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공선(게잡이 배)'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고?
아침에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특이한 뉴스를 발견했다.
'게공선'이라면 20여 년 전 읽어본 소설이 아닌가. 그런데 그 책이 지금 왜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지?
1929년에 발표된 고바야시 다키지의 '게공선'이라는 일본 소설이 예년에 비해 47배나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게공선'은 게잡이 배를 무대로 가혹한 노동현실에 신음하는 노동자를 그린 소설. 일본공산당원이었던 작가는 1933년 일본 경찰의 모진 고문 끝에 숨졌다.
내가 읽었던 책은 1987년 부산에 있는 친구출판사에서 번역, 출판한 것이었다. 출근하자마자 당시 '게공선'을 번역했던 이귀원 선생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전화를 걸었다. 일본에서 이 책이 많이 팔린다는 사실에 대해 이 선생은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이 선생은 올해 초 고바야시 다키지의 추모행사에 초청받아 일본에도 다녀왔다고 한다.
워킹푸어(일하는 빈곤층)로 대표되는 절망사회 일본에서 왜 이 책이 많이 팔리고 있을까? 전 세계적 경제공황을 예고하는 징후는 아닐까? 앞으로의 출판기획과 관련해서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책이다.
2008년 6월 11일 부산일보 발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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