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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는 인격 완성하는 훈련 (불교신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6. 5. 9.



현대인의 일상은 노동의 연속이다. 각박한 삶에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기 위한 수많은 힐링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방법은 일시적인 효과만 가져올 뿐, 오히려 진정한 의미의 치유에 대한 갈증을 야기한다. 이에 반해 다도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발견해내는 선(禪)으로부터의 힐링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다도에 관한 통속적인 관념을 깨고 참된 다도생활로 이끄는 다도 입문 교양서다. 일본 차의 역사에서부터 다도의 유파, 그리고 일본 다도 문화의 전반을 다루고 있다. 또한 차와 선을 통해 참된 인생관을 확립해 자신의 지혜와 인격을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한 잔의 차를 통해 과거와 미래를 사색하고 철학과 예술을 논한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차에는 술(術)과 법(法), 그리고 도(道)의 세 단계를 거치는 경지가 존재한다. 이를 흔히 다도라고 하는데, 특히 일본의 다인들은 이러한 다도의 세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왔다. 다도생활에서 선의 실천적 의미는 자기 본래의 모습을 찾아내 각자의 불성을 깨닫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다. 즉 선에 들어선 다도생활은 불교적 정신에 입각해 인격을 형성하고 완성하기 위한 훈련이자 자기 자신에 대한 치유라고 할 수 있다. 단지 물을 끓이고 차를 다려서 마시는 것뿐이지만, 차 한 잔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의 여유를 두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선심(禪心)의 차를 만나는 것이다.

“다도에도 관문이 있다. 최후의 견고한 관문이라 해 넘으려고 해도 넘을 수 없는 어려운 곳이 있다. 일단은 스승으로부터 다도를 배우고, 자신도 모든 것을 알고자 하며, 이미 기억하는 것도 아는 것도 없게 되어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궁구하여 이 뇌관에 당면하는 시기가 돼야 한다. 여기서 한번 죽은 셈치고 힘껏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강 얼버무려서는 결코 통과할 수 없다.”

화두를 부여잡고 생사를 건 수행을 하는 스님들과 다도를 하면서 부딪치는 문제를 설명하는 이 글귀는 결국 다도 역시 수행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일반인에게 다도는 생활이지만, 수행자에게는 치열한 구도행의 연장선이 된다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 외에도 차를 마시는 공간인 다실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이 가득하다. 일본 가정에서 찾아볼 수 있는 도코노마는 다실의 중심이다. 도코노마는 객실 상좌에 바닥을 조금 높여 꾸민 곳으로 벽에는 족자를 걸고 꽃이나 장식품을 놓아둔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도구가 족자다. 족자는 손님에게도 주인에게도 같은 감동을 주어 한마음이 되게 해준다. 이 책의 3부에서는 다실 족자에 쓰이는 선어(禪語)들을 따로 정리하여 선어가 나온 출처와 내용 그리고 의미 등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는 독자에게 다도의 깊이를 보여주며 애매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선사상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재호 | 불교신문 | 201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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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선 - 10점
이토 고칸 지음, 김용환.송상숙 옮김/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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