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에게 바란다
부산이라는 변방에서 대한민국 출판미디어 산업을 보면 세계 10위 출판국으로서 기초체력이 너무나 부실하다. 국민독서진흥을 위한 여러 정책을 이야기하지만, 책 읽는 문화를 만들기 위한 하드웨어부터 체크하자면 오천만 국민이 집에서 10분 거리에 도서관과 서점이 존재하는가? 전국 곳곳에 지역을 대표하는 출판사가 존재하는가? 사회의 양극화와 경제민주화가 이번 대선의 담론이라고 하지만 출판에 한정하면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후진성 극복이 당면과제이다.
도서관은 지식기반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문화 인프라일 뿐만 아니라 시민의 지식․정보 접근권을 보장하면서 높은 공익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안전망이며, 지역자치의 중심센터이고 ‘시민의 대학’이자 ‘창조와 생산의 기지’이다. 지역의 공공도서관을 선진국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도서관의 공공서비스를 감당할 인력을 법적 기준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또한 도서관의 자료구입비를 획기적으로 증액하여야 한다.
온․오프라인 간 경쟁을 통해 동네서점을 몰락시킨 불완전 도서정가제를 즉시 폐지하고 완전한 도서정가제 확립을 통해 국민에게 서점에 접근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도시 곳곳에 서점이 존재할 수 있도록 서점 임대료의 절반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노르웨이와 프랑스 사례를 참조해서 100년이 가는 선진국 수준의 차별화된 서점을 전국 곳곳에 만들어야 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의 토대인 출판산업을 소외시킨 상태의 스토리텔링 담론, 게임을 비롯한 영상산업 육성에 역대 정부는 목을 매고 있었다. 5년을 이끌 다음 정부의 대통령은 책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이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 대통령 후보자는 ‘책 읽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확고한 정책 공약을 제시하고 5년간 실천해야 할 것이다.
/강수걸(산지니 대표)
'강수걸의 글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0) | 2012.11.19 |
---|---|
당신은 어떤 대한민국을 선택할 것인가 (0) | 2012.10.22 |
과거를 잊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까? (0) | 2012.09.24 |
후쿠시마서 당신은 무엇을 느꼈나 (0) | 2012.08.27 |
위기 속 해법은 무엇인가? (2) | 2012.07.30 |
댓글