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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우리가 알지 못했던 보물상자-『브라질 광고와 문화』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7. 25.

『브라질 광고와 문화』가 <시사인>에서 

연재되는 장정일의 독서일기에 실렸습니다.



장정일의 독서일기>>

우리가 알지 못했던 보물상자


월드컵이 열리고 있을 때 브라질에 관한 책을 모아 읽었다. 브라질 사회·문화를 소개하는 책에서부터 우리에게 생소한, 하지만 보물상자 같은 브라질 문학까지. 낯선 독서 체험은 창의적이고 즉흥적인 드리블을 보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





월드컵이 열리고 있을 때 브라질에 관한 책을 모아 읽었다. 제일 먼저 손에 든 것은 만만하고 친근해 보였던 이승용의 <브라질 광고와 문화>(산지니, 2014)였다. 지은이에 따르면 브라질 광고의 특징은 낙천적 성격, 유머러스함, 즐거움을 추구하는 브라질의 원형 문화에 걸맞게 유머와 반전 코드를 이용한 재미의 추구라고 한다. 그러면 여기서 돌발 퀴즈. 총구 끝이 90° 아래로 꺾인 실물 크기의 콜트 권총 한 자루가 덩그렇게 나오는, 이 책 151쪽의 광고는 무슨 광고일까요?


도상학에서나 은유적으로 총이나 칼 같은 무기류는 남성의 성기를 상징한다. 그게 맞다면 방금 예시한 광고는 비아그라 광고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틀렸다. “얼핏 보면 남성 발기부전과 관련된 광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동차 회사 벤츠의 방탄 차량 선전이다. 도로상에서 승용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도가 빈번히 발생하는 브라질 사회의 치안 문제를 배경으로 부유층에게 자사의 방탄 차량을 타라고 홍보하는 광고다. 여기서 권총의 구부러진 총신은 고개 숙인 남성의 모습이 아니라 방탄 차량의 안전성을 이야기하는 소재다.”

광고는 개인이 아니라 집단을 상대로 하며, 개인의 창조성이나 표현보다 한 사회의 가치나 세태를 더 잘 반영한다. 우리는 저 광고를 통해 브라질의 표층과 심층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알 수 있다. 표층은 여느 라틴아메리카 국가가 그렇듯이 브라질 역시 널리 퍼진 총기 범죄에 포위당한 상태이고, 심층은 브라질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비율이 세계 최고라는 것이다. 릴리아 모리츠 쉬바르츠와 안드레 보텔류가 함께 엮은 <브라질 어젠다>(세창미디어, 2014)의 한 필자는 화기가 사용된 대부분의 범죄는 대도시 빈민가 출신의 15~29세 남자에 의해 저질러지며, 높은 범죄율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자본주의에 의해 야기된 불평등’을 들고 있다.


<시사인> 357호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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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광고와 문화 - 10점
이승용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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