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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일기

『와인의 정석』, 지금 와인을 마셔보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2. 27.

 

   군가 “술 한 잔 하자”고 말한다면 얼마나 즐거울까요. 그런데 만약 그 술이 와인이라면? 아마도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왠지 고르는 데서부터 마시는 데까지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불안감……. 그런데 이 불안감이 환상이 아닌 사실이라면? 불행하게도,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와인은 실제로 어려운 술이죠.

   그런데 잠깐, 어려운 술이라니? 와인이 어려운 술이고, 다른 술들이 쉬운 술이라면, 우리가 흔히 즐기는 소주도 쉬운 술이라는 말일까요. 언제부터인가 익숙해져서 그렇지, 소주 역시 고르는 데서부터 마시는 데까지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합니다. 종류만 해도 10여종이 넘는 소주는 저마다 알코올 농도가 다른 것은 물론, 입 안에 머금었을 때의 향, 질감, 단맛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일 뿐만 아니라, 와인과 마찬가지로 보관・음용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이 정도면 소주도 어려운 술이라고 부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소주는 단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 받는 술입니다.

   사실 와인이나 소주뿐만 아니라 모든 술은 어려운 구석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어려운 술들에 대한 불안감을 덜 수 있을까요. 그 답은 ‘마셔보기’에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첫 소주의 맛은 소독용 알코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아주 떫고, 독한 냄새를 풍겼죠. 그게 소주의 전부일 거라 생각하며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술잔을 기울이길 며칠, 하루는 분위기 때문인지 소주에서 단 맛이 느껴지는 겁니다. 그 뒤로는 소주의 종류마다 다른 맛을 가졌다는 것도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결국 마셔봐야만 맛을 알 수 있고, 그래야만 어려운 술에 대한 불안감을 조금씩 덜 수 있습니다. 어쩌면 와인이 어려운 술인 이유는 아직 마셔보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와인을 하나 사서 마셔보는 것은 어떨까요. 잠깐, 그런데 어떤 와인을 사야할 지 막막하다고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와인의 정석』입니다.

 

 

 

   인은 포도로 만든 술입니다. 그래서 여느 과실주가 그렇듯, 와인을 보관하는 것은 꽤 까다로운 일이죠. 와인을 눕혀둬야 할지, 세워둬야 할지부터 시작해서 잔을 어떻게 쥐고 마실 지까지 초보자에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고 인터넷에서 찾아보자니, 정확한 정보인지 아닌지도 모를 정보로 귀한 와인을 망칠 것 같아 걱정이 앞섭니다.

와인 창고라도 있다면 또 모르겠지만요.

   그러나 이제 걱정은 그만. 저자는 대학, 은행, 항공사 등 각지에서 10년 이상 초보자에게 와인을 가르쳐온 ‘와인 엑스퍼트’로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잘못된 보관방법들을 짚어주는 것은 물론,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는 선택지까지 다루어줍니다. 책 한 권으로 개인 과외를 받는다니, 솔깃하지 않나요?
   저자는 와인이 포도로 만든 술이란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와인을 제대로 보관하기 위해서는 빛, 온도, 습도 등은 물론 진동에까지 신경을 써야한다는 사실을 설명해줍니다. 그러나 이 책은 한편 초보자를 위한 책. “너무 까다롭잖아요!”하는 분들 위한 대안도 제시해줍니다. “와인을 산 즉시 마셔라.” 명쾌하기 그지 없습니다.

 

 

 

   에서 와인을 어떻게 다루면 될까를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좋은 와인은 무엇일까를 따져볼 차례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와인은 포도로 만든 술입니다. 때문에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 없이 나올 수 없죠. 그렇다면 좋은 포도는 대체 무엇일까. 포도의 품종, 수확시기, 경작지로 짐작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와인의 라벨에는 이러한 정보들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포도의 품종과 수확시기는 쉽게 이해가 가지만, 경작지는 조금 생소하다고 느끼실 것 같습니다. 경작지는 원산지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MADE IN CHINA”를 통해 해당 제품이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경작지 표시를 통해 포도가 어디서 재배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죠. 다만 원산지는 보통 특정 국가가 기입되어 있는 반면, 경작지는 더 나아가 특정 지역이나 밭까지 세밀하게 기입합니다. 이렇게 밭 단위로까지 다루는 이유는 와인에 있어서 경작지가 포도의 품종, 혹은 수확시기만큼이나 포도의 상태를 결정하는 중요한 척도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말이 쉽지, 실제로 해보면 어려운 법입니다. 좋은 포도를 어떻게 고르는지 안다고 해도 도무지 좋은 와인을 쉽게 고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와인 라벨은 한국어로 적혀있지 않거든요. 그래서 보통 그냥 라벨의 디자인과 가격만 확인해보고 와인의 급을 짐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합니다, 라벨을 읽는 방법까지 다 알려주겠다고. 이제 짐작은 그만, 라벨을 읽고 정확하게 와인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어떤 와인을 맛볼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해외여행을 갈 때 회화집을 챙기듯이, 와인을 사러갈 때는 와인입문서를 챙기면 됩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이게 했던 와인. 이제는 그 불안감에서 벗어나 쉬운 술로써 와인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또 대체 와인이 무슨 맛인지 한번 맛이라도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들고 와인을 사러 가는 것은 어떨까요?

 

 

와인의 정석 - 10점
고창범 지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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