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문예비평> 겨울호가 발간되었습니다.
83번째 책인 이번 겨울호 <특집1>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삶’을 다루었습니다. 새로운 정치적 삶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과는 전혀 반대로 치달아온 사회의 시스템이란, 결국 파국에 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라는 재앙을 통해 성찰하는 기획입니다.
<특집 II> ‘자기로부터의 망명’은, 익숙하기에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안정적인 체제에 안주하지 않고, 기꺼이 기득권과 같은 자기의 안정을 스스로 포기하는 그 혁명적 결단에 관한 사유들을 담고 있습니다.
일본 도호쿠(東北) 지역의 대지진과 쓰나미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는 체르노빌 사고 이후 최악의 원전사고로 기록될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의 원자로 폭발과 이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에 대한 인간의 통제 불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인간의 삶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장려된 과학기술의 발전은 이처럼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가공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 원자력 에너지에 의존하는 현대의 삶은 거대한 에너지의 소모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구조와 산업적 시스템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저 통제 불가능하고 그리하여 치명적으로 위험한 원자력에 대한 반대는, 소비적 욕망을 탕진하는 자본주의의 탐욕과 지금 우리들의 삶에 만연한 비윤리성에 대한 발본적인 반성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사고 이후 미야자키 하야오나 무라카미 하루키와 같은 일본의 예술계 인사들은 원전 반대를 공개적으로 천명하였다. 이것은 기술의 비윤리성에 대한 예술계의 비판이라는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다. 원자력의 위험성에 대한 비판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이번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다시 한 번 핵연료의 문제와 더불어 환경과 생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제는 환경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 자본주의의 지속가능한 이윤축적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벌써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등 몇몇 선진국들은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거나 폐쇄결정을 내리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만큼 재앙에 가까운 이번의 원전사고는 인류사의 패러다임에 새로운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거대한 전환의 시기에 문학은 무엇인가? 기존의 생태문학론이 가진 의미와 한계를 딛고 인류의 생존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윤리적인 반성을 앞으로의 문학은 어떻게 예감하고 또 촉발할 수 있을 것인가?
- <오늘의문예비평> 겨울호 특집1 서문
차례
겨울호를 내면서
특집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의 삶
생명위기와 원자력문명의 종말 신승철
대전환의 예감, 보이지 않는 윤곽—3.11 이후의 일본 사회 안천
대병겁 시대의 시학을 위하여 이성희
특집Ⅱ 자기로부터의 망명
타자성의 정초, 미래파의 미래로 나아가기 손남훈
작가적 명성과 문학적 성과-조정래와 황석영의 2000년대 이후 작품을 읽으며 고인환
비밀과 결여-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와 공지영의 『도가니』 이경
아시아를 보는 눈
K-POP의 초국적 조건들-이중의 미미크리와 문화자본의 논리 이동연
번역연재-『일본의 각성』(제3회) 오카쿠라 텐신
지역을주목하라
저항하라, 상상하라, 그리고 사랑하라 김수우
한국문학의 새로운 시선
작가산문 | 딱 한번 당신의 正面 이안
E-mail 대담 | 서정의 주머니 이안·박형준
해석과 판단
들려진 삶과 살아 내려오는 운동-희망버스와 연대의 가능성 하승우
포커스
사실의 지층과 진실의 심상지리-정유정, 『7년의 밤』(은행나무, 2011) 이희원
조영일과 세계문학의 구조-조영일, 『세계문학의 구조』(도서출판b, 2011) 박가분
계급론의 부활과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조돈문, 『노동계급 형성과 민주노조운동의 사회학』(후마니타스, 2011) 강신준
장편연재비평
지식의 윤리성(제4회)-언어감각에 관하여 윤여일
<오늘의문예비평> 2011 겨울호 책소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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