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화를 통해 오늘날 국제 정세와 동아시아의 정치, 외교적 상황들을 담고 있다. 독자들에게 친숙한 영화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가지 풍경, 패권주의와 다문화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저자 백태현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지역의 정세와 사회적 변화에 대한 관심은 곧 우리의 삶을 통합적으로 성찰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동아시아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함께 짚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국가우선주의와 패권주의의 경계를 넘어 세계시민적 지향성을 갖는 소통과 교류의 정치외교적인 패러다임이 정착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 갈등과 반목의 국제 정세 속 동아시아의 패권주의
중화질서의 복귀를 노리는 중국, ‘평화헌법’ 개헌을 추진하며 군사·군가적 팽창 의지를 불태우는 일본, 중국과 양안 관계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대만, 핵 실험과 경제난으로 주민들의 국가 이탈이 속출하고 있는 북한, 분단의 비극적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한민국 등. 오늘날 동아시아 국가들을 설명할 수 있는 핵심 단어에는 ‘패권주의’와 ‘갈등’이 있다.
『영화로 만나는 동아시아』는 21세기 동아시아의 상황과 19세기 근대 서양 국가, 일본 제국주의를 영화의 풍경 속에서 읽어내고 있다. 한반도 분단체제의 아픔과 특수한 상황,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경계, 19세기 서구 제국주의와 격동의 중국, 중국과 대만의 특수한 정치적 지형 등을 다루며 동아시아의 어제와 오늘을 영화 속 이야기와 함께 풀어나간다. 더불어 영화 <밀정>, <인천상륙작전>, <귀향> 등 비교적 최근 작품들에서부터 영화 <비정성시>, <패왕별희>, <붉은 수수밭> 등 고전 반열에 오른 작품까지 주제에 맞는 여러 영화들을 고르게 다루고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한다.
▶ 세계시민으로서 나아가야 할 길
20세기 중반 이후 도래한 냉전체제와 신자유주의는 부의 양극화 또는 민족, 종교를 둘러싼 지역분쟁과 전쟁으로 수많은 난민을 양산했고, 전 지구적 차원의 대대적인 이주를 진행했다. 전 세계적 차원의 다문화 사회, 지금 우리는 그 부작용들을 세계 곳곳에서 마주하고 있다.
북한이탈주민, 조선족,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 등은 우리 사회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하지만 배타적인 시선과 차별, 착취의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하는 폭언과 폭력, 결혼이주여성들이 느끼는 문화의 차이와 언어 소통의 어려움 등 사회적 편견과 사회 곳곳에 도사린 극심한 차별은 21세기 세계화 시대, 다문화 사회가 풀어야 하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이 책의 3부와 4부는 다문화 사회와 그 주인공들에 집중하고, 단일한 정체성에 매몰되지 않고 다문화 사회를 열어가는 재일한인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미래의 사회를 생각하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생각하게 한다.
▶ 공생의 패러다임 전환을 바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이 처한 외교적 현실은 구한말의 어지러운 정세를 떠올리게 한다.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의 외교안보망과 경제를 압박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외교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저자 백태현은 “안보와 국방을 굳건히 하면서 평화외교를 펼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이 책의 마지막 장을 통해 경쟁과 대립으로 물들어가는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를 추스르고 동아시아 평화질서 유지를 위한 방안들을 모색한다.
현재 한반도는 북한의 핵 위협, 중국과의 사드 배치 갈등, 일본의 ‘평화 헌법’ 개정 추진 등으로 강대국들의 입장과 이익들이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들어 군사적 충돌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태를 지양하려면 관련 국가들의 이익을 함께 반영할 수 있는 호혜적인 평화 체제 구축을 이뤄나가야 한다. ‘따로 또 같이’의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패권주의의 경계를 넘어 다문화적인 발상과 세계시민적 지향성을 갖는 소통과 교류의 정치외교적인 패러다임 정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 저자 소개 ::
백태현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자랐다.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사회 곳곳의 현장을 체험적으로 알고 싶어 기자가 됐다. 1988년 부산일보에 입사해 문화부와 사회부 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논설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몸담고 살아가는 사회의 지역적 특성과 세계적 맥락 속에서 개인에 대한 올바른 성찰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까닭으로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현재 한국해양대 대학원 국제지역문화학과에서 배우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텍스트를 통해 동아시아 사회를 들여다보려고 힘쓰고 있다. 무엇보다 최대 관심사는 인간이다. 동아시아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나와 가족, 친구, 동료, 이웃을 더 잘 알기 위해서이다. 앞으로도 영화의 창과 문학의 숲에서 동아시아의 여러 풍경들을 더 깊게 살펴보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부산사람, 한국인, 세계시민의 참다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 목차 ::
영화로 만나는 동아시아_패권주의와 다문화
백태현 지음 | 270쪽 | 18,000원 | 2017년 6월 5일 출간
독자들에게 친숙한 영화를 통해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 가지 풍경, 패권주의와 다문화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평화와 공존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 책은 국가우선주의와 패권주의의 경계를 넘어 세계시민적 지향성을 갖는 소통과 교류의 정치외교적인 패러다임이 정착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영화로 만나는 동아시아 - 백태현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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