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턴일기

광고를 읽으면 '문화'가 보인다-『브라질 광고와 문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24.

『브라질 광고와 문화』

-광고를 읽으면 '문화가 보인다.


 역사상 가장 잔인한 월드컵이라는 말을 남긴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지 채 보름이 지나지 않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월드컵 이후 브라질하면 삼바와 축구를 밖에 모르던 대다수의 사람들이 축구를 통해 승리의 환희와 패배의 슬픔, 브라질전의 멘붕(!) 그리고 브라질의 정치, 빈부격차문제까지 두루 다루며 축제의 무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를 울리고 웃겼던 브라질 월드컵은 이제 끝이 났다. 그렇담 우린 브라질을 어떤 방법으로 조금 더 알아볼 수 있을까? 이대로 관심을 끊기엔 아쉬운데...이미 우리의 맘 속에 코르코바도 예수상이 한 구석에 콕-하고 자리잡았는데 말이다.



☞책


 글쓴이 소개

저자 : 이승용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및 동 대학 대학원에서 언어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 프랑스 파리 8대학에서 언어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96에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은 통사론이지만 전산언어학, 의미론, 인지문법 등 연구 영역을 넓혀가면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산업에 대한 인문학적인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 대학원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주임교수로 기호마케팅, 문화산업과 인문학과 관련된 연구와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최근 주요 연구물로는 「현대자동차 브라질 광고 읽기」, 「소비가치 유형에 따른 한국과 브라질 광고비교」, 「브라질광고와 성적소구의 역할」, 「브라질광고에 나타난 여성의 기능적 이미지」, 「중세기독교 사상과 『루지아다스』의 이단적 상징에 대한 이해」, 「패리스 힐튼 광고 규제를 통해서 본 브라질의 여성과 인종차별」, 「마누엘양식과 그 상징에 대한 이해」, 「포르투갈어 무관사명사의 해석」, 「포르투갈어 중복명사의 제약」, 「포르투갈어 전치사 a와 para의 의미망 연구」, 「Human Values for Authorizing Persuasive Multimedia Contents」, 「A Semantic Logic for Noun Interpretation for Automatic Text Processing」 등이 있다.

  + 저자는 광고전문가는 아니지만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상품의 브라질 내 광고들이 어째서 우리나라에서 하는 광고와 다른가라는 질문에서 브라질 사회를 광고를 통해 설명하게 되었다고 한다.



『브라질 광고와 문화』,브라질? 광고?하고 의아함을 품을 수 있다. 처음 책의 제목을 봤을 때, 나도 그랬으니까! 브라질과 광고, 여간 어색한게 아니다. 하지만 브라질이 세계 3위 광고 대국으로 광고로는 우뚝 솟은 나라임을 다들 알고 계시는지. (으쓱) 언뜻 제목만봐서는 브라질을 알기위해 '왜? 굳이??' 광고학을 알아야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은 단순히 브라질의 광고학을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 아니다. 브라질의 위치라는 기초적인 지리 정보부터 시작해 광고의 성장을 통해 브라질의 문화와 역사, 그들의 가치관과 생각까지 알려준다.




☞브라질 지도  P.12


  사실 저번학기에 일년 전부터 듣고 싶었던 과목을 운 좋게 수강할 수 있었는데, 그게 바로「광고학개론」이었다. 무작정 재미있을 줄만 알았던 강의는 다른 어떤 강의보다 더 치열하게 공부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가 광고 용어와 법률때문이었다. 덕분에 이 책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도 또 골치아픈 법률이 책 4분의 1을 차지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며 홀로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광고를 통해 본 브라질'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복잡한 광고용어와 법률은 생략되고 브라질의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광고가 어떻게 생산될 수 있었는지, 어떤 소구를 활용하고 그 소구가 사회에 어떤 측면에서 수용될 수 있었는지 반면에 광고의 제재가 자율적인 브라질에서 수용되지 못한 광고는 어떤 것이며 브라질리안의 가치관에 어떤면에서 충돌했는지 심지어 브라질 부부간의 경제권은 누가 쥐고 있는지까지 다수의 광고사례를 통해 읽어준다.

 브라질 사람들은 광고를 단순한 홍보수단으로 보지 않고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며 표현과 내용을 수용함에 있어서도 유연한 태도를 가졌다. 이러한 인식에 걸맞게 브라질의 광고는 기발하고 톡톡 튀는 광고강국에 걸맞는 수준으로 사람들을 맞이한다. 여기서 볼 수 있는 브라질 광고의 최고 강점은 사회제도, 사람들의 가치관, 생활습관 등에서 만들어졌다고도 할 수 있다.    



☞소재의 제약이 없는 광고들  P.137


한국은 여러 타율적 제재들로 광고 제작 전부터 표현의 자유가 한계에 부딪치는데 반해 브라질은 자율적  제재로 표현의 범위가 넓다. 예를들어, 유교사상이 강한 한국의 경우 동성애, 성적소구들은 광고를 내보내기도 전에 심의에 걸려 자유로운 표현이 불가능하지만 브라질은 종교, 정치, 동성애, 성적소구 등 다양한 소재를 제약없이 활용한다.


 ☞B급광고로 히트를 친 위메프 광고


 앞서 언했다시피 광고에는 여러소구가 이용된다. 비교소구, 성적소구, 감성소구 등...이러한 여러 소구의 이용사례를 본다면 어떤 소구를 적극 사용하냐에 따라 그 나라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요즘 우리나라 광고에서 적극 활용되는 B급 문화와 19금 코드 같이 말이다.



☞다이어트 음료를 선전할 목적으로 만든 유머광고.  p.162


  저자는 브라질 광고에 자주 이용되는 성적소구나 반전과 유머소구를 통해 우리에게 '현재, 지금'을 중요하며  '즐거움'을 삶의 중요한 가치로 삼고 태생적으로 경쟁이나 경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브라질 사람들의 선천적 기질이나 백인, 혼혈, 흑인 등의 폭넓은 인종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브라질의 인종과 관련된 보편적 견해와 자유로운 제재 속에서 사회적 가치관을 어지럽히는 광고나 제품에 대한  제재도 강력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걸 알려준다.


 ☞가장 좋았던 광고!  p.153


 브라질 광고기획자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독창적 아이디어는 그냥 발휘된 것은 아니다. 광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그저 '상술'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의 대다수 사람들과 다르게 그들은 광고를 보고 즐긴다. 만드는 이도 보는 이도 상상하게 만드는 광고, 사실상 한국의 광고업계가 호황이라해도 브라질처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우리의 문화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선입견부터 제거해야 할 것이다. 

 이건 비단 광고뿐만이 아니라, 모든 분야에 필요한 부분이다. 낡은 선입견으로 제정된 여러 규제들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불합리한 점이 너무도 많다. 당장 뉴스를 틀어도 봇물터지듯 터져나오는 사건들은 보기만해도 얼굴이 붉어진다. (비단 저주의 2014년이라 그런건 아닐 것이다.)

 브라질리안, 그들의 문화속에 있는 가치를 받아들이는 유연한 수용력'현재,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사는 것을 삶의 가치로 삼는 모습은 우리가 배워야할 점이 아닌가 싶다.

 


브라질 광고와 문화 - 10점
이승용 지음/산지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