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헬름텔 인 마닐라ㅣ아테네 훅 지음ㅣ산지니ㅣ264쪽

 

 

▶ 문학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독일 문학의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는 작가 ‘아네테 훅’
그녀가 전하는 언어, 문학, 역사 그리고 자유

 

아네테 훅(Annette Hug)은 스위스 연방문화재청이 수여하는 스위스 문학상(Literaturpreis des Schweizer Bundesamtes für Kultur, 2017)을 수상한 독일어권 문학의 떠오르는 소설가다. 역사학을 전공하고,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공부하면서 글쓰는 이의 존재 의식과 언어의 힘을 배웠다. 세 번째 장편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지금까지 작가가 품어온 세계와 의식들이 폭발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는 필리핀의 실존 인물이자 국가적 영웅으로 언급되는 호세 리살(José Rizal, 1861~1896)을 주인공으로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오가며 풍부한 비유와 암시, 환상적 전개 등이 인상적이 작품이다. 실제 호세 리살은 프리드리히 쉴러의 희곡 『빌헬름 텔』을 따갈로그어(마닐라의 토착어)로 번역했고, 그 작품은 필리핀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스위스 독립을 이끈 전설 속의 인물 빌헬름 텔과 그를 소재로 한 희곡 『빌헬름 텔』, 그리고 작품을 번역해 고국의 독립운동에 불씨를 지핀 호세 리살. 시대와 공간을 넘나들며 ‘자유’에 대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문학이 세상을 향해 쏘는 붉은 화살과 같은 힘이 아니었을까?

 

 

 

 

 

▶ 이야기를 옮기다, 자유를 옮기다, 외로운 투쟁을 옮기다

 

의사이자 작가인 호세 리살은 안과학을 공부하기 위해 1886년 독일 유학길에 오른다. 그는 하이델베르크에서 안과 수술을 집도하면서도 형의 부탁으로 시작한 『빌헬름 텔』의 번역을 이어나간다. 독일어를 자신의 모국어인 따갈로그어로 하나씩 옮길 때마다 그는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작가 쉴러의 자유에 대한 사랑에 감복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독일 유학은 안과학 공부뿐만 아니라 언어의 탐험, 식민지가 된 고국의 곤경을 깊게 바라보게 되는 시간으로 채워진다.


필리핀의 국가적 영웅에 관한 전기와 여러 편의 영화들이 있지만, 그중 소수만이 호세 리살의 작품에 대해 논하고 있다. 하지만 그 또한 리살의 산문에 국한되어 있다. 작가 아네테 훅은 올바른 말을 찾기 위한 리살의 고된 번역 작업에 집중한다. 리살의 번역작업에 대한 묘사는 현실적 감각을 무디게 하여 환상의 세계로 보일 만큼 감각적이다.

 

또한 작가는 리살의 번역 작업을 통해 깊고 깊은 언어의 세계, 의식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작가가 이와 같은 서사를 보이는 이유는 하나다. 외국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언어 사이에 빠져 있는 주인공의 모습과 고민이 자유를 향한 외로운 투쟁이기 때문이다. 호세 리살의 번역물은 식민지 지배에 대항하여 일어날 수 있는 희망의 노래가 된다. 즉, 번역의 혼란은 혁명의 혼란이다. 그가 옮기는 단어 하나는 텔이 아들의 머리 위에 놓인 사과를 향해 쏘아 올린 화살과 같다.

 

 

 

 

▶ 빌헬름 텔과 호세 리살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놓고 화살로 맞힌 빌헬름 텔의 일화는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이야기다. 중세 시대 의적으로 꼽히는 빌헬름 텔의 이야기는 쉴러의 작품으로 만날 수 있는데, 평화로운 마을에 닥친 정치적 폭력, 그리고 그 속에서 텔이 했던 선택들(바움가르텐을 호수 건너편으로 옮겨주고,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에게 새로운 터전을 마련케 하며, 폭력의 지배를 일삼던 성주를 죽임.)은 330년 동안 스페인의 지배를 받아온 필리핀의 역사에 선물과 같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루손섬 칼람바 출생으로 부유한 지주의 집안에서 태어난 호세 리살. 그는 해외에서 의학을 공부하는 한편 필리핀 식민지의 개혁을 요구하는 언론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그가 번역한 『빌헬름 텔』은 필리핀 혁명(1896~1902)에 불씨가 되었다. 그리고 호세 리살은 마닐라에서 일어난 폭동과 반역죄로 유죄판결을 받아 공개 처형된다.

이 야심찬 소설은 본질적으로 문학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이야기한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허구 사이에 다리를 놓아 역사의 진실과 삶의 본질에 가까이 다가가게 한다. 그리고 그 사이에 문학이 자리하고 있음을 오롯이 보여준다.

 

 

 

 

▶ 아네테 훅,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 해외 작가 선정

 

10월 18일, 부산 독자와의 만남 진행 예정

 

한국문학번역원에서 주최하는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에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작가 아네테 훅이 초대됐다. 오는 10월 21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될 이번 서울국제작가축제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Nowhere/ Now Here)’를 주제로 국내외 작가 30명(국내 16명, 해외 14명)을 초청해 작가들의 수다, 낭독 등 다채로운 문학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아네테 훅은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 출간되는 게 이번 소설 『빌헬름 텔 인 마닐라』가 처음이며, 동시에 한국 독자들과의 만남도 처음 가지게 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국제작가축제 웹사이트 http://siwf.klti.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는 10월 18일, 제86회 산지니 저자와의 만남은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작가 아네테 훅 편으로 진행된다. 부산 아난티 코브 이터널 저니에서 저녁 6시부터 진행될 이번 행사에는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을 번역한 서요성 교수(대구대 독어독문학과)가 사회를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빌헬름 텔 인 마닐라』의 저자 아네테 훅과 한국의 독자들이 만나는 시간을 통해 작품 속 숨은 이야기와 책 속에 모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전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강연 관련 문의는 이터널 저니와 산지니 출판사(T.051-504-7070)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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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소개                                                    

 

아네테 훅 소설가
아네테 훅(Annette Hug)은 1970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취리히 대학에서 역사학을, 마닐라의 필리핀 국립대학에서 여성학과 개발학을 전공했다. 귀국한 뒤로 대학강사와 노동조합 비서로 활동하면서 수필집, 단편소설, 세 편의 장편소설을 써냈다. 그는 세 번째 장편소설인 『Wilhelm Tell in Manila(빌헬름 텔 인 마닐라)』를 통해 필리핀 사람들의 언어인 따갈로그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나아가 글로벌 세계에서 모국의 모습을 상상했다. 본 소설은 저자에게 자유 문필가로서의 존재의식을 심어주었고, 2017년 스위스 연방문화부 문학상(Literaturpreis des Schweizer Bundesamtes für Kultur)을 수상했다. 저자는 같은 해 상하이에서 두 달간 체류하는 동안 동아시아에 더욱 관심을 가지면서 다른 공간에서 세상을 사고하는 방법을 깊이 배웠다.


 

옮긴이 서요성
서요성은 한양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독일 빌레펠트대학교 언어문예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독일어권 문학 및 문화를 비롯하여 매체, 인지, 정신의 상관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역서로 『베르톨트 브레히트: 도축장의 성 요한나』(2011), 저서로 『가상현실 시대의 뇌와 정신』(2015), 논문으로 「인식과 문화의 맥락에서 미디어의 고찰. 마샬 맥루언의 감각, 말, 글 개념에 대한 비판적 독해」(2017) 등이 있다. 현재 대구대학교 인문교양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목차                                                            

빌헬름 텔 인 마닐라
감사의 말

 

 

 

 

 

빌헬름 텔 인 마닐라 - 10점
아네테 훅 지음, 서요성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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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

"출판 블랙리스트, 청와대가 세월호 시국선언 명단 대조 후 지시"

 

4일 출협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공청회 개최

 

 

▲ 4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 세종도서사업을 중심으로'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출판문화협회

 


지난 9월13일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블랙리스트 책임규명 이행 발표 계획'에 대해 문화예술계에선 관여 공무원 '징계 0명'의 '셀프 면죄부'라는 논란이 거세다. 이와 관련, 출판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후속조치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윤철호·이하 출협)는 지난 4일 오후 2시 출협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블랙리스트 이후 과제를 총체적으로 논의하는 출판계의 첫 공론장이다.

 

출협에 따르면 출판계의 대표적 블랙리스트 사건인 '세종도서 선정 지원사업'에 대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의 민간 위탁 권고가 있었지만 문체부는 '세종도서 사업개선 TF(태스크포스)' 구성부터 출판계의 의견을 무시한 채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세종도서사업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공청회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제1부에선 2개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 이원재 문화정책센터 소장이 제시한 문학 및 출판 분야 블랙리스트 사태 실행체계. /자료 제공=대한출판문화협회

 


문화연대 문화정책센터 소장이자 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위 제도개선위원장인 이원재 소장이 ‘출판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이후의 과제: 권고안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출협의 정책연구소 정원옥 연구원이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 세종도서사업 개선방향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나섰다.

 

이원재 소장에 따르면 2014·2015년 세종도서 사업과 관련, 문체부는 출판진흥원에 세종도서 사업 신청자 명단, 2차 심의 통과자 명단 등 수시로 심의 진행 상황을 보고할 것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요청했다. 문체부를 거쳐 세종도서 사업 신청자 명단을 송부받은 청와대는 세월호 등 시국선언 명단과 대조 후 배제지시 명단을 하달했다.

 

그는 "출판문화진흥원의 각종 지원사업 선정결과 목록을 공표하기 전 문체에 발송해 검토 및 승인받는 과정은 전면 폐기돼야 한다"며 "업무 협의 차원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이 과정으로 블랙리스트 범죄 발생은 물론 출판문화진흥원의 자율성과 전문성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정 연구원은 자료집을 통해 "문체부 주도로 구성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도서 사업개선 TF'는 해체돼야 한다"며 "TF는 민간 주도로 새롭게 구성돼 블랙리스트 이후 과제로서 세종도서 사업의 민간 이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미션으로 삼아 활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 4일 서울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 대강당에서 열린 '출판계 블랙리스트 조사 제도 개선, 그 이후 : 세종도서사업을 중심으로' 공청회에서 많은 참석자들이 패널들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출판문화협회

 

 

제2부는 출판계 블랙리스트에 관한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 한국작가회의 정우영 시인, 출판사 산지니 강수걸 대표, 연세대학교 인문대 학장인 이경원 교수, 한국도서관협회 이용훈 사무총장, 한국학술출판협회 최임배 사무국장,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김갑용 감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출판사 산지니의 강 대표는 자료집에서 "부산 시민의 투표를 거쳐 '한 도시 한 책 읽기 운동'의 '원북원 부산도서'로 선정된 책이 정부의 블랙리스트 도서가 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2012년 한국출판산업진흥원이 설립된 후 블랙리스트 사건이 벌어 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출판사 산지니는 2015년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최영철 시인의 '금정산을 보냈다'를 펴냈다.

 

김갑용 감사는 '산업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산업에 맡기길'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출판산업에) 문제가 있을 시 (정부가) 관리·감독을 하면 된다"며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보다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하는 정부가 모든 일을 직접 다하려고 하니까 블랙리스트 같은 불상사가 생기는 것 아닌가"라는 의견을 밝혔다.

 

세종도서는 양서출판 의욕 진작 및 국민 독서문화 향상을 목적으로 학술, 교양, 문학 3가지 분야 도서를 심사해 선정하고 세종도서, 출판사로부터 각 1000만원 상당의 선정 도서를 구매해 공공도서관 등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매년 1200여종의 도서를 선정해왔다.

 

 

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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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을 보냈다 (양장) - 10점
최영철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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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