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향 소설가가 제5회 현진건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수상작은 『즐거운 게임』에 수록된 「육포 냄새」라는 단편입니다.
「운수 좋은 날」이라는 현진건의 역설적인 소설 제목처럼,
박향 소설가의 단편 「육포 냄새」는 아버지의 부재로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엄마와
자살을 꿈꾸던 고등학생 딸의 불운한 인생을 사실적인 묘사와 서사 속에 담아냈습니다.
그처럼 아버지에게 몸서리를 쳤으면서도 저게 저렇게 먹고 싶을까. 나는 그 점이 늘 의문스럽다. 육포만 보면 그렇게 죽고 못 살겠는 게, 그게 설마 아버지의 체취를 느끼고 싶어서는 아니겠지? 언젠가 그렇게 묻자 엄마는 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술냄새가 폴폴 풍기는 입김을 뿜으며 코웃음을 쳤다. 미친년. 그놈의 육포, 누가 맛있어서 씹는 줄 아니? 미워서, 지긋지긋하게 미워서 씹는다. 외로워서라고, 사람이 그리워서 씹는 거라고. 육포를 씹으면 사람냄새가 난다고 이년아. 도대체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엄마가 그러는 건 순전히 육포에 원한이 맺힌 탓일 게다.
지금 나는 그 육포를 씹는다. 처음에는 천천히 입속에 굴리다가 축축이 젖어 쫄깃쫄깃해지면 그때부터 어금니에 힘을 주고 꽉꽉 씹어 댄다._「육포 냄새」중
현진건문학상은 한국소설의 사실주의를 개척한 현진건 선생을 기리기 위해 대구매일신문사와 현진건문학상 운영위원회에서 공동주최하는 문학상입니다.
심사위원은 박향 소설가의 「육포 냄새」를 두고 탄탄한 플롯과 사실적 묘사로 외로운 도시인의 삶을 해학적으로 드러냈다고 평했습니다.
시상식은 11월 14일 오후 6시 대구시립중앙도서관에서 있을 예정이라고 하네요.
박향 소설가의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즐거운 게임 - 박향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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