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자 9면에 따르면 지역신문발전위원회는 2010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부산일보 등 일간지 26곳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지발위는 지역 언론에 대한 지원성과를 확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예년보다 우선지원 대상사를 확대해 선정했다고 한다. 예상하였던 뉴스다.
하지만 열악한 지역언론 환경에서 지원 금액의 증가 없이 우선지원대상사를 확대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소액다건 지원은 정작 기획취재 활성화라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없고, 검증되지 않은 다수 언론사에게 지원금을 나누어줌으로써 자칫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부산일보의 대응은 부족해 보인다.
이것은 26일자 6면 <위기의 지역언론, 벼랑에 선 민주주의>라는 지역언론살리기 대토론회 기사와도 연결되는 이야기이다. 지역언론을 살리기 위해서는 9월로 만료되는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 시한을 하루빨리 연장해야 하고, 지역방송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시급하다. 토론회에서 나온 신문구독료 소득공제, 용지 및 잉크구입비 영세율 적용, 정부광고수수료 감면, 학생 및 청소년에 대한 신문 구독료 지원 등 지역 언론에 꼭 필요한 방안들이 입법화되도록 지면을 통해 촉구하기를 바란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좌파주지 교체> 발언과 관련하여 부산일보는 22일, 26일 사설(봉은사 직영 사찰 외압 의혹 진실 밝혀져야, 봉은사 외압설 관련 당사자들은 침묵 말라)에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종교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은 매우 부적절하다.
특히 부산은 불교세가 매우 강한 도시다. 밑바닥의 불심이 관망하고 있지만, 사태의 추이에 따라 요동칠 폭발력이 큰 사안이다. 현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두면 되겠느냐 운운한 발언은 정치인의 도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사안이다. 부산일보가 지속적으로 추가보도를 하여 지역불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26일자 2면 부산시의원 조례발의 <한숨만 나오네> 기사와 27자 사설(부산시의원 4년 성적표 너무 초라하다)은 충격적이다. 경실련의 분석 결과 4년간 16개 광역의회에서 의원 1명당 조례 발의 건수가 2.07건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산시의회의 경우 47명의 의원이 43건의 조례안을 발의하는 데 그쳐 1명당 0.91건에 불과했다.
부산시의회에서는 또 시장이 제출한 조례안이 토씨 하나 안 바뀌고 그대로 가결된 원안 가결률이 86.13%나 돼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전국 평균은 70.04%이다. 이는 입법 과정에서 시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과 대부분 의원들이 한나라당 소속인 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또 24일자 2면 부산 민선 4기 구청장 공약 이행률 60% 기사도 마찬가지다. 다가오는 6월 2일은 전문성과 성실성을 고루 갖춘 후보들을 지원할 좋은 기회이다. 이를 위해 부산일보는 적극적으로 기존 4년간 활동에 대해 평가 자료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기를 바란다.
3월 23일 1면 알림을 통해 부산일보는 지역일간지로는 처음으로 애플 아이폰에서 실시간 뉴스를 볼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앱 애플리케이션)를 선보였다. 디지털 환경에 지역 언론이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좋은 소식이었다. 24일자 9면 이찬진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 소통의 패러다임 변화가 일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네이버를 비롯한 거대 유선 포털이나 이동통신사, 삼성전자와 같은 단말기 업체가 독점적으로 누렸던 권력구조가 흔들리면서 종이신문에게 위기탈출의 기회가 온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내달 3일 출시될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신문과 잡지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제공하여 종이매체가 판매 및 광고수입 감소라는 곤경에서 빠져나올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으로 지면에서 부산일보의 변화되는 모습을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표망하기를 바란다.
- 2010년 3월 29일 부산일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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