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일기'에 해당되는 글 186건

  1. 2018.08.13 73주년 광복절 기념 산지니 책 추천 best5.
  2. 2018.08.08 [저자 인터뷰]_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시인의 공책』저자 구모룡 작가님 인터뷰 (4)
  3. 2018.08.06 (서평) 헌책방 운영일기,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4. 2018.08.01 작가와의 만남 : <생각하는 사람들> 정영선 작가 인터뷰
  5. 2018.08.01 [서평] 누구나 시인이다. 『시인의 공책』 (2)
  6. 2018.07.31 [조혜원 작가 인터뷰] 푸른 하늘과 산들이 안겨준 선물 (1)
  7. 2018.07.27 산지니X공간 개관식 후기: 산지니와 공간의 Collaboration
  8. 2018.07.25 [작가인터뷰] 소설이여, 진부함을 벗어라. 『나는 장성택입니다』의 저자 정광모 작가님 인터뷰 (4)
  9. 2018.07.05 [서평] 전원일기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 (4)
  10. 2018.07.04 [서평] '표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생각하는 사람들』 (3)
  11. 2018.07.02 [서평] 과거에서 나아가는 사람들,『나는 장성택입니다.』 _ 정광모 소설 (3)
  12. 2018.05.05 2018년 가정의 달 5월 산지니 추천도서 best 8
  13. 2018.05.02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 『마르크스의 마지막 투쟁』출간 예정 (1)
  14. 2018.03.09 부산에서 출판하는 사람들 『지역에서 행복하게 출판하기』 서평 (1)
  15. 2018.02.28 인문에서 문학까지 여성의 날 산지니 추천도서 best 8
  16. 2018.02.24 불교학이 유럽에서 왔다고? -『중국 근대불교학의 탄생』 김영진 저자와의 만남 (2)
  17. 2018.02.14 [저자인터뷰] 따뜻하고 솔직한 산문집 『구텐탁, 동백아가씨』-정우련 작가 인터뷰 (2)
  18. 2018.02.02 부산을 깊게 보는 법『이야기를 걷다』서평 (2)
  19. 2018.01.29 [인턴일기] 1부작 인턴일기 (4)
  20. 2018.01.26 [저자와의 만남] '세상의 모든 킴들과 함께' 이야기의 꽃이 피다. -『우리들, 킴』, 황은덕 작가와의 만남 (2)
  21. 2018.01.23 [작가와의 만남] '우리'라는 이름으로- 황은덕 작가 인터뷰 (4)
  22. 2018.01.05 나, 너 그리고 우리 - 황은덕 소설집 <우리들, 킴>서평 (2)
  23. 2017.08.28 안지숙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서평 (8)
  24. 2017.08.19 [저자인터뷰] 화가 김춘자 산문집『그 사람의 풍경』, 김춘자 선생님과의 만남 (4)
  25. 2017.08.17 다이어리 표지 같은 책 BEST 7 모음전 (1)

73주년 광복절 기념

산지니 책 추천 best5.

 

 

안녕하십니까. 산지니 인턴 미기후입니다.

오는 81573주년 광복절을 맞이하여, 광복절과 함께 하면 좋을 산지니 책 추천 포스팅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책 추천에 앞서 광복절의 의미부터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광복절은 19458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고, 19488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국경일입니다. 국권 회복을 위해 목숨 받쳐 나라를 수호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광복의 의미와 지난날 아팠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한 의미 있는 날입니다. 이렇게 의미 있는 날을 기념하고 되새기기 위해 좋은 방법은 역시 독서이지 않을까요? 책을 통해 조금더 쉽고 재미있게 광복절의 의미를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광복절과 함께할 산지니 책 5권을 순서대로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번개와 천둥 - 이규정 지음.

 

-몽골의 신의(神醫)’이자 숨겨진 독립운동가의 삶-

 

이규정 장편소설. 몽골에서 '신의'라 불리던 이태준은 타지에서 조국의 독립운동에 묵묵히 참여한 숨겨진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다. 이태준이 몽골에서 개업한 병원은 독립운동의 거점 중 하나였고, 상해 임시정부는 이태준을 군의관으로 임명했다. 이 책은 이태준을 의사, 독립운동가, 그리고 신념을 가지고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으로 그려냈다.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구성한 원로 작가의 노련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태준이 왜경을 피해 한양을 도피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소설은, 독립운동에 대한 다짐을 굳히는 계기였던 도산 선생과의 만남, 혈혈단신으로 도착했던 중국 남경에서 보다 원대한 독립운동의 꿈을 품고 동지들과 몽골로 떠나는 여정, 몽골에서 우연히 매독 환자를 발견한 일 등 이태준 삶의 전환점들에 주목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광복절 72주년 기념사에서 독립운동가 5명 가운데 의열단원이며 몽골의 전염병을 근절시킨 의사 이태준 선생을 거명했습니다.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이 대암 이태준의 발자취를 기리기 시작했고, 이태준 선생님의 살아생전 업적들이 재조명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번개와 천둥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았던, 대암 이태준 선생님의 인간으로서 삶을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떨까요?

 

 >번개와 천둥, 더 알아보기

 

 

 

두번째.  󰡔사할린 - 이규정 지음.

 

-91년 사할린 현지 취재, 5년에 걸친 집필! 일제강점기 사할린으로 끌려간 동포들의 애달픈 삶과 꿈-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와 상처, 그 속에서 삶을 일궈가는 사람들에 주목해온 이규정 소설가의 장편소설 사할린20여 년 만에 재출간되었다. 이번 소설은 1996년 출간된 먼 땅 가까운 하늘을 새롭게 편집하여 선보이는 것으로, 20여 년 만에 다시금 독자들과 만나게 된 셈이다. 이규정 소설가는 작가란 존재에 대해 역사의 파수꾼이자 현실의 증거자여야 한다고 말한다. 일제 하 강제 징용 이후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이규정 소설가는 오랜 시간 그들의 삶에 관심을 가졌고 91년 사할린 취재에 나섰다. 노트 3, 녹음테이프 5, 사진 필름 10통에 담긴 취재 기록들은 이후 5년의 시간을 더해 소설로 만들어졌다. 러시아 사할린 동포 문제를 다룬 장편소설로, 1930년대, 사할린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 사할린 현지를 방문하는 1990년대 초반까지를 시간적 배경으로 경남 함안, 북한, 일본, 러시아 등을 오가며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진 여정을 웅장하게 담고 있다. 최숙경과 이문근 부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은 이 부부의 생이별을 중심 갈등 구조로 삼아 사할린에 강제 징용된 동포들의 삶을 보여준다.

 

 >사할린, 더 알아보기

 

 

 

 

 

 

 

 

세 번째.  󰡔나는 나󰡕 -가네코 후미코 지음, 조정민 옮김.

 

-영화 <박열>이 담지 못한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의 삶-

 

조선의 독립운동가 박열의 연인이자 일본의 젊은 아나키스트 가네코 후미코(1903~1926)가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쓴 수기이다. 723, 가네코 후미코 사망 86주기에 맞춰 발간된 이 수기는 어린 시절부터 박열과의 동거까지를 다루고 있다. 국가와 가부장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철저하게 자신을 살고자 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강인한 면모가 잘 드러나 있다.

 

2017년 영화 <박열>이 개봉하면서, 박열의 동지이자 연인이자 아나키스트였던 인물 가네코 후미코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인이지만 박열의 동지로서 역사적 대혼란 시기를 살아간 인물, '가네코 후미코'를 통해 다른 시각으로 다가갈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나는 나, 더 알아보기

 

 

 

 

네 번째.  󰡔감꽃 떨어질 때󰡕 - 정형남 지음

 

-한국 근현대사와 교차한 소박한 민초의 삶-

 

󰡔삼겹살󰡕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정형남의 장편소설. 󰡔감꽃 떨어질 때󰡕는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살아가던 우리네 이후들의 삶을 복원하고 있다. 시골마을의 소박한 정취를 배경으로 한 이웃마을 사람들의 구수한 입담과, 역사와 개인이라는 보다 깊어진 주제의식, 그리고 민초들의 소소한 삶을 유려한 필치로 그려낸 이 작품은 결코 운명이랄 수 없는 비극적 시대를 살았던 한 가족의 한스러운 삶을 그리고 있다. 일흔셋의 한 할머니가 옛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의 전개는 역사의 비극으로 생이별한 아버지에 대한 딸의 그리움을 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아버지를 향해 매년 감꽃 떨어질 때 기제사를 지내는 이의 비극적인 인생을, 작가의 끈끈한 애정을 담아 결코 무겁지만은 않게 서술한다.

 

 

 >감꽃 떨어질 때, 더 알아보기 

 

 

 

  

 

다섯 번째.  󰡔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 손경하 지음

 

한국 현대사의 다양한 국면을 담아낸 시집이다. 시인이 목도한 한국 현대사의 장면들이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는데, 일본 제국주의 식민 지배로부터 해방을 맞이하던 무렵의 장면이나, 6.25 전쟁 직후의 삶에 대한 기억, 혹은 군부독재와 싸우는 민주화 운동에 대한 회상이 등장한다.

 

>그대 홀가분한 길손으로, 더 알아보기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여기까지 광복절 기념 산지니 책 추천이었습니다.

역사적이고 뜻깊은 날을 '책'을 통해 알아가고, 마음 속에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산지니 인턴 미기후였습니다.

 

Posted by 미기후

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시인의 공책󰡕

 

저자 인터뷰 - 구모룡 작가 , 산지니 인턴 김민주

 

 

김민주 인턴의 '시인의 공책' 서평 바로가기

 

 

 

 

 

Q.   책 내용에 들어가기 앞서서 작가님께서 <시인의 공책>을 저술하게 된 배경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출판하기로 하게 된 배경에 특별한 계기라든가, 사연이 있었을까요?

 

A.    이 책을 목표로 글을 쓴 것은 아니고. 그동안 신문이나 매체에 칼럼으로 썼던 것 또는 에세이로 쓴 글들이 있었는데. 산지니 편집자들이 원고를 모아서 에세이집으로 만드는 걸 제안을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내 글이 한 권으로 묶어질지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일단 오랫동안 쓴 것들을 모아서, 글의 성격에 따라서 나름대로 편집을 해서 출판사에 보냈어요. 그리고 출판사에 편집자들이 회의를 통해서 책을 내기로한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 다시 책의 체제를 새롭게 보완 하고. 그렇게 해서 나름대로 형식을 갖춘 책이 되었죠. 편집자의 역할이 큰 책이에요. 고맙게 생각합니다.

 

 

 

Q.   책을 쓰시다 보면 아무래도 작가님 개인적으로 애착이 가는 부분이 생길 것 같습니다. 특히 기록해 놓으신 걸 책으로 옮겨 쓰면서 그 당시의 기억이나 추억 같은 것이 많이 생각나셨을 것 같은데. 어느 부분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으십니까?

 

A.    아무래도 관심사가 문학평론가니까. 그 가운데서도 시나 소설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가지는 존재론적인 의미랄까-그 장르가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를 칼럼에서 이야기하려고 했거든요. 두 번째는 지역학에 관심이 있으니까 부산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문학과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를 한 것들이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워낙 글들이 시차가 있다 보니까. 그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출판사에서 글의 발표 년, 월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글을 읽는 사람들이 그걸 보면서 글과 그 시기를 연관 지을 수 있도록 했죠.

 

     Q.    그럼 그중에서 애착이 가는 부분은 없으신가요?

 

     A.    신문에서는 이 칼럼이 9.5매 정도밖에 되지 않아요. 이런 글들은 굉장히 압축적이고 그러면서도 읽는 독자들을 굉장히 의식해서 써야 해요. 그러면서도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부분이 있죠. 칼럼들은 다 공을 들여 쓸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은 책의 제목에 써놨듯이. 시인과 시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기본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도 시인의 공책이라고 결정했어요.

 

Q.   책 제목은 그럼 바로 정해진 것인가요?

 

A.   편집자와 출판사에서 몇 가지를 놓고 토론을 하다가. 최종적으로 제가 시인의 공책이라는 제목을 결정했습니다. 저자가 결정했고 편집자가 수용한 것이죠. 원래 출판 과정은 저자와 편집자가 소통을 통해서 이뤄지는 겁니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Q.    작가님께서 이전에 출간한 저서들을 살펴보니, 대부분이 학술논문이거나 학술강연, 연구 보고서 등 대체로 에세이와는 거리가 조금 먼 저서들이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작가님이 현재 대학교수의 자리에 계시기 때문이겠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책을 만드는 과정 중에 어려웠던 점이라든지, 에세이라는 장르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신 부분이 있을 거 같은데요.

 

A.     논문은 사실 이론과 방법 그리고 자료 분석을 통해서 객관적으로 쓰는 것이고. 평론은 분석과 해석 그리고 비판입니다. 에세이는 자기 생각을 많이 드러내고, 자신의 정신이 더 많이 개입되어야 하거든요. 논문, 평론, 에세이 이렇게 두고 보면. ‘에세이야말로 나다운 글쓰기를 하는 과정의 첫걸음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글을 더 많이 쓰려는 생각입니다. 오히려 논문보다도. 논문들이 사실 실적 위주지 별로 우리 사회에서 효용이 부족하거든요. 대학 사회에서 실적을 평가하는 데 논문이 많이 이용되는데, 좋은 내용도 있는 논문도 있겠지만, 형식만 갖춘 논문도 많고 일반 대중하고 연계성도 별로 없고요. 평론은 또 문학 하는 사람 위주로 하다 보니까 한계가 있고. 그래서 일반 대중을 생각하면 에세이가 좀 더 낳지 않나 생각합니다.

 

Q.  에세이는 아무래도 자기 노출이 많은 글쓰기인데요. 그런 점들 때문에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A.   그거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에세이야 말로 자기 생각을 그것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의 글도 읽으면서, 애초에 자기 생각을 하나의 집으로 만들어 내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고 보면 우리 전통적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훌륭한 글들은 전부 에세이에요. 근대에 와서 논문 중심의 학술 시스템이 되다 보니까 그런데, 원래 유명한 철학자나 사상가들의 글들은 전부 에세이에요. 논문이라는 형식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까, 정말 살아있는 정신들이 죽어버리는 경우가 많았고. 학자들이 논문에 매몰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보면 특히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에세이 정신으로 복귀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사실 복귀가 아니고 에세이 정신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많은 경우가. 복귀가 아니고 살려내야 하죠.

 

     Q.  그렇다면 작가님이 에세이집을 발간하신 건 어떤 우연이 아니라.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군요.

 

A.   마음속에는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데, 우연히 산지니가 이런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죠. 이 책은 이렇게 그동안 쓴 것들을 묶었지만, 앞으로 쓸 책들(평론집 말고)은 어떤 글을 가지고 에세이 형식으로 써보려고 하는 차에 중간다리가 된 것이죠. 하나의 계기죠, 산지니가 계기를 만들어준 것이고요. 다음에는 이렇게 발표한 글들을 묶는 것보다는. 하나의 주제를 일 년 정도의 기간을 가지고 글을 써서 책을 낸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럴 때 그것은 기존의 연구서나 평론집과는 다른 그리고 시인의 공책과도 다른 글쓰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Q.    <시인의 공책>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공책이라는 의미가 이전에 생각했던 개념과는 다르게 다가옵니다. 마치 언젠가 이뤄내고 싶은 이상향 같은 의미로 다가오기도 하고, 그런 갈망을 풀어낼 수 있는 수단으로서도 느껴집니다. 작가님에게 공책혹은 의 공간은 어떤 의미로 이해되고 받아들이고 계시나요?

  

A.     원래 요즘은, 공책이 아니라 노트라고 많이 하죠. ‘공책이라는 사물 자체가 매우 많은 것들을 함축해요. 단순히 글을 쓰기 위해 비어 있는 것이 공책인데, 나는 이것을 텍스트 현상으로 본 거죠.

 

Q.   ‘텍스트 현상을 조금 더 깊게 설명해주신다면.

 

A.    텍스트 현상, 그러니까 텍스트라는 것은. 예를 들면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작품이고, 우리가 읽는 진달래꽃은 텍스트라는 거죠. 텍스트라는 것은 만나서 읽었을 때 만들어지는 겁니다. 읽히지 않은 공책은 텍스트가 아니고, 읽으면 텍스트가 되는 거죠. 그렇지만 읽는다고 해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민주 씨(미기후)에게 바로 전달되지는 않아요. 그렇기 때문에 텍스트는 무수한 거죠. 한 권의 책이을읽는 사람의 수만큼 텍스트가 만들어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아무도 읽지 않으면 그것은 공책이라는 말이죠. 그런 논점에서 공책이라는 말이 굉장히 근본적인 개념입니다. 그곳에 글을 쓰고 메모도 하는데. 그런 현상과 책을 읽는 현상은 다를 바 없다는 겁니다. 공책이든 책이든 모든 것은 나무로 이루어지는데, 결국은 물질이죠. 그런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설명들이 조금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고요.

 

 

      Q.   그렇지만 설명이 충분하지 않아서 스스로 생각했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A.    그렇죠. 시시콜콜히 설명하지 않았죠. 항상 모든 텍스트는 여백이 있어야 해요. 누군가 채워 넣을 수 있는 여백. 거기서 새로운 의미가 생산되는 것이니까요. 그럴 때 그 글이 의미가 있어지는 거죠. 신문기사 같은 글은 여백이 없잖아요. 여백이 있는 글이 필요해요. 그런데 현대인들은 또 여백이 있는 글을 안 좋아하죠. (웃음) 여백이 없는 글을 읽고 마치 자기 것처럼 말을 하기도 하고요. 자기 생각을 말하는 것은 없다는 거죠. 글을 읽고 해석하지 못 하고 여백을 만들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도 텍스트로서 공책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의미를 생산해야 합니다. 그런 사회야 말로 변화가 생겨나고요.

 

     Q.   저 역시도 공책의 여백보다는, 한글 프로그램의 여백을 많이 보는 편입니다. 그래서 그때 느껴지는 점이랑 분명 공책의 느낌은 다를 것 같습니다.

 

A.    굉장히 역설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많은 젊은 세대들이 또 문구를 좋아한다. 그렇지 않은가? (맞습니다) 인터넷 서점들도 웃긴 점이 책을 사면 공책을 끼워준다. (아이러니하네요) 그런 현상들을 보면 공책의 의미들을 조금만 더 부각하면 의미가 되살아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문제는, 우리가 자기 자신의 필체를 잃어버렸다는 겁니다. 원래 자기 자신의 필체를 가진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데. 요즘 학생들 답안지를 받아보면 자기들만의 필체가 없어요. 필체에 문제가 있더라고요. 컴퓨터에 의존하다 보니까 생긴 현상이죠. 다른 작가님 중에서는 여전히 원고를 펜으로 쓰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의 말씀으로는, 그렇게 쓰면 자신들의 살아 있는 문체를 가지게 된다고 말씀하시거든요. 그런데 나도 펜으로 쓰는 것은 힘들더라고요. (웃음) 그 대신 십 년도 더 된 다이어리가 있어요. 그런 정도는 컴퓨터가 발달해도 계속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쓰는 연습을 해야죠. 그런 것 역시 공책과도 연관이 있는 거고요.

 

좀 벗어나는 이야기지만, ‘헤밍웨이 인 하바나라는 영화를 봤는데, 헤밍웨이를 추적한 기자가 전혀 글을 못 썼다고 해요. 글을 못 쓰는 사람은 기자를 할 수 없으니까. 그 기자는 헤밍웨이의 글을 전부 필사를 하게 되죠. 결국 기자가 되었고, 헤밍웨이를 추적하는 기자로서 살아가게 됩니다. 결국, 남의 글을 읽고 쓰는 것은 스스로에게 자양분이 된다는 거죠. 계속 읽고 써야 합니다.

 

 

 

 

 

Q.    󰡔시인의 공책󰡕을 들여다보면, <시인의 정의>, <장미의 이름으로>, <문화는 진보한다>, <장소의 혼, 장소의 멋>, <부산, 문화의 오아시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책에 담기기에는 굉장히 넓은 스펙트럼의 내용인데요. 시인을 넘어서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여러 사건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간, 마지막으로 부산이라는 지역으로까지 이어집니다. 이렇게 광범위한 주제를 잡은 이유가 있으신가요? 책의 구도를 개인으로부터 시작해서 사회 그리고 마지막에 지역이라는 큰 범위로 나아가는 것을 의도하신 건지 궁금합니다.

 

A.     저의 전공이 원래는 시론과 비평인데. 90년대 후반에 우리 학과, ‘동아시아학과를 만들면서 지역학 그리고 문화연구 쪽으로 확장을 해왔습니다. 보통 서구에서도 비평을 전공한 사람이 문화연구로 넘어오잖아요. 시론과 비평 그리고 문화연구 그다음에 지역 문화, 지역 문화 정책 쪽으로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 학과가 지역학과이고 또 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지역학문화연구이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과 강의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지리학에서 말하자면 스케일이 확장된 거죠. 로컬에서 세계로. 그런데도 나는 내 본래 전공인 에 대한 애착이 여전히 있다는 거죠. 그래서 앞으로 글을 쓰면 시와 관련된 것을 제일 먼저 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새로운 책들이 기대됩니다.

 

A.  (웃음) 이제 이렇게 인터뷰 하고 나면, 발설을 했기 때문에 꼭 지켜야겠네요.

 

 

Q.    1<시인의 정의> 부분을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다른 장보다 작가님의 생각이 더 힘 있게 서술되어 있고,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하는 작가님의 모습 역시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시인이다라는 작가님의 말씀과 칠곡 할머니들의 일화가 인상 깊었습니다. 스스로가 시인이라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도 칠곡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읽으니 어쩌면 나도 시인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선한 시정을 마음에 품고 글 쓰는 삶을 이어나가 좀 더 윤택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A.    결국 자기의 문제잖아요 인간은. 자기의 문제를 이해하고 또 남을 이해하는 것이 결국은 인문학인데. 인간이 살아 있는 동안에 이게 제일 중요하잖아요. 한 개인이 태어나서 청년 시절을 보내고 노년을 맞는, 그런 일련의 과정의 결과가 바로 자기 자신의 문제인 거죠. 자기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생각이나 느낌의 출발이 이고요. 그리고 그다음에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글쓰기가 현대인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거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고령화 사회 그리고 노년에 대해서 준비가 안 된 사회에서. 각 개인이 자신을 표현하는 글을 쓰고, 그와 관련한 책도 읽고. 이런 문화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죠. 그런 점에서 시는 단지 잃어버린 향수나 애착이 아니고. 새로운 삶을 혁신하는데도 굉장히 중요한 장르이자 글쓰기라는 거죠. 이렇게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그런 부분이 패터슨같은 영화에서 나타나고요. 누구든지 개인의 삶, 자기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책 혹은 글을 읽고 공책에 써볼 수 있어요. 생각하면서 보내면 삶의 의미도 생기잖아요. 그만큼 자존감도 생기고요. 그런 것이 바탕이 되면서 사회가 제도적으로 복지정책을 통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시와 글쓰기가 중요하다는 거죠.

 

 

영화 '패터슨'

 

 

       Q.    많은 장르 중에서 왜 시가 제일 먼저라고 생각하십니까?

      

 

A.     시는 결국 자기표현이에요. 자기를 표현하는 것. 자기를 표현하는 것은 자기 문제를 먼저 들여다보고 그다음 타인을 보고, 세계를 보는 것이죠. 결국 자신의 성찰을 잘할 수 있는 출발이 시라는 겁니다. 소설은 그렇지 않아요. 소설은 상품이에요. 소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자기 문제를 이야기 한다기보다는. 그것을 시장에 내놓아서 소비되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에 같은 문학이지만 시와 소설은 경계가 있습니다. 시는 세상의 논리, 자본의 논리보다도 실존의 논리이것이 더 앞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새로운 시 운동이 필요한 거죠. 칠곡 할머니들처럼 누구든지 시를 쓸 수 있다는 거예요.

 

Q.     현대사회의 사람들이 참 책을 읽지 않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소설이나 에세이를 많이 읽지, 특히 시는 더 소비가 안 되는 소수 장르라고 볼 수 있는데요.

 

A.     시가 굉장히 어려워졌잖아요. 그만큼 현대사회가 복잡하고 삶이 어려우니까, 시인들이 그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 굉장히 난해해졌어요. 그것도 하나의 측면이지만, 우리가 시를 통해서 자신을 너무 나타내려는 자기 현실문화’, ‘나르시시즘 문화라고 할까. 이런 것들이 거꾸로 작용을 해서 시인이 되면 새로운 명예를 얻는 것처럼 잘못 인식이 되다 보니까. 시가 일반화·일상화되고 모든 사람이 시를 쓸 수 있다는 인식과 멀어진 사회예요. 본래는 그렇지 않았는데, 그래서 새로운 시 운동이 필요하죠. 누구나 읽고 쓰고 이야기할 수 있는 운동이 말이에요. 이런 방식의 운동과 모임들이 필요해요. 그런 모임들이 사실은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굉장히 미시적인 것이지. 거시적인 것으로 쉽게 바뀌지 않거든요. 미시적으로 안 바뀌면 우리 삶이나 세계도 바뀌지 않아요. 그럴 때 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거죠.

 

 

 

 

 

 

Q.    책 제목과 서문을 많이 곱씹어 보게 됩니다. 아무래도 작가님 스스로의 현재 상태에 대한 진솔하고 솔직한 답변이 있어서 그런 것 같은데요. 평론가로서의 예리한 눈썰미가 작가님 본인의 스스로에 대한 평가에도 여과 없이 미치는 것 같아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로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많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시인의 공책을 출간하신 이후에 그런 부분에서 나아진 점이 있나요?

 

A.     서문? 다행이네요. (웃음) 서문에서 쓰여 있지만, 두 가지 의미잖아요.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이 읽거나, 읽지 않거나.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면, 사실 텅 비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죠. 텍스트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런 측면이 하나 있고. 그래서 남과 함께 읽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것이 하나고. 두 번째는 우리가 글을 쓸 때 사실 많은 부분이 다른 사람의 글에 의존하거든요. 오늘날에는 표절이라는 것이 정확한 경계가 없어요. 결국은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해도. 이 주제에 관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견을 읽어보고 쓰게 되어 있다는 말이죠. 그래서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책에 그냥 자기 생각을 써내지는 못하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에 대한 열망, 자기의 언어를 발화하고 싶은 열망. 이런 것들을 공책이라고 말할 수 있고. 결국은 책 뒤표지에 사상이라고 나와 있는데. ‘이라는 게 를 아우르는 말이거든요. ‘이 무는 아니에요. 그러니까 아주 잘 쓴 말이죠. ‘은 무와 유의 운동 상태를 말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돼요. ‘도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고, ‘도 완전히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가 공책이라는 의미와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텍스트를 공책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소통이 일어나면 유가 되고 그렇지 않다면 무가 되는 것처럼. 공책에 글을 쓰면 지만, 남이 읽지 않으면 가 되는 거죠. 패터슨이 시를 쓴 것을 강아지가 다 찢어 버려도 그것은 완전한 무가 아니라 유와 무 사이에 있는 것이다. 그게 시인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시집을 내면 폼을 잡고 있어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라 어쩔 수 없겠지만요. 나 역시 이 책이 팔리기를 바라고요. (웃음)

 

Q.    특히 우리 사회는 책이 출간되거나 읽힐 것들이 나와야 인정해주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A.    맞아요. 현대 사회는 너무 할리우드에서 나오는 스타 시스템에 맞추어서 모든 영역에 대중들이 인기인들을 도착하는 경향들이 있거든요. 책도 그런 형태로 베스트셀러 현상이 나오는 것이죠. 그것 역시 잘못된 거예요. 밑으로부터 책 읽기, 글쓰기, 독서문화 출판과 독서와 매개되는 활동들이 필요합니다. 출판 따로 독서 따로 저자 따로가 아니고 이런 것들이 네트워크를 형상해야 하는 거죠.

 

Q.    요즘은 또 독립출판, 동네서점이 많이 생기고 있는 추세죠.

 

A.    그런 것도 그렇게 볼 수 있죠. 도서관 역시 이전에 머물면 안 돼요. 작품 전시, 토론회처럼 문화 플랫폼적인 기능을 해야 합니다. 출판 역시 같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죠. 그런 점에서 산지니 공간을 만든 것도 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 사회가 플랫폼을 갖추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A.    그렇죠. 우리 사회는 아직 여유가 없기 때문이에요. 노동 강도가 높고. 사회가 돌아가는 시스템이 빠르기 때문이죠.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문화적인 충전 활동을 할 텐데. 책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Q.    작가님이 가지고 계시는 고민은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이 공유하는 고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그 내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본인이 추구하고, 닿고자 하는 이상과 현실에서의 충돌로 인해 계속되는 자기성찰과 검열이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그렇게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분들께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A.    (웃음) 너무 큰 이야기인데요. 우리는 삶을 이해할 때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해요. 뭐든 삶의 목표라든지 그런 것들을 추상적으로 두면, 자신을 잃어버리게 돼 있어요. 안 그래요? 자기가 사는 마을, 고장에 대한 이해도 없이 세상에 관해 이야기한다는 것도 웃기지 않나요? 그런 것처럼 자기 자신에 대한 분석이나 이해도 안 되면서 남을 이야기하기 쉬워요구체적이고 미시적인 것을 섬세하게 파고들면서 이해하고 느끼고 또 거시적인 것도 함께 이해하고. 그런 것들을 극복해 나가면, 우리 사회가 공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담론이 추상적으로 이루어져요. 그런 것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그런 방법들이 글을 읽고 쓰고 만나 가는 과정이지 않냐는 생각이 들어요.

 

 Q.   글을 읽고 쓰는 것이야말로, 추상적인 것을 넘어서 구체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세우는 것이겠네요?

 

 A.   그렇죠. 그런 것 중에 가장 구체적인 것이 시이고요.

 

 Q.   시가 구체적이라는 것은 조금 생소하네요.

 

A.    (웃음) 시는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죠. 현대 시를 읽으면 안 그렇게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시인들이 글을 쓸 때는 구체적인 자신의 느낌을 언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Q.    해양문학에 대해 많은 생각을 서술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부산과도 연관 지어서 설명해 주셨는데요. ‘부산과 관련된 글 중에 꽤 과거에 작성된 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과는 거리가 먼 시기에 작성된 만큼, 그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습니다. 예를 들면 책 속에 기술되어 있는 아트팩토리 인 다대포는 폐업했고, ‘국립중앙박물관 부산 분관은 무산되었습니다. (반면에 부산 현대미술관이 개장을 하기도 했고요.) 작가님이 생각하시기에 현재 부산은 해양문학 혹은 문학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떤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부산을 이야기할 때 부산 지역은 우리의 눈으로 우리가 봐야 합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의 눈으로 부산을 보면 안 되는 거죠. 우리가 우리의 눈으로 우리를 봐야 한다는 말이죠. 그렇게 보면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많아요. 그런 가운데 해양이 들어가는 것이고요. ‘부산이 문화가 없다는 말은 틀려먹은 말이죠. 그것은 다른 눈으로 보면 없는 것이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이 문화란 말입니다. 그런 것들을 장점으로 살려 나가야 하는 것이 일관된 관점인데. 그걸 내가 방법으로서 부산이라고 했어요. “우리 눈으로 부산을 보자.” 그런데 지역문화를 이야기할 때. ‘문화 발전문화적 발전두 가지 이론이 있거든요. ‘문화 발전은 어떤 특정 영역, 문화 시설의 발전을 말하고. ‘문화적 발전은 지역의 도시 전체가 유기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말해요. 그럼 부산은 그동안 문화 발전에 많은 노력을 쏟았고 여전히 그러는 중이라는 거죠. 그리고 미술관 박물관 이런 것들은 특정 영역에 발전을 야기할 뿐이죠. 진정한 의미의 도시 전체의 발전을 말하는 문화적 발전은 이제 시작입니다. 그래서 문화 도시라는 것은 문화적 발전을 이룬 것을 말하죠. 서구나 일본의 도시들은 도시 전체가 문화에요. 특정 시설이 문화이지는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부산이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하냐면, 부산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자원, 우린 이것을 흔히 내발적 발전이라고 하는데. 자기 눈으로 자신을 보면서 발전하는 문화적 발전을 말하죠. 이런 것은 단지 계발이 아니라 재생에 가깝습니다. 그런 시점이 온 것이죠. 정치적 주체가 누가 바뀐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책에 그런 생각들이 담겨 있고요.

 

Q.  문화적 발전은 정말 아직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

 

A.   맞아요. 부산은 매우 큰 도시예요.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면서 열린형태로 문화적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큰 시설을 세운다고 달라질 것은 없어요.

 

Q.   그렇다면 앞으로 부산이 그렇게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A.   , 그건 모르겠어요. (웃음) 그렇게 되면 좋겠죠. 그런데 워낙 그동안 기초가 되는 문화 예술에 투자를 잘 하지 않았죠. 원 콘텐츠나 기초 예술, 문학, 출판이라든지. 바탕이 되는 것들에 대한 투자가 돼야 하는데 그 이후의 것들을 지원하니까. 굉장히 불완전한 형태로 계발되어 온 것이죠. 이런 형식으로는 문화적 발전은 이뤄지지 않아요. 전시 행정이죠. 스펙터클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Q.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국가적 재난을 넘어서 세계와 지구의 문제로 야기된다는 점과 하나의 인류사적인 사건이 사상을 형성하고 심화시킨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글이 쓰인 시기를 확인하니 2012년으로 표기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서 지금 새 정부가 출범하고 탈원전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 차원에서 탈원전을 공표하고 시행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이러한 변화가 책 속에 기술된 사상으로서의 3.11’의 영향력으로 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A.    그 당시에 후쿠시마가 워낙 큰 재난이었어요. 많은 철학자들과 인문학자들이 사상으로서의 3.11’로 만들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상으로 가냐 재난 자본주의로 가느냐. 일본 정부가 그 뒤에 재난 자본주의로 가 버렸어요. 자본주의는 전쟁이나 재난을 오히려 더 자본의 역동성으로 전환시키는 데 뛰어납니다. 우리가 생각하기에, 예를 들면 전쟁 후 패전 국가들은 망해야 하는데 오히려 더 잘살고 있죠. 이런 점들을 보면 전쟁이 새로운 근대성을 얻는 데 많은 토대를 제공해 준다는 거죠. 그러니까 성장하는 데는 전쟁과 재난이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후쿠시마 이후에 탈원전정책을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성장 정책을 체득하고 호황을 맞이하고 있죠.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탈원전정책을 이끌려고 하고 있는데, 우리 사회에서 제일 큰 문제는 개혁이 가장 안 되는 영역이 경제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기존 자본주의의 공고한 시스템으로. 이게 쉽게 바뀌지는 않아요. 그래서 탈원전은 당연한데 지체되고 있죠. 하지만 유럽 같은 경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탈 전으로 가고 있어요. 그런 것들을 보면 동아시아 자본주의 국가들은 문제가 많고. 우리 역시 중심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사상으로서의 의미는 있지만, 현실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이르지 못 한 것이죠. 특히 일본에서 변화하지 못했으니까요.

 

      Q.    그럼 탈원전정책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까요?

 

A.     탈원전 정책은 펼쳐야 합니다. 대신 경제 지상주의자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거죠. 원전은 경제와 굉장히 맞물려 있기 때문인데. 예를 들면 지금 여름철 전력도 굉장히 불공정한 구조로 이뤄지고 있어요.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원전이 필수라는 거죠. 시스템을 바꾸면 경제가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커지니까요.

 

     Q.    그렇다면 본질적으로 자본주의가 문제 될 것 같다?

 

 

A.     세계 체제 속에서 혼자 바뀔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특히 분단문제도 있지 않은가. 세계 속에서 맞물려 있는 것들을 풀어 쓴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Q.    끝으로, 이 책의 독자 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어느 책이든, 사람이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글로 쓰고 하는 것이 자기 삶과 함께한다면, 우리 매일매일의 삶이 더 의미 있고 윤택해질 것입니다. 나이가 들기 전에 그런 습관들을 길러 놓으면, 노년에 가서 인생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내용이 책 안에 담겨 있는 거죠. 그런 의미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Q.    결국, 이 책을 통해서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는 게 작가님의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번외 인터뷰>

Q. 공책 들고 다니십니까?

A. (웃음) 오늘은 안 들고 나왔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가지고 (웃음) 그래도 가능하면 들고 다니는 편입니다. 어디 여행을 갈 때나, 공책은 메모를 하는 용도로 많이 들고 다닙니다. 거의 메모의 형식입니다. 기억력이 한계가 있으니까, 나중에는 기억이 나지 않더라. 그래서 메모를 합니다.

 

Q. 그렇다면 공책이랑 일기는 다른 느낌인가요?

A. 다르죠. 공책은 우리로 치면 보행과 같아요. 산책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적는 형식이 공책인 거죠. 속도로 치면 공책은 보행과 같습니다. 보행이 몸이라면 공책도 몸이죠. 우리의 몸과 맞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시인의 공책

 

구모룡 지음 | 208쪽 | 13,000원 | 2018년 7월 10일

 

저자가 기존에 가졌던 고민에서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인문적 사색과 통찰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문학, 철학, 사회, 장소, 부산' 등 다양한 주제의 글들은 에세이 형식을 지향하지만 그 이상의 깊이 있는 고뇌와 사유를 보여준다. 저자는 밀도 높은 글들을 통해 때로는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때로는 사회를 해부하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공명을 흔들어놓는다



시인의 공책 - 10점
구모룡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미기후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 윤성근 씨가 헌책방을 운영하며 느낀 소회들을 엮은 책이다. IT회사에서 일하던 당시의 이야기부터, 퇴사 대형 헌책방에서 일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헌책방을 개업하여 지금까지 운영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1 <일리치가 헌책방에 나타났다> 그런 내용이고, 2 <헌책방에서 일어난 수상한 사건> 헌책방을 운영하며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3 <일본 책고수들의 가르침> 에서는 도쿄의 진보초, 니시오기쿠보 지역의 헌책방 탐방기를 다루고 있다.

  제목 그대로,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의 저서를 읽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IT기업을 퇴사하고 헌책방에서 일을 시작한 것을 일종의실험이라 말한다. IT기업에서 일할 때의 자신의 모습을, 저자는 그리 좋지 않은 시절로 기억한다. 그는 온갖 자격증을 섭렵하여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서기 위해 안감힘을 쓰며 지내왔고, 회사에 들어가서 돈은 대부분을 수집품을 사는 써버렸다고 회고한다. 중요한 것은, 그가 이러한 생활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순전히 자기 스스로가 선택이며, 이에 만족한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일리치의 책을 읽으며 이것들이 자신을 옥죄이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100 동안 우리는 기계가 인간을 위해 일하게 만들고 기계가 봉사하는 삶을 위해 인간을 학교화하고자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금 기계는일하고있지 않고, 인간은 기계가 봉사하는 삶을 위해 학교화될 없음이 드러났다. 따라서 실험을 수립한 가설은 이제 폐기되어야 한다. 가설이란 기계가 노예를 대체할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목적으로 사용 되면 기계가 인간을 노예화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있다. 독재하는 프롤레타리아도, 여가를 갖는 대중도 산업주의적 도구의 지속적 확대라는 지배로부터 벗어날 없다.

이반 일리치, 박홍규 옮김, <절제의 사회>, 생각의나무, 2010, 35~36.







  가톨릭 사제이기도 했던 이반 일리치는, 아마도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 만들어진 그리스도교가 오히려 교리와 죄의식을 바탕으로 인간을 억압하는 기제로 변질되는 것을 보며 현대문명의 본질에 대해 깨닫게 것으로 보인다. ‘뼈빠지게 해서 돈을 병원에 바친다 흔히들 넋두리처럼 늘어놓는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항상 미디어에 의해, 국가권력과 종교권력, 각종 전문가 집단들에게해야할 대해 주입받고, 마치 그것들이 목적인 것마냥 살아간다. 저자는 이반 일리치와의 만남을 통해 이러한 속박으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고, 마침내 틀에서 빠져나와 자신 나름의 실험을 시작하게 된다. ‘스스로를 실험대상으로 삼아헌책방을 통해 스스로 만족할 있는 생활을 구축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현대사회에 대한 그의 의견에 독자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가령, 그는헌책방과 전문가라는 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언제나 방면의 전문가라고 여겨지는 사람을 인터뷰한다. 그는 신문이나 잡지에도 글을 기고하며 비슷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은 그들이 말에 대해서 동조하거나 비난하는 임무가 주어진다. 수백 전에 비하면 사회는 더욱 자유롭고 모든 것이 발전하는 세상이지만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점점 자신의 영역을 잃어간다. (95)


  과거에 비해 현대사회는 지식과 정보, 학문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진보를 이루어냈고, 방대한 양의 정보를 축적해왔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이러한 논의들을 모두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당연히 이러한 논의에 사용되는 용어들 또한 학제적인 토의과정을 통하여 정립되는 것이다. 비전공자의 진입장벽이 높다고 하여 이러한 것을전문가 집단의 횡포 간주할 있을까? 고도의 학습이 필요한 분야에서의 전문가들의 논의에 일반인들이 참여할 없다는 것을수많은 전문가들이 사실은 우리 모두를 쓸모없는 개인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이라 하는 것은 다소 비약이 아닌가 싶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책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여러가지 생각할 지점들을 안겨준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저자가 후회스러웠던 과거로 기억하는, 가시적인 스펙에 집착하고 순간순간의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자신의 기준이 아닌 외부 환경의 기준이 제시하는 행복에 맞추어 살려고 노력한다. 이반 일리치의 사상과, 헌책방에서 일하며, 헌책방을 운영하며 느꼈던 여러 소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은,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대안적인 길을 제시할 있을 것이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윤성근 지음 | 256p| 2018년 6월 20일 | 15,000원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동네 헌책방에서 이반 일리치를 읽다 - 10점

윤성근 지음/산지니



책 주문하기 >> https://goo.gl/cUJW3o

*산지니 출판사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습니다.

(10% 할인, 3권 이상 주문시 택배비 무료)

Posted by 1959_Niigata







  산지니 출판사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제일 먼저 맡은 업무는, 정영선 작가의  『생각하는 사람들』을 읽고 서평을 작성하는 것이었다. 다행히도 작가님이 부산에 거주하고 계셔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있었다. 산지니 공간 오픈 행사가 열린 7 24 화요일, 조용한 회의실에서  1시간 동안 분단과 통일, 탈북자 문제 등에 대한 그의 다양한 생각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Q. 인터뷰  작가님의 전작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읽어보지는  했지만, 주로 사회의 사각지대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려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회를 향해 자기 목소리를   없는 존재들 아니던가요. 이같은 사람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나요?


  여자들은 어릴 때부터 끊임없이 스스로 여성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맞는 역할을 요구받으며 자라죠. 여자아이는 어머니가 없을  대신 오빠를 챙겨야 하고, 아버지를 챙겨야 하고. 여자는 얌전해야 하며, 사근사근하고 애교가  있어야 한다는 .. 어느 자리에 나가더라도, 어느 위치에 있더라도 그러한 것들을 계속해서 의식하면서 살아온  같아요. 그래서 그것이 여성주의적 소설로 발전하게  것이죠.

  <실로 만든 > 성매매 여성들에 대해  소설이에요. 부산에 완월동이라고, 유명한 집창촌이 있는데, 거기 있는 사람들이 부산역에 나와서 데모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너무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장면들을 보면서 여성이란 대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게 소설로 발전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물컹하고 쫀득한 두려움>, <부끄러움들> 같은 소설들은, 키워드가 <지역> 입니다. 제가 고등학교에 (교사로) 있었거든요. 수정동에 경남여고라고 있는데, 거기 산복도로라는 동네가 있어요. 그런데 , (이런 얘기 하면) 야단 맞을지도 모르겠는데,  동네가 굉장히 문학적이에요. 너무 신기하기도 하고, 소설적인 무대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거리가 환상적이랄까. 아주 조그만한, 책꽂이보다도 작은 계단들이  이어지고,  곳에서 우리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는거죠.  계단 사이사이에 사는 사람들은 주로 노인들이 많아요. 어쩌면 자본주의 시스템 하에서 조금 소외된 사람들이요. 그런데 제가 시간이  때마다 이따금  보면, 계단이 너무 깨끗해. 휴지 하나 없어요. 누가 청소를 하는지.










Q. 주민들이 청소를 하는 것일까요?


  그렇겠죠. 꽃이  피어있어요. 누가 꽃을 심어놓고... 그러면  되지만, 남의 집을 구경을 하거든요. 집이  깨끗해요. 그래서 여기는 , 정말로 사람이 사는  같다. 대단지 아파트,  이런 곳에는 조경이나 청소 같은 것도  고용된 직원들이 처리를 하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모두가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한다는 느낌?

  소외되어 있으니까. 개인의 삶을 각자가 지키고 있다는거죠. 삶을 포기하지 않고. 그래서 저는 이게 너무 좋아요. 저희가 지금 이야기 나누고 있는 이런 현대적인, 발전된 도시. 이런 것이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곳이야말로 희망을 주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죠.





Q. 사실 <생각하는 사람들>  전작들과는  차이가 있는 작품이잖아요. 탈북자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정치적 맥락에서 논의될 수밖에 없는. 어떤 배경에서 소설을 쓰셨나요?


  일단 제가 <지역> <여성>이라는 주제로 소설을 쓰다가,  다음으로는 <분단> 대해서 쓰고 싶었죠. 그게 갑자기는 아니고, 우리 소설가들은, 자신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하거든요. 이야기, 소재야 , 굴러다니는  이야기잖아요, 사실. 그런데 분단이라는 것은, 사실 우리를 보이지 않게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6.25 세대도 아니고, 저희 가족  이산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적인 당사자는 아니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연락이 온거죠. 하나원에서 국어, 영어, 역사 교사를 채용하는데   지원해보라고 공문이 온거죠. 그래서  곳에서 일하면서 겪은 일들 바탕으로 소설을 썼어요. 그래서  소설이 탈북자 소설인 것은 맞지만, 저는 크게는 분단이라고 봤어요. 북한에서는  모르겠는데, 남한에서는 분단을 상징하는 이들이 바로 탈북자들이지 않나. 오늘날 분단이라는 상황을 가장  드러내주는, 탈북자라는 존재에 대해 다룬 소설.  정도로 생각해요.





Q. 분단을 상징.  말을 들으니 금향 교사의 대화가 생각나네요. 이런 말을 하잖아요. “어머니와 창주, 북한에서 오신 모든 분들은 분단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분단의 벽을 허문 첨병 역할을 하신 거잖아요. 그런 역사적 의미를 잊으면  되는데.”. 저는  대목을 보면서,  사회가 탈북자들에게 이렇게까지 이야기를 해도 되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떤 역사적 사명이라던지, 대의라던지, 그런 것을 가지고  것은 아닐텐데. 


  미디어에서는 그렇게 말하죠. 그런데 사실 그런 얘기는  교사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구요. 보통 하나원에 처음 들어올  입소식이라는  해요.  때도 얘기하고.. 정부에서 발간되는 많은 책들에서도 그런 얘기들 하거든요. 보수 진보, 좌우를 막론하고.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탈북자들은 그런  듣는  되게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정말 이건 아닌  같다, 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잊지 말아야  것은, 사실  말도 맞기는 하죠. 어떻게 보면 분단의 상징 맞잖아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에 합당하게 살아야 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것은  자신들의 몫이잖아요. 그래도 다들 한국 들어와서는 그거 되게 부담스러워 하더라구요.





Q.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살고 싶다’. 그런 말도 어떤 분이 하셨다고 하던데.


   조용히 살고 싶겠어요. 조용히 살고 싶다고 하죠. 책에 보면 선주라는 사람이 나오잖아요? 그게 이름은 다르지만 실재하는 인물이거든요. 제가  글이 아니고 선주가  글이거든요. 제가 어떻게 그렇게 북한말을  알겠어요. (웃음)

  그래서  책을 선주에게 주고, 기자간담회에   나올  있겠느냐고 물었더니, 너무  자리여서 힘들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고.  사람들이, 존재  자체가 굉장히 정치적인 의미를 지니거든요. 그래서 이걸 좌든 우든  왜곡해서 써먹는 것이죠. 그리고  하나는, 자신이 탈북자라는 것을 밝히는 순간, 우리 안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무지개빛, 아주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얘기죠. 우리는 부산 사람이라고 밝혀도 아무 상관 없잖아요. 그런데 내가 탈북자다, 라고 하는 순간  느낌은 굉장히 복잡하잖아요, 한국 사람들은. 그래서 그런 시선들로부터  사람들이 아직 자유롭지  하다.  곳에 와도 고립되어 있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거죠, 사실.





Q. 작중에서는 유니원,  하나원이 굉장히 통제된 장소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그럼  곳에서 직접 많이 보셨겠네요. 수업 내용을 검열하는 장면까지 나오던데요.

  

  .. 아니요. 그건 아니에요. 그건 단지 소설적인 상황으로 넣었고, 그렇게 수업내용을 제출하거나 하는  아니죠. 다만 CCTV 교실에  걸려있어요. 수업하는 모습을 누군가 항상 보고 있죠. 물론 사상이라던가, 그런 문제도 있을 수가 있으니 그런거겠지만요. 일단 어느 곳에 가도 CCTV  설치되어 있어요.  사방에. 교사 숙소에만 없으려나. 그런데  사람들(탈북자) 숙소에도 없을  같긴 해요. 복도, 이런 곳은 완전히 CCTV 천국이죠. 

  왜냐하면, 일단 이들이 난민이에요, 난민. 우리나라 국민도 아직 아니고, 법적으로도 국민이 아니거든요. 그렇다고 북한을 탈출해  사람들이니 북한 국민도 아니구요. 난민이지만, 한국을 선택했고, 하나원은 한국의 문화를 익히는 기관이니까 여기서 어떤 사고를 내면 큰일나잖아요. 그러니 무조건 감사합니다’, 무조건 알겠습니다’. 이러죠.





Q. 다른 국가에서  난민이랑 같을  없으니까요.


  그렇죠.





Q. 무슨 저의를 품고 남한에  것은 아닌가, 그런 감시도 하고.

  

  그렇죠. 그런 감시도 많이 하고, 자기검열도 스스로 많이 하는  같고. 사실 이런 사상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는, 일단  사람들이 국정원에서 걸러져온 사람들이긴 하거든요. 그래도 자기검열을 많이 하죠.

  그런데 자세히 보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여기서 적응  해서 재입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모습들 보면, 나는  사람들이  이념이나 사상 때문에 남한으로 내려오는 것인가, 그런 생각 하죠. 여기서 살아보니까  힘들더라.  외롭고, 생활이 딱히  나아지는 것도 아니고, 가족들이랑 연락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 보면...  이념 때문에 내려오는 것이라고는 생각  해요. 

  , 그래도 대부분은 만족한다고 하더라구요. 일단 여기 오면 물질적으로 사실 좋잖아요. 적어도  걱정은  해도 되고. 그런데 제가  때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을  하잖아요. 자유롭게 만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부분은, 그저 겉으로 먹고 자는, 그런 의식주에 있어서는 괜찮겠지만 , 밤에 자면서 울지 않을까. 가슴  쪽이 우울할  같아요.





Q. 맞아요. 그래서 남한이 자살률이 세계적으로 보아도 엄청나게 높은 수준인데  중에서도 탈북자 자살률이 거의   가까이  높다고 하더라구요.


  그렇죠. 그리고 한국 사람에게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적응하기 힘들잖아요, 사실.  자는 순간 누가  베어갈  모르는. 그러니까 북한 사람들이 와서 경쟁을  하는거죠. 경쟁력이 떨어지기도 하고. 북한에 있는 가족들은 만나지도  하고.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되어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평생 이걸로 계속  수는 없잖아요. 사람은 자기 삶에 보람을 느껴야 하잖아요, 그렇지 않습니까? 일도 하고, 사람도 만나고 친구도 만나고. 밥하고 김치 주면서   해결하며 어떻게든 살아봐라. 임대 아파트 하나 주면서 몇십  동안. 이거야말로 사육이지. 그렇게 하면 사람이 우울해지죠. 

  그런데 , 그런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그래도 남한에  적응해서 학교도 다니고 하지만, 부적응자도 많죠.





Q.  다양한 군상들이네요.


  <생각하는 사람들> 보면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죠. 이겁니다. 다양한 사람이 있어서, ‘이것이 탈북자다 라고 말할  없어요.  사람 뽑아서 보여주면서 탈북자는  산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부적응자만   내세울 수도 없고. 그래서 사실  소설도 내용을 많이 줄인거죠. (웃음)





Q. . 그래서 하나원에서 근무하시면서 만났던 분들, 어떻게 보았는지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수지라는 인물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잖아요. 이게 실제로 있는 인물이던데요?


  수지는 실제로 있죠. 물론 이름은 수지가 아니고 다른 이름이지만, 혼자   맞고, 평양 출신이고, 우리나라  산다고 말하면  삐쭉거리면서 평양도  산다고 말하고. 굉장히 똑똑하고..

  지금은 탈북자들이 보통  먹고 오는 사람들보다는, 남한에 대한 동경 때문에 많이 온다고 말하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게  퍼센트 동경인지, 아니면 다른 속사정이 있는지 그걸  말하지는 않더라구요. 그런데 공포를 느끼는 것은 맞아요. 자기가 여기에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에 있는 가족이 굉장히 위험할 것이라는 공포를 느끼고,  죄책감도 느끼죠.





Q. 북한에서는 탈북자들을 배신자라고 말하잖아요.  혼자  먹고  살겠다고 조국과 가족을 버리고 떠난 배신자. 사실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 대해서 이러한 방식으로만 교육받다보니 뭔가 계약관계라던가, 그런 측면으로는 생각하기 힘들어할 수도 있을  같아요.


  집단주의죠,  집단주의. 어려움도 같이 겪고, 극복도 같이 하고. 충성도 김정은에게 바쳐야 하는, 세계에서 유일한 집단주의 국가.  국가를 배신한거죠.





Q. 여기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계속해서 그런 말을 되뇌이며 자책하겠죠.


  그렇죠. 그래서 소설에서는  나오지만,  벌어서 북한에 많이 줘요. 그렇게 해서 자기위로 하는 것도 있고, 북한이 실제로  살기도 하니까. 가령 50 원으로는 여기서 별로   없지만, 북한에서는   많거든요.   월급보다 많다던데? 제가 거기 하나원 친구 중에 학생을   만났는데, 지금 울산에서 회사 다니거든요? 좋은 대학 나와가지고. 얼마 전에 부산에 왔더라구요. 그래서 요즘  하고 지내냐? 물었더니 인상을  쓰더니, 소설에 양복 입었다는 친구 나오죠? 걘데. 인상을  쓰더니 북한에  보내는  너무 힘들다고. ? 하고 물었더니, 자기도  받아서 살기  어려운데, 200  받아도 저금도 해야 하지, 밥값에 교통비에, 만만치 않은데 자꾸 북에서  보내라고 하니까 힘들어 죽겠다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보내줬어? 그랬더니 아닙니다, 보내줬습니다, 그래도 보내줘야지요, 이러는데.  말이 죄책감. 여기에  것에 대한 합리화. 혼자서만  지낸다는 것에 대한. 그런 것이 약간 느껴졌어요. 그게  정도로..

  물론 진짜로  사람들이 돈이 필요하죠. 그런데   없을 때도  살았잖아.  선주라는 양반도 가끔 만나면, 북한에  보냈다는 이야기 하거든요. 얼마 모아서 보냈다고. 브로커에게 얼마 갔을거다. 이런 얘기 하면서..





Q. 그래도 자신은 어느 정도 책임을 감당하고 있다고 스스로 자각시키는 셈이네요.


  그렇죠. 그거라도 하지 않으면 되게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라고 생각해요.





Q. 그리고 수지라는 인물은 소설 속에서, 국가보위성 13 국장의 딸로 추정되잖아요? 그런데 그게 만약 대외적으로 공개되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사건이죠. 실제로 고위층의 탈북에 대해서는 언론에도 많이 보도가 되고. 작중에서는 국정원의 공작에 주영도 연루되는 것으로 나오고. 혹시 이것도 하나원에서의 경험에 바탕을 두신건가요?


  그건  지어낸 이야기죠. 13 국장의 딸이라는 것은. 근데  평양 출신이고,  간부 집안의 딸인 것은 맞죠. 그리고 진짜로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