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언론사 연구』는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채백 교수가 부산 언론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하여 발간한 연구서이다.
총 6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은 부산 지역의 언론이 역사적으로 변화, 발전해 온 과정을 통사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19세기 말의 개항 직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130년에 걸친 부산 언론의 역사에서 주요한 사건들 중심으로 시간적 순서대로 고찰하였다.
부산대학교에 재직하면서 꾸준히 지역 언론의 발전 방향을 고심하던 저자는 2008년 한국연구재단의 인문저술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해 출간에 이르기까지 4년여의 시간과 노력을 고스란히 책에 쏟아 부었다.
당초 3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목표로 하였으나 실제 원고는 훨씬 많아졌는데, 이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부산 언론과 관련된 자료를 최대한 집대성하였기 때문이다.
디지털 자료화되어 온라인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각종 문헌과 신문 자료들을 하나하나 열람하고 정리하여 그동안 묻혀 있던 부산 언론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발굴ㆍ분석한 것은 이 책의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책은 각 시기에 나타난 언론의 발전과 변화 과정을 주요 사건과 계기, 그리고 사회적․경제적 특징과 접목시켜 분석하고 있다.
왜 부산 언론사인가?
부산은 국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먼저 언론 매체를 경험한 지역이다. 1881년 「조선신보」라는 신문이 부산에서 창간되었는데 이는 한국 최초의 근대 신문으로 평가되는 「한성순보」보다 1년 10개월가량 앞선 것이다. 이후에도 부산은 언론의 발전 과정에서 다른 지역보다 앞서는 선도적인 역할을 많이 해왔고, 한국전쟁 중에는 부산으로 수도가 이전되면서 언론의 중심지가 되기도 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 이외에도 1935년 지방 최초의 방송국 설립, 1959년 최초의 상업 방송 시대의 시작(부산문화방송), 1961년 언론 수용자 운동(「국제신문」), 1998년 언론사 최초 파업을 통한 편집국장 추천제 쟁취(「부산일보」) 등 부산 언론은 한국 언론의 선도적 역할을 꾸준히 해왔다.
위기의 부산 언론, 역사 속에 답이 있다.
이처럼 역사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던 부산 언론은 이후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위기를 겪고 있는데, 이는 산업화와 정보화의 발달로 언론의 중앙집중화가 심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대 중앙정부의 언론정책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역 언론의 위기 속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었지만 변화는 미미하다. 지금도 문을 닫는 언론이 속출하고, 살아남은 언론도 생존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저자는 지역 언론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보다 근원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지역 언론의 역사를 차분히 돌아보고 성찰하는 것이 위기의 근원을 찾는 핵심이라 여기고 그 출발점을 이 책을 발간하는 것으로 삼은 것이다. 그리하여 책에서는 부산 지역 부산 언론의 역사적 발전과정을 시기별로 고찰하면서 각 시기에 나타난 주요 사건과 계기, 그리고 특징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이러한 역사에 대한 고찰을 바탕으로 해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책의 구성
이 책은 크게 4부 14개 장으로 구성되었다. 제1부 서론을 비롯하여 시간적인 순서대로 개화기와 일제기, 그리고 해방 이후부터 최근까지를 별개의 부로 다루었다. 각 부와 장에서 시기별로 한국 언론 전반의 상황을 개괄적으로 정리하고, 당시 부산의 사회적 배경, 특히 인구와 경제적 조건을 간략히 고찰하였다. 매체별로는 신문과 잡지, 그리고 방송매체를 중심으로 하였다.
또한 발행자 중심의 서술에서 벗어나 수용자들이 매체를 어떻게, 얼마나 수용했으며 그 사회에서 어떠한 위상과 역할을 차지했는지도 언론사 연구의 중요한 부문이라고 생각하여 개화기와 일제기의 부산 언론사는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들, 그리고 부산에서 일본인들이 발행하던 신문들이 부산 지역에 어떻게 보급, 수용되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였다.
지역적으로는 부산에 한정하였다. 부산에서 각종 언론매체가 생겨나고 수용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정리하였다. 하지만 개화기의 「경남일보」는 부산이 아니라 진주에서 창간, 발행된 신문이었으나 한국 최초의 지방 신문이었고, 부산 인근 지역에서 발행되어 부산에도 보급되었으며 부산의 인사들도 주역으로 참여하였던 신문이기에 논의에 포함시켰다. 그 이후로는 경남 지역은 논의에서 제외하였다.
책은 현재 가능한 모든 자료를 모아서 분석, 정리하여 역사를 서술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는데, 당시 신문들은 가장 1차적인 자료가 되었으며 그 밖의 여러 문헌 자료 중 부산의 언론과 관련된 문헌과 자료들을 집대성했다. 연구 과정에서 참고한 자료의 목록은 책의 말미에 모두 제시하고 있다.
개화기의 부산 언론 - 맹아기로서의 역사
개항과 함께 일본인들의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부산은 일본의 영향 속에서 도시화가 진전되었고, 이에 따른 인구 증가는 매스 미디어가 발전하는 데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부산 언론이 선도적 역할을 한 데에는 이렇듯 일본의 영향이 적지 않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여러 측면에서 부산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없었다면 이러한 발전은 불가능했다.
저자는 이 시기를 「조선신보」의 창간, 「한성순보」의 부산 지역 보급, 지방지의 탄생, 일본신문의 발행 등으로 나누어 정리해 놓았다. 「조선신보」는 일본인에 의한 것이지만 국내에서 발행된 최초의 신문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부산의 지리적 요건과 큰 관련이 있으며, 이후 언론의 수용에 있어서도 부산 지역은 타 지역보다 훨씬 유리했다.
일제기의 부산 언론 - 암흑기에도 멈추지 않았던 발전의 역사
일제기에는 부산 언론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언론 전체가 일본의 언론통폐합이라는 명목하에 철저히 차단되면서 이른바 암흑기에 들어서게 된다. 일제는 강제합병 직후 신문지법(1907년) 등과 같은 제도를 이용하거나 끊임없는 감시와 검열을 통해 한국 언론을 질식시켰다. 이러한 언론 탄압 속에 억눌려있던 매스미디어에 대한 욕구는 1920년대 문화정치로의 전환과 함께 다시 활기를 띠게 된다. 부산의 대표적인 민족 인사였던 안희제는 부산을 중심으로 한 신문 창간 시도나 전국지였던 「중외일보」를 인수하여 발행 하는 등 부산 지역 언론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노우」, 「경제운동」 등과 같은 잡지들을 창간하려는 시도가 여러 차례 이루어지도 했다.
일제기 부산 지역에서는 한국인 발행 민간지의 지국장과 기자들이 중심이 되어 언론 활동을 벌였다. 이 기자들이 모여 기자단을 구성하였다. 1924년 4월 15일 「시대일보」 부산지국 사무실에 부산의 기자들이 모여 기자단 창립총회를 열고 기자단을 출범시켰다. 부산에 기자단이 출범한 것은 현재까지 알려진 범위 내에서는 경성과 인천을 제외하고는 다른 지역보다도 앞섰던 것으로 파악된다._p.127
한편, 일제기의 부산 언론은 위와 같은 부산기자단의 출범이나 동래 기자단, 부산기자연맹, 경남기자동맹 등 부산 언론인들의 참여와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이다. 그 밖에도 이 시기는 라디오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국내 최초로 영화 제작사가 설립되는 등 부산 지역의 다양한 매체의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이 책은 그 구체적 상황과 사례들을 여러 자료와 사진을 통해 보여줌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현대의 부산언론 - 위축과 소외의 역사
3ㆍ15 마산의거 이후 행방을 알 수 없던 김주열이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머리와 눈에 최루탄이 박힌 참혹한 시체로 떠올랐다. 이 참혹한 시체의 적나라한 사진을 「부산일보」가 4월 12일자 지면에 가장 먼저 보도하였다. 이 사진이 AP통신을 통해 전세계에 전파되어 자유당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과 한국 사태의 심각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_p.411
해방 이후 현대로 들어선 부산 언론은 정치 발전과 밀접한 관련 속에서 발전해왔다. 권력의 정당성 확보와 문제점의 은폐를 위해 정부는 제도적으로 언론 탄압을 자행하였고, 꽤 오랜 기간 동안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졌음에도 이러한 상황은 계속해서 반복되었다. 이렇듯 부산 언론은 4‧19혁명이나 5‧16쿠테타, 부마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인 사건 속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반면 한편으로는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등 위기와 발전의 역사를 동시에 경험했다.
5‧16쿠테타로 집권한 박정희에 의해서 「부산일보」의 소유권이 강탈당하고(445쪽) 1970년대 초반 「국제신보」 기자들은 언론자유수호운동에 나선다.(480쪽) 1960년대 초반 부산에서는 일본 TV 붐이 일어 서울의 부유층이 1964년 동경올림픽을 앞두고 TV 시청이 가능한 부산에 셋방을 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하였다.(504쪽)
지은이 : 채백
쪽수 : 608쪽
판형 : 신국판
ISBN : 978-89-6545-183-9 94300
값 : 38,000원
발행일 : 2012년 8월 1일
십진분류 : 070.91189-KDC5
070.9519-DDC21
글쓴이 : 채백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이다. 서울대학교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한국언론사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에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부임하였으며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부산민주언론시민연합의 대표를, 2008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언론정보학회장을 역임하였다.
한국 언론사에 대한 연구 활동을 계속하여 주로 개화기와 일제기 한국 언론의 역사에 대해 많은 논문을 발표하였다. 저서로는 『독립신문연구』, 『한국언론수용자운동사』, 『사라진 일장기의 진실』, 『대중매체의 이해와 활용』, 『신문』, 『세계언론사』(편역)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제1부 서론
제2부 개화기의 부산 언론
제1장 한국 근대신문의 부산 지역 보급
제1절 개화기 한국 근대 신문의 개관
제2절 한국 근대신문의 부산 지역 보급
제2장 지방지의 탄생
제1절 지방의 신문 창간 시도
제2절 「경남일보」의 창간과 운용
제3장 일본인들의 신문 발행
제1절 「조선신보」의 창간
제2절 「조선신보」의 성격과 주요 내용
제3절 「조선시보」(朝鮮時報)와 「부산일보」(釜山日報)
제3부 일제기의 부산 언론
제1장 일제기 부산 언론의 현황
제1절 시대적 배경
제2절 부산의 언론 매체 발행
제3절 일제기 부산 지역 언론인들의 활동
제2장 일제기 한국 민간지와 부산
제1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부산 지역 보급
제2절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부산 지국의 운영
제3절 「시대일보」, 「중외일보」, 「조선중앙일보」의 부산 지국 운영
제3장 일제기 부산 지역의 일본인 언론
제1절 일제기 부산 지역 일본인 언론의 개관
제2절 「부산일보」와 「조선시보」의 운영
제4장 라디오 시대의 개막과 영화의 발전
제4부 현대의 부산 언론
제1장 미군정기 부산 언론
제1절 미군정기 한국 언론의 개관
제2절 부산 지역 신문의 발전 과정
제3절 미군정기 부산 지역 주요 신문의 운영
제4절 미군정기 부산 지역의 방송
제2장 제1공화국기의 부산 언론
제1절 제1공화국기 한국 언론과 부산 사회
제2절 정부 수립 직후 부산 언론의 발전
제3절 한국전쟁과 부산 언론계
제4절 휴전 이후의 부산 언론
제3장 4ㆍ19혁명과 제2공화국기 부산 언론
제1절 제2공화국기 한국 언론과 부산 사회
제2절 제2공화국기 부산 언론
제4장 박정희 정권기의 부산 언론
제1절 박정희 정권기의 한국 언론과 부산 사회
제2절 박정희 정권기의 부산 언론
제5장 전두환 정권기의 부산 언론
제1절 전두환 정권기의 한국 언론과 부산 사회
제2절 1980년도의 부산 언론
제3절 전두환 정권기의 부산 언론
제6장 부산 언론의 최근 현황과 전망
제1절 제6공화국기의 한국 언론과 부산 사회
제2절 제6공화국기 부산 언론의 현황
제3절 부산 언론사의 역사적 의의와 전망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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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언론사 연구 - 채백 지음/산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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