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6대륙, 30개국, 135개 도시를 여행한 윤유빈 기자의 세계일주 에세이 <서른에 떠난 세계일주>가 발간되었습니다.
‘세계일주’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는지요? 세계일주의 선구자인 마젤란, 세계의 나그네 김찬삼, 바람의 딸 한비야, 그리고 <80일간의 세계일주>…….
쥘 베른의 책은 워낙 유명하다 보니, <80번의 데이트 세계일주> <80만원으로 세계여행> <800년 전의 세계일주> <80페이지 세계일주> 등등 그 아류들도 넘쳐납니다.
‘세계일주’에 관한 책들은 많고 많지만
윤유빈의 <서른에 떠난 세계일주>는 단지 방랑욕을 부추기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촌은 씨줄과 날줄처럼 한덩어리로 얽혀 있다는 넓은 시야를 제공해줍니다.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후진성은 유럽을 위시한 강대국의 지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발견’은 이론이 아닌 직접 체험에서 온 것이기에 진실한 이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서구사관에 익숙한 탓에 편견 일색이던 이슬람 국가를 ‘달리’ 보았습니다. 식민지배의 아픔이 남아 있는 개발도상국의 현실을 ‘바로’ 보았습니다. 미약한 힘이나마 정체성을 지키려 투쟁하는 소수민족을 ‘아프게’ 보았습니다. 어디 이뿐일까요. 역사는 참으로 약자에게 잔인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책머리에’ 중에서
서른… 여행 후 남는 건 뭘까?
‘여행 끝나고 돌아가면 뭘 해야 하지?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라는데 이대로 백수로 늙는 것은 아닐까? 친구들 중엔 벌써 대리를 단 놈도 있고, 가정을 꾸린 놈도 있는데 이대로 뒤처지는 건 아닐까? 여행 후 내게 남는 건 뭘까?’
(143~144쪽)
여행 중 서른을 맞은 저자는 ‘성장통’을 앓기도 합니다. 과감히 직장을 그만 두고 여행에 나섰지만, 돌아간 뒤의 일들이 막막했던 것이지요. 여행만 다녀오면 시야가 탁 트이고, 대번에 어떤 경지에 오를 수 있으리라던 생각도 접히고 말지요. 그러나 우리는 넓은 세상을 보고 나서 얻게 되는 겸손이란 그만큼 귀한 것이라는 감상을 얻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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