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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니 책/인문

해역 위의 인간의 삶과 언어, 문화적 역동성 _ 『해역인문학의 시선』 :: 책소개

by story613 2024. 11. 28.

 

국립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기획도서 4 

 

 해역 인문학의 시선 

해역 위의 언어 풍경

 

 

🌊 인간과 바다의 본질을 탐구하다

해역인문학은 바다와 육지 그리고 힌터랜드(배후지)를 중심으로 문화, 언어, 물질의 교류를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바다는 단순한 물리적 경계를 넘어서 사람과 물자 그리고 문화가 오가는 통로로 기능해 왔다. 해역인문학은 바다의 이러한 기능에 집중하여 인간 사회가 해역을 매개로 다른 문화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한다. 그중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해역을 통한 언어의 이동과 언어문화의 역동성에 주목하였다. 저자는 기록과 일상 자료를 통해 해역언어학을 구체적으로 탐구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해역인문학의 발전 가능성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해역은 시대에 따라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얻는 장소에서, 군사적 전략지로 변모했다. 현대에 이르러서는 글로벌 교역망의 중요한 축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국제적 협력의 장소로 재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해역은 단순한 지리적 개념을 넘어서 시간과 시대를 투영하는 복합적 장소이다. 양민호 저자는 변화무쌍한 해역의 시공간적 특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인문학적 이야기를 들려준다.

 



🌊  어촌에서 관찰되는 해역 언어 현장을 분석하다

식물, 언어, 기술 등 다양한 문화 요소가 해양을 통해 전래되었다. 중남미에서 유래한 작물이 유럽을 거쳐 아시아에 전해진 것은 해양 교류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작물 중 일부는 아시아 각국의 식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문화적 특성에 따라 명칭이 변형되거나 새로운 의미를 획득했다. 예를 들어 고구마는 중남미, 쓰시마섬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고구마는 ‘감저(甘藷)’로 불리다가 ‘감자’와의 동음 충돌로 인해 고구마로 바뀌었는데 고구마라는 명칭은 일본어 방언 ‘고코이모(コウコウイモ, 효행고구마)’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고구마는 한국 내에서 다양하게 변형되었다. 경상도에서는 ‘고마’나 ‘참감자’, 전라도에서는 ‘고매’ 또는 ‘감자 고마’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2부에서는 이러한 언어 변이형을 통해 물질문화의 확산과정을 살펴본다. 이는 언어와 문화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  동북아해역을 둘러싼 지역과 도시의 언어문화

3부에서는 동북아해역을 둘러싼 지역과 언어문화, 특히 개항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해역 도시 간의 문화를 비교한다. 개항장은 외국인의 왕래와 무역을 위해 개방된 항구로 근대 문명의 유입 통로이자 반식민지적 지배의 거점으로 작용했다. 한국에서는 부산, 인천, 군산, 중국에서는 상하이, 샤먼, 한커우, 광저우, 옌타이, 주룽, 일본에서는 고베, 니가타, 하코다테가 이에 해당한다. 각 개항장은 교역의 중심지를 넘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다.
이 중 인천은 판잣집과 오두막이 줄지어 있던 작은 도시였으나 개항과 함께 급속히 발전하여 다양한 문물과 문화를 흡수했다. 현재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대불호텔은 조선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인천이 서양과의 해상 무역과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인천의 차이나타운 역시 개항과 함께 청나라 조계지가 설치되며 형성된 것으로 화교들이 지역 경제에 미친 영향력을 나타내는 장소이다. 중국 샤먼에도 개항의 영향을 받은 이색적인 건축물이 있다. 사면은 동남아시아와 유럽의 영향을 받아 다문화 도시로 성장했다. 푸젠성의 토루는 독특한 건축양식을 보여주는데 이는 문화적 교류와 상호작용의 상징이다. 이와 같은 비교는 동북아해역에서의 언어와 문화의 교류를 이해하고 그 특징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저자는 언어경관(Linguistic Landscape) 분석법을 사용하여 바다와 육지에서 이루어지는 언어문화의 변화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해역 위에서 일어나는 언어와 문화 변화의 독특성을 살피고 나아가 미래 해역 언어 생태계까지 예측한다.

 



🌊  해역인문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위해

끝으로 4부에서는 수년간 축적된 해양지수 조사를 바탕으로 해역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의 시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역인문학의 미래를 조망한다. 분석에 사용된 부경해양지수는 국민의 해양 인식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로, 해양 문화에 대한 인식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중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인간과 바다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나아가 바다가 제공하는 혜택을 지속 가능하게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바다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삶과 언어 그리고 기층문화를 통해 해역인문학이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바다에는 단순한 자연환경 이상의 무한한 인간적 유대와 교류, 문화적 역동성이 숨겨져 있다. 해역인문학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서 해역을 배경으로 한 인간 사회의 문화적 회복과 지역사회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저자 소개        

양민호      

1972년 출생. 전주대학교 일어교육과 졸업 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석사, 도쿄(東京)외국어대학 석사과정을 거쳐 도호쿠(東北)대학 문학연구과 박사과정을 졸업하였다. 저서로는 일본에서 출판된 『일본어 변이론의 현재』(공저, 2024), 『일본어 어휘로의 어프로치』(공저, 2015), 『외래어 연구의 신전개』(공저, 2012)가 있다. 국내에서는 『바다를 건넌 물건들 I, II』(공저, 2022, 2023), 『바다를 건넌 사람들 I』(공저, 2021), 『동북아해역과 인문학』(공저, 2020), 『동북아해역과 인문네트워크』(공저, 2019), 『소통과 불통의 한일 간 커뮤니케이션』(공저, 2018) 등이 있다. 그리고 역서로는 『경제언어학-언어, 방언, 경어』(공역, 2015)이 있다. 현재 국립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조교수(일본어학, 사회언어학, 언어지리학 전공)로 재직 중이고, 국립국어원 공공용어 번역 표준화 위원회 일본어 자문위원, 한국방언학회 연구이사이며, 부산교통방송(TBN) 부산사투리 ‘배아봅시데이’ 코너에도 출연하고 있다.

 

 

 책 속으로          

해역인문학은 전통적인 육지 중심의 인문학을 보완하고 확장하는 학문적 시도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인문학이 국가나 육지 중심으로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분석해 왔던 관점에서 벗어나, 해역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중심으로 인간의 상호작용을 분석하는 데 중점을 둔다. ( p27) 

이 고구마의 명칭에는 흥미로운 점이 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에서 공통적으로 ‘감저’라는 말을 쓴다. 동아시아에서 통용되는 이 작물명은 한국의 경우 ‘감저(甘藷)’로 사용되다가 나중에 사용된 감자라는 어휘와의 동음 충돌 때문에 고구마로 정착하게 되었다. 다만 이 고구마의 명칭도 일본어 방언인 ‘효행(孝行) 고구마(芋)’에서 유래하였는데, 효행 고구마의 일본어 발음이 고코+이모(コウコウ+イモ)이다. (p45-46)

한국에서는 작은 농어를 ‘껄더기’ 또는 ‘깔대기’로 부르다가, 점차 성장하면 ‘농어’로 부른다. 이 명칭 변화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는데, 예를 들어 서울 한강 하류에서는 ‘껄더기’가 사용되며, 전라도 지역에서는 ‘보껄더기’라는 명칭이 사용된다. 일본에서는 농어를 ‘스즈키(スズキ)’라 부르며, 성체 크기에 따라 작은 것에서부터 큰 순서대로 ‘세이고(セイゴ)’, ‘훗코(フッコ)’, ‘스즈키(スズキ)’, ‘오타로(オオタロウ)’로 명칭이 달라진다. (p77 )

니가타는 단순한 무역항을 넘어, 일본 역사 속에서 다양한 디아스포라와 소수 민족의 이동을 목격한 장소이기도 하다. 1922년, 시나노강(信濃川)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조선인 노동자들이 학살당한 사건은 니가타의 역사적 아픔 중 하나로 기억되고 있다. ( p133)

(부경해양지수) 조사 결과 응답자들은 해양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공감했지만, 현재 교육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해양교육의 수준에는 불만족하다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해양교육이 단순히 지식 전달에 그치지 않고, 바다와의 실질적 관계 형성과 유대 관계를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 p173)

 

  차례           

책을 펴내며

서장 | 해역인문학의 시작

1부 이론으로서 해역인문학
1장 해역언어학의 개념과 정의
2장 해역인문학의 학문적 자리매김

2부 자료로서 해역인문학
3장 기록 속에서 본 해역 언어의 흔적
4장 현장에서의 해역 언어
5장 해역을 따라 흐르는 사투리
6장 전쟁 속에서 피어난 음식문화: 장소성과 시대성의 융합
7장 물고기 이름을 통해 본 해역언어학

3부 문화로서 해역인문학
8장 동북아해역과 언어문화
9장 해역 위의 언어풍경: 변천과 현재

4부 해역인문학의 미래
10장 의식조사를 통해 본 해역인문학의 현재와 미래 가능성
11장 지속 가능한 해역인문학의 발전 전략

종장 | 해역인문학의 미래를 향한 제언

저자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지은이 : 양민호

쪽 수 : 224쪽

판 형 : 149 * 210 * 20 mm

ISBN : 978-89-98079-96-3

가격 : 20,000원

발행일자 : 2024년 10월 25일

분류 : 국내도서 > 인문 > 인문학일반 > 인문학의 이해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기회도서 4 <해역인문학의 시선>은 바다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삶과 언어 그리고 기층문화를 통해 해역인문학이 얼마나 풍부한 이야기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해역인문학은 단순한 학문적 연구를 넘어서 해역을 배경으로 한 인간 사회의 문화적 회복과 지역사회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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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역인문학의 시선 | ▶ 인간과 바다의 본질을 탐구하다 해역인문학은 바다와 육지 그리고 힌터랜드(배후지)를 중심으로 문화, 언어, 물질의 교류를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바다는 단순한 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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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역인문학의 시선

해역인문학은 바다와 육지 그리고 힌터랜드(배후지)를 중심으로 문화, 언어, 물질의 교류를 탐구하는 학문 분야다. 인간 사회가 해역을 매개로 다른 문화와 어떤 상호작용을 하는지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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