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편집자에 이어 이번에는 대표님 글이 경향신문 <책읽는 경향>에 실렸습니다. 이틀 연속입니다. 은경씨 글은 1면에 실어주는데 왜 내 글은 2면이냐고 대표님은 투덜댑니다. 하지만 오늘 출판사를 방문한 저자분께서도 신문에서 글을 보았다고 인사를 건네십니다. 신문은 안 보는 듯해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는 매체입니다.
지금의 ‘방살이’들이 방에서 나와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거기서 다시 사회 혹은 동료들 속으로 돌아오는 일이 벌어지면 그게 바로 탈신자유주의 시대 공동체를 복원하는 첫 출발이 되리라는 점이다. 즉, 혼자 고독하고 외로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서로 공유하는 것이 어쩌면 대한민국 경제가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방살이 20대 여러분, 어느 날 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치는 이가 있다면, 그에게 차라도 한 잔 대접하거나 식어 버린 편의점표 삼각김밥이라도 내밀어 보면 어떨까. 또 당신도, “나 혼자 살 거야.” 라는 말도 안 되는 말로 위안을 삼으며 관계의 결핍으로 몸부림치는 친구의 방문을 노크하면서 “친구, 안녕?”을 외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혼자가 아니라 같이 밥 먹기 위한 노력, 이게 탈신자유주의 시대를 맞이하는 20대의 첫 출발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번져 가고 있다.
지금 20대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리더와 진, 권력이나 교섭력이 아니라 방살이에 갇힌 친구들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고, 그러한 사회적 관계의 복원이다. “혼자라야 마음 편하다.”는 친구들을 불러낼 수 있는 우정과 그 친구들을 환대할 수 있는 밥상 공동체가 아닐까 싶다. 그런 다음에야 3무 세대란 말을 없앨 수 있고, ‘88만원 세대’를 한때의 일로 기억하게 될 것이다.(『혁명은 이렇게 조용히』170-171쪽)
대한민국 20대여! ‘쫄지 마, 안 죽어!’
혁명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떨리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우석훈이 이야기하는 혁명의 복원이 대한민국에 필요하다. 지금 20대들도 혁명이라는 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우정과 환대의 공간 되찾기에서 혁명은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20대의 신뢰회복으로 비정한 승자독식 체제에 파열구가 나는 것이 아닐까 상상하게 만든다.
산지니 대표 강수걸
-2010년 2월 19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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