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끝, 호박이 굴러들어온 날
-최영철 시인의『금정산을 보냈다』
오늘 9월의 끝이네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시 한 편 읽고 업무 시작해야지 했습니다.
(마음속으로 편집자 좋은 직업이네)
제 마음대로 고른 제 마음에 드는 오늘의 시입니다.
광안대교를 건너며
어느 날 느닷없이 내일이 없어진다 해도
오늘의 마지막이라 해도
괜찮아 다 괜찮아 첫날 같은 마지막 날
호박이 덩굴째 굴러들어온 날
밥은 두어 숟갈만 먹어야지
(중략)
남은 생의 절반, 한나절을 허송해야지
이젠 네가 내일이면 꼭 온다고 해도
가슴 설렐 일 없으니 좋아라
다시는 오지 않을 어둔 밤이 코앞이니 좋아라
뒤척이며 잠 못 들 일 없으니 좋아라
(하략)
-「호박이 굴러들어온 날」일부 , 최영철의 『금정산을 보냈다』
매일매일 새로운 날이 주어지지만 어제를 살았기에 오늘을, 내일을 때로는 기대하고 때로는 두려워합니다. 첫날 같은 마지막 날, 오늘이 마지막이라도 괜찮다, 라니...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시인이 괜시리 미워집니다. 오늘을 잘 살아야 하는데. 9월과 작별하고 다시 없을 새로운 10월이 옵니다.
*
금정산을 보냈다 - 최영철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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