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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걸의 글방

[일기] 독촉 전화

by 산지니북 2009. 5. 15.
"강 대표, 제 책 언제 내줄 겁니까?"
"선생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지금 사정이 별로 좋지 않아서요."


서점에서 판매중인 책들

저자로부터 완성된 원고가 오고 책이 발행되는 데는 약간의 시간 편차가 있다. 몇몇 저자들은 인쇄소에서 잉크만 묻히면 책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 출판사의 자금 사정, 이미 계약된 책들의 편집시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서점으로부터 수금이 잘되면 책을 내기가 편하지만, 요즘은 수금 또한 만만찮다. 오늘도 서점 두 곳을 방문했다. 한 서점에서는 판매된 금액이 없어 다음에 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나마 다른 서점에서는 판매액의 일부를 받아올 수 있었다.



책 발행 후 6개월 안에 5천 부 이상의 판매가 보증되는 실용기획을 추구하는 출판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독자들은 점점 좋은 책들을 외면하고 있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좋은 원고라는 판단을 하면서도 판매에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는 순위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오늘 전화도 비슷한 사례다. 한 달 내도록 고민했지만 판로에 특별한 대비책이 없다. 다른 걱정 없이 책만 잘 만들면 잘 팔리는 그런 기적(?)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는 건가?

-강수걸

 
*2008년 5월 28일 부산일보에 소개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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