 그릴 때는 꽃꽂이하듯이 몸에다가 자연을 꽂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자연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 내가 그런 인간이구나.’ 그런 것을 그림에서 먼저 발견하게 되었고, 글을 쓰면서 발견하게 된 것 같아요. 글이 그런 모티브가 되었다고 볼 수 있죠. 태동에서 생명, 생명에서 자연. 또, 중요한 게 뭐냐면 자연화 된 인간은 순수하고, 선하다는 거예요. 내가 그렇게 되고 싶은 거지. 요즘 너무 나쁜 사람들이 많잖아요? 사람을 쉽게 죽이고, 사기라든지 폭력이라든지, 정치인들의 나쁜 모습 등 이런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인데, ‘아,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자연을 자꾸 그리면서. 이것은 너무나 중요한 것이고, 이 시대에 필요한 거다. 이런 사명감까지 느끼게 된 것이죠. 그래서 글을 통해서 내가 자연을 너무 사랑하고 너무나 가까이하고 싶은 대상이구나 알게 되었고, 그래서 내 그림이 더욱 분명히 자연화에 대해서 확고한 가치관을 갖게 되었고, 거기에 확신을 가지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그 확신은 사회에 어떤 좋은 사고나 정신세계에 필요한 것이라는, 내가 꼭 이런 일을 해야겠다는 사명감까지 갖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글을 씀으로써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정리가 되고, 분명화 된 이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Q. 책을 읽어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을 제가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책을 읽고 느낀 바로는 선생님께서는 예술이나 문명을 보고 대함에 있어서 엄격하시고, 약간은 날카롭고 비판적이시라고 느껴졌는데요. 이러한 시각이 형성되신 것이 어느 순간부터이며, 그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미술에 있어서는 자기가 예술을 해나가고, 예술을 발표해서 남들에게 ‘나 이런 그림을 그립니다.’ 하고 전시를 할 때는 자기 엄격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냥 무책임하게, 단순하게 작가의 예술의식 없이 작가 정신이 약한 상태로 전시해서 많은 사람에게 이 그림을 봐 달라, 이 그림을 사라 이렇게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덕성에 치우쳐져 있는지 모르겠는데, 작가는 작가 정신이 분명히 갖추어져야 한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그래야만 절박하면서, 그 절박함에서 좋은 장면이 나올 수 있고, 자기 자신의 조그마한 것도 용서하지 않고 철저하게 작업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그 작업에 대한 자부심이라든지 이런 것을 위해서는 자기의 어떤 철저함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그건 내 성격인지 잘 모르겠는데, 그런 이야기를 조금씩 작가들한테 하게 되면 좀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에요. 뭐 그렇게 진지하냐며 피하는 작가들도 있어요. 그런 부류들이 있어요. 그렇게 쉽게 작업하는 사람, 그리고 상업성에 굉장히 의존해서 잘 팔리는 그림만 작업하려는 사람, 또, 정말 사람들한테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그런 상업성이나 대중성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주관을 그대로 표현하는 사람. 그렇게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웬만하면 나 자신을 남한테 내 생각을 전달하는데 철저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술품이 나중에 상품이 되거든요. 이렇게 돈을 받고 팔면서 돈을 받았을 뿐 아니고, 이게 나를 내가 창조해낸 어떤 것이라고 남한테 이야기하고 세상에 내놓을 때는 그만한 자기 검증이 있어야 하고, 그래야만 이 작품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메시지라든지 어떤 건져갈 수 있는 것이 있다. 그렇지 않고는 상업성이나 대중성에 너무 기울어져 있거나 작가의식 없이 작품을 할 경우에는 우리가 예술을 하는 목적에서 많이 벗어나게 된다. 좀 추상적일 수는 있는데 그거 비슷해요. (웃음)

 

 

Q. <노숙자의 미소>에서는 ‘그 남자를 보고 있던 사람들의 입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었다.’라고 서술하시고 있는데, 선생님께서 보셨을 때는 사람들이 노숙자를 보고 입꼬리를 올린 이유를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셨을지 궁금합니다. (비웃음의 의미인 것인지, 아니면 그의 행동이 귀엽다고 느꼈기 때문인지 등등.)

 

 

노숙자가 하는 행동을 보면 아주 하찮은 것을 귀하게 챙겨 넣는 장면이 있어요. 소유지, 소유. 우리는 하찮은 것을 소유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하잖아요. 좀 더 큰 것, 많은 것을 가지고 싶어 하는데, 이 사람은 자기 생활에 필요한 가장 기초적인 물건들을 너무 귀하게 챙겨 넣었어요. 나는 그게 너무나 아름다워 보여서 입꼬리가 올라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떤 뜻에서 웃었는지 모르지마는 아마 그러지 않았겠나,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그 소유가 보기 좋아서 웃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요. 그 노숙자의 표정도 너무 행복한 표정이었어요. 자기 자신도 웃으면서. 그러니까 당연히 보는 사람도 아무리 자기가 이 세속에서 많은 것을 갖고 싶어 할지라도, 그 장면을 보면서 아마 회의를 얻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 차원에서의 글이었죠.

 

 

Q. <크레파스 사나이>에서 ‘그는 고개를 약간 숙인 채 아래를 내려다본다기보다 자신을 본다고 해야 할 듯한 표정이~’라는 대목이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아서 선생님의 추가적인 설명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사람이 걷는 게 아마 습관이겠죠? 앞으로 본다기보다는 걸을 때 약간 아래를 봐요. 이제 그 습관을, 내가 글을 쓰기 때문에 글 쓰는 사람의 주관이죠, 이건. 그걸 나로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명상적인, 사유적인 표정으로 본 거예요. 현대인들은 그저 떠들고, 남 뒷담화 하고, 현실을 불만을 토로하거나 막 폭력적인 언사라든지 이런 걸 많이 하면서, 그저 지금은 휴대폰만 보며 살아가는데, 이 사람은 약간 아래를 보는 모습이 내가 생각하기에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사유적인 표정이 아닌가, 그래서 그 사유적인 표정이라는 것은 우리에게 굉장히 필요한 어떤 모습이다. 이런 차원에서 이렇게 이야기한 거예요. (웃음)

 

 

일상 사람들이랑 다르게 자신을 한 번 더 생각해본다는 뜻으로 생각하신 거군요.

 

 

그렇죠. 지금 우리 현대인의 모습과는 다른. 현대인들은 워낙 바쁘고 생각할 여유가 없이 사는데, 그에 비해서 이런 사람의 모습은 어떤 신선감을 주고, 우리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만든다는 거죠.

 

 

Q. <나오시마 가는 길>에서는 선생님께서 나오시마에 여행을 가는 일에 대한 내용을 기록해 놓으셨는데, 저는 선생님이 일종의 ‘슬럼프’를 극복하시기 위해 그 여행길에 오르셨다고 느꼈습니다. 혹시 제가 느낀 것이 맞다면 선생님께서는 나오시마에 가셔서 무엇을 보고, 또 느끼셨는지 여쭤볼 수 있을까요?

 

 

이 글은 나오시마가 아닌, 나오시마 가는 길에 대한 글이에요. 나오시마에 도달하기 위한 길. 나는 사람은 목적도 중요하지만, 목적을 향해서 가는 길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것을 느끼고 어떻게 할 것인가, 그 과정에 대해서 중요하게 여겨요. 그 과정을 이야기한 건데, 묻는 것은 나오시마에 가서 뭘 느꼈나 이렇게 묻네요. 제가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제가 느끼기로는 나오시마에 대한 이야기는 안 나와 있기 때문에 나오시마에 가시는 길에 혹시 슬럼프가 극복되셨는가가 궁금합니다.

 

 

나오시마라는 섬을 좀 알아야 하는데, 우리 지구상의 가장 예술적인 섬이에요. 전 세계인이 배낭을 메고 오는 곳이에요. 그만큼 전 세계인이 찾아오는 가치가 있는 예술 섬이죠. 그 섬이 나한테 크게 영향을 주고 울림을 줬어요. 가기 전에 그 큰 것을 만나기 위해서는 그 큰 것이 바로 나한테 영감을 준다기보다는, 그 전에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 과정. 그래서 나오시마 가는 길, 과정을 더 중요시해서 그 과정을 적은 건데, 거기서 느낀 것이 물의 흐름이 우리 인생의 시간이라는 거예요. 우리 인간의 시간은 저렇게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는데, 나는 이렇게 살고 있는가라는 반성적인, 성찰적인 이런 의미의. 그래서 나오시마라는 큰 예술 덩어리가 나한테 이야기해주는 건 달리 이야기가 되어야 하는 건데, 그 목적을 위한 우리의 과정은 어떤 건가,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나의 어떤 부족한 점이 있는 데도 목적만을 이루기 위해서 애쓰지 않나하는 것들. 그래서 거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물의 흐름이죠. 우리가 지금 하루 24시간을 살지마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잖아요. 그냥 아침 점심 저녁을 맞이하면서 그냥 하루가 갔다 이렇게 생각하고, 저녁에 약간 ‘아 오늘 또 갔나.’ 이렇게 생각하고 조금은 불안해하면서 이렇게 사는데, 그 흐름이 나한테 어떤 자극을 주는 거예요. 물의 흐름이, 그것도 시커먼 물의 흐름이 빠른 속도로 흐르더라고요. 그 물을 보고 내 인생의 시간의 흐름이라고 느끼게 되는 것, 그것은 나의 어떤 감각이겠죠? 그리고 더 중요한 거는 인간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알고, 그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 물이 나를 인식하게 했고, 그리고 나오시마를 갔을 때 그 뒤의 과정은 내가 서술을 아직 안 해놨는데, 그 과정을 이야기한 거죠.

 

 

Q. <팔순 노모의 그림>의 제일 마지막 부분에서 선생님께서는 ‘노모의 작은 작품들이 이미 내게 그림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깨우치신 ‘그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저희도 같이 들어볼 수 있을까요?

 

 

그림이란 것은 그냥 아주 폭넓게 ‘그리는 것이다’, 아니면 ‘상품’이다. 또, ‘아름다우면 된다.’ 뭐 이런 정의가 많잖아요. 그런데 진정한 그림이라는 것은 이 할머니처럼 자기 생을 어떤 이미지로 표현해놨을 때, 이 사람을 읽을 수 있느냐는 거예요. 이 사람이 자기 아들과의 관계가 뭔지 모르겠지만 애타게 기다리는 듯한 느낌, 또, 아침에 일어나서 그 할머니와 인사하는 듯한 새의 지저귐이 느껴진다든지, 자기 삶을 표현한 것이 바로 그림이 아닌가하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정의하고 싶은 것은 바로 그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물론 그림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긴 한데, 이런 차원에서는 그림이 우리 삶을 그대로 순수하게 솔직하게 나타냈을 때, 정말 순도가 높은 그런 그림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글을 썼던 거고. 물론 사회의 어떤 혁명이라든지, 흐름이라든지 이런 것을 그림으로 나타내서 이야기하기도 해요. 그림의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또 어떨 때는 이것과 반대되는 의미의 그림이라는 것은 굉장히 유명해서 그 사람이 피카소라니까 ‘아 좋은 그림이구나.’ 이렇게 알고 있어요, 보통. 너무 유명해서 좋은 그림이구나 하고 알고 있는. 그거와는 반대의 개념이 정말 순수하게 자기 삶을 그대로 이미지와 상징과 이런 것들이 융합된 이런 아름다운 것이 표현된 것이 바로 그림이 아닐까 하네요.

 

 

거울처럼 그 사람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 그림이라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순수성을 이야기한 거지요.

 

 

Q. 선생님과의 만남 전에 열심히 정보의 바다에서 선생님과 관련된 정보를 찾았었는데요, 선생님께서 최근에 ‘부산 - 미얀마 현대미술전’에 참석하셨다는 기사를 보았었습니다. 현대미술전은 어떠셨는지 선생님이 거기서 보고 듣고 느끼신 바를 저도 함께 들어볼 수 있을까요?

 

 

그림 전시는 미얀마가 지금 앞으로 개발 가능성이 많고 그러니까 정부에서 민간인 교육차원에서 우리 작가들을 지원해줘서 그쪽 작가와 우리 작가가 같이 전시를 하고, 문화행사도 하고, 몇 가지 봉사활동도 하고, 이렇게 해서 전시가 참 좋았어요.

 

 

취지가 굉장히 좋은 것 같습니다.

 

 

맞아요. 가서 좋은 전시를 했고, 그리고 열흘간 여행을 했어요. 바간, 인넨호수를 여행했는데, 바간이 우리나라 경주 같은 곳인데, 불교사원이 몇천 개 있어요. 거기 숲 사이에 사원들에서 ‘시간’을 느꼈던 것 같아요. 너무 오래된 사원들인데, 시간이 정지되어있는 듯한 그런 곳이고, 순수한 인간들이 있고. 아이들 하며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것 같아요.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내가 보기에. 이런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런 생활을 하고, 문화재를 재연해서 장사하면서 살고, 물론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뭔가 나한테 느끼는 게 많게 해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림 그리면서도 자연화 된 인간상. 문명에 물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싶어요. 아직까지 지구의 순수성을 품은 곳. 그림을 그린데서 확신을 하게 만들어주는 여행이 아니었나 싶네요.

 

 

확신이요?

 

 

자연과 인간. 인간을 자연화 시키기에 내가 확신을 느끼게 되는 그런 계기였던 것 같아요.

 

 

되게 뜻깊은 여행이셨던 것 같아요. 그런데 아까 봉사활동도 말씀해주셨는데,

 

 

아, 봉사활동은 강가에 있는 조그마한 학교에 가서 그림지도도 하고, 부산에서 풍악대도 가서 풍악 놀이도 하고. 전깃불이 없어서 캄캄한데 서 그림지도도 하고 막 이랬어요. 그쪽 작가들과 교류도 하고 그랬죠.

 

 

Q. 마지막으로 저는 <나만의 이브>에서 선생님이 대학 시절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굳게 닫힌 예술이란 큰 문 앞에서~’라고 적어 놓으신 대목이 정말 크게 와 닿았습니다. 제가 예술에 종사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저는 지금 인문대 학생이고, 아직까지 명확한 꿈도 없어서 하루하루 막연한 불안감을 지울 수 없는데요, 혹시 저나 후에 이 책을 읽게 될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인생의 선배로서 한 말씀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막연한 불안이라든지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것은 누구나 거치는 그런 문이에요. 그 문을 거치지 않고 가지는 못할 것 같아요. 여기에 답은 없는데, 이럴 때는 마음 놓고 불안해하고,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그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언가를 하게 되어요. 불안하기 때문에 안 할 수 없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마음 놓고 불안해해야 하지 않나. 끊임없이. 물론 정신적인 문제에서 불안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대다수가 그 불안에서 반대로 벗어나려는 의지가 생기게 돼요. 그래서 불안해하면서 무언가를 시도하고, 자기의 분야에서 불안의 크기만큼 더 깊이 빠져서 하게 된다면 나중에 그 문을 빠져나왔을 때는 자기가 분명히 뭔가 달라져 있지 않겠나.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지 않나 싶어요. 피할 수 없으면 그냥 부딪치라는 말이 있듯이 더 깊이 그 크기만큼 그것을 극복하려고 애를 쓴다면 그 뒤에 뭔가가 되어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선생님 댁에 있는 그림 작품들)

 

 

 

(책에 사인 중이신 선생님~)

 

 

여기에는 다 기록하지 못했지만, 인터뷰 중간중간 다른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답니다! 정말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어요. (사실 선생님이 사인하고 계신 저 책은 제 책이 아닌 대리님의 책인데, 제 이름으로 사인을 받아버렸지 뭐에요 나중에 대리님과 다른 산지니 식구들께 말씀드리니 다들 웃으시며 기념으로 가져가라고 해주셨답니다. 정말 맘씨 좋은 산지니 식구들이셔요ㅠㅅㅠ) 선생님의 주옥같은 말씀들을 잘 새겨듣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꼭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 종료 후 저는 산지니 출판사로 돌아왔답니다.

이렇게 저자와의 인터뷰를 할 수 있게 해주신 산지니 식구들과, 어리숙한 인턴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시간을 내주신 김춘자 선생님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오늘 이렇게 제가 나타난 이유는 PPL 이 아니구요!

여러분 혹시 노트 좋아하세요? (뜬금포)

저는 문구류, 그중에서도 노트 모으는 걸 정말정말 좋아하는데요! (뜻밖의 덕밍아웃) 그렇다고 아무 노트나 막 사들이지는 않는답니다!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저만의 기준이 있지요! 

제가 노트를 사는 기준은 ‘표지’인데요, 저는 표지를 마주했을 때 순간적으로 오는 느낌에 따라 그 노트를 살지 말지 결정한답니다. 표지의 질감이 재생지라든가, 표지의 캐릭터가 아기자기하고 귀엽다든가 하면 (쓸지 안 쓸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사고 보게 된다는!! 저의 노트 철학이었습니다. ㅎㅅㅎ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고 하잖아요!!! (나름의 항변)

 

 

사실 노트 뿐만이 아니죠. 뭐든 겉포장이 그럴싸해 보이면 한 번이라도 눈길이 가기 마련입니다. 책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오늘은 순전히! 오로지! 순도 100%!!! 저의 주관대로 표지가 예쁜 책을 찾아왔답니다. 그 이름하여 ‘다이어리 표지 같은 책 BEST 7 모음전’이죠! 꺄라라락!ㅅ!

(이 글은 2.5주차 인턴 우파jw의 주관과 의식의 흐름이 200% 반영된 글임을 알려드립니다.)

 

 

(책을 찾자 책을 찾자~ 보물찾기 시작!)

 

 

 

 

첫 번째 그 영광의 주인공은 바로바로 『폭식 광대』입니다! 표지의 색감도 그렇고 너무 예쁘지 않나요? 거기다가 실제 크기는 손바닥만한 앙증맞은 사이즈! 심지어 나온 지 얼마 안 된 따끈따끈한 신간이기까지 하다니! (속닥속닥) 처음 이 책이 사무실에 왔을 때 저는 처음에 예쁘게 디자인된 다이어리가 온 줄 알았답니다. (그만큼 소장욕구가 뿜뿜!) 산지니 식구들도 모두 표지를 보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

 

 

 

 

『폭식 광대』▶ 제9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권리의 첫 소설집 『폭식 광대』가 출간되었다. 이 소설집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집필한 작품들을 모은 것으로, 환상적 기법을 통해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한국사회의 현실을 심각하게 바라보기 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 블랙코미디로 녹여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폭식 광대 책 소개

 

폭식 광대 기사

 

 

폭식 광대 - 10점
권리 지음/산지니

 

 

 

 

 

 

 

 

 

 

두 번째는 『그 사람의 풍경』입니다! 표지에 써있듯이 ‘화가’ 선생님의 산문집입니다! 그리고 표지의 그림은 이 책을 위해서 선생님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이라고 하네요! 책에도 선생님의 글뿐만 아니라 직접 그리신 그림까지 수록되어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웬만한 다이어리 저리가라 수준의 퀄리티를 자랑한답니다! 거기다가 놀라지 마시라,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에 부산의 자랑 김춘자 선생님을 직접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합니다!! (아주 고급스런 호텔에서, 그것도 무료로)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저자와의 만남 이벤트'를 클릭해보세요!!

 

 

저자와의 만남 이벤트

 

 

『그 사람의 풍경』▶ 47편의 산문을 통해 작품 뒤에 숨겨진 작가의 일상과 사색을 담고 있다. 생명의 숭고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일상의 찰나에서 움트는 삶의 의미를 포착하여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생각들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진실한 아름다움에 대한 어느 화가의 동경과 고뇌를 만날 수 있는 산문집 『그 사람의 풍경』, 화가 김춘자가 전하는 평범한 일상 속 특별한 삶의 의미를 만나보자.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그 사람의 풍경 책 소개

 

그 사람의 풍경 기사

 

 

그 사람의 풍경 - 10점
김춘자 지음/산지니

 

 

 

 

 

세 번째는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마치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이 너무 귀엽지 않나요? 저는 어릴 때 이정도도 못 그렸던거 같은데... (급우울) 아, 이 책은 주의사항이 하나 있답니다. 바로 배고플 때 보면 절대 안 된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은... 그것은... 바로 부산의 음식과 맛집을 모은 책이기 때문이죠! 맛집이라는 말에 침이 고이네요. (방금 밥 먹고 온 1인) 귀여운 표지에, 알찬 정보까지! ‘맛집을 기록한 다이어리’라고 해도 무방하겠죠?

(팁 아닌 팁 하나! ‘두 번째 이야기’라는 것은 첫 번째 이야기도 있다는 뜻이겠죠?ㅅ?)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약 350만 명, 한 해 관광객 약 200만 명. 부산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즐기는 도시로, 특히 바다, 산, 강 등 다양한 자연 환경에서 비롯한 신선한 재료, 지역성이 살아 있는 음식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오늘날 부산의 맛과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현재 가장 주목받는 부산의 음식과 맛집을 모았다. 넘쳐나는 맛집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맛 전문 기자 2인이 직접 발품을 팔고, 맛본 음식 중 최고만을 골라 그 위에 스토리를 입혔다. 또한 칼럼 ‘음식만사’를 삽입해 맛집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날의 음식문화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담아냈다. 부산의 맛과 이야기를 전하는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맛집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 이 책은 진정한 맛의 가치를 전하는 맛집 큐레이터(Curator)가 될 것이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북콘서트'를 클릭해주세요!)

 

 

부산을 맛보다 책 소개

 

부산을 맛보다 기사

 

부산을 맛보다 북콘서트

 

 

부산을 맛보다 두 번째 이야기 - 10점
박종호.박나리 지음/산지니

 

 

 

 

 

네 번째는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거리 민주주의』입니다! 책 표지부터 아주 강렬하죠? 이 표지는 실제 시위의 한 장면을 찍은 사진이라고 합니다! 마치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듯 선명한 색감이 ‘이게 사진이라고?’하는 생각이 들게끔 하지만, 네, 실제 사진이라고 해요. 제 다이어리는 아주 아주 심플한 검은색인데... 제 다이어리도 이렇게 화장 시켜줘야 할까 봐요. (다이어리야 미안해)

 

 

 

 

『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 가까운 중국에서부터 미국, 유럽, 중동까지 세계 전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시위 현장 모습을 일곱 가지 주제로 묶어 소개한다. 특히 각 시위 현장의 모습을 담은 79개의 사진은 독자들이 짤막한 글만으로는 그려보기 힘든 사람들의 ‘변화를 위한 창의적인 행동’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를 클릭해주세요!)

 

 

거리민주주의 책 소개

 

거리민주주의 기사

 

 

거리 민주주의 - 10점
스티브 크로셔 지음, 문혜림 옮김/산지니

 

 

 

 

 

다섯 번째 책은 『내 안의 강물』입니다! 앞의『거리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이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이었다면, 『내 안의 강물』은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감을 자랑하고 있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파스텔톤 같이 부드러운 색감을 더 선호한답니다! 안 물어봤다구요? 죄송해여 ㅠㅅㅠ) 이 색은 ‘2016년 올해의 컬러’인 '로즈쿼츠&세레니티'와 매우 유사하네요! 이 책이 발간된 년도가 2015년인데, 트렌드를 앞서가는군요! 대단해요, 짝짝짝!

 

 

 

 

『내 안의 강물』▶ 1986년 「동서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한 김일지의 소설집. <타란툴라> 이후 8년 만에 출간된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정서적 결핍을 앓고 있는 현대인들을 보다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가족의 유대를 상실한 현대인들의 근원적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불안한 현실 속에서 방황하는 이들을 그린 김일지의 <내 안의 강물>. 각기 다른 다섯 편의 이야기들은 불안한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상처 입은 과거와 조우하게 하면서, 불안한 현재를 넘어 우리에게 삶에 대한 의지를 어떻게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작가와의 만남'을 클릭해주세요!)

 

 

내 안의 강물 책 소개

 

내 안의 강물 기사

 

내 안의 강물 작가와의 만남

 

 

내 안의 강물 - 10점
김일지 지음/산지니

 

 

 

 

 

여섯 번째는 귀여운 병아리를 연상시키는 노란 바탕의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입니다! 노란 바탕하며 글씨체 또한 아기자기하니 귀엽지 않나요? 저도 이런 글씨체 가지고 싶어요 ㅠㅅㅠ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사람과 사회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소설가 오영이의 두 번째 소설집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이 출간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소설집은 첫 소설집 출간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발표된 네 편의 작품이 수록된바, 화려한 도시의 불빛 속 현실의 그늘과 그 속에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현 사회의 어두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감각적인 문장들로 풀어내며 밝음 속 아이러니한 어둠을 그려낸다.

(책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시면 아래의 '책 소개'와 '기사', '저자인터뷰'를 클릭해주세요!)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책 소개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기사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저자인터뷰

 

 

독일산 삼중바닥 프라이팬 - 10점
오영이 지음/산지니

 

 

 

 

 

마지막은 『폭식 광대』보다 더 최근에 발간된 신간! 『해운대 바다상점』입니다! 처음에 저는 표지보고 머핀을 쭉 나열해놓은 줄 알았답니다. (머핀 얘기하니까 머핀 먹고 싶어졌네요. 퇴근하고 집 가는 길에 사가야겠어요.)

 

 

 

 

『해운대 바다상점』▶ 해운대 바다 쓰레기, 다시 태어나다.

‘바다쓰레기, 폐파라솔의 새로운 탄생에 얽힌 이야기들

부산의 대표적 관광지인 해운대. 그곳에 자리잡은 바다상점은 바다쓰레기를 재활용해 예술작품화한 상품(업사이클링)으로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 『해운대 바다상점』은 ‘생태의 가치가 메아리치듯 방방곳곳에 울려 퍼지길 희망한다.’ 는 에코에코(Eco Echo)협동조합의 이모저모와 ‘바다상점’이 만들어진 과정을 소개한다.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싶으시다면 아래의 '산지니 만화'를 클릭해주세요!)

 

 

산지니 만화

 

 

해운대 바다상점 - 10점
화덕헌 지음/해피북미디어

 

 

『해운대 바다상점』은 정말 갓 나온 따끈따끈한 신간이라서 아직 그 정체가 수수께끼! 저희도 책 소개를 언제 올려드릴지 몰라요~ 그 조개껍질 같은 속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저희 산지니 출판사 블로그를 매일 매일 확인해보세요! 어느 순간 책 소개가 뙇!! (그리고 ‘해운대 바다상점’과 관련된 행사가 8월 말쯤에 있다고 하는데~) 궁금하신 분들은 채널~ 아니, 블로그~ 고정!

 

해운대 바다상점 책 소개

 

해운대 바다상점 행사 안내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예쁜 표지만큼이나 그 내용도 기대가 되지 않나요?ㅅ? 궁금함을 못 참는 저 우파jw는 지금 당장 이 책들을 봐야겠어요!!! 후하후하

이상 우파jw의 주관이 듬뿍듬뿍 담긴 의식의 흐름에 따른 글이었습니답~!ㅅ! 감사합니당

Posted by 비회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와서 모여 함께 하나가 되자

물가 심어진 나무같이

흔들리지 않게……

 

 

안녕하세요! 인턴 우파jw입니다!

제가 저번 주 첫 출근을 하였을 때, 『2016 산지니 도서목록』을 제일 먼저 받아보았었는데요, 2016년까지 산지니 출판사에서 발행해 낸 책들이 나열되어있던 책자였답니다. 결코 적지 않은 도서 목록들을 하나하나 찬찬히 훑어보며 저는 제 나름대로 ‘어, 이거 읽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책을 수첩에 따로 써 두었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김춘복 선생님의 장편 소설 『칼춤』입니다. 그래서 『칼춤』을 읽고 서평을 써 보고 싶다고 대리님께 부탁을 드렸답니다!

 

 

 

 

김춘복 선생님의 장편 소설『칼춤』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소설가가 된 준규와 밀양 검무 기생 운심의 환생인 은미의 운명 같은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두 남녀 간의 사랑을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국면을 세밀히 묘사하고 있는데, 작가는 두 주인공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시대의 대립이 완화되길 바라며 장장 10여 년에 걸쳐 소설을 집필하였다고 회고하고 있습니다. 『칼춤』은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 사회와 사랑을 알아가는 한 개인에 초점을 맞춘 성장소설로써, 1970년대 유신 체제를 겪던 시절부터 2000년대 초 현재까지 30여 년의 세월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앞의 책 설명에서 보시다시피 이 책의 배경은 우리나라 혼란의 시대라고 할 수 있는 1970년대부터 시작됩니다.

 

 

당시의 서울은 데모로 날이 밝고 데모로 날이 저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유신체제 철폐와 자유민주주의를 회복하고자 비롯된 민주화운동의 방향은 급기야 사회주의 혁명노선으로 변질되어가고 있었다. 게다가 NL 측과 PD 측이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계파 간의 각축전 또한 극에 달해 있었다. (p.226)

 

 

작가는 무거운 주제를 S대 문창과 박준규와 그의 연인 최은미라는, 개인 간의 사랑 이야기로 엮어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매개가 되는 것이 바로 ‘밀양 검무’와 그 밀양 검무의 대가이자 창시자인 기생 ‘운심’입니다. 운심을 통해 개인과 개인을 이어주고, 더 나아가 그들과 사회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고 있는 것이죠. 저도 운심이라는 인물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본문에서 운심에 대한 설명을 가져와 보았습니다.

 

 

운심은 조선조 숙종~경종~영조 연간에 생존했던 밀양 출신 관기로서, 특히 검무에 능하여 선상기로 뽑혀 한양에까지 진출하였으며, 당시에 검무를 춘 한양기생의 거의 대다수가 그의 제자들이었다. (중략) 그녀가 밀양 관기로 있을 때, 마음속으로 깊이 흠모한 한 관원이 있었다.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한탄하며 한양으로 갔다가 나이 들어 고향에 돌아와 보니 그 관원은 이미 고향을 떠난 지 오래인지라 소식을 알 길이 없었다. 병이 들어 죽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된 운심은 한평생 잊지 못하는 그 관원을 그리워한 나머지, 측근들에게 내가 죽거든 관속들이 자주 왕래하는 역원 근처 길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p.114~115)

 

 

(사진 출처: 연합뉴스)

 

 

이번에는 몸집이 보다 큰 하얀 기생나비 한 마리가 봉분 위로 나풀나풀 날아들고 있지 않은가! 좀 전의 그 녀석과는 달리, 술잔과 오징어포에다가 번갈아가며 한 차례씩 입을 대고는 날렵하게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봉분을 종횡무진으로 넘나들면서 한자리에 정지했다가 쏜살처럼 달아나기도 하고, 달아났다가는 되돌아오고, 잠시 내려앉을 듯하다가는 갑자기 허공으로 솟구치곤 하는 기생나비의 현란한 몸짓을 따라잡으면서, 나는 마치 무덤에서 나와 칼춤을 추고 있는 운심의 혼령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p.63~64)

 

 

조개가 진주를 보호하듯 나무들이 둘러싸서 보호하고 있는 터의 봉분 위를 춤추듯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가 연상되지 않나요?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나비의 날개는 칼을 놀리는 운심의 양 팔이, 나비의 날갯짓은 운심의 칼춤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운심, 그 하얀 기생나비, 검무를 직접 본 적이 없는데도 말이죠. 실제 운심의 묘는 쓸려 내려가 아주 약간의 형태만이 남아있다고는 합니다만, 책의 묘사가 모양이 변하기 전의 그 웅장한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책에서는 이렇게 운심에 대한 이야기를 실어놓기도 했지만, 박종규와 최은미의 이야기, 그리고 그 당시 현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꿰뚫고 있기도 합니다. 단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민주화운동과 항쟁인데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데에는 민주화를 위해 들고 일어나 싸우던 당시의 사람들, 대학 학생들의 희생을 빼고는 논할 수 없겠죠. 모진 고문과 압박에도 그들이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너무 답이 뻔히 보이는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고 넘기는 것과 한 번 더 상기시키는 것은 그 효과가 엄밀히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나는 아리고 따갑던 동공이 갑자기 뜨거워지며 씻은 듯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처음에는 치약의 효험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눈물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솟아나는 보다 뜨거운 진짜 눈물이 최루가스에 의해 쏟아져 내리는 가짜 눈물을 말끔히 정화시켜 주고 있었던 것이다. (중략) “눈물을 씻어 주는 눈물! 생판 모르는 사람들끼리 한뜻으로 뭉쳐 엄청난 힘을 분출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이 솟구쳐 오르는 거야. 그 뜨거운 눈물이 최루가스 눈물을 말끔히 씻어내는 거 있지.” (p.192~193)

 

 

“우파와 좌파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경쟁적 동반자이지, 결코 적대적 관계가 아닙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고 어느 한쪽이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둘 다 똑같이 중요한 것입니다. 비유하자면, 수레의 두 바퀴와도 같은 것입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서로 협력하여 때로는 오른쪽으로, 때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야지, 그렇지 않고 제각기 한쪽 방향만 고집한다면 결국 그 수레는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맴돌 뿐입니다.” (p.266)

 

 

저는 특히 이 부분이 감명 깊었습니다. 비록 몇십 년 전 과거에 염두를 두며 쓴 말이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도 전혀 무관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저는 저번 학기 중 한 수업에서 '기억'이라는 주제를 '역사'와 관련지어서 발표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예시로 들었던 것이 국정화 교과서였습니다. 그러면서 발표 중 했던 말이 '보수와 진보. 이런 식으로 프레임에 갇힌 채 편 가르기 할 것이 아니라 양쪽이 서로 협력하고 연구하여야 한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의 책 구절이 더욱 와닿았습니다. 즉, 이 말은 그때 당시뿐만 아니라 지금의 사람들도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쩌면 작가는 과거의 일을 통해 현 시국의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칼춤 - 10점
김춘복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인턴 우파jw입니다!

저는 요즘 부쩍 그런 생각을 합니다. ‘마냥 어릴 줄 알았던 내가 어느새 이렇게 인턴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죠. 사람이 자란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길을 지나다니다 마주칠 수 있는,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해맑게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나도 저렇게 뛰어놀 때가 있었는데. 이제 커버린 몸으로는, 그리고 성장한 몸에 맞춰진 나의 사고와 생활의 틀은 나를 다시 저 시절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겠지.’ 이러한 생각은 저 혼자만 하는 것이 아니겠지만, 한 번씩 떠오르는 생각은 저의 어릴 적을 회상하게 하곤 합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은 동심으로 돌아가 서평을 써볼까 합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오늘의 책은 ‘동시집’이거든요.

 

 

강기화 선생님의 첫 동시집 『놀기 좋은 날』은 총 4부로 구성된 이 동시집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상상의 세계를 재기발랄한 시어로 묶어냈습니다. 시인은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함께 생활하며 관찰한 아이들의 세계와 속마음을 발랄한 시들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시집 『놀기 좋은 날』은 아이의 평범한 일상에 기발한 상상력을 더해 보다 즐겁고 따뜻한 세계를 만들어 줍니다. 이처럼 강기화 시인의 동시에는 부풀리거나 꾸민 희망이 아닌 아이가 그려나가는 그대로의 꿈이 담겨 있습니다.

 

 

 

 

아기자기한 귀여운 표지가 눈에 들어오네요. 병아리를 연상케 하는 노란 바탕에 개구쟁이로 보이는 아이가 손에 구멍 난 양말을 끼운 채 손을 들고 있네요. 이 동시집은 강기화 선생님의 시집입니다. SNS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지나가면서 한 번쯤은 들어본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구요?

 

 

여러분 혹시 SNS상에서 <중독>이라는 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 초등학생이 그림과 함께 시를 올렸는데, 이 시의 내용이 너무 공감되어서 화제가 되었던 그 <중독> 말입니다. 초등학생이 썼다고 잘못 소문이 났던 그 시. 네, 그 <중독>을 지은 ‘강기화’ 선생님입니다. 강기화 선생님께서 직접 인터뷰를 하심으로써 잘못 퍼져나간 소문을 바로잡을 수 있었지요.

 

 

저는 이 동시집 중에서 특히 <여우콩>이라는 시에 눈길이 갔답니다.

 

 

여우콩

 

숲에서

여우를 만났어

 

콩꼬투리

탈을 쓰고

 

“여우 없-다.”

 

아홉 꼬리 감춘 채

시치미 뚝 떼지만

 

고 까만 눈알

두 개는 어쩔래?

 

 

초록색 싱그러움이 가득한 숲 속에서 어린아이와 여우 한 마리가 함께 숨바꼭질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이 떠오르지 않나요? 그런 장면을 상상하니 저도 모르게 엄마 미소가 지어지네요. 이 시를 읽고 있으니 어릴 적에 친구들끼리 모여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라는 노래를 부르며 함께 줄넘기나, 잡기 놀이를 하며 놀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잠잔다

잠꾸러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세수한다

멋쟁이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죽었니 살았니? (죽었다!)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밥 먹는다

무슨 반찬

개구리 반찬

죽었니 살았니? (살았다!)

 

 

 

 

그런데 <여우콩>도 노래로 불렸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바로 ‘백창우와 굴렁쇠 아이들’의 동시노래상자 1 『내 머리에 뿔이 돋은 날』에 <여우콩>이 실려 있답니다! 멜로디가 시를 품은 채 말이죠.

 

 

 

 

시의 저자 강기화 선생님께서 직접 이 노래를 부르셨다고도 하는데요! 아래에 선생님이 직접 <여우콩>을 부르신 영상의 링크를 첨부해놓겠습니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1292265287505110&id=448415961890051&fs=5

 

 

 

 

혹시 바쁜 일상에 지쳐있지는 않으신가요? 뛰어노는 아이들을 보며 살짝 미소 지었다가도 이내 씁쓸한 표정을 얼굴에 그려내지는 않으신가요? 삶 속에서 달려가는 데 지쳐계신다면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떠신가요? 『놀기 좋은 날』과 함께 말이죠.

 

 

 

놀기 좋은 날 - 10점
강기화 지음, 구해인 그림/산지니

 

 

내 머리에 뿔이 돋은 날 (책 + CD) - 10점
백창우와 굴렁쇠아이들 지음/왈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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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협 하나 건너

바로 거기가 북해도인데

바다는 한사코 달아나기만 하였고

오오츠크의 사나운 파도만 밀려왔다.

남으로 향하여 말없이 앉아 계셨던 이곳

사할린스크 코르사코프의 언덕 위엔

까마귀 울음소리만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조선으로 가자, 조선!

하시던 조선은 저승길보다 멀었는가.

유지나야 까레야(남조선)

길이 열렸는데.

 

 

 

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저는 요즘 낮이고 밤이고 읽고 있는 책이 있어요! 바로 이규정 선생님의 현장취재 장편 소설 사할린입니다! 3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 권당 약 350쪽가량의 분량을 가지고 있어 결코 적은 양이 아니지만, 저는 이 책을 읽는데 푹 빠져 이틀 만에사할린을 정독했답니다!

 

 

 

 

사할린먼 땅 가까운 하늘이라는 제목으로 1996년에 출간된, 출판한 지 20년이 넘은 소설을 올해에 제목을 바꿔 산지니 출판사에서 재출간한 것이라 합니다!

사할린은 일제 말기 경남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위안부와 노무자로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후 그곳에서 겪는 여러 형태의 식민지적 참상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해방을 전후로 사할린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여러 참극, 이를테면 소련군의 점령 이후 일본인들은 고국으로 귀향하지만, 조선인들은 무국적자로 처리되어 사할린에 남게 되면서 초래된 일련의 역사적 고통, 해방은 되었지만 일제하 민족운동에 대한 박해가 한국전쟁의 과정에서 보도연맹 사건으로 뒤틀리고 비화하여 억울하게 희생되어야 했던 역사적 상황 등이 날카롭게 교직 되고 있습니다.

 

 

1권에서는 한 쌍 인물들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2권에서는 본격적으로 지금의 사할린 교포들의 조상님들이 겪는 고난과 그 시대의 혼란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3권은 해방 이후 사할린 교포 1세들이 갖는 희망과 감격스러움을 여실히 드러내 주며 우리에게 사할린 교포들을 잊지 말라는작가의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부분이 많아서 앞뒤 맥락을 재지 않고 한 부분 부분만을 본다면 그 아름다운 묘사·표현법에 현혹될 만하나, 오히려 그때 당시의 상황을 더욱 비극적으로 보여주어 책을 읽는 동안 아려오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을 실은 차는 어디론가 달리고 있었다. 오전에 비가 갠 하늘은 군데군데 가벼운 구름자락이 돛폭처럼 하얗게 떠 있었고 막 서산으로 지는 해가 그 산 위의 구름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바람은 선들거렸고, 길가 나무에서는 매미 소리가 건강했다. 그런 풍경들만 본다면 산하는 참으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었다. 그러나 그 그림 가운데로 40여 명의 생목숨이 숨을 죽인 공포 속에 죽음의 행진을 하고 있을 줄이야! 그래서 차에 찬 사람들은 누구 하나 그 아름다운 하늘도, 석양도 보지 못했다. (사할린 2, p.90)

 

 

그러나 역사는 거대한 바퀴가 되어, 개인적으로 아무리 기구하고 한 많은 생애라 해도 때만 되면 짓밟아버리고 굴러간다. 역사의 바퀴 뒤에 남은 것은 허무뿐이다. 그러나 이문근과 최해술의 죽음은, 한 생애의 마감 치고는 허무로만 설명하고 넘어갈 수 없는 그 무엇이 있었. (사할린 3, p.137)

 

 

 

 

그리고 오늘! 저 우파jw는 국민연금 부산회관에서 부산 인권교육센터의 주관으로 이루어진 <사할린 한인의 역사>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강연을 들으러 와 주셨었는데요, 그중에는 어르신들도 많았지만, 20대 후반의 젊으신 분들도 꽤 있으셨고, 국제신문의 기자분도 강연에 참석하셨습니다. 국제신문 기자분께서 혼자 우두커니 앉아있던 제게 인터뷰를 요청해오셔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하니, 어느새 강연이 시작할 시간이 되었었습니다.

 

 

 

 

최상구 사무국장님의 강의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누어졌었는데요,1부에서는 사할린 교포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과 그들의 현황, 마지막으로 그들에 대한 지원 방안을 얘기하며 마무리하는, 다소 딱딱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강연이 진행되었다면, 2부는 강연자께서 직접 사할린에 갔다 오시며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간단한 설명을 들으며 더욱 생생히 사할린 교포들의 모습을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연 내용은 제가 책 사할린에서 읽은 것과 아주 흡사했습니다. 거의 똑같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지요. 그래서 책을 미리 읽고 갔던 저는 강연을 듣는 데 크게 어려움이 없어서 더욱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다시 사할린 책을 살짝 들여다보았는데, 표지에 쓰여 있는 현장취재 장편 소설이라는 대목이 새삼스럽게 눈에 띄었습니다. 물론 소설이기 때문에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작가가 만들어낸 교포들이지만, 한국이나 사할린의 지명, 또는 사할린 교포들의 현황은 현실과 너무도 똑같았기 때문입니다. 책 속 인물들의 사연 역시 작가가 어느 정도 머릿속에서 구성해 적어낸 이야기겠지만, 그들의 사연 역시 너무나 있음 직한 현실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마음이 아팠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할린 동포회는 이렇게 멀고도 가까운 것이었다. (사할린 2, p.338)

 

 

옴마는 처음 개가한 데서 아들 하나를 낳고, 그다음 개가한 데서 딸을 하나 낳았지예. 처음에 낳은 아들도 옴마가 데리고 갔지예. 그런께네 옴마 밑으로 5남매가 난 셈인데 성이 모두

다르니, 넘 부끄러버서 오데 가서 잉런 소리를 하겠습니꺼.” - 황복자

그러면서 그녀는 한숨을 땅이 꺼지도록 내쉬었다. 정상봉은 생각했다. 황칠남이란 사람이 일본에서도 일본 여인과 결혼을 해 아들딸을 낳았다니,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되는가. 누가 지어내도 너무 가혹하게 들릴 이런 비극이 이 지구상에 실제로 있다는 사실, 그것도 나라 잘못 만난 탓에 사할린으로 끌려온 사람들한테서만 볼 수 있는 이 비극을 누가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것인가. (사할린 2, p.292~293)

 

 

 

양부의 운명이 어쩌면 그렇게 민족적 비극으로 다가오던지, 그리고 그러한 생각을 왜 평소에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하다가 이곳에 와서야, 그것도 양부가 별세하셨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렇게 서럽고 억울한지. - 이철환 (사할린 3, p.188~189)

 

 

 

 

사할린 1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2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사할린 3 - 10점
이규정 지음/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8월 한 달간 산지니출판사의 인턴으로 활동하게 된 우파jw입니다!

오늘은 저의 첫 출근 날 이었습니다. 첫 출근과 동시에 산지니출판사의 따끈따끈한 신간을 접하게 되었는데요!

  

 

 

 

... 그림인지 사진인지 모를 강렬한 표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화려한 색감 때문에 자칫 그림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는 이 표지는 20165월 마케도니아 스코페의 색깔혁명의 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것이라고 합니다.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의아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실제 혁명의 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감이 오셨겠지만 이 <거리의 민주주의: 시위와 조롱의 힘>은 우리가 흔히 아는 폭력적인 시위가 아닌 색다른, ‘이런 것도 시위라고?’ 할 만한, 전 세계에서 일어났던 시위들을 기록한 책입니다.

인권운동가로 오랜 기간 활동한 저자는 언론인으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시위 정황을 차분히 정리하면서도 이야기가 지나치게 경직되지 않도록 자신의 경험과 의견을 선명한 사진과 함께 책에 적절히 녹여내고 있습니다. 직접 그 시위 현장에 가있지 않았더라도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변화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변화를 촉구하는 세계 각국 사람들의 감정과 표현, 그 요구와 목소리까지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시위가 아닌 거닐기

 

 

그저 한 곳만을 응시하며 가만히 서있거나, 샌드위치를 사먹는 행위 역시 시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물론 이 예시들은 실제로 각각 이스탄불과 태국에서 일어났던 시위’의 한 방법입니다. 그 나라의 국민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지극히 평범해보이는 행동으로 정부를 위협하고, 정부에 대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정부가 제 발을 저린 거겠지만요.

 

 

두 번째 이야기. 작은 행동으로 큰 주제 전하기

 

 

<전 세계의 많은 여성들은 문화적·종교적인 이유로 머리스카프를 쓴다. 그 외 다른 여성들은 머리스카프를 두르지 않는다. 두 집단 모두에게 그것은 그들의 권리이다. 많은 이란 여성들은 정부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머리카락을 보이는 '나쁜 히잡' 운동을 통해 꾸준히 저항해왔다.> p.52

 

 

만약 21세기 대한민국에서 '히잡'을 쓰도록 강요하는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과연 사람들은

순순히 받아들일까요? 당연히 저항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히잡을 쓰고 안 쓰고는 강제되어야 하는 사항이 아닌, 개개인이 선택해 결정을 내려야하는 사항입니다. 즉, 옳고 그름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강요해왔던 히잡을 '벗어버리는 것'은 어찌보면 별 것 아닌 행동으로 보이지만, 이는 그 이상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폭력에 맞서기

 

 

(책 p.70)

 

 

<이 사진을 찍은 사진작가 마르크 리부는 "잔로즈 카스미르가 총검을 두려워한 것보다 군인들이 그녀를 더 두려워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십 년이 지난 후, 카스미르 자신도 그와 유사한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p.71

 

 

꽃 한 송이가 총검을 이겼다. 이 사진과 함께 책의 설명을 들은 순간 든 생각이 이것이었습니다. 즉, 비폭력적이고 연약한 것이 폭력적이고 강인한 것을 꺾어버렸다는 것이지요. 이 부분을 다시 곱씹어보고 있으니 꼿꼿한 나무와 휘어진 나무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강한 바람에 꼿꼿하게 맞선 나무는 끝내 꺾여버렸지만, 바람에 적절히 대응한 나무는 꺾이지 않고 휘어서 꺾이지 않았다는 그 이야기 말입니다. 이는 국가적인 상황 뿐만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때도 머릿속에 새기고, 늘 떠올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번째 이야기. 진실을 듣게 하기

 

 

<정부의 권위는, 비록 내가 기꺼이 순종하려는 정부의 권위일지라도 아직까지는 순수하지 못하다… 엄정하게 말하면, 정부는 피통치자의 허락과 동의를 받아야 한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p.105

 

 

다섯 번째 이야기. 모든 악조건에 맞서기

 

 

악조건에 맞서기. 우리가 흔히 아는 '시위'에 가까운 형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마치 대한민국에서 2016년 10월 말부터 약 4개월간 서울 광화문에서 이루어진 촛불 시위처럼 말입니다. 꼭 촛불 시위가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여 같은 목적을 위해 조용히 행동하거나 한 목소리로 소리치는 것. 아무리 정부에서 압력을 가해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맞서 싸우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의 저항이자, 시위가 아닐까 싶습니다.

 

 

여섯 번째 이야기. 예술과 저항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은 저항 정신이나, 조롱을 우회적 또는, 직접적으로 드러내기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한창 인기가 뜨거운 '힙합', '랩'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기도 하고요. 사실 음악 뿐만이 아니라 정치적 상황을 풍자한 그림이나 문학작품 역시 조용히 일침을 가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술작품들은 과거부터 꾸준히 사용되어 온 민중들의 '합법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한 압박이 그들의 숨통을 조여와도 그들은 직접적인 폭력적 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펜을 들고, 몸짓을 하며 그 압박에 저항해 나가는 것입니다.

 

 

<'책과 모든 형태의 글들은 진실을 탄압하려는 사람을 두려움에 떨게 만든다.' - 윌레 소잉카> p.147

 

 

일곱 번째 이야기. 변화를 위한 조롱

 

 

조롱 역시 악조건에 맞서기와 더불어 우리가 생각하는 가장 대표적인 시위 수단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예술작품에서도 자주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중국에서는 1989년 천안문 광장 대학살 사건을 '플라스틱 오리'를 통해서 조롱했습니다. 탱크 대신에 커다란 노란색 플라스틱 오리를 합성한 사진이 유행하였다고 합니다. 이후 중국 정부는그 단어의 검색 결과를 보지 못하게 하였고, 웨이보에서 그 단어는 차단되었지만 이는 결국 작은 승리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전은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다. 그리고 개인들이 어떤 것도 바꿀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핑계거리를 찾는 일일 뿐이다. - 바츨라프 하벨>

 

 

부족한 솜씨지만 열심히 생애 첫 서평글을 써보았습니다! 책의 주제가 가볍지만은 않았기에 어떻게 서평을 제 나름대로 써 나갈지 여러모로 걱정도 하고 고민도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차근차근 서평글을 써 나가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는 인턴 우파jw가 되겠습니다!ㅅ!

 

 

 

거리 민주주의 - 10점
스티브 크로셔 지음, 문혜림 옮김/산지니

 

Posted by 비회원

시간 많은 날, 햇살이 잘 드는 자리에 앉아서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후딱 읽는 걸 상상해보세요. 생각만 해도 여유롭지 않나요? 오늘 이런 상상과 딱 맞아 떨어지는 서점에 다녀왔습니다. 서점이지만 카페도 겸하고 있는 <마들렌 책방>입니다. 

 

 

마들렌 책방에는 다양한 책들이 있습니다. 주로 문학 서적들이 많고, 문학 외에도 인문서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도 많고요. 다양한 책들이 책장에 꽂혀 있는데, 처음 보는 책도 많아서 꺼내 읽어 보고 싶었던 걸 겨우 참았습니다. 시간만 아니었다면...

 

 

이색 서점의 좋은 점은 이런 것 같아요. 서점 주인의 취향에 맞게 선별된 책들이기 때문에 책에 대한 애정도가 남다르다는 것이요. 이 책처럼 서점 주인분의 짧은 코멘트가 적힌 책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는데요. 어떤 책인지 누군가가 알려준다면 그 책에 대해 관심이 더욱 가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저도 이 책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서점 구경을 짧게 한 뒤, 인터뷰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Q. 마들렌 책방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희 책방은 보시다시피 동네에 있는 작은 책방입니다. 동네 슈퍼처럼 오다가다 편하게 들러서 책도 사고 커피도 마시는 그런 공간으로 만들려고 했어요. 또 그렇게 운영하고 있고요. 부담 없이요.

 

 

Q. 요즘 다양한 이색 카페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북카페는 어느정도 있지만 서점을 겸해서 하는 카페는 생소한 것 같습니다. 북카페가 아닌 책방을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부터 만들려고 한 게 책카페가 아니라 카페 겸 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들이 잘 모를 수가 있잖아요. 카페에 있는 책들이 상품이 아니라 카페에 구비된 책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에 책방이라고 넣음으로써 서점인 걸 알려드리고자 했어요.

 

 

Q. 책이 다양해서 카페보다는 말 그대로 작은 서점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분위기와 마들렌 책방이라는 이름이 정말 잘 어울리네요. 마들렌이라는 이름에 특별한 뜻이 있나요?

 

 

A. 처음에 생각할 때는 부르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단어를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책방이라는 단어에 마들렌이라는 어감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붙였습니다. 또, 책 중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보면 마들렌을 먹고 기억을 다 찾는 그런 장면이 있잖아요. 그래서 두 가지 의미로 마들렌 책방이라고 이름을 짓게 됐습니다.

 

 

Q. 여러 종류의 책들이 서점에 있는데요. 이 책들은 어떤 기준으로 마들렌 책방에 들어오게 되나요? 책을 선별하는 기준을 알려주세요.

 

A. 책을 만드는 분들께서 열심히 만드셨기 때문에 모든 책이 좋은 책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오래 되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고 오래 이어질 수 있는 책을 위주로 고르려고 해요. 그런 책 중에는 고전도 있고, 시집이나 소설도 있구요. 베스트셀러도 들여올 때가 있는데 베스트셀러라고 해도 모두 들여오진 않고 베스트셀러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오래 읽어질 수 있는 책을 들이려고 하고 있어요.

 

 

Q. 다른 인디서점들이 독립출판물에 주력하는 데 반면 마들렌 책방은 중고서적도 취급하고 있는데요. 중고서적도 겸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회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회원들로부터 중고서적을 매입을 해요. 그 중고서적을 다른분들께 보여드리고 구입하실 수 있게 하려는 취지로 했어요. 회원분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중고서적을 파는 분이 추천서 같은 것을 적어주시면 그 책에 적어서 다른 분들이 볼 수 있게 하고, 구입도 하실 수 있게 해요. 아무래도 책만 읽는 것보다는 누군가가 읽고 감상평을 남겨 주시면 더 관심을 가지게 되니까요.

 

 

 

 

Q. ‘블라인드 데이트’라는 이벤트가 되게 특이한데, 간략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이름 그대로 블라인드예요. 책 겉을 싸서 어떤 책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표지에 적힌 힌트만으로 사는 거예요. 책을 고를 때 표지가 예쁜 책을 위주로 고르시는 분들도 있고, 자신만의 뚜렷한 선택 기준으로 사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이런 선택지를 없애고 느낌만으로, 어떤 책이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사게 하는 거죠. 그래서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아요. 또 제가 알기로 이런 이벤트를 하는 서점들이 많이 없어서, 손님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Q. 그럼 어떤 기준으로 ‘블라인드 데이트’의 책을 선별하시나요?

 

A. 일단 모르는 상태로 구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호불호가 갈리는 책들은 피하려고 합니다. 또 제가 읽어보고 좋은 책들도 넣고, 혹은 주위로부터 추천 받은 책들도 넣고요.

 

 

Q. 이 포스팅을 읽으시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으신 책이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Q. 윤고은이라는 소설가를 좋아해요. 그래서 작게 코너를 만들어서 작가 소개도 놓고, 저서들을 모아놓았어요. 그 중에서도 밤의 여행자들이라는 책을 가장 좋아합니다.

 

 

 

Q.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이벤트나, 혹은 하고 싶은 이벤트가 있으신가요?

 

A. 아직 회원 수가 많이 없어서, 회원 수가 늘어나게 되면 회원 중에서 다독왕을 뽑는다거나, 추천을 많이 해주시는 분들은 추천왕으로 뽑는다든지, 이런 식으로 뽑아서 선물을 드릴 예정입니다. 또 워크샵 같은 것도 계획하고 있어요. 이건 회원으로 한정하지 않고 다른 분들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Q. 마지막으로, 마들렌 책방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처음 질문에 말했던 것처럼, 동네 책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동네에 사시는 분들이나 놀러 오신 분들이 오다가다 가볍게 들러서 책도 보는 거예요. 진짜 슈퍼처럼요. 말 그대로 ‘그냥’ 들릴 수 있는 책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택가가 있는 골목에 조용하게 위치하고 있는 곳이어서 책 읽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분명 이 곳이 마음에 들 거예요. 한가로운 주말, 이 곳을 찾아보는 것 어떨까요? 이상 포스팅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비회원

 

 추위가 좀 가신 1월 17일의 낮, 강수걸 대표님은 동아대에서 예정된 강의를 위해 바삐 움직이셨습니다. 역시 해운대에서 하단까지는 매우 멀었어요. (ㅠㅠ) 그래도 추위가 덜했던 덕분에 칼바람을 맞으며 걷지는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17일, 대표님이 하시게 된 강의 주제는 출판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이었습니다. 강수걸 대표님은 부산에서 12년동안 출판을 하고 있는 우리 산지니 출판사를 모델로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출판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요? 과거 책은 권력자나 지식인만 접근이 가능한 소수의 전유물이었습니다. 하지만 루터의 종교개혁이 일어나면서, 성서의 활발한 보급이 이루어졌는데요. 이때, 독일의 구텐베르크라는 인물이 금속 활자를 만들어 출판의 근간을 이루었습니다. 출판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판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기본권 중 하나입니다. 대한민국은 출판과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이지요. 하지만 처음부터 자유가 보장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1987년 이전에는 출판이 허가제였거든요. 87년 6월 항쟁을 거친 뒤 10월 헌법 개정을 통해 출판은 비로소 자유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이후 출판업계가 급격히 성장을 보인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요.

 

 

 

  현재 출판사의 70%는 수도권에서 이뤄집니다. 특히 서울과 파주에서 이루어지죠. 우리나라에서 수도권 집중화는 매우 일반적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바로 출판업계입니다. 부산의 경우는 어떨까요? 부산의 인구는 대한민국의 5%를 차지하는데, 서점은 전체 중 8%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출판은 2%에 불과합니다. 이웃 도시인 대구는 부산을 제친 3%입니다. 대구는 6년 전부터 출판사업을 지원하면서 출판단지를 조성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방면에서는 언제나 대한민국 제2의 수도라는 평을 받는 부산이 출판 쪽에서는 그러지 못하는 모습이네요.

 

  출판 업계는 수도권 집중화가 심각하지만 차츰 이것도 해소되지 않을까요? 우선 수도권은 지방에 비해서 물가가 비싸고, IT기술의 발달로 인해 서울에서만 이뤄져야만 할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전세계에서 국경의 장벽이 소멸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IT기술과 더욱 좋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렇게 지방 출판은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산지니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지역에서 출판하는 것이 매우 어렵지만 12년동안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는 산지니의 모토와도 같은 것이죠. 산지니는 지속적인 출판을 이념으로 삼으며, 특색 있는 도시인 부산에서 그 특색을 살리며 출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열심히 출판을 이어간 결과, 산지니는 한류의 관심도가 높은 태국과 인도네시아, 대만 등에 저작권 수출을 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영화도시이면서 대한민국 대표 항구도시인 부산의 특색을 살려 지역 문화 콘텐츠를 담은 도서를 출간하기도 하는 등, 지역 출판의 장점을 살렸습니다. 그러면서 지역에 있는 여러 작가 선생님들과 저자님들과의 인연으로 400종이 넘는 다양한 책들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는 출간 목록으로 말한다. 강수걸 대표님은 출간 목록을 강조하셨는데요.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내왔고, 어떤 책을 낼 것인지 말하는 것이 바로 출간 목록이며, 출판사의 지향점과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모두 여기에 담겨있다고 하셨습니다. 출간 목록의 중요성을 일찍이 알고 출판사마다 가지고 있는 유럽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출간 목록의 중요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해 이를 가지고 있는 출판사가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니라고 합니다. 산지니는 출간 목록이 있습니다. 출간 도서 목록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주소를 눌러주세요.

 

 

   한국에서는 10년이 넘은 출판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합니다. 게다가 얼마 전 송인서적의 부도로 인해 산지니를 포함한 여러 출판사들이 2차 피해를 입어 더욱 힘든 실정입니다. 하지만 산지니는 그래도 책을 냅니다. 책을 낼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산지니에게 여러 과제가 남았는데요. 크게 보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기획능력의 보강. 원고를 받아 책을 출판하는 것에서 끝이 아닌, 책을 어떻게 만들 것이고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 기획을 탄탄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노력과 연구가 필요하겠죠. 둘째, 다품종 소량 출판. 산지니는 여러 품종의 책을 소량만 찍어내어 다양한 책들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꾸준한 출판을 이어갈 것입니다. 셋째, 틈새시장 공략. 산지니는 여느 출판사들과는 다르게 지역 출판이라는 특색 있는 출판사입니다. 이 점을 살려 지역 출판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함과 동시에 지역 콘텐츠의 수준이 낮다는 인식을 없애고, 지역 소비자의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들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찾는 모험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이 강의가 부디 출판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이상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Posted by 비회원

안녕하세요, 완두입니다. 두 번째 글을 올리게 됐네요. 춥지만 화창한 어느 겨울, 박정선 작가님과의 만남이 있었습니다. 탁 트인 송정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시작했는데요. 겨울 바다를 등 뒤로 하고 진행된 인터뷰는 매우 즐거웠던 시간이었습니다. 볕이 잘 드는 창가는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해줬는데요. 그 인터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Q. 다양한 글쓰기를 하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작가님은 시조로 등단을 하신 뒤 소설도 쓰시고, 시나 수필, 평론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시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각 장르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마디로 요약해서, 문학은 하나로 통한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국계 프랑스인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오싱 젠이 있어요. 가오싱 젠이 다섯 장르를 했어요. 그분 말이 참 재밌어요. “문학은 결국은 한 정점에서, 다 모여든 정점에서 소설로 집약된다.” 제가 시조를 맨 먼저 했어요. 제가 처음 문학정신에서 시조로 등단한 뒤에 아무 것도 안 하고 15년 동안 시조만 했어요. 근데 시조는 정형시이다 보니까, 정형의 리듬을 가지는 것은 습관화되면 벗어나기 힘들어요. 나는 처음부터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런데 오래 쓰다 보니까, 다른 수필이나 소설을 쓰려고 하면 시조를 쓰고 있더라고요. 심각하죠. 근데 그게 잘못됐다라는 거라기보다, 습관화된 리듬성이라는 거죠. 그거를 뛰어넘기가 굉장히 힘들었어요. 한 쪽으로 굳어진 근육을 이완시키는 게 힘들잖아요. 근데 그게 극복이 되니까 전 장르를 넘어다니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지금 소설 쓰다가도 시조 쓰고, 시도 쓰고. 그러다 다시 소설도 쓰고 그래요.

장르 구분이 서양에는 없어요. 우리나라에는 특별히 장르 구분이 있어요. 소설가면 소설만 써야한다 생각해요. 사람들은 나보고 "장르를 넘나들지 말고, 한우물만 파야지." 이런식으로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해요. 하지만 한우물이라는 말과 장르라는 것에서는 상당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각각의 장점들을 서로 교류할 수 있고, 시의 장점을 소설에 가져올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가수가 배우가 됐다고 생각해봐요. 드라마에서 가수 역할을 한다든지 할 때 아주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죠. 이것처럼 문학도 마찬가지로 소설을 쓰면서 시적인 언어의 조탁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또 소설도 리듬이 있어요. 이 문장을 얼마나 세련되게 할 것인가는 쓰면 쓸수록 고민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시조와 자유시는 리듬이 달라요. 자유시는 개인적 리듬이고 시조는 정형된,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정형된 리듬을 가지고 있지요. 이것들을 적절히 조화시키면 아주 아름다운 문장이 나와요. 그러니까 이것들을 다 소설로 적용시키는 거죠. 수필은 산문이니까 소설과 통하죠. 시와 소설이 가장 특징적인 경계니까 앞에서 시 얘기를 한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장르를 넘나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좀 문학을 한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게 한 우물 파는 거와는 상당히 다른 거예요.

 

하고 싶은 바를 표현하고자 할 때, 형식은 형식일 뿐 얽매일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신가요?

 

 

그렇죠. 여러 장점들만 모이게 되는 거죠.

 

 

(바다가 훤히 보이는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 겨울 느낌이 물씬 나네요.)

 

 

Q. 소설에서 꽃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는데요. 석환을 보기로 한 아침 승연이 자신 스스로를 성숙하게 만개한 장미로 비유한 것처럼 꽃이라는 소재를 통해 비유를 탁월하게 하셨는데, 이처럼 꽃을 소설의 주요 소재로 삼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가장 여성을 나타내기 좋은 소재로 꽃을 삼은 거예요. 꽃은 자연과 연결되고 여성성의 상징성이 가장 강하잖아요. 그래서 꽃을 파는 근로 여성, 노동하는 여성에서 꽃꽂이 작가로 신분 상승을 시킨 것으로 미적인 효과를 가장 많이 낼 수 있겠다 생각했죠. 그리고 작품 세계를 표현할 때도 여성이 가지고 있는 심적 표현에 대해서 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했어요.

 

 

Q. 석환과 남편의 묘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릅니다. 예를 들면 목소리가 좋고, 과묵한 편이지요. 하지만 석환은 목소리와 어울리지만 남편은 어울리지 않고, 과묵도 남편은 자신의 삶에 순응적이지만 석환은 카리스마가 있는 편이라는 것처럼요. 두 남자의 성격을 이렇게 설정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안타깝게도, 능력을 가졌는데 그걸 발휘되지 못한 것이 불행하더라.’ 난 그걸 보여주고 싶었죠. 남편은 아나운서나 성악가가 되면 좋았을텐데 승연이 볼 때는 그건 어떻게 보면 안타까움이에요. 석환은 연구자니까 남 앞에서 브리핑이나 발표를 해야하고, 그랬을 때 좋은 목소리는 설득력이 있어요. 아나운서나 정치가도 좋은 목소리의 덕을 많이 보는 것처럼요. 석환은 자신의 능력을 잘 살린 거죠. 그러니까, 자기가 가진 능력은 거기에 알맞게 직업을 가질 때 최상이 된다, 그런 이야기가 되겠죠.

 

아, 그 뜻이 석환은 자신의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았는데 남편은 그러지 못하고 적성에 맞지 않는 화원을 하는 것으로 표현된 건가요?

 

그렇죠. 그래서 전혀 빛이 나지 않고. 그래서 인간은 석환처럼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그래서 더 프리미엄을 받는 거죠. 그렇게 되어야 해요. 남편의 목소리는 아무런 의미가 없죠. 인간이 지닌 능력들이 자기가 무얼 어떻게, 그리고 어떤 장점을 지니고 있는지를 빨리 개발을 해서 나아가야 한다는 것도 숨어져있겠죠. 이렇게 이 소설은 여러 의미를 다 가지고 있어요. 묘한 이야기가 숨어있다고 볼 수 있죠.

 

Q. 소설 속에 아이러니의 유머가 여러 번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은 매우 무뚝뚝하고 무드 없는 사람인데, 로맨틱함의 대명사인 꽃을 파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요. 마지막에는 에이런과 알라존을 언급하며 직접적으로 아이러니에 대해 말씀하셨는데요. 이처럼 아이러니의 반복을 통해서 재치를 보여주는데, 아이러니라는 상황을 통해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우리 인간은 나르시시즘에 자꾸 사로잡혀요. 자기 도취에, 자기 세계에 만족해버리는. 어떻게 보면 매너리즘이에요.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퇴보하게 되죠.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승연이라는 인물이 남편이라는 존재를 상당히 무능한 사람으로 보고, 자기가 완벽하게 속였다고 알고 있죠. 그러나 나중에 보면 그게 아니죠. 이처럼 인간은 자기 스스로에게 자기가 자기를 속이면서 살고 있다는 거죠. 그거에서 탈출하지 못하면 정말 인간은 삶에서 성공할 수 없어요. 현재 정부, 정치인들도 그런 나르시시즘에 젖어있어요. 나르키소스가 어떻게 죽었습니까? 우물에 빠져 죽었잖아요. 자기의 나르시시즘 때문에, 자기가 자기에게 함몰되는 거예요. 이 작품도 그런 걸 상징적으로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이걸 우리가 깨닫는다는 것은 자기를 벗어나려는 사고 없이는 힘들어요. 자기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죠.

 

그럼, 승연은 석환을 통해 자기 감정이 깨어났고 그 감정으로 인한 자기 도취에 빠져있다가 마지막의 친구의 전화를 받고 그 도취에서 깨어났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그런 것 보단, 승연은 석환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자기 발견을 하죠. 여성으로서 자기 발견이란 것은 미적 차원, 예술적 차원이라고 보시면 좋을 거예요. 승연은 꽃꽂이 작가인데, 주변에서 무시하면서 얘기하죠. 꽃을 뭘 꽂냐고. 그게 뭐 대수냐고. 하지만 승연은 꽃 자체는 자연이고, 그걸 재료로 하나의 다른 세계에 작품을 만들어내는 인물입니다. 꽃은 자연이지만 꽃꽂이는 예술인 거예요. 자연과 예술을 구분을 못하는 타인들과는 다르죠. 자연 상태의 승연이라는 존재에서 석환이라는 바람이라는 존재를 만나서 한 여성이 변화되는 것을 그리고 싶었어요.

 

바람이라는 게 이중적인 의미네요.

 

 

그렇죠. 새로운 자기로 태어나는.

 

 

Q. 소설의 주인공이 중년 여성이어서 용기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사회는 중년 여성의 가정 외의 욕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인공 승연을 통해 이런 사회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었다면요?

 

제가 작가의 말에서도 밝혔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간통죄라는 것이 있었죠. 간통죄는 남자 때문에 만들어진 거죠.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했을 때, 최고 징역형이 8개월인가 살아요.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배우자를 징역을 살게 하려면 이혼을 해야 해요. 그래서 보통은 간통죄를 합의를 하더라고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든지, 그런 식으로 약속을 하고요저는 배우자를 혼내가면서 같이 산다는 건 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이면 모를까 어떻게 남편을 혼내가면서 같이 살게 하느냐는 거죠. 이미 가족의 교유가 끊어진 상태니까요.

가정의 민감한 문젠데 이게, 유럽에서도 매일 문제였죠. 미래학자 조르주 바타이유는 금기를 위반한 성적 행위가 창작을 유도할 수 있는 엄청난 에너지를 준다. 성적 에로티시즘은 몸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어요. 이게 놀라운 이야긴데, 여성과 남성의 결합은 정신적으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예를 들면 부부 사이에서도 남성의 원할 때는 언제든지 부인을 취하는 경우가 많아요. 일방적인 관계가 80%래요. 이거 참 기가 막힌 이야기예요. 우리 사회가 조선시대 때부터 여성을 완전히 지배하는, 지배구조였죠. 가부장제니까. 남성이 가문을 잇고, 남성혈통주의로 여성은 순종해야하고, 여성은 남성에게 소속된 소유물이었죠.

 

하지만 인간은 평등해요. 민주주의 국가이기도 하고. 그런데 왜 성은 민주주의 밖이어야 하는 거죠? 성도 민주주의 안으로 들어와야죠. 간통죄가 없어진 것은 여성의 인권 상승이에요. 법에게 나를 지켜 달라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있게 된 거죠. 과거엔 남성이 경제권을 모두 쥐고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여성이 직업을 갖고, 여성이 사회에 진출하면서 평준화됐잖아요. 그럼 자연히 성적 문제도 평준화되겠죠. 여성은 남자가 요구할 때, 아내니까 응해줘야 하는 그런 게 아니라, 자신의 의사 결정에 따라 당당해질 수 있는. 나는 성적 민주주의를 말하고 싶었어요. 이게 말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비유하자면, 성적 유리천장을 깬다?

 

 

그렇죠, 그렇게 볼 수 있죠. 우리는 아직도 지배구조 하에 있어요. 승연이처럼 자아 발견을 했을 때 자신을 만들어가려고 하죠. 가시적인 몸부터 지적 수준까지 만들려고 하잖아요. 자기 자신을 새롭게 만들어가려는. 여성들도 나이에 한정되어서 멈춰있지 말고,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만들어가려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여성다운 면이 있기 전에 인간이잖아요. 여성은 아름다운 곡선과 부드러움을 갖고 있어요. 이것을 여성의 특성으로, 순수한 미로 봐야지 남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여성은 존재하기에 존재할 뿐, 남성을 위한 유흥적 감상 대상이 아니란 말씀이시네요.

 

 

그렇죠. 어떤 학자도 그랬어요. 여성은 남성을 위해 존재한다고. 이게 얼마나 여성에게 모욕적인 언사에요? 그러니까 여성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성적 표현이나 직업 같은, 자신의 표현을 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성에 의해서가 아니라요. 남편은 동반자일 뿐이니까요. 여성 스스로가 이 제도에 묶이지 말자. 그런 말을 하고 싶었어요. 이런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남성은 여성편력이 심해도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나는 앞으로 여자가 그럴 수도 있지.’ 하는 사회가 오지 않겠나. 오면 좋겠다. 뭐 이런 생각이죠.

 

 

결혼 제도라는 게 참, 여성을 남성 아래로 복속시키려는 장치로써 작용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호주제도 폐지 됐지만 그랬었고. 인권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조명 받지 못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그렇죠. 제도라는 게 참 그러네요.

 

 

 

 

Q. 애국적인 삶을 살다 간 이회영 독립운동가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나, 독도를 향한 서사시를 쓰시는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작품을 많이 쓰셨는데요. 이번 작품은 불륜이라는 민감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이야기 주제로 삼아서 작품을 쓰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되는 소재니까요. 이런 소재를 택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혹은 어려움이 있었다면요?

 

 

어려움보다는 걱정스러움이 있었죠. 불륜을 미화하려한다는 오해를 하지 않을까. 동기는 작가의 말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어느 여성이 나를 찾아왔는데, 내 동의를 구하려고 왔다가 내가 동의를 해주지 않자 나를 가르치고 가죠. 나는 처음에 굉장히 화가 났었어요. 그런데 그 분이 나는 화장실을 갈 때도 휴대폰을 가지고 간다.’라고 말했었어요. 전화가 그 사이에 올까봐. 간절한 기다림이죠. 그 간절한 기다림에 내가 감동했어요. 이 기다림과 떨림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가. 이걸 그냥 흘려보내면 아깝겠다. 그런 생각을 했죠. 그래서 이런 세계를 파헤쳐보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Q. 13일자 국제신문의 인터뷰를 보았습니다. 작가님은 중년의 사랑을 다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 욕망에 관한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욕망이 없으면 사회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며, 근본적 본질인 욕망을 제거하면 인간은 사물화 될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곧 사회의 혼란을 막기 위한 제도·질서와,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에 자리한 솔직대담한 욕망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사회에서 사라지면 안 될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뜻이죠. 그렇다면 사회의 질서와 인간의 욕망, 이 두 가지 중 작가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회적 질서와 인간의 욕망, 이 둘은 밥과 찬이라고 생각해요. 뭐가 밥이고 뭐가 찬이라고 할 수 없어요. 밥만 먹으면서 살아갈 순 있어요. 하지만 영양을 생각하면 하나만 먹을 순 없죠. 어느 게 더 주가 되어야 한다, 이런 거라기 보단 조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사회주의 체제가 몰락한 것은 제도를 강력하게 사람들에게 요구하고 정책을 실현시켰기 때문에 인간이 사물화 되고 표현이 사라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자유가 너무나 느슨하게 되면 방임이 되잖아요. 그러니까 교육이 필요한 거예요. 자신 스스로를 컨트롤할 능력을 갖추게 해야죠. 욕망은 중요한 거예요. 욕망은 씨앗이 땅을 헤치고 나오려는 에너지로 비유할 수 있어요. 땅을 밟으면 싹은 죽어버리겠죠. 이게 반복되면 땅 위는 삭막하게 될 거예요. 인간의 욕망을 제재하고 막아버린다면 사회는 발전할 수 없어요. 욕망으로 인해서 무언가를 이루니까요. 욕망 속에서는 물론 좋지 않은 것도 있어요. 세상은 부정과 긍정이 존재하니까요. 하지만 부정이 있기 때문에 이 부정을 누르기 위해 긍정이 발전하잖아요.

 

헤겔의 변증법처럼요? 정반합과 비슷하네요.

 

 

그렇죠. 헤겔의 변증법처럼요. 서로 발전시키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와 욕망의 조화가 필요하죠.

 

 

Q. 마지막 작가의 말을 보면 다양한 철학자들의 사상들이 등장합니다. 철학서를 방불케 하는 방대한 지식이었는데요. 욕망에 대해서 매우 깊게 탐구하신 것 같은데, 이를 보면 작가님이 인간의 욕망에 대해서 깊이 말씀하시고 싶으신 바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떻게 읽혀졌으면 하는지 궁금합니다.

 

 

나무 뿌리가 200m 아래로 물을 찾기 위해 바위를 뚫고 내려가는 힘, 그런 진지함. '이런 정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살려고 애썼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저는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 스스로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욕망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이상적인 욕망을 꿈꾸면서 살고 있는가를 생각해야 해요. 근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많이 없을 거예요. 사물화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획일화되어 있잖아요. 자기 안에 모두 갇혀있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깨고 나오려는, 일종의 부화적인 의미를 지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을의 유머라는 작품의 제목을 짓기 전에 '부화'라는 제목을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Q. 다음 작품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친일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있어요. 친일을 어쩌자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자. 미래에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사고를 청산하자. 이걸 제대로 정립해서 남기자. 이런 의미에서 쓰는 겁니다. 여기에는 위안부 문제도 있고요. 크게 두 축으로 쓰고 있어요. 독립 운동가의 가문은 가난이 대물림되고, 친일파의 가문은 권력이 세습되는 현실에 주목했습니다. 나오면 두 갈래로 반응이 나뉠 것 같아요. 또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도 쓰고 있어요.

 

 

Q. 최상의 작품을 쓸 것이라고 작가의 말을 마무리하셨는데, 최상의 작품이라면 어떤 작품일까요?

 

 

O. 헨리의 작품 마지막 잎새를 보면 노화가 베어맨이 아픈 소녀를 위해 매일 담장에 잎을 그리죠. 베어맨의 인생 최고의 작품인 거잖아요. 한 생명을 살렸으니까. 저도 이런 작품을 쓰고 싶다, 그런 생각은 하죠. 작가의 말 마지막에 보면, “최상의 작품을 창작하리라는 욕망이 나를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라고 했는데, ‘이 욕망으로 나는 계속 쓸 것이다’. 그런 말이에요. 저는 그렇습니다. 작품을 끝내고 나면, “, 오늘도 실패했다.” 이 실패가 나를 채근해요. “빨리 제대로 해 봐.” “진짜 잘 해봐, 한 번.” 이런 채찍이 힘이 되더라고요. 실패가 채근하는 새로운 시작을 향해 다시 바다로 항해를 떠난다. 이런 말을 자주 하죠.

 

욕망처럼 이루고 나면 최상의 대상이 다시 나타나는 것처럼요?

 

 

. 그것과 비슷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