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개봉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오드리 헵번을 세기의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시켰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 오드리 헵번의 리틀 블랙드레스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변함없이 매혹적인데요.
이처럼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각종 패션들을 클래식,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남성패션, 퍼스트레이디 패션, 오리엔탈리즘 등 다양한 시선들로 영화와 패션산업을 버무려 설명하고 있는 책입니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 헵번이 쇼윈도를 바라보며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 <7년 만에 외출>에서 환기구 위로 불어온 바람에 치솟아 오른 마릴린 먼로의 흰색 드레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커텐으로 만든 비비안 리의 녹색 드레스…. 이들 의상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영화 속 등장인물을 등장인물의 이야기와 캐릭터를 의상으로 재현하여 그 시대 대중 패션을 선도해왔다는 점이다. 영화의상은 영화 속 인물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면서 동시에 스토리를 이끌어가기도 하고, 그 시대의 패션유행을 이끌어나가기도 한다. 이처럼 잘 만든 영화의상은 20, 21세기 패션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주도하곤 한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쉰한 가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패션을 통해 그동안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화의상의 세계를 조명한다. 이를 통해 패션과 영화의상의 공생관계와 더불어, 패션디자이너에 비해 주목을 덜 받았던 영화의상 디자이너의 이야기와 함께, 시대를 주름잡았던 영화 속 패션아이콘들을 살펴보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텔링을 패션의 스타일링으로 풀어내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총 열한 가지 주제를 통해 영화의상의 세계를 풀어내고 있다. 웨딩드레스, 클래식 패션,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남성패션 등이 그것인데 각각의 주제들은 영화의상을 드러내는 주요한 테마이다. 그러나 이들 영화 속 패션은 대중의 욕망으로 존재하는 상업적 의상이 아닌 배우의 특별한 역할을 위해 존재하는 옷으로서, 배우를 단지 아름답게만 보이게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영화 속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가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저자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돌스>에 나오는 요지 야마모토(패션 디자이너)의 아방가르드 패션을 대표적 사례로 꼽고 있다. 감독은 인형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기로 했던 당초 계획과는 달리 요지 야마모토의 의상을 보고 즉석에서 ‘붉은 운명의 끈’이라는 테마로 영화의 전개 방향을 틀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처럼 영화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영화요소인 영화의상을 다양한 도판과 실례로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패션 디자이너 vs 영화의상 디자이너
이 책에서 특히 중요하게 다룬 것은 전문 영화의상 디자이너와 상업 패션디자이너라는 직업군의 상호 관계이다. 패션디자이너가 영화의 의상을 맡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상업적 브랜드와 영화의 협업을 거부했던 <위대한 유산>의 의상감독 주디아나 마코프스키의 사례나, <위대한 개츠비>에서 의상감독 캐서린 마틴과 패션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의 협업으로 완성된 영화 속 플래퍼들의 파티의상, 패션 디자이너 장 폴 고티에가 의상을 맡은 SF영화 <제5원소> 등 전문 영화의상 디자이너와 상업 패션디자이너의 다양한 사례가 책 속에 예시되어 있다. 또한 문학과 패션(트루먼 카포트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스콧 피츠제럴드와 <위대한 개츠비>), 미술과 패션(현대화가 프란체스코 클레멘테의 미술 작품과 <위대한 유산>, 클림트에 영향을 받아 제작한 펜디의 마담 D. 의상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 같이 다양한 예술과 협업한 영화의상의 사례를 통해 영화의상이 관객들에게 독특한 예술적 상상력을 부여하며 옷의 심미적 특성을 배가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 속 동양 복식의 사례,
동양패션과 서양패션의 혼합 사례도 빼놓지 않아…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영화 속에 기억하고 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사례처럼 서양복식만을 다루고 있지 않다. 책의 구성은 시간적으로도 중세에서 현대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한편, 공간적으로도 한국, 일본, 중국, 중동 등 동서양을 망라하여 전 세계 민족의상이 잘 구현된 영화의상의 사례를 동시에 제시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의 전통의상을 엿볼 수 있는 <게이샤의 추억>과 <돌스>, 중국의상이 잘 드러나 있는 <일대종사>와 <화양연화>, 한복의 미가 잘 드러난 <황진이>와 <관상>, 중동의 복식이 잘 드러난 <페르시아의 왕자> 등이 그것이다. 특별히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통해서는 동양과 서양의 복식이 혼합된 SF패션을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는 나탈리 포트만이 분한 아미달라 여왕의 붉은색 드레스를 주목하였다. 몽골 복장의 에스닉한 의상과 중세 유럽의 문양이 혼합된 여왕의 독특한 스타일을 통해 1990년대 영화의상의 특징을 설명하는 식이다.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 했던가. 이제 패션에 있어서 새로운 디자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와 민족의상에서 디자인된 <스타워즈: 에피소드1>의 사례를 통해, 이 책은 앞으로 영화의상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할 21세기의 새로운 영화의상의 방향 또한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진경옥 지음 | 예술 | 신국판 | 320쪽 | 20,000원
2015년 10월 20일 출간 | ISBN : 978-89-6545-320-8 03590
1961년 개봉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오드리 헵번을 세기의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시켰다. 자고 일어나면 바뀌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 오드리 헵번의 리틀 블랙드레스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도 변함없이 매혹적이다. 이처럼 이 책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각종 패션들을 클래식, 페미니즘, 섹슈얼리티, 남성패션, 퍼스트레이디 패션, 오리엔탈리즘 등 다양한 시선들로 영화와 패션산업을 버무려 설명하고 있다.
지은이 : 진경옥
이화여자대학교와 동 디자인 대학원을 졸업하고 뉴욕 주립대학교 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F.I.T.)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경희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 전공 이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동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URI)에서 패션드레이핑 강의를 맡았고 (사)한국패션문화협회와 한국패션조형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1995년 26회 <중앙일보> 전국 의상디자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2010년 국제패션아트 비엔날레에서 작가상을 받았다. 패션디자인 개인전 6회, 패션쇼와 국내외 단체전 100여 회 등으로 왕성한 패션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패션디자인 드레이핑』, 『그녀들은 왜 옷을 입는가』, 『패션 디자인의 이해』, 『Insight Fashion Design』이 있다.
차례
패션, 영화를 디자인하다 - 진경옥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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