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우파jw입니다!

 제가 출근하고 처음으로 『거리 민주주의』의 서평을 올린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출판사 출근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ㅠㅅㅠ 한창 인턴활동을 할 때는 출퇴근마다 지하철 2호선의 양 끝에 위치한 저희 집과 산지니 출판사를 오가며 힘겨워했었는데, 오늘은 마지막 근무 날이라 그런지 힘겹기는커녕 아쉽기만 하네요. 시간이 이리도 빠르게 흘러가 버릴 줄이야...

 

 

오늘은 산지니 블로그에서의 마지막 포스팅이자 서평,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마지막까지 일을 소홀히 할 수는 없죠! ㅎㅅㅎ 아자 아자! 자, 그럼 7개의 단편이 실려있는 안지숙 선생님의 소설집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2005년 「바리의 세월」로 신라문학상을 받으며 문단에 등단한 안지숙 소설가의 첫 번째 소설집『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작가는 스토리텔링 업체나 외주 업체에서 ‘을’의 입장에서 일한 경험, 수개월째 월급이 밀렸지만 결국 받지 못했던 경험을 살려 소설에 녹여냈습니다. 당연했고 만연했기에 지나쳤던 일상의 고통과 상처를 소설에서 가감 없이 드러내며 사람들에게 각성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소설집은 「놀래미」,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각다귀들」, 「청게」, 「스토커의 문법」, 「티눈」, 「바리의 세월」 총 7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7개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모두 다 다른 사람이며, 그들이 지닌 사연 또한 제각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주인공들이 모두 가정이나 사회에서 상처 입은 여성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놀래미」의 주인공 ‘여경’은 스토리텔링을 해주는 문화마케팅 회사의 실장직을 맡고 있던 사람이지만, 그녀가 일하는 곳의 본부장과 대표 부부는 자신들의 마음대로 회사를 운영하며 여경의 자리를 박탈하고, 회사의 대표 스토리 역시 거짓으로 지어냅니다.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의 주인공 소영은 관청에서 외주를 받는 사설 문화재단의 스토리텔러로, 강의를 듣거나 단기간의 일을 하면서 바쁘게 지내려고 하지만 비정규직인 자신의 처지에 대해 늘 불안해하는 삶을 살고 있는 여성입니다.

「각다귀들」의 주인공 영숙은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만 믿고 사업을 벌이는 최 국장 아래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그녀는 몇 개월째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청게」의 주인공 ‘나’는 부모님의 이혼과 사망으로 사촌의 집에 얹혀사는 인물로, 많은 상처를 받고 후에는 ‘청게’가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토커의 문법」의 주인공은 한 남자에게 집착하는 장애를 가진 ‘나’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티눈」의 주인공 ‘나’는 먼 친척 조카를 아들로 삼은 부모님과, 그 아들에 의해 상처받은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바리의 세월」의 주인공 바리는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딸로, 부모에게도 버림받고, 후에는 자신의 딸들에게도 외면받은 비련의 주인공입니다.

 

 

 

 

주인공 모두 그 누구도 불행하지 않은 삶은 살지 않은 사람은 없었습니다. 불행하고, 기구하다는 말로도 부족한 삶을 살아온 여성들. 심지어 「놀래미」와 「각다귀들」의 주인공인 여경과 영숙의 상황은 저자의 실제 경험을 그려낸 것이라고 합니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그저 소설이길.’하고 바랐던 상황들이 사실은 현실이라니.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현실의 모습에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듭니다.

 

 

여경의 비참함이, 미홍의 밝음이 없는 소영의 바쁨이, 영숙의 절망감이, ‘청게’가 느낀 공포에 의한 잔혹함이, 근골무력증을 앓는 여자의 집착이, 양자에게 모든 것을 빼앗긴 친딸의 상실감이, 피붙이들에게 철저히 버림받은 바리의 외로움이. 사실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여경은, 소영은, 영숙은, 청게는, 집착하는 여자는, 모든 것을 잃은 여자는, 외면당한 여자는 우리의 바로 뒤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우리가 무심했기에,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일부러 모른 척했던 것은 아닐까요.

 

 

 

 

바다에 나갔다 오는 아버지의 배에는 몸통에서 떨어져 나온 청게의 발이 흩어져 있었다. 아버지가 갑판을 정리하고 그물을 거두어 내린 뒤에도 청게의 끊어진 발이 갑판위에서 벌벌 움직였다. 그물망태기에서 용케 빠져나온 청게들은 벌벌 움직이는 발들을 타고 넘으며 뱃전으로 기어올랐다. 무심하다는 것은 그런 거였다. p.115쪽

 

 

저 밖에서 보면, 우리는 다정한 연인 같아 보일까요? 아니면 연기가 서툰 배우들이 말아먹고 있는 영화의 한 장면 같을까요. p.158쪽

 

 

 

 

이 사회를,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 서로의 눈에는 서로가 어떻게 비춰질까요?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는 사람 같아 보일까요? 아니면 가면을 쓴 채 자신의 삶을 ‘연기’하고 있는 무대 위의 피에로 같아 보일까요?

 

 

어디에 닿은들 하마 끝은 있을 거구만, 하늘에 닿을라나 억장에 닿을라나. p.224쪽

 

 

 

 

내게 없는 미홍의 밝음 - 10점
안지숙 지음/산지니

 

 

 

 

이렇게 저의 마지막 서평이자, 포스팅이 끝이 났습니다. 진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까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요 한 달. 길다면 길고 짧다고 하면 짧은 시간이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긴장감, 실제 출판사에 투입된다는 긴장감으로 산지니 출판사에 들어섰던 저를 정말 따뜻하게 맞아주신 산지니 식구들께 정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로! 본격적인 출근을 하고 나서 주위 친구들에게 다들 정말 잘해주신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고 다녔었어요!) 사실 기업체에서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아무것도 모르는 대학생 인턴에게 업무를 준다는 것은 기업체 입장에서는 결코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출판사에 출근하기 전까지는 잡무만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저의 바보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출판사의 꽃인 원고의 교정·교열도 해보고, 원고의 보도 자료도 작성해보는 등 실제 출판사 업무를 해봄으로써 경험도 쌓고, 막연했던 저의 진로 고민에 관련해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한참 부족한 실력이었음에도 다들 싫은 기색 한 번 비치시지 않고 저에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제가 해야 할 일들을 알려주셨었답니다! 친절보스 산지니...(심쿵)러분 산지니가 이렇게 좋은 곳입니다. (마지막 깨알 대놓고 홍보)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부족한 인턴을 따뜻하게 맞이해주시고, 대해주신 산지니 식구 모두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저는 이제 가지만, 언제나 산지니를 잊지 않을 거예요! 산지니 파이팅!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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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파j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