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말말
기억과 사회적 기념
▲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ㅣ노용석 지음ㅣ산지니ㅣ320쪽
유해발굴의 사회적 기억회복 역할은 기억과 기념이라는 연구 주제와 맥을 같이한다. 역사를 서술함에 있어서 기억과의 연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많은 과거의 사실 중 어떤 것은 필요에 의해 망각되고, 또 어떤 것은 사회에 의해 기억되어 역사화된다. 이른바 기억투쟁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는 자신의 모습을 정형화시키는 것이다.기억되는 과거는 치열한 기억투쟁을 거쳐 선택된 것들이며, 선택된 과거를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국가는 기념사업과 의례를 국가적 혹은 사회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을 구상한다(정호기 2007: 19-35). 이것은 근대국민국가가 국가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기억의 정치는 냉전 이후 전세계 역사에서 근대국민국가를 건설함에 있어서 상당히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었다.
기억을 사회적으로 항구화시키는 것은 기념의 영역이다. 기념은 개인적 영역과 사회적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사회적 영역의 기념은 주로 공공영역의 기억이 사회구성원들에게 오랫동안 남아 있어야 할 경우 사용된다. 개인적 기념은 가족과 공동체 등의 영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개별적 의례 요소라 할 수 있는 제사와 같은 것들이다. 보편적으로 개인적 의례는 그 목표나 주요 대상이 ‘조상’ 등의 불변하는 객체로 구성되지만, 사회적 기념은 특정 시기마다 객체의 대상이 변화할 수 있다. 현혜경은 4.3기념의례가 공산폭동론과 민중항쟁론, 그리고 양민학살론 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역사적으로 그 성격과 정체성이 변화하였다고 분석하고 있다(현혜경 2008). 하지만 이렇게 사회적 기념은 시기마다 그 특질과 객체가 변화할 수는 있어도, 공공의 영역을 지향한다는 것은 대체로 유지된다. 공공의 영역을 추구하는 사회적 기념은 사회구성원의 기억을 재조정하여 집단적인 일체감과 통일성을 지향하기도 하지만, 개별적 영역에서 인식할 수 없었던 새로운 관점의 인식을 제공하기도한다. 예를 들어 민간인 피학살자의 죽음이 개별적 관계의 영역에머물지 않고 인권의 강화나 국가폭력의 부당성을 말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기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개별 주체, 즉 유족의 기억이 피학살자 개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표상으로서 그 죽음을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용석 부경대 교수(국제지역학부), 『국가폭력과 유해발굴의 사회문화사』(산지니, 2018.7) 중에서
교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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