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의 일곱 번째 비평집이 나왔습니다.
주제는 '유토피아'입니다.
유토피아라는 물음
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 지음
▶ 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 일곱 번째 공동비평집 발간
이번 책은 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의 『2000년대 한국문학의 징후들』(1집), 『문학과 문화, 디지털을 만나다』(2집), 『지역이라는 아포리아』(3집), 『일곱 개의 단어로 만든 비평』(4집), 『비평의 윤리, 윤리의 비평』(5집), 『공존과 충돌』(6집)에 이은 일곱 번째 결과물이다. 유토피아라는 주제로 구성원들이 함께 사유하고 토론하고 내놓은 이번 비평집은 지금 우리 사회에 유토피아에 대한 다양한 개념을 논의하고 유토피아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의지의 활발한 표출이어야 함을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김남영「유토피아의 초상―웰스의 『모로 박사의 섬』에서 디스토피아를 읽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를 동시적인 하나의 묶음으로 이해한다. 19세기 말 웰스가 지은『모로 박사의 섬』은 파리코뮌 이후의 디스토피아적 정조를 내장한 작품으로, 필자는 그 속에서 새로이 등장하고 있는 사상으로서의 페이비언 사회주의를 발견해 마르크스주의의 유토피아적인 버전 속에 맞물려 있는 디스토피아적 상황의 창출을 드러낸다.
오현석 「유토피아, 충돌의 공간―한센인 집단 거주 용호농장에 대하여」
한센인들의 터전이었던 용호농장에 주목한다. 이윤과 직결된 도시적 공간 확보라는 도시인들의 유토피아적 의식과 한센인들의 생존 공간 확보라는 유토피아적 의식이 충돌하는 과정, 그리고 끝내 단절적이며 폐쇄적인 공간으로서의 용호농장이 탄생되고 소실되는 과정을 오현석은 섬세하게 찍힌 자신의 르포사진들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희원 「불/가능성으로 실현하는 유토피아」
김사과의 『천국에서』를 통해 오늘날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작동하는 유토피아적 전망이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만들고 있는 상황, 물신화된 유토피아 관념의 허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그리고 이를 경유하여 윤성희의 『구경꾼들』을 통해 새로운 유토피아를 실천하는 삶의 자세에 긍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윤인로 「아토포스로서의 “제4세”―「선(線)에관한각서」연작의 안팎」
작가 이상의 문학 속에 들어 있는 묵시적이고 파국적인 심판의 이미지를 당대의 전시체제를 인지하는 이상의 역사신학적 관점의 반영으로 읽고 있다. 윤인로는 전시체제의 법권역 속에서 분류와 분리, 몫의 당과 분할을 기소하고 기각하는 분류 불가능함과 예외적 힘들의 발생과 도래를 논증하고 있다.
고은미 「우울 이후, 안티-유토피아-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 <멜랑콜리아>에 나타난 파국의 희망」
광대한 사유화의 영역을 소수의 사람들이 독점적으로 누리고 있는 오늘, 유토피아라는 개념과 그 내실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누구의 것인지, 어디에서부터 가능하고 또 불가능한지를 다시 정의하지 않을 때를 상상한다. 이는 라스 폰 트리에의 영화들에서 제안되는 세계의 종언이라는 처절한/완벽한 무기가 전락하고 타락한 유토피아적/건축적 세계와 맞서는 세계감의 일종이라고 말한다.
정기문 「동일성의 구축으로 이루어진 유토피아」
유토피아의 추구가 물질적 조건의 변혁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에서 작성되었다. 이러한 유토피아의 기획이 해방기 이기영의 소설 『땅』에서 형상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기문은 이기영의 이 소설에 내장된 유토피아적 상상력과 주체의 구성이 지닌 의미와 한계를 고찰해 지금 여기서 가능한 대안을 그려본다.
장수희 「싱글이 넘치는 신세계―결혼과 유토피아의 안과 밖에 대한 질문」
일부일처제 사회, 가족 공동체 사회를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세계를 구상했던 푸리에의 유토피아, 이른바 팔랑스테르의 실재적 가능성을 통해서, 현재 구상할 수 있는 유토피아란 어떤 것일까를 더듬어보고 있다. 이를 통해 최윤교의 『싱글빌』과 2006년 세계문학상 당선작이었던 『아내가 결혼했다』가 보여주었던 결혼 및 가족에 대한 시각을 재조명한다.
도미야마 이치로(富山一郞) 양순주 옮김「유토피아들」
기획 번역 두 편의 글은 『포스트유토피아 인류학』에 수록된 글들로 양순주와 정기문의 공동번역으로 싣게 되었다. 이 글은 이 책 전체를 총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운동’을 일으킨 것과 ‘포스트’라는 상황을 서로 겹치면서 말하는 것의 중요함에 대해 서술한다. 그러나 말해진 후의 언어는 때로는 주술적이며 때로는 공허하다. 바로 여기에 ‘포스트유토피아’의 과제가 있음을 강조한다.
카스가 나오키(春日直樹) 정기문 옮김「유토피아의 중대함, 포스트유토피아의 경쾌함」
피지 섬에서 수행된 인류학의 분석이 유토피아의 발로를 놓쳐온 것을 돌아보면서, 피지 선주민의 ‘식인’ 풍습을 취급하는 인류학자들의 선입견이 낳은 몰이해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서 쓰인 글이다. 카스가는 과거와 미래에 대해 상상된 세계가 현재에 출현했을 때, 그 존재를 어떻게 대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모색한다.
<해석과 판단>은 2006년에 결성된 부산의 비평공동체이다. 비평을 한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면밀한 고찰에 응하는 말과 글로서의 행동이다. 때문에 비평을 공부하는 자는 자신과 낯빛이 다른 타인과의 공감과 충돌에 예민해야 하고, 세상의 조리가 갖는 부조리성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 매진해야 한다. 비평의 장은 현학적 말놀음이나 인정투쟁의 메아리가 맴도는 곳이 아니라, 진실의 허위성과 진정성의 독주를 향한 싸움의 장이어야 한다. <해석과 판단>은 이러한 비평의 뜻을 공유하는 동료들의 모임이다.
『유토피아라는 물음』 해석과 판단07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 지음
인문 | 신국판 | 248쪽 | 20,000원
2013년 12월 31일 출간 | ISBN :978-89-6545-239-3 03810
비평공동체 <해석과 판단>의 일곱 번째 비평집으로 이번 주제는 '유토피아라는 물음'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 유토피아에 대한 다양한 개념을 논의하고 유토피아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 추상적이고 모호한 것이 아니라 활발하게 표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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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라는 물음 - 해석과 판단 비평공동체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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