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트3국의 문화와 문학’ 세 번째 시리즈 발간
발트해 연안을 끼고 있는 세 나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발트3국으로 불리는데, 이들 세 나라는 1991년 구소련의 50년에 걸친 지배로부터 독립한 후, 2004년 5월 1일부터 유럽연합의 회원국이 되었다. 역사적으로는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아 독일문화권에 속했으며, 20세기에는 소련의 영향도 많았지만, 세 나라 모두 주류 유럽과 러시아와는 다른, 그들만의 고유한 언어와 문화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발트3국의 언어와 근대문학』은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북동유럽의 발트3국에 대한 연구서로, 이 나라들의 언어와 근대문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제1권 『발트3국의 역사·문화·언어』, 제2권 『독일발트문학과 에스토니아문학』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로 발간되는 이번 책은 발트3국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 접근을 통해 언어, 민족과 국민, 문학과 예술, 그리고 환경과 지정학적 위상 등에 초점을 두어 그간 몇 년 동안에 걸쳐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학교 이상금 교수와 라트비아 대학 서진석 교수가 공동 집필하였다.
발트3국 언어의 기원과 계통, 알파벳과 언어학적 특징
먼저 제1장 ‘발트3국어의 언어학적 특징’에서는 발트3국의 언어의 기원과 계통, 알파벳과 언어학적 특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오늘날 언어학자들에 의해 정의된 ‘발트어 Baltisch; Baltic language’는 리투아니아어, 라트비아어, 고대 프로이센어로 나뉜다. 리투아니아어와 라트비아어는 서로 유사하지만, ‘고대 프로이센어 Altpreussisch’ 사이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하지만 에스토니아의 경우 다른 범주를 적용해야 한다. 이들 발트어와는 전혀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제2장 ‘근대 독일발트문학’은 ‘독일발트문학’을 중심으로 중세 이후부터 인문주의, 바로크 및 계몽주의 등에 이르기까지 16~18세기에 걸친 문학적 활동을 핵심적인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16세기 발트국의 인문주의는 유럽과는 달리 계몽주의가 인문주의 사상의 기초가 되었기 때문에 신라틴어 찬미가와 역사・정치적 시를 언급하고 있으며, 이어 17세기 바로크 시대의 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성직자의 문학, 서정시와 당시의 연극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또한 18세기 계몽주의 시기의 문학에 대하여 기술하고, 발트3국에서 사라진 국가 쿠르란트 공국의 문화적 성과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문학을 형성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서술한 제3장 ‘리투아니아 근대문학’에서는 ‘리투아니아 문학을 형성하는 주체가 누구인가’에 대한 고찰을 통해 리투아니아 영내에서 문학활동을 이끌어 나간 작가들이 리투아니아인들에 국한되지 않고 독일, 폴란드,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등 비교적 다양한 민족의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그 가치가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있다. 더불어 문학의 문자성이란 ‘문학이 꼭 문자로만 기록되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리투아니아 구전문학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서술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근대문학 형성에 끼친 동(東)프로이센의 영향’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는데, 주요 내용은 문학의 ‘지역성’을 중심으로, 당시 소위 ‘소(小)리투아니아’로 일컬었던 동(東)프로이센 지역 내의 문학적 역학관계와 작가들의 역할에 대한 진단이다. 구체적으로는 리투아니아 근대문학의 형성과정에서 드러난 지역으로 현재 러시아 영토에 속하는 칼리닌그라드 주로 편입되어 있으나, 역사적으로 리투아니아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소(小)리투아니아(Mazioji Lietuva, 독일어 Kleinlitauen, 영어 Lithuania Minor)’로 불리던 동(東)프로이센을 중심으로 그곳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을 포함한다.
한국과 리투아니아 민요의 슬픔의 정서
한국에서 리투아니아 민요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불모지에 가깝지만, 한국민요와 리투아니아 민요 ‘다이나’ 간에는 많은 공통점이 발견된다는 게 저자의 견해이다. 한국민요의 정서적 특징을 잘 드러내는 단어 중 하나가 바로 한(恨)일 텐데, ‘다이나’ 속에도 인간이 겪는 모든 감정들이 총망라되어 있으나 특히 슬픔이라는 요소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는 그들의 역사적인 환경에서 기인하는데, 리투아니아의 역사는 유럽의 전쟁사와 맞아떨어지며, 근현대사는 소련이라는 거대제국에 맞서 싸운 투쟁과 승리의 역사였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다른 발트민족은 일명 ‘노래하는 혁명’을 통해서 독립을 이루었는데, 이런 평화로운 역사가 가능했던 것은 리투아니아인들이 비극을 아름다움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며, 거기에는 슬픔을 아름다움이로 승화시키는 이 민요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p.15 발트3국의 민족 정체성 확보에서 크게 기여한 신화, 전설 같은 구비문학뿐만 아니라, 기록문학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의 일차적인 요인인 언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에게 북동유럽에 속하는 ‘발트3국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미지의 영역이며, 또한 21세기 초 신생독립국으로서 당면한 문제인 이 나라들의 언어정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p.47 발트국의 계몽주의자들 대부분이 독일에 있는 인문주의 학자들과 학문적 교류를 하고 있었다. 크놉켄 Knopken은 독일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 Erasmus와 교류하면서, 인문주의적 성향으로 계몽주의에 접근했지만, 종교적인 갈등과 이후 전쟁의 혼란으로 다른 과제를 우선시하였다.
p.170 한국에서 리투아니아 민요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불모지에 가깝지만, 한국민요와 다이나 간에는 많은 공통점이 발견되고 있다. 서로 멀리 떨어진 민족의 구비문학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글쓴이 : 이상금
부산대학교 독어교육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독일문학을, 독일 부퍼탈 대학에서는 문예학을 수학하였다. 전공은 문학비평과 문학교육이며, 현재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평론집과 연구서로 『전환기 잊혀진 독일문학과 사회적 (불)평등』, 『자유로움의 허구와 현실』, 『외국어 문학텍스트 독서론』, 이후 산문집 『맨발로 청춘』과 『미완의 아름다움』에 이어 케르스틴 헨젤Kerstin Hensel의 소설 『운하에서 춤을Tanz am Kanal』을 번역 출간하였다. 최근에는 ‘독일발트문학’과 발트 지역의 문화와 문학에 관련한 연구를 계속하면서, 『발트3국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슬픔』을 펴냈다. sgli@pusan.ac.kr
글쓴이 : 서진석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에서 발트어문학과 석사과정 수료 후,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에서 민속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6년 폴란드를 거쳐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등 발트3국에서 20년 동안 거주하고 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 등 인터넷 신문의 현지 통신원 활동을 하면서, 발트지역의 실상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였다. 또한 발트지역과 한국민속 문화 간의 공통점을 발굴함으로써 지역 간 정서적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여태까지 기울이고 있다. 현재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위치한 라트비아 대학에서 교수로 근무 중이며, 한국학 연구소 소장직을 맡아 발트지역 내 한국학 확대를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 『발트3국』, 『유럽 속의 발트3국』, 역서로 소설 『바리와 호랑이 이야기』 등이 있다. inseokaslt@gmail.com
차례
발트3국의 언어와 근대문학
이상금, 서진석 지음 | 신국판 | 30,000원 | 978-89-6545-405-2
우리나라에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북동유럽의 발트3국에 대한 연구서로, 발트 언어와 근대문학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제1권 <발트3국의 역사.문화.언어>, 제2권 <독일발트문학과 에스토니아문학>에 이어 세 번째 시리즈로 발간되는 이번 책은 발트3국에 대해 역사적 문화적 접근을 통해 언어, 민족과 국민, 문학과 예술, 그리고 환경과 지정학적 위상 등에 초점을 두어 그간 몇 년 동안에 걸쳐 연구를 진행한 부산대학교 이상금 교수와 라트비아 대학 서진석 교수가 공동 집필하였다.
산지니가 펴낸 책
발트3국의 역사.문화.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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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발트 문학과 에스토니아 문학 - 이상금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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