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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임광명 기자를 만나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0. 7. 5.


 산지니 출판사에 발을 들인지 이제 3일 갓 지났는데 오늘 엄청난 임무를 받고 말았습니다. 기자를 인터뷰하라니. 엄청나지요. 질문도 준비한 것 없이 갑자기 들이닥친 임무에 좀 당황하면서도 엄청 설렜습니다. '부산일보 문화부 기자의 모습은 어떨까'하고 상상하기도 했구요.
 
 오늘 제가 만난 기자는 부산일보 문화부 임광명 기자입니다. 부산일보의 출판물 분야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임광명 기자는 목소리가 아주 멋진 사람입니다. 
 

 이번에 산지니 출판사에서 발행한 하이재킹 아메리카(수전 조지 지음/ 김용규, 이효석 옮김)를 소개할 겸해서 찾아간 부산일보에는 취재 나간 기자들이 있는지 곳곳에 자리가 비어있었습니다.

 임광명 기자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부대찌개를 마주하고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지금은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곳에서 그는 제일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대에 내가 여기서 뭘하고 있는건가'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랍니다. 뭔가 가슴 뜨거운 일을 찾아 나섰던 것이지요. 그래서 들어서게 된 길이 기자였습니다. 

 그는 부산에 오게 된 것이 아무래도 아내를 만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고 합니다. 
 "원래 아는 사이였는데 기차에서 만나니 아는 동생이 여자로 보이더군요."
 꽤 로맨틱하지요?


 그러면서 그는 얼마전 일본 요코하마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온 얘기를 들
려줬습니다.(부산일보 7월 2일자 참고)

 "목소리가 엄청 좋아요. 여자들이 딱 좋아할 느낌있잖아요."
 그가 달라이 라마를 표현한 첫마디였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청중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일렀답니다. 그가 쓴 기사 첫머리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내 나이 이제 일흔다섯. 그래도 여전히 열심히 불경과 다른 위대한 스승들의 저작을 보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부디 끊지 말고 면면히 공부해야 합니다."

 임 기자는 달라이 라마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많은 고뇌와 공부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고 국내 불교의 위치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됐답니다. 
 "달라이 라마가 슬리퍼를 질질 끌고 팔 한 쪽을 훤히 내놓은 옷을 입고 코나 귀를 후벼도 그것조차 그를 커보이게 만들더군요"
 상상이나 가시는지요. 그야말로 '깨우친' 스님이 슬리퍼를 질질 끌고 코를 후비는 모습이.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었답니다. 그 날 우리나라 스님들도 참여하셔서 법문을 외우시고는 내려오는 길목에서 달라이 라마가 악수를 청했답니다. 근데 스님들도 좀 당황한 나머지 합장만 하고 얼른 지나가 버렸다는군요. 얼마나 민망했을까요.

 임 기자는 국내 종교의 위치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불교든 기독교든 본래의 위치에서 나락으로 떨어질까 걱정"이라며 달라이 라마가 말한 것처럼 무작정 믿고 따를 것이 아니라 그 종교에 대한 공부와 현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번 만남을 통해서 '끊임없는 공부'(그것이 자격증이 됐든 토익이 됐든 뭐가 됐든 간에) 즉, 자신을 계속해서 닦아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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