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략)

“구멍은 위아래를 구분하지 않았다. 거식증 환자처럼 속이 메워지면 다시 토해내고 메워지면 또 토해내기를 반복했다. 이렇게 구멍은 새로 땅을 찾아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었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예술의 허상을 고발하는 ‘광인을 위한 해학곡’, 막연하게 불안한 현대사회를 은유한 ‘해파리 medusa’ 역시 예의 독특한 상상력과 건조한 문체로 우리 시대 민낯을 그린다.

 

소설집의 마지막, 작가는 “‘여기 사람이 있어요.’ 재개발 아파트 건설로 인해 터전을 빼앗긴 어느 소시민의 인터뷰 한 마디가 이 책을 탄생시켰다”고 밝혔다. 블랙코미디와 공포영화의 교집합 같은, 한편 당 40쪽 안팎의 짧은 이야기들은 ‘헬조선’의 독자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소재로 시작된다. 읽는 것보다 읽은 소감을 타인에게 전할 때 할애할 시간이 더 많을 만큼 다양한 문제의식들을 독자에게 던져준다.

 

이윤주 기자 (한국일보)

 

기사 전문 읽기 (한국일보)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Posted by 병아리☆

산지니 신간인 권리 소설집 『폭식 광대』에 대한 첫 기사입니다^^

기사 전문 읽기를 누르시면 기사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상략)

 

'폭식광대'(산지니)는 2004년 장편소설 '싸이코가 뜬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권리(38)의 첫 소설집이다.

 

네 편의 단편소설들은 모두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불분명하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쓰인 소설들은 기묘한 분위기 속에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녹여 넣은 블랙코미디들이다.

 

미술가 '장곡도'를 주인공으로 한 '광인을 위한 해학곡'은 사기에 가까운 그림들이 예술계의 신화가 되는 모습을 통해 예술에 대한 환상과 실제 사이의 간극을, 거대한 해파리가 인천 앞바다를 공격하는 내용을 소재로 한 '해파리'는 외국인 노동자의 생활을 재조명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단식광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폭식광대'는 폭식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평범했던 남자는 폭식으로 유명인이 되면서 더욱더 많이 먹어야 하는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폭식광대가 사회의 암적인 존재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더는 아무도 그의 폭식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된다. 176쪽. 1만2천원.

 

황희경 기자

 

기사 전문 읽기 (연합뉴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Posted by 병아리☆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